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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벡 약값지원 일방중단 환자신뢰 깼다"[단박인터뷰] 백혈병환우회 안기종 대표#글리벡 복용환자들이 뿔났다. 한국노바티스가 약값지원 정책을 7월부터 중단한다고 일방통보했기 때문이다.노바티스는 그동안 환자가 내는 부담금(5%)을 전액 사후 환급해줬다. 2003년 글리벡 급여등재 과정에서 마련된 일종에 '신사협정'이었다.노바티스는 당시 복지부장관에게 보낸 공문에서 "한국 내에서 글리벡을 수입판매하는 한 (약값지원 사업을) 중단없이 지속한다"고 밝혔다. 물론 "한국 내 글리벡 약제상한가격이 당사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적용된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달라진 상황은 간단하다. 다음달 글리벡의 특허가 종료되면서 제네릭이 출시될 예정이고, 이에 맞춰 보험상한가가 최초 1년은 현 가격에서 70%, 그 뒤에는 53.55%로 조정된다.국내 약가제도 변경에 따른 조치로 2003년 당시 급여등재 시 수용 가능성과는 다른 이야기이며, 환자들이 일방적으로 노바티스가 신뢰를 깼다고 분개하는 이유다.백혈병환우회 #안기종(43) 대표는 "약값지원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노바티스가 높은 약가를 받기 위한 것이었지 환자들을 위해 선택한 전략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그는 "그동안 환자에게 사회공헌프로그램을 운영해온 것처럼 잘 활용해 놓고, 특허가 종료되니까 이제와서 정부와 약속조차 헌신짝처럼 버리고 나몰라라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다음은 안 대표와 일문일답.-노바티스가 최근 환자지원금 중단계획을 발표했다. 환자단체에도 알려왔나=노바티스 관계자들이 지난 13일 사무실을 방문해 7월부터 중단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사전협의는 없었나=말그대로 통보다. 사전협의 할 사안도 아니지만 상황이 바뀌었으니 앞으로는 못한다는 이야기 뿐이었다.-예외도 있는 것으로 아는 데=만성골수성백혈병, 급성림프구성백혈병, 만성호산구성백혈병, 과호산구성증후군, 만성골수단핵구성백혈병, 만성골수성질환, 융기성피부섬유육종 등 7개 적응증의 특허가 다음달 6일부로 만료된다. 약 3000명 가량의 환자가 이들 적응증으로 글리벡을 복용해왔다.반면 위장관기질종양(GIST)은 2021년까지 특허가 남아있다. 약 1500명의 환자가 있는데, 여기에는 지원프로그램을 계속이어간다고 알려왔다.-지원이 중단되면 환자들의 부담은 얼마나 늘어나나=환자당 적게는 12만원에서 많게는 26만원까지 자부담이 생길 것이다.-다른 중증질환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않고 그동안 혜택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노바티스 입장에서는 특허만료 후 1년이 지나면 약값이 반토막 나는 데 불가피한 선택은 아닐까=그런 관점에서 접근하면 본질이 흐려진다. 지원프로그램은 노바티스가 환자들을 위해서 마련하게 아니다. 글리벡은 '기적의 항암제'였지만, 또한 '절망의 신약'이었다. 한달 약값만 300만~600만원, 연간 3600만~7200만원이 소요됐다. 돈이 없는 환자들은 절망속에 죽으라는 이야기였다. 1년 6개월간 그야말로 목숨걸고 싸웠다. 글리벡을 못 먹어서 죽으나 싸우다가 죽으나 마찬가지였다.이 과정에서 노바티스가 선택한 게 약값 지원프로그램이다. 회사가 수용할 수 있는 가격과 환자 지원프로그램을 맞바꿨다. 글리벡 보험약가가 적어도 10% 이상 더 높게 책정된 이유다.노바티스는 당시 국내에 글리벡을 판매하는 한 지원프로그램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했다. 그것도 복지부장관에게 보낸 공문에서. 정부와 약속도 헌신짝처럼 버리겠다니 말이 되나.-글리벡은 그동안 얼마치나 판매됐나=정확치는 않지만 2003년 이후 6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앞으로 대응방안은=사실 환우회는 환자 개인에게 환급해주는 방식에 대해 그동안 문제의식을 가져왔다. 공익재단 등을 통해 지정기탁하는 것으로 풀어가는 게 합리적이라고 봤지만, 환자들이 원하지 않았고, 내용상 달라질 게 없어서 현 상태를 유지해왔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번에 이 프로그램을 계속 유지하면 공정거래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핑계거리를 제공한 것이다. 하지만 재단법인이나 다른 공익재단을 통해 저소득층 백혈병환자 지원은 얼마든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노바티스는 이럴 계획이 없다고 했다. 매번 본인부담금이 축소될 때마다 지원프로그램 종료나 축소를 주장해왔으니 좋은 기회가 생겼다고 여길 것이다.우리는 등재당시 추가로 인정받은 약가 10% 부분을 건강보험공단에 노바티스가 환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제네릭으로의 스위치 가능성도 볼 것이다. 또한 후속 약물인 타시그나 등으로 교체되는 상황도 면밀히 감시할 것이다.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인 약가인하취소소송도 염두해둬야 할 대목이다.노바티스는 400mg 제품을 국내에 도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초과이익을 얻어왔다. 약가인하취소소송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평가가 명확하지 않았던 것 같다. 어떤 방식으로든 노바티스에 총을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뢰는 그 쪽에 깼다.2013-05-27 12:24:54최은택 -
"APEC 규제당국, 가짜약 척결 팔걷어"[단박인터뷰=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이선희 부장]이선희 부장가짜 비아그라 등 위조약이 한국 뿐 아니라 국제적인 골치덩어리로 떠올랐다.가짜약들은 생산국 뿐 아니라 밀반입 등을 통해 다른 나라에도 해악을 끼친다.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 의약품 규제당국이 위조약 불법유통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기로 했다.국가간 단일정보체계 구축은 가짜약 근절을 위한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식약처 APEC규제조화센터가 22~23일 이틀간 연 국제 워크숍은 각국 의약품당국이 국제 공조 필요성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다.행사를 주최한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이선희(54세) 부장은 "위조약 생산은 특정국가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특히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각 나라에 퍼져 나간다"면서 "국가간 단일정보체계 구축은 가짜약 유통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 부장과 일문일답.-APEC 규제조화센터는 뭔가=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 규제당국의 의약품과 의료기기 안전관리체계 상의 규제조화를 이뤄내기 위해 식약처에 설립한 기구다.-이번 워크숍 주제를 위조약으로 정한 이유는=위조약은 특정국가 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은 비아그라 등 일부 의약품을 중심으로 가짜약이 유통이 우려되고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전문약까지 위조약의 표적이 되고 있다. 증가세가 너무 빨라 국제적인 문제로 부상했다.-워크숍에서 대안은 찾았나=위조약 근절을 위해서는 국제 공조체계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단일연락체계(SCOPS, Single Point of Contact system)를 갖추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식약처, 경찰청, 정부기관 등 자국내 정부기관들이 위조약 정보를 공유하고, 국가간에도 단일정보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위조약 생산은 더 이상 국내로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에서 만든 약이 다른 나라로 쉽사리 전파된다. 특히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불법적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단일정보체계 구축은 필수적이다.-인터넷 판매, 무슨 수로 막겠나=현재는 위조약 판매 사이트를 폐쇄하는 조치만 취하고 있다. 원천 차단을 위해서는 국제공조를 통해 생산자를 찾아내야 한다. 많은 위조약이 거대 범죄조직과 연계돼 있는 만큼 인터폴이나 경찰과 연계하는 것도 필요하다.-국제공조 방안은=이번 워크숍을 통해 APEC 국가들은 위조약 적발을 위한 공통적인 시스템 구축 필요성에 공감했다. 위조약에 대한 대국민 홍보나 단속방법, 정보공유체계 등에 대한 표준절차를 갖출 수 있는 시스템인 '툴킷'(Tool Kit)을 공통적으로 각 나라에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식약처 대응은=위조약이 성행하는 나라는 메디텍홀로그램 스티커, 위조약을 확인할 수 있는 디코더, 스캔기구 등 다양한 장치들이 활용되고 있다. 국제적인 위조약 근절기구는 한국에 대한 정보도 수집한다. 필요하다면 국내에서도 적극적으로 수용할 예정이다.2013-05-24 06:34:50최봉영 -
"절박한 환자 도와줬을 뿐 인데…""도와주세요!"어느 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의료급여실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아이가 아파트에서 추락해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데, 병원비가 없다는 사연이다.구구절절 절박했다.임대아파트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이 아이 부모의 살림에 병원비 '폭탄'이 떨어졌다. 무려 1300만원. 청천병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아이의 부모는 수소문 끝에 심평원 응급의료비 대불제도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응급환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데 보호자가 없거나 경제적 이유로 적기에 진료를 받지 못할 경우 정부가 대신 병원에 진료비를 납부해주고, 추후 환자에게 받는 제도다.이 부모는 근심거리가 해결됐다는 생각에 병원에 문의했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자격이 안되니 대출을 받아서라도 알아서 내라"는 싸늘한 반응이었다.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수화기를 든 아이의 부모는 무작정 심평원 의료급여실에 전화를 걸었다.아이의 부모와 조영규(47) 차장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의료급여실 의료관리부에 근무한 지 7개월 남짓. 민원서비스실로부터 대불제 관련 사연을 건네받는 일은 하루에도 수십건씩이지만, 생사의 기로에 있는 절박한 사연을 듣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이다. 제도 설명과 자격여부에 대한 문의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들어보니 환자 아이는 대불제를 충분히 적용받을 수 있었어요. 병원에 내용 전달이 제대로 안 된 것 같더군요. 상황이 너무 급하고 딱해서 병원에 제가 직접 얘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우여곡절 끝에 대불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이 아이는 무사히 치료를 받고 퇴원할 수 있었다.돈 앞에서 자식의 생사가 갈리는 아찔한 경험을 한 아이 부모는, 두고두고 감동을 받은 듯 했다. 심평원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 사연을 올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 일은, 어려운 형편의 그들에겐 최대한의 성의였다.간절하면 이뤄지고, 진심은 통한다고 했던가. 게시판 내용이 심평원 내부에 퍼질 즈음, 때맞춰 심평원에서는 '고객의소리(VOC) '칭찬합니다' 우수사례 발굴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138명의 쟁쟁한 후보자들이 있었음에도 사람들은 최우수상은 조 차장이 '따놓은 당상'이라고들 얘기했다."제가 고맙죠. 해야할 일을 한 것 뿐인데, 이렇게 상까지 주시니 쑥쓰럽습니다."숫기없는 안색에 가족에게 알리지도 못했다는 조 차장. 받은 상패와 상장도 멋적어 사무실 책상 한 켠에 두고 혼자 볼 뿐이다.인터뷰를 마친 조 차장은 "조금 전에도 환자 문의를 받았다"며 서둘러 업무에 빠져들었다.2013-05-23 06:30:01김정주 -
"탁구 덕분에 한미와 결혼합니다""탁구가 제 인생을 바꿨죠. 일과 사랑, 모두 탁구에서 시작됐어요"최근 열린 서울시장기 생활체육대회 탁구 1, 2부 통합 경기에서 개인단식 우승을 차지한 #한미약품 김하준 사원(30)은 지난 16일 기자를 만나자 마자 대뜸 이렇게 말했다.마주 앉았던 의자를 바짝 당겨 다시 물었다. "탁구가 인생을 바꿀 정도라니, 과장이 너무 심한 것 같은데요?"김 사원이 환하게 웃으며 속사포처럼 탁구에 얽힌 사연을 쏟아낸다.6월에 결혼하는 김 사원의 신부는 대한항공 탁구 실업팀의 윤한미 선수(현재 은퇴)다. 탁구인들과 어울리다 자연스럽게 알게 된 윤한미 선수와 탁구를 매개로 결혼에 성공, 내달 결혼식을 올린단다."처음 만났는데, 이름이 '한미'였어요. 한미약품 다니는 저로서는 운명의 여자를 만난 것 같았죠. 탁구 선수에다 이름까지 한미니, 볼 때마다 웃음이 났어요. 끈질긴 구애 끝에 결혼하게 됐죠."탁구를 업으로 살아 온 신부인지라 항상 탁구 이야기 뿐인 자신을 못마땅해 한다면서도, 미모와 탁구실력, 내조까지 완벽한 신부라며 깨알 같은 자랑을 늘어 놓는다.지금까지 30여차례 경기에 출전해 입상했지만, '한미약품 김하준'으로 출전해 우승한 경우는 처음이라는 김 사원.그는 "수많은 탁구인들 앞에서 한미약품을 알릴 수 있는 계기를 스스로 만들어냈다는 것이 뿌듯했다"고 말했다.김 사원은 탁구만큼 자신의 영업활동에도 열정적이다. 자신의 탁구실력을 영업현장에 접목해 수많은 의약사들의 '탁구코치'로도 활동 중이다.활동 지역의 의사회, 약사회의 탁구모임을 찾아 탁구 기본기를 전수하는 한편, 낯선 이들과의 탁구 시합을 경험하면서 체득한 '대화의 기술'로 고객들과도 서슴없이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 할 수 있다고 김 사원은 자신했다."낯을 좀 가리는 성격이었는데, 탁구를 통해 사람들과 허물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찾았어요. 탁구로 일과 사랑, 모두 잡은 셈이죠. 탁구가 인생을 바꿨다는 제 말, 이제는 이해하시죠?"2013-05-20 06:30:03이탁순 -
"볼링핀과 함께 피로를 날려버려요"보령 볼링동호회 강대원 회장보령제약 안산공장엔 '꽃보다 더 아름다운 젊음'이 있는 보령 볼링 동호회가 직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그저 핀이 쓰러지는 소리에 하루의 피로를 풀었던 몇몇 직원들이 모여 친목회처럼 운영되던 볼링 동아리는 지난해 보령제약에 정식 동아리 등록했다."우리 동호회 장점이요? 젊음! 패기! 열정! 그리고 여직원이요~."안산공장에 존재하는 동호회 중 유일하게 아리따운 여직원들이 있다며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감추지 못하는 볼링 동호회 회장 강대원 과장(물류팀).그는 볼링 동호회의 최강점으로 여성들도 즐겁게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젊은 분위기와 볼링의 스트레스 해소 효과를 꼽았다.사실 볼링 동호회 정식 등록은 지난해 이뤄졌다. 역사만 본다면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이미 2010년 시작된 친목동호회에 그 뿌리를 두고 있어 나름 보령제약에서는 입지를 다지고 있는 동호회다."사실 7명으로 시작한 초창기 멤버는 이제 많이 남지 않았어요. 최근 주력 멤버가 모두 20대 젊은 피로 교체된 덕에 지금 40대인 제가 이곳에서는 최고참이에요. 하하. 그래도 모두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라 세대차이 같은 것은 느낄 새가 없습니다."보령제약 안산공장 볼링동호회총 인원 24명의 볼링 동호회는 정기 수요일 모임 2번과 번개 모임 2번 등 총 4번의 모임이 있다. 업무 사정에 따라 참석하는 인원은 다르지만 거의 매주 꾸준한 모임을 갖고 있다고."볼링핀이 쓰러지는 날카로운 음이 날 때마다 한주의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이에요. 덕분에 바쁜 와중에도 볼링 모임만큼은 꼭꼭 참석하고 있어요."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볼링의 열혈팬이 됐다는 RM팀 창미진 사원은 남자 직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괄목할 만한 실력을 선보인다.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보령 볼링 동호회의 다크호스이기도 하다.이밖에도 보령 볼링동호회에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차세대 볼링 동호회의 실력자 자리를 넘보고 있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가족같이 편한 분위기에 직장생활의 피로와 스트레스까지 시원하게 해소해주는 볼링의 매력에 푹 빠져 정기 모임 외에도 개인적으로 삼삼오오 볼링을 치러 다니는 열혈 회원들이 많기 때문이다.볼링은 점수 게임이다. 여럿이서 모여 함께 점수를 내며 시합을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서로의 실력 차이가 크면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 하지만 보령 볼링 동호회에서는 그렇게 소외된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프로라 해도 과언이 아닌 초창기 멤버부터 새로 가입한 볼링 초짜 신입 회원까지 천차만별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지만 홀로 즐기기보다 함께 이끌어주고 격려해주는 분위기라 어설픈 신입 회원들이 섞여있는 그룹에서도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는다."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볼링도 꾸준히 해야 실력이 느는 운동이에요. 그래서 초보 회원들은 자세와 스텝 등 기초적인 교육부터 배우게 되지요. 그렇게 몸으로 익히면서 조금씩 배우다 보면 어느새 멋진 포즈로 공을 굴리는 그들을 보게 돼요."신입 회원들과 실력 차이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함께 하기가 답답하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 강대원 과장은 승부보다는 즐거움을 우선으로 하는 동호회기 때문에 모두들 실력 차이에 상관없이 함께 즐기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신 프로급 실력자들은 가끔씩 그들만의 치열한(?) 리그를 펼친다."한번 모이면 보통 3게임을 치는데 가끔 실력자들끼리 따로 모여 천원빵 내기를 하기도 해요. 또 실력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성적이 좋은 사람은 매월 1만원의 상금을 주고 있죠."상금치고는 어쩐지 매우 부족한 느낌. 하지만 그날의 게임비 만원을 아낄 수 있는데다 그달의 실력자라는 명예 때문에 의외로 이 상금을 노리는 회원들의 물밑 경쟁은 치열하다.보령제약 정식 동호회로 등록하고 기지개를 펴고 있는 볼링 동호회. 지금까지는 입소문을 타고 알음알음 회원이 들어왔지만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넘버원 동호회의 자리를 노리며 본격적인 회원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특히 새로 들어오는 신입 회원들에게는 예쁜 단체복은 물론, 열심히 할 경우 볼링공 제공과 미혼 남녀 회원 사우의 친목도모 등 물질적(?) 정신적(?) 풍요로움을 선사할 예정이라며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친목 모임으로 시작해 보령제약 안산공장 남녀 직원들을 위한 스포츠 친목 동호회로 거듭나고 있는 볼링 동호회. 언젠가 보령을 대표하는 최고의 동호회가 되어 클럽 볼링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는 그들의 바람처럼 오랫동안 즐거움과 웃음이 가득한 행복 동호회가 될 것으로 그들은 기대하고 있다.2013-05-16 06:30:01가인호 -
"알러지는 피하는 게 상책이지만…"낫터와렌의 CEO인 닥터 타이스는 자사 제품 알러골을 홍보하기 위해 4박5일 일정으로 내한했다.한때는 같은 분단 국가로 독일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은 국가로 꼽힌다.하지만 인종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 크고 건장한 생김새나 따라하기 힘든 언어, 음식 취향 등 한국인과 닮은 구석이 전혀 없다.1986년 이후 2년마다 꾸준히 한국을 방문한다는 닥터 타이스(Dr. theiss·68)도 기자 눈에는 아직 낯선 독일인이었다.비록 한국음식을 시키긴 했으나 홀로 맥주 두병을 연달아 마시는 거나 특유의 여유로운 태도, 자신감은 일반적인 한국인과 달라 보였다.그래도 독일인이나 한국인이나 걸리는 질병은 비슷한가보다. 그는 이번에 많은 한국인들이 고생하는 알레르기 비염 질환 치료제 '#알러골'을 홍보하러 왔다.국내에는 2011년 #한화제약을 통해 소개된 바 있는 이 제품은 최근 알러지 질환이 증가함에 따라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2일 일산킨텍스에서 열린 경기약사학술제에서도 동이 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독일 등 유럽지역과 일본에서는 400억원이 넘게 판매할 정도로 자리를 잡은 제품이다."한국도 매년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늘고 있다고 들었다. 이 제품은 항원 물질을 원천 차단하는 제품이어서 한국인들의 건강한 헬스라이프를 보장해 줄 것이라 확신한다."기존 약물들이 증상 발생 후 염증을 조절하는데 반해 알러골은 콧 속에 발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의 방어막을 형성해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는데 중점을 뒀다.크림 타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의료기기로 허가받았다. 임상 연구 결과, 개털이나 꽃가루 등 알러지 유발물질의 호흡기내 유입을 약 75% 가량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닥터 타이스는 내추럴 제품으로 유명한 낫터와렌(Naturwaren)의 CEO이자 연구개발 책임자이다. 알러골은 연매출 2억7000만 유로, 전세계 2000여명의 직원이 있는 회사의 주력 제품이다. 책임자인 닥터 타이스도 당연히 연구개발에 관여했다."7개 대형병원에서 임상시험을 한 결과, 알러지 비염에는 확실한 효과를 낸 반면 사용환자에서 부작용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천연물의 가까운 성질을 최대한 반영했기 때문에 재구매율도 높다."그는 이 제품이 알러지 비염으로 처방전을 들고 온 환자를 위해 약사들이 추천할 만한 제품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알레르기 비염 회피요법으로 쓰이는 닥터 타이스는 "독일에서는 인삼을 유효로 한 천연물 의약품이 나올 정도로 천연물제제가 오래전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며 "알러골도 유럽과 일본에서 효능이 입증된 만큼 한국 환자들에게도 꼭 필요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한국인들처럼 근면한 덕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타이스 씨는 명확한 효능이 증명되고, 소비자가 원하고, 좋은 퀄리티의 원료를 사용한 제품이라면 국내 제약사들도 해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앞으로 그는 파트너사인 한화제약과 함께 알러골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계획 중이라며 한국 약국의 문호를 넓히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좀처럼 공통점이 없어 보였던 그였지만, 인터뷰 말미 독일 프로축구 분데리스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을 엄지손가락으로 치켜 세우자 곧바로 친숙함이 밀려왔다.2013-05-14 06:34:49이탁순 -
"국내 시장을 영업과 마케팅 관점서 조명""잠깐만요, 선생님. 도매도 이제 약을 개발해야 한다고요?"'이게 무슨 말이지? 약물 개발과 생산은 제약사, 유통은 도매가 하는거 아닌가? 도매도 약을 개발해야 한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의구심이 가시질 않았다.하지만 그는 약업계 45년 경력에 이 바닥 산증인이나 다름없다. #류충열(70). 잠자코 그의 얘길 들었다."제약처럼 약물을 개발하자는게 아니라, 어떤 제품을 취급할까를 개발해야 한다는 이야기에요. 취급제품의 차별화를 통해 품질 경쟁을 하자는 얘깁니다."도매업체의 제품개발은 그가 주장하는 '비가격 경쟁'의 핵심요소이다.류충열 한국의약품도매협회 비상임 정책고문은 국내 의약품 시장을 영업과 마케팅 관점으로 폭넓게 풀어낸 전문서 '의약품 영업과 마케팅 관리'를 출판했다.제약회사 영업사원(MR)과 도매유통회사 영업사원(MS), 그리고 관리자의 목표 실현을 염두에 두고 쓰여진 이 책은 국내 시장에 기반한 최초의 전문서다.류 고문은 국내 의약품 유통산업이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며 구태를 벗지 않고 새로운 경쟁에 나서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도매유통산업 '사면초가'…구태 영업활동, 마약처럼 끊어야6일 방배동 데일리팜 사옥에서 만난 그는 주장을 뒷받침할 논리로 무장이 돼 있었다.인터뷰 전 그는 글씨가 빼곡히 적힌 메모지 20여장을 책상에 올려 놓으며 답변의 논리를 구상중이었다."밤새 준비하신 거에요?". 그는 가벼운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지만, 혹여 억지주장으로 들릴까 메모지에 쓰고 쓴 티가 역력했다.그가 말한 도매유통산업의 사면초가는 도매업체끼리의 출혈 경쟁, 외국 자본 도매와 경쟁, 전자상거래에 진출하는 제약업체와 경쟁, 도매허가를 가진 물류회사 간 경쟁, CSO(영업대행업체)와 경쟁, 프랜차이즈 약국과 경쟁, 약사신협과 경쟁 등 전통적 도매를 위협하는 외부환경을 두고 말한 것이다.위협요인이 너무 많아 사면초가가 아니라 '칠면, 팔면초가'라고 농을 던졌다."그동안 도매영업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가격경쟁을 수단으로 하는 영업활동이라고 할 수 있어요. 리베이트나 할인을 통해서 더 싼 가격을 부르는 도매가 이기는 거죠. 하지만 이제는 그런 영업으로는 살아남기 힘듭니다. 아까 말씀드린 외부와의 경쟁과 정부의 규제 등 영업환경이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어요."그래서 이제는 비가격 경쟁을 통해 다원화된 경쟁환경을 극복해야 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 도매업체의 제품개발은 여기서 출발했다.취급제품의 차별화와 영업사원의 교육, 무엇보다 경영자의 마인드 전환이 비가격 경쟁의 필수라고 류 고문은 말한다."도매들은 지금까지 방법에 중독이 된 것처럼 보여요. 그것을 바꿔주지 않으면 다원화된 경쟁환경에서는 이겨 나갈 수가 없습니다. 변화하겠다는 절대적 의지가 필요해요. 담배끊고 술끊고 마약끊는 것처럼…."그는 신약개발에 대해서는 안팎의 관심을 쏟으면서, 마케팅과 영업, 유통에는 '나몰라라'하는 정부를 보면서 이같은 구상을 했다고 한다.오로지 보험재정 절감 차원에서 마케팅적 측면에서는 억제정책만 썼지, 발전책이 없다는 데 답답함을 느꼈다고 한다.업계 역시 고착화된 영업방식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마케팅 개발을 게을리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45년 경력과 교수활동 이론 책으로 정리...마케팅 빈틈 채웠으면"1969년 서울약품에 입사했으니까, 약업계 경력이 약 45년은 됐네요. 그동안 약업계에서 밥 벌어먹고 살았으니까, 약업계를 위해서 뭔가 남길 일이 없나 생각하다가 개인적으로 경험과 학문을 접목해 책으로 정리해보고 싶었어요. 작년부터는 시간도 많이 남았고요"그는 작년부터 20년 동안 활동해온 한국의약품도매협회 상근이사 자리에서 내려와 비상근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협회 활동시절에는 초당대, 을지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이번에 쓴 책 '의약품 영업과 마케팅 관리'는 그간 스스로 터득한 경험에 대학의 논리가 덧붙어져 완성됐다. 그는 논리가 없으면 독자가 이해하기 어렵다며 책이 주장하고 있는 마케팅에 학문을 결합했다고 설명했다."이전까지 의약품 영업·마케팅과 관련된 책들은 경험 위주의 주장들이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왜 그렇게 해야 되지, 읽는 입장에서 이해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최대한 논리로 설득하려고 노력했습니다."사실 그가 쓴 메모지에는 훨씬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도매뿐만 아니라 제약사 마케팅의 방향도 소개됐다. 하지만 많은 이야기를 쉽게 풀어 놓을만큼 류 고문같은 논리가 부족한 기자다.칠순의 나이에도 녹차 한모금의 휴식만 갖고 오랜 시간 동안 기자를 압도한 그는 본인 주장이 최근 영업·마케팅 빈자리의 일부만이라도 메웠으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끝냈다.2013-05-13 06:34:52이탁순 -
"야구 좋아하는 약사님들 함께하시죠"3개팀. 전국에 딱 3개팀만 활동 중이다. 참여인원과 장소에 제약이 많고 기후 영향도 많이 받는다. 바로 야구다.일요일에만 쉴 수 있는 약사들에게 야구는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이런 이유로 순수 약사들만의 야구팀을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국 3개의 약사야구팀이 활동 중이다.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전국약사야구대회를 개최한다.대구경북 팜비야구단 감독이자 약사야구대회 실무를 맡고 있는 권혁만 약사(42·구미 국제약국)를 만나 첫 전국약사야구대회 이야기를 들어봤다.전국약사야구대회는 오는 19일 대구시 두류야구장에서 열린다. 3개팀만 참가하는 미니대회다.약사야구단부터 알아보자. 대구경북약사야구단 팜비(PharmB)가 있다. 2012년 8월 창단했고 회원수는 19명이다. 순수 약사 야구단이다.서울경기를 대표하는 베이스클론은 회원수 25명의 순수 약사 야구단으로 창단 3년째다.창원지역약사야구단인 매직팜스도 있다. 회원수는 32명이지만 약사 14명과 비약사 18명으로 운영 중이다.세 팀 모두 정식 사회인리그에 소속돼 있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경북약사회 주최 전국약사야구대회를 개최한다."전국에 야구를 좋아하고 야구를 즐기는 약사님들이 많을 거에요. 하지만 약사야구단이 없어서 야구를 즐기지 못하는 분들도 있지요. 전국약사야구대회의 의미는 더 많은 약사들이 이 대회를 계기로 야구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때문이지요."대구경북 팜비야구단권 약사는 동호회 발전은 결국 약사들의 삶의 질을 높여준다며 약사사회의 소통을 원활히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이번 대회에서는 다른 동호회 행사와 달리 대회 참가회원을 대상으로 기부금을 모아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행사도 마련된다.기부대상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의 작은 도서관(마을공동체 좋은 이웃 햇빛따라 도서관)으로 정해졌다."기부라는 것이 혼자서는 힘들지만 여러 사람이 모이면 작은 정성으로도 큰 도움을 줄 수 있기에 야구를 매개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즐기는 자리가 기부활동을 하기에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권 약사는 대회 개최를 흔쾌히 받아준 한형국 경북약사회장과 전국약사야구단연합회 이재익 회장(구미 옥계21세기약국)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2013-05-13 06:30:03강신국 -
"남자간호사회를 아시나요?"7일 오전 8시 50분. 예정된 오전 9시 인터뷰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수술복을 단정히 입은 김장언(54) 서울대 소아아동병원 수술실 수간호사가 수술실 밖으로 기자를 마중 나왔다."요즘 정신없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 김 씨는 지난달 20일 창립한 대한남자간호사회 첫 회장이다.2013년 현재 대한민국 남자간호사 6202명.남자간호사 배출 반세기 만에 남자 국가고시 합격자가 사상 처음으로 한 해 1000명을 넘은 상황에서 남자간호사회가 창립된 만큼 의미가 깊다.남자간호사로서 살아온 지 올해로 딱 30년을 맞은 김 회장의 앞으로 30년 목표는 남자 간호사 후배들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닦아주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진로 문제로 고민을 겪고 있을 후배들과 병역 복무로 전공 공부의 연장선이 끊어지는 남자 간호사들의 고민을 풀어주겠다는 큰 계획을 그리고 있는 김 회장을 만났다.-남자간호사회 창립, 반세기만에 이뤄졌네요"너무 늦었죠. 축하인사 만큼 왜 이제서야 창립을 했느냐는 말도 많았었죠. 후배들에게 (제가) 선배로서 해준게 없었던 것 같아요. 후배들은 30년동안 제가 임상에서 굳건히 활동하는 것을 보고 버틸 수 있었다고 하는데, 그동안 방향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하지 못해 항상 미안했었죠.지금 전국 간호대에 재학중인 남자간호사가 8500명을 넘어섰어요. 이제부터 매년 2000여명의 남자간호사가 배출된다는 이야긴데. 그들이 활동할 때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남자간호사회를 이끌어 가려고요"-그래서 남자간호사 병역 대체를 추진하고 있는건가요"간호협회장 출신 신경림 의원이 지난해 남자간호사도 공중보건업무로 병역을 대체할 수 있는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과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어요. 큰 골자는 나왔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담을 수 있도록 남자간호사회가 역할을 할 참이에요.최근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로 사회가 시끄러웠죠. 남자간호사 병역대체 제도가 있었다면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이 무너지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고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거예요. 연 2000여명의 남자간호사가 공중보건의료인으로 병역의무를 맡게 된다는 이야긴데, 당연히 지방 공공의료기관의 간호서비스 향상에 도움이 되겠죠"-병역대체는 간호사 뿐 아니라 약사들도 원하고 있어요. 공중보건약사를 추진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깐요. 그런데 타 직역단체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요. 남자간호사 병역대체도 반대목소리가 나올 것 같은데"왜 보건의료인만 논란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공대나 자연계열 학생들이 병역산업특례로 산업체에서 3~4년 대체근무를 하잖아요. 특기를 살릴 수 있도록 하자는 거죠. 간호사들도 마찬가지예요. 남자간호사 병역대체제도가 현실화 되면 의료서비스가 열악한 농어촌 지역 주민이 혜택을 받는거죠. 의료기관 차원에서도 좋아요. 서울대병원만 해도 신입간호사는 6개월 트레이닝을 받아야 환자와 대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죠. 교육비도 상당해요. 하지만 남자간호사 병역대체제도가 현실화 되면 이 모든것도 해결될 수 있죠"-병역문제를 비롯해 남자간호사들의 고충이 알려진게 얼마되지 않았어요. 아마도 배출되는 남자간호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슈화됐다고 보는데요. 2008년부터 최근 5년사이 면허를 취득한 남자간호사가 3504명이에요. 절반이 넘는 인원이죠. 급격히 배출된 이유가 있을까요"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저는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인한 경제변화도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봐요.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100% 취업이 보장된 전문직을 찾게 된거죠. 그 중 하나가 남자간호사였고요. 남자간호사들이 대학에 입학한 연령만 봐도 알 수 있었요.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간호대학을 진학하는 남자들도 있지만 일부는 다른 전공을 공부했거나, 중도에 포기하고 간호대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죠. 올해 저희 소아중환자실에 배정된 남자간호사 3명도 30세를 전후하거든요. 남자간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도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완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만큼 경제 요인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요즘은 사회적 인식이 바뀌었다고 쳐도, 회장님이 대학 진학했을 당시 분위기는 전혀 상반됐을 것 같아요"중도포기하는 남자간호사가 많았죠. 저랑 같이 공부한 동기 남자들이 5명이었는데 2명밖에 졸업하지 못했어요. 호기심에 지원했다가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갈등하다가 떠나가기도 하고"-간호대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인문계열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78년 서울대 진학에 실패하고 79년 재수공부를 하던 찰나 고민에 빠졌죠. 세상이 재미가 없더라고요. 앞이 보이는 일을 하면 아쉬운 삶을 살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인생의 반항기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일을 해보자라는 생각을 했고. 간호대를 선택했죠"-서울대병원 1호 남자간호사라는 이야기가 있어요"84년에 입사했는데, 첫 남자간호사였어요. 본원 수술실로 배치받아서 레지던트들과 탈의실을 같이 썼죠. 수술 집도의들이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여자간호사들이 섬세하게 수술 서브를 해주다가, 큼직한 남자간호사가 떡 하니 서있으니, 묵직했던거죠.남자간호사 입사 소식은 화제를 몰고 오기도 했어요. 여기저기서 인터뷰, TV방송 출연 요청이 쇄도했죠. 사회적 편견과 시선 때문에 맨날 도망 다녔던 생각이 나네요. 이제서야 말이지만, 그때부터 남자간호사들을 위한 활동을 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남자간호사회 창립을 준비하면서 회장을 맡아달라고 했을 때 미안하다는 생각부터 들었으니까요"-줄 곧 수술실 간호사 역할만 했나요"84년에 입사해서 본원 수술실에 배정 받았죠. 어린이병원 소아수술실 세팅에도 참여했고요. 몇 년전 간호업무가 아닌 기획조정실에서 일한 적도 있어요. 병원 100년사를 편찬하면서 시계탑 건물에서 생활하다가 보험심사팀으로 이동해 1년 반 정도 근무했었고요. 입사 10년만인 94년도에 수간호사 시험을 합격해서 본원 수술실로 다시 돌아왔어요. 이후 보라매병원 수술실도 거쳤다가 2005년부터 어린이병원으로 돌아와 소아수술실 수간호사로 근무중이죠"-서울대병원 1호 남자간호사, 수간호사 20년 생활 등 축적된 간호사 경력을 갖고, 이제는 남자간호사회 회장으로서 2년간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됐네요. 남자간호사로서 힘차게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일이 아무리 어려워도 그것을 다루는 우리 마음 가짐에 따라 상이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우리의 짧고 소중한 인생에서 슬픔과 짜증과 분노로 시간을 허비한다면 정말 억울하죠. 행복은 멀리 있지도, 또 높은 곳에 있지도 않습니다. 바로 이 순간에 있습니다. 남자간호사 여러분 모두 힘을 내세요"2013-05-09 06:30:03이혜경 -
"우리 50명의 얘기들, 한번 들어보실래요?"'이건 뭐지?'어느 날 심사평가원 사내 게시판에 공지가 떴다.'전사적 자발적 학습조직을 만들려고 하니, 원하는 직원들은 신청하라'는 내용이었다. 실무 스터디 그룹이야 흔하지만, 심평원 전체가 움직이는 전사적인 모임은 처음이다.새 정부 들어 보건의료정책이 발 빠르게 변하고, 그 수행을 심평원이 맡아 한다는데, 도대체 어떤 업무를 어느 부서에서 한다는 지, 내 업무 외에는 감이 잘 오질 않았던 터에 '잘됐다' 싶었다.이렇게 모인 사람이 100여명. 심사평가원 최초의 전사적 정책실무 학습조직 '모둠'의 시작은 생각보다 단순한 '지적 호기심'에서 비롯됐다.제3모둠 (왼쪽부터) 하미애 대리, 조민지 대리, 정해성 과장, 공진선 부장, 제현창 과장.'공부 좀 해보자'고 여기저기 많은 실부서에서 모여, 결국 추리고 추려서 인원은 50명이 됐고, 그 안에서 8개 그룹의 모둠이 만들어졌다. 벌써 3개월 전의 일이다.심사4부 하미애 대리(42)도 그 마음 그대로 신청 버튼을 눌렀다.같은 시각 의약품정보운영부 사무실에 있던 문희경 차장(51)이 그랬고, 상대가치개발부 공진선 부장(48), 미래전략부 제현창 과장(38), 약제등재부 정해성 과장(33), 위원회운영부 조민지 대리(28)도 그랬다. 이들이 '제3모둠'이다.하 대리는 심사부 특성상 타 실무부서로 이동이 적은 탓에 아직도 들뜬 마음이다. '생소하지만 익숙한' 느낌이라고 하면 적당할까."우리 모두 사실상 초면이었어요. 심평원에서 수년을 일했는데도, 전문 분야라 타 실부서로 이동이 적어서 이번 기회에 알게 됐죠." 심사직 외의 다른 부서의 일들이 생소했던 터라, 문 차장의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의 업무라든지, 정부 정책과 맞닿아 있는 생생한 얘기들을 접했으니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모임 분위기는 매우 자유로웠다. 자발적인 모임이어서 표정들이 유쾌하다. 커피숍에서 담소를 나누는 분위기이지만 그들의 대화는 사뭇 진지하다.'3모둠'의 '큰 언니'격인 문 차장은 격주로 진행되는 외부 특강 시간이 즐겁다. 대학교수와 정부 관료 등 오피니언 리더들의 현안 소개와 풍부한 식견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앎의 즐거움'을 깨닫는다고.조 대리는 그야말로 '학구파'다. 심사평가 업무 중에 작은 톱니바퀴 역할을 한다고 믿었는데, 위를 쳐다보니 큰 톱니바퀴들이 여러 개가 맞물려 있었다."심평원 안팎의 보건의료계 현안을 스터디 소재로 두루 다르고 있어요. 그동안 업무 외의 것을 조금 더 자세히 공부하고 싶었는데, 뉴스를 통해서만 접하다보니 뭔가 답답했거든요."각자 현업에서 정책과 실무를 바라보는 시각이 제각각이라 토론은 필수다. 그러다보니 업무와 연관된 것은 일종의 '브레인 스토밍'으로 발전하기도 한다니 '도랑 친 김에 가재도 잡는' 모양이다.공 부장은 "각 부서 입장에서 토론을 하면서 시각을 정리하다보니 내부 업무 아이디어도 나오더라"고 말한다.요즘 화두는 단연 새 정부 핵심 수행과제인 4대 중증질환과 관련된 보장성 문제와 심평원의 규제기관 이미지 탈피다.제 과장은 '모둠' 운영을 총괄하는 대표부서인 미래전략부 소속이다. 그래서 모둠 멤버들과 토론하면서 실제 개선 여지가 있는 관련 제안들을 추려 적용안을 올릴 계획도 갖고 있다."다음 회엔 다른 모둠과 합동 토론을 하면서 브레인 스토밍도 할 계획이에요. 작게는 내부 개선사항부터 크게는 정책 실무까지 범위를 두지 않고 토론하다보면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2013-05-06 06:30:02김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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