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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약사들, 중기부 항의 방문…중기부 "협의체서 논의를"

  • 김지은 기자
  • 2026-09-15 13:00:32
  • 요약
  • 김위학 회장·분회장·약사·약대생 집결…약배송 확대 정책 재고 촉구
  • “산업 육성 논리로 보건의료정책 개입…법 시행·안전성 평가가 먼저”
  • 중기부 “우려 충분히 논의할 필요…약사회도 협의체 참여해 달라”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의약품은 플랫폼 산업의 배송상품이 아니다. 국민의 안전보다 앞서는 규제혁신도 없다.”

정부의 비대면진료 처방 의약품 배송 확대 방침에 반발한 서울지역 약사들이 중소벤처기업부를 직접 찾아 정책 추진 중단을 요구했다.

서울특별시약사회(회장 김위학)는 15일 오전 중소벤처기업부를 항의 방문해 창업벤처혁신실 관계자들을 만나 약배송 전면 확대에 대한 약사사회의 우려를 전달했다.

이번 방문에는 서울시약사회 임원과 각 지역 분회장, 약사 회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중기부가 플랫폼 산업 육성과 규제완화의 시각에서 보건의료정책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고 개정 의료법 시행과 안전성 검증에 앞선 약배송 확대 논의를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방문은 국무조정실과 중기부, 보건복지부가 최근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 의약품 배송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공식화한 데 따른 것이다.

오남용·정보 독점 우려 제기…“배송 편의 광고 이미 등장”

김위학 회장은 면담에서 “개정 의료법은 국회와 정부, 보건의료계, 시민사회가 오랜 논의를 거쳐 마련한 사회적 합의의 결과”라며 “법을 시행해 효과와 부작용을 확인하기도 전에 배송 대상을 다시 확대하는 것은 입법 취지와 사회적 합의를 뒤집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기부는 산업 육성과 규제완화의 관점에서 플랫폼을 바라볼 수 있지만 의약품은 일반적인 상품이 아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보건의료 수단”이라며 “이 문제를 산업진흥의 시각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약품 전달은 단순히 주문과 결제, 배송으로 끝나는 과정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회장은 “처방전이 발행된 이후에도 약사의 처방 검토와 조제, 복약지도, 안전한 전달과 본인 수령 확인, 적정한 보관과 복용, 이상반응 대응까지 이어져야 비로소 투약이 완성된다”며 “약배송은 물류정책이 아니라 국민건강정책”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약사회는 15일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실무자들과 면담을 통해 입장을 밝힌 한편, 약배송 확대 정책 반대 의견서를 전달했다. 

참석자들은 약배송 확대가 비대면진료 이용량과 처방량 증가로 이어져 의약품 오남용과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전달했다.

비대면진료는 처치나 수술이 아닌 의약품 처방을 전제로 이뤄지는 만큼 배송 접근성이 높아지면 반복진료와 중복·과잉처방 가능성까지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시약사회는 이에 따라 비대면진료의 진료·처방 빈도와 동일 환자의 반복 이용, 중복처방, 특정 질환·의약품에 대한 처방 집중 등을 분석할 수 있는 적정성 평가체계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플랫폼의 환자 유인행위와 의료정보 독점 가능성도 쟁점으로 제시됐다. 한 분회장은 “플랫폼이 개인과 의료 관련 정보를 독점할 경우 그 폐해가 클 수 있다”며 “이미 피부질환 치료제부터 감기약까지 배송의 편리함을 앞세운 광고가 등장하고 있다. 정책이 확대되기도 전에 눈에 보이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분회장은 “실제 배송 이용이 탈모나 비만, 여드름 치료제 등 젊은 층의 비급여 의약품에 집중될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면서 “정작 의약품 접근성이 낮은 고령층은 플랫폼과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플랫폼 기업의 성격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의료기관이나 약국이 아닌 중개사업자를 ‘혁신기업’으로 규정해 보건의료제도를 바꾸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시약사회와 분회장들은 플랫폼이 할인·쿠폰·포인트·무료배송이나 검색순위, 추천 알고리즘 등을 통해 특정 의료기관과 약국, 의약품으로 환자를 유도하지 못하도록 명확한 규제와 감독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약사회는 정부가 약배송 확대를 논의하기 전 현행 제도의 시행과 객관적인 평가가 먼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다른 분회장은 “확인하고 평가한 뒤 기존 보건의료체계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비대면진료와 플랫폼을 정착시켜야 한다”며 “한 번 무너진 의료체계는 되돌리기 어렵다. 왜 이 정책을 이토록 서둘러야 하는지 정부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약사회는 의견서를 통해 정부와 중기부에 ▲비대면진료 약배송 전면 확대 추진 중단 ▲개정 의료법 우선 시행과 객관적 자료 축적 ▲공적 전자처방전 전달체계와 배송 안전관리 기준 우선 구축 ▲처방 적정성 평가와 오남용 관리체계 마련 ▲플랫폼의 환자 유인행위 차단 ▲건강보험 재정영향 평가 ▲지역약국 기반 취약계층 약료서비스 확대 등을 요구했다.

이날 항의방문에 참석한 서울시약사회 임원과 분회장들이 중기부를 향해 약배송 확대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공적 전자처방전 전달체계가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 플랫폼 중심의 배송부터 확대하면 처방정보 집중과 환자 유인, 약국 종속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약품 접근성 문제 역시 전 국민 배송이 아니라 공공심야약국과 공공약국, 지역약국 기반의 취약계층 약료서비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기부 “약사회·플랫폼 간 온도차…협의체서 논의하자”

중기부는 약사사회의 우려를 정책 논의 과정에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신천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 과장은 “국무조정실과 복지부, 중기부가 여러 이해관계자의 의견과 공익을 균형 있게 고려하며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오늘 전달된 사항을 참고해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좋은 방향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약사사회와 플랫폼업계 사이에 정책 추진 속도와 안전성에 대한 온도차가 있다며 상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박현 서기관은 “플랫폼업계에서도 약 배송 광고 등과 관련해 정부 지침에 따라 시정하고 있다는 입장이 있다”며 “전면 배송 여부뿐 아니라 일부 배송을 추진할 경우 우려되는 부분도 심도 있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약사회가 협의체에 참여해 우려하는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고, 어떤 단계를 거쳐 제도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견을 제시해 달라”며 “플랫폼업계의 의견도 함께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영구 서울시약사회 자문위원(전 서울시약사회장)이 이날 항의방문에 참석해 약사들의 입장을 전하고 있다. 
강태영 경희대 약대 학생회장이 정부의 약배송 확대 추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면담 이후 중기부 건물 앞으로 자리를 옮긴 참석자들은 “국민의 생명보다 중요한 산업은 없다”, “의약품은 배송상품이 아니다”라고 외치며 정부에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이날 자리에는 경희대약대 강태영 학생회장을 비롯해 약대생들을 참석해 선배 약사들을 지지했다. 

시약사회는 현장 성명을 통해 “안전성을 검증하기 전에 시장부터 확대하는 것은 혁신이 아니라 국민을 대상으로 한 위험한 정책실험”이라며 “정부와 중기부는 플랫폼 산업 육성을 이유로 국민건강과 환자안전을 규제완화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약배송 전면 확대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서울시약사회 김위학 회장과 전영구 자문위원, 김영진, 이병도, 이용화, 김병주, 변수현 부회장, 윤승천 본부장, 조진영 총무이사, 현경민 홍보이사, 한은경 광진구약사회장, 서은영 중랑구약사회장, 이신성 강서구약사회장, 이명자 동작구약사회장, 김화명 관악구약사회장, 신민경 강동구약사회장을 비롯해 약대생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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