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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 요구에 의한 2원 납품가격정부가 #시장형실거래가제 재시행 근거 중 하나로 내세우는 게 1원 등 초저가 납품 의약품이 제도시행과 상관없이 발생한다는 것이다.제도 때문이 아니라 공급자(제약·도매)의 계산에 의해 병원 납품 시 초저가 의약품이 생긴다는 주장이다.1원이든, 2원이든 파는 사람 마음인데, 문제될 게 있냐는 인식이 깔려있다.그러면 사는 사람이 2원, 5원 판매를 강요하는 것도 수요-공급의 이치라고 할 수 있을까?시장형실거래가 재시행으로 대형 병원들이 무자비한 납품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원광대학교병원이 일부 의약품의 납품가를 2원 또는 5원으로 요구해 약업계의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생각해보자. 1000원에 판매되는 사과 하나를 2원에 달라면 장사를 할 사람이 있을까? 하물며 한 사람도 아니고, 여러 사람들이 그렇다면.시장논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현재 약업계에 펼쳐지고 있다.물론 그래도 남는게 있으니까, 2원, 5원 약물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반대의견도 나올 수 있다.하지만 땅파서 장사하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원외 처방 비중이 높아 원내에 의약품을 싸게 공급한다 하더라도 이윤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더구나 제도 시행으로 약물 기준가격 하락에 따른 손해도 막대하다.그럼에도 제약사들이 병원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는 건 '생존'을 위해서다. 병원이 의약품의 공급권을 쥐고 있는 기형적 상황에서 제약사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저가납품 요구를 들어주고 있는 것이다.정상적인 거래관계는 온데 간데 없다. 오로지 갑(병원)에 의한 을(제약·도매)의 공급이행이 있을 뿐이다.시장형실거래가 제도가 아니더라도 1원 낙찰은 있었지만, 판매자의 강요가 이렇게 많았던 적은 제도 하에 있었을 때다.아무리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도 좋지만, 최소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게 우선적인 가치가 아닐까.불평등하고, 정의롭지 않은 약업 현실에 정부가 응답할 때다. 시장형실거래가 제도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2014-02-10 06:14:52이탁순 -
6년제 첫 예비약사 "내 돈 내고 알바 했죠"설날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6년제 약대의 첫 입학생이었던 조카가 벌써 졸업 학년을 맞아 약국 실무실습을 했다며 들려준 경험담을 접했다."5주간 약국에서 돈 내고 알바했죠. 그냥 노동력 착취당한 것 같아요. 뭐 배웠다? 사실 뭐 별로 였어요".요즘 젊은이들이 비판적이고 직설적이라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시큰둥하게 말하는 조카의 말을 듣고는 무엇인가 잘못된 게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6년제가 시작된 후 지금까지 대학은 대학 나름대로, 약국은 약국 나름대로 실무실습에 대해 준비해 왔다. 그런데 막상 시작을 하고보니 교수와 프리셉터(Preceptor)약사, 그리고 실습생이 각각 서로 다른 느낌을 가지게 된 건가 보다."약국에 돈 내고 알바했죠. 노동력 착취당한 것 같아요""학교에서 사전에 실무실습 교육 준비는 충분히 하고 갔니?"라고 물어보았다. 의약품과 관련된 지식과 건강보험 제도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 건강보험 종별, 환자 나이별 중증질환 여부, 처방전 발급 의료기관의 종별 등에 따른 환자의 건강보험상의 위치 및 처방전 구성 요소들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실무실습 교육 일정 및 계획에 대해 알고 사전 준비 노력은 제대로 하고 그렇게 말하는 지가 궁금해졌다. 그런데 너무 쉽게 "아니요"라며 말하는 품새가 참 시원하기는 한데 가슴이 턱 막히며 답답해졌다.처음으로 시작하는 약대생 실무실습이다보니 그 동안 교육을 내실 있게 만들려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획 관리하고 있는 교수들은 물론, 실무실습을 준비하고 있는 현장의 프리셉터(Preceptor) 약사들, 6년제 약학 교육을 위해 애쓰는 모든 사람들이 행여 학생들에게서 실망스런 반응이 나올까 우려하고 있을 것이다. 실망스런 반응을 접한다고 해도 학생마다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느끼는 것이 다르니 전부 다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새로운 방식의 교육이 처음 시행되는 것이고 주변 여건이 협조적이기 보다는 녹록치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상황이라고 넘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그렇지만 그냥 공부 잘하라는 새해 덕담을 건네기 위해 시작한 말에 자꾸만 심각해지는 대꾸가 돌아오니 예사롭지가 않았다. 진반농반 섞어서 "연애하는 것 말고 요즘 제일 어려운 일이 뭐니?"라고 물으니 의외로 돌아오는 대답은 진중하다."어디에 서 있는지를 모르겠어요? 외삼촌, 저만 그런가요? 4과목으로 줄었다고 해서 좋아했지만 오히려 더 늘어난 시험과 1년도 남지 않았는데도 감도 잡을 수 없고 괴담 수준의 소문만 난무하고 있어요. 교수님들도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한다고만 말씀하시니 불안하기만 해요. 그리고 실습 나가는 건 복불복 같아요. 어디에 가느냐에 따라 결과가 확연히 달라지니 뭘 어떻게 맞추어야할지 모르겠어요".약대생 조카의 돌직구 "어디에 서서, 어딜 봐야 하나요?"조카의 설날 도발은 6년제 약대생이 느끼는 불안감과 불만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살펴보아야 한다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각 교육 주체들이 열심히 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한 학생과의 소통과 각 주체들 사이의 정보 교류가 절실해 보인다.처음으로 치러지는 6년제 약사국시는 학생들이 더 이상 불안해 하지 않도록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공지한 과목별 시험 문항수와 출제범위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사전 대비가 부족한 약사국시라 합격률이 50%를 넘지 않을 것이다'라는 식의 루머를 불식하고 불안감을 해소 해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약국, 병원, 제약 등 실무실습에 대해서는 학교별 차이, 교육장소별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학과 외부교육기관의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4년제보다 많은 시간과 경비를 소요하고 탄생하는 6년제 약사들이 기대하는 약제장교, 공무원 직급 등 지위에 관한 문제도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6년제 약대생 불만·불안감, 소통으로 해소해야약대 6년제 시행 이후의 약학대학은 신설 약학대학, 기존 약학대학, 지방 소재 대학, 수도권 소재 대학, 학교 부속 병원이 있는 대학, 없는 대학 등 각자 서로 다른 조건들을 가지고 있다. 그 만큼 약대는 태생적으로 복잡 미묘한 6년제에 직면해 있다. 각 대학들은 6년제를 통해 최고를 지향하는 교육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고 또 그렇게 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최고를 지향하기 이전에 모든 대학이 공통으로 갖추어야 할 교육환경과 졸업생의 사회적 지위에 대해서는 힘을 합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싶다.지난 세월 돌이켜보면, 약대 학제가 6년제로 바뀐 것은 여러 사회적 합의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학생들이 2년이라는 시간을 추가로 투자하고 그 기간에 등록금을 치르고 다양한 사회적 비용을 감수하는 것은 6년제 약사가 만들어낼 기대 효과에 대한 사회적 투자에 다름 아니다.사회가 한 투자에 상응하는 효과를 만들어낼 책임은 정부, 한국약학교육협의회 , 대한약사회, 각 대학의 구성원과 약사 모두에게 있다 할 것이다. 특히 막상 뚜껑을 열게 된 실무실습을 비롯한 6년제 교육을 보면서 대학을 중심으로 모두가 공감하는 한 목소리로 묶어낼 리더십과 소소한 일에서부터 큰일까지 꼼꼼히 다져가는 지속적이고 일관된 추진력이 아쉽다. 서로 미루고 갈수 있는 일이 아니니 교육을 책임진 여러 주체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가일층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만시지탄(晩時之歎), 후시지탄(後時之歎) 해서야 되겠는가?2014-02-06 06:14:53데일리팜 -
새 심평원장이 넘어야할 산새 심평원장에 #손명세 원장이 취임하면서 이 기관 인선이 최종 마무리 됐다.지난해 초 첫번째 공고 이후 무려 1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으니,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인선이었다.당시 새 정부 출범 초 불거졌던 정부와 공공기관 인사사태로 부적격자 임명이 크게 부각되는 시점이라, 심평원도 그 파고를 비켜갈 수 없었던 탓이다.이런 이유로 손 새 원장이 대내외적으로 넘어야 할 산은 크고 가파르게 보인다.특히 심평원은 국민과 의약계, 제약계 모두를 '클라이언트'로 두고 있는 만큼, 많은 스테이크 홀더를 아우르는 접점에 있다는 점에서 현재 봉착한 현안들의 무게가 더욱 도드라진다고 할 것이다.대외적으로는 우선 박근혜 대통령의 후보 당시 핵심공약이었던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와 3대 비급여의 실무가 첫번째 감당할 과제일 것이다.약제와 행위 급여를 심사·평가하는 기관인 만큼 제도 설계에 중추적 역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현재 정부와 의약단체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의료영리화와 원격의료 또한 심평원 실무 영역을 비켜갈 수 없다.제약 부문은 또 어떤가. 기등재약과 리베이트 쌍벌제, 약가 일괄인하 파고를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최근 들어서는 시장형실거래가제도의 재시행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의약품 유통투명화와 바코드 표기 의무화 시행 준비도 심평원의 몫으로 할당돼 있다.단일보험으로서 세계적인 의료 데이터를 보유한만큼 빅데이터 개방과 활용의 기대도 대외적으로 큰 상황이어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야 한다.'무주공산'이라며 국회의 질타를 받아 온 치료재료 관리 방책과 지난해 시행된 자동차보험 심사위탁 수행도 안착시켜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내부적으로는 청렴도 향상과 노사갈등 중재, 효율적 인사 배치 등 경영 측면에서도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손 원장은 앞으로 각 실부별 업무보고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내부 인사와 노사협상, 국회 업무보고, 상반기 국정감사 등 건강보험 영역에서 그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관중'들은 복지부의 손과 발로써 전문성을 고도화시키고 이해당사자들을 조율하면서 기관 독립성과 특수성을 지켜내기 위한 그의 출발점을 기대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2014-02-06 06:14:51김정주 -
[칼럼] 약사회는 전투…의협은 집(計家)바둑바둑은 집싸움이다. 집을 많이 지으면 이긴다. 그런데 지금 '의료영리화 바둑판'이 묘하다. 대마의 사활을 걸고 곳곳에서 만패불청을 외치며 확전 양상을 보이던 전투가 급격히 소강상태로 변모되고 있다. '원격의료와 의료기관 자회사 설립'을 동력삼아 화점에 착점했던 정부나, '3.3 대파업'을 앞세워 정부의 대척 지형인 '3.3'에 돌을 내려놓고 옥쇄작전에 돌입했던 의료계는 초반 화력과시를 멈추고 전투지형에서 손을 빼 각자 생존의 길을 선택한 듯하다. 바꿔치기까지는 아니더라도 타협국면으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의사협회는 어느 새 또다른 지형에 집을 지으며 의료수가 인상, 의약분업 재검토, 병의원의 의약품 택배 같은 현안을 품었다. 정부도 은근슬쩍 그 곁에다 돌은 두지만, 몰아치는 대신 어울려 자신의 집을 짓고 있다. 전투 바둑은 어느 새 집바둑, 다시말해 계가(計家)바둑 양상이 됐다. 마치 끝내기 수순같다. 4일 열린 제2차 의정협의회 결과는 국면의 대전환을 적지 않게 암시하고 있다.선수를 뒀던 정부가 검은 돌, 의사협회가 백돌을 쥐었던 '의료영리화 바둑판'은 어느 새 흑백으로 어우러지며 '비버'처럼 각자 집 짓기에 들어간 가운데 '법인약국이라는 회색돌'을 쥐고 바둑판에 뛰어들었던 약사회는 마땅히 착점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착점할 곳이 없거나 기회를 잃은 셈이다. 검은 돌과 흰돌이 대마싸움을 벌일때 흰돌을 쥔 의사협회 응원군을 자처하며 거들었던 약사회는 흑돌과 백돌이 전투대신 각자 계가 바둑으로 한발 물러서면서 누구를 상대로, 누구와 함께 싸워야할 지 길을 잃은 모습이다. 이렇게 되면, 정부와 의료계가 이번 바둑을 끝낸후 다시 정부와 법인약국을 놓고 맞대결을 펼쳐야 할 상황이다. 고약한건 의료영리화 저지라는 대의의 대열에 함께섰던 의사협회가 알토란 같은 자기 집을 열심히 짓고 있다는 점이다. 약사회도 자기 집을 지어야만 하는데 언제, 어디에 착점할지 지금도 좌고우면하고 있다. 좀더 긍정적으로 바라보자면 심사숙고일테지만 말이다.더 고약한 건 약사회가 흰돌을 잡고 싸워야할 다음번 바둑판이다. 약사회가 정부와 함께 새롭게 대마싸움을 할 바둑판은 정부와 의사협회가 각자 집을 지으며 만들어 놓은 여러 조건이 이미 깔려있다는 점이다. 만약 정부와 의사협회가 병의원의 직접적인 의약품 택배 등 의약분업 전반에 걸쳐 평가를 하자는데 공감하게 되면 법인약국을 건 대마싸움은 크게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의약분업 재평가 같은 패를 완전 무시할 수 없는 처지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립무원이다. 반대로 꽃놀이패를 손에 쥔 정부의 법인약국 다루기는 한층 쉬워지게 되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 철학이든, 전략이든 지금까지 정부가 의약분업 재평가 같은 문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테이블을 마련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양상이 바뀌어 '3.3대파업'을 막으면서 원격의료 등을 관철시키려면 사석(死石)작전도 염두에 둘 수 있을 것이다. 약사회로선 또다른 심각한 고민거리가 생긴 것이다.2014년 2월, 약사회가 회원 중심으로 법인약국의 폐해를 알리는 홍보전에 나서고 있다지만, 원격의료를 내건 의료영리화처럼 국민들을 각성시켜내지는 못한 상황이다. 의료영리화의 한 구성요소로 법인약국이 포함돼 있었다고는 하나 냉정히 말해 아는 사람만 알거나 무관심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국민 63%가 법인약국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흘리며 민심 선점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약사회 집행부가 부랴부랴 새누리당대표를 만나기 위해 당사를 찾아 당대표 비서실 팀장을 만났다. 약사회 입장은 당대표까지 전달됐을까? 정부와 여당은 '바둑 한판두자'고 상대를 압박해 오는데도 약사회는 여전히 '당장 둘 일이 아니다'며 '장기적으로 두는 날짜'를 잡자고 하는 실정이다. 정부가 어느 날 바둑판에 돌을 놓을때도 약사회의 상징이자 대표인 조찬휘 회장 집행부가 다음에 두자고만 할 수는 없는 일일 것이다. '바둑을 아예 두지 말라'는 약사들의 민심 위에 선 조 회장의 다음 행보가 쉽지 않다.2014-02-05 12:24:53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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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흘려 법인약국 바람잡겠다는 건가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새누리당 부설 연구소인 여의도연구원 주체의 '보건의료제도 개선책에 대한 여론조사' 내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됐다. 국민 24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원격의료 허용 찬성 68.3%, 의료자법인 설립 및 인수 합병 허용 찬성 45.3%, 법인약국 허용 찬성 63.2%였다. 당사자인 약사들조차도 법인약국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여론조사 응답자들에게 어떤 설명을, 얼마나 쉽게 했길래 이처럼 높은 찬성 답변이 나왔는지 궁금증이 남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해 설문내용은 당당하게 공개돼야 할 것이다.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을 비롯한 회장단은 3일 새누리당 당대표실을 방문해 여론조사 발표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 문제는 약사회와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분야인 만큼 새누리당 차원에서도 이번 문제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약사회는 이도 모자랐는지 같은 날 성명을 내어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은 실시했다는 설문지 내용이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당으로서 (언론을 통한 여론조사 공개) 자제해야할 사안이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언론을 통해 오도된 정보로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다면 정부와 대화는 의미가 없다"고까지 수위를 높여 비판했다.여론조사는 설문 내용의 객관성 및 공정성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사회과학 방법론 중 하나지만 설문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얼마든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구심의 영역을 남겨 놓고는 한다. 설문조사를 통한 석박사 학위 논문에 설문 항목을 모두 첨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 만큼 여론조사 결과가 언론에 보도됐다면,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은 마땅히 어떤 내용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지 조사원문을 공개해야 마땅하다. 오차 범위가 얼마라는 식의 '정량적 정확성' 뿐만 아니라 내용 구성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정성적인 공정성'도 밝혀져야 한다. 설문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채 결과만 공표하는 건 홍보전의 일환, 그러니까 바람잡이용으로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2014-02-04 06:14:51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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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약국 찬성하는 국민이 63%라고?"법인약국과 관련해서 여론조사를 한다고 하는데 누가 하는지 알고 있나요?"지난달 27일 한 약사는 기자에게 이같은 문의를 해왔다. 법인약국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다는 단골환자가 약국에 왔다는 것이다.이 약사는 "어떤 배경과 의도로 물어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텐데 걱정"이라며 "언론사가 하는지, 아니면 대한약사회가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29일 설 연휴를 앞두고 대한약사회와 각 지부가 진행한 설 귀성객 대상 법인약국 저지 홍보캠페인이 마무리된 이후 2일 새누리당은 여론조사 결과를 하나 발표했다.'원격의료' 찬성 68.3%, '의료법인 자법인 설립 및 인수·합병 허용' 찬성 45.3%, '법인약국 허용' 찬성 63.2%가 여론조사 결과였다.새누리당은 부설 연구소인 여의도연구원이 지난달 25일 국민 2403명을 대상으로 '보건의료제도 개선책'에 대해 여론조사 결과를 전격 발표했다.새누리당이 원격의료, 법인약국,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 등 보건의료제도 개선대책에 대한 본격적인 여론몰이를 시작한 셈이다.결국 기자에게 여론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귀띔을 한 약사의 말이 사실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여론조사 주체는 언론도 대한약사회도 아닌 새누리당이었다.관심을 끄는 법인약국 허용 여부에 대한 질의에서 찬성은 63.2%였고 반대는 27.5%였다. 여론조사 결과가 정확하다면 약사사회에는 충격적인 수치다.여론조사 정보를 알고 있었던 약사도 이야기 했듯이 어떤 배경과 의도로 물어보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인해 약사만의 약국법인을 도입하려고 하는데 찬성을 하냐고 물어본다면?또 국민 편의과 약국 서비스 향상을 위해 약국법인을 도입하려고 한다는 질문에 국민들은 어떤 입장을 보일까?법인약국에 대한 메커니즘과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 등에 대한 사전 정보를 인지한 국민이라면 반대입장을 보인 27.5%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국민들은 법인약국에 대해 잘 모른다. 당사자인 약사들도 법인약국 공부가 한창이다.'법인약국이 도입되면 외부자본이 유입되고 동네약국들이 폐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귀하는 법인약국 도입에 찬성하십니까?' 만약 이렇게 질문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정부와 새누리당은 법인약국 도입 이전 예측가능한 부작용에 대한 해법부터 제시해야 한다. 이는 약사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법인약국 찬성 63.2%라는 수치에 매몰돼 정책을 추진하는 우를 범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2014-02-03 06:14:50강신국 -
3조 투입 GMP, 사람과 만나야 '글로벌'강호경 바이오써포트 대표최근 몇 년간 국내 제약산업은 제약 선진국들도 한번씩 홍역을 겪었던 리베이트 약가인하 등 여러 악재들로 인해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다행히 몇몇 제약사들은 체계적인 성장 모멘텀을 찾아 작년 하반기부터 서서히 최근의 악재들로부터 벗어나 매출과 이익의 성장세가 반전되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성장의 모멘텀을 찾기 위해서 오늘도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이러한 성장의 모멘텀을 찾기 위하여 대부분, 아니 모든 제약사들은 해외 제약시장 개척으로 그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이에 따라 해외 제약시장 개척을 준비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전략을 세우는 분야가 해당 수출국의 GMP 규정에 맞는 GMP 인프라 구축을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기획하고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다행히 국내 많은 제약사들은 지난 10여년 간 진행된 GMP선진화 프로젝트에 의해 GMP 시설의 하드웨어 분야는 어느 정도 글로벌 GMP에서 요구하는 규정을 충족하게 되었다. 최근 10여년 간 국내 제약사들은 자그마치 3조원 정도를 새로운 GMP시설 현대화에 쏟아 부었다. 아래의 도표는 그간 GMP 플랜트 구축에 투자한 내역을 보여주고 있다.총 136개사가 GMP 공장을 신축완료 하였거나 현재도 신축 중에 있다. 다수의 제약사들이 글로벌 GMP 기준에 적합한 시설을 구축하였기에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기본 요건은 갖춰진 것으로 볼 수 있다.다만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도 많이 부족한 부분이 소프트웨어 분야이다. 즉, 해외 GMP 실사를 성공적으로 받기 위한 시스템적인 부분이 많이 부족한데 이러한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것들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통합된 ICH GMP 규정 이해 필요ICH(International Conference on Harmonization 국제조화회의)는 1990년 유럽연합, 미국, 일본이 신약의 신속한 출시로 인류건강에 기여하기 위하여 설립된 국제기구이다.ICH는 인류 건강에 혁신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되었더라도 각 국가마다 차이가 있는 신약 허가자료(안전성, 유효성 등)의 별도 준비로 인하여 시험동물 자원의 낭비, 임상시험의 반복, 연구개발비의 이중투자 등을 방지하고자 설립을 하였다.이에 ICH는 허가 규정 통일화를 통해 우수신약의 출시지연으로 인한 고약가, 의료혜택의 불리 등을 방지하여 염가로 신속한 신약을 공급 궁극적으로는 인류 건강에 기여하는 것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이에 따라 ICH는 비임상, 임상, GMP에 대한 규정들을 통일화 하였으며 특히 GMP에 대한 규정들을 Quality Topics으로 분류하여 규정화 하였다. 따라서 이제는 해외 제약시장으로 의약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필히 ICH의 Quality Topics을 완벽히 숙지하여야 하며 그 중에서도 Pharmaceutical Development Q8, Quality Risk Management Q9, Pharmaceutical Quality System Q10은 필히 이해를 하여야 한다.2013년 미국 FDA는 의약품 제조공정상 품질의 중요성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The Patient cannot see the quality'라는 표현으로 그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는 환자는 의사의 처방에 의거 또는 약사가 권유하는 약을 투약 받게 되지만 과연 그 약의 숨은 Quality가 어떠한지, 주성분(API)들은 문제가 없는지, 심지어 의사나 약사들도 볼 수 가 없다라는 의미다.따라서 FDA는 완벽한 의약품의 Quality가 보장되기 위해서는 도덕성(Morality)이 결여되지 않은 제약공정 종사자들이 시스템적으로 의약품의 제조공정을 컨트롤 할 수 있어야만 가능하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바로 이것을 뒷받침하는 게 바로 ICH의 Q8, Q9, Q10이다.PIC/S에 대비한 GMP 실사 기준 준비해야1970년에 현재의 유럽연합국들로 구성된 PIC(Pharmaceutical Inspection Co-operation)를 1995년 유럽연합 이외의 국가들까지 확대하여 PIC/S(Pharmaceutical Inspection Co-operation Scheme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를 창설한 국제기구이다. PIC/S의 역할은 PIC/S에 가입된 회원국간의 GMP에 대한 실사자의 교육, 저서발행,지침서 제공 등의 역할을 수행하여 통일된 GMP 실사를 하는 것이다.이를 통하여 PIC/S회원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의약품들은 일관된 품질이 보장된 상태가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환자에게 투약하는 모든 의약품의 품질을 신뢰하는 기초를 마련하는게 PIC/S가 바라는 목표이다.현재 PIC/S에 가입된 국가는 호주,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 체코, 덴마크, 에스토니아, 필란드, 프랑스, 독일, 그리스, 헝가리, 아일랜드, 이탈리아, 라트비아, 말레이시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폴란드, 포르투갈, 루마니아, 싱가포르, 슬로바키아, 남아프리카,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영국, 리히텐슈타인이다.특히 미국이 2011년에 가입하면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의약품실사상호렵력기구'가 되었다. 일본도 2014년에 가입이 확실시 되고 있으며 그 외 많은 나라들이 가입신청서를 제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이제 PIC/S가 더더욱 중요해진 것은 우리 MFDS(식품의약품안전처)도 2012년 4월 10일자로 PIC/S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라는 것이다. MFDS가 가입신청서를 제출하였다는 의미는 향후 국내 모든 GMP 공장들은 PIC/S가 요구하는 실시 지침에 따라 실사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로 국내 제약사들이 원하건 원하지 않든 GMP 기준이 자연스럽게 글로벌화가 될 수 밖에는 없다.현재 예상으로는 우리 MFDS는 2015년 하반기에 PIC/S 가입승인이 유력시 되고 있다. 이제는 국내 제약사들은 해외 제약시장으로의 진출 여부와 상관없이 PIC/S 실사지침에 따라 GMP 운영 체계로 무조건 바꿔야 한다. 다행인 것은 2014년부터 우리 MFDS는 PIC/S 실사지침에 맞게 약사감시를 실시하겠노라고 이미 발표를 하였다.아울러 국내 제약사들이 혼란스럽지 않게 PIC/S의 실사 기준에 맞는 '의약품의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실태조사 평가서'를 만들어 사전에 국내 제약사들에게 공급하였다. 따라서 제약사들은 '의약품의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실태조사 평가서'를 참고하여 사전 모의실사를 통해 글로벌 GMP와 우리 회사의 GMP가 얼마나 차이(Gap)가 있는지를 파악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품질과 사람이 완벽히 연결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글로벌 GMP에 적합한 하드웨어를 구축하고 ICH GMP 규정인 Q8, Q9, Q10에 적합한 소프트웨어를 갖추었더라도 결국은 GMP 실사를 받는 것은 사람이다. 완벽하고 비싼 자동화 기계가 GMP실사를 담당하지 못한다. ICH 규정, PIC/S 실사지침에 완벽하게 완성된 각종 Policy, SOP, Protocol, Validation Report 등이 GMP실사를 담당하지 못한다.결국은 사람이다. GMP실사 시 사람만이 우리공장 완벽하다라고 실사자 들에게 자신있게 답해야 한다. 그런데 엄청나게 비싼 돈을 들여서 좋은 설비 좋은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을 운영하고 유지하는 사람이 무지하다면 결과는 뻔할 것이다.아쉽게도 국내 제약산업에 종사하는 GMP조직원들의 글로벌화 수준은 아직 많이 미흡하다. 그 이유는 경험이 부족해서다. 고작 최근 몇 년 전부터 본격적인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으니 그 짧은 기간 동안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많지 않다라고 얘기하는 것도 난센스이기는 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지식적인 무장은 그 어떤 나라보다 강하다라는 점일 것이다.10여년 전부터 국가적인 차원에서 진행된 BT분야 투자와 연계된 각종 교육프로그램 및 한국제약기술교육원 등과 같은 민간 사설교육기관에서 글로벌 GMP가 요구하는 이론들에 대한 교육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에 의해 지식적 무장이 된 것이다.전체 해외 제약시장 개척을 위한 GMP 조직을 갖출 때 가장 중요한 부서가 제조공정 전체 품질 책임을 담당할 QA(Quality Assurance품질보증) 부서이다. QA 부서는 의약품의 제조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품질사고에 대한 예방과 시정조치를 기획하고 통제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체 제조공정에 일관되게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시스템으로 연결이 되어야만 제조부서, 품질관리부서, 개발부서, 연구부서, 공무부서, 기타 관리부서 등과의 부처간 연결이 완벽해 질 수 있다. 시스템은 기능간 연계(Cross-functional relationship)이다.시스템의 핵심은 사람이다.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가져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의 이력이 생기고 안정상태에 도달하면 전체와 부분의 목표가 동시에 달성되는 소위 Win-Win 효과가 나타나게 됨을 믿어야 한다.결론적으로글로벌 시장 진출 시 GMP 인프라 구축의 핵심 전략은 바로 지식과 경험이다. 지식은 ICH GMP 규정과 PIC/S 실사지침을 공부하여 내 것으로 만들면 될 것이고, 경험은 경험하지 않으면 답이 없을 것이다.그러나 경험하지 않고 경험의 시물레이션을 통하여 부족한 경험을 보완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GMP 조직원들과 기능간 연계를 통한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하면 가능하다. 지식과 경험이 풍부해질 수 있는 사람들을 시스템으로 통합하자! 그리하면 해외 제약시장 개척 시 글로벌 GMP 때문에 고민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2014-01-27 12:24:52데일리팜 -
현실이 될수도 있는 대형 M&A설마했는데 현실이 됐다. 오너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는 대형 제약사간 M&A가 성사될수도 있겠다는 인식의 변화다. 과거에는 물론 '네버(Never)'였다.녹십자는 지난주 뜨거운 감자였던 일동제약 임시 주주총회 이후에 적대적 M&A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주주로서 일동제약 회사분할에 반대했을 뿐이지 그 이상은 없다는 게 녹십자의 설명이다.일동제약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평소와 다름없이 경영에 주력하겠다고 밝혔지만, 경영권 방어를 위해 앞으로 일동 행보는 가시밭길이다.임시 주주총회 이후 너무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자책에 칼을 갈고 있을 수도 있다.아마도 2014년은 이 두기업의 행보에 모든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와 일동제약을 들여다보자. 일동제약 윤원영 회장은 녹십자 고 허영섭 회장과 집도 가깝고 친분도 두터웠다. 동생인 허일섭 현 회장과도 식사를 같이하는 사이다.오너의 관계를 볼 때 정서적으로 두 기업간 적대적 M&A는 상상할 수 없다.오랫동안 제약산업을 지탱해온 오너십은 국내제약기업 M&A를 가로막은 장벽이기도 했다.하지만 두기업 간 M&A 가능성 '1%'는 임시주총 이후 가능성 '50%'가 됐다.특히 임시주총전 윤원영 회장과 허일섭 회장이 회동을 갖기도 했지만, 임시주총 결과는 녹십자의 지주사 전환 반대였다.적대적 인수합병이 될지, 우호적 인수합병이 될지,녹십자가 일동제약 2대 주주로서 단순한 경영참여만 하게될지 누구도 모른다.하지만 일동과 녹십자의 이슈는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데 있다.향후 제약기업 간 인수합병의 선 모델이 될수 있을 만큼 큰 의미를 지니고 있고, 상징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사업모델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제약산업 전통적인 오너십 문화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일동제약 오너 3세인 윤웅섭 부사장은 임시주총 직전 이렇게 말했다."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이해하고 믿고 사랑해야만 가능한 것"이라며 "회사간 M&A도 마찬가지로, 기업간에 서로 동의가 없다면 그것은 적대적 인수합병이 될 수 있다."이제 임시주총이 끝난 지금, 일동제약 경영진의 생각은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다.서로 이해하고 믿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을 스스로 지키는 일이라는 생각일 것이다.녹십자의 속 마음을 지금은 알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제약산업 M&A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것이다.이 두기업이 어떤 결과를 보여줄 지 정말 궁금하다.2014-01-27 06:14:50가인호 -
시장형제, 약품비 절감 인센티브로 풀자정책실패는 없다? 시민단체와 소비자단체, 제약업계 그리고 민주당까지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다.보험의약품 관리제도를 놓고 시민단체와 제약업계가 뜻을 같이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이 쯤되면 이 말 많은 제도는 당장 걷어내는 게 마땅하다. 바로 시장형실거래가제도를 두고 하는 말이다.22일 국회 토론회에서 오제세 보건복지위원장의 결론은 의미심장했다. 그는 민주당의 3선 중진의원인데, 사실 복잡하기만한 보험약가제도를 국회의원이 속속히 이해하는 것은 버거운 일이다.오 위원장은 처음에는 "(제도 시행결과를 들여다보니까)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도입된 제도인 지 의심이 생긴다"고 말했다가, 토론회 전 과정을 지켜본 다음에는 "더 좋은 방안을 모색해야겠지만 이 제도는 없애는 게 정답"이라고 말했다.이전부터 보험의약품 관리제도를 세밀히 추적하지 않은 사람도 시장형실거래가제도의 난맥상을 들여다보면 그런 결론으로 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그런데 정부만 이런 상황을 인정하지 않고 마치 제도의 취지와 효과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스킬' 부족으로 취부하고 싶어한다.복지부는 지난 9일 보험약가제도개선협의체를 구성해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는 문제점 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복지부가 이미 인센티브율을 조정해 제도를 존치시키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린 게 아니냐는 의혹과 의구심이 끊임없이 제기된다.시장형실거래가제도는 '슈퍼갑'인 대형병원의 우월적 지위를 더욱 강화해 불공정 거래관계를 더욱 심화시키고, 리베이트를 합법화해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시킨다는 등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왜 이 제도를 도입했는 지 납득하기 어려운 폐해가 너무 많다.결국 인센티브는 정부가 리베이트를 척결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발생하게 되고, 또 그렇게 돼야 하는 병원의 '불공정한' 손실분을 금전적으로 보상하기 위한 기전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서울대 간호대 김진현 교수는 22일 토론회에서 내부자공익신고 포상제 확대와 허위신고 처벌 강화 등 실거래가 파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실거래가상환제 회귀를 전제로 한 것이었는 데 충분히 공감할 만한 주장이었다.이런 대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병원 손실보전 기전이 과제로 남는다면, 약품비 절감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식을 고려해보는 게 합당해 보인다.현재 병의원은 외래처방 약품비를 줄이면 재정절감액의 일부분을 인센티브로 받는다. 이 정책을 외래처방 뿐 아니라 원내사용 의약품까지 확대 적용하면 저가구매와 인센티브를 연계할 수 있다.특정 제약사의 팔을 비틀어서 저가 공급을 강제해 그 차액을 챙기는 게 아니라, 상대적 저가의약품 사용확대 등 전체적인 약품비 절감노력과 기여도에 따라 장려금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하자는 얘기다.이런 모형이야말로 저가구매 인센티브를 처음 디자인한 보건사회연구원 유근춘 연구위원이 언급한 '유인일치적' 정책방향과도 합치한다. 만약 세간의 의혹과 우려처럼 복지부가 이미 시장형실거래가제도 개선 방향에 대한 결론을 가지고 있다면 협의체는 더이상 존속될 이유가 없다.'언페어 플레이'의 책임은 정부 몫이다.2014-01-23 12:20:59최은택 -
[칼럼] 법인약국? '돈독(毒) 오른 약국'만 키운다우리는 흔히 서비스(service)를 이야기한다. 음식점만 해도 어디는 서비스가 '좋고' 어디는 '엉망'이라는 식으로 품평한다. 음식은 특성상 청결하고 맛있는 게 핵심이겠지만, 그 외적으로 종업원들의 수저 놓는 태도부터 말투까지 수없이 많은 파생 서비스가 음식점 주인이나, '왕'이라고 철썩같이 믿는 고객들의 요구로부터 만들어진다. 그러다 보니 종업원들이 홀 바닥에 엎드리다시피 하는 음식점도 생겨난다. 죄다 경쟁의 산물로, 종업원들의 바닥에 엎드리는 행위가 모든 고객들을 만족시키는지 알길 없다. 평가 기준은 고객의 숫자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건 엎드리는 수고비를 내 지갑에서 지출한다는 사실뿐이다. 소비자는 '같은 값이면 분홍치마'를 원하지만, 공급자 서비스에 동가홍상(同價紅裳)은 거의 없다. 자본주의 시민이라면 다 아는 이야기다."법인약국을 허용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한 듯 보인다. 정부는 나홀로 약국의 비효율적인 경영이라든지, 1일 3교대 약국이 가능해져 서비스 수준이 향상된다든지 같은 명분을 앞세운다. 뭉뚱그리면 자본이 약국에 투자되는 양 만큼 '서비스도 개선된다'는 가설의 추종이다. 정부는 헌법재판소가 내린 '불합치 판결'을 해소하는 차원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고 본 약사법 20조(2002년 당시 16조)는 '약사 또는 한약사가 아니면 약국을 개설할 수 없다'고 약국개설등록의 요건을 규정했다. 정부는 왜 약사라는 직종을 국가면허로 관리관장하고, 약사법은 왜 이토록 약사들에게만 독점의 혜택을 안겨온 것일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약사라서인가. 그럴리없고, 아니다. '균형잡힌 권리부여와 의무이행'을 통해 안전한 의약품 사용이라는 체계 확립과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서다. 그 뿐이다.약사만이 약국을 개설하는 만큼, 약사들은 약국을 운영하면서 '하면 안된다'는 금지의 하명을 떠안고 산다. 마치 효능·효과는 한 줄인데 비해 경고, 주의 같은 사용상 안전사항이 대부분인 의약품 사용설명서(인서트)처럼 약사들에게 부과된 의무는 권리 못지 않게 많다. 의약품이 '양날의 검'으로 상징되듯 필요 이상 의약품이 국민들에게 투여되지 못하도록, 다시말해 의약품이 이윤을 창출하는 도구로 전용되지 못하도록 여러 규정으로 약사들의 경쟁 행위를 제한하는 것이다. 오죽하면, 약국을 찾는 고객에게 떡 한조각 나눠주는 것까지 못하도록 문제 삼을까. 반면 '해야한다'는 수행의 하명도 품고 산다. 복약상담이 대표적이다. 처방전에 적힌 의약품 사이의 상호작용은 없는지, 불필요한 약물이 포함돼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하고 환자들이 약물을 잘 복용함으로써 증상완화나 최적의 치료에 도달하도록 도와야 한다.법인약국이 도입되면 소비자 마음을 훔치기 위해 '음식점의 종업원처럼 엎드리는 외견적 서비스'는 늘어날 것이다. 생계형 약국보다 매뉴얼화된 복약상담이나, 조명발 제대로 받은 의약품의 진열 등 바깥으로 보이는 서비스는 더 나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이같은 서비스를 원하는 것일까? 내 지갑을 노리는 감춰진 이면에 진심으로 눈돌린다면 그럴리 없다. 투자된 자본은 서비스를 향상시키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론 이윤창출을 더 노골화시킬 것이다. 투자된 자본의 압박을 받아 돈독(毒)이 오른 법인약국들이 '너 죽고 나살자'는 식의 경쟁을 주도하며 소비자들에게 약을 권할 건 너무도 뻔하다. 생계형 약국도 이윤창출 욕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법인약국에 비하면 욕망의 강도는 현저히 낮을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약국의 독점을 풀기위해 박카스를 밖으로 빼내고, 소비자 편의를 명목으로 일반의약품을 편의점으로 보냈다. 이만하면 충분하다. 법인약국의 돈독, 나는 사절한다.2014-01-22 12:24:52조광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