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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코는 K-블록버스터 신약개발의 든든한 동반자"[데일리팜=노병철 기자] "1조원 메가펀드 유치로 한국형 개량의약품·혁신 신약 개발 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 허경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이하 킴코) 대표는 2021년 중점 사업 분야로 ▲혁신 신약·블록버스터 창출 협업 ▲감염병X에 대한 제약자국화 역량 향상 ▲글로벌 진출 가속화를 꼽았다. 지난해 8월 설립된 재단법인 킴코는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국내 56개 제약바이오기업이 공동 출자해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킴코의 목표와 비전은 개별기업의 산재된 자원·역량을 결집해 '공동투자·공동개발-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구축에 있다. 국내 토종 제약바이오기업이 글로벌 빅파마와 경쟁우위 전략을 펼치고, 탈추격 하기 위해서는 협업을 통한 선의의 경쟁과 기술 기반 개량의약품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킴코는 품질고도화 작업·인재양성·자금력 확충을 통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업계가 바라 본 K-블록버스터 창출 조건은 '싱가포르 테마섹을 벤치마킹한 국부/민간주도 대규모 투자 펀드 확보' '후보물질 파이프라인 확장' '개발·임상·사업화 역량 배양' 등이다. 허경화 대표는 "킴코의 메가펀딩 기준금액은 5000억원에서 1조원 상당이다. 펀딩 조성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중이며, 정부 역시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펀드가 구축되면 최소 100개 상당의 국산 개량의약품 개발과 탄생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킴코가 계획한 글로벌 진출 1단계는 아태지역 목표 국가에서의 임상1상 진행으로 파머징마켓에서의 주도권 장악과 노하우로 북미·유럽 시장에서 포지션을 확장하는 것이다. 구체적 실행 전략은 TBM(Technology Basic Medicine·기술 기반 개량의약품)과 틈새전략 혁신 신약 개발로 압축된다. 허 대표는 "인도와 중국은 초저가 제네릭을, 글로벌 빅파마는 오리지널을 앞세운 고가 의약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맞설 방편적 무기는 틈새전략 의약품 개발로 평가된다. 시장 조사 결과 이 같은 전략은 아세안권 국가에서 충분히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전망했다.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킴코의 미래비전이 출자회원기업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이유는 1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동안 일궈온 성과로 귀결된다. 지난 10개월 동안 킴코의 사업 결실은 ▲산업통상자원부 TBM 글로벌 진출 사업 선정 ▲K-블록버스터 창출을 위한 협업 플랫폼 구축 사업 ▲KIST 흥릉강소특구 중개연구 사업 협업 ▲보건복지부 치료제/백신 생산장비 구축지원 사업 수행 ▲종소벤처기업부 2021년도 의약품 업종 스마트공장 구축지원 사업 선정 ▲식약처 QbD 제도 도입 기반 구축 용역사업 선정 글로벌 사업 개발 BD&Licensing 심화과정 교육 실시 등을 들 수 있다. TBM 글로벌 진출 사업은 제형기술기반 개량의약품 개발로 아세안·중동·CIS·중남미 시장에서 해외 임상1상 완료 3건 이상을 목표로 향후 4년 간 총 201억원(정부출연 13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는 파머징시장 거점 확보 프로젝트다. 컨소시엄사로는 유한양행, 동국제약, 대원제약, 애드파마, 우신라보타치, 렉스팜텍, 티온랩테라퓨틱스 등 7개 기업이다. 지난해 8월부터 1년 간 정부출연금 100억원을 지원받아 수행된 치료제·백신 생산장비 구축지원 사업도 큰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신·변종 감염병 위기대응을 위한 제조 인프라 구축 지원으로 GC녹십자와 대웅제약 등 5개 기업이 선정됐다. 허 대표는 "앞으로 킴코는 확장된 오픈이노베이션과 콜라보레이션 구축 및 협업을 통한 성공모델 창출로 국민 건강권 확보는 물론 글로벌 제약강국 도약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2021-06-10 06:10:45노병철 -
한방에 꽂힌 약사 600명, "즉시 응용" 눈에 불켰다[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양배추가 카베진으로, 은행잎이 기넥신으로, 엉겅퀴가 실리마린으로 탄생했듯 한약은 질병에 효과가 있는 과학입니다. 다만 쓰임과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시대 선인들이 사용하던 언어와 의식구조 등을 알아야 보다 세밀한 접근이 가능합니다." 어렵기만 한 한약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강의의 장이 열렸다. 서울시약사회는 약국 현장에서 실제 응용과 적용 능력을 배양하고 한방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동의한방체인 임교환 박사를 초청해 12주에 걸쳐 한방강의를 기획했다. 임 박사는 3월 19일부터 6월 4일까지 기침과 천식, 주부습진, 공황장애, 비염, 역류성 식도염, 식체 등을 주제로 열띤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 접수가 시작되자 순식간에 400여명이 신청을 완료했고, 서울 외 지역 약사들의 청강 요청에 의해 총 60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강의를 수강해 뜨거운 학구열을 선보였다. '불금'도 반납한 채 강의를 듣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은 약사들에게 보답하고자 임 박사는 강의 구성부터 교재 발간까지 꼼꼼히 챙겼으며 마지막까지 함께 해 준 약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격려하는 '작은 콘서트'도 준비했다. 그는 한방 공부에 앞서 먼저 현대를 사는 우리들이 옛 선인이 돼 질병이 발병하는 이유와 질병을 바라보는 눈, 질병을 낫게 하는 비법 등을 그들의 언어감각과 사고, 과학 등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 제제가 보간환이다. 임교환 박사는 "최근에는 보간환을 숙취해소제로 많이 사용하지만, 보간환은 동의보감 눈병 편에 나오는 약으로써, 선인들은 간과 눈이 연결돼 있다고 해석해 왔다. 안구건조증의 원인 역시 피가 부족한 데서 온다. 때문에 간헐부족으로 머리가 아프고 현기증이 나며, 눈이 잘 보이지 않고 온 몸이 아플 때 보간환을 쓰게 된 것"이라며 "약국에서 판매되는 우황청심환과 정로환, 백초시럽, 천왕보심단 등도 옛날 사람들의 감각으로 해석하면 효과와 쓰임 등을 이해하기 쉽다"고 말했다. 임 박사는 어려워지는 약국 경영 환경과 맞물려 한방이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로나로 인해 경영이 악화되고, 신규 약사들이 쏟아져 나옴에 따라 더욱 팍팍해 지고 있는 경영 현실 속에 양한방을 두루 섭렵한 실력있는 약사가 된다면 더 이상 좋은 장소, 처방전에 의존하지 않고도 나만의 약국을 경영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임교환 박사는 "배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잘만 배우고 적용한다면 약국경영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자부한다"면서 "특히 한방은 서양의학도 케어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케어가 가능해 세심한 고객 케어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 박사는 마지막 강의에서 그간 갈고 닦은 피아노 실력과 더불어 'You are the reason'이라는 곡을 통해 노래 실력도 선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강좌가 취소되거나 축소되는 가운데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와 노래를 선보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는 "곡명이 'You are the reason'인 것처럼 12주간 학구열을 보여준 약사님들 덕분에 설레는 마음으로 열정적으로 강의할 수 있었다"면서 "코로나로 인해 지난해부터 어려움을 겪는 공연계 관계자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성악과 출신 백코러스 두 분과 함께 곡을 선보이게 됐다. 쉽게 설명한다고는 했지만 쉽지만은 않으셨을 약국들을 위해 잠시나마 힐링의 시간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깜짝 이벤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 박사는 "주변에서도 '임 대표가 맞느냐'는 연락이 이어지고 있다. 아무래도 청바지 차림에 피아노 치는 모습이 평소와 달라 그렇게들 물어보시는 것 같다"면서 "색다른 이벤트를 선보일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강의를 들은 약사들 역시 약국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강의와 이벤트에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한마음약국 박경진 약사는 약국 문을 닫고 매주 오프라인 강의장을 찾아 청강했다. 박 약사는 "늘 임교환 대표님 강의를 찾아듣는다. 오히려 선인들이야 말로 질병에 대해 더 과학적으로 접근해 오지 않았나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면서 "특히 공황장애와 관련한 강의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박 약사는 "임 대표님 강의는 한방실력은 물론 삶에 대한 자세를 편안히 하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약사님들이 약국일과 더불어 다른 즐거움으로 삶을 누릴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셨었는데 많이 공감됐다"고 후기를 전했다. 가락약국 송은보 약사 역시 "오랫동안 한방 강의를 들었고, 이번 강의 역시 실질적으로 바로바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강의들이었다"면서 "한방 원리를 배우고 매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가는 좋은 강의였다"고 말했다. 송 약사는 "질병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배우게 됐다. 인체의 열혈부족, 기혈부족, 기부족 등으로 생긴 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듣고 바로 약국에서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었다"면서 "가령 같은 기침이라고 하더라도 땀을 내야 하는 경우, 보음을 해줘야 하는 경우, 열을 쳐야 하는 경우 등이 각각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2021-06-08 15:32:18강혜경 -
강석연 의약품안전국장 "불법 임의제조, 반드시 근절"[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식약처가 제약사들의 임의제조 행위를 심각한 사안으로 바라보고, 확실히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형제약사까지 포함한 임의 제조 불법에 식약처도 적잖이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지난달 임명된 강석연 의약품안전국장은 1일 오송 본부에서 식약처 출입기자단을 만나 제약업체 불법 행위 근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식약처는 지난 3월 바이넥스의 불법 행위가 적발되자 GMP 특별 기획점검단을 구성해 불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약 40여개 업소를 조사해 종근당, 동인당제약 등 제약사의 임의제조 행위를 적발한 바 있다. 강 국장은 "앞으로도 불법근거가 확보된 제약사는 강도높은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GMP 신고센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보도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제약사들의 불법 제조 행위를 확실히 털고 가야 된다는 생각"이라며 "규모에 따라 품질관리 수준의 차이를 극복하려면 지금 타이밍을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식약처는 확실한 근거를 바탕으로 현장 점검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점검대상 업체수를 정해놓지 않고 제보를 중심으로 한 신속 조사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강 국장은 "식약처가 점검단 구성과 불시점검에 대해 공표한 상황에서도 불법 업체가 적발된다는 건 일부 업체들의 관행이 심각하다는 반증"이라며 "ICH와 PIC/s 가입 등으로 규제수준이 높아진 상황에서 현장도 품질관리를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칙을 지켜야 규제의 유연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원칙도 못 지키는 상황에서는 국민들에게 의약품을 신뢰해달라고 할 수 없다"면서 "다만 효율성 측면에서 업계가 제안하는 허가변경 등 절차 개선에 대해서는 검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제약사들의 불법 행위는 첨가제 변경이나 원료 사용량, 제조방법 변경 등을 임의로 한다는 것이다. 이런 변경 절차들은 식약처 심사를 통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강 국장은 이러한 원칙이 일부 업체에서 깨진 상황이라며 제약업체가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도 GMP 조사관 등 인력 확대를 통해 관리 사각지대를 줄여나갈 방침이다. 강 국장은 "식약처가 역량에 비해 인력은 한없이 부족하다"며 "조사인력뿐만 아니라 심사인력도 확대해 그 간극을 메워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한 현행 GMP 제조업체에 대한 약사감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식약처는 지난 2018년부터 위험도 높은 제조소는 감시빈도를 높여 전체 분야를 집중 반복 감시하고, 위험도 낮은 제조소는 필수분야 대상 중점 감시하는 제조소별 위험도 평가 기반의 현장 감시를 도입해 시행해 왔다. 하지만 식약처의 의약품 제조업체에 대한 약사감시 일정이 사전에 예고되다 보니 일부 업체들은 이를 악용해 평상시에는 허가사항과 다르게 의약품을 제조하고, 약사감시 시기에 맞춰 자료를 조작해 식약처 감시를 피해 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GMP 특별 기획점검단에 적발된 제약사들은 식약처의 정기감시에서는 적발되지 않고 불시 점검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강 국장은 “지난 2018년 도입한 위험도 평가 기반 현장 감시는 의약품 제조소 현장 감시의 내실화에 기여한 측면이 크지만 일부 업체들이 이를 악용한 측면도 있다”며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제약사들의 허가사항과 다르게 의약품을 제조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약사감시 시스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2021-06-02 16:49:44이탁순 -
싸늘해질수 밖에 없는 현실..."의사도 씁쓸합니다"[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서운해 하는 마음에 충분히 공감합니다. 너무나도 힘든 시긴데 의사들이 위로는 커녕 가슴에 못박는 소리만 하고 있으니 얼마나 야속했겠습니까.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 이현석(62)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명예회장이 최근 불거진 의사들의 태도 논란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발단은 가수 보아의 오빠로 잘 알려진 권순욱(40) 뮤직비디오 감독이 지난 12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이다. 복막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권 씨는 '기대여명이 3~6개월 정도로, 복막염이 회복되지 않으면 수일 내 사망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긴 진로기록을 공개했다. 대학병원 3곳의 의사들로부터 들은 얘기를 언급하면서 '당장 이대로 죽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는데 의사들은 왜 그렇게 싸늘한지 모르겠다. 가슴에 못을 박는 이야기들을 면전에서 편하게 한다"는 서운함도 드러냈다. 이 회장은 권 씨의 사연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싸늘한 의사'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되짚어봐야 한다고 진단한다. 특정 의사의 문제라기 보단, 의료시스템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현행 의료시스템은 의사의 '상담' 행위에 매우 인색하다.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를 보고 검사를 진행하는 의사는 유능하다고 평가받지만, 충분한 상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사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환자 상담에 소요되는 시간과 의사의 노력에 대한 제도적 보상이 미흡하단 의미다. '3분진료' 현실에 보험인정이 되는 처방만 진료하게끔 유도하는 행정절차까지 더해지다보니, 개별 환자의 특성은 쉽게 무시된다. 말기암 환자와 대면하는 절망적 순간이라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고 제도 탓만 하고 있을 순 없지 않나. 이 회장이 수년 전 '의료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도 이러한 고민과 맞닿아있다. 이 회장은 국내 1호 의료 커뮤니케이션 박사 학위(광운대 신문방송학과) 소지자다. 수련의 시절부터 환자와의 소통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던 중 2006년 비슷한 뜻을 품은 동료들과 함께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를 결성했다. 이후 5년만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환자와 의사간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깨달은 원칙은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되 팩트는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는 점이다. 환자의 아픔을 같이 느끼는 공감능력과 전문가로서의 입장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만 한다. 물론 머리로 이해한다고 해서 실전적용이 쉬운 건 아니다. 우리나라에선 병문안을 가면 '곧 나을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덕담을 전하는 게 미덕으로 여겨진다. 이런 정서 속에서 '팩트'를 전달해야 하는 의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이 회장 역시 장인어른이 암진단을 받은 후 돌아가시기 3, 4개월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을 해야 하는데, 입에서 쉽게 나오지 않았다. 이 회장은 "이번 일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장인어른이 암진단을 받았을) 당시에는 가족들 모두 서운해 했지만 나중에는 고마워 했다"라며 "그 만큼 의사의 말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과 함께 의사가 감당해야 할 부담도 크다는 사실을 체감한다"라고 털어놨다.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환자가 중증 질환에 걸렸을 때, 보호자들이 본인에게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유독 우리나라 의사들이 자주 겪는 일이다. 외국에서는 환자에게 비밀로 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어 있다. 이 회장은 일단 보호자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환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편이 가장 환자를 위한 길이라고 설득하곤 한다. 처음에는 쉽지 않지만 대부분은 환자가 다음 진료 때 본인의 상태를 알고 내원하면서 충분한 대화가 가능해진다. 이 회장은 "아직 갈길이 멀지만 과거에 비하면 의사와 환자간 커뮤니케이션이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불안한 환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동시에 진료의 중심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객관적인 자세가 의료진의 중요한 역할이다"라며 "상호 존중과 배려를 통해 더 나은 '의료'가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2021-05-27 06:15:43안경진 -
"놀라운 '렉라자' ASCO 데이터...글로벌 챔피언 가능성"[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이번에 공개된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반응률이 ESMO 발표 때와 동일하다고요? 말도 안되는 해석입니다. 7개월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데이터의 완성도가 높아졌어요. " 조병철 교수(연세암병원 종양내과)가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병용데이터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1) 초록 공개 이후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지면서 일부 잘못된 해석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조 교수는 다음달 5일 ASCO 2021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 관련 최신 임상 결과를 소개한다. 지난해 유럽종양학회(ESMO 2020)에서 화제를 모았던 CHRYSALIS 1b상임상의 후속 발표다.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변이 양성 소견을 보여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를 복용하다 내성이 생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반응률을 평가하는 데 목적을 둔다. 초록에서 공개된 객관적반응률(ORR)은 36%. '타그리소' 내성 환자 45명 중 15명이 종양크기가 30% 이상 줄어드는 부분반응(PR)에 도달했고, 1명은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반응(CR)을 보였다. ESMO 2020 발표 때와 ORR 수치가 같다 보니, 자칫 동일한 데이터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조 교수는 "ORR 값이 같더라도 임상데이터의 성숙도는 완전히 달라졌다"라고 일축했다. 핵심은 추적관찰(follow up) 기간 차이다. ESMO 당시 발표된 데이터는 약물치료 후 추적 기간이 약 4개월에 불과했다. 반면 ASCO 발표 데이터는 추적기간이 최장 11.8개월로 늘어났다. 추적기간이 2배 이상 길어졌음에도 동일한 반응률이 유지된 셈이다. ESMO에서 발표된 'ORR'이 확증되지 않은(unconfirmed) 수치였다면, 이번에 소개된 ORR은 확증된(confirmed) 수치라는 표현이 좀더 정확하다. 약물투여에 반응을 보인 환자들의 반응지속기간은 10개월을 훌쩍 뛰어넘었다.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개념을 접목하면 반응률이 더 올라간다. '타그리소'의 가장 흔한 내성 원인으로 알려진 EGFR, MET 변이를 동반한 환자 17명 중 8명이 치료반응을 보이면서 ORR 47%를 달성했다. 그런데 바이오마커가 없다고 해서 반응률이 낮은 것도 아니다. 바이오마커가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28명 중에서는 8명이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투여에 종양반응을 나타냈다. ORR로 환산하면 29%다. 조 교수는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에 반응을 잘하는 환자그룹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라며 "하지만 바이오마커가 없을 때의 데이터만으로도 기존 치료제를 월등히 뛰어넘을만한 경쟁력을 갖췄다"라고 평가했다. 이전까지 '타그리소'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상대로 30%의 반응률과 10개월에 달하는 지속기간을 입증한 폐암치료제는 없었다. 가장 많이 처방되는 '타그리소'와 MET 억제제 '사볼리티닙' 병용요법을 예로 들면, MET 증폭 환자만 까다롭게 선별했을 때 반응률이 30%, 반응지속기간은 7.9개월에 불과한 실정이다. 조 교수는 이번 데이터를 복싱에 빗대어 '마이크 타이슨을 이긴 것과 다름없다'라고 비유한다. '타그리소' 투여 후 새로운 내성이 발생한 비소세포폐암은 종양 이질성(tumor heterogeneity) 때문에 치료가 상당히 까다롭다. 그러한 악성 컨디션의 암환자를 상대로 오랜 기간 추적기간을 거치면서 데이터가 한층 강력해졌다는 의미다. 조 교수는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이 올해 안에 미국식품의약국(FDA) 혁신치료제(BTD)로 지정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봤다. 얀센이 진행 중인 CHRYSALIS-2 임상에서 비슷한 수준의 데이터가 재현될 경우 FDA 허가도 머지 않았다는 판단이다.2021-05-26 06:19:25안경진 -
"누명 벗은 백수오, 국내 대표 식물자원 명예 찾을것"[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백수오는 갱년기 여성건강 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인정받은 한국의 토종 자원으로 약 7년 전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15년 4월 발생한 일명 '가짜 백수오 사태' 이후로 백수오는 국민의 외면을 받았다. 피해를 입은 것은 백수오만이 아니다. 백수오 제품의 선두주자였던 내츄럴엔도텍은 연매출 급감으로 영업손실이 지속돼 거래정지 상태에 내몰렸고, 100여곳이 넘었던 백수오 농가는 1~2곳을 제외하고 재배를 포기했다. '가짜 백수오'라는 명칭이 붙은 배경은 당시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백수오 제품 원료를 대상으로 실시한 유전자 검사에서 중국 약재인 이엽우피소가 검출되면서다. 이엽우피소가 국내 식품 원료로 등록되어 있지 않고, 과다 복용 시 독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일부 논문이 인용되면서 '가짜'라는 프레임이 씌였다. 하지만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는 박주라이아과에 속하는 근연 식물로 식물 중에서 가장 가까운 종으로 알려져 있다. 두 식물은 조상은 같지만 백수오는 한국, 이엽우피소는 중국에 기원을 두고 있는 친척 관계로 주요 성분과 효능이 거의 유사하다. 한국소비자원이 인용한 이엽우피소의 독성 연구도 과도하게 복용할 경우 독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한국독성학회는 해당 연구의 허점과 왜곡 가능성을 지적한 바 있다. 결정적으로 백수오가 '가짜' 오해를 벗게 된건 학계의 노력 덕분이다. 이엽우피소가 혼입되었다는 백수오의 검사법 자체에 허점이 발견되면서다. 양태진 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교수는 백수오 파동 당시 검찰로부터 외부 전문가 자문을 의뢰받고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됐다. 시료 검정을 위한 유전자검사법 적용 과정을 살펴보던 중 그는 의아함을 느꼈다. 양 교수는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는 가까운 근연식물인데 두 식물을 구분하는데 단 하나의 유전자검사법만 적용했다. 그 검사에서도 3% 미만의 아주 미미한 혼입만이 발견돼 비의도적인 혼입으로 결론 내려졌다"고 말했다. 덧붙여 "당시 이러한 검사법은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직접 두 약제의 유전체 정보 전체 해독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최초로 인삼 유전체를 완전 해독하기도 했던 식물 육종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다. 양 교수는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의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를 완전히 해독하고 비교분석해 두 식물의 16만개 DNA가 엽록체뿐 아니라 미토콘드리아에도 보존되어 있음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에너지생산에 관여하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체는 염기서열 변이가 엽록체보다 더 잘 보존돼 있다. 따라서 엽록체간에는 변이가 발생했어도 미토콘드리아로 전이된 유전자 서열(MTPT)상에서는 두 종이 동일한 경우가 있다는 사실이 양 교수의 연구로 처음 입증됐다. 그동안 미토콘드리아에도 엽록체 유전체가 복제되어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엽록체 유전체에서 백수오와 이엽우피소간 차이를 보이는 한개의 뉴클레오티드를 분석해 두 종을 구분해왔다. 염기서열 순서상 T가 있어야 할 자리에 C가 있으면 이엽우피소로 판별하는 식이다. 그런데 엽록체 분석에서는 다른 유전자형이 나온 두 종이 미토콘드리아를 분석한 결과, 같은 유전자형을 보이는 경우들이 발견됐다. 결국, 현재의 유전자검사법으로는 진짜 백수오도 이엽우피소로 잘못 검증될 수 있다. 실제로 2016년 제정된 유전자검사명령제 방식으로 백수오 농가가 생산한 순수 백수오를 검사했더니 모두 불합격을 받은 사례들이 나타났다. 이에 양 교수는 연구를 통해 자체 개발한 7가지 유전자검사법으로 재검사를 해봤다. 결과는 분석 시료 10개 모두 순수 백수오로 판별됐다. 현 검사법의 맹점이 드러난 대목이다. 특히 식물은 유전체가 크고 종내 변이가 다양해 예측하지 못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양 교수는 부연했다. 인간과 침팬지는 유전자 차이가 1.6%에 불과하지만, 식물은 같은 종 안에서도 훨씬 더 많은 차이가 발생한다. 옥수수간 유전자 차이는 3%에 달한다. 식물의 광범위한 종내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제2의 백수오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양 교수의 노력으로 백수오는 다시 신뢰를 쌓기 시작했다.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던 내츄럴엔도텍은 백수오 살리기에 나섰다. 여기에 국내 톱 제약사인 유한양행도 손을 내밀었다. 유한양행과 유한건강생활은 내츄럴엔도텍으로부터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원료로 만든 완제품을 독점 공급받아 판매키로 했다. 유한양행과 유한건강생활의 브랜드를 내걸고 백수오를 활용한 다양한 갱년기 증상 완화 제품을 선보인다. 여전히 남아있는 시장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유한양행과 유한건강생활은 독자 개발한 검증법인 '30 베리파이드 프로세스(30 Verified Process)'를 적용했다. 멀티 바코드 DNA분석법으로 원물부터 기능성 원료, 완제품까지 총 30단계에 걸쳐 철저히 검증한 제품만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다. 그 어떤 제품보다 검증과 신뢰를 강조하며 탄생한 '유한 백수오 로얄'은 백수오의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해당 검증법이 원물과 추출물에 대해 2회에 걸쳐 3가지 유전자검사법을 적용하므로 한가지 검사법으로 파생할 수 있는 오류를 극복할 수 있다.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된 상황에서 국내 토종 자원인 백수오를 적극적으로 개발할 가치도 크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해외 유전자원 의존도가 식물의 경우 69%에 달한다. 나고야의정서 발효로 해외 유전자원으로 만든 제품은 그 이익을 제공국과 공유해야 한다. 로열티 부담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면서 토종 식물 자원을 종합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범정부적 차원에서 빅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백수오는 이미 갱년기 여성건강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았고, 에스트로겐으로 인한 부작용에서도 안전하다. 백수오에서 추출한 복합추출물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캐나다 보건부, 유럽 식품안전국 등 전세계 7개국에서 원료 안정성도 인정받았다. 과거 상업성도 입증한 바 있어 토종 대표 자원으로 개발하기 최적의 조건이다. 양 교수는 "백수오 내에서도 기능성이 우수한 맞춤식 종자를 개발하면 과거와 같은 백수오 혼란을 막을 수 있다"라며 "백수오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한 만큼 종자 개발을 통해 모범적인 케이스로 부활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2021-05-24 06:16:12정새임 -
"서울 향하는 IBD환자 돌려세운 비결? 3분이면 충분"[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교수님, 어제 저녁부터 배가 아팠다 안 아팠다 반복하는데, 진료보러 갈 수 있을까요? 아니면 응급실로 가야 할까요?" 오전 7시 30분, 네이버밴드 '해운대백병원 염증성장질환 환우회' 채널에 환자의 다급한 질문이 올라왔다. 그러자 1분도 안 돼 답변이 달렸다. "오늘 오전 외래 진료가 있으니, 지금 오세요. 간호사실에 와서 혈액검사를 받고 진료를 봅시다." 김태오 해운대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51)가 직접 단 답변이었다. 이 밴드에 가입한 염증성장질환(IBD) 환자만 1600명이 넘는다. 거의 대부분이 부산의 염증성장질환 환자다. 하루에 보통 4~5건, 많을 땐 10건 이상 질문이 쏟아진다. 답변은 실시간으로 달린다. 김태오 교수는 2015년 6월부터 이 밴드를 운영해오고 있다.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환자와 소통해왔다. 답변은 3분을 넘기는 경우가 없다. 부산의 IBD 환자들은 더 이상 서울의 대형병원을 찾지 않는다. 6년여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하루도 쉬지 않고 '3분 내 답변'…벌써 6년째 그가 환자와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 이 병원에 합류하면서부터다. 당시만 해도 부산에서 IBD를 진단받은 뒤 서울 대형병원에 가서 치료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질환 특성상 어린 환자가 많았다. 부모들은 자식을 데리고 서울로 향했다. 김태오 교수는 "환자들은 너댓 시간씩 걸려 서울로 가선 다시 병원에 두 시간씩 앉아서 기다린 후에야 짧은 치료를 받고 오곤 했다. 그게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고민이 시작됐다. 처음엔 환자를 위한 신문을 발행했다.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다. 그 다음엔 김 교수를 찾는 환자에게 명함을 줬다. 필요할 때 언제든 연락하라는 의도에서다. 그러다 '네이버 밴드' 플랫폼을 발견했다. 환자와 소통하는 데 매우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즉시 채널을 개설했다. 질문이 올라오면 실시간으로 대답해주는 것부터 시작했다. 스스로 원칙을 세웠다. 어떤 상황에서든 3분 이내에 답변을 해주기로 했다. 김태오 교수는 "외래가 없는 날에도, 퇴근 후 술을 한잔 하는 동안에도, 심지어는 자다가도 알림이 오면 일어나서 답변을 하고 있다. 병원 간호사가 할 수도 있지만 여전히 직접 답변을 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손목에 찬 스마트워치를 보여줬다. 김태오 교수는 "휴대전화 알림에 신경을 곤두세우다보니 종종 알림이 없는데도 온 것처럼 느낄 때가 있었다. 스마트워치가 큰 도움이 됐다. 환자 질문이 올라오면 시계로 확인하고 즉시 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의 다급한 질문, 사흘 지나 답하면 무슨 소용인가" 이런 활동이 지역 내 환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어느 순간부터 내원 환자가 급증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환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콘텐츠를 밴드에 올렸다. 일상에서의 질환 관리, 새로운 약의 정보 등의 정보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기 전엔 주기적으로 오프라인 환자 교육을 병행했다. 김태오 교수는 "단순히 환자를 부산에 붙잡아두는 것 외에도, 질환에 대한 이해와 약물순응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콘텐츠가 있다고 해서 모두가 지역 환자를 잡는 데 성공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 해운대백병원의 시도와 성과를 보고 다른 지역의 몇몇 병원에서 비슷한 환자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성공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태오 교수는 "유지가 어렵다. 핵심은 실시간 답변이다. 환자는 지금 당장 급해서 질문을 올리는 데 사흘 후에 답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이 일에 정말 애착을 가지고 꾸준히 할 수 있어야 서울로 향하는 환자의 발걸음을 돌려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오 교수는 "질환 특성상 어린 환자가 많다. 완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꾸준히 관리하면서 같은 환자를 오랫동안 보고 있다"며 "함께한 세월이 쌓일수록 보람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1·2차 병원과 상생…지역 내 의료전달체계 구축 단순히 환자와의 질의응답에 그쳐선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환자가 지역 내에서 안정적으로 진단·관리 받을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지역 내 1·2차병원과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개원가나 항문외과로 방문한 IBD 환자를 대형병원으로 보내도록 하는 식이다. 김태오 교수는 "IBD환자는 처음 증상이 나타났을 때 항문외과로 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부산 내 외과병원을 따로 모아서 교육을 했다"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IBD 환자로 의심되는 경우 대학병원으로 오게끔 했다"고 말했다. 물론 대학병원이 지역의 2차 병원 환자를 흡수만 하는 것은 아니다. 김태오 교수는 "치료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라면 외과병원에 보내서 수술 받도록 했다. 지역 내 개원가와 협진 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고령환자와의 소통은 그의 새로운 목표다. 그는 과거완 달리 최근엔 염증성장질환을 앓는 고령환자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태오 교수는 "고령환자의 증가는 IBD의 치료·관리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젊은 환자와 달리 감염위험이 크고 이상반응에 대한 부담도 크다. 약을 쓰기가 더 까다롭다. 다행히 최근엔 안전한 약들이 많이 나왔다. 이들을 더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2021-05-21 06:13:53김진구 -
"0.1%의 가능성과 99.9% 열정으로 신약 개발 도전"[데일리팜=노병철 기자] "20년 간 축적된 다양한 노하우와 인프라를 통해 한국 제약바이오기업의 신약 개발 성과와 북미시장 진출 연착륙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박수희(60) 재미한인제약인협회장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회원 간 정보 교류와 차세대 인재 발굴 그리고 신약 개발 지원 단체로서의 역량 강화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박수희 회장은 1984년 서울대 세포분자생물학과 대학원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을 결심, 보스턴 노스이스턴대학교에서 독성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미국 노바티스에서 심장·대사질환 분야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DPP4 당뇨치료제 가브스 전임상 당시 작용기전을 밝히는 등의 연구업적을 가진 후보물질 탐색/동물실험 전문가다. 재미한인제약인협회(KASBP)는 현재 2000여명의 재미 한인 연구자 비영리단체로 글로벌 빅파마 연구원, FDA, NIH, 아카데미 교수 등이 주축이다. 회원은 미국 전역에 분포해 있고, 뉴저지·보스턴·필라델피아·일리노이·워싱턴·샌프란시스코·코네티컷 등 7개 지부를 구축한 상태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지부는 창업지원, 보스턴 지부는 연구개발 지원, 워싱턴 지부는 FDA·NIH 업무 등과 관련해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에 특화돼 있다. KASBP는 매년 2회 2박 3일 간의 일정으로 춘추계 심포지엄을 진행하고 있으며, 신약 개발 동향과 최신 지견 등에 관해 심도있는 논문 등을 발표한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으로는 대웅제약, 유한양행, GC 녹십자, 한미약품 등이 파트너사로 연결돼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제약바이오기업 및 국내 소재 외자사로 진출한 KASBP 회원은 50~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음은 박수희 회장과의 일문일답. -재미한인제약인협회에 대한 소개는 =지난 2001년 창립된 재미한인제약인협회(KASBP)는 올해 20돌을 맞았다. 현재 회원 수는 2000여명이다. 이중 미국 내 제약바이오산업의 메카라할 수 있는 보스턴에 회원 50%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회원은 미국 전역에 분포해 있고, 뉴저지·보스턴·필라델피아·일리노이·워싱턴·샌프란시스코·코네티컷 등 7개 지부를 구축한 상태다.창립·활동 목적은 회원 간 신약개발 정보교류·차세대 인재 발굴·한국 제약바이오기업과 소통을 통한 시너지 창출·아카데미아에 있는 회원들의 진로상담 등이다. -본인 소개는 =숙명여자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80학번)하고, 서울대 세포분자생물학과 대학원에 진학 후 미국 보스턴 노스이스턴대학교에서 독성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 미국 노바티스에 입사, 심장·대사질환연구 파트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 7월부터 제17대 재미한인제약인협회장직은 수행해 오고 있다. 임기는 1년이며, 연임 가능한 구조다. -학술활동은 =창립 당해 연도인 2001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춘추계 심포지엄을 2박 3일 간의 일정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 참가 인원은 200~300여명 정도다. 제약바이오분야 전문가, 학계 교수, FDA 관계자 등과 함께 신약개발과 동향·정보 교류 심포지엄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듯 하다. 이번 20주년 기념 특별 춘계 심포지엄은 코로나19로 인해 웹으로 진행된다. 기간은 내달 3일부터 5일(현지시간)까지다. 국내 협력 및 파트너기업으로는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GC녹십자 등이 있으며, 심포지엄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KASBP외 다른 재미제약인 모임은 =노스캐롤라이나의 'RTPBMB' 라는 단체가 1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그 외 보스턴에 카빅(한인 CEO들이 주축), 워싱턴에 카팔(FDA 멤버) 등의 소모임 그룹이 활동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은 =0.1% 가능성이 있다면 99.999%의 확신을 가지고 진취·긍정적으로 신약 개발에 도전해 보길 바란다. 이러한 구조는 글로벌 빅파마의 연구시스템과도 부합한다. 상당수의 다국적 제약사의 경우 5년 주기로 트렌드에 부합하는 후보물질 연구에 대해 다양한 전문가들과 함께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아울러 신약개발은 이제 어느 한 기업의 몫이 아니라 협력과 협업을 통해 이뤄내야 하는 공공재 창출로 봐야 한다. 이에 대한 실현 조건은 각 기업 간 또는 부서 간, 오픈이노베이션과 콜라보레이션이 구축돼야 한다. 앞으로 신약개발 성공 관건은 서로가 가진 데이터마이닝·인공지능 기술·연구경험 노하우와 기술·인력 등을 접목·융합해 방법론적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으로 본다. -재미한인제약인협회장으로서 향후 계획은 =회원들 간 다양한 정보교류의 장을 확대해 나감은 물론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상호 발전적 관계 확장에 노력할 계획이다. 재미한인제약인협회는 신약개발, 마케팅, FDA 등 제약바이오산업 전반에 걸친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그룹인 만큼 우리나라 헬스케어기업의 글로벌 진출 방향성과 자문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2021-05-15 06:16:11노병철 -
"문 대통령이 G7회의에서 특허권 유예 지지 밝혀야"[데일리팜=이탁순 기자] 미국 바이든 정부가 예상을 깨고 코로나19 백신 특허권의 일시유예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지적재산권 협정 유예안이 탄력을 받게 됐다. 다만 WTO 협정안이 타결되려면 164개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하다. 유럽은 여전히 특허권 일시유예에 부정적이다. WTO 회원국인 우리나라는 아직 찬반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국회는 12일 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발의안은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대표발의로, 여야 의원 135명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시민단체들도 특허권 일시유예에 대해 한국도 응답하라고 나섰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이하 건약)는 지난 6일 성명에서 "한국이 특허 유예를 적극 지지하고 백신 생산능력을 활용해 중저소득 국가를 지원하는 인도주의적 역할을 다하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했던 지구적 연대와 협력의 약속을 지키는 방법"이라며 "지금이라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전 세계가 공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생산량을 확대하자는 글로벌 요구에 한국 정부도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건약은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되기 전인 작년 8월부터 특허권 일시유예를 주장해왔다. 코로나19 백신이 현재 선진국 중심으로 접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일찍이 각 나라가 특허권 일시유예에 협약을 맺었더라면 백신 빈부격차는 훨씬 줄어들지 않았을까? 이동근(36·경성대약대) 건약 사무국장에게 특허권 일시유예 주장의 배경과 반대 논리에 대한 반박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11일 이화동 건약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Q.특허권 일시유예를 일찍이 주장해왔는데. 어떤 취지였나? 건약의 활동 목적이 모든 사람들이 어떤 조건에 상관없이 건강권을 보장받는 것이고, 건강권을 지키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인 의약품에 대한 접근권에서 불평등을 겪지 말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특허유예를 건강권을 지키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주장한 것이다. Q.일각에서 코로나19 백신의 특허권이 일시유예가 되더라도 실제 생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지적하는데? 코로나19 펜데믹이 언제 종식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토착화돼서 코로나19 백신을 독감백신처럼 매년 접종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백신접종은 1~2년 뒤에도 이문제가 끝나지 않을지 모르기 때문에, 특허권 일시 유예 결정이 공평한 백신 접종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Q.정부에게 특허권 일시 유예에 대한 입장을 촉구했는데? 한국은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특별한 위치에 있다. 기술을 보유한 미국, 유럽을 제외하고, 아시아 기준으로 백신 생산시설이 충분한 국가는 중국, 일본, 인도, 한국이다. 하지만 인도와 일본은 최근 감염병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국은 자국백신이 있다. 따라서 한국이 특허권이 일시 유예되면 백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정부는 감염병 위험 초기부터 공공재의 역할을 강조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행동한 적은 없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지금이라도 특허유예를 지지해야 한다. Q.WTO에서 특허권 일시 유예가 합의된더라도 개발사가 협조하지 않으면 백신 생산이 쉽지 않을텐데 이번에 개발된 백신은 각국 정부의 투자가 주효했다. 특허 유예 결정은 WTO를 통해 전세계가 합의된 것이기 때문에 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개발 국가들이 기업에 기술이전을 요구해야 한다. 개발사들은 기술이전 이후 생산으로 인한 로열티를 받을 것이다. 강제실시를 하면 보통 개발사에 로열티를 제공해 왔다. 특허권 일시 유예를 합의 했다는 것은 각 국가들이 기업의 재산권보다는 생명권을 우선하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Q.우리나라는 이미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 백신을 기술이전했고, 모더나 백신도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이런 상황에서 특허권 일시유예가 오히려 기술이전 논의를 진척하는데 방해 요소가 되지 않겠나? 노바백스나 모더나도 기업간 논의로 기술이전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우리나라 백신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이 자체의 자금으로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것은 여건상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국가가 개입하면 기술이전의 동력이 될 수 있다. 특허권 유예는 기술이전을 촉진하게 된다. 정부 대 정부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진다면 생산시설 구축 등이 훨씬 더 빨라질 수 있다. Q.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 입장에서는 특허권 유예가 개발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한국은 현재 5개 회사가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그런데 5개 회사가 모두 백신개발에 성공해야 하느냐 문제를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전세계 입장에서 백신 종류가 많아지는게 중요하진 않다. 또한 5개사 모두 정부 지원이 개발 동력이 되고 있다. 더구나 구매자는 정부다. 구매자가 특허유예를 지지한다면 이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특허유예 때문에 개발사들의 장벽이 생기진 않는다. 기존처럼 정부가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구매를 약속한다면 개발 동력은 지속될 것이다. Q.한국 정부는 왜 특허권 유예의 입장표명을 미룬다고 생각하나? 정치적인 문제도 있을 것이고, 백신 수급 때문에 제약사의 눈치를 보는 것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미국이 특허권 일시 유예 지지 쪽으로 선회할 거라 예상 못 했을 것이다. 지속적으로 특허권 일시유예에 대해 입장을 물어봤지만, 계속 논의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다 미국이 지지 쪽으로 선회하니까 그래도 다른 나라의 동향을 주시 중이라며 예전보다는 전향적인 모습이다. Q.특허권 일시유예로 생산된 백신을 수출하지 않고 자국에만 공급하면 어떡하나 WHO 등 국제기구로 백신 배분에 대한 권한을 이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추가 생산분에 대해서는 국가가 결정하기보다는 국제기구가 배분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 작년 이맘때에도 이런 논의가 있었지만, 잘 안 됐다. 그래서 탄생된 코백스도 백신을 각국과 경쟁 구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매량이 원래 전달하려는 목표의 40%도 안 된다. 따라서 특허유예 결정 이후에는 추가 생산분의 분배에 대해 코백스가 권한을 가지게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Q.우리나라의 경우 자국 물량도 모자른데 수출한다는 부정적 여론도 있지 않을까? 그런데 특허권 유예 합의 이후 기술이전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린다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백신 접종은 완료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Q.유럽이 반대하고 있다. 실제 합의가 쉽진 않아 보이는데 유럽이 반대 논리로 생산량을 늘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방향을 유럽에서 제시해야 한다. 백신 배분의 불평등이 생긴 상황에서 그 책임을 지는 방법을 유럽이 제시해야 한다. 특허유예가 아니라면 다른 방법을 제시하거나, 그게 안 되면 특허유예에 찬성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이 앞으로 (특허유예 지지에 대해) 진정성 있게 행동한다면 유럽도 지금처럼 반대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도 진정성을 의심받는 상황에서 수출제한도 풀고, 기술이전하겠다는 입장을 적극 표명해야 한다. 현재 미국 역시 인도에 AZ 백신을 주겠다는 것 이외에는 다른 행동을 보인 적이 없다. 한국이 중심적인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눈치를 볼 게 아니라 미국과 유럽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G7회의 전에 저소득국가에도 공평하게 백신이 배분되도록 특허권 일시유예에 대한 지지를 공식 밝혀야 한다. 또한 한국이 독점기술을 가진 진단키트나 주사기에 대해서도 전세계와 공유하는 방법을 먼저 제시한다면 백신 특허권 유예 논의도 진전될 수 있다고 본다. K-방역이 전세계에서 조명받았지만, 국내는 여전히 자국 중심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백신 접정이 어려운 저소득국가의 경제가 어려워지면 우리나라 경제에 영향을 안 미친다고 말 할 수 있을까. 한국이 선도국가가 되려면 글로벌 이슈에서도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Q.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있나? 특허권 일시 유예 반대 입장의 논리를 보면 특허권을 풀어도 기술이전이 안 되면 생산할 수 없다는 이야기기를 한다. 특허문서를 봐도 똑같이 약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인데, 이런 경우에 특허권을 어디까지 인정해줘야 할지 의문이다. 특허문서에는 정작 중요한 부분을 숨기고 있는데 특허권을 20년간 독점하도록 보장하는게 맞는지 따져보고 싶다. 특허권자는 독점권 열매만 따 먹고, 충분히 내놓지 않는것은 아닐까 의문이 든다. 이번 백신 문제도 특허권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왜 그동안 특허권을 존중했는지도 묻고 싶다. 특허권을 획득하기 위해 작성된 공개되는 특허문서는 이 분야에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만들 수 있도록 상세하게 기술돼야 한다고 써있지만 판단하는 특허청이나 문서를 서술하는 변리사 모두 충실하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보완하는 장치가 없어서 오히려 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이 이익을 보고 있다.2021-05-13 16:16:53이탁순 -
"다국적사 중에서도 '보물'로 꼽히는 BI, 이유가 있죠"[데일리팜=어윤호 기자] '다국적제약'은 대부분의 근로자들에게 다니고 싶은 직장이다. 높은 수준의 연봉과 복지와 함께 스마트한 업무 시스템 등 직장인이 바라는 요건을 갖추고 있는 업체가 많다. 베링거인겔하임은 그중 손가락에 꼽히는 제약회사다. 독일 인겔하임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가족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법인 역시 1976년 설립 이후 '정년까지 다닐 수 있는 직원 중심의 회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도 2014년과 2018년 희망퇴직프로그램(ERP, Early Retirement Program)을 가동, 감원을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여타 다국적사 한국법인과 비교할때 이 회사의 감원 횟수는 적은 편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며 모두의 일상을 바꿔버린 현 상황에 대한 베링거인겔하임의 대처도 고무적이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Our FOCUS'와 'Future of Work'를 핵심 메시지로 삼고 직원들과 함께 변화를 주도하는 분위기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인사부(HR, Human Resource)를 총괄하고 있는 박봄뫼(52) 부사장을 만나보고, 이 회사의 인사관리 시스템 현주소와 미래비전을 살펴봤다. 약사 출신인 그는 여느 제약사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입사 이후 수년간 영업·마케팅 경력을 쌓았고, SFE(Sales Force Effectiveness) 매니저를 거쳐, 10년 넘게 HR 파트를 책임지고 있다. -약사 출신의 HR 헤드, 다소 독특한 행보라는 생각이 든다. =원래 성향이 인문계열이다. 다만 어렸을때 공부를 잘했다(웃음). 부모님의 권유로 약학대학에 진학해 약사 면허까지 취득하게 됐다. 이후 제약사에 입사해 영업, 마케팅, 고객 관계 관리(CRM) 등 여러가지 업무를 하던 와중에 멘토였던 상사가 HR팀으로 부서이동을 하면서 함께 자리를 옮기게 됐다. 그 후 HR에서 꾸준히 경력을 쌓으며 현재에 이르게 됐다. 약사로써 인사부 일을 하다보니 좋은 점은 회사에 있는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상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마케팅, 메디컬 등 각각의 전문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서로 너무나 다르다. 사고체계마저 다르다. 양쪽을 모두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이들의 마음을 모두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인사'라는 키워드 아래서, 베링거인겔하임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공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 두 가지가 있다. 먼저 공적으로는 회사가 여러모로 직원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생각한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작년에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 본사에서 취한 정책들이 몇 가지 있다. 영업직과 같이 코로나로 인해 업무에 지장이 생겨 인센티브 감소 등 경제적인 타격을 받은 직원들을 위해 이를 보전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만들었다. 코로나19 관련 봉사활동을 진행한 경우 유급휴가를 지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회사가 직원의 안전을 위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보상을 해주는 것을 보고 만족스러웠다. 개인적으로 좋게 평가하는 부분은 '실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하나의 실수로 판단하기 보다는 직원이 성장할 때까지 피드백을 주며 지켜보는 관용의 분위기가 갖춰져 있다. 게다가 이전에 근무했던 기업들과 달리 베링거인겔하임은 유한회사여서 장기적 성과와 가치 창출을 위해 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성을 띈다. -반대로 보자면, 베링거인겔하임은 다니기 '너무 편한 회사'라고 비춰질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실수를 하는 사람은 움직이는 사람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더 위험하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조직문화가 잘 형성돼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오히려 무언의 압박을 느낄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몫을 해내야 굴러가는 조직문화가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각각의 역할과 책임이 명확하고, 성과에 대한 평가 기준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런 부분에서 본다면 다니기 쉬운 회사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매년 시스템이 변화하고 직원들 또한 이 변화에 맞춰 성장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에서 새로 도입한 'Future of Work'가 무엇인가? =Future of Work는 변화의 시대에 발맞춰 내외부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유연한 업무 문화와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본사에서부터 시작됐다. 사무실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서 더 이상 의무화된 업무 공간이 아닌 협력과 혁신의 공간으로 변화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일환으로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역시 지난 4월5일 스마트 오피스를 오픈했다. 이번에 새롭게 변신한 새 사무실은 '혁신을 통한 가치 창조' 기업 비전을 기반으로 협업, 업무 효율성, 창의성, 그리고 직원의 건강과 웰빙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됐으며 사무실을 더 이상 의무화된 업무 공간이 아닌 협력과 혁신의 공간으로 업무 성격과 개인 선호도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다양한 미팅룸과 이노베이션 존(Innovation Zone)이 있고, 개인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콰이어트 존(Quiet Zone)도 있다. 재택근무제도 시행 중이기 때문에 사무실에서 일해도 되고 집에서 일해도 된다. 임직원 개개인이 공간의 제약 없이 효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원하는 인재상은? =우리가 원하는 인재상은 확실하다. 책임감 있고, 변화에 기민하고, 사업가 기질을 갖춰 혁신과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을 원한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뿐 아니라 베링거인겔하임 전사가 그런 사람을 원하고, 그렇게 육성하려고 애쓰고 있다. 요즘 업무가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조직도 린(lean)해지는 추세기 때문에 예전처럼 사수가 이끌어주는 도제방식에서는 이미 탈피를 했다. 그래서 입사와 동시에 본인이 알아서 시작해야하는 일이 많다. 피드백을 주기도 하지만 옛날보다 러닝커브(learning curve)도 짧아져서 빨리 업무에 온셋(on-set)이 이뤄져야 한다. 배우는 것 자체에 부담을 안 느끼는 사람이 필요하다. 쉽게 배우고 '모르면 배우면 되지' 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러너, 그리고 자기관리를 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앞으로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꿈꾸는 조직은 무엇인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을 활용한 비대면 업무다. 초반에는 걱정이 앞섰다. 얼굴을 마주보지 않고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의구심도 들었다. 그런데 실제로 진행해보니 예상보다 좋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해마다 변화가 있었는데 코로나19 이후부터는 비대면인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몰입하고 참여할 수 있는지 그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예전에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야 팀 빌딩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비대면으로 업무가 진행이 되면서부터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는 회사가 주는 비전이 직원의 가슴을 뛰게 만들어야하고, 프라이드를 느낄 수 있도록 목표를 줘서 그것으로 결속을 해야하지 않나 싶다. 예전처럼 비전이 액자에만 걸려있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에게 잘 설득이 되고 실감나게 전해져야 한다. 특히 지금 세대에게는 예전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게 아니라 이들을 끌어낼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몰입에 대한 차원을 높혀줘야 한다. HR 부서에서 조직문화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통적으로 고민해볼 만한 문제인 것 같다.2021-05-10 06:12:19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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