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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약 수거 생동시험 신중에 신중을식약처가 유통 의약품 수거 생동시험 사업에 곧 착수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의약품을 수거해 최초 허가 당시와 의약품 효능 등이 동등하다는 사실을 검증하는 과정인 데 궁극적인 목표는 제네릭 신뢰성 제고에 있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제약업계는 제네릭 신뢰성 제고라는 취지와 의도는 좋다고 했다. 그러나 생동시험을 통한 입증 행위 자체엔 의문을 품는다. 가령 같은 제조라인에서 생산된 의약품조차 로트별로 생동시험 결과값에 차이가 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유통중인 의약품을 수거해 생동시험하는 방식을 채택하지 않는 이유다. 식약처도 상황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당초 상반기 내 사업을 착수할 예정이었지만, 디자인을 확정하는 데만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자연스럽게 본격적인 사업시행 일정도 하반기로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당초 계획도 일부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동시험은 오리지널과 제네릭 간 비교를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이 제네릭 신뢰성을 확인하는 데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본 것이다. 자칫 단순히 과학적 수치의 차이를 지나치게 일반화해 오리지널과 제네릭이 같지 않다는 식으로 해석하기 시작하게 되면 의약품 정책 관련 전반에 감당못할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리지날-제네릭 비교방식을 제외하면 남은 것은 제네릭 vs 제네릭, 로트별 제네릭, 오리지널 vs 오리지널 등의 방식이 남게 된다. 그러나 이런 방식도 해당업체에는 피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업디자인 뿐 아니라 결과 공개 방식 자체도 중요한 문제다. 이 사업 목적은 앞서 말했듯이 제네릭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식약처는 사업취지를 살리면서 제약업계도 수긍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 사업에 착수하기 전 마지막 단계까지 식약처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2014-06-24 06:14:53최봉영 -
ASCO를 통해 바라 본 학술대회의 본질사람이 훨씬 많다. 각 발표 세션마다 빈자리 하나 찾아 볼 수 없으며 제약회사들의 전시부스 규모 역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발표되는 데이터의 양은 두말 할 것 없다. 지난 5월30일부터 6월3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50주년 연례회의장을 대면한 단면적 느낌이다. 의미는 단면적 느낌이 곧 입체적 감흥으로 바뀌었다는데 있다. 생명을 다루는 종양학자들 특유의 분위기일 수 있고 해외 학술대회 경험이 처음인 풋내기 기자의 오버페이스라 할 수 있겠지만, 국내 학술대회와 편차는 상당하다는 느낌이다. 허가 받지 않은 약일 지라도 단순히 크기의 문제가 아니다. 발표 세션에 대한 관심도, 열띤 토론열기 등 참석한 의사들의 학구적인 태도 역시 사뭇 다르다. 특히 아직 승인 받지 못한 약물에 대해 공부하려는 열의는 경이로울 정도다. 이번 ASCO에서는 무려 약 160건의 임상이 소개됐는데, 이중 0~1상 임상시험이 44건, 2상 임상이 50건 가량 발표됐다. 아직 후보물질 단계인 약에 대한 연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다. 이는 구두발표가 이뤄진 연구의 수다. 포스터 등 형태로 게재된 데이터들을 추가하면 그 수는 배로 늘어 난다. 해당 세션들은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인파가 붐빈다. 현재 쓰고 있는 약의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나올 약에 대한 이같은 접근은 고무적이다. 이에 따라 제약부스들도 발을 맞춘다. 각 제약사들은 출시 품목이 아닌 후보물질의 코드명을 부스 전면에 내세웠다. ASCO의 부스전시장은 단순히 경품을 받으러 들르는 곳이 아니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약이 승인 받고 나서야 제약사의 설명을 듣고 알게 되는 의사들이 많은 국내 현실이 씁쓸해지는 장면이었다. 병을 치료하는 의사에게 있어 '공부'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가치다. 국내 학회들의 수준이 최근 크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아직까지 선진국의 그것과는 격차가 보인다. 춘계학술대회 시즌을 보냈지만 국내 학술대회장에서는 만석의 세션장도, 발표 후 쏟아지는 질문 세례도 아직은 드물다.2014-06-16 06:14:52어윤호 -
불투명한 수가협상 기금화 논란 추동?한국개발연구원(KDI) 윤희숙 연구위원은 지난 5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한 공개토론회에서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기금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다시 꺼내들었다. '기금화'는 건보재정을 국가(복지부)가 직접 운영하고 국회의 통제를 받는다는 의미다. 윤 연구위원은 이날 기금화는 건강보험 재정관리의 투명성과 책무성을 제고할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건보재정 지출증가로 초래될 수 있는 국민부담을 줄일 수 있는 거시적·미시적 통제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는 데, 그 대안이 진료비 총액계약제라고 했다. 사실 건보재정 기금화 주장은 기재부, 국회예산정책처, 일부 국회의원 등에 의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관련 입법안도 수 차례 국회에 제출됐다. 그러나 반대여론 등 논란이 적지 않아 기금화는 매번 '주의주장' 수준에서 사그라들었다. 건보재정은 건보료를 매년 거둬서(수입), 매년 쓰는(지출) 1년 단위 단기보험이라는 점에서 기금화된 다른 공적 보험과는 성격이 다르다. 기금화하기엔 부적절한 특징을 가진 '돈 덩어리'다. 무엇보다 자칫 보장성 강화에 커다란 장애물이 될 수 있는 점에서 기금화에 대한 우려는 적지 않다. 기재부는 국고를 줄이기 위해, 국회는 정치적 논리로 안정적인 재정관리와 국민(비환자) 부담완화만 앵무새처럼 외치게 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건강보험이 공보험으로써 제역할을 못하는 상황(보장성 후퇴)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결국 국민의 공보험 외면과 민간보험 대체(활성화)로 나아가는 중요한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금화 논의는 62%에 불과한 현 보장수준에서는 시기상조다. 건강보험공단도 이런 논리를 들어 최일선에서 기금화에 반대해왔다. 그런데 최근 마무리된 수가협상을 보면 건보공단의 '반기금화 투쟁'이 일관적인 지 의심케한다. 수가협상 과정은 노출돼서는 안될 '전략과 전술'이라는 미명 하에 철저히 비공개에 붙혀진다. 건보공단은 내년도 보험수가가 1% 인상되면 추가로 필요한 건보재정이 얼마나 되는 지도 공개하지 않았다. 재정운영위원회 승인이후 발표한 수가협상 결과 보도자료에서도 이번 수가협상으로 병원, 의원, 약국 등 각 유형이 내년에 더 지급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추가재정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수가협상은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고작 인상률에 만족하는 한 두개 유형이 속한 의약단체 집행부의 '웃음'이나 '너스레'로 끝난다. 그리고 뒷말만 무성하다. 최근 5년치 유형별 건강보험 재정지출 현황 등을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는 해도 원칙과 근거보다는 '외부적 요소'(정책적 상황 등)에 휘들린 거 아니냐는 의혹만 남기기고 있다. 이 틈을 비집고 윤희숙 연구위원 등이 정부 재정관리 측면에서 봤을 때 '투명하지 않고 예측 가능성이 없다'며, 기금화 전환 명분 중 하나로 삼고 있는 것이다. 사실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단으로 윤희숙 연구위원이 제안한 총액계약제는 현재도 가능하다. 그것이 건보공단이 이번에 '형식적인' 부대합의 조건으로 내세운 '행위량을 반영한 위험분담 환산지수'라고 해도 좋고, 진료비 목표관리제라도 불러도 상관없이 총액관리에 접근할 수 있는 모델은 건보공단과 의약계가 협의하고 합의하면 얼마든지 도달 가능하다. 공보험으로써 건강보험은 두 가지 상호 충돌되는 가치를 조화시켜야 한다. 안정적인 재정관리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면서, 다른 한편 가입자들의 보장성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다. 기금화는 보장성보다는 재정관리와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둔 논리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은 국민의 건강을 현장에서 직접 보살피면서 사회적 존경과 전문가로서 자율성을 가져야 할 의약서비스 공급자들에게도 좋을 게 없다. 험하게 말하면 건보재정이 열악해지면 총액계약제 같은 방식이 여론을 뒷배 삼은 정부 주도로 시스템적으로 강제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 전문가는 "수가계약에서 복지부(정부)가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 건보공단은 재정운영위원회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해 재정관리에서 실질적인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약단체도 당장 몇 퍼센트 수가인상에만 매몰하다간 머지 않아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건강보험이 지속되지 않으면 의료체계도 제대로 운영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리하면 이렇다. 현 보장성 수준에서 기금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 다른 한편 인구고령화에 따라 건보재정 지출이 폭증해 십 수년 내 공보험체계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지금이야말로 기금화를 포함한 획기적인 재정안정화 대책 논의를 서둘러야 할 때다. 최근 끝난 수가협상만 놓고 이런 상황에 대한 대안을 찾으라고 주문하는 것은 무리한 '치환논리'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수가협상을 대표적인 불투명 사례로 인식하고 있는 외부의 시선을 건보공단이 놓쳐서는 안된다. 로마제국이 하루 아침에 쓰러졌겠는가.2014-06-09 06:14:50최은택 -
정상과 비정상, '건강한 사람과 환자'프랑스 철학자 미쉘푸코는 '광기의 역사'에서 광기는 이성중심의 서구 문화가 포용하지 않고 배척했던 인간적 특성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지배이데올로기에 의해 만들어지고 배제된 '비정상'이었고, '한울타리' 안에 공존할 수 없는 '타자'였다. 사람들은 무의식 중에 이런 이분법적 배제논리를 받아들였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저서 '오리엔탈리즘'을 통해 제국주의적 식민주의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이런 이분법적 서구중심주의가 어떻게 활용됐는 지 보여줬다. '동양'(오리엔트)은 '서양'(옥시던트)의 타자였고, '문명'(서양)이 일깨워줘야 할 '미개'(동양)였다. 푸코와 사이드 등이 주창한 이런 철학적, 문화사회적 문제 의식과 비판은 맑스주의와 더불어 인류의 사고체계를 전환시키는 데 기여한 중요한 인식론적 접근이었다. 또 여성, 인종차별, 동성애, 장애인 등 소수자운동의 중요한 이데올로기적 밑거름이 됐다. 우리도 변했다. 이제 '장애인'의 반의어로 '정상인'이 아닌 '비장애인'이라는 표현을 쓴다. 여성은 나약하고 종속돼야 할 남성의 타자로 여기지 않는다. 여기서 의약품 인·허가와 사후관리를 담당하는 대표적인 '국민건강지킴이' 정부 부처인 식약처가 최근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자. 성장호르몬제제의 올바른 사용법을 안내하면서 "성장호르몬제는 정상인을 위한 키 크는 약"이 아니라고 했다. 또 "정상인이 잘 못 사용하는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도 했다. 데일리팜은 '정상인' 대신 '성장호르몬에 이상이 없는 사람'이라고 바꿔 쓰고 식약처 측에 질문했다. '정상인'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한 것 아닌가? 식약처 측의 답변은 이랬다. '환자'의 반대말로 일반적으로 쓰이는 용례이고 국어사전에서도 그렇게 쓰고 있다고. 네이버 국어사전은 실제 '정상인'을 '상태가 특별한 변동이나 탈이 없이 제대로인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예문으로 "…수술경과가 매우 좋아 환자가 정상인과 다름없는 거동을 한다…"라고 썼다. 국어사전도, 식약처도, 평범한 사람들도 아무렇지 않게 환자를 정상인의 타자쯤으로 여기고 그렇게 무식화 해 온 결과다. 기자는 환자단체에 '비장애인'의 경우처럼 환자를 정상인의 타자로 불리지 않게 쓸 적절한 용어가 있느냐고 질문했다. 환자단체도 고민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기자는 이 날 이 문제를 머리 속에 품고 지냈다. 그리고 '건강인' 또는 '건강한 사람'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결론 내렸다. 다음 날 환자단체에서도 '건강인'이 적절해 보인다는 답을 줬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위로하는 건 진정성 있는 공감과 함께 세심한 용어선택, 어조로부터 시작된다. 그렇다면 적어도 국민의 건강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는 정부기관이라면 용어사용에 보다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데일리팜은 환자의 반의어를 '정상인' 대신 '건강인'이나 '건강한 사람'으로 사용하는 쪽으로 정리할 예정이다. 또 '건강인'보다 더 울림있고 공감할만한 용어를 복지부나 식약처가 나서 환자단체와 함께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지금이라도 '이성'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정당화했던 역사를 돌아보고 반면교사 삼기를.2014-06-02 06:14:50최은택 -
제약 CP도입, 보여주기식 그쳐선 안돼불법 리베이트 적발이 2회 이상이면 보험급여 목록에서 퇴출되는 '이른바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오는 7월 시행되면서 제약사들이 내부단속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 CP:Compliance Program)을 도입해 윤리경영을 천명하며 리베이트 관행과 안녕을 고하는 모습이다. 리베이트 투아웃제에 대한 법리적 논란은 제쳐두더라도 제약사들이 불법영업 근절에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CP 도입은 환영할만한다. CP는 합법적인 마케팅과 영업 규범을 정해 회사가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몇몇 제약사들은 CP 활동내역을 법무법인이 감수해 불법성 여부를 사전 필터링하고 있다. 최근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은 CP규정을 어긴 일부 직원들에 대해 인사제재 조치를 내릴 정도로 준수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대한민국 제약사들'의 이같은 활동조차 못 믿겠다는 반응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제약사들의 불법 리베이트가 오랫동안 관행적으로 이어져 왔기 때문에 윤리규정 도입만으로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목소리들은 리베이트없는 영업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현장에서 더 접할 수 있다. 불신을 없애려면 결국 믿음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CP 도입 이후 부끄럽지 않은 투명한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최근 대웅제약과 한미약품이 CP 도입 이후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CP 활동 내역을 공개한 것은 그런 점에서 긍정적이다. 제약협회 임원사 가운데 70% 이상이 CP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소 제약사 가운데서도 2000년대 후반부터 CP 도입을 진행한 제약사들이 꽤 많다. 그럼에도 최근 몇년새 리베이트 적발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은 CP 도입 효과를 무색케한다. 현장에서 믿지 못하겠다는 목소리가 괜히 나오는게 아니다. 내부의 불신을 해소할 수 있도록 경영진에서 명확한 메시지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CP 도입이 리베이트 적발 시 영업사원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회사의 꼼수라는 지적을 네거티브라고 폄하해서는 안 된다. 특히 최근 리베이트 적발 이후 회사가 영업사원들에게 보였던 행태들은 이러한 우려를 떨칠 수 없게 한다. 불법영업에 대한 경영진의 분명한 경고메시지가 필요하다. 말단 영업사원뿐만 아니라 임원급들도 불법영업에 책임을 지는 시스템을 구축해 '이 정도는 되겠지' 하는 안일함에 항시 경고를 줘야 한다. 리베이트 투아웃제 시대에 대한 제약사들의 위기의식은 남다르다. 부디 이런 위기의식이 내부 윤리경영 강화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CP도입이 보여주기식이 아니라는 점을 제약사 스스로 증명해나가기를 고대한다.2014-05-28 06:14:52이탁순 -
폭풍 전야의 고요에 놓인 의사협회"의료계 내부의 일을 법원 처분에 맡긴 것은 스스로 자율성을 해치는 일이다." 제38대 대한의사협회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유태욱 후보의 말이다. 의협 대의원회는 지난달 19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노환규 전 회장의 불신임을 의결했다. 의협 역사 106년 만에 사상초유 회장 불신임이 통과됐다. 불신임 의결 즉시 노 전 회장은 이촌동 의협회관을 떠나 칩거 중이다. 의협은 순서대로 보궐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언제 갈등을 겪었냐는 듯이 의협은 조용해졌다. 하지만 폭풍 전야의 고요라는 말이 있다. 의협은 태풍의 눈 속에 들어와 있다. 노 전 회장은 조용히 법원에 '불신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그리고 20일 1차 심문이 열렸다. 30분 간의 심문을 끝내고 나온 노 전 회장은 "반드시 복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잠시 고요함이 머물던 의협에 또 다시 태풍이 몰아칠 준비를 하고 있다. 1차 심문 자리에는 양재수 경기도대의원회 의장도 참관했다. 노 전 회장의 불신임을 강력하게 밀어부친 인물이다. 양 의장은 심문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 전 회장은 다시는 의협에 돌아올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신임이 의결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노 전 회장과 대의원의 갈등은 팽팽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법원의 판단은 의협의 자율성을 해치는 일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중립적 판단을 내릴 곳은 법원이 최선이다. 지금은 노 전 회장도, 불신임을 의결한 대의원들도, 어느 누구의 선택이 옳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양 측 모두 노 전 회장의 불신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를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의 혼란과 혼돈을 잠재우는 마지막 수단이고, 태풍의 눈에서 벗어났을 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다.2014-05-26 06:14:00이혜경 -
무법천지 병원약국 마냥 방치할건가"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복약지도 의무화 시행에 따른 병원 복약지도 관리 기준을 묻는 한 병원 약사의 질문에 대한 보건복지부 고형우 약무정책과장의 답변이다. 21일 '2014 병원 약제서 관리자 연수교육'에서 강연자로 나선 고 과장은 질의응답 시간 중 시종일관 "고려하지 못했다"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지난 3월 약무정책과로 자리를 옮긴 후 3개월 여가 채 안됐다 해도 복약지도 의무화는 당장 열흘 후인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될 정책 아닌가. 고 과장의 답변에 따르면 사실상 당장 열흘 후부터 시행될 정책에 병원 약국의 특수성은 고려되지 않은 것이나 다름 없다. 이날 참석한 약제부장들은 적게는 수십명 약사가 수백명 원내 환자, 수천여명 원외 환자 조제를 담당하는 상황에서 현행 복약지도 의무화 정책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병원은 특히 기본 조제뿐만 아니라 주사제, 항암제 등 다양한 조제가 진행, 조제가 개국 약국에 비해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시스템이 잘 마련된 상급종합병원 이외 약사 수가 한정되고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중소병원, 요양병원 등은 상황이 더 심각할 수 밖에 없다. 서면 복약지도문을 제공하면 되지 않겠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약사가 부족한 병원에서 일반 직원, 혹은 간호사가 건네주는 복약지도문만으로 정부가 원하는 '합법적'인 선에서의 제대로 된 복약지도라고 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현행대로라면 약사 인력 한계로 검수와 복약지도를 약사가 아닌 다른 직종이 대신하고 있는 병원과 약사들은 행정처분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 속 병원 약제부장 중 일부는 병원의 특수성을 고려한 복약지도 기준 마련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기본적인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병원 약사의 인력 현실화가 그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장 매년 제기되고 있지만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병원약사 인력 기준부터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 약사들의 주장이다. 고 과장은 인력기준 개선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한 약제부장의 질문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복지부는 더이상 병원 약사들을 범법자로 내몰고 '무법천지' 병원 약국을 조장하는 현실을 바라만 보고 있어선 안될 일이다. 고민만 하고 있기에는 환자 안전은 이미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2014-05-23 12:24:53김지은 -
요양기관 수가협상, 총성은 울렸다내년 병의원·약국 등 요양기관 보험수가를 가름할 보험자-공급자 간 협상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5월 협상으로 앞당겨진 두번째 해로, 계약 시한까지 불과 보름가량 남겨둔 시점에 협상을 시작하는 관례도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보험자 측인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과 의약 6단체 수장들은 상견례를 갖고 연신 차분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이 자리에선 그간 상견례 면전에서부터 협상장에서 나올법한 평균인상률(일명 '벤딩') 사전공개 요구나 대폭적인 인상 당위성을 역설하는 예민한 분위기가 아닌, 거버넌스 논의의 장을 마련해 상생을 모색하자는 제안과 화답이 연신 이어졌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올해야말로 사상최대의 건강보험 재정흑자에 힘입어 추가로 소요될 재정에 기대를 걸고 있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지난해 협상에서 두둑한 곳간의 영향으로 다섯개 단체 평균 2.6%의 수가인상분을 챙겼던 경험을 이미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4대 중증질환과 3대 비급여 문제 해결 등 보장성 확장의 기로에 놓인 보험자가 여전히 상반된 시각으로 재정 상황을 보고 있는 점은 협상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짐작을 가능케 한다. 더욱이 협상의 속살을 미리 예측해보더라도 논의의 질적 과제는 산적하다. 지난해 재정운영위원회를 비롯해 가입자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목했던 부대합의조건 불이행 책임(페널티)이 또 다시 도마 위에 놓여 있다. 의사협회를 제외한 나머지 단체들이 부대합의를 이행하는 조건으로 수가인상분을 보전받았지만, 체결한 단체 대부분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부분이행, 심지어는 거부하기까지 했다. 여기에 협상단 교체로 인한 난항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약사회와 치과협회를 제외하고 보험자-공급자 모두 협상단이 상당수 교체돼 불필요한 공회전이 예상되면서 이를 콘트롤 할 '꾀'가 양 자 모두에게 부가적으로 필요하다. 원격진료와 법인약국 등 의약계를 관통하는 의료영리화 쟁점처럼, 정부와 의약단체 간 겪고 있는 수많은 정책 갈등이 협상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변질돼 결국 제로섬 게임으로 치닫는 부분도 이제는 개선돼야 한다. 수가협상의 본질이 보건의료 질을 담보하기 위해 요양기관 수가 규모를 지급 가능한 수준에서 합의하는 것이라면, 이와 관련된 논의의 질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정방향일 것이다. 앞서 건보공단과 의약단체 수장들은 상견례에서 상생을 위해 거버넌스 의사결정구조에 대한 논의를 하자는 데 동의했다. 이 제안은 앞서 연초에 있었던 신년교례회에 이어 거듭 제안된 것이지만, 당시에는 체면치레처럼 말만 오갔을 뿐이었다. 다시 말해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별도의 부대조건 등으로 얼마든지 밑그림을 그리거나 구체화시킬 수 있다는 얘기로도 들린다. 협상의 총성은 울렸고 더 나은 방향으로 진일보 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2014-05-19 06:14:00김정주 -
실무실습 '무임승차' 바라는 약대무임승차. 지난 주 약대 학장들과 약사회가 한 자리에 모인 간담회를 지켜보고 있자니 이 말이 떠올랐다. 그동안 약교협 일부 임원과 대한약사회 집행부 중심으로 교육과정, 실무실습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자리는 분명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현장에서 실제 실무실습 교육을 제공하는 '공급자'인 약사와 '수요자'인 약대 실무진이 한 테이블에서 머리를 맞댔기 때문이다. 하지만 2시간 가량 양 측이 입장을 주고 받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기자는 답답함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6년제 약대 전환 4년여가 지난 지금 뚜렷한 대안없이 '평행선'만을 걷는 상황도 한심했지만 무엇보다 '무임승차'를 바라는 학장들의 모습이 여간 불편했던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일부 약대 학장들은 이 자리에서 별도 실습비를 지불하기에는 대학 재정이 넉넉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또 학생들에게 등록금 이외 실습비를 따로 부과하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라고도 했다. 한발 더 나아가 학장들은 약사들이 선배로서 인정을 베풀어야 하지 않겠냐고 되묻기도 했다. 사회적 지위와 경제 능력을 갖춘 약사들이 봉사 차원에서라도 후배인 약대생들에게 무상 교육을 제공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 하지만 약대 학장들의 이 같은 논리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듯 하다. 재정이 부족하다는 말 그 뒤로 문득 한학기 500~600만원을 호가하는 약대 등록금은 과연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대학 당국은, 그리고 약학대학들은 약대 6년제 본래 취지를 무엇으로 보고 있는지도 궁금해졌다. 6년제 전환 주요 취지 중 하나는 실무실습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약학 지식과 스킬을 두루 갖춘 임상약사를 배출한다는 것 아니였나. 주요 취지인 실습 교육에 대한 대비 없이 약학대학들은 어떤 기준으로 예산을 편성해 왔는지도 의문이다. "약대도 역지사지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겠나. 인정상 후배라는 이유로 무상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일시적으론 가능할 지 몰라도 영원할 수는 없다." 약대 학장들의 말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약사회 임원진과 시도지부장들 그 뒤로 자신의 의견을 소신있게 전달한 병원약사회 이광섭 회장의 말이 떠오른다. 약학대학은 손 안대고 코풀려다가 6년제 약학교육의 미래가 망가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일이다. 실무실습을 대하는 교육당국(약학대학)의 안일한 태도는 시정돼야 마땅할 것이다.2014-05-13 06:14:51김지은 -
외자사 사업부 사고팔기, 눈여겨 보자글로벌 빅파마들의 카멜레온 본능이 폭발하고 있다. 제약산업의 발자취에 늘상 존재해 왔던 일임에도 또 놀랍다. BMS, GSK, MSD, 노바티스, 바이엘, 아스트라제네카. 거론되는 기업들은 내로라하는 기업들이다. 생존과 번성을 위한 이들의 행동에 도도함은 찾아볼 수 없다. 특징 적인 것은 최근 이들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법인 단위가 아닌 사업부(BU, Business Unit)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 받는다. 백신, 항암제, 컨슈머헬스케어(일반의약품 포함), 당뇨병사업부 등 상대적인 필요성을 따져 선택과 집중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제약산업이 어렵다. 정체기를 맞았다. 일괄 약가인하를 맞이한 국내 환경만 그런 게 아니다. 블록버스터의 특허만료와 신약 파이프라인 고갈로 인해 약을 개발해 판매하는 업종 자체가 위기를 맞았다. 쌀로 밥 짓는 얘기라 할 지라도,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 14위였던 화이자가 두 번의 주요 M&A(워너램버트, 파마시아)를 거쳐 1위에 올랐고 와이어스의 추가 인수로 자리매김했다. 연평균 400건 이상의 크고작은 인수합병이 성사되고 있는 상황이며 이중 약 60%가 상위 10대 제약사의 주도하에 이뤄졌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움직임은 여전히 협애하다. 국내 상위사의 시장 장악력 역시 약하다. 태평양제약, 드림파마 등 올 상반기를 달군 M&A 이슈가 있지만 충분치 않다. 제품 포트폴리오가 비슷해 합병 시너지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에 수긍이 가지만 핑계라는 이미지 역시 잔존한다. 강한 오너십의 존재가 아른거린다. 사업부 단위 인수합병. 같은 분야의 포트폴리오를 합쳐 더 큰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국내 제약업계는 이같은 세계의 흐름을 무시해선 안 된다. 안 맞는 옷이라고 구석에 던져 둘 일이 아니다. 우리의 몸에 맞게 수선하는 작업이 필요할 뿐이다. 세계 시장에서 맹위를 떨칠 1개 제약사의 탄생이 절실하다.2014-05-08 06:14:54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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