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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쇼윈도마네킹 한미약품과 신약개발 테마주대표적 신약개발 테마주인 한미약품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쇼윈도의 으뜸 마네킹'이 됐다. 작년 8조원대 기술수출이 불러온 자연스러운 결과다. 모든 이의 시선을 끌어모으는 '쇼윈도 마네킹의 운명'이란 연예·스포츠계 스타만큼이나 평탄할 수 없다. 늘 세세한 관찰의 대상이되는 탓이다. 박수와 갈채, 비판과 원망도 숙명처럼 예비되어 있다. 한미약품의 일거수일투족이 대규모 기술수출 이후 훨씬 무겁고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별탈없던 예전의 행위들도 이젠 큰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기술수출 릴레이가 박수를 유발시켰다면, 신약기술수출계약 파기 지연공시는 비판과 원망을 야기했다. 2015년 이후 한미를 바라보는 눈들은 셀 수 없이 많아졌다.검찰은 최근 '한미약품 신약 기술수출계약 파기 미공개정보이용 사건'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주식시장 개장 후 29분 지연공시에서 회사의 고의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한 줄기다. 하지만 고의성이 없었다고 해서, 자율공시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해서 기업의 사회적 책무로부터 마냥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계약파기 정보를 유출해 특정투자자들만 이득을 보게하거나, 손해를 회피하도록 한 임직원 10여명이 기소되었기 때문이다. 계약파기 정보를 몰라 손해를 본 투자자들의 눈에 법인과 직원은 뚜렷하게 분리되지 않은 채 한몸으로 보일 따름이다. 검찰 발표 직후 회사는 "부끄럽다"고 사과했다.한미약품은 신약개발 테마주 가운데 대장주로 손 꼽히는 쇼윈도의 '으뜸 마네킹'이다. 해서 한미의 선전은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의 평가에도 곧장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미의 호재나 악재는 모두 시장을 출렁이게 만든다. 이같은 점에 비춰 최근 얀센에 수출한 항암신약 기술 논란도 아쉬움을 남긴다. '임상중단 논란'이란 오해가 한창 증폭되고 나서야 '임상지연'이라는 해명을 내보냈다. 요즘 투자자들의 정보 취득 경로가 국내에 한정되지 않고, 미국국립보건원(NIH)이 운영하는 임상시험 데이터베이스까지 촉수를 뻗치고 있는 이 현실마저 관리했어야 했다. 지나친가? 그런데 이게 현실이다.신약개발 투자는 로또가 아니다, 과학이다 대장주로서 한미는 '신약개발이나 투자는 로또가 아니라 과학'이라는 점을 꾸준히 설득해 나가야 한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를 투자자들에게 선제적으로 설명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8조원대 기술 수출이 한껏 올려놓은 높은 기대치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안마다 언제든 깊은 실망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함정은 '8조원'에 비롯됐는지 모른다. 투자자들이 듣는다면 실망할지 모르겠으나, 이 8조원은 육상종목으로 치자면 '110미터 허들 달리기'에서 모든 장애물을 무사히 넘어 피니시 라인을 지났을 때 실현 가능한 최대치다. 기술수출의 현재가치는 계약금 뿐이다.투자자들 역시 신약개발은 그 과정이 험난하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고부가가치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해서 신약개발 테마주는 미래가치를 볼 수 밖에 없다. 회사가 신약개발에 관한 신념은 뚜렷한지, 실제 최근 10년의 매출액 R&D비는 어땠는지 엄격하게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 FDA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든지, 기술수출을 했다든지하는 것은 110미터 허들 경기에서 한 두개 허들을 넘었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신약개발 분야에선 1+(-1)의 정답이 무엇이냐는 물음이 있다. 해답을 제로(0)로 보면 신약개발은 도저히 할 수 없는 영역이다. 실패를 성공의 어머니로 삼는 영역, 바로 신약개발이다.신약개발은 하나하나 과정이 과학인지라 해답은 최소 '2이상'으로 보아야 추진력이 약화되지 않는다. 1을 성공으로, -1을 실패로 보는 것인데, 실패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오늘의 실패는 또다른 태양이 떠오르는 내일로 가는 지름길이다. 물론 이 길을 포기하지 않을 때야 -1은 가치가 있을 것이지만 말이다. 남극으로 가는 쇄빙선처럼 두터운 얼음을 깨고 대한민국 신약개발의 길을 개척해온 한미약품이라면, 그 도전정신 못지 않게 자본시장의 요구에 이젠 선제적으로, 적극적으로, 세련되게 호응해야 한다. 지연공시와 임직원 정보유출 사건은 경영진 가슴에 깊숙이 새겨 놓아야 할 교훈이다.2016-12-16 06:14:54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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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깊이 새겨야 할 말 "사람이 미래다""사람이 미래다." 2010년 두산그룹이 새롭게 선보였던 이 슬로건을 대부분 기억할 것이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직접 카피를 작성했다는 이 캠페인은 "성공적인 기업PR 광고"라는 평가를 받으며 화제가 됐었다. 믿을 수 있는 사람, 행복한 사람, 창의적인 사람, 아름다운 사람 등 2010~2015년 사이에 방영된 TV CF 건수만도 무려 17편에 이른단다.그런데 6년 뒤, '참 잘 만들었다던' 이 광고는 실패한 캠페인의 대명사로 전락하고 만다. 두산의 주력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입사 1~2년차인 신입사원들마저 희망퇴직 대상으로 포함시켰다는 사실이 세간에 밝혀지면서 한순간에 조롱과 풍자의 대상이 되어버린 탓이다.희망퇴직을 거부한 직원들은 따로 모아 '이력서 쓰기' 같은 재취업 교육을 시키기도 했다고 알려져 분노를 일으키기도 했다. "부도가 미래다", "명퇴가 미래다", "사람이 기계다" 등 당시 온라인 공간을 통해 봇물처럼 터져나왔던 패러디들은 이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씁쓸한 시선을 반영했다고도 보여진다.그렇다면 제약업계는 어떤가. 2016년은 유독 희망퇴직프로그램(ERP)이나 부당해고, 비정규직 문제 등 다국적 제약사의 #노사갈등이 자주 도마 위에 오른 한해였다. 연봉이 높고 직원복지가 뛰어나다고 알려졌던 기존 이미지와는 한결 동 떨어진 내용이어서 의아할 정도였다. '일하기 좋은 기업', '최고 고용 기업', '가족친화기업'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하루가 멀다고 배포하는 보도자료들과 거리가 멀다.물론 노조측 의견만 듣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몇몇 기업들의 사례를 다국적 제약사 전체로 확대해석하는 태도도 지양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노조측 주장에 따르자면, 응당 보장돼야 할 휴일근무수당이나 대체휴가조차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란다. 심지어는 일부 직원을 2년 넘는 기간 동안 기간제 노동자로 대우하고, 한달에 100시간이 넘는 연장근무를 시키는 등 기간제법 위반 사례도 있었다.메일이나 직원면담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대기발령을 통보할 수 있다는 식의 압박도 여전하다는 제보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추구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지만 피치못할 인력감축을 감행해야 하는 사측의 입장을 무작정 비난하는 것도 옳지는 않다고 본다.다만 회사가 직원들을 언제든 교체 가능한 부품 정도로 취급한다면 그 회사에는 결코 미래가 존재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어제도 한 다국적사의 노조로부터 부당해고에 대응하기 위해 1인시위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다. 특정 회사를 비난하고픈 마음은 없으나, 연말연시 "사람이 미래다"라는 슬로건을 다시금 떠올려보니 착잡해질 따름이다.2016-12-13 06:14:50안경진 -
"원칙에 근거한 균형된 약가사후관리를"정부가 금년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보험약가제도 개선협의체를 운용 중이다. 협의체의 명칭과 달리 실질적인 논의 내용은 약가사후관리제도로 국한된 것으로 보인다.관련 보도에 의하면 사후관리제도를 위한 방안이 원칙에 따라 균형성있게 마련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사후관리는 약품이 급여목록에 등재되는 시점에 정해진 약가의 적정성을 등재 이후에 점검해 조정하는 활동이다. 따라서 사후관리는 등재 시점에서 가격을 정하는 기준과 조건 그리고 등재 이후에 가격조정 요인의 조건과 기준이 원칙으로 적용돼야 한다.신약의 등재가격은 건강보험공단과 제약업체의 협상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사후관리 또한 협상과정에서 정해진 조건과 원칙에 따를 수밖에 없다. 사용량과 가격을 연동하는 방안이 대표적인 사례이다.복제약의 등재가격은 정해진 기준에 의해 정해지기 때문에 기준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제시된 조건이 있다면 그에 따라야 할 것이다. 사용범위 확대에 따른 조정이 그 사례로 등재 시점과 다른 상황이 발생한 경우이므로 사용범위 확대 시점에 당연히 조정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등재이후의 가격조정 요인으로는 구입가를 반영한 상한가 조정이 대표적이다. 현재 논의 중인 개선 방안 중에는 상한가 조정과 사용량 연동 가격 조정을 동시에 적용하는 것을 중복으로 보는 견해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상한가 조정은 등재 이후 사후관리이고, 사용량 연동은 등재시점의 가격 조건으로 조정의 기원이 다르므로 중복으로 보는 건 무리인 것 같다.현행 사후관리 기준은 큰 틀을 제시하지 않고 미세한 부분을 나열한 상태여서 적용이 난해하고 복잡하다는 지적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금번 협의체의 논의가 위에서 제시한 단순한 원칙이라도 적용했으면 한다.이보다 근본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후관리 원칙은 동일 약품에 동일 가격을 적용하는 것이다. 소비자인 국민과 공단이 구입하는 가치는 안전한 약품의 효과성이다. 안전성과 효과성에 차이가 없는 약품이라면 상대적으로 고가의 비용을 지불할 이유가 없다.복제약의 경우 성분, 제형 및 함량이 동일한 약품의 가격을 차별화하는 것은 모순이다. 백번 양보하여 그간의 제도 변천과정을 감안한다하더라도 그 차이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동일 약품 중 일정 수준이상의 약품은 보험등재목록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신약과 복제약 모두에 대해서는 동일 효능군에 대한 정비가 고려돼야 한다. 특허 여부, 성분 및 등재 순서와 상관없이 동일 효능에 대한 경제성 평가 결과를 반영하여 동일 효능에 동일 가격을 적용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물론 안전성은 전제돼야 한다.개선안으로 바람직한 원칙이 제안되고 합리적으로 논의되기 위해서는 논의 기구인 협의체의 구성이 균형성을 갖춰야 한다. 현재의 협의체는 정부 3명, 공익 3명, 제약 3명, 가입자 2명 및 전문가 3명으로 모양새를 갖춘 듯하다.그러나 실제로는 정부 5명, 제약 3명, 가입자 2명 및 전문가 4명으로 정부와 제약업체가 주도하는 협의체이다. 공단과 심평원은 정부와 의견을 같이 하는 기관이고 가입자는 소수이고 대표성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협의체가 객관적인 논의기구가 되기 위해서는 제약과 가입자가 동일한 수가 돼야 하고, 가입자 대표는 가입자들이 추천하는 전문가여야 한다. 환자단체는 특정 약품 등에 대해 환자들의 상황과 입장을 설명하는 역할에 적합할 뿐이어서 가입자의 일반적인 대표로는 적정하지 못하다.정부는 전반적인 흐름을 조정해 제도화하는 역할로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공단은 가입자를 대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면 가입자 대표로 분류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으면 심평원과 함께 정부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로 재정립해야 한다.이처럼 원칙이 제시되지 않고 협의체 구성의 균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협의체는 제약업체의 민원을 해결하는 단순 기능을 담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국민의 건강과 제약산업의 발전 방안을 균형있게 논의해 제시할 수 있는 협의체가 운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2016-12-12 06:14:49데일리팜 -
[기자의 눈] '타미플루' 급여확대, 제대로하자'타미플루'의 한시적 급여확대가 오늘부터 시작됐지만 벌써부터 걱정이다.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제49주) 38도 이상의 발열, 기침, 목아픔 등의 증상을 보인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가 외래 환자 1천명 당 13.5명으로 잠정 집계돼 유행 기준(8.9명)을 넘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8일 발령했다.주의보가 발령되면 고위험군에 대한 로슈의 '타미플루', GSK의 '리렌자' 등 항바이러스제의 급여가 한시적으로 인정된다.확진 검사 없이도 초기증상(기침, 두통, 인후통 등 2개 이상의 증상과 고열을 동반한 경우)이 발생한 1세~9세 이하 소아, 임신부, 65세 이상, 면역저하자, 대사장애, 심장병, 신장기능 장애 등 고위험 환자는 급여 처방이 가능하다.그러나 매년 주의보 발령 이후에도 본인 부담으로 항바이러스제제를 처방받는 고위험군이 존재해 왔다. 의료진의 인식부족과 보건당국의 홍보부족이 원인이었다.다수 개원의들이 100/100 처방(본인부담률 100%)을 고수했으며 100/100이 아닌, 비급여로 처방하는 의사들도 있었다.이같은 사례가 발생하는 큰 원인중 하나는 '검사 이행 여부' 때문이다. 고위험군이라 하더라도 검사틀 통해 양성반응이 나와야 급여확대가 된다고 알고 있는 의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젠 알때도 됐다. 사실상 조금만 신경쓰면 정확한 급여 처방이 가능한 상황에서 의사는 정부탓, 정부는 의사탓을 하고 있다.타미플루의 경우 정의된 고위험군이라면 검사없이 상병코드 'J111'을 기입하고 처방하면 그 뿐이다. 삭감 운운하면서 볼 멘 소리를 내뱉는 것도 한 두해란 얘기다.급여 확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가 기존 방식으로 처방 받을시 약값 부담은 3배 가량 늘어나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고 약제비를 부담하는 아이를 둔 엄마들과 어르신들에게 미안해서라도 제대로 처방할 때가 됐다.2016-12-09 06:14:50어윤호 -
[사설] 최순실 갑질도 모자라 약국갑질까지 보태나사회적 지탄을 받는 갑질이 약업계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월 10억원 가량 의약품을 구입하는 우월적 지위를 내세워 의약품 공급업체를 겁박하며 갑질을 한 부부약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광주서부경찰서는 6일 공급업체에게 직원을 보내 약국 일을 도와주지 않으면 거래처를 바꾸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의무없는 일을 강요한 대형약국 부부약사를 불구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의 갑질 행태는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던 다른 사건들과 한치도 다르지 않았고, 그 내용도 참으로 치사했다. 2009년 11월께부터 도매상 영업사원 2명을 출근시켜 약국문을 열고 닫게했는가하면 카페트 깔기, 화분진열, 차량주차, 개인적인 심부름, 약사 아들 통학 등 마치 개인비서나 집사처럼 부렸다. 약사 부부는 도매업체 스스로 도와준 것이라고 항변하지만,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들릴 뿐이다.그동안 의약품 거래와 관련한 시정기관의 불법 리베이트 조사 때마다 처방권을 손에 쥔 의사들과 의료기관의 갑질 사례가 공공연히 드러나기는 했지만 비교적 낮은 문턱이라는 약국마저 이지경인 줄은 몰랐다. 더 놀라운 장면은 유통가의 태연한 반응이다. 유통가는 "그 약국의 행태가 특히 심했을 뿐 약국과 병의원의 갑질은 일상적으로 발생한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점이다. 갑질이 얼마나 일상적이었으면 이처럼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일까, 애잔하다. '최순실의 갑질'을 목도하며 참담함을 지울 수 없다.그 알량한 힘으로 서로를 윽박지르는 사회는 구성원들이 다같이 불행할 수 밖에 없다. 갑이 을을 겁박하고, 을은 병에게, 병은 정에게 화풀이하는 사회는 암담하다. 매일 생명의 소중함을 가장 가까이 지켜보는 지대에서 숨쉬는 병의원과 약국의 갑질은 그래서 더 악질이다. 대형약국이든, 대형병원이든 소위 '파견사원'이라고 불리는 의약품 등 공급업체 직원을 데려다 막부리고 있다면 지금 당장 돌려보내야 할 것이다. 타인에 대한 무도함이 통하는 사례에서 수치심 대신 자부심을 느낀다면 당신이야말로 갑질의 장본인이다.2016-12-07 12:14:5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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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떠나는 제약인, 송별회 준비됐나요?舊官名官(구관명관)이라는 사자성어는 꽤 익숙하다. 옛 관리가 훌륭한 관리라는 뜻이다. 백성들이 무거운 세금 때문에 고을 수장을 교체 해달라고 나라에 청원을 해서 바뀌었는데, 후임 수장이 더 무거운 세금을 부과했다는 말에서 유래가 된 사자성어다. 나중 사람을 겪어 봄으로써 먼저 사람이 좋은 줄을 알게 된다는 말이다.제약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인사들은 '환영회는 성대한데, 송별회는 없다'고 말한다. 시끌벅적한 환영회를 통해 기업에 영입되거나 입사를 하고 회사의 번영을 위해 희생하고 노력했지만, 정작 회사를 떠나는 시점에서는 찬바람이 분다는 서글픈 표현이다.최근 제약업계 인사시즌이 본격화 되면서 '떠나는자, 남는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제약업계 인사 트렌드는 단연 '젊어졌다'는 것이다. 40~50대 그룹들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오너 2~3세는 물론 전문경영인, 임원들에게도 젊은 바람은 낯설지가 않다.최근 이뤄진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단 인사는 40대와 50대 초반 젊은 인물을 사업회사 사장으로 임명하면서 주목받았고, 지난 7월 대웅제약은 40대 본부장급 인사를 파격적으로 단행하며 관심을 모았다. 상위제약사 뿐만 아니라 일부 중견제약사 전문경영인 인사 발령이나, 예정된 CEO급 인사를 들여다보더라도, '젊은 트렌드'는 제약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자연스럽게 오랫동안 제약산업계를 리드했던 제약 1세대 CEO들과 임원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떠나고 있다. 인생을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60~70대들의 퇴장으로 제약기업 전문경영인 세대교체가 본격화 되고 있는 셈이다. 제약산업 CEO, 임원들의 세대교체는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에 거스를 수 없다.하지만 이들을 향한 '따뜻한 송별회'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제약 1~2세대 전문경영인들은 파란만장했던 국내 제약산업계에서 오랫동안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고, GMP시대부터 김영란법시대까지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산업 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로가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젠 1세대 제약인들이 서있을 자리는 없다.그래서 구관(舊官)에 대한 예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환영회도 중요하지만 송별회는 그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 '떠나는자'들이 기업의 최대 적이 될 수 있는 이유는 퇴직사원 관리 부실에 기인한다. 박수칠 때 떠나고, 떠나는 이들에게는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줘야 한다.2016-12-05 06:14:49가인호 -
복산스즈껜, 유통업계에 나침판될까?요즘 의약품 도매유통업계를 보면, 격세감(隔世感)이 든다.지난 7월7일, 부산의 복산그룹이, 일본에서 매출규모 25조원(2015년)을 자랑하는 초대형 도매유통업체인 '스즈껜'으로부터 거금 520억원(지분 45%)의 출자를 받아 자본금 규모 국내 제1위(1,155억 원)의 '복산나이스'라는 도매유통업체를 탄생시켰다는 소식에도, 그저 잠깐 놀라는 기색이었을 뿐, 종전과 같은 외자도매 진출에 대한 집단적인 거부반응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0년4월 쥴릭(Zuellig)이, 한독약품에 업혀 본격적으로 들어 왔을 때는, 도매업계가 똘똘뭉쳐 쥴릭투쟁위위원회를 결성해 사생결단의 투쟁을 벌였고 협회장이 단식농성을 감행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으며, 8년 전(2008년) '알엠에스(RMS)'가 대구의 경동사를 인수하자 도협(당시)이 36년간 충실했던 회원사 경동사를 일호의 가차(假借)도 없이 전 회원사의 이름으로 제명했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면, 이변이라 아니할 수 없다.변해도 참 많이 변했다. 그 이유는 무얼까,그동안 쥴릭이 끈질기게 전국 각지의 200처 내외나 되는 다수의 국내 도매업체들과 협업적(담보부담 제거 등) 도도매거래 전략을 통해 매출액의 거의 전부라 할 90%정도를 올리면서 파트너십(partnership)을 끈질기게 강화시켜 왔고, 2009년 7월 다국적 공룡 금융재벌인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국내 최대의 의약품 유통업체인 '지오영'에 거액(250억 원, 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2009.7.9.)을 간접출자하면서, 도매유통업계의 외자(外資)에 대한 이해와 적응도 등이 높아졌기 때문은 아닐까?이렇듯 세월과 자본 및 파트너십 등은, 국내 도매유통업계의 업권에 대한 공통적 가치관까지도 변화시키는 강력한 마력(魔力)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언제까지나 굳게 닫혀있을 것만 같았던 그 철옹성 같았던 국수주의적(國粹主義的) 철문을 완전히 열어 제치었으니 말이다. 따라서 이젠, 설사 미국의 저 거대한 3대 유통업체인 '아메리소스(Amerisource Bergen)'나 '맥케손(Mckesson Corporation)' 그리고 '카디날(Cardinal Health)' 등이 국내에 들어온다 해도, 종전과 같은 하등의 마찰이나 분란 등은 일어나지 않게 됐다.그런데, 외자도매가 들어 온 후, 토종 도매유통업계는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1) 대형화 바람을 일으켰다.국내 도매업계가 외자도매에 맞서려면 몸집이 그와 걸맞게 커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각(自覺)을 갖도록 강한 자극을 줬다. 대형화는, 인수합병(MnA) 또는 자체 영업조직 확대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 2002년, 쥴릭의 대항마로 탄생된 지오영을 비롯한, 동원약품과 지오팜 등은 인수합병 방식을 선택했다. 지오영은, 포항의 청십자그룹, 대전의 대동약품, 춘천의 연합약품 및 서울의 가야약품 등과 삼성재벌 소속이었던 병원 진료재료 구매대행사인 '케어캠프'를 인수(引受)했고, 동원약품은, 서울의 석원약품, 영신약품 및 경림실업과 제주의 조일약품 등을 합병했으며, 그리고 지오팜도, 서울의 태경약품, 대전의 대흥약품, 광주의 알파약품 및 승주약품 등을 사들였다. 그러나 백제약품과 태전약품 등은 다른 대형화 방식을 선택했다. 백제약품은, 긴세월 쌓아 논 내부유보와 도매유통 노하우(know-how) 등을 활용해 자체 영업조직 확대로 몸집을 최대한 부풀렸다. 2000년 이후, 부산 및 대구 등 전국 각지의 요로(要路)에 무려 13개의 영업지점을 개설했다. 또한 태전약품은, 분사(分社) 형식을 통해 자체 역량을 극대화시켰다. 티제이팜, OnK 및 AOK, TJHC 등이 그것이다.(2) 의약품 물류시설 현대화 경쟁에 불을 지폈다.여기서 현대화란 기계화를 뜻한다. 의약품 물류과정(입고, 보관, 출고, 운송 등)에 효율성이 월등한 자동 또는 반자동 기계 등을 설치하고 이를 컴퓨터를 통해 제어(制御)하는 시스템(system)이다. 지오영과 위드팜이 앞장서서 현대화된 물류시설을 도입 했다. 태전(TJ팜)약품과 백제약품 등이 뒤 따랐다. 이들 시설은 KGSP(의약품유통품질관리기준)를 기반으로 하는, 최첨단 물류시설이다. 따라서 이제 의약품 물류시설 견학을 위해 구태여 선진 미국이나 일본 및 유럽 등에 돈과 시간을 들이면서 나갈 필요가 없게 됐다.(3) 도매유통업의 본분(本分)인 상류(판촉)기능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망각(忘却)시켰다.미워하면서도 배운다고 아이러니(irony)하게도, 외자도매의 대형화 기계화된 구미(歐美, 유럽 및 미주)식 물류 일변도의 경영을 접하면서, '아, 이런 것이 바로 우리 국내 도매업계가 지향(志向)해야 할 선진국 스타일(style)의 유통 방식이구나'하는 '롤 모델(role model)'이 되어줬다. 이로 인해 상류(판촉)기능의 중요성과 그 육성의 필요성 등은 뒷전으로 밀리면서 안중(眼中)에서 사라져버렸다. 요 몇 년 새, 잘나가던 SA약품, YDP약품 및 SJ메디칼 등이 도매업계의 이러한 물류일변도 신풍조에 희생양이 됐다는 점은 시사(示唆)하는 바가 크다.오늘날, 세계 의약품 유통시장에는 두 가지 유형의 큰 흐름이 있다. 하나는, 구미식(미국과 유럽)의 '물류기능 중심의 도매유통' 방식과, 또 하나는 일본식의 '판촉(상류)과 물류 기능의 조화로운 균형적 도매유통' 방식이 그것이다.이들 양자 간에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기능상의 차이점이 있다. 바로 판촉활동의 유무(有無)다. 일본 도매는 상류기능에서 판촉활동을 핵심으로 삼고 있으나, 구미 도매는 이것이 없다. 일본 도매의 MS(Marketing Specialist, 영업사원)는 약국과 의사를 상대로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구미의 도매는 이 활동이 없는 것이다.(의약품도매의 기능별 국제비교 보고서 4쪽, 2011,6. 일본의약품도매업연합회) 이에 따라, 도매기능 수행 대가(代價)인 도매마진율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엔 평균 6.9%인데, 미국은 겨우 3.1%이고 유럽은 5.3%에 불과하다.(다국적제약사 의약품유통비용 이대로 좋은가? 11쪽, 2014.8.20. 한국의약품유통협회)이와 같은 일본 의약품도매유통업계의 판촉(상류)기능 수행활동은, '제약은 연구개발 생산, 유통은 도매'라는 이상적(理想的)인 의약업계의 역할분담 시스템(system)이 견고하게 구축되는 결정적 토대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은 모든 의약품이 도매를 통해 97%이상 유통되고 있지 않은가.(의약품도매의 기능별 국제비교 보고서 3쪽, 2011,6. 일본도매연합회) 유통기능의 본질을 생각해 본다면, 판촉(상류)기능이 제대로 살아 있는 일본식 도매유통의 유형이 정통성을 갖는다. 상류(판촉)기능 수행에 따라 주문(注文)이 성사(成事)되어야만, 비로소 그 주문의 대상물인 의약품의 물류행위가 뒤따라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금 국내 토종 도매유통업계는 판촉활동이 없는 물류 일변도의 구미식으로 변모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상태가 완전히 고착돼 버린다면 도매업계에 어떠한 현상이 벌어질까?(1) 유통마진율(유통비용)은, 도매업계가 계속 조직적으로 강한 반발과 방어를 하겠지만, 그래도 결국에는 구미 수준인 5%~3%까지 필연적으로 점점 더 떨어질 것이다.왜냐하면, 유통마진율은 '기능 수행(하는 일)'의 대가(代價)인데, 현재 도매유통업계는 판촉기능 없이 물류기능만 수행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판촉기능이 없는 미국과 유럽의 평균 도매유통마진율은 고작 3.1%와 5.3%밖에 되지 않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보다 훨씬 더 높은 7.1%나 된다는 점 등 때문이다. 도매유통업계는, '현행 평균 유통마진율 7.1% 가지고는 경영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적어도 8.8%를 내놔라'하고 주장하고 있지만(유통협회 2014.8. 정책토론회), 이에 대해 제약업계는, '판촉활동은 제약이 다하고, 도매가 해주는 일(기능)은 물류활동이 거의 전부이고 게다가 경영이 안 된다는 7.1% 가지고도 뒷% 등을 여전히 난발(亂發)하고 있는 걸 보면, 현행 7.1%도 너무 많은 것 아니냐'라는 여론이 제약업계에서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널리 퍼져있지 않은가.(2) 도매업계와 제약업계 간, 유통마진율 갈등이 심하면 심할수록, 제약업계는 갈수록 도매거래를 철수하고 직판조직이나 전자상거래 수단 등을 활용해 요양기관 직거래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외자 제약사들은 그들의 전통적인 유통경로 전략 때문에, 직거래 전환이 쉽지 않겠으나, 토종 제약사들은 마음만 먹으면 직거래를 확대하는 일은 여반장(如反掌)일 것이다. 그 이유는, 1965년 약업계에서 DSC(동아 Sales Circle)라는 직판조직이 최초로 탄생된 이래, 제약업체들은 지금까지 50여 년 동안 직거래의 장단점 체득과 노하우(know-how) 등을 축적해 왔을 뿐만 아니라, 도매유통업체가 아니더라도 직거래 의약품에 대한 물류업무는, 경쟁에 따른 경제적인 비용으로 용마로지스, 고려택배, 쉥거코리아, 티엔티익스페스, 볼로레로지스틱스코리아 등과 같은 KGSP적격업소로 지정된 물류 전문업체들에게 손쉽게 아웃소싱(outsourcing)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물론 유통이론상, 직거래를 위한 총비용이 도매유통마진으로 지출되는 비용보다 더 비싸게 먹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밑지는 비용에 대해서는, 잘 육성된 우수한 영업인재들로 구성된 직판조직을 가지고 강력한 판촉활동과 차별적인 영업정책 등을 전개하여 매출증대를 도모함으로써, 충분히 충당하고도 남는다는 계산을, 제약사들이 왜 하지 않겠는가.(3) 상류기능의 핵심인 판촉능력 등이 완전히 도태됨으로써, 머지않아 의약품 도매유통업은 허울은 남아 있되, 실질적으로는 창고운수업과 같은 의약품물류업으로 전락(轉落)하고 말 것이다.상기한 3가지의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종합해 볼 때, 작금의 의약품 도매유통업계가 주된 기능인 판촉(상류)기능을 망각한 채 구미(歐美)를 따라 물류 일변도의 길로 빠져 들어간 것은, 가까운 미래(3~5년 후)에 닥칠 크나큰 불행을 자초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현 의약품도매유통업계를 '위기(危機)'라 진단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그런데 이 시점에 때마침, 판촉(promotion)과 물류 기능을 함께 중시하는 일본 의약품도매유통업계의 선두 그룹(leading group)인 '스즈껜'이, 영남지역의 맹주 복산그룹과 손을 잡고 들어 온 것이다.기대되는 바가 참 크다. 오늘의 의약품 도매유통업계가 위기의 수렁에서 벗어나는 길은 잊어진 상류(판촉)기능을 하루빨리 일깨우고 육성시키는 것이 유일(唯一)한데, 이 판촉(상류)기능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삼고 실천해 오고 있는 일본의 '스즈껜'이 상륙(上陸)했으니, 그 영향으로 판촉기능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국내 도매유통업계에 널리 퍼져 활성화됐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화답하듯, '스즈껜'의 글로벌사업본부장인 '가미따니 다까시'상무는 "복산나이스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 스즈껜이 복산나이스에 지원 가능한 범위는, 유통기능과 프로모션(판촉)기능이다. 고품질 상품관리와 원활한 유통체계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하우(know-how)를 전수(傳授)하고, 제약사와의 프로모션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약사 판매대행이나 의료기관 및 약국의 구매대행 등을 지원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한다.(데일리팜, 정혜진기자의 단박인터뷰기사, 2016.9.28.)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 필히 빨리 실천됐으면 좋겠다.'복산스즈껜', 위기의 국내 의약품도매유통업계에 나침판이 돼 주기를 기대한다.2016-12-05 06:14:48데일리팜 -
[기자의 눈] 제약산업 7대 강국과 식약처 인력난정부가 우리나라를 2020년까지 제약산업 7대 강국 반열에 올리겠다고 공표한지 수 년이 흘렀다. 이 비전은 헬스케어 관련 부처 움직임을 바쁘게 만들었다.의약품 인허가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다르지 않았다. 국산 신약·복제약·백신·바이오시밀러의 개발을 지원하고 시판허가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제약계 민원소통 업무량을 늘렸다.제품개발 맞춤형 협의체, 팜(Pharm)나비 사업, 해외수출 민관협의체 등이 제약산업 지원을 위한 도구들이었다. 높아지는 세계 인허가 장벽을 국내 산업이 따라갈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선진화 했다.국내 제약산업 국격 향상에도 집중했다. 의약품상호실사협력기구(PIC/s)에 이어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정회원 가입도 성공했다. 의약품 생산 품질과 허가심사 능력이 선진국 수준임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았다.그런데도 제약산업 종사자들과 식약처 의약품 허가심사 공무원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부족한 식약처 인력 탓이다. 곧 은퇴가 가까워질 국과장급 공무원들 중에서는 업무량에 치여 사직이나 이직을 고민하는 사례도 종종 눈에 띈다. 능력좋은 연구관, 사무관들이 업계로부터 스카우트되는 케이스도 있다. 식약처로서는 산업 발전에 필요한 유능한 인재들을 잃는 셈이다.제약 선진국으로 평가되는 미국FDA와 유럽EMA에 견줘 국내 식약처 인허가 담당 인력은 1/10 수준에도 못 미치는 현실은 이미 통계나 세계 현황 등으로 확인된 팩트다. 이 때문에 제약계 전문가와 식약처 내부 공무원들은 새로운 민원(제안)을 시도하거나 신규 업무를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업무량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매해 새로운 사업을 구상해야 하는데다, 시시각각 터져나오는 이슈까지 대응하려면 현 인력으로는 역부족이란 한탄만 나오고 있다.식약처는 최근 의약품 허가심사 면허료·수수료 인상으로 76억여원 예산을 증액하고 이 돈으로 내년도 비정규직 심사관을 50~100명까지 확대키로 했지만 이마저도 긴급수혈에 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의사결정이나 중요도 높은 실무를 처리하는 인력이 아닌, 비정규직 심사관이 늘어나는 것이어서 실무자들의 짐이 조금 덜어지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결국 식약처가 세계 수준에 걸맞는 의약품 인허가 기관으로 커지려면 사무관·연구관 급 이상 제약전문가들이 공무수행 인력으로 보강될 필요가 있다.이를 위해서는 충분히 예산이 확보돼야 하는데, 식약처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행자부와 기재부 등 다부처 협력이 필요해 녹록치 않다.이를 방증하기나 하듯 손문기 식약처장이 연내 신설을 추진했던 '제약산업 원스탑 컴플레인센터(가칭)'도 일시정지 신호가 켜졌다. 센터를 이끌 허가심사 인력이 없어 진척이 늦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산업계에서는 기초 허가심사 업무인 안전성과 유효성 심사자들만이라도 빨리 늘려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언감생심 컴플레인센터와 같은 새로운 조직 탄생은 기대하지도 않는다는 심리다. 식약처 관계자는 허가심사 공무원 1명을 추가 배정받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라고 귀띔했다.세계 제약산업은 이 시간에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파머징 마켓'으로 평가되는 중국의 제약산업이 우리나라 턱 밑까지 쫓아왔다는 분석도 나온다.제약·바이오산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진정 생각한다면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변화가 요구되는 이유다. 산업 선진화를 위해 필요한 식약처 인력이 어느정도 수준인지 객관화하는 작업에 착수하고 서둘러 적정 수준의 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식약처도 오랜 숙원인 인력난 해소를 위해 스스로 근거와 논리를 단단히 만들도록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척박한 땅에 거름도 주지 않고 제약 강국만 기대하는 건 난센스다.2016-11-28 06:14:50이정환 -
"비아그라는 고산병 특효약 아니다"청와대 구입 의약품 목록에 다량의 실데나필 제제가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청와대가 '고산병 치료를 위해 구입했다'고 밝히면서 실데나필 제제의 고산병 증상 치료 효과에 대해 많은 약사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군포 편한약국 약사이자 '데일리팜 부작용 리포트'를 연재하는 엄준철 약사가 미국질병관리본부(CDC) 정보 토대로 '고산병 예방과 치료 약물'에 대해 리포트를 보내왔다.엄준철 약사의 리포트를 질의응답 식으로 정리했다.◆고산병에 대해서 먼저 알고 가면 좋겠다.=고산병은 해발 2500m 이상 여행자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급성고산증(AMS), 뇌부종(HACE), 폐부종(HAPE) 3가지 증상으로 나뉜다.보통 AMS가 가장 흔하고 경미한 증상이다. 두통, 피로, 식욕감소, 구토 등을 동반한다.뇌부종은 AMS가 악화되어 나타나고 폐부종은 AMS와 같이 나타나거나 AMS 없이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고산병 발병자의 0.0001% 확률로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비아그라, 즉 실데나필이 고산병 예방약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미국 질병관리본부(CDC)가 추천하는 공식 고산병 예방약은 아세타졸아미드(상품명 아세타졸)이다. AMS와 뇌부종을 예방하고 치료해주는데, 혈액을 산성화시켜 호흡 시 동맥에 산소 농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실데나필(상품명 비아그라·팔팔 등)은 가장 흔한 고산병 증상인 AMS에 효과가 없고 뇌부종에도 예방 및 치료 효과가 없다.단지 폐부종에만 효과가 있을 뿐이다. 폐부종 예방 및 치료를 위해서는 니페디핀이 선호된다. 실데나필, 타달라필은 니페디핀을 구할 수 없을 때 차선책으로 선택되는 약이다.덱사메타손은 예방으로 쓰이는 약물이 아니고 일단 고산증이 나타났을 때 빠르게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 쓰는 약이다.◆그럼 가장 효과적인 예방제이자 치료제인 아세타졸아미드 약물 투여법은?=급성고산증, 뇌부종 예방 및 치료를 위해 1일전부터 머무는 기간 동안 125mg(반알)를 12시간 간격으로 투여한다.◆증상 완화 효과만 있는 덱사메타손 투여법은?=예방보다는 치료를 위해 투여하는 것이 좋다. 4mg를 6시간 간격으로 투여한다.◆니페디핀(아달라트) 투여법과 효과는?=폐부종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30mg 서방정을 12시간 간격으로 투여하도록 한다. 혹은 20mg 속효성 제제를 8시간 간격으로 투여하도록 가이드하고 있다.◆흔히 알려진 시알리스와 비아그라 투여법도 설명해달라.=타달라필(시알리스)은 폐부종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10mg 하루2번 투여하며, 실데나필(비아그라) 역시 폐부종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50mg 8시간 간격으로 투여한다.◆그밖의 관련 제제가 있다면.=살메테롤은 125mcg를 폐부종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하루 2번 흡입한다. 다른 약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은행잎 제제도 언급하고 있다. 120mg를 하루 2번 투여하는데, 고산병 예방에 대해서는 효과가 불분명하다. 사람에 따라 효과가 다르기 때문이다.이부프로펜은 600mg를 8시간 간격으로 투여하면 고산병 예방에 도움을 주지만, 아세타졸아미드보다 효과는 현저히 떨어진다. 그러나 처방전 없이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관련 약물로 안내되고 있다.2016-11-24 06:14:53데일리팜 -
[기자의 눈] 약국개설 논란, 보건소에 쏠린 눈"자본주의 사회 매입한 상가에 어떤 점포를 넣든 뭐가 문제냐. 설사 그게 약국이라도."유력 도매업체가 대학병원 재단 부지의 건물을 매입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이 건물은 100억원대에 매각됐고, 기존 입점 매장들에는 다음달까지 점포를 비워달라는 내용증명서가 날라왔다. 최근 기존 대학병원 부지 내 상가를 용도변경해 A도매업체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는 천안단국대병원 이야기다.A업체 측은 기자와 통화에서 건물 매입 사실은 인정했다. 잔금 처리가 남아있어 내년 1월까지는 계약이 완료됐다고는 볼 수 없다는 말과 함께였다. 하지만 이어진 관계자의 말은 기자의 귀를 의심하게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 자본으로 건물을 매입하고, 그 건물에 어떤 성격의 점포를 입점하는 게 뭐가 문제냐는 것이다. 그것이 약국이라 할지라도.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개인이 상가를 매입하고 그 상가에 약국을 입점시키거나 분양하는게 뭐가 문제겠나. 하지만 이번 사안은 분명 그 성격이 다르다.논란의 중심에 있는 건물의 특징을 보자. 이 건물은 최근까지도 단국대 재단 소유로 학교용 부지에 해당됐다. 2003년, 20010년 두 번에 걸친 A도매업체의 매입 시도가 교육부의 불허로 실패한 것도 그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최근 이 건물은 학교법인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용도가 변경됐고, 별다른 제재없이 도매상에 팔렸다. 여기에는 여전히 병원 기숙사를 비롯해 광역치매센터, 병원의 다수 팀들이 위치해 있다. 병원용 시설에서 완벽히 분리됐다고 볼 수 있을까.이번 건물 매입 대상자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지역 약국가에 따르면 A도매업체는 천안단국대병원에 적지 않은 비율의 의약품을 납품하고 있다. 관계자 말대로 의약품을 유통하는 도매업체가 병원과 전혀 무관한 '자본주의 사회의 개인'이라고 볼 수 있냐는 것이다.잔금 처리만 남은 상태에서, 계약을 무효화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병원 인근 약사들 역시 그 부분에 대해선 일정 부분 자포자기 한 상태라고 했다. 남은 것은 그 건물에 과연 약국이 개선될 것인가이다. 공은 이제 약국 개설 허가 여부를 결정할 지역 보건소로 넘어왔다. 천안시보건소 측은 최근 "아직 약국 개설 허가 신청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입장을 밝히기는 쉽지 않다"는 뜻을 지역 약사회와 인근 약사들에 전해왔다. 이번 사안은 단순 병원 인근 약사들의 생존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의약분업 근간의 훼손 여부를 둔 전체 약사사회 이슈이기도 하다. 이것이 바로 앞으로의 천안시보건소 입장이 궁금해 지는 이유다.2016-11-21 06:14:50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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