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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입법, 내부 설치 강제화…충격 빠진 의료계

  • 이정환
  • 2021-08-24 17:50:34
  • 의협·병협·시도의사회 "소극진료 촉진하고 의사·환자 인권침해"
  • 환자단체 "의료범죄 입증·감시 가능해져"
  • 이재명 지사 "국민 부름에 마침내 정치가 응답"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쟁점이 상당했던 수술실 CCTV 의무화 법안이 의료계가 반대하는 조항이 빠짐없이 포함된 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의료계에 미칠 충격파가 상당할 전망이다.

이를 방증하듯 대한의사협회는 법안 통과 직후 성명을 내고 헌법소원을 포함해 법안 저지를 위한 총력전을 선포했다.

반면 법안이 지난 19대 국회 최초 발의 이후 7년여만에 통과 기류를 보이자 환자단체는 환영과 함께 촬영 거부요건 축소 등 규제 강화를 더 촉구하는 모습이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는 오전 제1법안소위원회에 이어 오후 전체회의에서 수술실 CCTV 의무화가 담긴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해당 의료법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처리 절차를 거치면 입법이 완료된다.

복지위를 통과한 법안 내용을 살피면 의료계가 반대했던 대부분의 쟁점사항이 빠짐없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CCTV 설치는 의료기관 자율이 아닌 강제 의무화가 결정됐고, 설치 장소 역시 수술실 입구가 아닌 내부로 정해졌다.

설치 의료기관 범위도 병원·종합병원이 아닌 수술실을 보유한 의료기관 전체가 포함됐다.

촬영 요건 부분에서도 환자·보호자 요청만으로 의사는 촬영 의무가 생기며, 의사 동의 절차는 삭제됐다.

의료계 찬성안이 포함된 부분을 살피면 촬영 시 녹음 여부를 배제하는 것과 국가·지자체가 CCTV 설치 비용 일부를 지원할 수 있게 규정한 정도로 보인다.

녹음의 경우 포함됐을 때 의료행위 중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배제됐고, CCTV 설치비 지원은 당초 반대 입장을 표했던 기획재정부가 입장을 바꿔 찬성하면서 조항으로 반영됐다.

실제 법안이 복지위를 통과하자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한 대비 환자단체는 환영 입장을 표명하고 나선 상황이다.

의료계 "CCTV 법안 의사 인권침해·소극적 의료 유도"

의사협회와 병원협회는 법안 심사 과정에서 극소수에 불과한 대리수술·의료사고 문제를 일반화해 전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환부 노출 촬영이나 정보보안사고로 인한 인권침해 발생 우려, 수술경과 불만족 등을 이유로 한 무분별한 의료분쟁 증가도 우려했다.

고난도·중증질환 수술 등에서 소극적·방어적 의료를 유도하고 외과 등 필수의료 과목 기피 문제를 심화할 것이란 계 의협과 병협의 반대 논리다.

특히 수술실 내부가 아닌 입구 설치를 주장했었다.

이같은 의료계 주장이 복지위 통과안에 거의 반영되지 않으면서 의협은 해당 법안이 의사 기본권을 심각히 침해하는 점을 토대로 위헌성을 분명히 밝히는 헌법소원을 진행할 의사마저 드러냈다.

의협은 "정부와 국회는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의 전문가적 가치와 노력을 인정하지 않고 탁상공론으로 조잡하게 마련된 법안으로 의사를 옥죄고 있다"며 "이율배반적이고 기만적인 행태는 의사를 좌절케한다. 국회 본회의에서나마 복지위 오판을 바로잡아 부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정안은 정보유출 등 개인권 침해, 의료 노동자에 대한 감시 등 인권침해, 환자-의사 불신 조장 등 법안이 잠재한 심각한 위험을 갖고 있다"며 "잘못된 의료법 개정안이 최종 통과한다면 헌법소원을 포함해 법안 실행 저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역시 국회 복지위 법안 통과를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배포했다.

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CCTV 법안은 의사 진료를 위축시키고 환자와 의료 관계자 사생활 등을 현저히 침해해 결국 의사와 환자 신뢰관계를 무너뜨릴 것"이라며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한다면 사명감을 갖고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 외과계열 전공 기피 현상도 심화해 외과의 부족 문제를 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환자단체 "내부·의무 설치 논란 종지부…예외조항 축소해야"

의료계와 달리 환자단체는 수술실 CCTV 법안의 복지위 통과에 즉각 환영 입장을 표했다.

특히 수술실 외부가 아닌 내부, 병원·종합병원이 아닌 수술실을 갖춘 전체 의료기관, 자율이 아닌 강제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지리하게 이어졌던 쟁점들에 종지부를 찍었다는게 환자단체 평가다.

환자단체연합회, 환자권익연구소 등은 법안 공청회에서 수술실의 폐쇄성과 의사-환자 간 정보비대칭성을 근거로 수술실 내부 설치 강제화를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대리수술·성범죄·의료사고 은폐 등을 예방하고 환자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규제로, 의료범죄 감시·입증을 위한 다른 수단은 확보가 어렵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환자단체는 법안에 찬성하는데서 더 나아가 촬영 영상의 열람·사본 발급 허용 요건을 더 확대하고, 의료진의 CCTV 설치·촬영을 거부하는 예외 요건을 축소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소비자원의 피해구제 조정절차 개시 시 수술실 CCTV 촬영 영상 열람·사본 발급을 허용하라는 얘기다.

나아가 위험도 높은 수술을 수행하는 경우나 수련병원 전공의 참여 수술 등 CCTV 설치·촬영 예외 요건은 삭제하라고 했다.

여권도 법안 통과 직후 환영 뜻 내비쳐

CCTV 법안의 복지위 통과 소식에 여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도 즉각 찬성 입장을 표하고 나섰다.

해당 법안 타당성·필요성을 꾸준히 어필해 온 이재명 경기지사는 "마침내 정치가 국민의 부름에 응답했다"며 "2년 유예기간에 공공의료기관과 대형병원에서 먼저 도입해 시행착오·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지사는 지난해 21대 국회의원 전원에게 '수술실 CCTV 법제화' 관련 관심과 역할을 당부하는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복지위 제1법안소위 소속 민주당 고민정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안 통과 소식과 함께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고 의원은 "의료계 일부 반대로 긴 갈등이 이어졌지만, 수 차례 협의를 거쳐 여야 협의로 CCTV 법안이 복지위를 통과했다"며 "법안 처리가 미뤄지는 새 무자격자 대리 수술과 의료진 성범죄가 반복됐다. 본회의까지 통과해 법안이 시행되도록 끝까지 챙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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