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 시선] 첨단재생의료 강국 도약의 조건[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지난 2월 개정 첨생범(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전격 시행되면서 줄기세포치료제 시장이 한층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5년 전 제정된 관련 법률은 첨단재생의료 안전성을 증진시키고, 관련 분야 기술 혁신과 의약품의 품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함 등이 목적이다. 특히 이번 개정 첨생법에서 주목되는 점은 기존 중대·희귀·난치질환자에 국한된 임상연구 대상자 범위를 모두 풀고, 범위를 확대한 부분이다. 다시말해 임상시험 중인 의약품도 해당 질환 대체약물이 없거나 중대·희귀·난치질환자일 경우 심의워원회로부터 안전성 및 치료계획 승인을 받아 투약이 가능해졌다. 이는 의사와 환자에게는 새로운 치료 옵션 확대 기회 제공은 물론 기업에는 세포치료제 연구개발의 폭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세포·유전자치료제를 비롯한 글로벌 재생의료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당국과 국회의 시대적 흐름에 부합한 첨생법 개정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천만다행스러운 일이다. 업계 추정 2019년 글로벌 재생의료 시장은 32조원에서 5년 안에 17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성장율로만 놓고 비교했을 경우 케미칼의약품 보다 6~8배 가량 높다.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로 부각됨에 따라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신속 개발 프로그램 등을 도입하며 첨단재생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FDA는 의학적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재생의료치료제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우리 보다 빨리 첨단재생의료치료제 신속심사제도(RMAT)를 운영하고 있다. EU는 첨단의료제품(ATMP)의 개발과 시판허가를 촉진하기 위해 2007년 특별법을 제정, 이를 통해 EU 회원국 간의 제품 안전성과 사후 추적관리에 대한 효율성을 업그레이드시켰다. 우리나라는 2001년 이래 15개 품목의 세포치료제 제조허가 실적을 보유하고 있지만 2019년 4월 이후 전무하다. 2021년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에서 개발한 킴리아주에 대한 품목허가 이후 4건의 수입 유전자치료제 품목허가 실적만 있을 뿐이다. 반면 일본은 2016년 2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의료기기 10개, 체외의료진단기기 1개가 우선협의·신속심사 지정을 받았다. 2020년 이후에도 13개 제품을 품목허가하며, 내수 및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보다 한발 앞선 상태다. 한국의 첨생법은 제외국의 장점을 최대한 반영해 무결점에 도전하려는 노력이 역역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선에서는 시행령을 통한 세부적인 법적 보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업계는 줄기세포치료 강국 중 하나인 일본의 관련 법률을 참고·응용해 제도적 미미점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피력하고 있다. 일본이 줄기세포치료 강국이 될 수 있던 배경에는 임상연구 지원에 대한 유연한 시스템과 신기술의 빠른 확산을 위해 신속허가제도를 마련한 정부의 노력에 기인한다. 일본은 이미 11년 전, 의료기관에서 제한 없이 세포치료를 할 수 있도록 재생의료 등의 안전성 확보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이 법의 핵심은 위험도에 따라 규제를 구분한 것인데, 위험도가 낮은 세포치료는 의약품이 아닌 첨단재생의료 제품으로 규정하고, 의약품 허가를 받기 전에도 시술이 가능하도록 했다. 대신 위험도가 높은 시술의 무분별한 시행을 막기 위해 세포치료를 시행하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허가를 받도록 규정해 최소한의 규제만 유지했다. 지난해 기준 일본은 3581개의 세포 배양 가공시설이 운영되고 있고, 5724건의 의료제공 계획서가 제출된 것으로 확인된다. 수도권인 관동지방이 2966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각 지역별로 골고루 재생의료 계획서를 제출했다. 어느 지방에 살더라도 주변에 재생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시설이 있다. 재생치료 전문병원이 성업 중이며, 전세계 환자가 몰려들고 있다. 2022년 한 해 세포치료를 받은 환자는 7만3819명, 투여 횟수는 11만4077건에 이른다. 안전성에 중대한 문제가 없고, 잠재적 효능이 있고, 대체약물이 없고, 환자 수가 적어 임상3상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운영되는 일본의 조건부 조기 승인제도도 눈길이 가능 대목이다. 케미칼·바이오의약품은 물론 세포·유전자치료제 역시 빠른 시장 선점이 관건이다. 치료제의 획기성과 유효성이 인정될 경우 우선 대면상담을 통한 3개월 이내 심사제도 운영은 재생의료 주권 확립과 글로벌 선도국으로 발도움하기 위한 필수불가결 조건이다.2025-03-24 06:00:50노병철 -
[기자의 눈] 의료 A.I와 다양·확장성의 고민[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지난주 막을 내린 '키메스 2025(KIMES 2025)'는 예상대로 인공지능(A.I)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부스는 병원 시스템, 영상진단, 환자 모니터링, 챗봇 상담, 전자의무기록(EMR)까지 A.I를 전면에 내세운 기업이 가득했다. 대형 부스 곳곳에는 'A.I 기반'이나 'A.I 솔루션' 등의 문구가 전면에 내걸렸고, 관람객들의 눈길 역시 자연스레 A.I 기술에 쏠렸다. 인공지능이 기술 혁신 첨병으로 떠오르면서 최근 키메스에서는 예상됐던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조금만 깊게 들여다보면 아쉬움도 존재한다. 대다수 기업들이 선보인 A.I 기술은 결국 '영상 판독 보조' 혹은 '진단 정확도 향상'에 집중돼 있었다. CT, MRI, X-ray 등 기존 의료 영상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특정 질환을 빠르고 정확히 짚어내는 식이다. 물론 의료 현장에서 진단 속도와 정확도는 중요한 요소다. 각 기업이 내세운 인공지능 혁신 역시 면면을 살펴보면 분명한 차별성을 지닌다. 부스라는 공간 안에서 회사의 특색을 보이는데 한계가 존재하지만 취재 중 접한 "그래서 뭐가 다른건가요?"라는 반응은 올해 키메스를 관통한 A.I 키워드가 지난 몇년과 달라졌을까라는 의문으로도 이어지는 듯 한다. 최근 정부와 산업계, 의료계 모두가 입을 모아 디지털 헬스케어와 인공지능 기반 의료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말한다. 막상 현장에선 인공지능 기술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고민과 과제가 존재하는 분위기다.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활용도 측면에서는 아직도 보수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는 상황에서 국내 스타트업 회사들은 자본이라는 격차를 기술 발전으로 좁혀야하는 숙제도 남아 있다. A.I 기술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 정부, 병원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데이터 접근성의 장벽 완화다. 현재 의료 데이터는 개인정보 보호, 법적 문제 등으로 인해 대형 병원과 일부 연구기관에만 집중되어 있다. 다양한 A.I 솔루션 개발을 위해서는 다양한 의료기관, 환자군, 생활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 데이터를 안전하게 비식별화해 산업계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생태계 마련이 시급하다. 여기에는 A.I 기술의 표준화 작업 가속화도 포함되어 있다. 병원마다 다른 전산 시스템, EMR 포맷, 데이터 처리 방식 등이 인공지능 솔루션의 확장성을 가로막는다. A.I 기업과 병원이 손쉽게 연계할 수 있도록 관련 인터페이스와 데이터 표준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 키메스 2025를 돌아보며 느낀 점은 명확하다. 더 이상 '우리가 A.I를 도입했다'는 선언만으로는 차별성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이다. 의료 현장의 구석구석까지 A.I가 스며들 수 있도록 '다양성'이라는 키워드에 방점을 찍어야 할 시점이다. 이는 산업과 정책, 그리고 의료계가 함께 고민할 몫이다. 내년 키메스에선 한층 더 다양해진 인공지능 솔루션들이 모습을 드러내길 기대해 본다.2025-03-24 06:00:45황병우 -
[기자의 눈] 편두통 치료환경 개선과 접근성 딜레마[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편두통 치료제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국제 가이드라인이 최근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 계열 치료제를 1차 치료제로 새롭게 권고했기 때문이다. 대한두통학회 등 국내 가이드라인도 이에 발맞춰 CGRP 치료제를 1차 치료제로 권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 같은 권고가 현실적으로 적용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내 보험 급여 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롭기 때문이다. 릴리의 앰겔러티, 한독테바의 아조비 등은 CGRP 항체를 표적하는 약제로, 편두통 치료제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된다. 이들은 두통 예방뿐만 아니라 기존 치료제로 급성 편두통이 완화되지 않았던 환자에 효과를 보이는 임상데이터를 확보했다. 편두통은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일상생활 또는 업무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기존 치료제들은 환자에게 일시적인 증상 완화 효과만 있었을 뿐 근본적인 치료가 어려웠다. CGRP 계열 치료제의 등장으로 이 같은 고민이 해결될 것으로 보였지만 약제 접근성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CGRP 계열 치료제들을 급여로 처방받으려면 ▲최소 1년 이상 편두통 병력 ▲투여 전 최소 6개월 이상 월 두통일수가 15일 이상이면서, 그 중 한 달에 최소 8일 이상 편두통형 두통 ▲투여 시작 전 편두통장애척도(MIDAS) 21점 이상 또는 두통영향검사(HIT-6) 60점 이상 ▲3종 이상의 편두통 예방 약제에서 치료 실패를 보여야 하는 등 복잡한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또 12개월 투여 후 급여가 중단된다. 신경과 전문의들은 편두통 환자가 100명 이상 내원해도 급여 조건에 부합하는 경우는 한자리 수일만큼 극히 드물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러 연구에서 대부분 투여 중단 후 3개월 내에 편두통이 재발한다고 나타나는데, 다시 급여로 투여 받기 위해선 억지로 통증을 참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100% 비급여일 때보다 오히려 치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CGRP 계열 치료제는 고비용 약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각국의 보험급여 기준은 다소 까다로운 편이다. 다만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은 환자 접근성을 고려해 비교적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기존 예방 치료제 2개 이상 실패 후 CGRP 계열 치료제 사용이 가능하다. 치료 시작 전 사전 승인이 필요하며 12주에서 24주 사이의 효과 평가를 통해 지속 사용 여부를 결정한다. 유럽은 국가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3개 이상의 기존 예방 치료제 실패 후 CGRP 계열 치료제 사용을 권고한다. 약물 투여 후 12주간의 시범 치료 후 재평가하게 된다. 독일, 영국 등에서는 기존 치료제 실패 요구 조건을 완화하거나 면제하기도 한다. 국내 편두통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보험 급여 기준을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환자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신약의 국내 도입을 가속화할 수 있는 정책적 배려도 고민해야 한다. 최근 경구용 CGRP 신약 아큅타가 등장했으며 애보트의 엡티네주맙 등 신약들이 추가로 등장할 예정이라는 소식도 있지만, 급여화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정부 입장에서도 다양한 신약을 급여 적용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급여 기준이 실제 현장에서의 치료 접근성과 괴리되지 않도록 고민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급여 적용 이후에도 환자들이 적절한 가격으로 신약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와 개선 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2025-03-21 06:17:37손형민 -
[기자의 눈] 약사 폭행한 환자에 약사법이 적용된 의미[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최근 약국에서 복약지도 중인 약사를 폭행한 환자가 법정에서 ‘약사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간 약국에서 벌어진 각종 협박, 폭행 사건 등에서 형법상의 모욕, 폭행죄 등이 적용됐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 환자는 복약지도 중인 근무약사의 태도가 불만이라는 이유로 욕설을 하며 약사의 등과 뒷목을 잡아당겨 폭행했고, 법원은 이 환자에게 약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18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약사를 폭행한 환자에 약사법을 적용, 유죄가 선고된 판결이 다소 생소할 수 있다. 일반 시민은 물론이고 심지어 약사, 사법 기관까지도 지난해 약국과 약사, 약국 이용 환자·소비자를 외부 폭행으로부터 보호하는 개정 약사법 시행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약사, 약국 관련 사건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변호사조차 이번 판결은 약사사회에 의미있는 판례라고 평가했다. 약사폭행방지법이 시행된지 1년이 됐지만 시행 사실을 수사기관은 물론이고 사법기관에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약국 내 폭행 사건이 폭행죄로 신고되면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와 피해 약사 간 합의로 종결되거나, 피의자의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100만원 이하 벌금의 경미한 처벌이 나오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했다. 이 변호사는 또 이번 판결을 계기로 약국에서 환자의 돌발 행동 등으로 피해를 보거나 불미스러운 일을 겪은 약사가 더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에 관련 사실을 알리는 한편, 약사법 혐의를 적용해 가중처벌이 될 수 있도록 어필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실제 지난해 시행된 약사폭행방지법은 가중처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 법은 약사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약사와 약국 이용자에 대한 폭행 또는 협박에 대해 가중처벌하는 내용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약사법 제22조의2 제1항 ‘약국의 시설, 기재, 의약품, 그밖의 기물 등을 파괴·손상하거나 점거해 약사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 약사법 제22조의2 제2항 ‘조제 또는 복약지도 업무를 수행하는 약사 또는 약국 이용자를 폭행·협박한 경우’에 해당된다. 혐의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약국에서 발생하는 진상 환자의 폭언, 폭력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번 법 개정도 지난 2018년 6월 경북 포항의 한 약국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사건으로 직원 1명이 사망했고, 약국장은 사건의 후유증으로 결국 약국을 폐업했다. 수많은 약사와 약국 종사자들이 겪은 고통을 밑거름으로 국회와 약사사회가 힘을 합쳐 통과시킨 이번 법이 제대로 현장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선 약사는 물론이고 국민이 관련 법을 제대로 인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약국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폭언이나 폭력 등의 불상사를 약사는 물론이고 약국을 찾은 환자가 법으로 보호 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약사사회가 나서야 할 때다.2025-03-19 16:37:36김지은 -
[데스크시선] 신장질환제 급여와 재정 건전성[데일리팜=노병철 기자] 투석환자 건보재정 지출이 천문학적 금액을 뛰어 넘으면서 초기 신장질환 약제비 관리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국내 만성 신장질환 환자는 2017년 20만6061명에서 2021년 28만2169명으로 36.9% 증가, 특히 80대에서는 82.8% 급증했다. 현재 만성 신장질환 환자는 30만명을 훌쩍 넘어선 단계다. 이에 혈액투석 환자 역시 기하급수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현재 10만 여명의 환자에 지출되는 건보재정은 3조원에 육박한다. 보건당국은 투석을 비롯한 만성신장질환에 대한 재정 절감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증가 추세를 멈추기에는 역부족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처방의를 비롯한 학계에서는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선제적이면서도 적극적인 보험급여를 통해 투석 등 만성신부전증에 대한 재정 지출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신장질환과 관련된 혁신 신약들이 대기 중인 점이다. 이와 관련된 약물은 20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바이엘 만성신부전치료제 케렌디아정을 들 수 있다. 최근 케렌디아는 제2형 당뇨가 있는 만성 신장병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아 일선 병의원에 공급되고 있다. 보건당국이 케렌디아 급여적정성을 적극 검토한 이유는 결국 사회적 비용 절감에 있다. 만성 신장질환이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면 혈액투석·복막투석·신장이식 치료·수술요법으로 넘어가는데, 연간 3000만원 안팎의 비용이 소요돼 그 과정에 약물요법을 적극 개입해 이를 극복하자는 여론을 적극 감안한 것으로 평가된다. 경구용 신성빈혈치료제에 대한 급여 도전도 환자단체를 비롯한 학계에 희소식이다. 관련 약물은 JW중외제약 에나로이·미쓰비시다나베 바다넴 등이 있다. 신장질환과 관련된 이들 혁신신약의 신속한 등재절차가 요구되는 이유 역시 환자 치료옵션 확대와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들 수 있다. 더욱이 EPO 주사제로만 편재된 기존 신성빈혈치료제에 비해 경구용 알약형태라 환자 복약 순응도 역시 현격히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제형 신성빈혈치료제는 일반 신장질환 환자를 배제하더라도 투석환자의 빈혈치료 임상데이터를 기반했을 때 기존 주사제 대비 10~20% 가량 재정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혈전과 관련한 이슈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업계에 따르면 기존 약제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보여져 이를 문제 삼아 약가협상에 제동을 거는 것은 논리적 모순에 가깝다. 특히 최근 미쓰비시다나베 바다넴의 경우 FDA 승인을 비롯해 독일·영국 등 유럽 주요국에 등재되며 안전·유효성 그리고 비용효과성까지 인정받아 국내 보건당국도 급여화 추진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신성빈혈치료제 분야에서 가장 기대가 컸던 아스트라제네카의 국내 철수는 많은 환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본사 차원의 고가약가정책 일환으로 보건당국과 제대로된 협상 조차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약품 유통 실적 자료에 따르면 국내 EPO 신성 빈혈치료제 외형은 1000억원 수준이며, 주사제·정제 모두 처방되는 해외시장은 10조원에 달하는 측면을 고려할때 뼈 아픈 철수 결정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쓰비시다나베 바다넴과 JW중외제약 에나로이는 한국시장과 그 뜻을 함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미쓰비시다나베 바다넴은 최근 3년 간 3번째 보험등재에 도전하고 있다. 신약임에도 기존 EPO 대비 연간 약제비가 30~50만원 가량 낮게 책정됐다. 한국 환자와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철학이 없고 서는 불가능한 약가 정책이다. 더욱 중요한 점은 기존 약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점차 증가, 혈압 변화나 구역구토 등의 부작용에 따른 새로운 기전의 치료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신성빈혈 치료제 허가 당시 "규제 과학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전·효과성이 충분히 확인된 약물이 신속하게 공급되도록 함으로써 환자에게 치료 기회가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식약처의 의지 천명에 대해 이제 심평원이 화답할 때다.2025-03-19 06:00:16노병철 -
[기자의 눈] 규제샌드박스와 약사회의 악연[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반대', '신중검토'... 뭐 하나 녹록한 게 없다. 규제샌드박스 태풍이 되살아 나면서 특례 찬스에 탑승하고자 하는 업체와 이를 방어하고자 하는 약사회간 입장차가 첨예해질 전망이다. '혁신의 실험장'으로 불리는 규제샌드박스에 대한 정부 입장은 대단히 호의적이다. 신기술과 신서비스의 원활한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혁신성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시장진출의 기회를 주거나 시간과 장소, 규모에 제한을 두고 실증테스트를 허용하는 혁신의 실험장으로 '국민의 생명이나 안전에 위해가 되지 않는 한 마음껏 도전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장'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게 만든 모래놀이터(sandbox)에서 유래한 제도로, 2016년 영국 정부가 금융 분야에 최초로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한 이후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60여개국에서 선(先) 허용-후(後) 규제 방식의 '규제샌드박스'를 운영하고 있다. 규제샌드박스의 장점도 적지 않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여러 금융회사의 예금상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제도가 변경된 것과 개인별 체질특성 및 건강상태에 따른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소분·판매가 허용된 것 역시 규제샌드박스의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경우 글로벌 혁신경쟁에서 우위 선점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고, 소비자 역시 혁신 제품·서비스에 대한 선택권 확대, 편리성 향상이라는 효과를 맛볼 수 있다. 정부도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정교한 규제체계 설계가 가능하다 보니 기업, 소비자, 정부 모두 득이 되는 셈이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19년 1월 규제샌드박스 제도가 도입된 이후 1737건의 사업승인이 있었고, 372건의 규제개선이 이뤄졌다. 하지만 유독 보건의료체계 관련 규제샌드박스 만큼은 이견이 크다. 아니, 이견을 넘어 이해관계자인 약사회, 신청기업은 물론 정부에서도 박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약사회는 정부가 공공영역이어야 할 보건의료에 민간기업 진출을 허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인식이다. 신청기업 또한 국민의 생명이나 안전에 위해가 되지 않은 한 마음껏 도전하고 시도해 볼 수 있어야 하지만 반쪽짜리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역시 소관부처와 주관부처간 온도차로 인해 다른 아젠다에 비해 추진 자체가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오는 25일 신산업규제혁신위원회에 아젠다로 오르는 화상투약기 품목 확대·한약사 약국 설치, 수의사 인체약 직접구매 역시 이날 회의에서 조정안이 도출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복지부와 약사회 모두 해당 안건에 대해 '신중검토'와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보니, 이견사항 등에 대한 조정·권고안을 내는 신산업규제혁신위원회 조차 조정·권고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먼저 화상투약기의 경우 2년의 특례기간 동안 운영실적이 저조했고 공공심야약국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등 정책변화가 발생, 약효군 확대 등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복지부와 약사회 주장이다. 수의사 인체약 직접구매를 플랫폼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안 역시 약사회는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약국을 거치지 않고 수의사가 플랫폼에서 의약품을 직접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이다. 국무조정실은 규제샌드박스가 신기술·신서비스의 시장진출을 촉진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갈 수 있도록 실증사업들에 대한 법령정비 현황을 주기적·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약사회는 잇따르는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에 대해 지금까지 처럼 앞으로도 반대를 외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낡은 관행을 철폐하고 규제를 개선해 더 나은 방안을 만들어 가겠다는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반드시 모든 규제가 개선과 타파의 대상은 아니라는 점은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다. 늘 규제 개혁이 혁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2025-03-18 16:38:57강혜경 -
[기자의 눈] 약국 전문약사 배출 제대로 준비해야[데일리팜=정흥준 기자] 허울뿐인 국가 전문약사제도가 되지 않기 위해 앞으로의 2~3년은 중요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 동안 국가 전문약사는 721명 배출됐다. 오는 12월에는 미특례 약사가 처음으로 응시 자격을 갖는 제3회 시험이 예정돼 있다. 병원약사회는 TF를 운영하며 전문약사의 안정적 배출에 더해 적절한 보상 체계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 전문약사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인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유명무실한 제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약사회도 병원약사회를 도와 적정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할 때다. 약사 전문성에 대한 인정뿐만 아니라 약국에 편중된 약사 인력 문제를 일부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전문약사는 당장 개국 약사들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는 제도다. 약국 약사를 대상으로 한 ‘통합약물관리 전문약사’는 오는 2027년 첫 배출을 목표로 약사회가 준비하고 있다. 약사회는 전문약사 배출을 위해 작년 연구용역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련약국의 지정부터 수련교육 인정 기준, 시험 문제 출시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 병원약사회와 달리 민간자격시험을 운영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모든 걸 새롭게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감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행착오를 겪어보지 않고 곧바로 국가 자격시험과 전문약사 배출 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역 약국에 전문약사 자격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찬반으로 나뉘겠지만, 전문약사 배출이 향후 약국을 찾는 소비자 인식에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는 크게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다이소 건기식을 비롯해 약국을 위협하는 여러 이슈에 약사회는 매번 약사 전문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전문성을 갖춘 약사가 꼭 ‘전문약사’ 자격을 취득할 필요는 없겠지만 환자들이 다른 서비스, 다른 위상을 느낄 때 약사회 메시지에는 보다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물론 무작정 배출만 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약사회가 어떤 과정과 기준으로 전문약사를 배출하고, 이들의 활동을 관리할 것이냐에 달려있다. 무엇보다 전문약사가 약국에 어떻게 포지셔닝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 약국 전문약사가 배출되기까지는 약 2년의 시간이 남아있다. 또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문약사들의 안정적 배출과 보상 마련에도 앞으로 2~3년은 중요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지고 있는 걸 지키는 것만큼이나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그게 곧 지키는 힘이 될 수 있다.2025-03-17 20:12:30정흥준 -
[기자의 눈] 글로벌 임상시험 강국의 착시와 숙제[데일리팜=김진구 기자] 한국은 글로벌 임상시험 강국이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글로벌 임상시험 점유율은 4.04%다. 미국(22.02%), 중국(13.59%), 스페인(4.09%)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도시를 기준으로 했을 땐 서울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다. 2017년 이후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임상시험 글로벌 점유율 순위는 2021년 6위에서 2022년 5위, 2023년 4위로 매년 한 계단씩 상승했다. 스페인과의 점유율 차이는 0.05%에 불과해, 지금까지의 추세라면 글로벌 3위 임상시험 국가로의 진입이 예상된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다. 양적으로는 확실한 임상시험 강국으로 자리 잡았지만, 질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장 단적인 사례가 최근 새로운 신약개발 트렌드로 떠오른 항체-약물접합체(ADC) 관련 임상이다. 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작년 5월 기준 전 세계에서 600건 이상의 ADC 관련 임상시험이 ClinicalTrials.gov에 등록돼 있지만, 한국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등록된 ADC 임상시험은 한 건도 없다. 단순히 인구수가 적기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인구수가 한국의 절반 수준인 대만에서도 27건의 ADC 임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임상시험의 질적 수준을 높일 시점이다. 특히 임상시험 관련 규제 개선이 임상시험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방법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분산형 임상시험(DCT)’이 첫 발을 뗐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분산형 임상시험이란, 웨어러블 기기나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임상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험약을 우편으로 배송하는 등 탈(脫) 병원화된 임상시험을 의미한다. 환자는 의료기관에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다. 분산형 임상시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가 꼽힌다. 그간 업계에선 분산형 임상시험의 도입을 꾸준히 요구했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분산형 임상시험 시범사업에 돌입키로 했다. 2027년까지 시범사업 기간 동안 6건의 분산형 임상시험을 진행한 뒤, 이를 바탕으로 정식 제도화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한국이 글로벌 임상시험 강국으로 성장한 배경으로 수준 높은 인프라가 꼽힌다. 우수한 의료진과 병원 시설, 임상시험 참가자들의 높은 교육 수준 등이다. 이를 통해 한국은 양적으로는 확실한 임상시험 강국이 됐다. 그러나 질적으로는 아직 채울 게 많다는 지적이다. 우수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이제는 임상시험의 질을 높일 때다. 규제 개선은 임상시험의 질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도 ADC와 같은 첨단의약품의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국내에서 혁신신약을 개발할 수 있어야 비로소 한국은 임상시험 강국을 넘어 제약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2025-03-17 06:19:18김진구 -
[데스크 시선] 신약 트렌드와 콜린알포세레이트[데일리팜=이탁순 기자] 매달 열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약제 급여의 최대 관문으로 최신 신약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몇년 전부터 트렌드를 이끄는 키워드는 '항암제', '희귀약', '바이오', '고가'이다. 과거 트렌드가 환자군이 많은 만성질환치료제에 있었다면 최근엔 소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바이오 표적 치료제들이 대세다. 이들 약제의 특징은 고가라는 점이다. 이를 반영해 심평원이나 건보공단은 고가 항암·희귀약 관리를 위한 제도 마련에 한창이다. 글로벌제약사들은 이제 특허만료 후 제네릭이 몰려드는 만성질환 합성의약품 개발보다는 환자는 적지만 경쟁이 덜한 항암-희귀약에 투자하고 있다. 약평위에서 이제 그 투자의 결과물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신약개발이 덜한 국내제약사들 이름을 약평위에서 보기 어려운 건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간간이 국산신약이 나올 때 화제가 되기도 하지만, 보통 약평위의 주인공은 해외 제약사들이다. 그러면서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 트렌드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전통 제약사들은 2000년대 중후반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시작됐을 때도 시기를 놓쳤었다. 셀트리온이라는 바이오벤처가 바이오시밀러 영역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수익의 실체가 없다", "성공 가능성이 적다"는 등으로 애써 무시하려 했다. 곧바로 삼성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뛰어들고, 규모의 경제를 이뤘을 땐 이미 늦은 후였다. 지금 국내 제약·바이오 매출 1, 2위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다투고 있다. 과거 토종 제약들이 미래를 내다보고 당시 자본으로 바이오시밀러에 투자했다면 지금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이오시밀러도 하나의 트렌드일 뿐이다. 10년 전부터 의약품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당뇨병신약이 잇따라 나오고, 항암제 시장은 내성 돌연변이를 표적하는 치료제부터 키트루다같은 면역항암제까지 진화했다. 빅파마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희귀질환치료제를 사들이는 등 국내 제약사들이 따라가기엔 의약품 트렌드의 속도가 엄청 빠르다. 그럼에도 국내 제약사들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다. 30년이 다 된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다수 국내 제약사 제품 매출 순위 최상위에 있다. 2020년 재평가로 급여 적응증이 쪼그라들고, 효능이 의심돼 임상시험이 한창인 상황에서도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성장을 했다. 제약사의 확실한 캐쉬카우인 셈이다. 지난 13일 대법원이 제약사 26개사가 제기한 콜린알포세레이트 선별급여 고시 취소 소송에서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을 계기로 소송으로 지연된 선별급여 고시가 조만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경도인지장애는 제외하고, 치매 질환에만 급여가 적용된다면 더 이상 콜린알포세레이트가 국내 제약사의 캐쉬카우 역할을 수행하기는 힘들 것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5년간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축소를 방어하면서 매출은 유지했지만, 항암제와 희귀약이라는 시장 트렌드에서는 더 멀어진 건 아닌지 걱정이 든다. 물론 보령과 한독처럼 최근 항암제와 희귀질환치료제 시장에 투자를 확대하는 제약사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제약사들이 과거 바이오시밀러 붐이 일던 때 처럼 내수시장 매출을 유지하느라 투자 타이밍을 잃고 도태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글로벌 시장 1위 품목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후발약은 제네릭의약품이 아닌 바이오시밀러이다. 셀트리온과 삼바의 개발은 시작됐지만,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그저 희망일 뿐이다.2025-03-16 18:15:16이탁순 -
[데스크 시선] 공공심야약국 연착륙 조건은[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일부 제약사들의 다이소 건식 판매를 비롯해 유통거인 신세계의 노파마시(No Pharmacy) 논란 등 일련의 약업계 이슈를 접하면서 국민건강 거점기지로서의 약국의 역할이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의 저변에는 약국 공간 자체를 단순한 처방조제·일반약·건기식 소매상으로만 바라보는 잘못된 시선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약국은 약물 전문가인 약사의 복약지도와 상담 등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언제나 국민건강 최일선을 담당해 왔다. 2012년 전격 시행된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 이전에는 심야 또는 휴일에 간단한 파스류·소화제·진통제 1개를 구입하려면 반경 10km 내 약국을 찾아 헤매기 일쑤였다. 그나마 문을 연 약국을 찾으면 다행이고, 이 마저도 없을 경우에는 차라리 응급실행을 택하는 환자도 왕왕 있었다.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 논란의 시발점은 2008년 한국개발연구원에서 발표한 일명 '약 슈퍼 판매 당위성 주장'이 그 핵이다. 그 무렵 대한약사회는 부랴부랴 서울지역을 비롯해 광역 시도지부별로 심야약국을 개설하며, 공기로서의 약국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려는 자구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후 약사회와 보건당국의 꾸준한 논의 끝에 직능단체의 자발적 심야약국은 최근 국가시책인 '공공심야약국'으로 재탄생됐다. 현재 전국 130여개 약국이 공공심야약국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지자체별로 운영돼 오던 공공심야약국이 올해부터는 정부 주도로 일원화됐다. 시간당 운영비는 4만원으로, 국비와 지방비에서 각각 50%씩 부담하게 된다. 국비 2만원+지방비 2만원이 익월 지급되는 방식이다. 공공심야약국의 목적은 심야나 휴일 등 의료 취약 시간대 시민이 필요한 의약품 구매와 복약지도·경증 환자의 불필요한 응급실 이용 등을 줄여 1차 보건의료기관으로서의 역량 강화에 있다. 공공심야약국에 참여하게 되면 다양한 특전이 주어진다. ▲시군구 지자체와 협력해 지자체 홈페이지·블로그·인스타그램·유튜브 등 SNS를 활용한 공공심야약국 홍보 ▲지역주민 홍보용 종이봉투 제작 및 제공 ▲지역주민 대상 공공심야약국 홍보 ▲간판 제작 및 지정서 교부 등이 그것이다. 공공심야약국은 공모 및 지정 절차가 확정된 날짜부터 운영에 돌입하며 연중무휴 매일 20시부터 익일 1시까지 운영된다. 해당 시간 중 3시간을 운영하면 된다. 동일한 시군구 지역에서 1개 공공심야약국이 주 7일, 365일 운영할 수 없는 경우 시군구 지자체와 사전 협의를 통해 동일한 시군구에서 2개 약국이 공공심야약국을 요일별 교대로 운영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약국간 거리는 100m 이내로 권고된다. 여기까지 얼핏보면 약국 수익 창출과 공중보건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법도 하지만 실상은 공익을 위한 상당한 헌신과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모 지역약사회의 경우 공공심야약국 지원자가 단 1명도 없어 결국 분회장이 총대를 멨다. 20시~23시 또는 22시~01시 등 3시간 업무에 대한 댓가로 일당 12만원이 주어진다. 시간당 최저임금 1만30원 대비 3만원 가량 많지만 전문직군·퇴근 후 시간외 수당 등을 고려한다면 괄목할 수준의 임금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만약 약사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거나 취미생활 영위를 위해 해당 시간만큼 근무약사를 고용할 경우 1일 국비 지원금 12만원은 고스란히 인건비로 계상돼 이에 따른 수익은 사실상 제로다. 그동안 누적 데이터에 따르면 심야시간대 약국에서 주로 구매된 품목은 파스, 해열 및 소염·진통제로 객단가가 낮은 제품이 대다수다. 약국가에 따르면 해당 심야시간대 3시간만 근무할 수 있는 '알바 약사'를 구할 수 있는 여건·상황만되도 축복이다. 때문에 상당수의 공공심야약국 참여 약사는 초급을 다투는 위급상황이 아닐 경우 묵묵히 홀로 약국을 지키며 봉사의 마음으로 약국을 연다. 기존 4만원에서 1만원 가량 오른 일당 책정이 필요한 대목이기도 하다. 두번째는 로그인 베이스 출퇴근 체크 시스템이다. 공공심야약국은 매일 공공심야약국 웹사이트에 로그인(요양기관번호 및 대표약사 면허번호로 로그인)해 운영시간 동안 발생한 의약품 조제·판매·상담 정보와 의약외품·건강기능식품 판매 정보 등을 입력해야 한다. 운영 시작 시각을 기준으로 10~15분 전 회원 정보를 기반으로 로그인을 진행해야 하며, 로그인하지 못한 경우 공공심야약국 운영시간 중에라도 반드시 로그인해야 한다. 그런데, 일부 약사들은 해당 로그인 확인 제도는 누군가로부터 감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공심야약국은 사실상 자발적 참여로 운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일리가 있는 의견이다. 해당시간 동안 약국 영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쓰리아웃제나 주민신고제, 국비지원금 2배 회수 등이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공심야약국 웹사이트(http://pnp.kpanet.or.kr) 내 제품 내역 확인 시스템 간편화도 조속히 개선돼야할 과제다. 이름이 비슷한 케미칼·생약성분 일반약의 경우 제품 검색과 확인에 곤란을 겪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빠른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요구된다. 여기에 더해 피치못할 사정에 의해 갑작스럽게 근무약사를 쓸 경우 보건소 신고가 필수조건인지 등의 메뉴얼·지침 정립도 필요해 보인다. 심야시간대 처방조제 업무는 전체 2%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만에 하나 조제실수에 따른 다양한 약화사고와 이에 따른 피해보상체계 마련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비돼야할 사안이다. 일명 약 슈퍼 판매 이슈가 기폭제로 작용한 심야약국 개설은 조찬휘·김대업·최광훈 전 대한약사회장을 거쳐 권영희 신임 대한약사회장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골격을 완성했다. 공공심야약국에 대한 국비지원도 좋지만 대한약사회 차원의 일부 재정 분담안 마련도 더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말그대로 '공공' '공익'을 위한 심야약국인 만큼 이에 대한 약사회의 자구책 마련도 합목적성 달성의 필수조건이다. 약에 대한 업권수호의 진정한 힘은 약사면허를 위시한 강경노선이 아니라 오직 국민을 위한 헌신적 노력과 시대적 상황 직시 그리고 약사직능의 미래를 꿰뚫는 혜안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민관이 함께 하는 '초아의 봉사-공공심야약국'이 대한민국 약국의 새로운 비전과 패러다임으로 꾸준히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2025-03-14 06:00:01노병철
오늘의 TOP 10
- 1"국회 보고도 없이 약가제도 의결하나"...김선민, 복지부 질타
- 2메디카코리아, 1500억 목표 초과…5년뒤 3000억 도전
- 3다산제약 듀오스탑캡슐 표시기재 불량 자진 회수
- 4동아ST, DOU와 AI 솔루션 업무협약 체결
- 5이주영 의원 '노인복지법'...사람 손길에 AI눈길을 더하다
- 6광주시약 "감기약 등 일반약도 주의"...복약지도 강화 당부
- 7"조언 필요한 신입 약사 모여라"...삼육약대, 동문강좌 개최
- 8구로구약, 초도이사회서 위원회별 사업·예산안 의결
- 9파마비전, 박스레더와 해외 투자 유치 전력투구
- 10제34대 치과의사협회장에 김민겸 후보 당선...95표차 신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