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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돈, 위키 읽어주는 약사를 아시나요?"

  • 강혜경
  • 2021-06-30 18:26:49
  • 이평화 약사(서울 은평 평화약국)
  • "유튜브도 약국도 중요한 건 콘텐츠"
  • '위키 읽어주는 약사'로 인기몰이

이평화 약사의 유튜브 채널 '위키 읽어주는 약사'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약국에 먹을 게 없어서 드링크 중에 뭘 마실지 고르고 있어요. 오늘은 매출이 좋지 않아서 2000~3000원 라인은 못 먹을 거 같고 500원짜리를 먹을 건데요, 어떤 것을 고를까요?"

흰 가운을 입고 위엄을 지키는 약사를 생각하고 이 약사를 만난다면 적잖이 당황할 수 있다.

지루한 게 싫다며 재미있는 약국 일상을 30~40초 영상으로 압축하고, 어렵운 주식 이야기를 본인에 빗대 전하는 약사가 화제다.

'위키 읽어주는 약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평화 약사(경희대 약대·31)의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만 1만2400명이고, 영상당 조회수 4만건은 거뜬하다.

건강과 돈을 주제로 한 콘텐츠를 구상하게 된 것은 본캐인 약사라는 직업과 또래들 보다 조금 더 일찍, 20대에 가정을 이룬 가장으로서의 경제관념이 주효했다.

"제가 대학원생이던 28살에 결혼을 했어요. 주중에는 대학원생이었고 주말에는 근무약사를 하면서 집안을 꾸리다 보니 자연스레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재테크의 일환이었던 주식 이야기를 하게 됐죠. 그 중에서도 제가 약사다 보니 다른 분야보다 더 관심있는 제약바이오에 대한 얘기를 하게 됐던 거죠."

하지만 소통하는 걸 좋아하고, 유쾌한 성격 덕분에 '책을 읽듯' 하는 유튜브 채널이 아닌 본인의 얘기인 '썰'을 가감없이 공유하고 있고, 여기서도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다.

장난 삼아 찍었던 약국 영상도 주변 약사들에게 호응이 좋다. "약국이 전통시장 근처다 보니 비가 오면 사람이 없거든요. 그래서 장난삼아 찍었던 내용들이었는데 주변에서 재밌다고 반응해 주시고, 저를 아는 약사님들은 '하던대로다'라고 칭찬아닌 칭찬도 해주시더라고요."

이평화 약사의 '평화약국'은 은평구 불광동에 위치해 있다. 약대를 졸업하고 2년간 석사, 3년간 제약회사에서 근무한 뒤 올해 3월 이곳에 개국을 했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평화약국. 약국 앞에는 어르신들이 쉬었다 갈 수 있는 의자가 놓여 있다.
경험이 주는 가치가 크다고 믿는 이 약사는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약사로서도 여러 경험을 해봤다. 약대 실무실습을 통해 병원약제부, 대학원을 통해 연구, 제약회사를 통해 직장생활을 하다 개국을 하게 된 것이다. 사실 그에게 개국은 최종 목표이기도 했다. 8평 남짓 약국은 일터이자, 인생을 배우는 가장 좋은 공간이기도 하다.

"위에 의원이 통증 환자들을 주로 보는 가정의학과이다 보니 할아버지, 할머니 환자들이 많으세요. 최대한 이 분들에게 맞춰드리려고 노력해요. 저는 건강하지만 이분들은 팔, 다리, 허리가 아프신 분들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복약의자에서 안내대로 오는 몇 발자국도 힘들어 하는 경우들이 있어요. 이때는 옆으로 가서 약 드시는 방법에 대해 설명도 해드리고 하면 좋아하시더라고요."

남다른 친절과 배려에 환자들은 한참 어린 손주뻘 약사에게 인생 얘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매일 아침 약국에 들러 인사를 하기도 한다.

"저는 그런 얘기들이 참 좋아요. 그분들은 70, 80년씩 살아보시고 하시는 말씀이잖아요. 산전수전 다 겪어보신 분들이 전해주시는 얘기들이니 그 어떤 책보다도 교훈적일 때가 많죠. 얘기를 해주고 싶어서라도 저희 약국에 한 번 오신 분들은 계속 저희 약국만 찾아주시더라고요."

'이평화' 약사의 이름과 '평화약국'이라는 약국명은 낯선 분위기를 친근하게 바꾸는 아이스브레이커가 되기도 한다.

평화약국 내부(왼쪽)와 한켠에 마련된 약사 추천 코너.
이 약사는 약국과 유튜브 비결에 대해 '콘텐츠'라고 대답하고, 앞으로도 콘텐츠가 가득 찬 약국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어떻게 편집되고 어떤 기교를 부렸느냐 보다 저는 유튜브고 약국이고 콘텐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편이에요. 저는 영양치료에 관심이 많은데 무작정 광고하는 품목을 가져다 놓기 보다는 이곳 상권을 찾는 분들이 어떤 연령대인지, 주머니 사정이 어떤지 등을 모두 감안해 약국에서 추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성분이면서 합리적인 가격대 제품을 일일이 찾아요. 개국을 준비하면서 도서관에 가 학술자료를 펼쳐놓고 약국에 맞는 제품들을 구성할 수 있었고 그래서 요즘은 환자들도 관심을 가지시더라고요. 앞으로도 콘텐츠가 진짜인 약국을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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