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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0명이냐 6천명이냐…의대 입학정원 두고 '설왕설래'

  • 김진구
  • 2018-12-11 13:10:16
  • 정형선 교수 주장에 시민단체 "더 늘려야"...의협 "증원 불필요"

현재 3058명인 국내 의과대학 입학정원은 적절한 수준일까. 이와 관련한 학계와 이해관계자간 의견이 맞붙었다. 국립 공공의대 설립과 관련한 정책토론회 자리였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11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바람직한 공공보건의료 인력양성 방안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정형선 교수.
이날 토론회에서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인력 수급전망을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의대 입학정원을 현재 총 3058명에서 최소 3600명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에 앞서 의대 입학정원 논란이 일었던 일본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일본 의료계는 1980년대 의사 억제 정책을 주도했다. 의대 입학정원을 기존의 65% 수준으로 대폭 삭감해야 한다는 기조가 있었다.

이런 흐름은 2006년까지 이어졌다. 의료의 지역 불균형, 진료과별 편중현상 등이 나타났다. 이때까지도 일본의사회는 의사 총량의 부족이 아닌 의사의 배치 불균형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여러 모로 지금의 한국과 유사한 상황이다.

그러던 일본의사회가 공식적으로 의사의 절대 숫자가 부족하다고 인정한 것은 2007년 2월이다. 일본의사회는 이런 내용이 담긴 '의료제공 체제의 국제 비교'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후로 의사의 숫자가 늘었다. 그리고 현재 일본 의대의 입학정원은 9419명에 이른다. 인구 10만 명당 의대정원은 7.42명으로, 한국의 5.97명보다 높다.

정형선 교수는 "일본은 지난 10년간 의대 입학정원을 꾸준히 확대했다. 5년 정도 정책을 유지하면 미래 의사인력 배출을 충분히 확보할 것으로 내다본다"며 "이를 토대로 5년 내에 의대 증원 계획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 의대 입학정원을 당장 3600명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이후 의대 입학정원은 의사 인력 수급 추이에 대한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연구·분석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의 '최소 3600명' 주장에 시민사회단체는 6000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송기민 정책위원은 "의료의 지역 불균형, 진료과별 불균형 등은 근본적으로 의사인력 부족에서 기인한다"며 "3600명 수준이 아니라 6000명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존의 틀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이원화 체계로 공공의료를 운영해야 한다"며 "권역별로 공공의대뿐 아니라 공공의료센터, 공공의료기관 등을 설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자단체연합의 안기종 대표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그는 "정원을 3600명 늘리는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많은 의사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의사 인력은 반드시 확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의료계는 예상했던 대로 의사인력 확충에 반대했다. 대한의료협회 성종호 정책이사는 "의료취약지는 전 세계 어디에나 존재한다"며 "이는 의료의 지역 불균형이 원인이지, 의사인력 부족이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의사인력을 늘려 의료취약지에 배치하겠다는 것은 전근대적인 발상"이라며 "의료취약지 근무를 유인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공중보건의사의 배치를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필요하다면 인근에 민간 의료기관이 있는 보건소는 폐쇄하고, 실제로 의사가 필요한 것에 재배치하는 전략도 고민할 수 있다"고도 제언했다.

의료계의 주장과는 반대로 정부의 의지는 확고했다.

정준섭 공공보건의료과장.
정준섭 공공보건의료과장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면 이들은 필수 의료에 대한 최소한의 보장을 원한다"며 "질적 수준에 대한 담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필수의료를 제공하기 어렵다. 질적 수준을 갖춘 의료서비스 공급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가 국립공공의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태호 공공보건정책관은 "공공의대 설립은 한국의 공공의료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정원을 49명 늘리는 정도로는 별 힘이 없을 수도 있지만, 앞으로 공공의료를 확대해나가는 상황에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힘을 줬다.

그는 "지금 이 순간이 공공의료를 확충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라며 "기회가 왔을 때 현실화하지 못하면 앞으로 가능성이 더 낮아질 것이다. 복지부가 중심을 잡고 책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재확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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