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인약국은 약국시장 개방의 트로이목마정부가 발표한 투자활성화방안 때문에 보건의료계 전체가 한 목소리로 이를 반대하고 있다. 제도권의 의사협회, 약사회 뿐 만아니라 노조, 보건의료 시민사회단체까지 반대하고 나섰다. 이런 반응에 정부가 당황한 모습이 역력하다. 그러면 약사 사회에서는 정부의 법인약국 도입에 대해 왜 이리 반대가 심할까? 정부의 제4차 투자활성화대책 발표에 따르면 결국 약국시장을 대기업에 넘겨주게 될 것이고 기존약국들은 몇 개의 체인에 눌려 일본처럼 뒷골목의 초라한 약국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가 법인약국의 장점들로 발표한 주요한 것들을 보면 ▲기업형 합리적 경영 전환 ▲법인의 자본 축적으로 약국 투자 활성화 등인데 이는 결국 기업에게 약국시장을 넘겨주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약사회원들은 그 동안 대자본 진출 후 동네 빵집 슈퍼 이발소 서점 떡볶이집 커피집들이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법인약국 설립& 8228;운영은 약사면허 소지자들만 사원으로 참여가능하고 사원들이 유한책임을 지는 '유한책임회사'형태로 허용하는 방안을 예로 들고 있지만 이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해오던 전문자격사 선진화방안과 연계 약사들만이 아닌 일반인, 특히 대기업의 약국개설을 허용하는 징검다리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벌써 복지부도 약사 수만큼 약국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비록 해명을 하고 있지만)밝히고 있다. 데일리팜의 보도에 따르면 복지부 관계자가 "법인약국은 출자 약사 수를 감안해 약국을 개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여러 대안 중 하나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유한책임 법인약국이 합법화되면 1개 법인이 다수 약국지점을 거느릴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여 그동안 약사회가 검토됐던 '1법인 1약국' 원칙이 무너지는 셈이 되는 것이다(최은택). 그리고 약사만의 법인도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우리는 이를 그동안 정부가 법안이나 정책 등을 도입 시 처음의 약속을 어떻게 무시하고 일을 처리해나갔는지 여러 경우에서 정부의 행태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특히 인천송도 경제자유구역의 영리병원 외국인학교 허용과정이 이를 단적으로 잘 보여준다. 2002년 처음에는 송도 병원이 외국인 전용이라고 했다. 그러다가 2005년에는 슬쩍 내국인도 이용하도록 바꾸었다. 외국인 전용학교도 처음은 외국인 전용이라 했다가 내국인 학생 비율을 점점 늘려 나갔다. 그리고 투자 면에서도 처음에는 외국법인만 투자할 수 있다고 했다가 2007년 외국인 투자비율을 도입하면서 사실상 국내법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게다가 명색이 외국인 병원인데 외국인 의사비율은 10%란다. 일단 문부터 열자! 왜 이리 변할까? 무엇을 위해 이런 편법을 반복하는 것일까? 왜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의료민영화를 끊임없이 추진하고 약국도 병원도 민영화하려할까? 하나의 힌트가 있다. 우리나라 재벌이 3~4세까지 내려왔단다. 그 수가 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유통시장 마케팅 컨설팅에 관련한 사람들을 만나면 우스개 소리로 이런 말을 한단다. '과거 정주영, 이병철 회장 때는 재벌이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아들 딸, 손자, 손녀, 사위, 며느리 그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도대체 안 건드리는 게 없다'고 말이다. 마케팅 현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면서 하는 말이니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재벌 3세, 4세들이 백화점, 영화관 등을 문화산업이라고 하여 참여하는 건 그나마 양반이란다. 커피전문점, 화장품점을 외국에서 가져다 들여오고 이제는 두부, 콩나물, 피자, 치킨까지 안 건드리는 게 없다. 그러니 병원 약국이 얼마나 매력적인 시장이겠는가? 게다가 지금 약국들은 너무 후진적이란다. 아래를 보자. '법인 약국을 허용하여 현행 약국이 ▲1약사 체제에 의한 영세함과 비효율적 경영 ▲약 종류가 적으며 재고 관리 미비 ▲접근성 좋은 소형약국은 모든 약 구비가 어려우며 무자격자 조제 성행 등의 상황으로 운영되고 있으므로, 법인약국을 허용하여 ▲기업형 합리적 경영 전환 ▲법인의 자본 축적으로 약국 투자 활성화 ▲약사 1일 3교대 가능에 따른 심야& 8228;휴일 약국 공백 보완 등을 개선하겠다'고 했다(관계부처). 이런 영세하고 후진 약국을 우리가 외국의 멋진 체인약국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니 주시오. 보이지 않나 그림이. 그들이 원한다. 그러면 정부가 움직인다. 결국은 자본 편에서 작동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 정부의 한계다. 그러므로 정부가 아무리 민영화가 아니라 해도 결국은 자본에게 시장을 내주기 위한 일단 ‘한 발 걸치기’ 기법이다. 그동안 대자본은 전문기술직이나 자영업자들은 건드리지 않았다. 최소한의 금도였다. 그러나 이제 '나도 먹을 게 없다'면서 대자본들이 이삭줍기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므로 한 번 뚫리면 끝이다. 지금은 예전의 영리법인이니 비영리법인이니 논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법인자체를 막아야 한다. 지금은 대자본이 약국 시장을 먹겠다고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강남구약사회를 비롯 부산지부와 송파 성남 부천시 약사회 등 일선약사회들이 약국의 몰락을 가져 올 수 있는 의료영리화 방안 세트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영리법인약국 허용을 즉각 중단하고 대기업에 약국시장을 팔아넘기려는 재벌친화 정책 전면 폐기와 관련자의 문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분칠한 손인가? 엄마 손인가? 정부는 어떤 식으로든 일단 약국 문을 열게 하려하고 있다. 그래서 병원도 자회사로, 철도도 자회사로 하면서 민영화가 아니라고 한다. 약국도 유한책임회사이지 주식회사가 아니고 약사만의 법인이라 한다. 그러나 유한회사는 언제든 주식회사로 갈 수 있다. 합자나 합명회사는 이것이 불가능하나 유한회사나 유한책임회사는 사원총회(주주총회)에서 주식회사로 얼마든지 전환이 가능하다. 유한책임 회사란 2011년 4월 개정 상법에서 도입된 회사 형태(시행은 2012년)로 유한책임사원으로만 구성된 회사로 유한책임회사는 주식회사와 달리 이사나 감사를 둘 필요가 없다. 주식회사는 정기적으로 이사회, 주주총회를 거쳐야하지만 유한책임회사는 그럴 필요도 없다. 사원 아닌 자를 업무 집행자로 둘 수도 있고, 출자자가 경영에 참여할 수도 있다. 주식회사보다 까다롭지 않고 회사채도 일부 발행을 허용하고 있다. 주식회사보다 설립을 쉽게 하고자, 유한회사보다 더 많은 자유를 주고자 하는 것이 목적인 회사 형태이다(천문호). 그러나 대안을 제시할 때 유한회사는 절대 아니다. 그 기준은 배당 가능여부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누가 하려하는가? 왜 하려 하는가? 그리고 배당이 가능한가이기 때문이다. 이제 자본입장에서 더 이상 넓힐 시장이 없자 그 동안 우군이라 생각한 곳까지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동네슈퍼나 빵집들을 골목상권을 초토화시키고 이제 약국 병의원까지 손을 뻗치고 있는 것이다. 규제되지 않은 고삐 풀린 자본은 모든 먹이를 불가사리처럼 먹어치울 것이다. 소수에게 토지 소유가 집중되어 중산층의 몰락이 로마의 멸망으로 이어졌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이는 약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사회를 서로 어울려 살 수 있는 지속가능한 공동체로 유지하는 데에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2013-12-26 06:24:00데일리팜 -
[칼럼] 조찬휘 회장이 정부에 보낸 '법인약국 시그널'이거 하나 만은 분명하다. 정부의 법인약국 도입이 결코 약사를 위한 건 아니라는 사실 말이다. 정부는 13일 대통령 주재 제4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어 약사만 참여하는 영리 법인약국 허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약사만 참여하는 법인이라는 사실에 일부 약사들은 안도할지도 모른다. 약사 자본을 모아 대형화 함으로써 근래들어 약국을 위협하고 있는 '뷰티 앤 헬스점(일명 약없는 드럭스토어)'과 대등하게 견줄 수 있다는 허망한 꿈도 꿀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그리는 법인약국'의 형태가 1법인 1약국 등 '약사의, 약사에 의한, 약사를 위한 제도'는 아니다. 약사의 독점을 풀어야 한다는 시각을 견지해온 정부가 약사만을 이토록 어여삐 여겨 이처럼 친절한 정책을 펼칠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돈은 스스로도 부풀려지고 싶어 안달한다고 했던가. 법인약국이 허용되면 자본들은 규모의 싸움을 벌일 것이다. 돈 푼깨나 모아 놓았다고 스스로 지부하는 기득권 층 약사들은 1법인 3~5개 약국이라는 소박한 꿈을 꿀지도 모른다. 그러나 머니 게임에서 작은 자본은 이 보다 큰 자본에 필연 굴복당하게 돼있다. 약사들의 자본은 도매자본이나 제약회사 자본 보다 아주 작다. 약업계 자본이 크다한 들 외부 대기업 자본에 견주면 이 또한 왜소하기 짝이 없다. 약사만 참여한다면야 무슨 문제가 생길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가? 지금도 드러내 놓고 자랑하지 못해 그렇지 도매상 자본으로 움직이는 약국이 적지 않은 현실이다. 같은 맥락에서 법인약국에 외부 자본이 흘러드는 건 어렵지 않다. 상거래에 밝은 사람들의 공통된 지적은 약사만의 법인은 수사일 뿐이라는 것이다. 약사와 약국들에게 법인약국은 일반약 편의점 판매와 질적으로 다른 위협요소다. 편의점 판매 역시 약사와 약국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과 손실을 안겨줬지만, 법인약국은 이른바 동네약국과 약사의 지위를 상전벽해로 만들것이기 때문이다. 대기업 자본이 움직이는 CVS 편의점이 어느 상권에 위치해 있는지 보면 안다. 법인약국들은 기존 동네약국보다 훨씬 유리한 지점을 공략해 궁극적으로 동네약국의 폐업을 유도할 것이다. 근무약사를 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기는 하지만 근무의 형태가 현행 근무약사들과는 다를 것임을 각오해야 한다. 몇 해전 미국 체인약국에 근무했던 한 약사를 만났다. 그는 "내 업무는 체인본부 매뉴얼에 따르는 것 뿐이며 내가 근무하는 모습은 모두 체크돼 1분도 허투루 쓸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법인약국으로 실현할 목표로 내세운 약국서비스 향상도 같은 맥락이다. '약국의 기업화, 약사의 직장인화'를 통해 약국 서비스가 높아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법인약국 본부가 약사의 모든 업무를 매뉴얼화하고, 약사들의 행동양태를 동사무소 직원처럼 강제, 균일화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경쟁을 촉발시키겠다는 것인데 이는 필연 자본 규모 크기의 경쟁을 유발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약사들이 공포심을 느끼며 법인약국의 위력과 실체를 파악하고 해법을 찾는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불합리한 청구불일치 조사와 관련해 '조사중단' 성명을 냈던 경기도 성남시약사회가 법인약국 허용 원천 중단을 선언하고, 서울 송파구 약사회와 경기도 부천약사회가 법인약국 대처 방법을 구하고 성명을 내는 게 대표적이다. 그런데 의아하다. 무엇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같은 대한약사회의 대처가 이들에 비해 느슨한 느낌을 준다. 시도지부장 회의와 이사회를 통해 원천 반대하기로 방향을 잡기는 했으나 긴박감은 찾아보기 힘들다. 선거과정에서 전임 집행부의 안전상비약 수용을 격하게 비판하며, 누구보다 강한 약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던 조찬휘 회장의 반응은 예상보다 차분하다. "입법예고 되고 나면, 궐기대회도 검토하겠다"는 것인데 과연 이 말이 정부에 얼마나 명징하고 비장한 시그널을 줬는지는 의문이다. 강력 반발해도 밀고 나갈 태세인 정부가 금쪽같은 12월의 10여일을 "워밍업 기간으로 삼는다"는 식의 조찬휘 회장의 발언을 어떻게 여길까? 엄중하게 보다 나긋나긋하게 해석하지 않을까? 조 회장은 또 입법예고 후 실체를 파악하고 대응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껏 입법예고된 법안이 이해단체들의 의견개진으로 변경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속된 말로 입법예고되면 버스는 떠난 것이나 다름없다.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결의대회 현장에서 자신의 목에 칼을 들이대며 비장함을 보인 노환규 의사협회장과 비교된다. 언뜻 보아 비상대책위원회 조직, 순차적 시도지부 성명서 발표와 이를 통한 밑바닦 정서 통합, 입법예고 후 면밀한 분석 등 조 회장의 대처법은 꽤나 신중해 보인다. 약사들의 미래에 관한 조 회장의 결기가 약해진 것은 아닌 것같다. 그 보다 법인약국이 몰고 올 영향력을 일선 약사들보다 덜 심각하게 느끼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기재부가 프랜차이즈형 약국체인 업체를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하고, 약사회가 약국체인 대표들과 대책 회의를 한 것도 꽤 오래전 일인데 말이다.2013-12-23 12:24:50조광연
-
100전 100승한 정부, 100패한 제약계이해해 보려 해도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2년전 저가구매인센티브제도를 시행하면서 1원낙찰 부작용과 병원의 저가공급 압박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부다. 그런데 정부는 또 다시 말도 안되는 제도를 시행하려 하고 있다. 지금 온 약업계는 시장형실거래가제 재시행으로 들썩이고 있다. 과거를 되짚어 보자. 제약사들이 대거 가세한 의약품 무제한 덤핑입찰은 시장을 흐렸고, 주요 원내품목들이 1원에 낙찰 받거나 입찰을 포기하는 기형적인 현상이 속출된바 있다. 2조5000억원대의 천문학적인 일괄인하 타격을 받았던 제약업계는 또 다시 생존을 위한 출혈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센티브 제외 대상으로 분류된 필수의약품 및 퇴장방지약 조차 병원들의 저가공급 압박이 여전했다는 점에서 자칫 환자진료 차질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연말시즌에 제약사들은 어쩔수 없이 울며겨자먹기 심정으로 내년도 사업계획을 다시 짜고 있다. 그리고 다시한번 제약협회 역할론이 회자되고 있다. 더 솔직히 말하면 제약협회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포지티브리스트, 기등재목록정비, 약가일괄인하를 거치면서 그동안 제약업계 내에서는 제약협회가 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수 없이 했다. 그러나 제약협회는 불행하게도 정부와 소통 부재 및 기존 관습을 답습하는 회무방향에 대한 지적을 계속 받았다. 제약업계가 강력한 힘을 갖기 위해서는 제약협회의 개혁이 필요한 것은 너무 당연하다. 하지만 어떤가. 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 시점에 혁신형 기업 인증서 반납과 관련한 의견차이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임기만료를 바로 앞두고 결정한 이사장단 총 사퇴 결의는 발등에 떨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정부가 규제정책을 들고나올 때마다 제약업계는 단 한번도 정부를 상대로 무엇인가를 얻어낸 적이 없다. 지킨적이 없다. 모두 내 줬을 뿐이다. 백전백패였다. 이제 제약업계는 온건한 제약협회를 원하지 않는다. 보다 강력한 협회로 태어나기를 원하고 있다. 정부가 반시장적이고 비상식적인 제도를 도입한다고 확신한다면 이제는 정말로 투쟁의 수위를 높여야 한다. 지금 8만 제약인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협회가 투쟁의 구심점이 되어주는 것이다.2013-12-23 06:24:50가인호 -
[칼럼] 저가구매 인센티브 반대해서 죄송합니까?국내 제약산업은 보건복지부 앞에서 늘 송구(悚懼)한 존재다. 사전의 뜻 풀이대로 '두려워서 마음이 거북스럽다'는 말이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국제약협회를 방문했을 때 이경호 제약협회장은 입김이 번지는 영하의 날씨에도 주차장까지 마중 나와 "이렇게 뵙게 돼 죄송합니다"라고 인사했다. 4층 강당으로 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한 인사가 "복지부 현안이 산적한데요…"라고 말하는 가운데 이 회장은 "제약계까지 같이 끼어들어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복지부 장관의 방문에 대한 '이 회장의 겸손한 수사(修辭)'가 상징하듯 규제기관인 복지부와 제약산업계 사이의 관계는 일방적이다. 거버넌스(governance)라는 말은 행정학 교과서에나 있는 말일 뿐, 대부분 '해야한다'거나 '하면 안된다' 같은 '정책 하명의 관계'만 성립될 따름이다. 뭐든 일방적이다.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제시돼야 할 마땅한 정책을 요구하는데, 은혜를 베풀어 달라고 간청해야 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왕조시대의 대전처럼 연신 통촉(洞燭)하고 가납(嘉納)해 달라는 제약업계의 목소리가 2013년에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계동 복지부 사옥에 닿지 못하고 있다. 세종으로 이사가면 더 큰 목소리로 울부짖어야 할지도 모른다. 시장형실거래가제도를 도입하려했을 때, 약가일괄인하를 단행하려했을 때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대신들이 조당에 머리를 찧으며 통촉과 가납을 번갈아 외치듯 했으나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달라진 건 없었다. 왜 약가가 일괄인하돼야 하는지, 그 인하폭은 무엇을 근거로 나왔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약가일괄인하에 제약업계가 반발했을 때 복지부는 대토론을 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제안했고, 제약업계는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에 차있었다. 바뀐 건 없었고 당했다는 이야기만 난무했다. 16일 문형표 장관이 협회를 방문했을 때도 제약업계는 뭔가 전환점이 될 것으로 일말의 기대감을 가졌으나 돌아온 대답은 내년 2월 저가구매 인센티브제 재시행이었다. 그 유명한 원점 논란이다. 원점은 동상이몽...'2년 유예'가 바로 저가구매인센티브의 하자 '원점.' 식자층 표현으로 제로 베이스 되겠다. 동상이몽이었을까? 제약업계는 원점을 '유예후 새제도 모색'으로 해석해 보도자료를 내고 난리법석을 피웠으나 복지부가 생각하는 원점은 '선시행 후보완'이었다. 애초부터 갈길이 달랐다. 원점이라고 써 놓고 서로 다르게 읽은 셈이다. 문 장관은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에 출석해 '시장형 실거래가제는 충분히 고쳐쓸만한 제도'라고 주장했다. 참으로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왜 2년 동안이나 이 제도를 유예했는지 설명이 되지 않는 탓이다. 문제가 있었으니 유예했던 것일텐데, 선시행 후보완하자니 억지일 수 밖에 없다. 이게 아니라면, 정부 입장에서도 약가일괄인하가 지나치다 싶어 잠시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를 눈감았다는 말 밖에 되지 않는다. 복지부가 이같은 억지를 부릴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규제기관의 위세'에 기반한 두 사례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하나는 식약처의 탤크파동(한 제약사 만이 끝까진 간 최종심에서 식약처 패소)과 관련한 소송이며 두번째는 약가일괄인하 관련 소송이다. 두 사건에 대해 제약회사들은 도발 했으나 모두 미수에 그쳤다. 꽤 많은 제약회사들이 소송에 참여했다가도 공교로운 일(?)이 생기면 추풍낙엽이 되곤했다. 탤크 소송 때는 갑작스레 식약처 조사팀이 제약회사 공장 선진화를 기치로 실사에 나섰고, 약가일괄인하 소송 때는 복지부 고위인사가 제약회사 고위 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와 제약산업의 앞날을 함께 걱정했다. 규제기관 입장에서 제약업계의 반발은 그야말로 찻잔 안이다. 의사협회나 약사회 쯤 돼야 귀를 세우는 정도일 뿐이다. 지금껏 복지부가 시행한 정책 중에 수치적으로 가장 확실하게 실패한 정책을 꼽으라면 단언컨대 시장형 실거래가제, 다시말해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다. 복지부가 병원을 대동하고 함께 의약품 가격 사냥에 나섰는데, 나중에 정산해 본 결과 병원인건비가 더 나가 빈지갑이 됐기 때문이다. 실적이 변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약회사들의 약값만 깎은 꼴이 된 것이다. 이미 약가일괄인하로 내상을 입은 가운데 저가구매 인센티브가 재시행, 반복되면 제약회사 약들은 가격이 높은 순서대로 가격 사냥을 당하게 된다. 이도 모자라 해마다 병원에서 쓰는 약이 바뀔 수 밖에 없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약값도 깎이고, 코드도 빠지는 형국이다. 복지부는 제약산업계가 이처럼 골병이 드는데도 혁신형제약이다, 세계 7대제약강국이다, 콜럼버스를 태운다 등등 실효성 낮은 산업 육성이라는 붕대만 휘감을 뿐 상처 치료는 외면하고 있다. 어디가 아프냐고 묻고 무조건 붕대만두르는 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제약업계는 저가구매 인센티브를 반대해서 죄송합니까?2013-12-19 06:04:56조광연
-
[칼럼] 대기업의 영리한 판단 '제약업은 미친 짓'곧 손에 쥐는 꿈인 줄 알았다. SK케미칼이 1999년 국산 신약 1호로 제 3세대 백금착제 항암제를 개발하고, LG생명과학이 2003년 미국 FDA에 퀴놀론계 항균제 팩티브를 신약으로 등록했을 때, 그것은 국가적 경사였다. 1987년 7월 물질특허제도 도입으로 국내 제약산업의 신약개발이 암흑기에 빠졌을 때 연이은 두 사례는 터널 끝을 보여주는 한 줄기 빛이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 국내 제약산업계가 그토록 목소리를 높여 반대했던 '대기업의 제약산업 진출 폐해론'은 흔적없이 잦아 들었다. 오히려 대기업의 긍정적 역할론이 득세했다. 그래서 매출 1조원은 물론 영업이익 1조원의 시대도 곧 달려올 줄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잔치는 짧았다. SK케미칼과 LG생명과학의 두 신약은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신약개발=엄청난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공식을 증명하지 못했다. 국내 제약산업계에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두 회사는 그럼에도 이후 국내서 매출 R&D비를 가장 많이 쓰는 회사로 자리매김하며, 전통의 국내 제약산업계에 방향타를 제시했지만, 글로벌 블록버스터 같은 스스로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R&D를 지속한 탓에 국내 신약을 내는 한편 미국과 EU허가 관청의 문턱을 넘나들고 있다. 둘은 통상의 비즈니스에서 수익을 창출하며 블록버스터를 꿈꾸는 장기전에 돌입했다. 안타깝게도 2013년 12월 '대기업의 제약산업'은 안녕하지 못하다. 화끈한 맛에 붙이고 떼었던 파스시장에 DDS개념을 적용한 케토톱을 출시해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혁신을 이뤘던 태평양제약 의약품사업 부문이 국내 최초의 합작사라는 기록을 갖고 있는 한독에게 팔렸다. 그런가 하면 1980년대 인터페론과 B형간염 백신 개발로 주목을 한몸에 받으며 등장했던 CJ제일제당 의약품 사업부문도 매각이냐, 독립이냐의 기로에 서있다. 또다른 대기업 한화가 세운 드림파마 역시 같은 운명에 처해있으며, 한 때 변비약 개발과 광고로 존재감을 내비쳤던 코오롱제약도 대기업 계열의 제약사라고 하기엔 매우 평범한 모습이다. 대기업 제약회사들이 갈등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크게는 '만만한 이익만 노렸 대기업의 그릇된 판단'과 '신약개발=미친 짓일 수 밖에 없는 환경'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 대기업들은 '혁신의 깔대기'가 작동하는 대표적 산업이 제약회사라는 사실을 간과한 채 '한방에 승부를 볼 수 있다는 달콤함'만 크게 보고 진출했다. 오판이었다. 지지부진한 전통의 제약사들이 차지한 시장을 자본으로 독점할 수 있다고 봤지만 현실은 달랐다. 신약개발은 독점 후에 충분하다고 봤지만 독점의 길은 멀었다. 더구나 애초에 마음에 두지 않았던 신약개발은 밑빠진 독이나 마찬가지였다. 매년 이익을 따지는 대기업에게 R&D는 사치일 뿐이었다. 최근들어 리베이트 등으로 자칫 그룹 전체 이미지에 먹칠을 할 수 있는 고 리스크 사업부문이 된 것도 그룹차원에서 부담이다. 영락없는 계륵이다. 제약산업에 있어 '혁신은 신약개발'이다. 그런데 신약개발은 어떤가. 5000개의 새로운 화합물 중 단 하나만이 약국의 진열대에 오르고, 이중 3분의 1만이 R&D비용을 충분히 회수할 정도라는게 정설이다. 최초 발견에서 의약품으로 상업화되려면 약 15년이 걸리며 총 비용도 5000억원 이상 소용된다. 물론 글로벌 블록버스터 이야기다. 국산 신약이 20개 나왔다지만 이중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고 말할 만한 건 거의 없다. 일본 의료계가 자국 제약사의 신약을 지지하며 처방하는 것과 다르게 대한민국 신약은 외면받기 일쑤다. 'R&D 투자 신약개발 돈이 된다'는 공식은 2013년 제약산업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꽃보다 할배라는 말이 유행했지만, 제약업계에선 '신약개발보다 도입품목'인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R&D 투자 신약개발, 돈이된다'는 믿음이 무너졌다 철저히 제약 비친화적 정책 탓이다. 얼마전 의약품 유통업체 지오영이 매출 1조원을 달성, 약업계 최초로 매출 1조클럽에 진입했다. 지오영에 앞서 제약업계에서 동아제약은 몇 차례 1조 문턱을 바라봤지만 실패했다. 왜? 1조에 가장 근접했던 2012년엔 일괄약가인하가 발목을 잡았다. 사실상 1조원 벨을 누르기만 하면 됐는데, 뒤에서 목덜미를 낚아 챈 건 약가 일괄정책이었다. 제약산업에 대한 평가는 이중적이다. 세계 1000조원 시장으로, 자동차 시장 600조원 보다 크며, 우리도 이제 황금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입달린 사람들은 죄다 말한다. 화이자 리피토 하나가 벌어들이는 돈이 연간 몇 조니 하며 호들갑을 떤다. 그러면서 제약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칭송한다. 약가를 깎을 때 고부가가치라는 칭송은 정반대로 작용하지만 말이다. 정책은 늘 180도 후방에서 산업의 바지춤을 잡아 당긴다. 정부는 지난 7월 2020년 세계 7대 제약강국을 표방하며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약가를 깎기 전 '국내 제약산업은 영세하고, 투자를 게을리해 연구개발력이 낮다'고 폄하했던 정부가 국내 제약산업의 연구 역량은 신약 20개를 개발할 만큼 높은 수준이라고 한껏 치켜 세웠다. 정부의 진심, 과연 어디에 있는가. 어지럽다. 단번에 시행하는 일괄 약가인하가 업계에 미치는 충격이 너무 크니 '5년 분할 방식'으로 해달라는 업계의 간절한 요구를 단칼에 내리쳤던 정부가 이젠 저가구매인센티브를 다시 시행하겠다고 나선다. 가장 완벽하게 정책 목표에서 벗어나 실패한 저가구매인센티브가 왜 이토록 질긴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병원을 돕는 일이 더 급한 때문일까? 아니면 낙장불입, 한번 시행된 정책은 거둬들이면 왜 안된다는 것일까? 누구를 위해 말인가. 정부는 제약산업의 성장 원천인 약가를 깎는 대신 보상차원의 정책을 내고 있다. 이건 분명한 사실이다. 한미FTA를 체결했을 때도, 일괄약가인하를 단행했을 때도 다양한 정책을 쏟아냈다. 대부분 그게 그거라는 한계보다 더 무서운 사실은 이러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제약산업계에 투자욕구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R&D를 해 신약을 개발하면 로또가 될 수 있다는 믿음, 다시말해 투자를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신뢰가 무너졌다. 건보재정 곳간 만 바라보는 정책 일변도에다, 어설픈 시장개념의 이식 때문이다. 최근 만난 모 제약사 오너의 말이 떠오른다. "솔직히 전통 제약사들은 이 업 말고 없으니 어쩔 수 없지만 대기업 입장에서 보면 돈은 많이 들지, 리베이트 등으로 그룹 이미지 손상 받지…미친짓 일 수 밖에 없어요."2013-12-17 06:24:56조광연
-
의사들, 국민 먼저 설득해야의사들이 대정부투쟁을 시작했다. 근본적 투쟁 목표는 잘못된 건강보험제도 개혁이지만, 이들이 거리에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원격의료와 영리병원 때문이다. 의약분업 파기와 함께 선택분업을 주장해야하는 상황에서 대체조제 장려금제도 입법화도 한 몫했다.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15일 의사 2만 여명은 여의도문화공원에 모였다. 2000년 의약분업, 2007년 의료악법 철폐를 주장하며 모였던 대규모 장외집회 이후 6년만이다.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은 이날 예고되지 않았던 가두행진으로 경찰과 무력충돌을 겪으면서 집시법 위반으로 현행체포될 뻔했다. 노 회장은 "오늘은 의사들이 법을 지키는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면서 가두행진을 멈췄으나, 앞으로 투쟁은 법 위반 때문에 두려워하지 않는 강경투쟁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하지만 앞으로 의사들의 투쟁은 국민들을 설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 의사들은 가장 손쉬운 투쟁으로 파업을 이야기 한다. 파업은 국민을 볼모로 삼는다는 이유로 여론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6개 보건의료단체 뿐 아니라 시민단체에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원격의료, 영리병원을 반대하는 목소리 크다. 의협은 궐기대회로 의사들의 투쟁의지를 모았다면, 이제는 국민들을 설득하는 여론전을 통해 의사들이 원하는 투쟁의 목표를 얻어야 한다. 국민들의 이해없는 투쟁은 과격하게만 비쳐질 뿐이다.2013-12-16 06:19:49이혜경 -
공직자로서 일한다는 것최근에 방영된 TV프로그램 중에 '꽃보다 할배'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할배' 배우들이 유럽여행을 떠나 겪는 에피소드를 다룬 이야기인데, 젊은 배우들이나 가수들이 출연했던 기존의 방송들에 비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유럽여행이 주제인 이 방송의 주된 촬영지가 프랑스의 파리였던 점이 눈에 띄었다. 이를테면 출연자 중에 모 배우가 에펠탑을 배경으로 누운 잔디밭에서 유행어였던 '니들이 파리를 알아?'라고 묻는 장면이 나는 것이다. 그런 화면들을 보면, '유럽'하면 자동으로 '파리'가 떠오르는 것은 나뿐만이 아닌가 보다. 많은 사람들이 꿈구는 낭만과 자유의 도시, 파리! 하지만 실제로 파리를 가본 사람들은 많이 공감을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파리의 거리가 상당히 지저분하다는 점이다. 독일이나 스위스의 도시들에 비하면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파리의 길거리나 지하철에는 쓰레기도 많고 울퉁불퉁한 길바닥엔 더러운 물이 고여 있다. 오래된 도시라서 길(차도, 인도)이 좁은데다 도로 밑으로 흐르는 배수로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도나 도로 밑으로 배수시설이 있어, 오물들이나 오수들이 다 하수도로 흘러들어가므로 지면의 도로나 거리가 깨끗하다. 또한 인도 한켠에 가로수를 많이 심어서 가로수의 흙이 오물이나 애완견의 배설물을 담아두는 역확을 한다. 그러나 파리는 오래된 도시라 그런지 도로가 그냥 돌길일 뿐 배수시설이 없, 차도나 인도가 매우 좁아 가로수를 심을 수 없어 보였다. 그래서 거리 곳곳에 오수 등이 흐르고 있으며, 애완동물들의 배설물이 눈에 많이 띈다. 8차선, 16차선이 시원하게 깔린 강남대로나 광화문 거리가 익숙한 나로서는 유럽을 상징하는 도시, 파리의 거리가 너무나 좁고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도로가 이같이 넓게 건설된 것은 60년대 경제개발 시절, 정책담당자들의 미국유학 경험에 의해서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60년대의 우리나라는 차량이 많지 않았지만, 앞으로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므로 정책입안자들이 도로를 필요이상으로 넓게 건설했다는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국가의 정책을 연구하고 결정하는 사람은 지금 당장이 아닌 먼 앞날을 볼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정기관의 정책이나 결정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큰 권한과 함께 큰 책임을 지는 자리가 공직인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정책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받는 것은 도로 뿐만이 아니다. 파리의 거리를 다니다보면 바이올린이나 기타를 연주하는 악사들 또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예술가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지하철역에서 연주하는 음악가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한가지 특이한 점은 이 거리예술가들이 정식으로 정부에 허가를 받고 세금까지 낸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허가를 받고 거리공연을 할까? 그냥 허가받지 않고 공연을 하면 세금도 안낼 수 있고 좋은데. 더군다나 유럽의 소득세는 한국보다 훨씬 더 높을 텐데 말이다. 유럽에서 만난 한국인들에게 이 문제를 내면 십중팔구 하는 소리가 다 똑같다. "단속 때문 아니에요?" 아니란다. 물론 행정기관의 지도 및 단속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리의 악사들이 등록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정식으로 등록을 하면 정부로부터 내는 세금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런 면에서 보면 예술적으로 파리 시민들은 참으로 복 받은 듯하다. 물론 프랑스와 우리나라의 경우를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국가규모나 재정상황 등이 다르니까. 단순히 여유롭게 삽시다, 문화는 중요한 것입니다, 라고 말하기보다 사회적인 장치를 통하거나 제도적인 방법으로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 의료, 교육, 주거환경 및 교통 등 국민들의 생활에 밀접한 부분들이 전체적인 틀 안에서 더 편리하고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기를 누구나 바랄 것이다. 그런 바램에 부응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도록 애쓰는 것이 공직자의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직 미미한 자리지만 나또한 공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더 이상 다른 선진국을 마냥 부러워하지 않고, 우리나라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내 할 일을 찾아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2013-12-13 10:41:57데일리팜 -
'시장형' 폐지 어렵다면 일단 유예해야"사회적 합의와 국회 소통을 최우선 고려해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문형표 복지부장관은 장관 후보자 시절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5일 취임 후 처음 출석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낮은 자세로 두 귀를 열고 정책결정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이다.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적극 듣겠다"고도 했다. 문 장관이 취임 후 처음 직면한 정책과제는 공교롭게 시장형실거래가제도가 돼 버렸다. 이번주 중에는 건강보험법시행령을 입법예고해 유예나 시행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2009년 도입 당시부터 이 제도는 반대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이유는 달랐지만 병원을 제외한 의약계, 산업계, 시민사회단체, 국회 야당까지 부작용 등을 우려해 반대편에 섰다. 정부는 입법이 어려워보이자 국회 의결이 필요없는 대통령령으로 우회해 제도화를 밀어붙였다. 제도시행 16개월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대형병원 이외에 의원이나 약국의 참여는 매우 저조했다. 인센티브는 소수 대형병원이 사실상 독식했다. 국회 분석에서는 약품비 절감은커녕 오히려 최대 1600억원에 상당하는 재정누수까지 발생했다. 동일약가정책 도입과 기등재약 일괄인하 등의 여파로 2년간 작동이 일시 중단됐지만 만약 계속 시행됐다면 문제점과 한계는 더 심하게 드러났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전문가들조차 이 정도면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할 정도다. 더욱이 시장형실거래가제도는 지난해 도입된 동일성분 동일가격정책과 양립할 수 없는 제도라는 점도 간과돼서는 안된다. 동일가격정책은 특허가 만료된 동일성분 의약품 가격을 동일하게 만들어 제약사들이 스스로 시장가격(저가)을 선택하도록 유인한다. 올해 들어 글리벡, 엑스포지 등의 제네릭에서 제약사들간 저가 등재경쟁이 촉발되면서 동일가정책이 시장형실거래가제도보다 시장경쟁 원리를 더 잘 구현한다는 게 판명됐다. 그러나 시장형실거래가제도가 그대로 유지되면 제약사들의 가격경쟁은 사라질 수 밖에 없다. 대형병원에 더 많은 이익(인센티브)를 제공하려면 보험상한가(약값)가 상대적으로 비싼 약이 더 유리하기 때문에 저가등재 경쟁에 나설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시장형실거래가제도의 시장작동 메커니즘에 대한 신뢰를 철회하지 않고 있는 복지부도 이런 모순점에 대해서는 제대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1년 가량 충분히 시간을 갖고 국내에 적합한 약품비상환제 모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당장 폐지하는 게 좋지만 부담이 된다면 일단 1년 더 유예하자는 것이다. 문 장관은 후보시절 사회적 합의와 국회 소통을 최우선 정책수행 전략으로 내세웠다. 현장의 목소리도 금과옥조로 여기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선택지는 '유예' 밖에 없다. 이 것이 문 장관이 직면한 첫 번째 정책과제에 대한 최선의 해법이다.2013-12-12 10:16:28최은택 -
미국 '톱 3' 대형체인약국들의 변신미국의 대형 체인약국을 대표하는 '톱 3 약국'으로 월그린(Walgreens), 씨브이에스(CVS), 그리고 라이트 에이드(Rite Aid)가 있고, 이들은 스토어 숫자에서나 연 매출에서도 다른 체인약국들과 월등한 차이가 난다. 먼저 월그린 약국은 (약국 8500여개 운영, 간이 병원 클리닉 700여개 운영, 2013년 중반 기준) 1901년에 시카고에서 당시 약사였던 Charles Walgreens Sr. 씨가 약사로 일하던 약국을 사들이면서 현재 미국 최고의 체인약국으로 성장해왔다. 이 약국 창립 초기에 생긴 한가지 재미난 사건은 당시에 간단한 음식과 음료수등도 약국에서 함께 판매되었는데, 일하던 한직원에 의해 최초의 밀크쉐이크가 우연히 월그린 가게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훗날 계속해서 음료수 사업을 이어나갔다면 코카콜라와 같은 지금의 거대한 음료수회사가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다. 월그린 체인은 3대에 걸친 경영을 해오면서 속으로는 내실을 다지고 겉으로는 활발한 스토어 성장을 통해 시카고는 물론 미국 전역으로 스토어 숫자를 늘려왔다. 1990년대 초에는 고객들이 스토어에 들어가지 않고도 자동차에 앉아서 처방전을 주고 약을 타갈수 있도록 편리한 드라이브 쓰루(Drive-thru) 스토어들을 열고 약사들에게 처방전 조제과정중 발생할수 있는 실수를 줄이고, 일에 효과를 더해주며 환자에게 상담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한단계 더 발전된 컴퓨터 처방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다른 체인약국들과 차별화를 더 해왔다. 자체적으로 1990년대 말에는 월그린 家의 가족 3대 최고경영을 끝내고 사내에서 처음부터 시작하여 오랜경험을 가지고 올라온 베테랑급 임원중 한명을 최고경영자로 임명하여 오면서, 그를 돕는 사내 다양한 분야의 임원들을 가족과 내부임원의 닫힌경영에서 탈피한 분야별 최고수장의 자리를 다른 외부기업에서 오랜기간 실력들을 갈고 닦아온 전문가들로 배치하여 최고경영자를 돕는 방식으로 경영을 해오고 있다. 항상 끊임없이 창의적으로 약국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오던 월그린이 얼마전에는 100% 자가 발전능력을 가진 친환경스토어를 시카고에 열어서 화제가 되고있다. 그 동안 풍력, 지열, 태양열중 한 가지로만 부분적인 전력공급을 하는 스토어들은 여러지역에도 있지만, 이 번에 새로 단장한 친환경스토어는 세가지 모두를 이용하는 현대기술이 집약된 미국내 첫 스토어이자 업계 최초라는데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참고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 HYPERLINK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oWxbLfvOjs"& HYPERLINK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oWxbLfvOjs"v=-oWxbLfvOjs 한국에 있는 편의점 씨브이에스 와 또 다른 회사인 미국의 씨브이에스(약국 7500 여개, 간이병원 클리닉 700 여개 운영, 2013년 중반 기준)는 Consumer Value Store 라는 뜻을 가지고 1963년에 두 형제와 한명의 파트너가 미 동부 메사츄세츠 주에 위치한 Lowel 이라는 도시에서 첫 문을 열었다. 월그린과 같이 자체 스토어설립은 물론 미국내에 크고작은 체인들을 사들이면서 몸집을 키워온 씨브이에스는 월그린에 버금가는 숫자의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2000년도에 들어서는 대형 '톱 3 처방약 사보험 회사들' (PBM, Prescription benefit management) - Caremark Rx Inc., MedCo Health Solutions Inc. 와 Express Scripts 중에 하나인 Caremark Rx Inc. 를 사들였다. 참고로 미국에는 연방정부에서 제공하는 의료/처방전보험뿐만 아니라 주정부 보험과 여러 의료/처방전 사보험사들이 함께 공존한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오바마케어와 함께 연방정부, 주정부 그리고 처방전 사보험에 대해서도 후에 함께 짚어보려한다. 전체적으로 제네릭 처방약들의 선택이 넓어지면서 점점 낮아지는 가격으로 인해 대부분의 처방약 보험회사들로부터 낮은 처방약가를 돌려 받음으로써 현재 약국들의 어려운 현실만큼 처방약보험 회사들도 어려움 속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씨브이에스와 Caremark는 함께 더 어려울수도 있겠지만, 국내 최고의 보험회사답게 해당보험을 가진 환자들에 대해서 그리고 자사에 대해 최대의 이득을 갖게 해주며, 해당보험을 받는 약국들에게도 최소한의 피해를 주는 보험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중이다. 개인마다 Caremark 보험 계약내용에 따라서 혜택에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대표적인 혜택중에 하나는 당료나 혈압약들처럼 지속적인 복용이 필요한 약들에 대해서 자사의 우편주문 약국만 사용하도록하고 있다. 월그린과 비슷한 시기에 씨브이에스도 가족 위주의 최고경영을 탈피하기 시작했다. 라이트 에이드 약국(약국 4600개, 2013년 중반 기준)는 1962년 Alex Grass 씨가 펜실바니아주 Scranton에 Thrift D Discount Center 라는 약국이 없는 건강미용보조식품 가게로 시작했다. 체인을 늘려가던중 1965년에 약국을 스토어에서 함께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회사상호를 라이트 에이드로 바꾸고 위의 두 회사와 비슷한 방법을 통해 대형 체인약국으로 키워왔다. 1990년대에는 과다한 합병으로 회사가 덩치는 많이 커졌지만 최고경영자인 창업주의 아들과 주위 핵심임원들이 회계부정에 연루되어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더 힘든 위기를 맞으면서 외부 전문 경영팀이 1999년에 회사를 맡아서 다시 정상괴도에 올리려고 무던히도 노력을 해왔었다.2013-12-09 08:00:36데일리팜 -
식약처, 여유부릴 때 아니다식약처가 최근 2015년 3월부터 시행될 허가-특허 연계 후속제도의 골격을 발표했다. 퍼스트제네릭 독점기간과 시판방지 기간을 각각 1년으로 정한 게 핵심이다. 나머지 세부사항을 확정하는 것은 일단 내년으로 미뤘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세부사항 확정이 너무 늦다는 것이다. 업계는 의약품 개발과 판매 전략을 세우는 데 길게는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와 특허문제가 걸려있는 경우 이 전략에 대한 설계가 더 세밀하게 이뤄져야 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세부방안이 마련된다고 해도 특허전략을 짜기에는 턱없이 시간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반면 식약처는 제도 설계에 느긋한 표정이다. 식약처 추진일정을 보면 내년 상반기 정도가 세부사항 마련의 '데드라인'이다. 허가-특허 연계제도는 퍼스트 제네릭을 발매하는 업체에 특권을 줄 수 있다. 퍼스트제네릭을 발매하려는 업체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개발부터 특허전략을 세우는 데 머리를 짜내고 있을 것이다. 이들 기업이 좀 더 수월하게 세부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식약처는 하루라도 빨리 세부방안을 내놔야 한다. 식약처가 제약업계의 이런 사정을 고려한다면 '느긋할 여유'가 없다.2013-12-09 06:24:50최봉영
오늘의 TOP 10
- 1'준 혁신형' 제약 무더기 선정되나…약가우대 생색내기 우려
- 2졸피뎀 아성 노리는 불면증약 '데이비고' 국내 상용화 예고
- 3홍대·명동·성수 다음은?…레디영약국 부산으로 영역 확장
- 4지엘팜텍, 역대 최대 매출·흑자전환…5종 신제품 출격
- 5대화제약, 리포락셀 약가 협상 본격화…점유율 40% 목표
- 6청량리 1000평 창고형약국 무산…58평으로 급수정
- 7'운전 주의' 복약지도 강화 이어 약물운전 단속기준 만든다
- 8정부, 일반약 인상 계획 사전 공유…"기습 인상 막는다"
- 9갱신 앞둔 대치동 영양제 고려 '큐업액' 임상4상 승부수
- 10제일약품, 온코닉 누적 기술료 100억…똘똘한 자회사 효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