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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C도 디테일…제약·약국·소비자 가치공유가 해법

  • 이탁순
  • 2014-09-26 06:15:00
  • 성공한 일반약 비결은 정확한 정보전달...도매도 PM 시대

25일 약사회관에서 열린 포럼에서는 OTC 활성화 방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2000년 8월 의약분업 이후 존재감이 사라진 일반의약품( OTC)이 최근 다시 떠오르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처방약(ETC) 약가인하로 수익창출이 어려워지자 제약회사들이 OTC를 꺼내들었고, 처방조제에 몰입했던 약국들도 이에 호응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문받아 배송하는 이른바 오더 테이킹(Order Taking)의 비즈니스 모델을 고집했던 의약품 유통업체들 역시 OTC를 통한 마케팅에 눈뜨고 있다.

의사를 거치지 않고 약사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OTC가 늘어나는 것은 약국에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더구나 전문직능에 대한 위기감이 부각된 요즘 OTC는 약사의 특기를 발휘할 수 있는 제품이다.

그러나 OTC는 오랜 공백기를 가졌다. OTC가 비즈니스가 되려면 영업사원의 역량만 갖고는 어렵다. 제품을 만든 이후에도 이 제품이 발현하는 가치를 제약회사, 유통업체, 약국의 모든 관계자들이 가치를 공유하고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투자와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약업계와 유통업계, 약국가는 OTC도 디테일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디테일은 이 약을 사용하도록 특장점, 효과 등을 전달하는 일이다.

디테일이 잘 되려면 우선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되고, 경쟁품목과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200여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호황을 이뤘다.
약사 대상 학술대회, 근거 중심 디테일...성공한 OTC는 다르다

200명의 제약회사, 유통업계, 약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일반약(OTC)이 계륵이라고? 백조만들기 프로젝트' 주제로 25일 대한약사회관에서 열린 데일리팜 제17차 제약산업 미래포럼에서 소개된 성공한 OTC 제품들은 결국 디테일로 대박을 터뜨렸다.

광고없이 5년만에 100억 매출을 달성한 대웅제약의 고용량 비타민B 제제 '임팩타민'은 당시엔 생소했던 OTC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제품 PM 홍민아 과장은 "2009년 발매 당시에는 OTC 심포지엄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이를 깨고 약사님들을 모시고 비타민B 고함량 제제가 왜 필요한지 서울과 부산에서 대대적인 심포지엄을 열었다"고 말했다.

홍 과장은 유사제품이 나온 요즘에는 학술적 근거를 업데이트해 전달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약사에게 정보가 잘 전달돼야 소비자들도 정확한 정보를 얻고 약을 구매한다. 그런 과정에서 MR(영업사원)은 PM(마케터)의 분신이 돼야 한다고 홍 과장은 전했다.

물에 녹여먹는 비타민 제제 선풍을 일으킨 베로카퍼포먼스의 바이엘코리아 컨슈머케어는 약사와 소비자에게 효과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3개월 동안의 예행연습을 거친다.

이 기간동안 MR들은 체계적인 학습과 상황극(롤플레이)를 거쳐 약사가 기대하고, 소비자가 기대하는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지를 훈련한다.

발표하고 있는 서용구 한국유통학회장.
김현철 바이엘코리아 컨슈머케어 대표는 "약사의 만족을 높이는 활동이 가치경영의 핵심이다. 그것은 어떤 밸류(value)를 전달해 베네핏(benefit)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발하고 약국 방문을 늘리려면 결국 정확하게 제품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확한 정보전달은 곧 소비자들의 약사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그렇다고 OTC가 약사와 소비자 정보전달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인기 역류성식도염치료제 개비스콘은 역류성식도염을 가진 환자들이 병의원을 자주 찾는다는 점을 착안해 의사에 대한 디테일도 진행했다.

OTC로서는 드물게 학회 홍보와 병원 강좌를 통해 효과의 근거를 설명하면서 의사들도 개비스콘을 추천하게 됐다고 개비스콘의 PM 고기현 차장(RB코리아)은 설명했다.

PM도입 도매, 협동조합 약국...결론은 수요-공급자 간 커뮤니케이션

제약회사뿐 아니라 최근엔 도매업체들도 디테일에 신경쓰고 있다. 그저 약국의 주문을 받고 배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업사원들이 제품을 설명하고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도록 교육에 힘을 쓰고 있다.

김현철 바이엘컨슈머케어 대표는 약사의 만족을 높이는 활동이 가치경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지오영은 최근 핵심 영업사원들을 뽑아 제품 장단점과 판매포인트, 시장판매 분석 등을 교육해 PM으로 양성했다. 15~20명으로 구성된 지오영 PM은 곧바로 진가를 발휘했는데, 총판을 하는 광고품목뿐만 아니라 비광고 품목의 판매실적도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지오영 마케팅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명숙 고문은 "올해부터 매달 약국을 방문해보니 도매 유통 파트에서도 디테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PM제도를 만들었다"며 "이는 영업사원의 전문성 강화와 지오영 총판제품에 대한 판매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의 약국유통 전문 자회사인 온라인팜의 김대현 이사도 도매업체의 커뮤니케이션 역할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그는 "일종의 부부상담 클리닉이라고 할까? 제약과 약국의 협력을 이끌고 중재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한데, 온라인팜이 그런 중간매개체 역할을 하겠다"며 "정확하고 왜곡없는 정보로 제약과 약국의 간극을 줄이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발언하는 박명숙 지오영 고문(오른쪽) 옆에서 경청하고 있는 이진희 약사.
이날 유일하게 소비자단체로 대표로 패널로 참석한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대표는 "일반의약품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교육과 정보제공이 필수"라며 "약사 서비스의 전문화가 더 강화돼야 한다"고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했다.

이진희 큰마을약국 약국장(대한약국협동조합 이사장)은 "협동조합의 탄생 배경은 오늘날 약국의 어려운 환경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국대 약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고 인근 헬스뷰티점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며 "약국 협동조합을 통해 OTC 활성화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서용구 한국유통학회 회장은 경제활동과 관련성 깊은 대한민국의 각종 키워드를 끌어내 흥미롭게 설명한 후 "제약회사와 약국은 소비자의 최신 트렌드를 잘 읽어야 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대안으로 "약국은 유기농 슈퍼마켓과 편의점이 결합한 케이스타일 드럭스토어를, 제약회사는 PB제품 개발도 하나의 성장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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