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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탄생한 약국 800곳…15년간 한 우물만"이해준 약국전문 착한나무 인테리어 대표.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데, 벌써 약국전문 인테리어를 한 지도 15년이네요."우연한 기회에 약국 인테리어를 시작으로 줄곧 약국만을 고수하고 있는 약국전문 인테리어 업체 착한나무. 이해준 대표(62)의 손을 거친 약국만 무려 800곳이 넘는다.착한나무는 현재도 매년 평균 60여개 약국을 시공하고 있다. 매주 약국 하나씩 그의 손에 의해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500여개에 달하는 약국 인테리어 업체 가운데서 그가 롱런(long run)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클래식은 영원하다, 기교 없는 인테리어= 이해준 대표가 추구하는 인테리어 스타일은 심플함과 모던함 그 자체다. 약국장의 만족을 위해 기교를 부리기 보다는 약국 본연의 기능과 역할에 초점을 맞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그는 "눈에 확 띄는 색깔과 약국 같지 않은 콘셉트의 약국도 늘어나는 추세지만, 약국은 약이 주인공인 공간으로 상대적으로 인테리어 자체는 배경인 양 하는 것이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며 "처음 약국 인테리어를 시작할 때는 몰랐던 내용"이라고 말했다.착한나무 이해준 대표는 기교없는 '클래식'에서 약국 인테리어의 답을 찾고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관련 일을 하다 보니 다양한 제약회사의 총천연색 약들을 소화하기에는 다소 심심하다고 여겨질 법한 인테리어가 보다 효과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는 것.이 대표는 또한 공간적 기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들도 노하우로 가지고 있다.그는 "약국이 직사각형이냐 정사각형 형태냐에 따라, 평수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조제위주냐 매약위주냐에 따라 공간과 동선 활용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통상 약국 공간은 10~14평(33㎡~46.2㎡)이 가장 보편적인데, 이 공간 안에 환자 대기공간과 일반약 판매 공간, 카운터, 조제실, 창고 등을 얼마나 규모 있게 빼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 대표는 "한 우물을 파다 보니 이제는 척하면 척이다. 약국을 보는 순간 머릿속에 설계도가 그려지기 때문에 특히 처음 약국을 개국하는 약사들의 경우 인테리어는 물론 상권분석을 요구하기도 한다"며 "800여개 이상 약국을 직접 인테리어 하면서 쌓인 노하우와 비결을 약국에 집약해 낸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부르는 게 값? 거품을 없앤 인테리어= 15년 간 약국전문 인테리어를 고수해 왔던 이해준 대표에게도 코로나19는 변곡점이 됐다.코로나19로 인해 인건비와 물류비, 원자재 값이 비싸지면서 약국 인테리어 가격이 훌쩍 뛰었기 때문이다. 또 약국 역시 양도·양수가 묶이면서 신규 개설 보다는 부분 인테리어, 리모델링에 관심을 돌리는 분위기였다는 것.이해준 대표는 "가격 거품을 뺀 것도 롱 런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직접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하도급이나 협력업체가 아닌 약국과 직거래 방식을 고수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A/S 문제가 생겼을 때도 즉시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특장점이 됐다.그는 "함께 움직이는 정예 멤버들이 10년 이상 호흡을 맞추고 있다. 전기담당, 바닥담당으로 역할을 나누는 것이 아닌 '맥가이버' 멤버들이 함께 움직이다 보니 짧은 시간 안에 공사가 가능하고, 견적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착한나무 인테리어팀은 100평 규모 약국 공사를 하루 만에 끝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이유로 착한나무는 소개가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99% 가량이 소개에 의한 거래라고 해도 무방하다"며 "약국 인테리어라는 길을 고집한 만큼, 앞으로는 약국 인테리어 체인을 통해 유럽형과 한국형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약국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2023-07-28 15:58:25강혜경 -
"항암신약 '렉라자' 병용요법 성공시 점유율 50% 가능"[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유한양행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은 국산 신약 최초로 국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올랐다. 이제 업계의 기대는 글로벌에 쏠려있다.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오시머티닙)'가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렉라자가 새로운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느냐다.관건은 얀센이 진행 중인 'MARIPOSA' 임상 결과에 있다. MARIPOSA 3상은 얀센의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와 렉라자의 병용요법으로 현재 1차 표준요법인 타그리소를 정조준한다. 만약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이 타그리소보다 우월한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입증한다면, 치료에 큰 지각변동이 일 전망이다. MARIPOSA 3상 중간결과는 오는 10월 열릴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MARIPOSA 임상이 성공하면 렉라자의 글로벌 허가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의 3세대 옵션이 세 개(타그리소, 리브리반트+렉라자, 렉라자)로 늘어나게 된다. 사용 가능한 옵션 중 3분의 2에 렉라자가 포함된다는 점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연세암병원 조병철 교수(좌)와 충북대병원 이기형 교수. 조병철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폐암센터장)와 이기형 충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지난 22일 종양내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열린 LASER 심포지엄에서 기자와 만나 렉라자의 글로벌 신약 가능성에 기대감을 드러냈다.미국 임상정보공개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즈에 따르면 MARIPOSA 임상은 전 세계 1074명 환자를 3개군으로 나누어 평가한다. A군에는 리브리반트와 렉라자를 병용 투여하고 나머지 B·C군에는 타그리소와 렉라자 단독요법을 각각 투여한다.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이 타그리소보다 우월함을 입증하는 것이 이번 임상의 목표다.타그리소는 1차 치료제로 사용 시 19개월에 달하는 무진행생존기간(PFS)을 기록해 글로벌 표준치료로 자리잡은 약제다. 그만큼 우월성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기란 매우 어렵다. 반대로 말하면 해당 임상이 좋은 결과를 낼 경우 판을 뒤흔들 만한 파급력을 지녔다는 의미다.조 교수는 "리브리반트+렉라자와 타그리소를 비교하는 임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갖추기 위한 기준이 꽤 높게 설정된 편이다. 앞으로 대다수 항암제가 단독요법이 아닌 병용요법으로 패러다임이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결과가 상당히 기대된다"며 "MARIPOS 임상 결과가 발표되면 순차적으로 미국 승인절차를 밟는다. 승인되면 3가지 옵션 중 2가지에 렉라자가 속하게 되고,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다. 이는 처방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상의 메인 주제는 아니지만 타그리소와 렉라자 단독요법이 한 임상 내에서 평가됨으로써 렉라자의 효과를 다시 한 번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 렉라자는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3상 LASER301 임상에서 20.6개월이라는 긴 무진행생존기간을 입증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과거 타그리소가 3상에서 보여준 기록보다 더 긴 수치이지만 모집환자군이 상이해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 MARIPOSA 임상에서는 타그리소와 렉라자 단독요법이 포함돼 있어 두 군 간 효능을 살펴볼 수 있다.이 교수는 "LASER301 임상과 하위분석에서 나온 결과가 MARIPOSA 임상에서도 일관되게 나올 지 궁금증이 있고, 여기서도 긍정적 결과가 나온다면 의료진로부터 렉라자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본다. 최소 50% 정도의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동시에 타그리소도 화학항암요법과 병용한 FLAURA2 임상을 통해 확장을 꾀하고 있다. 최근 톱라인 결과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획득했으며 하반기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FLAURA2 임상이 치료 지형에 큰 변화를 일으키긴 힘들 것이라 이들은 예측했다.조 교수는 과거 1세대 게피티닙과 항암화학요법 병용의 예를 들었다. 이 병용요법은 전체생존기간(OS)에 유의한 개선을 보여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발간하는 임상종양학회지(JCO)에 관련 논문이 실리고, 국제 가이드라인에도 등재됐다. 하지만 실제 이 병용요법을 현장에서 처방하는 의료진은 없었다는 설명이다.조 교수는 "EGFR 변이를 많이 경험해 본 의료진은 굳이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하지 않고 단독요법으로도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면역항암제 분야에서는 항암화학요법을 더해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이미 반응률이 높은 EGFR 변이에서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라며 "MARIPOSA 임상과 FLAURA2 임상은 레벨이 다르다"고 강조했다.이 교수 역시 "항암화학요법은 부작용 이슈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효과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향후 항암화학요법은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반면 표적항암제끼리의 병용 임상은 굉장히 긍정적으로 본다. 표적치료제가 등장하면서 더 이상 항암화학요법을 쓰지 않아도 되는데 굳이 이 요법을 다시 쓴다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2023-07-27 06:19:34정새임 -
"젊은 男 흔한 강직성척추염, 엉덩이뼈 통증 의심해야"[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강직성 척추염은 젊은 남성에게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5만2616명 가운데 73%인 3만8216명이 남성이었고, 전체의 64%인 2만9590명이 40대 미만이었다.손창남 의정부을지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문제는 대체로 젊은 남성은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과신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상당수 환자가 강직성 척추염의 주요 증상인 엉덩이뼈 통증이 나타나더라도 으레 발생하는 근육통이나 허리디스크 정도로 여기고 병을 방치하기 쉽다는 의미다.손창남 의정부을지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강직성 척추염은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며 "최근에는 이 병을 치료하는 약이 좋아졌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만 한다면 척추가 굳는(강직) 질환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젊은 남성, 건강 과신하다 병 키우기 십상…엉덩이뼈 아프면 병원 찾길"강직성 척추염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다. 우리 몸을 보호해야 할 면역계에 문제가 생겨서 척추 관절과 그 주변 조직을 공격,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병을 방치하면 점차 척추 마디가 굳는다. 병이 오래 방치되면 등이 굽거나 목이 뻣뻣해진다.증상이 나타나는 주요 부위는 허리디스크와 유사하다. 병이 나타나더라도 허리디스크 혹은 단순 근육통과 혼동하기 쉽다. 대부분 강직성 척추염은 엉덩이뼈 통증에서 시작된다. 허리가 뻣뻣하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무릎·발목이 붓는 증상도 나타난다.허리디스크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통증이 나타나는 양상이다. 강직성 척추염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통증이 가장 강하고, 몸을 일으켜 움직이면 점차 가라앉는다. 반면 허리디스크는 많이 움직일수록 통증이 심해진다.의학계에선 대부분의 강직성 척추염이 10대 후반 혹은 20대 초반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판단한다. 문제는 이 시기 남성들의 경우 자신의 건강상태를 과신하는 경향이 크다는 점이다. 척추에서 병이 자라나고 있더라도 이를 모른 채 일상생활을 하거나 심지어는 군에 입대하는 경우도 많다.실제 손창남 교수를 찾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 중 상당수는 군인이다. 그가 진료 중인 의정부를 포함한 경기 북부 지역의 경우 군부대가 많기 때문에 젊은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가 타 지역 대비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지역엔 손창남 교수를 포함해 류마티스내과 전문의가 3명뿐일 정로도 강직성 척추염을 전문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의료체계가 열악한 실정이다.손창남 교수는 "움직일수록 통증이 완화되는 탓에 대다수 환자는 아침에 몸이 찌뿌둥한 것으로 오해하곤 한다"며 "이 질환이 주로 나타나는 젊은 남성은 더욱 이런 오해를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손창남 교수는 "이런 오해로 병을 방치하다가 염증이 흉추까지 침범한 상태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치료방법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이미 강직된 부위를 완전히 되돌리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엉덩이뼈 통증이나 척추에 이상이 생기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강직성 척추염 영역서 JAK 억제제 역할 중요해질 것"일단 병원을 찾으면 척추가 굳는 것을 늦추는 치료가 가능하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도 좋다. 조기 발견 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척추 강직을 막을 수 있다는 게 게 손창남 교수의 설명이다.강직성 척추염은 기본적으로 약물치료와 운동치료를 병행한다. 특히 최근 약물요법이 발전하면서 이 질환의 치료 예후가 크게 좋아졌다.약물치료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제가 일차적으로 사용된다. 여기에 반응이 없고 증상이 지속되면 TNF-알파 억제제를 쓴다. 아달리무맙(휴미라)·에타너셉트(엔브렐)·인플릭시맙(레미케이드) 등 흔히 생물학적 제제로 알려진 약물들이다. TNF-알파 억제제는 병의 원인이 되는 종양괴사인자의 작용을 차단해 염증을 치료하기 때문에 통증이 빠르게 호전된다.여기에 최근엔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들도 강직성 척추염에 쓰이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강직성 척추염에 적응증을 보유한 JAK 억제제로는 토파시티닙(젤잔즈)과 유파다시티닙(린버크)이 있다.손창남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에서 JAK 억제제의 역할이 향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손창남 교수는 "JAK 억제제의 경우 심혈관계 질환과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어 이 질환을 앓는 환자나 고령인 환자에게는 1차 약제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다만, 강직성 척추염이 주로 발생하는 젊은 남성의 경우 심혈관계 위험도가 낮은 편이기 때문에 JAK 억제제의 급여가 확대된다면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손창남 교수는 "약물치료에 운동치료를 병행해야 치료 효과가 좋아진다"며 "이때 허리를 많이 사용하는 동작은 염증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뻣뻣한 증상을 줄이기 위한 스트레칭 정도가 좋다. 정기적으로 재활의학과를 방문해 운동치료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제안했다.2023-07-14 06:16:17김진구 -
"K-바이오 위기는 성장통...정부 투자 지원 확대 절실"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사진 데일리팜). [데일리팜=황진중 기자]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바이오기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렵게 쌓아온 실적인데 임상 진전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중단되는 것은 하나의 노하우가 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바이오 생태계가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투자가 가장 중요합니다."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62)은 최근 판교 코리아바이오파크 한국바이오협회 사무실에서 데일리팜과 만나 위기의 바이오산업 현황을 진단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국내 바이오산업은 자금조달과 관련한 위기를 겪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상장한 제약바이오 기업의 평균 공모금액은 149억원이다. 전년 상반기 공모규모 평균 278억원 대비 46.40% 감소했다. 2021년 상반기 공모 규모 평균 2569억원에 비해서는 94.20% 줄었다.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바이오/의료 업종에 대한 신규 투자금은 2021년 1조6770억원에서 지난해 1조1058억원으로 5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업종별 신규 투자 비중은 지난해 21.8%를 차지했지만 올해에는 16.3%로 위축됐다.이승규 부회장은 바이오산업 현황에 대해 생태계가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이 부회장은 "전 세계적인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투자유치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그동안 바이오기업에 대한 기업가치가 너무 높게 잡혀 있던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이 부회장은 이어 "최근에는 바이오기업의 가치가 너무 낮아져 사업 전개에 필요한 만큼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그동안 높게 평가받은 기업가치가 적정가치를 찾기 위해 나아가고 있는 시기"라고 덧붙였다.이 부회장은 바이오 생태계가 더 성숙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단계에 따라 요구되는 부분이 다르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투자가 가장 급선무다"면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기업들 어렵게 쌓아온 실적인데 자금 조달을 못해 임상을 중단한다는 것은 바이오 생태계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 부회장은 2024년까지 바이오산업계에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위기 시기에 바이오기업들은 내실을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 부회장은 "2024년까지 힘든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은 금리가 떨어져야 투자환경이 활성화될 것"이라면서 "파이프라인 개발 전략을 수정하거나 사업화에 더 중요한 부분을 추려내는 등 회사 내부의 역량을 강화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바이오기업이 자체 보유하고 있는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이끌어가는 생태계가 구성돼 있다. 이 부회장은 "선진국의 바이오기업은 자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갈고 닦는 데 집중을 할 수 있는 구조"라면서 "그동안 우리나라 바이오 생태계는 기업들이 체력을 쌓기 전에 기업공개(IPO)를 해야 하므로 기술 개발에만 집중하기에 어려웠다"고 설명했다.이 부회장은 바이오산업의 위기 상황을 반전할 수 있는 기점으로 정부가 준비 중인 K-바이오백신 펀드를 꼽았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하반기에 K-바이오백신 펀드를 2500억원 규모로 조성해 운용할 예정이다. 당초 5000억원 규모에서 반으로 줄어든 액수지만 이 자금이 투자되기 시작하면 업계가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이 부회장은 "바이오기업들이 이 위기에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정부가 투자 등 지원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2500억원 규모의 1호 펀드가 먼저 시작되면 2호 펀드가 나올 수도 있다. 투자가 이뤄지게 되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 부회장은 이어 "한 조직이 큰 그림을 그리고 각 부처에 업무를 나눠주는 방식도 필요하다"면서 "5년 내로 정부가 조율자로서 로드맵을 준비해주면 글로벌 경쟁에서 기업들이 싸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2023-07-13 06:17:43황진중 -
"근거중심 학술마케팅으로 약국 유산균제 석권"홍서연 쎌바이오텍 프로마케팅팀 PM.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지난 28년 간 100% 한국산 유산균만 연구해온 쎌바이오텍 듀오락이 해외 수출 뿐만 아니라 약국·병원 전용 제품 마케팅을 강화하며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16명의 박사 연구진을 포함 47명의 미생물 전문가가 연구한 CBT 유산균 기반 프리미엄 유산균의 제품력은 9년 연속 세계 수출 1위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게 한 원동력으로 평가된다.쎌바이오텍은 균주 개발부터 완제품 제조까지 일괄 생산 체제를 갖추어 한국산 유산균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자체 R&D센터를 통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인체적용시험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한다.균주의 모든 유전체를 분석하는 등 수 억 원의 비용과 인력을 투입, 복잡한 검증 과정을 통해 안전·기능성을 확인하고 있다.또한 국내에서 의무사항이 아닌 ▲항생제 내성 검사 ▲독성 유전자 검사 등을 선제적으로 진행해 안전성을 입증했다.쎌바이오텍의 모든 균주는 원균주의 품질을 유지·보호하기 위해 한국미생물자원센터(KCTC)와 유럽 최대의 생물자원은행인 독일 생물자원센터(DSMZ) 미생물 공인 기관에 등록돼 있기도 하다.그리고 이러한 균주명과 배합 비율을 투명하게 고시해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이 같은 품질·기술력으로 만들어진 듀오락은 약국·병원 전용 제품 등으로 나뉠 수 있다.약국 전용 제품은 ▲듀오락 골드 ▲듀오락 얌얌 ▲듀오락 베이비 ▲듀오락 에이티피 등 주력 제품들은 모두 약국 전용 제품이며, 병원전용 제품은 과민성대장증후군(IBS)용 듀오락 아이비에스 등을 들 수 있다.홍서연 쎌바이오텍 프로마케팅팀 PM은 "약 20명의 영업사원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동안 전국 약사들과 소통하고 있다. 추가로 약사들의 편리한 제품 구매를 위해 온라인 전문가 몰을 개설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더욱 쉽게 전용 제품을 유통·공급하고 있다. 각 시즌에 맞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그에 맞는 POSM(Point of Sale Materials)을 공급하며 약국에서의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쎌바이오텍의 자산인 연구 자료와 임상 적용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국내 다양한 학회·세미나에 참여해 전문가를 대상으로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적극 홍보하는 중이다.최근에는 약사들과 소통을 활발히 하기 위해 새로운 활동을 준비 중이다.전문가 몰에 방문 빈도를 높이기 위한 재미 요소를 추가하거나, 약사만을 위한 SNS 채널 개설을 고려하고 있다.다음은 홍서연 PM과의 일문일답.-세계 특허를 취득한 듀얼코팅 기술에 대한 소개는.=유산균은 살아있는 생균이기 때문에 위산과 담즙산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장에 도달하기 전 90% 이상이 사멸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쎌바이오텍은 창립 초창기부터 코팅기술 개발에 집중해 유산균을 단백질로 코팅한 다음, 다당류로 한번 더 코팅하는 듀얼코팅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듀얼코팅은 인체 고유의 산도(pH) 차이를 이용해 위에서는 견고한 코팅 구조를 유지하고, 장에서는 그 구조가 풀어져 유산균이 안전하게 장에 도달하는 기술력이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아 한국, 일본, 중국, 유럽 및 미국에서 특허를 받았다. 임상시험에서 장 내 유익균이 비코팅 대비 100배 이상 증가하는 결과를 확인했으며, 덴마크 식약처에서는 장 내 생존율 100배 증가를 인정받아 제품에도 표기하고 있다.-쎌바이오텍에서 개발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은 한국인 맞춤형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의미인가.=장 내 미생물 환경, 즉 장 내 마이크로바이옴은 국가별/민족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미국·방글라데시·스페인·인도·한국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비교한 한 연구에 따르면, 5개국에서 공통으로 발견된 미생물은 단 3종에 불과했다. 또한 한국인에게서는 다른 국가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117종의 고유 미생물이 발견되기도 했다.그 원인으로는 ‘국가별로 상이한 식습관’을 볼 수 있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마늘·고추·생강 등 강한 향신료를 즐겨 먹는데, 한식에 많이 사용되는 이런 향신료에는 미생물 생육을 억제하는 항균 성분이 포함돼 있어, 일반 프로바이오틱스의 섭취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실제로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게재 논문에 따르면 외국인 인체에서 유래한 수입 균주는 마늘 등 향신료에 노출 시 사멸하는 반면, 한국인 인체 유래 유산균은 향신료에서도 높은 생장성을 보였다. 국산 유산균은 오랜 기간 한국인의 장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식문화에 적합한 방향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수입 균주와 다른 특징을 갖게 된 것이다. 따라서 한국인의 식습관과 마이크로바이옴 환경을 고려한다면,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선택 시 한국인 인체에서 유래한 ‘한국산 유산균’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강도 높은 품질관리시스템(안전성·효능평가·종균관리·NGS)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보이지 않는 미생물을 다루는 만큼, 품질관리는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쎌바이오텍은 균주 개발부터 완제품 제조까지 일괄 생산 체제를 갖추어 한국산 유산균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 자체 R&D센터를 통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인체적용시험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한다. 균주의 모든 유전체를 분석하는 등 수 억 원의 비용과 인력을 투입, 복잡한 검증 과정을 통해 안전·기능성을 확인하고 있다.또한 국내에서 의무사항이 아닌 ▲항생제 내성 검사 ▲독성 유전자 검사 등을 선제적으로 진행해 안전성 입증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쎌바이오텍의 모든 균주는 원균주의 품질을 유지·보호하기 위해 한국미생물자원센터(KCTC)와 유럽 최대의 생물자원은행인 독일 생물자원센터(DSMZ) 미생물 공인 기관에 등록되어 있기도 하다. 그리고 이러한 균주명과 배합 비율을 투명하게 고시해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약국·온라인몰 전용 제품으로 품목군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안다. 주요 제품에 대한 소개는=듀오락은 브랜드 출시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 동안 약국과 함께 성장해왔다. 때문에 듀오락의 주요 제품들은 모두 약국 전용 제품이다. ▲듀오락 골드 ▲듀오락 얌얌 ▲듀오락 베이비 ▲듀오락 에이티피 등 주력 제품들은 모두 약국 전용 제품이며, 여기에서 확장된 제품들이 온라인 몰 전용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가장 주요한 제품으로 28년 베스트셀러 ‘듀오락 골드’를 소개한다. 듀오락 골드는 인체적용시험을통해 민감한 장을 가진 성인을 대상으로 장 건강 개선이 확인된 6종의 특허 균주 레시피가 적용되었으며, 660억 마리의 유산균을 투입하고, 100억 마리의 유산균을 보장하는 고함량 제품이다. 주로 소장에서 서식하는 유산균과 대장에서 서식하는 비피더스균의 특성을 고려해 각각 53%와 47% 비율로 고르게 배합했다. 안전성이 검증된 100% 한국산 유산균만을 사용했으며, 세계 특허 듀얼코팅 기술력을 적용해 강한 생존력과 실온 보관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병원용 듀오락 시리즈 제품도 눈길이 가는데.=듀오락은 의사들의 요청으로 병원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특별한 질환 없이 과민성대장증후군(IBS)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듀오락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대표 제품으로 ‘듀오락 아이비에스’가 있는데, 임상시험을 통해 과민성대장증후군 개선의 효과를 확인한 균주 조합으로 의사들의 인기가 높다.장내 세균과 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을 총칭하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단순 소화를 넘어, 면역체계와 뇌 건강 등 우리 몸 전체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장 건강 체계가 무너지면 질환 발생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장 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질병과 절대 무관하지 않기에 이를 관리해줄 수 있는 듀오락은 병원에서도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약국전용 제품은 어떤 방식으로 유통·공급되는지.=쎌바이오텍은 약 20명의 영업사원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동안 전국 약사님들과 소통하고 있다. 추가로 약사들의 편리한 제품 구매를 위해 온라인 전문가 몰을 개설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더욱 쉽게 전용 제품을 유통·공급하고 있다. 각 시즌에 맞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그에 맞는 POSM(Point of Sale Materials)을 공급하며 약국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프로바이오틱스 수출 1위 기업으로의 성공 비결은.=오랜 기간 동안 수출 채널을 선제적으로 구축해온 선견과 노력, 28년간 ‘100% 한국산 유산균’ 중심의 연구를 집중해온 뚝심이 한국 발효식품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급증하는 추세와 맞물려 주효한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쎌바이오텍은 2013년 이후 9년 연속 ‘프로바이오틱스 1위 기업’ 자리를 더욱 굳건히 지키게 됐다.쎌바이오텍은 아시아와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40여 개국에 프로바이오틱스를 수출하며 글로벌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서 ‘한국산 유산균’의 저력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유산균 종주국으로 알려진 덴마크에서는 외국기업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는 등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쎌바이오텍만이 보유한 특이할 만한 프로바이오틱스 균주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지난 5000년 역사를 이어 내려온 모든 한국산 유산균이 각기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고, 깊은 스토리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최근 ‘성장 촉진 효과’로 유럽 특허를 받은 CBT-BR3(Bifidobacterium breve CBT-BR3) 균주를 소개하고 싶다. 건강한 한국인 아기로부터 유래된 CBT-BR3는 영유아의 필수 영양원인 ‘모유 올리고당(Human Milk Oligosaccharide, HMO)’의 소화를 돕고, 비타민 B군을 합성해 성장 발육 촉진 및 체력증진, 면역력 강화에 유용한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또한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여행자 설사(Traveler′s Diarrhea·TD)’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락티(Prolac-T)’를 소개하고 싶다. 쎌바이오텍이 자체 개발한 천연 항생물질인 프로락티는 설사를 유발하는 장 내 유해균과 유해 독소의 배출에 탁월한 효과를 검증하며 특허를 받은 사균체이다. 여행을 앞두고 상비약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프로락티가 포함된 ‘듀오락 스탑’ 제품을 제안한다.-최근 소비자 마케팅 활성을 위해 시도하고 있는 마케팅 전략은 어떤 것들이 있나.=듀오락은 최근 배우 손예진을 모델로 발탁하고, ‘알면 알수록, 나를 위해 듀오락’ 광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28년간 100% 한국산 유산균만을 연구한 듀오락의 진정성과 ‘9년 연속 세계 수출 1위’라는 듀오락의 글로벌 성과를 담았다.16명의 박사진을 포함, 47명의 미생물 전문가가 연구한 CBT 유산균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유산균에 대한 ‘진정성’과 ‘자신감’을 어필했다. 손예진의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감성적인 BGM을 더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한층 더 강조했다.듀오락은 이번 TV CF를 시작으로 유산균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겠다는 목표 하에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TV CF 외 라디오, 온라인 및 옥외광고를 비롯해 손예진과 함께 오프라인 행사 진행 등 다각도의 홍보 활동을 진행한다.-전국 2만4000여개 약국시장 확대를 위한 쎌바이오텍만의 특화된 마케팅 전략이 있다면=전문가의 시선에 맞춘 학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쎌바이오텍의 자산인 연구 자료와 임상 적용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다양한 학회·세미나에 참여해 전문가를 대상으로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적극 홍보하는 중이다. 학술 좌담회, 칼럼 발행 등으로 자사 제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최근에는 약사들과 소통을 활발히 하기 위해 새로운 활동을 준비 중이다. 전문가몰에 방문 빈도를 높이기 위한 재미 요소를 추가하거나, 약사들만을 위한 SNS 채널 개설을 고려하고 있다. 이처럼 다방면에서의 소통을 위해 앞으로 전개할 듀오락의 새로운 활동들을 지켜봐 주기를 바란다.-담당 PM으로 향후 계획과 포부는.=매년 새로운 유산균 브랜드가 등장하고, 기능성도 다양해지면서 유산균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었다. 시장에 좋은 제품들이 많지만, 그 중 듀오락의 제품은 독보적이라고 자부한다. 직접 개발한 균주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된, 한국인 맞춤형 유산균인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싶다. 소비자들이 약국에서 망설임 없이 듀오락을 선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2023-07-10 06:00:02노병철 -
본캐는 약사·부캐는 다이어트 전도사…MZ약사가 사는법김예진 약사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제 본캐요? 글쎄요. 약사이지 않을까요(웃음)?”몇년새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부캐(부캐릭터), 'N잡러‘. 트렌드에 민감하고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MZ세대들에게 또 다른 자아인 부캐, 하나의 직업으로 안주하지 않는 N잡러는 먼 이야기만은 아니다.비교적 딱딱하고 안정주의를 추구할 것이라 생각하던 약사사회에도 MZ세대가 유입되면서 변화의 기류가 보이고 있다. 약사에만 얽매이지 않고 그 안에서 또 다른 자아와 직업을 개발하고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가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최근 ‘어떻게 살 빼야 할지 막막한 너에게’를 펴낸 김예진 약사(29·단국대 약대)도 그중 한명. 20대에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출간하는 게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는 그는 29살인 올해 작가로서의 부캐를 만들었다.김 약사는 이미 약사, 작가 이외 부캐가 차고 넘친다. 심리 상담사, 독서지도사, 이미지메이킹지도사 등 보유한 자격증만 7개가 넘고, 블로그, 인스타그램, 네이버엑스?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로, 북클럽 운영자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김예진 약사는 지난달 다이어트에 대한 학술 연구와 자신의 감량 경험을 담은 책 '어떻게 살빼야 할지 막막한 너에게'를 출간했다. 책 출간 직후 건강 관련 서적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그에게 최근 붙은 부캐는 ‘30kg 감량 약사’. 이번에 출간한 책에 지난 3년 간 그의 다이어트에 대한 연구 결과와 30kg를 감량하고 2년 넘게 유지하는 경험담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일생을 통통하게 살았지만, 고 3때는 85kg까지 살이 찌면서 인생 최대 몸무게를 달성했어요. 대학에 입학하고 '찌고 빼고'를 반복하다 약대 입시를 준비하면서 다시 또 살이 쪘었고요. 3년 전 당시 남자친구의 ‘다 좋은데, 살은 좀 어떻게 해보면 안되겠냐’는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그때 결심했죠. 이제는 내 다이어트 인생의 끝을 보자.”당시 남자친구의 한 마디는 김 약사의 인생에 적지 않은 변화를 일으켰다. 평생을 따라다닌 다이어트에 대한 고민을 이번에는 자신을 위해서라도 끝장을 내고 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하는 계기가 됐던 것. 동시에 김 약사는 그 과정을 책으로 담아보자는 결심도 했다.“평상시 글 쓰는 걸 좋아하기도 했고, 막연하게 책을 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다이어트에 대한 총망라를 해보자는 생각을 하던 중 약사인 내가 다이어트로 성공한 과정을 책으로 담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이미 수많은 다이어트 서적이 있지만 전문의가 쓴 전문 서적, 혹은 일반인이 쓴 체험기로 양분화 돼 있더라고요. 그래서 전문성과 경험을 동시에 녹여내는 데서 경쟁력을 찾자고 생각했죠.” 김 약사가 살을 빼기 전 모습과 살을 빼고 2년 넘게 유지하고 있는 모습. 결심이 선 김 약사는 두 달여 간 다이어트와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서적 200여건을 독파했다. 학술적 지식과 더불어 직접 다이어트를 경험하고 또 유지하는 경험이 중요했다. 실제 김 약사는 연구를 통해 만든 자신만의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성인이 된 후 처음으로 50kg대에 진입하는 짜릿함을 느꼈다.무엇보다 그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유지였다. 다년 간 경험으로 단기간에 힘들게 뺀 살은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던 그는 다양한 연구 끝에 자신만의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임할 수 있는 다이어트 방법으로 고안해 냈고, 그 방법으로 2년 넘게 50kg대를 유지하는 삶을 살고 있다.김 약사는 약사 자격 이외 상담 심리사, 독서지도사 등 다수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문전약국 근무약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약사로서의 삶과 더불어 향후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모두 건강하게 코칭하고 지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약사로서 건강, 그중에서도 건강한 다이어트에 대한 컨설팅을, 동시에 작가이자 독서 지도자, 심리 상담사로서 마음과 심리를 치유할 수 있는 ‘건강 전도사’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호기심 많고, 어떤 일의 근원을 파악하는 것을 좋아해 이것저것 시작하고 벌인 일들이 결국은 하나로 귀결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몸이던 마음이던 반건강한 사람을 건강하게 돕는 사람이 되자’였어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몸도 마음도 어느 정도 건강하지 않은 사람, 한의학에서 말하는 미병이라는 개념이 반건강에 해당하거든요. 언젠가는 제 본캐와 부캐를 총망라해 몸과 마음을 모두 건강하게 돕고 또 컨설팅 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2023-07-05 17:25:32김지은 -
"만성·면역질환 천연물의약품 리딩기업 도약"박은경 정우신약 중앙연구소장.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한방생약제제 전문제약사 정우신약이 제형변경·천연물의약품 개발을 통한 글로벌 한방의학 선도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하고, R&D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정우신약은 한국보건환경연구원 국책과제로 한방건강보험 급여의약품 21개 품목을 출시, 헤토마신연조엑스와 디마겐연조엑스 등을 포함한 다수의 제형변경 의약품 개발을 성공시키며, 관련 분야를 리딩해 오고 있다.특히 산제 제형만 존재했던 구풍해독탕 시장에서 처음으로 연조엑스제(정우신약 헤토마신연조엑스) 자료제출의약품 허가를 받은 점은 주목할 하다.박은경(45) 정우신약 중앙연구소장은 "정우신약은 한약(생약)제제 제조회사로서 많은 경험과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양·한방 복합제제 제품개발 및 새로운 질병군에 대한 수요도에 따른 신규 처방을 도입해 한방제제의 표준화와 과학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퇴행성관절염치료신약 'ChondroT정'은 정우신약 새로운 R&D/신성장 동력원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관련 케미칼의약품으로는 COX-2 차단제가 있으나 혈전 발생과 혈압 상승 등의 부작용이 있다.정우신약 측에 따르면 천연물의약품인 ChondroT는 항혈전 효과가 확인돼 소염진통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위장장애와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안전·유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2023년 10월 중 임상3상 IND 승인을 신청,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조인스정, 신바로 등 기존 천연물 소재 의약품 뿐만 아니라 쎄레콕시브와 같은 케미칼의약품과 당당히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석곡을 포함하는 신장 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용 조성물(특허번호 제10-2013-0109495호), 천연물 발물 및 제조방법 등 자체개발을 통한 피부건강에 유효한 추출물을 포함하는 조성물(특허번호 제10-2167530호) 등의 특허도 눈길이 가는 R&D 파이프라인으로 평가된다.박은경 소장은 "만성/면역질환에도 관심을 가져 천연물로서 치유가 가능한 물질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정우신약이 천연물 신약개발 선두주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다음은 박은경 연구소장과의 일문일답.-경력소개는=2005년 정우신약 품질관리부로 입사해 원료, 제품, 공정 등 Products Quality 업무를 4년 간 담당했다. 2009년도 양·한방 복합처방 의약품의 밸리데이션 실시로 인해 품질보증부로 부서를 이동, GMP와 RA(Ragulatory Affairs) 업무를 동시 담당했다. 현재 제품개발과 천연물 특유적인 성질을 연구하는 정우신약의 중앙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2010년 재충전을 위해 잠시 휴직을 하고, 2년간 구강붕해필름(ODF) 전문회사인 씨엘팜 품질경영부에 입사해 새로운 제형과 Chemical drug 등의 견해를 넓히고 있던 중 2014년 다시 정우신약에 입사해 보건복지부 한약(생약)제제의 새로운 제형개발 국책과제를 맡아 성공리에 진행 한 경험이 있다.-정우신약 연구소 및 개발본부의 강점은=지난 35년 간 정우신약은 한약(생약)제제 제품을 제조·생산해 왔고, 제형변경과 새로운 효능 입증을 통한 제품화에 앞장서 왔다. 한약(생약)제제에 특화된 RA팀을 구성, 꾸준한 제품개발과 리뉴얼 등 국내 최초 허가된 신규품목이 출시되고 있다.일본의약품 처방의 구풍해독탕을 연조엑스화 해 헤토마신연조엑스를 출시, 반하사심탕 처방의 정제, 과립, 캡슐제형이 다수 일 때 정우신약은 제품의 효능성을 높이기 위해 연조엑스로 연구개발해 출시한 바 있다. 반하 특유의 차가운 성질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감미제로 꿀을 사용, 복용 편리성과 효과성을 높였다.국책과제를 통해 새로운 제형의 제품화 성공, 한약재의 새로운 조합으로 비임상을 통한 효능군 연구, 2013년 비임상부터 2023년 임상 2상(b)까지 놓치지 않고 이어오며 최종 NDA 승인을 위해 연구소와 개발본부가 한 팀으로 운영되고 있다. 신뢰를 기반한 업무협조를 통해 한 팀으로 움직이는 조직이 정우신약의 강점이다.-현재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 현황은=정우신약은 2013년부터 비임상을 통해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ChondroT정 신약을 개발 중이다.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로 소염진통제인 Celecoxib가 있으나, 이는 Chemical drug로서 COX-2 차단에 의해 혈전 예방이 억제되고 COX-1 작용에 의해 혈전 생성이 촉진되어 혈전 발생과 혈압이 상승되는 부작용이 있다.반면 ChondroT는 천연물 소재의 의약품으로 in vitro 연구를 통해 항혈전 효과가 확인되어 소염진통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위장장애와 심혈관계 질환에 더 안전이 확보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3년 임상 2상(b)를 3개 임상시험기관에서 진행한 결과 위장장애 부작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2023년 10월 중 임상3상 IND 승인을 신청해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로서 조인스정, 신바로 등 기존의 천연물 소재 의약품 뿐만 아니라 Celecoxib와 같은 Chemical drug와도 동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정우신약을 대표하는 제품 5가지를 소개한다면=변비 개선제 생장환과립(센나열매가루, 차전자피 가루), 편도염 개선제 헤토마신연조엑스(구풍해독탕), 신경성 위염, 신경과민에 따른 위장장애 개선제 디마겐연조엑스(반하사심탕), 전신권태, 하절기 땀 과다 시 대사성 개선제 보생원액(생맥산), 종합소화제로 속쓰림 건위소화 개선제 위푸린산(일본 오타이산 제네릭) 등이 있다.-개발본부를 이끌어 오면서 기억에 남는 자체 개발 제품이 있다면=국책과제였던 단미엑스산제형을 연조엑스제와 정제 제형으로 변경한 반하사심탕연조엑스(단미엑스혼합제)와 한의서 처방이 아닌 구풍해독탕 처방의 일본의약품으로 트로키 등을 들 수 있다. 산제 제형만 존재했던 관련시장에서 처음으로 연조엑스제(정우신약 헤토마신연조엑스) 자료제출의약품 허가를 받았다.아쉬움이 있다면 한약(생약)제제의 유통 단가가 현저히 낮아, 좋은 의약품을 개발하고도 론칭 시 제대로 된 평가를 못 받았을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한 한약(생약)제제의 인식과 인지도가 높아짐에 따라 대형제약사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정우신약만이 가지고 있는 주목할 만한 특허현황은=ChondroT정 임상의약품에 해당하는 ‘염증성 질환 예방 또는 치료용 한약재 추출물 조제방법(특허번호 10-2016-0060857)’ 특허를 보유, 향후 ChondroT NDA 취득 후 독점적 위치가 높아지고 있다. ‘석곡을 포함하는 신장 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용 조성물(특허번호 제10-2013-0109495호)’, 천연물 발물 및 제조방법 등 자체개발을 통한 ‘피부건강에 유효한 추출물을 포함하는 조성물(특허번호 제10-2167530호)’ 등이 주목되는 특허다.-수출현황은=정우신약은 2020년 3월 5일 영국 내에 UK JUNGWOO PHARM & HEALING TCM LTD 지사를 설립했다. 정우신약 한약(생약)제제와 특허물질이 들어간 CeRa Serum을 2회 수출해 현지인들의 피부질환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2021년에는 몽골에 6개 품목이 의약품으로 등록, 현재 2개 품목을 수출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2022년에는 이바내정과 덴치로캡슐을 영국 내 제품등록을 진행, 이바내정은 2023년에 제품등록을 완료해 ‘Dental Clinic’에 론칭돼 있다.-제형변경 사업 현황은=(2013년도 현대화 제형개발 사업)한국보건환경연구원 국책과제로 한방건강보험 급여의약품 21개 품목을 출시, OTC 의약품으로는 헤토마신연조엑스(2019년), 디마겐연조엑스(2021년) 등의 제형변경을 일궈냈다.위푸린에스산의 경우 제산제가 4가지 이상 혼합되는 산제 제형으로 물과 함께 복용 시 어려움이 있어, 이를 정제로 전환해 올해 중 제형변경 의약품 론칭을 앞두고 있다. 산제의 붕해시간에 견주어 정제의 경우도 10분 이내 붕해되어 체내 흡수되는 시간적 차이는 크지 않으며, 복용 편리성도 높였다. 정우신약은 향후 제품 특이성과 복용 편리성, 체내 흡수에 따른 제형을 연구에 박차를 가해 제품 리뉴얼 및 신제품 개발에 주력할 것이다.-정우신약의 연구개발 방향성은=정우신약은 한약(생약)제제 제조회사로서 많은 경험과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양·한방 복합제제 제품개발 및 새로운 질병군에 대한 수요도에 따른 신규 처방을 도입해 한방제제의 표준화와 과학화에 앞장서고 있다.ChondroT정의 한약(생약)제제 임상의약품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향후 제노힐과 업무협약을 맺은 ‘난임성 치료제 작약복합 추출물’, 자체 천연물 물질개발에 성공한 ‘피부질환 치료제’ 등 임상의약품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희소가치가 높은 제품 중 제제 또는 기시 등의 어려움이 있는 소재를 발굴해 정우신약이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제품 개발 외에도 제제개발을 위해 힘쓰고 있다.-한방(생약)제제 활성화를 위한 보건당국에 제언이 있다면=한약(생약)제제의 특이적인 성질을 인정해 의약품의 허가·신고제도를 별도 관리해 주시기를 희망한다. Chemical drug이 발달된 미국/유럽국가의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것과 같이 한약(생약)제제 제도를 별도로 운영 중인 아시아권(일본, 중국, 대만 등)의 허가·신고 기준을 도입해 한약(생약)제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규제완화 및 Chemical drug과 동일시 되는 기준 완화를 당부드린다.또한, 한방건강보험 급여의약품의 약가가 현저히 낮고, 포괄수가제도에 묶여 정작 필요한 처방이 원활치 않은 사례가 늘고 있다. 한약(생약)제를 제조하는 업체의 부담이 과중하게 편중돼 제품을 포기하게 되는 현 시스템을 수정/보완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다행히 보건복지부/식약처 등 각 부처에서 현재 한약(생약)제제 개선을 위해 힘써 주고 있어 밝은 미래 비전을 그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최근 CMO사업도 순항 중인 것으로 안다. 모든 제형의 일반약/건기식 생산이 가능한가? 아울러 케파는 어느 정도인가=한약(생약)제제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복합처방의약품 CDMO 요청이 증가되고 있다. 삼진제약 안정액, 출시를 앞두고 있는 동화약품의 활짝정 등이 있다. 정우신약은 모든 제형의 제조에서 내용액제, 정제, 산제 등 특화된 제형의 제조·생산을 위해 기술적 보완을 진행하고 있다.또한, 정우는 건기식 제조업 허가를 진행해 일반 건기식이 아닌 한약(생약)제제 특유의 성질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임상적 유의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개별인정형 건기식을 추진 중이다.-개발책임자로서 향후 포부와 미래비전은=동일한 처방, 유사한 제품이라도 ‘정우에서 제조·생산하는 의약품은 다르다’라는 생각으로 한약(생약)제제 개발에 힘쓰고 싶다. 한방제제가 단순히 임상에서 그치지 않고 제품화 성공해 Chemical drug와 당당히 경쟁하는 천연물 의약품 개발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만성질환과 면역질환 등 치유가 어려운 질환에도 관심을 가져 천연물로서 치유가 가능한 물질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정우신약이 천연물 신약개발 선두주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2023-07-04 06:00:19노병철 -
"연합학습 AI, 국산 신약 개발 효율성 강화"홍성은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 선임연구원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한국형 인공지능 신약개발을 통한 K-바이오의 가능성과 위상 정립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전망된다.그 구심축은 바로 연합학습 모델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지원사업(K-MELLODDY·Machine Learning Orchestration for Drug Discovery)이다.K-멜로디는 EU-멜로디 사업을 벤치마킹 하면서도 한국 실정에 맞도록 개선한 한국형 인공지능 신약 플랫폼 사업이다.홍성은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 선임연구원은 "K-멜로디 프로젝트는 국내 22개 제약기업을 비롯해 다수의 AI기업과 IT기업, 대학 및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최초의 제약바이오산업 전방위적 협력 모델이며, 다기관 데이터 협력을 통해 AI 신약개발로의 대전환을 주도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K-멜로디 프로젝트는 국내의 다양한 신약개발 기업에 쌓여있는 데이터를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인공지능기술에 활용하는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 체계를 만들자는 것이 최종 목표다.다시말해 기업의 지적 재산인 데이터를 안전하게 유지하며 인공지능에 활용하는 연합학습과 블록체인이 이 사업의 핵심 기술인 셈이다.K-멜리디 프로젝트의 특징과 장점은 'AI 신약개발의 신뢰성 확보' '플랫폼의 높은 확장성' '데이터 활용 기술의 주권 확보' '신약개발 비용 절감' 등으로 대별된다.업계에서는 플랫폼 완성 시, 후보물질 대사 및 독성 실험 결과의 AI 예측을 통해 실험 수를 절반만 줄여도 50% 이상의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홍성은 선임연구원은 "연합학습을 통한 인공지능신약개발은 단일기업이 독립적으로 보유한 데이터만으로 AI신약개발 모델을 개발하는 것보다 일반화 성능(평균 10% 향상)과 예측 성능(ADME 평균 10% 향상) 면에서 확실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형 연합학습 기반 플랫폼을 안정적으로 구축해 국산 신약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다음은 홍성은 선임연구원과의 일문일답.-K-멜로디(K-MELLODDY) 프로젝트는 어떤 사업인가=프로젝트 설명에 앞서 연합학습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AI가 분산된 데이터에 접근해 이에 대한 정보를 추출하고, 자료값에서 추출된 정보(모델에서 가중치)만을 공유하고 취합해 AI 모델 훈련이 가능하도록 고안된 것이 연합학습이다.오프라인과 온라인 회의의 차이와 같다. 오프라인 회의는 분산돼 있는 참석자를 물리적으로 한곳에 모아서 특정한 안건에 대해 회의를 진행하고 그들의 지식과 경험이 반영되어 안건을 해결하게 된다.우리도 경험했지만 온라인 회의도 잘 진행되지 않는가? 물리적으로 참석자들을 모으지 않아도 회의는 잘 진행되고 안건 해결이 가능하다. 여기서 회의 참석자들을 데이터로 그들의 지식을 모델의 가중치로 안건을 모델로 도출되는 해결방안을 학습된 모델이라고 대입해보면 연합학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즉 K-멜로디 프로젝트는 한국의 신약개발과 관련된 산학연정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의 힘을 합쳐 협력할 수 있는 연합학습 기반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구축하고, 약물 발굴 단계의 AI 성공 사례를 도출하는 프로그램이다.-약물 발굴단계의 ADME/T에 집중한 이유는=사실 본 프로젝트는 2년 정도 긴 기간 동안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연합학습에 가장 어울리고 신약개발 분야에 파급력이 높은 주제를 도출하고자 산업계 의견을 장기간 수렴했다. 신약개발 기업의 높은 수요가 확인된 분야가 약물 발굴단계의 ADME/T이다. 이 과정은 모든 신약개발 기업이 수행해야 하는 필수 단계이다. 이 과정을 반복적으로 수행해 약물을 최적화하는데, 직접적 실험 없이 실험값을 예측할 수 있는 AI 모델 개발을 통해 해당 과정의 비용과 시간을 절감시킬 수 있다. 제약바이오산업 전반에 AI가 적용되어 연구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가장 보편적이고 활용성 높은 주제라고 판단한다.-K-멜로디 프로젝트의 특징과 비전은=이 사업은 국내 22개 제약기업을 비롯해 다수의 AI기업과 IT기업, 대학 및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최초의 제약바이오산업 전방위적 협력 모델이며, 다기관 데이터 협력을 통해 AI 신약개발로의 대전환을 주도하는 것이 특징이다.우선 3가지 비전이 있다. 첫째, AI 신약개발의 신뢰성 확보이다. 플랫폼을 통한 안전한 민간 데이터 활용으로 개별 민간 데이터의 소규모 고다양성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편향과 이에 수반되는 모델의 편향 문제를 해소해 신뢰성 높은 AI 기술개발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단순히 일반화 성능이 뛰어난 범용적 AI 모델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전이학습(Transfer Learning), 분할학습(Split Learning) 등의 기술을 적용해 연합학습한 범용적 모델을 개별 기관에 타깃팅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수단까지도 마련한다.둘째, 플랫폼의 높은 확장성이다. 분산된 데이터 AI 모델 학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기술인 연합학습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은 학습할 대상인 모델과 데이터의 교체가 가능한 구조이다. AI 모델 활용이 가능한 신약개발 전단계로의 확장성뿐만 아니라 도메인 종속성까지도 없는 플랫폼이다. 따라서 플랫폼 구축 시 민감한 데이터의 안전한 협력이 필요한 의료 분야까지 확장할 수 있다.셋째, 데이터 활용 기술의 주권 확보이다. 카카오톡이나 애플의 사례로 미루어보면 IT 시장은 선점 효과가 독과점으로 연결되기 쉬운 산업이다. AI 모델 개발을 위한 데이터 안전 활용의 독창적 기술인 연합학습 시장에 소위 빅테크기업(구글, 엔비디아, 인텔 등)이 나서면서 선점 효과를 노리고 있다. 연합학습 시장이 선점되면 앞으로 기술을 사용하는데 빅테크기업의 플랫폼을 써야만하고 라이선스 비용이나 이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기술 주권에서 ‘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본 사업을 통해 연합학습 기술의 주권 순위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국가 차원에서의 연합학습 기술 확보가 가능하다.-K-멜로디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었는가=2년간 2번의 기획과제를 통해 기획됐다. 2021년에는 복지부의 K-데이터 기반 가속화 프로젝트 기획연구에서 처음 연합학습을 활용해 국내 데이터의 협력을 통해 AI 신약개발을 통한 신약개발 가속화 전략을 제시했다. 2022년에는 과기부의 국내 AI 신약개발 데이터 공유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에서 K-멜로디 프로젝트가 구체화됐다.-정부의 호응도와 시행 시점은=K-멜로디 프로젝트는 정부의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전략,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육성방안, 생명공학육성 기본계획에 모두 반영되었으며, 2024년 복지부 과기부의 다부처 국가사업으로 본격 추진을 예상한다.-K-멜로디는 EU-MELLODDY 사업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안다. EU-MELLODDY에 대한 소개와 성과는=EU-멜로디는 유럽 대형 제약기업 10개가 참여해 AI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후보 물질 발굴을 지원하는 AI 예측 모델 연합학습 플랫폼 개발로 신약개발을 가속화 하고자 산학연이 함께 진행한 대규모 민관협력(Public Private Partnership, PPP) 프로젝트이다.EU-멜로디에서는 IT 중소기업 육성(Owkin)과 경쟁적 신약개발 분야에서의 연합학습을 통한 비밀 노출없는 협업의 가능성을 증명해 연합학습의 안정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고, 기술 확보를 통해 중소기업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표였다.최종 결과발표와 논문에 따르면 신약개발 기업이 독립적으로 보유한 데이터만으로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보다 상호 간 협력하는 것이 일반화 성능(평균 10% 향상)과 예측 성능(ADME 평균 10% 향상)을 확인하면서 연합학습 기반 플랫폼으로 안정적이고 효율성 높은 AI 모델 개발이 가능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연합학습 A.I신약개발에 따른 정보 유출 우려는 없나=다양한 외적 요인이 작용하는 현실 세계에서 완벽한 기술은 존재하기 어렵다. 특히 정보보안은 데이터의 가치가 높을수록 방화벽을 뚫으려는 전 세계의 천재적 해커들과 항상 공성전을 하는 실시간 전쟁터라고 생각한다.연합학습 특성상 원본 데이터가 상용통신망을 거치지 않음으로써 대부분의 데이터 유출 문제를 방지할 수 있지만, 모델 학습을 거쳐 데이터에서 추출되는 정보인 가중치와 모델을 탈취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긴 어렵다. 이를 위해서 여러 가지 방지 대책이 연구되면서 안전한 다자간 계산, 동형암호, 암호화와 보안강화기술(Privacy Enhancing Technology, PET)이 연합학습의 보안 강화 용도로 사용되면서 현재 수준에서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본다.연합학습은 여러 참여자들이 협업하는 구조로 불순한 참여자가 정보를 유출할 문제도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는 협업 당사자들끼리의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고,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를 상호 간에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인 분산 원장 기반의 블록체인 기술이 이를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컴퓨팅 성능과 해킹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유출의 가능성을 100%막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보안 강화와 유출 방지 대책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담당 선임연구원으로서 K-멜로디 프로젝트 활성과 발전을 위한 계획과 비전은=K-멜로디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서는 사전에 상세한 데이터 현황 파악과 Split Federated Learning과 같은 최신기술의 활용이 필요하다. K-멜로디 프로젝트는 다양한 기관들이 데이터를 가지고 협력하는 프로젝트로 데이터가 없다면 프로젝트의 시작이 불가하다. 연구주제가 확정되면 데이터 공급자들의 상세한 데이터 현황 파악을 통한 사전 준비와 학습된 모델의 기여도와 권리관계의 정리가 필요하다. 데이터 공급 및 활용 참여자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 수립이 필요하고, 기여도와 권리관계를 정량화할 수 있는 기여도 평가 지표 등을 통한 위원회의 합의를 주도할 예정이다.연합학습과 AI 모델을 분할해 학습하는 분할학습 기법이 융합돼 두 알고리즘의 장점(다 클라이언트 병렬처리, 모델 보안성 강화)만 살린 Split Federated Learning 알고리즘의 활용을 통해 효율적이고 고성능의 모델 학습을 통해 실용성 있는 AI 신약개발 모델의 개발을 제고도 기획 중이다.AI는 대량의 데이터 학습을 통해 퀀텀점프를 이뤄낸 전력이 있다. 예를 들어 이미지 인식 분야는 1000개 이상의 클래스를 가진 ImageNet 데이터 경진대회 ILSVRC를 통해, 기계 번역, 챗봇, 음성 인식 등 다양하게 활용되는 자연어 처리 분야는 GPT에도 사용된 Transformer 모델의 선조인 양방향 학습 방법이 특징인 BERT를 통해 인간 이상의 성능 달성에 성공했다.K-멜로디 프로젝트 수행 결과 국내 최대의 신약개발 데이터가 학습된 AI 신약개발 모델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시들과 달리 인간이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는 부분에서 인간 이상의 성능을 달성하는 AI의 퀀텀 점프를 보장하긴 어렵다. 하지만, 전문가의 의사결정에 충분한 도움을 줄 수 있는 AI 모델 개발을 통해 신약개발 분야의 AI 신뢰도와 활용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 결과 과거부터 현재 미래까지 많은 자원을 투입할 신약개발 데이터 구축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이번 사업을 통해 신약개발 데이터의 AI 활용 생태계라는 데이터 기반 신약개발의 새로운 물줄기가 생겨나길 희망한다.2023-06-30 06:00:00노병철 -
조기 폐암서 면역항암제 썼더니…"7건 중 5건 완전 관해"[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조기 폐암에서 면역항암제를 쓸 수 있게 되면서 환자들의 예후가 개선되고 있다. 항암화학요법·동시항암화학방사선요법이 전부였던 이전과 달리 '병리학적 완전관해' 사례가 늘었다는 평가다.'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는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소세포페암 수술 전 보조요법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면역항암제가 수술 전 보조요법에 진출한 첫 사례다.구체적으로 옵디보는 종양 크기가 4cm 이상이거나 양성 림프절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항암화학요법과 함께 쓰일 수 있다.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을 3사이클 쓰고 수술을 받는 방식으로 치료가 진행된다.이건국 국립암센터 병리과 교수는 "면역항암제 도입으로 이전에는 거의 볼 수 없었던 병리학적 완전관해가 관찰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며 "본원에서 7건 중 5건에서 완전관해가 관찰됐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데일리팜은 이 교수와 안병철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대담을 통해 폐암 수술 전 보조요법에서 면역항암제 등장이 불러온 변화를 살펴봤다.국립암센터 이건국 교수(좌), 안병철 교수(우) -조기 폐암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은 수술적 치료라고 알고 있다. 병기별 수술이 가능한 환자 비율이 어떻게 되나. 수술 후에도 재발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간 미충족 수요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안병철 교수(이하 안 교수): 병기별로 보면 1기는 80%, 2기는 60%, 3A기는 50% 정도가 수술이 가능하다. 1기부터 3A까지는 모두 수술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병기 외에도 수술에 대한 환자의 심리적 부담, 질병 상태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모든 환자가 수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폐암은 1기 환자조차도 최대 40%까지 재발한다는 연구가 있을 정도로 재발률이 높은 암종이다. 병기가 높은 3기 환자는 4명 중 3명이나 재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재발률을 낮추고 치료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치료법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늘 존재했다.수술이 어려운 환자는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종양 크기를 줄여 수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많은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대표적인 수술 전 보조요법이던 항암화학요법은 병리학적 완전관해율이 한 자릿 수에 머물 정도로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동시항암화학방사선요법은 폐렴, 폐기능 저하, 유착 등 부작용과 독성 우려로 한계가 있었다.-최근 면역항암제가 화학요법과 병용으로 폐암 수술 전 보조요법에 등장했다. 실제 이 요법을 처방해 본 경험으로 어느정도 치료 성과를 얻었는지 궁금하다.=이건국 교수(이하 이 교수): 그간 7건에서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면역항암제 요법을 썼는데, 그 중 5건은 덩어리가 남아있지만 폐암을 찾아볼 수 없는, 소위 병리학적 완전관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확실히 이전의 수술 전 보조요법에 비해 상당히 개선된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이전에는 병리학적 완전관해에 도달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래서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처럼 병리학적 완전관해에 도달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면 의료진 입장에서 고민의 상당 부분을 덜 수 있다.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암 덩어리가 전혀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경우에는 치료 효과를 계량해야 하는 병리과 의사로서는 많은 부담을 덜게 된다. 옵디보 수술 전 보조요법 3상 CheckMate-816 결과 -CheckMate-816 연구는 PD-L1 발현율에 관계없이 절제 가능한 1B-3A기(AJCC/ UICC 7판 기준)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서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을 화학요법 단독과 비교 평가했다. 연구에 참여한 전체 358명의 환자 중 아시아인은 177명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환자들은 옵디보-화학요법 병용군과 화학요법 단독군에 각각 배정돼 3주기에 걸쳐 수술 전 보조요법을 받고 6주 이내 수술 치료를 받았으며, 수술 후 보조요법도 시행됐다.-1차 평가변수인 병리학적 완전반응률(pCR)을 비교한 결과 화학요법 단독군은 2.2% 불과했던 반면, 옵디보-화학요법 병용군은 24%를 기록했다. 3년 추적 관찰 결과, 1차 평가변수인 무사건생존기간(EFS) 지표에서 옵디보-화학요법 병용군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은 반면, 화학요법 단독군은 21.1개월에 그쳤다.-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의 1, 2, 3년차 무사건생존율은 77%, 65%, 57%로 화학요법 단독군의 64%, 47%, 43%를 모두 상회했다. 옵디보는 질병 재발 및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2% 줄였다. 수술 후 재발한 환자 비율 역시 옵디보-화학요법 병용군이 28%로 화학요법 단독군(42%)보다 재발 위험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옵디보-화학요법 병용군은 수술 적합성을 악화시키거나 수술을 지연시키지 않았으며, 전체적인 이상반응 발현율 또한 화학요법 단독군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병리학적 완전관해에 도달했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완전관해에 도달했을 경우 완치라고 판단할 수 있는지?=안 교수: 병리학적 완전관해에 도달했다고 재발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 병리학적 완전관해에 도달한 환자들은 재발률이 매우 낮다.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은 임상에서 화학요법 대비 질병 재발 및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7%까지 낮췄다. 앞으로 후속 데이터를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기존 화학요법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치료 시 수술 적기를 놓칠 것에 대한 우려는 없는지?=안 교수: 수술 전 보조요법 치료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라 생각한다. 통계적으로는 10% 미만이지만 수술이 가능했던 환자가 수술 전 보조요법 치료로 시기를 놓쳐 수술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번 면역항암제 요법은 임상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 비율이 83.2%로, 화학요법 단독군의 75.4%보다 높았다. 결국 의료진들이 수술 전 보조요법에 적합한 환자를 잘 선별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라 생각한다.-옵디보+화학요법 병용요법은 PD-L1 발현율과 주요 유전자 변이에 관계없이 사용가능한 것으로 허가를 받았는데 실제 효과의 차이가 있는지?=안 교수: PD-L1 발현율이 높을수록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옵디보-화학요법 병용도 PD-L1 발현율이 높을수록 재발 위험이 낮았고, 병리학적 완전반응률도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PD-L1 발현율에 관계없이 모든 환자군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기 때문에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관계없이 처방하고 있다.=이 교수: 표적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에서는 면역항암제 효과가 비교적 떨어지고, 이에 대한 추적 조사가 필요할 것 같다. 다만 모든 환자들에게 면역항암제 수술 전 보조요법에 대한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향후 폐암 치료에서 병리검사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앞으로 병리진단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이 교수: 병리검사 수가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의료기관에서는 약 400여개의 유전자를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검사로 판별하고 있는데, 2차 병원인 본원 기준으로 수가가 150만원이다. 이는 미국에서 약 600만원인 것에 비하면 매우 적은 금액이다.프랑스의 경우, 지역 거점 기관을 지정해 표적항암제 적합성 검사를 위한 유전자 검사를 정부에서 무료 지원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불필요한 항암제 처방을 제외할 수 있어 건강보험에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 특히 치료비용을 많이 절감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검사가 필요한 유전자 수에 비해 수가가 낮아 NGS 검사가 보편화되기 어려운 환경이다. 개인적으로는 400여개의 유전자를 모두 검사하기보다 필요한 유전자만 한정적으로 검사하도록 NGS검사를 경량화하고 적정한 수가를 책정한다면 보다 많은 병원에서 NGS 검사가 보편화될 것이라 생각한다.-급여 면에서 1·2차 치료요법에 비해 보조치료요법의 중요성은 비교적 낮게 여겨지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안 교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조치료요법에 재정을 사용하는 게 이득이다. 물론 정부 입장에서 사망 위험이 높은 4기 환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이해하지만, 폐암의 경우 재발율이 높아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4기 환자가 되는 케이스가 많다. 이러한 상황들을 고려해 알맞게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는 것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역할이라 생각한다.2023-06-29 06:17:53정새임 -
"신약 10분의 1만이라도...완화의료 가치 인정해주길"[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신약이 나오는 건 정말 박수 칠 일이죠. 하지만 암 환자에게 약이 전부일까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생명을 연장하는 데에는 돌봄도 큰 역할을 합니다. 우리는 개인에게 이 역할을 떠넘기고 가치를 생각하고 싶어하지 않죠. 환자 한 명에게 신약 치료 비용 수 억원을 쓰는 건 당연하게 여기지만, 똑같이 생존기간을 석 달 늘릴 수 있는 '완화의료'에는 10분의 1도 아까워 합니다. 분명한 점은 빠르게 가족의 개념이 해체되면서 돌봄의 공백이 점점 커지게 될 겁니다. 완화의료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지원해야 할 시점입니다."항암 신약 데이터가 쏟아지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학술대회장 한 켠에서 김범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완화의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폐암 전문의인 김 교수가 신약의 가치를 모를 리 없다. 동시에 그는 암 환자들이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지도 생생히 보았다.김범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진단 초기 환자들은 급여를 받고 저렴한 가격에 좋은 신약을 쓸 수 있지만, '완치'가 없는 말기 암 환자들은 결국 죽음을 준비해야 할 순간을 맞는다. 가장 몸이 아프고 케어가 필요한 시기에 건강보험은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한다. 운이 좋다면 가족의 세심한 케어를 받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지만, 운이 나쁘면 기댈 가족이 없어 급격히 삶의 질이 떨어진 채로 죽음의 문턱에 선다. 아무도 묻지 않았던 연명의료를 임종기에 들어서서야 듣는다. 충분히 고민할 여유도 기력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에서 10명 중 6명은 자신의 연명의료를 자신이 결정하지 못한다. 김 교수가 우리 사회에 완화의료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유다."환자들이 가장 도움이 필요할 때는 스스로 케어가 되지 않고 자리에 몸져 누웠을 때죠. 정작 이 시기로 갈 수록 환자들은 홀대를 받습니다. 이미 앞에서 쓴 돈이 몇 억씩 돼 재정이 남아있지 않거든요. 이 분들의 케어는 가족에게 떠넘겨지죠. 돌봄을 봉사하거나 싸게 부려 먹는 노동력 쯤으로 취급합니다. 정부가 매년 항암제에 투입하는 보험 재정만 2조원 정도 됩니다. 말기 폐암 환자 한 명에게 들어가는 면역항암제 비용이 1억5000만원이에요. 그런데 1년 간병비는 3600만원에 불과하죠. 간병비가 결코 항암제 한 개보다 못한 비용인가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김 교수가 강조하는 완화의료는 환자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고 증상을 완화하는 신체적·심리사회적·영적인 돌봄 등을 통칭하는 것으로, 모든 환자에게 기본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 의료행위다. 약으로써 완화의료를 실현할 수도 있지만 주로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가 이끄는 서울대병원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는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 약사 등이 팀을 꾸려 환자의 신체적·심리사회적·영적 상태를 파악하고 돌봄 계획을 세운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돌봄과 미술치료, 마음의 인터뷰 등 프로그램을 제공한다.완화의료로 환자들의 심신이 안정되면 예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실제 10년 전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실린 완화의료 무작위 대조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폐암 진단 조기부터 완화의료를 받았던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보다 전체생존기간이 약 3달 더 길었다. 환자의 삶의 질이 오를 뿐 아니라 생존기간도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연구다. 무의미한 치료를 줄임으로써 재정 절감에도 도움을 준다. 하지만 여전히 완화의료는 '돈 안 되는 사업'으로 취급받으며 소외받고 있다고 김 교수는 안타까워했다.서울대병원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로 이뤄진 자문형팀이 환자돌봄계획을 세우고 환자에 맞춰 신체돌봄과 미술치료, 영적돌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사진 서울대병원). "실제 진료 현장에 있다 보면 딸 둘 있는 환자가 확실히 오래 사세요. 케어를 세심하게 받으니까 고열 등 소소한 이벤트에 빨리 대처가 되죠. 영양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요. 그런 것 하나하나가 생존기간 연장으로 이어져요. 약으로만 생존기간이 연장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죠. 하지만 정부는 생존기간을 세 달 늘리는 완화의료에 돈을 쓰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가족에게 맡기고 '그게 효도야'라고 하면 되거든요. 완화의료 시범사업에 책정된 금액이 고작 9억원 입니다. 수가도 제대로 매겨지지 않고 있고요. 돈이 안 되니 병원에서도 굳이 완화의료를 열심히 하려 하지 않죠."김 교수는 전통적인 가족이 해체되고 1인 가구가 급증하는 현재 완화의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가족 구성원에게 맡겨두었던 돌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회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미 지난해 기준 4인 가구는 15%에 불과한 반면 1·2인 가구가 62%로 절반을 넘었다."30년 뒤 우리의 가족 문화는 4인 가족이 비정상으로 보일 거예요. 지금은 가족구성원이 완화의료의 역할을 대신해주는데 점점 그 공백이 커지겠죠. 달라지는 사회 모습을 고민하면서 완화의료에 투자하고 가치를 인정해 줘야 합니다. 신약에 부여하는 가치의 10분의 1만이라도 인정을 해준다면, 환자들의 만족도는 훨씬 더 높아질 거라고 생각해요."2023-06-24 06:15:09정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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