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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델비'+'키트루다', PD-L1 고발현 폐암 3상 고배

  • 손형민 기자
  • 2026-09-13 13:17:03
  • 요약
  • 반응률 개선에도 PFS·OS 등 1차 평가변수 미충족
  • '키트루다' 단독 표준 유지…TROP2 환자선별 과제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PD-L1 고발현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에 TROP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 트로델비를 추가하는 전략이 임상3상 문턱을 넘지 못했다.

트로델비를 병용하면 키트루다 단독 대비 종양 반응률이 높아지고 무진행생존기간(PFS)도 수치상 약 4개월 연장됐지만, 사전에 설정한 통계적 유의성 기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전체생존기간(OS)에서도 병용에 따른 이득은 확인되지 않았다.

세계폐암학회 연례학술대회(WCLC 2026)가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가운데, 트로델비(사시투주맙고비테칸)와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3상 ‘EVOKE-03/KEYNOTE-D46’ 주요 결과가 공개됐다.

EVOKE-03은 PD-L1 종양비율점수(TPS) 50% 이상인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620명을 트로델비+키트루다군 311명과 키트루다 단독군 309명으로 무작위 배정해 비교한 연구다.

환자들은 전이성 질환에 대한 이전 전신치료 경험이 없었으며 EGFR·ALK·ROS1 변이가 없는 환자가 대상이었다. 공동 1차평가변수는 독립적 중앙검토위원회 (BICR)가 평가한 PFS와 OS였다.

데이터 분석 시점은 올해 4월 3일이며 추적관찰기간 중앙값은 14.7개월이었다.

13일 개최된 세계폐암학회 연례학술대회(WCLC 2026)에서 트로델비와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가능성을 평가한 임상3상 'EVOKE-03/KEYNOTE-D46'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PFS 개선했지만…통계적 유의성 입증 실패

임상 결과, PFS에서는 병용군이 수치상 앞섰다. PFS 중앙값은 트로델비+키트루다군 11.8개월로, 키트루다 단독군 7.7개월 대비 앞섰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병용군에서 19% 낮았다

다만 p값은 0.0252로 연구에서 PFS에 사전 배정된 통계적 유의성 기준(p값 0.007)에 충족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중앙값으로는 약 4개월의 차이가 나타났지만 공동 1차 평가변수 충족에는 실패했다.

일부 하위군에서는 서로 다른 경향도 관찰됐다. 비편평 비소세포폐암에서 병용군의 PFS 위험비는 0.70이었던 반면 편평 비소세포폐암에서는 1.11이었다. 동아시아 환자에서는 0.68, 서유럽·북미·호주에서는 1.20으로 나타났다. 

즉, 비편평 비소세포폐암과 동아시아 환자에서는 트로델비 병용이 키트루다 단독보다 PFS를 더 개선하는 경향이 보였지만, 편평 비소세포폐암이나 서유럽·북미·호주 환자에서는 그런 이득이 뚜렷하지 않았다.

종양반응에서는 트로델비 추가 효과가 보다 분명하게 나타났다. 객관적반응률(ORR)은 병용군 55.6%, 키트루다 단독군 43.7%였다. 완전반응(CR)은 각각 7.7%, 3.9%, 부분반응(PR)은 47.9%, 39.8%로 집계됐다. 

다만 반응의 지속성에는 차이가 없었다. 반응지속기간(DOR)은 병용군 21.4개월, 단독군 21.3개월로 사실상 동일했다.

이 같은 초기 종양 억제 효과는 OS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중간 분석에서 OS 중앙값은 트로델비+키트루다군 21.5개월, 키트루다 단독군 22.8개월이었다.

Giannis Mountzios 그리스 헨리 뒤낭 병원센터 종양내과 전문의는 “트로델비 병용은 키트루다 단독보다 PFS를 수치상 연장하고 반응률을 높였지만, 사전에 설정한 통계적 유의성 기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며 “OS에서도 유의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병용요법의 안전성은 각 약제에서 이미 알려진 프로파일과 일치했고, 새로운 또는 추가적인 독성 신호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지연 교수 "초기 화학요법 같은 효과…장기 생존으로 연결 안돼"

EVOKE-03 결과를 리뷰한 한지연 국립암센터 교수는 트로델비 추가에 따른 초기 질병 억제 효과가 장기 생존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핵심으로 짚었다.

한 교수는 PFS 곡선이 치료 약 3개월 이후 벌어지기 시작해 9~12개월 전후 가장 큰 차이를 보였지만,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가까워지는 양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실제 병용군과 단독군의 PFS율 차이는 12개월 11.4%p에서 18개월 6.1%p로 감소했다.

한 교수는 이 같은 양상을 두고 TROP2 ADC 추가가 키트루다 단독에 반응하지 않을 환자의 초기 진행을 일부 지연시키는 화학요법과 유사한 초기 효과를 보였지만, 장기간 생존하는 환자군을 새로 만들어내지는 못했다고 해석했다.

한지연 국립암센터 교수가 13일 WCLC 2026에서 EVOKE-03/KEYNOTE-D46 연구 결과를 리뷰하고 있다.

ORR의 경우 55.6%로 키트루다 단독 대비 약 12%포인트 높아졌음에도 DOR 중앙값은 양 군 모두 약 21개월로 비슷했고, OS 곡선 역시 겹쳤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한 교수는 치료 독성 증가도 생존이득으로 연결되지 못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실제 3등급 이상 치료 후 이상반응(TEAE)은 병용군 73.6%, 키트루다 단독군 45.0%였다. 중대한 TEAE도 각각 53.4%와 39.5%,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은 30.9%와 20.1%로 병용군에서 높았다.

한 교수는 독성이 초기 PFS 이득을 상쇄했을 가능성과 함께, 키트루다 이후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하는 순차치료가 두 군 간 생존 차이를 좁혔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는 "다만 후속치료 자료가 이번 발표에서 제시되지 않았고 OS 성숙도 역시 47%에 머물러 있어 해당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키트루다 단독 여전히 표준…TROP2 환자선별 과제"

임상적으로는 현재 치료표준을 바꿀 근거가 없다는 결론이다.

한 교수는 PD-L1 TPS 50% 이상이면서 표적 가능한 변이가 없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서 키트루다 단독요법이 여전히 표준치료로 유지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트로델비+키트루다 병용 역시 이 환자군에서는 임상시험 이외의 환경에서 추가 개발 또는 사용을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이번 연구는 TROP2 ADC의 환자선별 전략에도 과제를 남겼다.

한 교수는 단순한 TROP2 발현량만으로 치료 혜택을 가려내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ADC가 종양세포에 실제 전달돼 내부화되고 페이로드를 효과적으로 방출하는 능력을 반영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비편평암이나 동아시아 환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신호가 나타난 점도 후속 연구에서 검증할 대상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들 결과는 사전에 치료효과 차이를 입증하도록 설계된 분석이 아닌 만큼 현재 진료를 바꿀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 교수는 "향후 연구에서는 OS를 보다 분명한 평가축으로 두고 TROP2 기반 환자선별과 조직형·지역별 층화를 사전에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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