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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사 논란, 감정싸움 확산 막아야우루산 효능을 둘러싼 논란이 대웅제약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이하 건약) 양측의 대립으로 쉽게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대웅제약 측은 우루사의 피로회복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 건약에 정정을 요청하면서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반면 건약은 의약품에 대한 건강한 비판 차원의 주장이었다며 대웅제약의 요청을 거절하고 있다.그러면서 양측의 감정싸움이 확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약사사회 일부에서는 대웅제약이 약사 직능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이번 의약품 효능 논란이 오랜 신뢰관계를 쌓아온 제약업계와 약사사회의 반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된다.과학적 증거에 의한 비판은 인정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번 우루사 논란은 서로 결과에만 집착한 나머지 중간 토론과정은 제쳐두고 감정싸움으로 번진 것 같다는 인상이 든다.물론 효능논란으로 실적에 악영향을 받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분통할 수 있다.하지만 그동안 제약사와 약사의 신뢰관계를 고려했을 때 소송불사같은 표현으로 대치국면을 만들기보다는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아직 시간은 있다. 양측이 양보하는 자세로 대화를 지속해나가면서 법적분쟁으로 번지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으면 한다.또 의약품 효능을 둘러싼 논란이 앞으로는 건전한 토론 문화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보건의료계의 고민도 필요해보인다.2013-09-30 06:30:00이탁순 -
신보호주의의 파고를 넘어서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왔다.이번 회의에서는 세계성장 및 일자리 창출 문제가 핵심이슈로 논의되었으며, 박대통령은 선도발언과 연설을 통해 창조경제와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등을 역설하였다.이번 회의 성과 중 눈에 띄는 것은 선진국들의 출구전략에 대한 정책공조, 일자리창출 공동 노력강화, 보호무역조치 동결 공약연장 등의 합의 되었다고 한다.믈론 G20 정상회의의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다른 여타 전통적 국제기구처럼 지속적인 역동성이나 법적구속력 등 일관된 규범체계의 정립 그리고 가장 중요한 그것을 행할 실행력이 과연 있는가? 하는 한계를 지적 받기도 한다.그도 그럴것이 G20에 참여하는 나라들 대부분이 소위 '신보호주의'라고 일컫는 자국내 보호무역주의를 더 강화하고 확산되는 분위기 때문이다.이는 선진국, 신흥국 등 가리지 않고 규제를 더욱 은밀히 강화한다는 것이 요즘 추세다.신보호주의의 주된 활용을 보면 선진국에서는 경쟁법, 환경문제, 지적재산권 등을 규제수단으로 활용하고 신흥국은 자국산우대정책을 주된 보호주의 수단으로 쓰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구분도 점차 없어지기 시작하고 선진국이 규제를 높이면 신흥국도 그에 따라 높이는 서로가 누가 더 규제장벽을 높이느냐 경쟁에 돌입한 것처럼 보인다.참고로 우리가 반드시 알고 가야 할 우리의 통상환경은 아주 아쉬운 상황이다.대한민국은 대표적인 무역구제 표적국가이자 세계 2위의 反덤핑 피소국가이다.무역흑자국으로써 대한민국은 어쩔 수 없이 지속적으로 무역구제 표적국가가 될 가능성을 갖고 간다는 것은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이러한 어려운 글로벌 환경 속에서 우리 제약바이오산업은 창조경제의 신 패러다임을 지향하며 세계시장진출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조금씩 결실을 거두고 있다.필자는 제약바이오산업이야 말로 요즘 가장 화두가 되는 창조경제라는 신패러다임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창조경제의 핵심이 창조+신경제 창출이라고 정의한다면 그 본질은 이른바 2000년 초반에 불었던 벤처정신과 일맥상통한다고 보겠다.벤처의 본질은 High risk(과정)를 통한 High return(결과)을 도출하는 것이며 이는 곧 제약바이오산업의 본질인 New-Curves(혁신기술, 신약, 요법 등이 기존시장을 대체하거나 신규시장을 창출)를 통해 High Return을 추구한다는 것이 본질이기 때문에 제약산업이야말로 단언컨대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아울러 제약바이오산업이 New-curves를 통해 High Return을 구현하려면 결국에는 국내시장 만으로는 절대 미흡하고 세계시장 진출이 필수이기 때문에 모든 제약기업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다.기실 업체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대한민국의 식약처에 대해서 나름 세계적으로도 위상이 높고 인허가 기준도 까다로운 편이라 대한민국 품질수준에 대해서도 인정받는 편이며 방어(수입)에 대해서도 인정받는 편이라고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에 대해서는 '조금만 더' 라는 말이 들린다.무슨 말인고 하면 여전히 특히 선진국들은 자신들의 힘(세력)을 신보호주의 규제를 높이는데 더욱 치중하고 아직은 우리 대한민국이 그 힘(세력)에 조금 기세가 눌린다는 말이다.단적으로 ICH(국제의약품조화회의)를 잠시 보자면, ICH(국제의약품조화회의) 소속국가들은 의약품개발관련 규정이나 허가기준 등을 마련하여 회원국가간 임상시험 결과를 공유하고 서로 인정해준다. 이는 국제통상개념에서 보면 서로 호혜관계국가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그런데 대한민국은 아직은 ICH 운영위원회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물론 대한민국도 최근 ICH전문위원회 참여 및 일부 규정에 대한 재개정에 직접참여하기 위한 노력을 정말로 열심히 하고 있다.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정부도 이렇게 노력하고 있고 우리제약기업도 부단히 노력하고 있음은 분명하다.최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글로벌제약기업들이 자국의 신보호주의 아래 Intellectual Property Right (지적재산권 IP)를 가지고 특허소송의 분쟁 및 대응수단으로 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더욱 더 나아가 이 지적재산권(IP)을 자국기업의 수익창출과 보호 및 혁신의 수단으로 까지 활용하고 있다.우리 제약산업은 이러한 파고를 반드시 뚫고 넘어야 함은 물론이고 자국시장의 방어에 이제는 전보다 천 배는 더 철저히 대응하여야 한다.이러한 때 제약기업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써 우리 제약산업이 세계라는 난장터를 향해가며 날마다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울렁거림을 감출 수가 없다.2013-09-27 06:04:00데일리팜 -
강력한 약사윤리위원회를 희망하며대한약사회 윤리위원회에 외부인사가 영입됐다. 약사 6명에 비약사가 4명이 포진했다.외부인사 면면을 보면 법률 분야 이영대 변호사, 보건 분야 성명숙 대한간호협회장, 언론 분야 김상우 YTN 부국장, 소비자 분야 황선옥 소비자시민모임 부회장이 위촉됐다.윤리위원들은 약사법에 의거 윤리기준 위반행위 등에 대해 윤리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약사 자격정지 처분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윤리위원의 임기는 3년이며 1회 연임 가능하다. 윤리위는 자격정지 처분요구, 자격 심사 및 징계, 회원 윤리 확립을 위해 필요한 사항 등을 심의 의결한다.복지부가 자율징계 요구권을 약사회에 주는 대신, 외부인사를 윤리위원으로 기용, 제 식구 감싸기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새 윤리위원회가 윤리기준을 위반하고 범법행위를 저지를 약사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될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그동안 약사회 윤리위원회가 단순한 포상심의 기구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약사 사회의 명망있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약사직능의 윤리의식을 훼손시킬 수 있는 움직임을 차단하고 이를 위반한 약사들을 엄단해야 할 역할을 해야 할 윤리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윤리위는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출석으로 개의하며, 출석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한다. 약사 6명, 외부인사 4명이라는 인적 구성을 감안하면 약사출신 윤리위원들의 의지가 여전히 더 중요하다.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상쇄하고 약사들의 윤리의식 함양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새롭게 구성된 윤리위원회의 어깨가 무거워졌다.2013-09-26 09:19:09강신국 -
악플러들에게 고(告)함강봉윤 홍보위원장가장 큰 불효는 부모보다 자식이 먼저 죽는 것이라고 합니다.자식이 먼저 죽으면 부모는 그 자식을 땅에 묻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 묻는다고 합니다.부모 입장에서 자식의 죽음은 세상에서 가장 큰 슬픔이기 때문입니다.생후 6개월 된 아들 주원이를 shaken baby syndrome으로 잃은 것도 청천벽력인데, 사망 보험금 4억을 타내기 위한 자작극을 벌였다는 누명을 쓰고, 충격으로 뱃속의 아이까지 유산하게 된 주원이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요?도대체 이러한 유언비어를 인터넷에 유포하는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요?지난 4월 경남 창원의 한 어린이집에서 잠자던 생후 6개월 된 아기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숨진 사건을 두고 인터넷상에서 유언비어를 유포한 사람들 중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조모(31·여)씨 등 30~50대 여성 14명이 불구속 입건되었습니다.조씨 등은 지난 6월 20일부터 25일 사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카페 게시판 14곳에 '숨진 주원군의 할머니가 애를 떨어뜨려 다치게 해놓고 주원이 부모가 보험금 4억을 타내려고 어린이집 교사에게 잘못을 뒤집어씌웠다'는 허위 글을 올렸다고 합니다.고 최진실씨나 타진요 경우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악플은 한 인간을 죽음으로 내몰기도 하고 피폐화시키기도 합니다. 그런데 악플러들은 별로 죄의식 없이 거리낌 없이 글을 올립니다.그렇다면 이런 악플러들은 지각없고 개념 없는 일부 소시민 들 뿐일까요?얼마 전 어느 의사가 다음 아고라에 약사 직능을 폄훼하는 글을 올려 약사회에 의해 고소를 당하는가 하면, 최근 모 대학병원 수련의인 김모씨는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 소속 한의사 회원 385명에 의해 한의약을 폄훼하고, 한의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소당했습니다.한의협은 "김모씨는 최근 자신의 SNS 계정에 '내가 한의사 XX들을 경멸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한의사 XX…무당만도 못한 짓…사기꾼'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원색적이고 저속한 언어로 한의약과 한의사를 폄훼하는 글을 게재했다"고 지적했습니다.의사라는 직업은 대한민국에서 사회위세 2위인 자타가 공인하는 직종입니다.굳이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사회적으로 모범이 되어야 할 그들이 이러한 치졸한 일들을 벌이는 것은 그들 자신의 인성 부족 때문일까요 아님 우리나라 교육에 문제가 있어서 일까요?이나미 심리분석 연구원 소장은 악성댓글을 남기는 사람들은 실생활에서 사회성이 떨어지는 사회 부적응자들일 가능성이 높으며, 악성댓글은 그들의 유일한 표현수단이자 자존심 회복 수단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악성댓글을 통해 일시적으로 자신의 힘을 확인하는 것 같은, 마치 자신의 지위가 향상된 듯한 '착각' 속에 산다고 덧붙입니다.사이버 세계에선 그 누구보다 잔인하고, 냉혹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나약하고 열등한 존재가 바로 악플러라는 것입니다.심영섭 대구 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악성 댓글 다는 사람들은, 대인관계와 자신감이 부족하고 불만이 가득 차 반사회적이고 자기애적이고 독선적 경향이 강해 잘 나가는 사람을 보면 보상받고자 하는 심리가 강하고 얼굴이 안 보이는 인터넷 공간에서 의견을 강하게 표출하여 본인을 드러내고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여긴다고 합니다.그렇게 보면 이들 악플러들의 심리는 특별히 악한 감정을 가지고 상대방을 해하려 하기 보다는 자신의 댓글을 통해 남에게 관심을 받고자 하는 경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의견 개진이 목적이 아니기에 글의 논리적 타당성을 떠나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이를 즐기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들이 크게 간과하는 것이 있습니다.데이브 그로스만은 '살인의 심리학'에서 미사일 버튼을 누르는 사람은 자신의 행위가 살인에 대한 의식조차 느끼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악플러 들은 그들의 행위가 그저 친구들과 하는 가벼운 장난 정도로만 생각할 뿐 당하는 피해자들의 고통은 안중에 없습니다.명심보감 정기편에 含血噴人(함혈분인) 先汚其口(선오기구)라 했습니다.피를 입에 머금고 사람(남)에게 뿜으면 자기 입이 먼저 더러워진다는 말이지요. 온갖 상스런 글을 올리는 분들은 자신의 영혼이 먼저 피폐해 진다는 점을 알고나 있을까요?그런데 자신의 입이 먼저 더러워지고 영혼이 피폐해지는 것으로만 그친다면 피해자들이 너무 억울하겠지요.악플러 들은 창원 어린이집 사건에서 보듯 정말 조심하셔야 합니다. 피해자가 몰라서 그렇지 마음만 먹으면 10분 안에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서 작성이 완료됩니다.모욕죄나 명예훼손죄로 사이버수사대에 고발하면 곧바로 아이디나 아이피 추적에 들어갑니다. 로그인을 안 하고 익명으로 글을 올리더라도 DB에 글 올린 사람의 IP가 저장됩니다.짧으면 열흘 길어야 한 달 이내로 경찰서 출두 연락이 옵니다.모욕죄나 명예훼손죄는 형법에 의해 처벌 받게 됩니다.모욕죄라고 해서 심각하게 상대방에게 모욕을 준 것만 처벌받는 게 아닙니다.모욕죄로 기소된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들을 보면, "막무가내로 학교를 파국으로 몰고 간다", "추태를 부렸다", "부모님이 그렇게 가르쳤냐", "개똥철학", "인과응보, 사필귀정"과 같은 표현들은 모두 모욕죄에 해당된다고 판단되었습니다.물론 법원의 판결은 표현 자체 외에도 사건을 둘러싼 여러 상황을 고려한 결과이겠지요.모욕죄는 형법 제311조에 의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명예훼손죄는 형법 제 307조에 의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며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민법상 위자료 청구까지 가능합니다.법이 무서워서 라기 보다는 댓글을 달기 전에 상대방을 먼저 생각해 주는 배려가 정말로 중요합니다. 성숙한 댓글 문화가 성숙한 시민 사회의 밑거름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2013-09-24 06:30:00데일리팜 -
제약업계 '가을 트라우마''가을의 악몽'이라 할만 하다. 복지부가 일괄 약가인하를 확정했던 시점이 2년전 가을 이었는데, 이번에는 황금 추석연휴를 앞두고 사용량약가연동제 개편안을 풀어놓았다.오랫만에 찾아온 5일 연휴였지만 업계 약가담당자들과 임원진들은 편안한 명절을 보낼수 없었을 것이다. 정부가 내놓은 사용량 연동제 골자는 청구액이 전년대비 10% 이상 증가하고 금액이 50억 이상 늘었을 경우 약가를 인하하겠다는 것이다.연 매출 100억원대 품목이 그 다음해에 150억원으로 실적이 증가하게 된다면 여지없이 약가는 떨어진다.정부의 개편안을 현재 시장에 적용한다면 유한양행이 마케팅하고 있는 '트윈스타'나 한미약품의 효자품목 '아모잘탄' 등이 약가인하 대상이 될 수 있다.이처럼 정부의 타깃은 국내 상위제약사와 다국적제약사를 향하고 있다.리딩기업들은 그동안 시장 성공가능성을 타진하고 검토해서 제품을 도입하거나, 수년간 R&D와 시장조사를 거쳐 자체적으로 대형 품목을 개발해왔다.특히 향후 트윈스타 같은 품목들은 시장에 많이 쏟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정부의 약가 개편안은 더 위협적일 수 있다.이러한 품목군은 회사의 생존을 좌우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한다.제약사들은 대형품목 한 개를 육성하기 위해 엄청난 피땀을 흘린다. 자체 개발 의약품일 경우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실패를 거듭하면서 쓸만한(?) 품목 한 개를 겨우 만들어낸다.도입품목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시장조사를 거쳐야 하고 마케팅과 영업비용을 고려하면 품목 한 개로 인해 회사의 사활을 걸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다국적사들이 국내에 마케팅하고 있는 신약들도 모두 마찬가지다.따라서 정부의 개편안은 무리수라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 일괄약가인하 무게감에 짓눌려있는 제약업계가 또 다시 신약개발 의욕이 저해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의약품은 시장원리에 맡기는 것이 가장 좋다. 사용량이 늘고 청구실적이 증가했다는 이유로 약가 인하 옥죄기를 강화 하겠다는 것은 '더 좋은 의약품'에 대한 명백한 이중규제이기 때문이다.정부는 제약업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업체들이 수긍할수 있는 중재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청구금액 증가금액과 실적 성장률 상향치 조정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또 이미 일괄인하 된 품목에 대해서도 충분한 고려가 필요할 것이다.제약업계의 '가을 트라우마'를 씻어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2013-09-23 06:20:00가인호 -
약준모는 소걸음으로…문제약국은 반성부터최근 약준모가 서울시 산하 일부 분회와 약국 자율정화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맺는 과정에서 분회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인해 젊은 약사들 주축으로 출범한 이후 줄 곧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일명 카운터 척결을 이끌어 온 약준모는 일대 시련을 맞게됐다. 약준모는 후원금을 둘러싸고 문제가 증폭되자 업무협약 중단을 선언하고 후원금을 돌려주기로 하는 등 진화에 나섰으나 당분간 곱지 않은 시선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전형적인 의욕과잉이 부른 자충수다.결론부터 말해 약준모가 지금까지 이어온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근절 노력은 이같은 시련에도 불구하고 쉼 없이 지속돼야 옳다. 관건은 근절 노력 방식의 전환이다. 약준모는 당초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현장을 동영상으로 채증한 후 개별약국에게 이를 제시하며 자정을 유도했었다. 그러나 기회를 부여한 이후 재점검에서도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으면서 '곧바로 공익신고'라는 공세적 방식을 선택했다. 파괴력 높은 공익신고가 이어지며 '임의단체가 권력화됐다'는 약사 사회 내부의 비판도 거세졌다.약준모의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근절 노력은 약사직능을 편의점과 뚜렷하게 구별짓기 위한 의지이자, 약사를 더 약사답게 이 사회에 설득하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상당수 약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나홀로 약국이 많은 현실을 감안한다면 감시의 대상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 전문 카운터 등 정도가 심한 사례에 포커스를 맞춰야 약사 사회의 더 많은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공익신고 문제도 생각해 볼 대목이다. 속도가 느리지만 인내심을 갖고 문제가 있는 약국을 더 설득하고,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 특정인의 이름을 거명하는 보도자료를 내어 압박하는 방식보다 정규 단체에 자료를 제시하고 시정을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이야 말로 약준모가 팜파라치, 전의총과 다른 점이다.이번에 문제가 된 약준모와 일부 분회간 업무 협약도 그 의도만 놓고 보면 그렇게까지 비난 받을 사안은 아니었다. 약준모와 협약을 맺은 분회의 경우 문제가 된 약국의 명단을 약준모가 분회에 넘겨 분회가 자정을 하도록 하고, 그럼에도 문제가 재발되면 약준모가 공익신고한다는 게 협약의 골격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에 그것이 후원금이든, 무엇이든 돈이 개입됨으로써 그 순수성을 일거에 의심받게 됐다는 점이다. 약준모는 이를 거울삼아 삼아 약사 사회를 아래로부터 일신시키는 시발점이 되도록 몸을 추슬러야 할 것이다.한편에서는 이번 약준모의 동영상에 찍힌 약국들도 스스로 반성하고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가 없는 약국'에 동참해야 한다. 약준모의 업무협약이 약사 사회의 비난을 받았다고 해서 자신들이 한 불법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약사회도 약준모가 제출할 예정인 동영상 등 증거자료를 신속하게 검증해 위반자가 있다면 스스로 정한 규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약준모의 업무협약 논란과 문제약국은 별건으로 다뤄져야 한다.2013-09-17 12:24:5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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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싸이도 해냈다면, 제약도 충분"[2013 노바티스 국제 바이오캠프에 참석해보니]이상곤 학생8월 24일부터 28일까지 스위스 노바티스 본사에서 2013 Novartis International Biocamp가 열렸다. 이 캠프에는 전세계 20개국에서 다양한 전공을 가진 60여명이 참여하였고, 나는 운이 좋게도 한국대표로서 캠프에 참여할 수 있었다. 캠프에 참여하기 전에 이 캠프에서 얻고자 하는 목표를 확고히 하였다. 먼저, 어떤 자극이든 달게 받아 스스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자.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게 한국에 대해 좋은 감정을 심어주자. 마지막으로, 한국의 다른 친구들이 갈 수 있었던 기회를 얻은 만큼 적극적으로 많이 보고 배워 얻은 경험과 생각들을 한국의 친구들과 공유하자는 것이였다. 이 글 또한 경험들과 생각들을 공유하기 위한 것의 일환이다.노바티스의 경쟁력노바티스 본사는 프랑스, 독일의 국경과 접해있는 스위스의 중소도시인 바젤에 있다. 본사는 대학처럼 특정 지역에 몇개의 건물들이 위치하고 있어 노바티스 캠퍼스라고 불리운다. 노바티스는 세계의 우수한 인재들이 와서 일하고 싶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유명 건축가를 캠퍼스로 초빙하여 건물을 짓도록 하였다. 보자마자 입이 떡 벌어지는 건물들이였고, 관광객들이 보러 올 정도의 건물들이였다. 캠퍼스의 겉모습만 멋진 것이 아니였다. 캠퍼스 내에 매점과 식당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건강을 생각하여 약국, 헬스장등의 시설이 모두 갖추어져 있었다. 말그대로 살고싶은, 일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놓은 것이다. 이는 이 회사가 인재를 얼마나 중요시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실제로 100여개국에서 온 다양하고 재능있는 사람들이 일하고 있었다[1]. 우리는 노바티스 캠퍼스투어 시간에 R&D부서를 중심으로 돌아다녔는데, R&D 실험실내에는 수많은 완전 자동화 분석시스템들로 무장되어있었다. 연구자들이 가설을 설정하고, 생각하여 컴퓨터 엑셀에 입력을 하면 기계들이 샘플의 추출, 희석 등의 단순 업무부터 샘플 분석과 자료 해석까지 A to Z를 해주었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기술적인 업무들에 시간을 보내지 않고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다른 연구자와 토론하고, 다시 실험을 설정하는 등의 '진정한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노바티스 국제 바이오 캠프에는 세계 20개국에서 다양한 전공의 60여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더 놀라웠던 것은 실험기기가 아닌 실험실의 시스템과 신약개발전략 이였다. 노바티스도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창조'와 '혁신'을 추구하고 있었는데, 이를 위해 'open'과 'collaboration'을 중요시하였다. 실험실 내 벽들은 대부분 투명한 유리였고 연구자들의 개인공간 넓었으며 개인공간 사이에 칸막이가 없거나 굉장히 낮았다. 가벼운 다과와 함께 회의할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있었고, 실제로 연구자들이 편하게 회의를 하고 있었다. 이러한 시설에 걸맞게 각 부서들은 굉장히 유동적이였다. 특정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별로 팀이 꾸려졌고, 그 팀 내 구성원들은 모두 각각 다른 전공을 한 석박사인력이였다. 부서 내 구성원이 다양하고 부서간 인력이동이 자유롭기 때문에 부서 간에 쓸데없이 정치적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고, 서로의 분야를 이해하고 협력하여 신약개발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 것이다.이들이 이렇게 우수한 기기와 시스템을 가지고 신약을 개발하는 전략은 자신들이 잘 이해하고 있는 기초과학에 기반한 신약개발이다. 연구소장의 말에 의하면 다른 Big pharma들은 시장의 크기나 경제적인 수요를 쫓아 신약개발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들은 전략적으로 자신들이 잘 아는 기전에서 미충족의료수요(Unmet medical needs)가 있는 분야를 연구한다고 한다. 시장의 크기가 작던 희귀질병이던 그런 분야가 나타나면 학교에서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등 공격적으로 투자를 한다고 한다. 이러한 시스템과 전략 덕분에 지난 15년간 노바티스는 Big Pharma 중에 거의 가장 생산적인 연구개발능력을 보여주었다[2].뛰어난 연구개발능력은 소비자와 연구자들이 생각하는 회사에 대한 이미지도 좋게 만들었고, 노바티스는 포춘지에서 선정한 가장 선망받는 기업 제약분야 1위를 차지했다[3].실제로 노바티스 연구자들은 자신들의 회사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믿음이 있었다. 이들은 'open'과 'collaboration'을 통해 흔히 말하는 '혁신'을 몸소 실천하고 있었고, 실제로 무언가를 '창조'하고 있었다. 이들의 모습과 시스템에서 분명 배울 점이 많았다.팀 과제를 수행하는 필자.팀 과제·케이스 스터디바이오캠프 프로그램은 크게 강연, 캠퍼스투어, 팀 과제로 구성되어있었는데, 단연 기억에 남는 것은 팀 과제이다. 과제에 대하여 짧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스위스의 phD 학생이 브라질에서 채취한 토양으로부터 발견된 성분이 다제내성균에 엄청난 효과가 있음을 발견하였고, 그 성분으로부터 항생제를 개발하기위해 회사를 설립하는데 그 회사의 일원이 되어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받아야 한다. 이 동일한 상황을 가지고 여덟 팀이 투자자로 가장한 심사위원에게 10분간 PT를 하는 것이 과제였다. 본격적인 팀 과제를 시작하기 전에 조 배정을 할 때 나는 스스로 주문을 계속 외웠다. “쫄지말자, 적극적이자, 즐기자”. 하지만, 팀원들이 소개를 시작하자마자 나는 그들의 이력에 쫄 수 밖에 없었다. MBA과정중인 창업 베테랑 Yishi(중국), 유명컨설팅회사 BCG에서 근무했던 Patricia(슬로베니아), 면역학 phD Isabel(스위스)과 노벨상 교수의 제자인 분자생물학 phD Jonas(스위스), 유쾌한 의대생 Omar(모로코), 노바티스 인턴사원이였던 Stephen(아일랜드), 나랑 가장 친해진 화학공학 석사과정 Anna(호주), 그리고 나까지 다양한 배경을 지닌 8명이 한 팀이였다.우리팀은 과제의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Business 영역에 있었던 Yishi와 Patricia는 일반적인 투자제안PT에 대해서 말하였고 재정적인 부분에 집중한 틀을 짰다. 스위스 출신의 두 phD Isabel과 Jonas는 이건 실제 투자제안PT가 아니고 10분이 짧으니 재정적인 부분은 중요하지 않다고 반발하였다. 두 그룹은 한 시간 동안 싸우듯이 토론하였다. 나는 웃으며 인사하던 친구들이 과제를 시작하자마자 싸우는 광경이 신기하기도 하였고, 어쩔 줄 몰라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러던 중 Anna는 팀을 작은 그룹으로 쪼개 PPT를 제작한 후에 함께 토론하자고 제안하였고, 우리는 각자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을 맡기로 하였다. 각자의 역할을 정하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각 소그룹들은 맡은 부분들을 PPT로 제작했고, 모두 모아 함께 토론하였다. Yishi와 Patricia는 재정적인 부분을 맡아 주었고, 영어가 모국어인 Anna와 Stephen은 가장 골치가 아팠던 지적재산권을 맡아주었다. Isabel과 Jonas는 회사의 구조, 이름, 로고, PPT를 만들어 주었다.그리고 나는 Omar와 함께 제품 개발 필요성 및 약물의 과학적인 부분을 커버하기로 하였다. 나는 특히 약물의 기전등의 과학적인 부분에 집중하였는데, 다른 팀과 차별화하기위해 약물의 기전에 적당한 판타지를 가미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래서, 약물을 DNA polymerase III에 작용하는 완전히 새로운 기전의 항생제로 설정하는게 어떠냐고 제안 하였다. 또, 이는 완전히 새로운 기전이기에 이 작용점을 타겟하는 다른 합성분자들도 pipeline로 구축하고, 주사제 이후에 다른 제형으로도 개발 중임을 강조하자고 제안하였다. 조원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고, 일단 조원들에게 호응을 얻으니 신이 났고 자신감이 생겼다. 이렇게 서로의 아이디어를 독려하며 이렇게 우리는 한 팀이 되어가고 있었고 모두가 제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밤샘토론 끝에 핵심만을 담은 PPT를 만들 수 있었고, 디테일들에 신경을 썼다. 최종 PT는 9장으로 압축되었고 이 중 내가 만든 3장은 고스란히 사용되었다.우리 팀은 과제를 즐겼다. 사람 한명한명이 알면 알수록 유쾌했기에 시작을 제외하고는 웃으면서 작업했다. 어느덧 우리는 맥주한잔과 함께 최종리허설을 마쳤고 서로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나누었다. 결전의 시간이 되고 최종 PT를 지켜보았다. Isabel과 Jonas는 멋지게 발표해주었고, 팀원 모두가 과정 자체가 좋았으니 결과가 나쁘더라도 웃자고 다짐하였다. 점심 먹고 긴장되는 우승팀 발표시간이 되었다. 우승팀은 바로 Group 5, Blue team! 우리 팀이다! 심사위원들은 제품자체에 집중한 점, 특허가 강하고, 재정적인 부분이 현실적인 점이 좋았다고 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강력한 팀웍이 느껴진다고 하였다. 결과 발표 후에도 다른 조 친구들이 우리 조의 분위기가 부러웠었다고 말해주었다. 운 좋게 훌륭한 팀원들을 만나 좋은 추억 쌓았고 많은 것을 배웠다. 역시 팀웍이 우선이다. 그리고 쫄 필요 없다. 대한민국의 교육수준은 세계 최상이다. 적극적으로 즐기자! 개인에게도 상이 주어졌는데 나의 절친 Anna가 상을 받았다. 수많은 phD, MBA를 제치고 이제 막 석사 1년차를 마친 Anna가 받은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그 사람이 얼마나 똑똑한지, 얼마나 잘 났는지보다 태도(attitude)와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을 보았다고 한다. 나도 같이 일 한지 4일차되서야 느낀 점을 심사위원들이 제3자 입장에서 봤다니 놀라웠고, 진정한 인재를 바라보는 대단한 통찰력이였다.네트워크 빌딩 시간.삼성과 강남스타일나는 바이오캠프 행사 내내 생각지 못한 주목을 받았다. 캠프 내에 유일한 한국인이였기에 친구들은 한국드라마와 K-pop, 그리고 삼성과 강남스타일에 대하여 서슴없이 물었다. 물을 때마다 자부심이 생겼고, 즐겁게 대답하였다(말춤도 몇 번 췄다). 하지만, 친구들이 "한국제약산업은 어때?", "한국에서 가장 큰 제약회사가 어느정도 규모야?" 라는 질문을 받으면 솔직히 대답하기 어려웠다. 제약분야에서 우리가 아직 뒤쳐진 부분이 많은 점이 사실이다. 하지만 삼성과 싸이도 해냈는데 우리라고 못할 쏘냐.단언컨대, 대한민국 제약업계도 멋지게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삼성이 탁월한 예측과 멋진 마켓포지셔닝으로 소니와 애플을 뒤집었듯이, 싸이가 멋진 컨텐츠를 만들어 Youtube와 SNS라는 시대의 흐름을 타고 월드스타가 되었듯이, 대한민국 제약업계의 우수한 인재들이 뛰어난 예측과 전략적 제품개발로 치고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나도 한국에 있는 멋진 제약 선후배분들과 함께 '제약강국 한국'을 만드는데 부족하게나마 일조하고 싶고, 내가 얻은 환상적인 기회를 더 많은 친구들에게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인용출처] [1]http://www.diversityinc.com/the-diversityinc-top-50-companies-for-diversity-2013/[2]http://www.forbes.com/sites/matthewherper/2012/02/10/the-truly-staggering-cost-of-inventing-new-drugs/[3] http://money.cnn.com/magazines/fortune/most-admired/2013/snapshots/6799.html2013-09-16 06:34:55데일리팜 -
국민 위한다면서 치고 받는 의사와 한의사"대한의사협회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대한한의사협회의 주장을 강력히 규탄한다.""대한의사협회는 자신들만이 옳다는 오만방자한 생각을 지금이라도 버리고 무엇이 진정으로 국민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길인지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초음파기기 등 현대의료기기 사용권을 두고 의료계와 한의계가 한바탕 맞붙었다.그동안 산하단체인 한방대책특별위원회를 통해 한의계의 현대의료기기사용과 한의계의 불법의료행위를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의협이 '한의사제도 폐지' 주장을 시작으로 강경대응에 나설것을 선언했다.양 단체의 갈등은 한의협이 지난 9일 사원총회를 열고 현대적 의료기기를 자유롭게 활용하겠다고 선포하면서 불 붙기 시작했다.환자를 보다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를 적용했다.하지만 의협은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국민을 인체 실험대상으로 여기겠다는 행위라고 선을 그었다.현대의료기기의 활용을 보장하라는 한의사들의 주장을 '비양심적인 요구'라고 일컫으면서, 의사면허 일원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고 한의사를 의료인 범주에서 제외시키라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중국에 뿌리를 둔 한의학(漢醫學)은 1986년 한의학(韓醫學)으로 한자표기를 바꿈으로써 우리나라 고유의 의학으로 둔갑하게 됐으니, 의사면허를 일원화하고 한의학은 보완의학의 한 분야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는 것이다.한의협은 1913년 조선총독부령으로 의생규칙 재공포를 함으로써 한의사를 의사가 아닌 의생으로 전락했으나, 1951년 의료법 개정을 통해 한의사제도를 복원한 것이 정확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반박했다.현대의료기기 사용권을 두고 증폭된 갈등이 역사적 사실 논란까지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사용을 두고 지난해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7대 1의 의견으로 '초음파기기를 사용해 성장판 검사를 한 한의사의 기소유예처분에 대해 정당하다'는 결정을 내렸다.현재 국회에 한의약의 정의를 '전통적인 한방의료행위와 이를 기초로 과학적으로 응용·개발한 한방의료행위 및 한약사'는 한의약단독법이 발의돼 있다.서로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 현대의료기기 사용권을 두고 싸우는 의료계와 한의계.법, 정의 논쟁보다 국민의 건강권을 위한다면, 이익단체의 이해득실 여부를 떠나 올바른 선택을 국민이 내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2013-09-16 06:30:13이혜경 -
[칼럼] 조찬휘 회장의 유럽견문록(歐羅巴見聞錄)"베니스공국 출신의 상인이었던 마르코 폴로(Marco Polo)가 아버지를 따라 여행을 떠난 건 1269년으로 전해진다. 열 다섯살이 되던해였다. 소년이 17년간 여행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건 불혹의 나이를 넘긴 42세였다. 그는 돌아와 중국 등 오랜 여행의 체험을 루스티첼로라는 사람에게 구술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책이 바로 '동방견문록(東方見聞錄)'이다. 책의 내용이 매우 신기하고 과장된 측면 때문에 처음에는 유럽인들이 믿지 않았으며 오히려 마르코폴로를 허풍쟁이 떠벌이로 불렀다고 전한다(두산백과)."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은 지난 11일 약사 회원들에게 담화를 발표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이 담화문은 유럽의 약국과 약업계 현황을 살펴보고 느낀 9박10일간 소감을 적고, 이를 토대로 자신도 열심히 일하겠다는 다짐으로 끝을 맺는다. 그는 세계약사연맹총회(FIP)에 참석하면서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매우 큰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오죽하면 담화문에 '우물안 개구리 처지를 벗어나 뒤늦게 나마 제 눈이 커지고, 제 키가 자라며, 제 머리가 확 트인 느낌을 맛보았다'고 까지 고백했을까.FIP 서울 총회를 확정짓고 돌아온 조 회장은 이번 유럽 방문에서 '성분명 처방과 대체조제'라는 꽃을 꺾어 왔다. 그는 담화에서 '불용재고의약품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다'는 유럽약사의 이야기를 꺼내며 "유럽내 모든 의사의 처방전은 단지 권고에 지나지 않는 약사중심의 완벽한 대체조제를 시행하고 있어 재고의약품이 발생할 수 없었다"고 분석했다. 유럽의 약사·약업 환경과 비교되는 대한민국의 약사직능이 처한 현실을 밖에서 똑똑히 목도했다는 그는 "EU가 2017년부터 단호하게 성분명처방을 시행하는 소식은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담화문에 기술했다.조 회장은 자신에게 충격을 준 유럽 그 현장에서 "우리나라 약사가 살길은 대체조제의 진정한 정착 뿐"이라는 굳은 결심을 했다고 한다. 그는 이왕이면 성분명처방으로 바로가면 좋겠지만, 유럽도 성분명처방 시행을 결정하기까지 신중한 검토와 숱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의사의 반대와 같은 걸림돌은 국가 차원의 결단으로 넘어서는 가운데 무한에 가까운 자유로운 대체조제를 허용했다며 유럽 각국 정부의 역할에 찬사를 보냈다. 이탈리아의 경우 이탈리아 약사회는 성분명처방을 위해 아무런 입장도 취하지 않았고, 의사회는 반발했지만 정부는 이 제도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이 대목은 조 회장이 담화문에 담고 싶어했던 꽃중의 꽃으로 보인다.약사 직능단체의 수장, 조찬휘 회장이 마음 속에 그린 꽃은 약사들도 모두 받고 싶은 꽃일 것이다. 그런데 다소 우려되는 건 조 회장이 '화단'을 만져보고, 느껴보며, 살펴보지 않은 채 보기 좋은 꽃송이만 꺾어와 전도사 복음전파하듯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점이다. 그 사회의 문화, 경제, 역사, 복지제도, 의약사들에 대한 사회 지지 등의 다양한 요소들이 씨줄과 날줄도 얽혀있는 '그 화단' 을 조 회장은 그 짧은 일정에서 다 본 것일까? 조 회장이 유럽 성분명 처방에서 매료된 강력한 정부의 역할론이 한국적 상황에서도 가능한지도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꽃송이를 흔들기 전 조용하게, 치밀하게 준비하는 것이 먼저다.고령사회와 위태위태한 건보재정이라는 측면은 조 회장에게 유리한 요소일 것이다. 이를 기반 삼아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갈 때 보기 좋은 꽃을 피울 화단은 마련된다. 머리가 움직이면, 몸통이 따라가지만, 몸통이 움직여 머리가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체조제도 그렇다. 현실적으로 약국과 약사 입장에서 사후통보 같은 걸림돌이 있다지만 대한약사회 중심으로, 아니 조찬휘 회장 먼저 실행에 전혀 옮기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그래서 대체조제가 건보재정 절감 등 공익에 기여한다는 경험치를 누적시켜야 한다. 사회적 동의를 위한 필수요건이다. 조 회장이 따온 꽃, 다시말해 현실보다 높이 있는 꿈으로 직접 올라가는 엘리베이트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다만, 그곳으로 연결된 계단만 열려 있을 따름이다.2013-09-13 12:24:52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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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비급여 가격차, 선택은 소비자 몫'똑똑한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각종 상품의 가격비교 전문 사이트들이 성황이다.이 경향은 의료소비에도 영향을 미쳐 건강보험권 밖의 비급여 진료비용 비교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최근 심사평가원이 대형병원 비급여 MRI와 치과 임플란트 가격을 조사, 비교해 공개했다.상급종합병원과 대형 치과병원에 국한되긴 했지만, 그 안에서도 가격 차가 최대 4.6배 이상 벌어지는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을 놀라게 했다.급여권 밖에서 병원이 적정가격을 임의로 책정하고 있었던 탓에, 그간 가격비교가 쉽지 만은 않았던 일이었다.그만큼 병원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평원이 가격을 공개하자 일부 병원들은 정정을 요구하며 심평원에 항변하는가 하면, 언론 매체에 일제히 해명자료를 보내 억울함을 호소했다.병원협회는 즉각 반박 보도자료를 통해 병원의 특수상황을 간과한 단순 가격비교라며 심평원 공개 자료를 비판했다.공개된 가격에는 각 병원들의 사정, 즉 지가, 병실규모, 시설, 구비비품, 시공비 등 민감하고 상이한 특수성이 설명돼 있지 않은 채 병원 실명과 가격만 나열돼 있어 오히려 정보 왜곡이 우려된다는 주장이었다.단순 가격비교로 인해 해당 병원들이 '바가지 장사'를 하는 것처럼 비쳐졌다는 병원계의 볼멘소리에는 일면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급의 병원에서 같은 검사 혹은 시술에 수배의 가격 차가 나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납득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임에 틀림없다.의료서비스 제공자와 소비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해결하고, 선택권을 강화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맞설 명분으로 해석하기에도 역부족이다.급여권 밖의 정보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비급여 가격 항목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서라도 소비자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이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이기 때문이다.병원계의 주장대로 병원들의 특수성과 장비 수준, 서비스 격차 등은 그만큼 가격에 드러나 있을 것이다.비급여 특성상 자신의 편의에 맞게 취사 선택하는 일은 이제 '똑똑한 소비자' 고유의 몫으로 넘겨주는 것이 옳다.2013-09-12 06:30:00김정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