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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시장 독식 대형사 Vs 생존 걸린 중소사…공동생동 패권 경쟁

  • 이정환·정흥준 기자
  • 2026-06-24 06:00:59
  • 제약사 체급 따라 공동생동 폐지·축소론 평가 갈려
  • "의약품 수급 불안 가중 우려...약가제도 개편 직후 과잉 규제"
  • "개량신약·자료제출의약품 예외조건 필요...CSO 관리가 더 시급"

[데일리팜=이정환·정흥준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제네릭 '공동·위탁생동 1+3' 제도 개선안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복잡다단한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켰다.

덩치가 크고 연 매출이 높은 중견·대형 제약사들은 위탁생동 폐지에 찬성표를 던지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영세한 중소제약사들은 현행 유지를 관철하는 이분법적 찬반 대립만으로 현상을 해석하는 게 전부가 아니란 얘기다.

단순 제네릭인지 염·제형·복약순응도를 개선한 자료제출의약품·개량신약인지 여부에 따라 공동생동 폐지·축소에 대한 미시적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달리, 공동생동 규제는 사실상 케미컬 CDMO 산업을 위축시키는 차별적 정책이라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23일 제약업계는 정부가 제네릭 규제 정책을 수립할 때 국내 제약산업의 구조적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한민국 제약산업이 지향해야 할 최종 목표가 '블록버스터급 혁신신약'일지라도, 현재 서 있는 위치는 아직 단순 제네릭 중심의 산업 생태계라는 게 대다수 국내 제약사들의 중론이다.

특히 전 세계적인 자국 중심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원료약·필수약 수급 불안 문제가 국가적 과제로 부상한 상황에서 공동생동 축소·폐지는 공급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약가제도 개편 잘 작동한다면 공동생동 규제 불필요"

달라진 약가제도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공동생동까지 규제할 필요성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다품목 등재관리, 기준요건 미충족 패널티 강화 등으로 위수탁이 자연스럽게 위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약가제도 개편으로 산업의 변화가 이제 막 시작되는 시점이라 공동생동 규제까지 강화해 중소 제약사들을 고사 위기로 밀어붙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국내 중소 제약사 A씨는 “이미 난립한 제네릭 정리는 기등재 약가인하로 한 번 이뤄질 것이고, 신규 제네릭은 다품목 등재 관리로 자연스레 줄어들 것”이라며 현장에 미칠 영향을 지켜보며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견·대형 제약사들은 공동생동 규제를 강화해 산업 발전에 높은 수준으로 기여하는 업체들이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크다.

국내 상위 제약 약가담당자 B씨는 "제네릭 약가인하 제도를 놓고 정부와 제약업계가 줄다리기를 하는 과정에서도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상위 제약사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단순 위수탁 제네릭사 간 이익 차이가 크지 않고 일괄적으로 인하하는 정책이 설계되고 있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있었다"면서 "사실상 제네릭 일괄약가인하를 결정한 지금, 위수탁 제네릭을 축소·폐지해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의 기업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반면, 중소 제약사 약가담당자 C씨는 "몇몇 상위 제약사들이 시장을 독식하고 자기업 이익만 보호하기 위해 무작정 공동생동을 폐지하고 중소사 설 자리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 중"이라면서 "제약산업은 고용 창출, 일자리 창출 효과와 규모가 상당한 분야다. 단편적인 논리로 공동생동을 폐지하면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나앉아야 하는 실직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제네릭 시장 난립을 정리하고, 페이퍼컴퍼니 수준의 업체들을 솎아내야 한다는 취지에서 공동생동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상위 제약사 D씨는 “페이퍼컴퍼니는 물론이고 GMP 인증을 비타민제로 받아 품목허가를 받는 업체도 난립해있다”면서 “문제가 있는 업체들만 핀셋으로 집어내듯 해결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규제 강화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어 D씨는 “약가제도 개편으로 위탁생동 시 약가 패널티가 강화됐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면서 “약가개편과 공동생동 폐지의 정책적 목표는 같다.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하다면 공동생동을 폐지하거나 1+1을 대안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했다.

반면, 공동생동 폐지가 시장 난립을 해결할 정답이 아니라는 비판도 있다. 차라리 CSO와 리베이트 문제 해결에 행정력을 더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내 제약사 A씨는 “일부의 문제를 해결하자고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전방위적 규제는 좋지 않다”면서 “공동생동의 문제라기 보다 페이퍼컴퍼니 수준의 업체들이 CSO를 통해 기형적인 영업 활동을 하는 것이 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면 자체생동으로의 전환은 제약사 R&D 역량의 비합리적 배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A씨는 “제약사의 자원은 한정돼 있다. 그런데 모든 제약사가 제네릭 자체생동을 하게 된다면, 정작 신약이나 개량신약 개발에 집중해야 할 R&D 자원을 분산하게 된다. 모든 제네릭을 자체 생동하라고 하는 건 산업적인 역량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케미컬 CDMO 차별적 규제...개량신약 등 예외조건 반드시 필요"

정부가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 산업은 특별법까지 만들며 전폭 지원하면서, 케미컬(합성의약품) CDMO는 옥죄려는 모순된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불만도 있다.

중국, 인도 등 해외시장과 경쟁하기 위해 케미컬 CDMO도 배치 사이즈를 키워야 하는데, 1+3 규제 폐지는 오히려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제약 A씨는 “공동생동 폐지는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역량을 키우려는 케미컬 CDMO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의약품 전체 시장에서 케미컬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바이오 CDMO와는 다른 차별적인 규제를 강화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제네릭 난립을 이유로 1+3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하더라도, 개량신약이나 자료제출의약품은 예외 조건을 달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내 중견 제약사 허가(RA) 담당자는 "단순 제네릭이 아닌 자료제출약이나 개량신약은 약제에 따라 적게는 100억원에서 많게는 300억원의 임상시험 비용이 소요된다. 이런 경우 공동생동 제도가 임상비용 부담을 낮추는데 유리하게 작용한다"면서 "자료제출약 등 임상시험이 필수인 약제는 1+3 제도를 1+4, 1+5 등으로 지금보다 늘릴 필요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국내 제약산업이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가기 위해서는 결국 캐시카우가 필요하다. 단순 제네릭을 넘어 개량신약 시장을 활성화 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만약 정부가 개량신약에 대해 1+3 공동생동 규제를 더 완화하는 허가 정책을 편다면, 제약사들은 단순 제네릭이 아닌 자료제출약과 개량신약 개발에 힘을 합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이것만큼 명확한 정부 시그널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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