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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지만 불편한 이름"…Sunshine Act 어떤가의사협회는 최근 '영업사원 출입금지'라는 배수진을 쳤다. 리베이트와 안녕을 고하기 위해서는 홍역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출구전략은 '의산정협의체'다. 의사협회가 다음 달 중 협의체 구성을 복지부에 제안하게 되면 출구전략의 구체적인 판이 짜여질 것으로 보인다.방향은 명쾌하다. 리베이트 척결, 현실을 반영한 리베이트 허용범위 확대,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을 판단할 위원회 구성 등이다.의사협회 송형곤 대변인은 "의사가 개인적 차원에서 리베이트를 받는 것은 구제할 이유가 없다. 이런 고리는 이제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나 "의약학적, 교육적, 자선.공익적 측면의 지원행위, 특히 학술연구활동 지원에 대해서는 대폭 문호를 열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의산정협의체를 통해 이런 가이드라인과 정책 방향에 합의하고 합의내용을 관리할 위원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적 공감을 얻기 위한 의산정 공동 자정선언도 수반된다.리베이트 출구 '의산정협의체'…국민공감이 관건제약업계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쌍벌제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조치를 강화하기에 앞서 허용범위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특히 공정경쟁규약처럼 쌍벌제 법령에 기반한 의료계와 제약업계의 공동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공정경쟁규약은 공정거래법을 근거로 제약업계의 자율경쟁을 유도하는 규정이어 기본적으로 법령체계가 쌍벌제와 다르기 때문에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세부지침을 관리할 위원회 구성 또한 의사협회와 의견이 거의 다르지 않았다. 추가적인 부분은 지원내역 공개부분이다.공정경쟁규약은 현재 학술행사 지원내역에 한해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제약사들이 지원한 비용을 사실상 전면 공개하는 미국의 '선샤인법(Sunshine Act)'을 쌍벌제 법령체계에 도입하자는 주장이다.제약계 한 관계자는 "허용범위는 더 열고 대신 운영상 투명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면 불합리한 부분을 해소하면서 음성적 뒷거래도 상당부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가령 PMS 증례보고수는 식약청 기준의 1.5배로 정하거나 부작용 모니터링(관측조사)을 허용하고, 대신 지원내역을 복지부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관측조사의 경우 2018년부터 시행될 의약품 품목허가 갱신을 위한 자료 준비 뿐 아니라 해외에 의약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영역이지만 현행 법령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규제완화는 시기상조…수용 가능한 선이라면사실상 1개로 제한돼 견본품 제공갯수나 강의료, 자문료, 소액의 물품제공, 명절선물 등 사회적 의례행위 등도 마찬가지다. 쌍벌제에서는 허용돼 있지만 공정경쟁규약에서는 불허하고 있는 연구자임상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송 대변인 또한 "허용범위가 합리적으로 개선된다면 지원내역을 공개하는 입법을 수용못할 이유가 없다"고 공감을 나타냈다. 다만, 학술과 연구, 개발을 장려하기 위한 지원행위에는 불필요한 제한을 둬서는 안된다는 원칙이 전제될 때 가능한 이야기라고 덧붙였다.반면 복지부 측은 쌍벌제 완화조치를 수용할만한 사회적 분위기가 아직은 형성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지금처럼 리베이트 이슈가 계속 터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의약품정책과 김혜인 사무관은 그러나 "수용 가능한 정책제안은 얼마든 지 검토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쌍벌제 입법을 주도했던 국회 한 보좌진는 "의료계와 제약업계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법령개정 논의를 시작하려면 의산정협의체가 제대로 분위기를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2013-03-22 06:35:00최은택·어윤호 -
등록판매자 8만명…일본 약사직능 위협"같은 가운을 입고 있는데 누가 약사이고 누가 등록판매사인지 구분이나 할 수 있겠나. 일본 드럭스토어에서 약사와 등록판매자 모두 고용주 눈치 보는 고용인일 뿐이다."일본의 한 현지인은 일본 등록판매자와 약사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잘라 말했다.약사 아닌 일반인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공인한 등록판매자 제도는 한국의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일반약 편의점 판매 문제와도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일본 현지서 바라본 무자격자, 일명 '카운터'를 합법화한 일본의 등록판매자제도는 분명 그곳 약사들의 위상과 전문성을 훼손하는 데 적지 않은 일조를 하고 있었다.일본 등록판매자 허와 실일본은 2008년 9월 약사법 개정의 일환으로 일반약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의약품 등록판매자 제도를 도입했다.등록판매자가 되기 위해서는 관련 시험에 합격해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해 놨으며 시험의 주체는 도도부현, 즉 우리나라 시도지부에서 주관하고 있다.일본 드럭스토어에서 일반약을 판매 중인 등록판매자들 모습.시험 응시를 위해서는 1년 이상 약사 또는 등록판매자 관리, 지도하에 약국이나 드럭스토어 등 의약품 판매 현장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학력은 고졸이상이다.약사법 개정이 있었던 2008년 8월 시행된 제1회 등록판매사 시험을 시작으로 매년 합격자들을 배출해 현재는 8만여명에 달하는 등록판매사들이 전국서 활동 중에 있다.단, 일본의 경우 일반약이 3종으로 분류돼 있는 만큼 약사만이 판매할 수 있도록 분류된 1종을 제외한 2, 3종의 약은 등록판매사들이 판매할 수 있게 돼 있다. 최소한의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정부 방침에서였다.2, 3종 약 모두 약사나 등록판매자가 판매 가능하고 2종은 판매시 문서를 통한 정보제공 노력 의무가, 3종은 별다른 정보제공 의무가 부여되지 않는다.하지만 일본 현지인들에 따르면 약사와 등록판매자 간 역할이 모호해지면서 일부 동네 약국들의 경우 약사가 없는 약국에서 등록판매자들이 암암리에 1종 일반약까지 판매하고 있다.일본의 한 현지인은 "약사가 없는 동네 드럭스토어에선 단골 고객들을 대상으로 약사만이 판매 가능한 1종 의약품을 몰래 판매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본다"며 "일반약이 재분류될 때마다 판매 가능한 약 종류가 변하는 만큼 고객 편의를 위해 1종으로 분류된 약도 등록판매자가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그는 또 "등록판매자 수가 증가하면서 현지 주민들은 조제를 제외한 일반약 상담과 판매에 있어서는 약사와 등록판매자의 차이를 크게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등록판매자가 대거 배출되고 활동하면서 약사 위상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등록판매자 없어 고용 못해…수요 나날이 증가 지난해 일본에서는 등록판매자 배출과 관련한 대대적인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다.등록판매자 시험에서 합격자 중 대다수가 1년 이상 약국이나 드럭스토어에서 일한 경력이 없다는 사실이 발각돼 대거 합격이 취소된 것이다.일본 드럭스토어 게시판에는 등록판매자와 약사 등 고용인들의 사진과 소개가 게재돼 있다. 현지인에 따르면 당시 일본에서는 국가적으로 등록판매자 제도의 허점과 의약품 판매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기도 했었다.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일본에선 현재 대형 드럭스토어 체인과 편의점 등이 확대되면서 등록판매자의 수요 역시 나날이 증가 추세에 있다는 것이 현지인의 설명이다.드럭스토어에는 등록판매자들이 고객 상담을 위해 항상 대기 중에 있다. 특히 일본은 현재 약사와 등록판매자를 모두 고용하는 형태의 약국주도 드럭스토어보다 조제나 1종약을 판매하지 않는 생활형 드럭스토어 매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등록판매자들의 채용률도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이들은 대다수가 계약직 채용에 급여도 일반 직원이나 약사에 비해 적은 수준이지만 등록판매자 시험 응시자와 합격자 수는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현재 일본 약사사회에 있어 등록판매자는 불편하지만 같이 가야 할 대상이 돼 버렸다는 것이 현지 약사들의 설명이다. 일본 드럭스토어 전문체인 용생당약국 관계자는 "이제 일본에서 등록판매자들은 무시하지 못할 직업군에 하나로 자리잡았다"며 "약사들도 점차 껄끄럽지만 등록판매자들의 역할을 인정해 가고 있는 추세가 됐다"고 말했다.2013-03-21 12:30:00김지은 -
"무엇이든 연락만 주세요"…'머슴' 마케팅 또 고개의약품 리베이트 파동은 최근 20여년 동안 세번의 파고를 거쳐왔다.14개 제약사가 국내 유명 대학병원 수십 곳에 발전기금 등의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가 공정위에 적발됐던 1994년의 사건이 첫번째였다.실거래가상환제와 의약분업 도입 직전인 1999년에는 경찰이 9개 병원과 10개 제약사를 표본삼아 수사를 벌였는데, 당시 '의료비리'로 사회장 파장이 적지 않았다.세번째 파고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2006년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리베이트 조사가 이뤄지다가, 쌍벌제 도입을 전후해 검경, 복지부, 식약청 등 규제당국이 총동원돼 합동단속에 나서고 있다. '리베이트 박멸작전'을 방불케하는 수준이다.감사원에 따르면 복지부, 검경 등 6개 기관이 2003년 1월부터 2011년 9월까지 리베이트 단속에 나서 적발한 업체만 341곳이나 된다. 뒷돈을 받은 의약사 등은 1만6474명으로 드러났는데, 리베이트는 적발된 액수만 1조1141억원에 달했다.그러나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이후 처벌이 강화된 것은 물론이고 6년째 단속이 이어지면서 이런 불법 뒷거래는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쌍벌제 그 후, 리베이트 관행 눈에 띄게 줄었지만실제 국회입법조사처 연구용역 결과 설문에 응한 제약업계 종사자 중 10명 중 9명 이상이 '쌍벌제 시행이후 거래처 의약사의 리베이트 요구가 줄었다'고 답했다.'자사의 리베이트 비용이 줄었다'는 응답자 비율은 이 보다 조금 더 높았다.쌍벌제 시행이전 리베이트를 주지 않는 제약사가 없고 뒷돈을 챙기지 않는 의약사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보편화돼 있었던 실태를 감안하면 유의미한 변화다.하지만 감시와 처벌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뒷거래는 여전히 암존한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리베이트 박멸을 목표로 했다면 정부의 단속은 처음부터 실현 불가능한 것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이런 관행을 하루 아침에 뿌리뽑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법망을 피해가는 수법도 가지가지다. 가령 백신을 보유한 제약사는 눈 속임을 위해 현금품 대신 비급여 품목인 자사 백신제제를 다른 의료기관보다 더 싸게 공급한다.검사장비 등 의료기기를 헐값에 제공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병원은 병실까지 의약품이나 의료재료를 공급하도록 강요한다. 병원인력을 줄이겠다는 것인데 사실상 의료재료 공급자가 절감된 인건비만큼 비용을 더 쓸 수 밖에 없다.의약품 할증이 금지되다보니까 분유나 생수 등 법망을 피할 수 있는 자사 다른 영역의 제품들까지 대거 동원된다. 연수원 승마장, 사옥 내 고급 헬스장, 골프연습장 등도 무료로 제공된다.영업사원 영혼 멍들게 하는 생활밀착형 리베이트안타까운 건 적발이 어려운 노무제공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생활밀착형' 리베이트로 명명한 이런 행태는 사실상 의료인의 '머슴'으로 전락하는 것으로 영업사원들의 자존감을 심각히 훼손한다.국내 한 제약사 신입 영업사원의 경우 '무엇이든 연락주세요'라는 문구가 새겨진 명함을 들고 다닌다. 그의 역할은 투석내과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집까지 데려다 주는 일이다. 계단은 환자를 등에 업고 오른다.다국적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영어를 잘 하는 특기를 활용해 의사 자녀들의 과외선생으로 뛴다. 당연히 무보수다. 이런 '스킨십?'이 통하자 다른 외국계 제약사로 확산되는 분위기다.국내 제약사 한 임원은 "의료기관과 의사가 초우월적 지위에 있는 한 이런 관행을 일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규제가 강화되면 될수록 리베이트는 더 음성화되고 영업사원들의 머슴화 경향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다른 제약사 영업 임원도 "리베이트 허용범위가 너무 협소하다보니 선택의 폭도 그만큼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처벌을 무릅쓰고 모험을 감행하든가, 아니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내놔야 한다"면서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하도록 법령을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2013-03-21 12:25:00최은택·어윤호 -
대체조제 생활화된 일본약사들…의사들도 만족일본 조제전문 약국 조제실 외벽엔 대체조제를 권장하는 대형 포스터가 붙어있다.절차가 복잡하고 의사 눈치도 보여 대체조제를 꺼리는 한국 약국과 분명히 대비되는 모습이다.의·약사, 제약업계, 정부와 국민까지 모두 권장하고 만족하는 일본 대체조제 제도 현황을 살펴봤다.정부주도 제네릭 보급확대 정책, 대체조제 활성화 기점으로일본 조제전문약국들에는 대체조제를 홍보하는 내용의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한국의 현실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도입 초기엔 참여가 저조했고 의사 반발도 적지 않았다.이 같은 상황을 적극 타개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일본 정부였다.대체조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2008년 4월 정부는 처방전에 기존 대체조제 가능을 별도 표시해야 했던 것을 '제네릭 변경불가'로 변경하면서 사실상 완전 대체조제를 허용했다.의사가 별도로 처방전에 '변경불가'를 명기하지 않는 한 약사의 독자적 판단으로 동일성분의 다른 브랜드 제네릭 약으로 대체조제가 가능해 졌기 때문이다.대체조제 절차 역시 대체조제 후 의원에 사후통보만 하면 되도록 절차를 간소화했다.이에 더해 일본 정부는 대체조제를 시행하는 의사와 약사들에 대한 인센티브도 확대했다.정부는 제네릭 활성화 정책 일환으로 약국의 조제 기본료 인하(기존 처방전 접수 1회마다 42점이었던 것을 40점으로 인하)를 전제로 제네릭 약 조제율이 30%이상인 경우 4점을 가산하도록 했다.의사들의 참여 유도를 위해 대체조제를 통해 절감한 재정을 의료수가 인상에 사용한다는 정부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한편 대체조제가 진행된 경우 의원에 점수 2점 당 200엔 가량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이 같은 정부의 모든 정책방향은 곧 제네릭 활성화를 통해 전체적인 의료비를 삭감하겠다는 목적에서였다.정부 노력은 서서히 결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비즈앤이슈 정동명 사장은 "정부 주도 제도가 시행되면서 의사들이 먼저 대체조제에 적극 참여하기 시작했고 실제 의사가 약사의 대체조제를 인정하는 비율도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7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더해 시행 5년여 만에 제네릭 약 조제수량 비중이 이전 17%대에서 30%대까지 상승하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처방전에 대체조제 불가 표시(빨간선 안)를 하는 의사는 10%대에 불가하다는 것이 일본 약사의 설명이다. 대체조제가 활성화되면서 일본 조제전문약국들은 환자를 대상으로 전국의 모든 처방전 수용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홍보가 활성화 됐다. 일본 조제전문약국인 토마토약국 대표약사는 "대체조제 도입 초기엔 의사들의 반발도 적지 않았지만 정부차원서 제네릭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고 인센티브 제도 등이 확대되면서 현재는 사실상 대체조제를 반대하는 의사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그는 또 "의사가 처방전에 불가표시를 하는 것에 한해 대체조제가 제한되는 데 해당 표시가 돼 나오는 처방전은 10%도 채 되지 않는다"며 "일본 약국은 대체조제에 대한 포스터와 대체조제 가능 약의 목록 등을 제작해 환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대체조제 활성화, 약사 약 선택권 강화로 조제 중인 일본 약사의 모습. 이 같은 일본의 대체조제 활성화는 정부와 제약업계, 의약사, 국민이 모두 만족하는 제도로 정착돼 가고 있다는 것이 일본 현지인들의 이야기다.제네릭 활성화로 정부는 보험 재정을 절감하고 제약업체들은 매출을 확대할 수 있으며 의사는 인센티브를 얻고 국민은 안정적 의약품 공급과 더불어 의료비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무엇보다 대체조제 활성화를 통해 수혜를 얻는 것은 약사들이다. 의약품에 대한 약사의 선택권으로 전문성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일본 평안당약국 약사는 "일본에선 약사회와 약국 차원에서 환자들에게 대체조제를 홍보하고 권하는 것이 생활화 돼 있다"며 "임의분업으로 외래 처방전이 많지 않은 일본에선 대체조제 활성화가 약사들의 약 선택권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하나의 제도적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2013-03-20 12:22:42김지은 -
쌍벌제 무서워 PMS 거절…공익적 활동도 난도질'정보 제공을 통해 소비자와 판매업자를 동시에 자극·설득함으로써 판매고와 이윤을 증대하려는 모든 기업활동.''판매촉진'의 경제학사전적 정의다. 물론 제약산업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특수산업이며, 규제산업이다. 그렇다고 판촉활동 없는 기업이 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리베이트 쌍벌제는 판촉목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주고 받았다는 사실만 있으면 대가성이나 부당성을 불문하고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쌍벌제 규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의료계와 제약업계에서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이유다.의약품에 대한 학술정보 제공, 공익을 전제로 한 학회와 제약사의 정당한 활동마저 '죄'로 규정되기 십상이다.국제학술대회는 선진 석학들과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 환자 치료에 활용하기 위한 최적의 수단중 하나다.하지만 쌍벌제 시행규칙과 공정경쟁규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열리는 국제학회의 경우 제약사로부터 참가 지원을 받으려면, 주최측으로부터 위임서, 교통비·등록비·식대 등에 대한 증빙자료와 함께 실비정산내역서를 받아 사업자에게 통지하고 지원금을 협회에 납부해야 한다.깐깐한 학회지원 규제…한국의사 색안경끼고 볼수도그러나 선진국에서는 위임장을 받는 사례가 없기 때문에 이런 서류를 요구하면 개최국 사무총장이 국내 의료현실을 이해하지 못해 한국 의사사회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배상철 대한의학회 학술진흥이사는 "한끼 식사가 5만원으로 제한돼 있어서 다른 국가 의사들이랑 밥을 먹어도 따로 영수증 처리를 해야 한다"면서 "학회 활동이 제약 받지 않도록 법령은 존중하되,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개정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제약사와 학회가 연합해 진행하는 공익 캠페인이나 질병관련 책자발간도 마찬가지다.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해 다국적사인 A사와 함께 '당뇨병 환자들의 식단관리(가제)'라는 제목의 지침서를 발간해 무료배포하는 공익사업을 진행하려 했지만 액수가 크다는 이유로 규약심의위원회로부터 불가 판정을 받았다.반면 한 종양학회에서 다국적사인 B사와 거의 같은 형식으로 기획한 책자는 금액이 적정하다는 이유로 승인됐다.당뇨병학회 관계자는 "당뇨병환자와 특정암 환자수는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당연히 사업규모가 다를 수 밖에 없다"며 "같은 공익사업인데 금액의 크기를 놓고 승인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A다국적사 관계자도 "현재 규약심의위는 캠페인 등 공익적 목적의 지원사업의 상한선을 암묵적으로 5000만원으로 설정하고 있다"면서 "무작정 금액을 한정해 버리면 공익사업은 큰 제약을 받게 된다"고 토로했다.공익사업이 이 정도니, 판촉활동은 더 어렵다. 문제는 제도뿐 아니라 의료기관들도 제약사에 협조적이지 않다는 점이다.공헌활동도 가치보단 금액 우선시하는 교조주의최근에는 국내서 허가받은 신약에 대해 의무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시판후조사(PMS) 의뢰를 거부하는 병원마저 늘고 있다. PMS가 리베이트와 직결된다는 인식과 쌍벌제 시행후 하락한 PMS 비용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실제 암 전문인 K병원은 현재 '2상 이상의 허가 임상에 주력한다'는 이유로 제약사들의 PMS 의뢰를 거절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항암제를 보유한 제약사들은 의무 증례수를 채우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재심사기간 동안 제약사들은 신약(6년)은 3000례, 개량신약(4년) 등은 600례를 확보해야 한다.S대학병원, K대학병원 등 일부 대형 종합병원들도 제약사의 PMS에 대해 방어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B다국적사 관계자는 "약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것은 당연히 개발한 제약사다. 그런데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약에 대한 데이터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정당한 기업활동마저 무작정 제한하다보니 병원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그는 "쌍벌제는 판촉활동이 아닌 '부당한 판촉활동'을 금지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판촉자체가 나쁜 게 아니다. 정당한 활동은 국민건강에도 득이 될 수 있는 만큼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2013-03-20 12:19:59최은택·어윤호 -
"원조 빨대는 안잡힌다"…업체도 1순위는 신상보호쌍벌제 시행으로 불법 리베이트는 상당부분 위축됐다. 그렇다고 근절된 것은 아니다.개원가, 병원계, 국내사, 외자사 가릴 게 없다. 동아제약, CJ제일제당의 리베이트 적발로 의사들이 무더기 소환 조사를 받고 있고, 대한의사협회가 영업사원 출입금지령까지 선포했지만 진정한 '꾼'들은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과감하고 치밀한 속칭 '빨대(의사)'와 '밀대(제약)'들에게 쌍벌제는 큰 장애물이 아니다.'빨대'의 요구사항은 단 한가지, '현금'이다. 이들은 소소한 강연료, 자문료, PMS 등을 활용한 편법에 반응하지 않는다.쌍벌제 이후 현금 거래가 가장 안전하고 보편적인 리베이트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내부고발이 아닌 이상 세탁이 끝난 뒷돈을 잡아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서울에 위치한 P내과 A원장은 해당 지역을 출입하는 영업사원들 사이에서 노골적으로 현금을 요구하기로 유명하다.A원장은 이른바 '100대 100(처방액과 동일한 금액)' 이상을 현금으로 요구한다. 이런 '딜'이 성사되면 약속을 확실하게 지킨다."현금만 챙기는 그 분들 약속(처방)은 꼭 지킨다"서울의 S이비인후과 B원장은 '100대 100' 이상에다가 비급여 품목(백신, 보톡스, 필러 등)의 무상(또는 저가) 공급을 처방 조건으로 제시한다. 그 역시 약속은 꼭 지킨다.대전의 한 의원 원장은 성분별로 금액을 적어서 돌린다. 액수만큼 현금을 줄 능력이 없으면 아예 들어갈 수도 없다. 하루 처방건수가 200건이 넘는 우량거래처를 놓칠 수 없는 제약사들은 현금을 들고 줄을 설 수 밖에 없다.데일리팜DB.한 제약사 관계자는 "리베이트에 정통한 선수(의사)들은 영업사원들에게 '돈을 주면 반드시 처방해 준다'는 믿음을 갖게 한다"면서 "이 때문에 이들을 고발하는 제약사 직원도 없고, 정부의 단속이 있더라도 1순위 보호 대상이 된다"고 귀띔했다.달라는 의사가 있다면 받으라는 영업사원 역시 존재한다.이들 역시 현금을 준비하지만 의사들 모두가 받지는 않기 때문에 다양한 수법을 개발한다.A제약사 영업사원 K씨는 회사에서 지급되는 일비 등 가용금액으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사이버머니를 구입하고, 자신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의사에게 알려준다. 의사는 이 계정으로 TV, PC 등 원하는 물품을 구매하면 되는 것이다.쇼핑몰 계정 열어주고, 무료 과외에 바쁜 그들금품 대신 지식을 제공하는 사례도 있다. B제약사 영업사원 L씨는 현재 거래 병의원 의사들의 초·중·고생 자녀들에게 공짜로 영어 과외교습을 해주고 있다. 뛰어난 영어실력을 무기 삼아 의사들에게 거절하기 힘든 제안을 하는 것이다.서울시 광진구의 한 내과 원장은 "쌍벌제 시행후 리베이트에 대한 부담감과 두려움이 생긴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기발한 형태로 리베이트를 제의하는 영업사원이나 회사가 있기 때문에 넘어가는 의사들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정부는 쌍벌제 시행 이후 전방위로 리베이트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이런 '선수'들은 잡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국내 제약사 한 임원은 "제약업계에 이름이 알려진 '선수'(의사)들이 있지만 리베이트 수사에서 적발됐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의료계 한 관계자도 "의사들 적발사례를 보면 생계형 리베이트가 주류를 이룬다. 의료계에도 소문난 분들은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간다"면서 "생계형 도둑만 잡고 정작 큰 도둑은 놓치고 있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귀띔했다.2013-03-19 06:35:00최은택·어윤호 -
오프라인 강의는 40분에 50만원…동영상엔 벌금?의료계가 들썩인다. 제약업계는 곤혹스럽다.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이 언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좋은 파트너가 돼야 할 의료계와 제약업계 관계가 서먹해졌다.논란은 동영상 강의의 위법성 여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의사협회 송형곤 대변인의 휴대폰에서는 쉴새 없이 통화수신음이 울린다.송 대변인은 "벌써 100통화가 넘었다"고 말했다. 동아제약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있는 회원들의 문의전화들이다. 송 대변인은 거침없었다.동영상강의를 촬영하고 2000만원을 받는다? 우리가 나서서 구제할 까닭이 없다. 그런데 300만~400만원을 받았다면 말이 달라진다. 더구나 법률 검토결과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말을 믿고 촬영에 응했다면.검찰은 대행사를 통한 의사들의 동영상강의를 신종 리베이트 수법으로 단정하고 일괄 기소했다. 강의는 해당 의사가 임상적 경험을 바탕으로 투약에 따른 효과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강의료는 공정거래법에 근거한 공정경쟁규약에도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 하지만 대략 시간당 50만원, 하루 100만원 범위에서 암묵적으로 허용된다. 현장에서는 40분 강의에 50만원이 주어지는 게 일반적이다.복지부도 쌍벌제 법령 유권해석에서 처방대가가 아닌 적정수준의 강의료는 문제될 게 없다고 밝힌 바 있다.처방대가 아닌 적정수준 강의료는 괜찮다는데…동아제약 사건은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하나는 동영상 강의의 가치다. 송 대변인은 동영상 강의를 리베이트로 취급할 게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 건건이 가치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동영상 강의는 해당 의사 고유의 지적산물이라는 점에서 가치는 더 클 수 있다.정부 측 관계자도 "강연료가 100만원이라면 동영상강의의 가치는 그 보다 더 크게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하나는 실체적 진실이다.가령 동아제약이나 대행사는 처방을 유도할 목적으로 동영상 강의를 제안했더라도 해당 의사가 순수 강의목적으로 이해했다면 '공모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적극적으로 위법성 여부를 제약사에게 확인한 의사라면 더욱 그렇다.데일리팜 DB판단은 재판부의 몫인만큼, 이 참에 동영상을 포함한 강의행위 전반에 대한 법리적 해석을 법원에 요청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쌍벌제 법령 뿐 아니라 공정거래법령상으로도 이 부분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국내 한 제약사는 자사의 제품명이 새겨진 우산을 의사들에게 제공했다가 판매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공정경쟁규약에서는 1만원 이하의 물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약사법상으로는 7가지 허용된 항목 이외에는 일체 금지되는 것이 원칙이다.한 대형로펌의 변호사는 "공정경쟁규약과 쌍벌제 상의 불일치도 문제이지만 이런 부분까지 규제해 처벌하는 것은 법상식상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식사비, 수금할인, 자문…위험한 경계 끝이 없다다른 제약사는 식대가 문제가 됐다. 공정경쟁규약을 지켜 5만원을 넘지 않게 사용했는데도 동석자 명단을 기입해 놓지 않아 순식간에 '범죄'(리베이트)를 공모한 부적절한 식사자리로 변질돼 버렸다.3~4명이 함께 식사를 하면 15만~20만원 범위내에서 접대가 가능하지만, '000 외 2인' 식으로 기재했다가 비용이 과하다는 이유로 다른 위법행위와 함께 범죄일람표의 한 구석을 차지했다.서울의 한 약국은 결제할인율 범위를 초과했다는 이유로 처벌선상에 올랐다. 현행 법령은 수금과정에서 마일리지(1%)를 포함해 최대 2.8%까지 할인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다.이 약국은 2.8% 범위를 지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거래 도매상 장부에는 3%로 기재돼 있었다.이른바 '소사장제' 영업사원이 중간에서 0.2%의 마진을 챙긴 것인데, 경찰은 이런 거래구조를 인정하지 않고 도매상 장부상의 3%를 결제할인율로 적용해 범죄자로 몰아갔다.이런 경계선은 자문료, 경조사비, 명절선물 등으로 무한정 확대될 수 있다.의료계와 제약업계에서 보건의약산업계판 '장발장'을 양산하는 과잉규제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2013-03-18 12:19:55최은택·어윤호 -
동영상 고발시대…의사·MR, 살 얼음판 위의 만남[리베이트 고발 확산…정부 단속 강화…MR 출입금지로]"쌍벌제 시행 이후 리베이트 신고는 더욱 지능화되고 다양화됐다. 최근에는 의사가 직접 리베이트 현장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제보하는 등 리베이트 고발도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의사와 영업사원간 리베이트 상호 고발전은 검경 등 사정 당국의 단속 확대로 이어졌으며 불법행위 적발도 증가했다. 또 이같은 환경 변화는 의료계 자정선포와 영업사원 출입금지까지 오게됐다."#쌍벌제 이후 점화된 의사와 영업사원간 갈등이 의료계 자정선포와 MR 출입금지 사태로 번지고 있다.정부는 #리베이트가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제약업체 뿐만 아니라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의사들도 처벌할 수 있는 '쌍벌제'를 도입해 지난 2010년 1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정부의 의도대로 쌍벌제 이후 업계의 고질적인 현금성 리베이트 제공은 감소했고, 마케팅 패턴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처방실적에 따라 현금을 지원하는 이른바 '100대 100, 100대 200' 등의 용어는 점차 사라지고 관계중심 영업은 근거중심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급작스런 제도 변화는 상호 고발전 확대와 리베이트 신고 지능화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이로인해 의사와 영업사원 간 갈등은 심화됐고 영업현장은 점점 경색되고 있다.◆리베이트 상호 고발 확산=최근 이슈가 됐던 일부 상위제약사의 리베이트 적발 사례는 쌍벌제 이후 지능화된 리베이트 제공과 상호 고발전 등을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제약사들의 리베이트 제공 수법이 다양화된 것은 물론 리베이트 신고도 전방위로 확산됐기 때문이다.업계는 이와 관련 쌍벌제 이전에는 제약사 퇴직자나 직원들의 내부고발과 경쟁 제약사에 의해 이뤄졌던 리베이트 신고가 쌍벌제 이후에는 의사들까지 가세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실제로 최근 A제약사 리베이트 적발은 모 의사의 동영상 제보가 발단이 됐다.모 제약사 지점장이 리베이트를 제공한 현장을 의사가 직접 동영상을 촬영하고 녹취를 하면서 경찰의 대규모 조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과거 진행된 2곳의 상위 제약사 리베이트 조사 발단도 의사의 신고 때문이었다.이권다툼으로 병원간 마찰을 빚었던 의사들이 당국에 리베이트 행위를 고발했고, 경찰은 거래관계에 있었던 제약사 2곳을 조사하면서 처벌까지 이어지게 됐다.업계 관계자는 "리베이트 신고가 제약사 내부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며 "의사나 도매업체들도 리베이트 신고에 가담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다.특히 쌍벌제 이후 영업사원이 신규거래처에 처방을 부탁하면서 리베이트를 제안할 경우 의사들로부터 신고를 받기도 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업계 관계자는 "의사들이 제보를 하는 이른바 '역 리베이트' 신고로 제약사들이 두려워 하고 있다"며 "쌍벌제 시행 이후 리베이트 신고의 새로운 양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의사들도 두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의사들의 리베이트 수수를 잘 알고 있는 일선 영업사원들도 의사들을 충분히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중견제약사 관계자는 "제약사에서 리베이트를 중단해도 당분간 처방교체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의사들이 영업사원들의 신고를 두려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잇단 리베이트 조사 MR 출입금지로=이처럼 쌍벌제 후 형성된 의사와 영업사원간 미묘한 관계는 양측의 갈등 확산을 야기했다.리베이트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의사와 영업사원들의 상호 고발전이 난무하면서 당국의 리베이트 조사에 그대로 노출됐기 때문이다.결국 위기의식을 느낀 의료계는 2번에 걸친 영업사원 출입금지 선언으로 감정을 드러냈다.최근 의협의 대대적인 영업사원 출입금지 조치도 표면적으로는 외부업체에 인터넷 강의를 하고 받은 콘텐츠 제작 및 소유권 이전료를 리베이트로 취급했다는 의사들의 반발로 시작됐다.이어 법인카드 선지원 행위 리베이트 제공사례가 적발되면서 수백여명의 의사 줄소환이 이어지자, 의협은 영업사원 출입금지라는 강수를 들고 나온 것으로 관측된다.하지만 그 이면에는 쌍벌제 후 의사-MR간 리베이트 제공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이 중요한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따라서 쌍벌제와 맞물려 깊어진 의사와 영업사원 갈등 해결과 합법과 불법이 모호한 제약 마케팅의 유연화, 투명경영 정착을 위한 근거중심 영업 활성화 등이 앞으로 의약계가 풀어야할 과제로 남게됐다.2013-02-18 06:31:00가인호 -
IT 시스템 4종세트에 담긴 약국경영 '비법'[연중기획] 디테일로 승부하는 약국들 [2] 성남 복정동서울약국김현철 씨(가명)는 처방전을 전산직원에게 내민다. 잠시 대기하면 약국에 걸린 모니터를 통해 본인부담금과 약 나오는 순서를 확인할 수 있다.김 씨는 본인의 약제비를 미리 알고 잔돈을 준비한다. 약사가 따로 돈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약국에서는 환자의 휴대폰 번호를 체크하고 구두 복약지도와 별도로 복약지도문을 출력해 준다.김현익 약사약국을 떠난 김 씨에게 약국의 서비스는 멈추지 않는다. 환자 휴대폰으로 '방문에 감사 드립니다. 궁금한 점은 전화 주시고 항상 건강하세요'라는 문자메시지가 발송된다.여기서 끝이 아니다. 장기처방일 경우 '약 복용 시기가 만료돼 갑니다. 참고하세요'라는 문자메시지가 전송된다.처방전을 내민 순간부터 약을 다 복용하는 순간까지 고객에 대한 약국 서비스는 계속된다.경기도 성남시 소재 복정동서울약국(약사 김현익)이 2005년부터 고객 관리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서비스다.중소형 규모인 복정동서울약국에는 4대의 컴퓨터, 4대의 터치모니터, 6대의 일반모니터, 3대의 바코드리더기, 2대의 카드단말기가 가동된다.이를 통해 환자의 약력과 일반약 구매내역이 모두 DB화되고 일반약 영수증에도 복약지도문이 출력된다. 또 약사가 조제를 하면서 환자의 약력과 특징 등을 한눈에 체크할 수 있다. 이 약국 최고의 무기다.약국은 ▲환자용·약사용 모니터 ▲복약지도문 출력 ▲SMS서비스 ▲모니터를 통한 일반약 상담 등 신기술을 경영에 접목했다.약국에서 활용 중인 IT접목 사례들. 영수증에 일반약 복약지도 내용도 인쇄된다.결국 환자를 잡기 위한, 단골고객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다.김 약사는 "수기봉투에 담아 '식후 30분후에 드세요'라는 과거 복약지도 형태를 고수하면 고객들은 약국에 부가적인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돈 내고 약만 받아가는 곳으로 그 약국을 인식 하게된다"고 지적했다.즉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다른 약국과 차별화된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조제 외에 일반약 구매 때도 그 약국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바로 기대심리다.김 약사는 시스템으로 고객의 정보를 확보해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고객에게 접근하면 필승이라고 강조했다.약국에 환자에게 전송하는 문자메시지 내용여러 약국에 동일한 시스템을 추천하여 시행해본 결과 문전이나 대형약국이 아닌 이상 전통적 동네약국(매약30~40만, 조제30~50건)은 일반약 매출 성장가능성이 최소 30%에서 최대 100%까지 가능하다는 게 김 약사의 분석이다.즉, 그만큼 잠재적인 고객의 수요가 있는데, 약국에서 아직 소화를 못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김 약사는 인테리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인테리어만 변경해도 30%의 매출증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김 약사는 "외부로 보여 지는 인테리어의 변화와 모든 고객은 건강에 대한 욕구가 있다는 전제를 인정하고 약사가 고객과 소통할 수 있다면 매출증가는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김 약사는 "고객에게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좋은 서비스도 일시적이면 이벤트일 뿐"이라고 말했다.김 약사는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를 ▲안정적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프로그램 ▲입력자(약사)의 꾸준함 ▲입력방법의 단순화, 편리함 ▲비용효율화를 꼽았다.2013-01-10 06:44:58강신국 -
"약국은 마케팅 실험무대"…'맛약국'으로 승부[연중기획] 디테일로 승부하는 약국들 [1] 제주 메디칼약국"젓가락질 잘 해야만 밥을 먹나요. 잘 못해도 서툴러도 밥 잘 먹어요~."약국 가득 울려 퍼지는 귀에 익은 대중가요가 환자들의 마음을 절로 가볍게 한다.딱딱한 약국 분위기와는 다른 배경음악에 귀가 놀랐다면 연이어 생소한 약국 풍경에 환자들의 눈이 또 한번 놀란다.제주도 메디칼약국 오원식 약사. 제주도 제주시에 위치한 메디칼 약국. 한달 여 전 오원식(37) 약사는 파격을 감행하며 대대적인 약국 리모델링 작업에 착수했다.약사가 리모델링 과정에서 직접 고안, 제작한 이벤트 장에서부터 제품 영상광고, 투명 조제실까지, 약국은 곧 오 약사의 마케팅 실험무대 그 자체이다.매달 진행하는 기획 이벤트와 약사가 만들어 놓은 직원·제품·매출관리 시스템은 약국 매출로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다.창의적인 아이디어 실천을 통해 직접 체감하며 일궈낸 오 약사의 약국 마케팅 노하우를 데일리팜이 샅샅이 파헤쳐 봤다.◆인테리어부터 차별화…이벤트장부터 가격표시제도까지=메디칼약국의 진열장 하나하나는 여느 백화점이나 마트 건강기능식품 기획 코너가 부럽지 않다.리모델링 과정에서 오 약사가 인테리어 전문가와 직접 상의하며 제작한 이벤트장을 비롯해 하이라이트존, 의약외품 코너 등 진열장 하나하나에서 약사의 아이디어와 마케팅 기법이 숨어있다.약국 한켠에 마련해 놓은 이벤트 장 모습. 이벤트장은 백화점 신발코너에서 아이디어를 착안, 때 마다 기획한 아이템에 맞게 진열장을 변형 가능하도록 조립식으로 제작했다.약사가 기획한 아이템에 맞게 제품이나 POP를 변형, 진열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항상 변화하는 약국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다.또 고객들의 눈길이 가장 많이 머무는 복약지도 공간을 하이라이트존으로 잡고 약사가 때마다 가장 주력하는 상품을 진열해 환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약국 한켠에는 의약외품 코너를 별도로 마련해 놓았다. 보호대나 신발, 의료기기 등의 상품을 다양하게 진열하고 아크릴쇼케이스를 이용, 가격을 표시하고 회전 진열대 등을 설치해 고객이 마치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약국의 대대적인 리모델링 변화는 약국 매출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오 약사에 따르면 리모델링 후 전년 동월 대비 약국 매출이 300~400만원 이상 늘었다. 오원식 약사는 "고정돼 있는 약국은 고객까지도 멈추게 하고 기대감을 떨어뜨리게 한다"며 "지속적으로 약국을 변형하고 고민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려는 것이 곧 고객들에게도 기대심과 관심을 받게 되는 길"이라고 말했다.◆가정의달·수험생·연말 이벤트 등…고객 만족 서비스로 승부=오원식 약사의 또 다른 마케팅 비법은 이벤트 활용이다.오 약사는 약국이 비교적 한가한 시기인 여름에 1년 치 전반적인 약국 경영 계획과 이벤트를 기획하고 이에 맞는 별도 POP를 제작해 놓고 있다.계절이나 시즌에 맞는 이벤트를 기획해 이에 맞는 일반약이나 건기식, 의약외품의 판매도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이벤트를 기획하면 먼저 취지에 맞는 일반약과 건기식, 의약외품 등을 선별, 포장, 진열하고 POP를 약국에서 직접 제작한다.메디칼약국에서는 시즌별로 기획 이벤트를 진행 중에 있다. POP는 수기로 쓰거나 출력한 종이, 손코팅, 코팅기로 뽑아낸 것, 네온보드, TV·모니터를 이용한 디지털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 중이다.지난 한해 가정의 달, 수능시험 시즌 수험생 이벤트, 연말 이벤트 등을 진행, 잉여매출도 확보하고 환자들 사이에서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약국이라는 이미지도 심어줬다.오 약사는 "능동적으로 약국에서 하고싶은 일을 찾을 때 비로소 약국에 지배받는 것이 아닌 약국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며 "한번 더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곧 실행하고 도전하면 그것이 곧 매출이고 돈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약국 직원·제품관리 시스템이 곧 '잉여 매출로'=오 약사가 말하는 약국 경영의 숨은 비법은 '업무는 약사처럼 하되, 경영은 사장처럼 하자'이다.약국을 제대로 경영하기 위해서는 주먹구구식 운영보다 제품과 매출, 직원관리에 있어 명확한 기준에 맞는 약국별 맞춤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오 약사는 약국 경영에 있어 직원관리의 중요성은 가장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제주 메디칼약국 모습. 직원이 약국을 자신의 직장, 직업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정규직으로 채용, 근로계약서 작성을 필수로 하고 별도 약국 업무 매뉴얼을 부여해 체계적 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직원이 일하는 데 동기부여가 가능하도록 의약외품이나 의료기기 관리, 판매를 통한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했다. 제도를 도입한 후 직원들이 약국 업무에 대한 개인적 애착이 증가하고 이것이 곧 매출로 연결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투명 조제실 내부에서 POS 관리 중인 오원식 약사 모습. 제품관리 역시 오 약사의 중요한 마케팅 기법 중 하나다. 약사가 관심을 쏟고 공을 들이는 제품은 곧 환자도 알아본다는 것이 오 약사의 마케팅 철학이기 때문이다.환자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는 제품이 있다면 약사가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적절한 마케팅 기법을 고심해 특별한 진열이나 이벤트 등을 기획한다.POS의 관리는 약국에서 돈을 버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이 오 약사의 설명. 돈을 버는 것을 직접 확인해야 돈을 더 벌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오 약사는 "단순 조제료가 아닌 매출이익으로 눈을 돌리고 매출 구조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경영자 마인드로 약국 매출 관리를 위해 POS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손실분 감소를 위한 별도의 노력을 한다면 곧 잉여이익으로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2013-01-07 12:10:00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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