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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때아닌 혈우병약 신경전과 들통난 초조함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GC녹십자가 JW중외제약을 저격했다. JW중외제약이 국내 도입, 판매 중인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가 타깃이 됐다.

GC녹십자는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헴리브라 혈전 이상사례 보고율, 8인자 제제보다 2.8배 높았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다.

보도자료는 미국출혈장애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내용을 토대로 작성됐다. 미 식품의약국(FDA) 이상사례 보고시스템을 바탕으로 JW중외제약의 헴리브라와 GC녹십자의 8인자제제를 비교한 결과, 헴리브라의 혈전 이상사례 보고율은 4.07%로 8인자제제 1.44%보다 2.83배 높았다는 내용이었다.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회사의 공식 메일주소로 경쟁약물을 직접 언급하며 비교하는 보도자료를 보낸 사례는 악연으로 엮인 몇몇 제약바이오기업을 제외하곤 드물었던 게 사실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경쟁 약물의 제품명을 직접 언급하기보다는 성분명으로 에둘러 표현하곤 했다.

내용도 충실하진 않았다. 자사 제품의 장점을 드러내 경쟁 약물과 비교한 게 아니라, 경쟁약물의 부작용을 부각하며 흠집을 내려는 의도로 읽혔다. 더구나 같은 데이터에서 전체 이상사례 보고건수와 중대한 이상사례 보고건수로는 오히려 GC녹십자의 8인자 제제가 더 높게 나타났다는 점은 보도자료에서 쏙 빠졌다.

물론 제약업계에서도 두 약물을 직접 비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만 이는 정교하게 설계된 임상시험을 통해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GC녹십자 보도자료처럼 단순 보고율만으로는 두 약물의 우열을 평가하기에 외부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JW중외제약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별도로 입장문을 내고 '경쟁사 약을 공식적으로 폄하한 행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GC녹십자는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다’며 '혈전 부작용을 모니터링하기 위함'이라고 응수했다.

두 회사의 때 아닌 신경전을 두고 GC녹십자가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미 GC녹십자는 한국혈우재단을 통해 국내 혈우병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어설픈 비교 결과가 담긴 보도자료를 굳이 배포할 필요가 없다. 임상데이터와 영업력으로 당당하게 경쟁에 임하면 된다.

오히려 이번 보도자료가 역효과를 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번 신경전을 통해 결과적으로 헴리브라의 인지도가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동시에 헴리브라가 추격 속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GC녹십자는 스스로 초조함을 인정한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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