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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기준 일반원칙 '제형'에도 걸려있다

  • 박준섭 이사
  • 2026-09-18 06:00:38
  • 요약
  • 박준섭의 Between the lines
  • 급여기준 벗어나면 전액본인부담 100/100
  • 일반원칙은 계열형 아닌 가격대·함량·제형에도 있어
  • 제형에 걸린 일반원칙도 개별고시로 예외 가능

약가 실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숫자는 상한금액이다. 이 숫자가 정해지면 그 약의 급여 문제가 끝난 것처럼 느껴지기 쉽다. 그런데 상한금액이 정해지는 것과, 그 가격에 건강보험이 실제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별개의 절차다. 전자는 산정·조정·가산을 다루는 규정의 몫이고, 후자는 급여기준이라는 전혀 다른 규정의 몫이다. 이 급여기준을 벗어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급여기준이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걸리는지 순서대로 짚어본다.

급여기준을 벗어나면 — 전액본인부담(100/100)

허가와 급여는 서로 다른 차원의 결정이다. 식약처 허가는 이 약이 안전하고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절차이고, 급여는 그중 어디까지를 건강보험 재정으로 지원할지를 별도로 정하는 결정이다. 국민건강보험법은 이 둘을 명확히 갈라놓는다.

이 조문 안에서 약제는 다른 여섯 가지 요양급여(진찰·검사, 처치·수술 등)와 다르게 취급된다. 일반 요양급여는 "제4항에 따라 비급여대상으로 정한 것을 제외한 일체"가 급여인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이지만, 약제는 반대로 "제41조의3에 따라 요양급여대상으로 결정·고시된 것"만 급여가 되는 포지티브 리스트 방식이다. 성분·제품 단위로 개별적으로 결정·고시돼야만 급여가 된다는 뜻이고, 이 결정·고시 과정에서 투여대상, 세부인정범위 같은 급여기준이 함께 정해진다. 허가범위 안이라도 이 결정·고시된 범위 밖이면, 그 비용은 요양급여로 인정되지 않고 환자가 전액 부담한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100/100, 전액본인부담이다.

이 결정·고시 과정과는 별개로, 급여기준의 세부 적용기준과 방법은 같은 법 제41조제3항에 따라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으로 위임되고, 그 중 요양급여규칙 제5조(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가 구체적인 적용기준과 방법을 정한다. 정제·캡슐제·시럽제처럼 제형에 따라 급여 여부가 갈리는 지점은 결국 이 요양급여규칙 제5조에서 시작되는 세부기준(즉 급여기준)에서 결정된다. 참고로 제4항의 "비급여대상"은 앞서 본 급여기준(요양급여규칙 제5조)과는 또 다른 갈래로, 애초에 급여체계 밖에 있는 항목을 가리킨다(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9조에 비급여대상으로 별도 지정되어 있음).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100/100은 비급여와 다르다.

비급여는 애초에 급여체계 밖에 있어 가격 자체가 시장에서 정해진다. 반면 100/100은 급여 목록 안에 있으면서, 이미 고시된 상한금액을 환자가 그대로 전액 부담하는 것이다. 결과는 "환자가 다 낸다"는 점에서 같아 보이지만, 시스템 안에서의 위치는 정반대다.

일반원칙은 계열형만 있는 게 아니다

급여기준은 다시 두 갈래로 나뉜다. 특정 성분 하나에만 붙는 개별약제 기준과, 여러 성분·제품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일반원칙이다. 일반원칙이라고 하면 흔히 당뇨병용제처럼 계열 전체에 걸리는 병용 규칙을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실제 일반원칙이 걸리는 축은 그보다 다양하다.

이렇게 보면 일반원칙이 걸리는 축은 계열·가격대·함량·제형 등으로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글에서 짚어볼 것은 그중 제형에 걸리는 경우다.

제형에 걸리는 급여기준 — 내용액제 일반원칙

"내용액제 일반원칙"이 그런 경우다. 시럽제·현탁액 같은 내용액제는 같은 성분의 정제나 캡슐제가 이미 존재한다면, 특정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 한 급여가 인정되지 않는다.

이 원칙은 2011년 10월부터(보건복지부 고시 제2011-74호) 시행돼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성인 환자가 정제를 삼키는 데 문제가 없다면, 같은 성분의 시럽제를 처방받아도 앞서 본 100/100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뜻이다. 제산제와 Sucralfate 제제만 제형 특성을 감안해 예외로 인정된다.

이 원칙이 걸리는 대상은 특정 회사의 특정 제품이 아니라 내용액제라는 제형 그 자체다. 어떤 회사가 만들든, 어떤 성분이든, 동일성분의 정제·캡슐제가 존재하는 순간 이 규정 안으로 들어온다.

개별고시로 예외가 인정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 일반원칙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앞서 본 규정원문에도 "개별 고시가 있는 내용액제는 해당 고시 기준을 따름"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다. 특정 제품에 대해 별도 고시가 나면, 그 개별고시가 일반원칙보다 우선한다. 알렌드론산나트륨(Sodium alendronate) 시럽제가 그런 사례다.

그 결과 알렌드론산나트륨 시럽제는 내용액제 일반원칙의 "만 12세 미만", "연하곤란" 같은 연령·상태 제한을 적용받지 않는다. 대신 같은 성분의 정제와 마찬가지로 골다공증치료제 일반원칙의 세부사항 범위 안에서 급여를 인정받는다. 정제 복용 시 요구되는 공복·기립자세 유지 부담을 줄여 복용 순응도를 유의하게 높인다는 임상적 근거가 인정되면서, 제형에 걸리는 일반원칙 대신 계열형 일반원칙을 따르도록 개별고시로 예외가 열린 경우다.

약제를 검토할 때 상한금액이 얼마인지는 산정규정이 답해준다. 그런데 그 가격에 실제로 처방될 수 있는지는 전혀 다른 규정, 급여기준이 답한다. 이번 글에서 본 것처럼 급여기준은 개별약제 기준과 일반원칙으로 나뉘고, 일반원칙 안에서도 계열·가격대·함량·제형 등 서로 다른 축이 존재한다. 그중 제형에 걸리는 일반원칙은 특정 제품이 아니라 제형 자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어떤 회사가 어떤 성분으로 그 제형을 택하든 예외 없이 적용된다. 다만 앞서 본 알렌드론산나트륨 시럽제 사례처럼, 임상적 필요가 인정되면 개별고시를 통해 다른 규정을 따르도록 예외가 열릴 여지도 있다.

결국 하나의 약제를 온전히 평가하려면 산정약가와 급여기준을 같은 무게로 함께 봐야 한다.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와, 그 가격에 실제로 쓰일 수 있는지는 서로 다른 질문이고, 둘 중 하나만 확인해서는 그 약제의 실제 가치를 판단했다고 보기 어렵다.

내용액제처럼 이미 자리잡은 제형 일반원칙도 있지만, 이 목록이 고정된 것은 아니다. 특정 제형이 임상 현장에서 새롭게 자리를 넓혀갈 때, 그 제형에 급여기준이 새로 걸리는 것도 시간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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