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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제약바이오, 주주행동 적극 행사에도 소액주주 표 대결 완패

  • 차지현 기자
  • 2026-04-06 12:07:45
  • 대웅·차바이오텍·유바이오 압도적 표차로 주주제안 줄줄이 부결
  • 행동주의 vs 경영진 덴티움, '이사 보수한도' 주주제안 가결 '이례적'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 소액주주가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했다. 대웅, 차바이오텍, 유바이오로직스 등 소액주주 측이 정관 변경과 이사·감사 선임 관련 주주제안을 내고 사측과 표 대결을 벌였으나 모두 부결됐다. 덴티움의 경우 상장사 최초로 이사 보수한도 주주제안을 통과시키며 일부 성과를 거둬 눈길을 끌었다.

4일 제약바이오에 따르면 올해 정기 주총에서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 경영진과 소액주주 간 인한 충돌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지난달 26일 열린 대웅 정기 주총에서는 소액주주 측이 보통주 1주당 0.05주의 주식배당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상정했다. 기존 현금배당 중심 주주환원 정책에서 벗어나 배당 방식을 다변화하고 실질적인 주주환원을 확대해달라는 게 골자다.

그러나 표 대결 결과는 대웅 측 완승으로 귀결됐다. 주주제안 안건의 찬성률은 10.6%에 그친 반면 반대·기권 비율은 89.4%에 달해 주주제안 안건은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됐다. 지난해 말 기준 대웅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8.1%, 소액주주 지분율은 21.8% 수준이다.

차바이오텍은 지난달 31일 정기 주총을 열고 정관 변경, 이사·감사 선임 등을 놓고 소액주주 측과 표 대결을 벌였다. 소액주주 측은 ▲신주발행 제한, 의결권 변경 등 정관 변경 ▲사외이사 이용주 선임의 건과 상근감사 황상원 선임의 건 ▲권고적 주주제안 채택의 건 등을 주주제안으로 상정하며 회사 측과 맞붙었다.

표결 결과 소액주주 측이 제안한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정관 변경 관련 주주제안 안건의 경우 이사와 감사의 원수 개정의 건은 찬성률 11.0%, 신주발행의 제한 신설의 건은 11.3%, 권고적 주주제안 신설의 건은 11.7%, 의결권 개정의 건은 13.9%에 그치며 모두 과반수 이상 찬성을 얻지 못했다.

사외이사 선임안과 상근감사 선임안 역시 각각 11.3%, 25.1%의 찬성률로 부결됐다. 권고적 주주제안 채택 안건은 관련 정관 신설 안건이 부결되면서 아예 상정되지 못했다. 소액주주 측이 제기한 주요 안건이 모두 무산되면서 사실상 차바이오텍의 승리로 끝난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차바이오텍 소액주주 지분율은 71.0%로 높은 편이지만 실제 표 대결에서는 낮은 의결권 결집력으로 인해 경영진의 벽을 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바이오텍은 대규모 자금 조달과 계열사 투자구조, 주가 하락을 두고 소액주주와 지속해서 갈등을 빚어왔다. 2024년 소액주주 연대는 주가 부양과 부실 계열사 매각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지난해 초에는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단기간 30% 이상 급락하자 소액주주 반발이 격화됐고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며 제동을 걸기도 했다.

유바이오로직스 역시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회사는 지난달 26일 강원도 춘천 제2공장에서 정기 주총 개최하고 재무제표 승인,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이사·감사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을 상정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소액주주 측 주주제안에 따른 사외이사 선임, 감사 선임, 신주발행 결의기관 변경 등 주요 안건도 다뤄졌다. 주주연대는 이사회 독립성 확보를 위해 법률 전문가인 정성엽 변호사와 김현일 변호사를 각각 사외이사와 감사 후보로 추천하며 이사회 진입을 시도했다. 또 이사회의 독단적인 신주발행을 견제하기 위해 발행 권한을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격상시키려는 정관 변경안을 제안하며 경영진과 팽팽한 표 대결을 예고했다.

주총 결과 주주연대 제안은 전부 부결됐다. 정성엽 사외이사 선임안은 찬성률 9.5%에 그치며 부결됐고 감사 1인 추가 선임안 역시 동일하게 9.5%에 머물러 부결됐다. 이에 따라 연동된 김현일 감사 선임안은 자동 폐기됐다.

신주발행 결의기관을 이사회에서 주주총회로 변경하는 정관 변경안 역시 찬성률 7.6%로 특별결의 요건에 크게 미달했다. 반면 사측이 내놓은 집중투표 배제 관련 정관 변경안은 79.9%의 높은 찬성률로 가결됐다. 결과적으로 유바이오로직스 경영진은 주주연대 견제 시도를 방어해내는 데 성공, 기존 경영권과 이사회 주도권을 공고히 유지하게 됐다.

덴티움도 올해 주총에서 사측과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 간 치열한 표대결이 펼쳐졌다. 덴티움은 지난달 31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정기 주총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을 상정했다.

얼라인은 이번 주총에서 기업가치 저평가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을 표방하며 다양한 주주제안을 내놨다. 얼라인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표방하는 국내 대표 행동주의 펀드로, 사외이사 확대, 감사위원회 독립성 강화, 보수체계 개편 등을 요구하며 적극적인 주주제안을 제기했다.

먼저 얼라인은 덴티움의 경영진 보상체계와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이사회 견제에 나섰다.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임원 보수가 유지되거나 증가한 점, 성과와 보상이 충분히 연동되지 않은 구조 등을 문제 삼으며 보수체계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사내·사외이사 보수 한도를 구분하는 안과 함께 평가보상위원회 설치, 감사위원 전원 사외이사 구성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 변경안을 잇달아 상정했다. 반면 회사 측은 기존 이사회 중심 의사결정 구조와 보수체계를 유지하는 안건으로 맞서며 양측 간 표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표결 결과 대부분 핵심 안건에서 이사회 안이 우위를 점했다. 이사회 안인 감사위원 선·해임 시 의결권 제한 안건은 찬성률 98.6%로 가결됐고,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 안건 역시 찬성률 99.7%로 통과됐다.

정관 변경 관련 안건인 사외이사 명칭 변경 및 비율 확대는 이사회 안이 55.8%, 주주제안이 44.0%를 각각 득표했으나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모두 부결됐다. 감사위원회 구성 변경 안건 역시 이사회 안 55.8%, 주주제안 44.0%로 동일하게 부결됐다.

사외이사 선임 표결에서도 회사 측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에서 이사회 추천 김희택 후보는 찬성률 50.3%를 기록해 49.3%를 얻은 얼라인 측 윤무영 후보를 누르고 선임됐다. 위원회 설치 관련 안건에서도 내부거래위원회 및 보상위원회 설치 이사회 안은 55.6%를 얻었지만 특별결의 요건 미달로 부결됐고 얼라인이 제안한 내부거래위원회(44.2%), 평가보상위원회(42.7%) 설치안 역시 모두 부결됐다.

얼라인은 경영진 선임 등 주요 대결에서는 패배했으나 이사 보수한도 안건에서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얼라인이 제안한 이사 보수한도 안은 61.0%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주주들의 반대로 이사회 보수 한도 승인 안건이 부결된 것은 드문 사례로 얼라인은 상장사 최초로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 보수 산정 기준과 지급 방식의 구체화를 요구하는 등 기업 지배구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향후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간 연대가 강화될 경우 주주제안의 실질적 영향력이 점차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표 대결에서 경영진이 우위를 점하는 구조지만 주주들의 문제 제기가 반복되면서 점차 의결권 결집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보수체계나 지배구조 개선 이슈는 앞으로도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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