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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불순물 소송과 정책 반성[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보건당국이 제약사들로부터 납부받은 돈을 돌려줘야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법원은 최근 제약사 34곳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진행 중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내렸다. 건보공단이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를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제약사들의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불순물 파동 후속 조치에 소요된 금액의 책임을 두고 5년간 펼쳐진 최초의 법정 공방에서 제약사들이 사실상 완승했다. 지난 2019년 10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제약사 69곳을 대상으로 구상금을 납부할 것을 요구했다.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 이후 환자들에게 기존 처방 중 잔여기간에 대해 교환해주면서 투입된 금액을 제약사들로부터 돌려받겠다는 후속 조치다. 구상금 청구 대상 제약사 69곳 중 36곳은 “발사르탄 손해배상에 대한 책임이 없어 구상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건보공단을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다. 2021년 9월 서울중앙법원이 제약사들의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2심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해 11월 서울고등법원은 건보공단이 소송 참여 업체들이 부담한 구상금 15억원 중 11개 업체의 2억원에 대해서만 채무 이행 의무가 있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소송 참여 업체 중 21개 업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지불해야 하는 채무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어 대법원은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소송은 불순물 의약품 후속조치 책임 공방에 대한 첫 법적 판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8년 7월과 8월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불순물이 검출된 원료의약품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발사르탄 함유 단일제와 복합제 175개 품목에 대해 판매 금지 조치를 내렸다. 불순물 의약품의 유해성에 대해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발사르탄제제 판매금지 이후 제약사들은 적잖은 손실을 감수했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1년 간 구상금 청구 대상 제약사 69곳의 불순물 검출 발사르탄제제 84개 품목의 외래 처방금액은 총 350억원으로 3년 전 같은 기간 1232억원 대비 71.6% 쪼그라들었다. 판매중지 발사르탄제제는 이후 정상적인 원료 사용이 확인되면 판매재개가 허용되지만 일시적인 처방중단이 사실상 회복하기 힘든 손실로 이어진 셈이다. 사실 제약사들은 불순물 의약품의 판매금지 조치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고민했다. 하지만 규제 당국을 상대로 펼치는 법정 공방 부담이 커 소송 카드는 꺼내지 못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이 불순물 발사르탄의 교환 비용마저 청구하자 제약사들은 법적 대응에 나섰다. 제약사 측은 제조물책임법의 면책사유를 들어 맞섰다. 제조물책임법 제4조의2에선 '제조업자가 해당 제조물을 공급한 당시의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결함의 존재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손해배상 책임을 면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제조물책임법에 따라 불순물 의약품이 제조물의 결함에 해당하기 때문에 제약사들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2심 재판부는 제약사들은 식약처의 판매중지 조치 이후 해당 의약품을 판매하지 않았기 때문에 건보공단에 손해배상 의무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불순물 발사르탄 의약품의 결함은 인정하면서도 건보공단에 손해배상 책임은 없다고 봤다. 건보공단이 제약사들에 청구한 구상금은 불순물 발사르탄을 대체 의약품으로 교환하기 위해 요양기관을 방문해 재처방·재조제를 받으면서 발생한 진찰료와 조제료 비용이기 때문에 제조물 책임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보건당국이 불순물 발사르탄제제를 다른 의약품으로 무료로 교환해줄 당시 제약업계에서는 “오히려 정부가 불안감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냈다. 유해성이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환자들이 복용 중인 의약품을 모두 교환해주면서 불안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결국 정부는 의약품 무료 교환 비용을 제약사에 떠 넘기려 했지만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다행인 점은 발사르탄 이후 다양한 의약품에서 불순물 문제가 노출됐지만 보건당국은 더 이상 무료 교환 정책을 펼치지 않았다. 대법원 판결 이후 보건당국은 아직 내놓은 공식 입장은 없다. 결과적으로 불순물 의약품 무료 교환으로 건보재정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건보공단은 제약사들로부터 받은 구상금에 이자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소송 참여 제약사 34곳에 청구된 구상금 규모는 14억9457만원이다. 1심 선고 직후 제약사들은 재판부의 판결에 따라 구상금과 함께 연간 5% 이자도 함께 건보공단에 납부했다. 2심 재판부는 건보공단에 제약사들의 채무가 인정되지 않은 금액과 함께 2019년 11월1일부터 2023년 11월10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것을 주문했다. 건보공단은 ”제약사 법률 대리인과 협의 중이다“라는 입장이다. 작년 11월 11일부터는 이자율 12%가 적용되기 때문에 건보공단의 환급 시기가 늦어질수록 건강보험 재정 지출 규모는 기하급수로 확대된다. 물론 정부의 모든 정책이 원했던 결과로 도출될 수는 없다. 다만 결과적으로 잘못된 정책이라는 판단이 나왔으면 그에 타당한 반성도 수반돼야 한다. 과거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을 따져야 한다. 결과적으로 안 해도 되는 정책으로 정부와 제약사들은 지난 5년 동안 적잖은 시간만 낭비한 셈이 됐다. 정부는 기업들에 대한 불필요한 책임 전가는 불필요한 사회적인 비용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교훈을 명심해야 한다. 소송 패소가 또 다른 정책에 신중을 기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길 기대해본다. 반성이 없으면 신뢰도 얻을 수 없다.2024-04-17 06:15:01천승현 -
[데스크시선] 급여 등재 지연, 심평원 책임만 있나[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지난 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지연과 관련된 언론 보도에 이례적으로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내용의 핵심은 심평원도 빠른 등재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제약사 협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심평원은 "경제성평가 생략 약제는 비용효과성이 불문명해 제약사의 관련 자료 제출이 필수적"이라며 "평가기간 단축을 위해서는 제약사가 약제의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을 입증할 수 있는 완결성 있는 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항암제 '엔허투주'와 희귀질환치료제 '일라리스주사액'에 대한 신속급여 주문이 나오면서 관련 후속 기사들이 쏟아졌다. 지난 1월에는 엔허투주와 일라리스주사가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에 오르기 전이었기 때문에 신속급여를 요청하는 언론보도가 절정을 이뤘다. 주로 언론 지적의 방향은 심평원의 늑장 심사를 향해 있다. 제약사를 향해 완결성 있는 자료를 신속히 제출하라는 주문은 찾아보기 힘들다. 심평원이 배포한 1월 설명자료는 이런 불만과 억울함이 내포돼 있다. 당시 심평원 고위 관계자는 "제약사가 급여 심사 초반엔 일부 자료를 빼놓고 제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엔허투는 지난 1월에 이어 2월 열린 약평위에서 재차 심의를 받아 급여 적정성을 받았다. 3월에는 약가협상을 완료해 4월부터 이전에 치료 경험이 있는 암세포 특정인자 HER2 발현 양성인 전이성 유방암·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상한금액 143만1000원에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반면, 일라리스 급여논의는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약평위에서 향후 제약사의 근거자료 등 제출을 조건부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으나, 제약사가 이의를 신청하면서 4월 다시 심의받았다. 하지만 4월 약평위도 전달과 똑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제 공은 제약사로 넘어갔다. 최근 논란이 된 약제들은 환자수가 적거나 중증 질환을 대상으로 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들의 심정을 헤아리려면 빠르게 급여 적용이 되면 좋겠지만, 효과와 비용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보험자 입장에서는 충분한 검토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신속급여를 촉구하는 언론보도는 심평원을 심리적으로 압박한다. 최근 결과보고서가 공개된 '고비용의약품 국내외 급여관리제도 비교 연구(책임자 김유정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환자단체 요구의 수용 압박이 심하며, 심평원에서 공식적인 절차가 아닌 건 단위 민원 대응방식으로 처리해 업무부담과 실무자의 스트레스가 가중된다"고 전했다. 언론의 주목을 받는 약제의 급여심사가 지연되면 책임은 고스란히 심평원으로 전가돼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심평원은 고가 항암제나 희귀약에 한해 '선진입, 후평가'를 통해 등재를 앞당기겠다는 방침이다. 일라리스도 어쩌면 우선 진입을 위한 사후 평가 형식의 평가결과가 나온 셈이다. 심평원으로서는 회심의 카드를 던졌지만, 시장이 이를 수용할 만큼 성숙했는지는 미지수다. 과연 지금 언론이 제3자 입장에서 제약사가 못 받는 자료를 심평원이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만 하는 게 맞는 걸까. 심평원 말대로 신속급여를 위해서는 심평원 뿐만 아니라 제약사의 협조도 필요하다. 책임도 심평원과 제약사가 동시에 짊어져야 한다. 여론전을 활용한 신속등재 압박은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할 뿐이다. 이번 심평원 연구처럼 환자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공식 행정 절차'를 마련해 기존 심사에 대한 오해를 불식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국회나 언론 등을 통해 신속급여를 촉구하는 방식은 결코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다.2024-04-09 06:51:32이탁순 -
[데스크시선] 대항해의 시대와 새로운 나침반[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인류의 기원은 알 수 없지만 작금의 번영과 발전은 결단코 도전과 응전의 산물이다. 5000년 세계사는 크게 '실크로드 시대' '신항로 개척시대' '우주항공시대'로 대별할 수 있다. 비단길이 처음 열린 것은 BC60년 한무제의 흉노 정복 후 서역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중국의 비단이 본격적으로 로마에 팔려 나가면서 부터다. 이후 유리·화약·제지(인쇄)기술의 전래로 동양과 유럽의 문화교류는 꽃을 피웠다. 15세기, 신항로 개척시대에 원양항해를 가능케 했던 것은 태양과 별의 위치보다 더 정확하게 방위를 가늠할 수 있는 나침반, 사분의, 아스트롤라베(경위도 관측기) 등의 측정기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신대륙의 발견은 중세 봉건제도를 붕괴시키고, 화폐교역을 통한 제국주의 탄생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이후 미·소 냉전이 불러 온 우주시대의 개막은 1957년 구 소련이 세계 최초 인공위성 스투트닉1호를 쏘아 올리면서부터다. 양 강대국의 경쟁적 군비경쟁은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1971년 최초의 우주정거장 살류트1호, 1981년 최초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등을 거치며, 2001년 1인당 평균 경비 300억원 가량이 소요되는 국제우주정거장(ISS) 민간우주관광시대가 열리면서 그 정점을 찍었다. 바야흐로 지구촌을 넘어 인류 최후의 미개척지에 대한 새로운 도전의 시대가 활짝 열린 셈이다. 대변혁의 역사적 소용돌이 속 극동에 위치한 대한민국 경제와 과학 그중에서도 헬스케어산업은 어느 위치에 서 있고, 또 어디를 향해 방향타를 설정해야 할 것인가는 30만 제약인의 화두다.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포화 속에서 태동기를 맞았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영진약품·아주약품·삼남제약·복산약품 등을 들 수 있다. 이후 고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고 윤영환 대웅제약 회장, 고 허영섭 GC녹십자 회장, 고 이종근 종근당 회장, 고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고 어준선 안국약품 회장 등 제약보국의 사명을 다한 거인들의 전성시대를 거쳤다. 그들의 도전정신과 불타는 열정 그리고 희생은 지금의 K-바이오의 소중한 디딤돌이 되어 국가 기준 글로벌 10위권 제제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제 창업 1·2세대를 넘어 본격적인 3세 경영시대에 즈음해 대한민국 헬스케어산업을 짊어지고 나갈 미덥고 듬직한 일꾼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선대가 쌓아 올린 금자탑에 만족하지 않고, 불굴의 도전과 패기 그리고 미래를 꿰뚫는 혜안으로 국경을 넘어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시킬 영웅적 리더십을 가진 그런 CEO말이다. 누군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는 말이 있듯이 누군가 제약바이오산업 미래를 책임질 담대하면서도 혁신적인 최고경영자를 찾는다면 김정균(40) 보령 대표를 꼽을 수 있다. 김승호(93) 보령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김은선(67) 보령홀딩스 회장 장남인 그는 2014년 보령제약에 입사해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2019년 보령홀딩스 대표로 승진하며 신사업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다. 보령의 2023년 매출은 8596억원으로 올해 1조 클럽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1조 외형을 넘긴 전통케미칼 제약기업은 종근당, 유한양행, 대웅제약, GC녹십자, 한미약품, 광동제약 등이 있으며, 이제 보령은 이들 톱10 제약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실적과 기술력·네트워크를 갖췄다. 1000억 실적의 국산 고혈압신약 카나브 패밀리를 비롯해 HK이노엔 케이캡 공동판매 노선 구축 그리고 2007년부터 운영해 온 항암제 전담팀은 혈액암과 폐암 등 전방위적 항암사업 확장으로 매출 파이프라인 최전방을 사수하고 있다. 아울러 성장이 보장된 제품군 포진은 이변이 없는 한 1조 실적 달성은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신사업은 우주항공 분야 진출이다. 김정균 대표는 미시건대 산업공학도·대한민국 공군 학사장교 출신으로 이러한 배경이 그의 시선을 우주로 이끌지 않았을까. 일반적으로 우주항공을 떠올리면 로켓추진체 기술과 궤도역학 그리고 관제·통제기술을 떠올리지만 김 대표가 구상하는 우주산업은 지상 400km 저궤도 무중력 상태에서의 후보물질 개발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된 글로벌 제약사로는 일라이 릴리, 머크, BMS, 아스트라제네카 등을 들 수 있다. 우주에서는 미세중력 영향으로 인슐린 결정 성장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당뇨병·심혈관질환치료 약물 개발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무중력인 우주에서는 의약품을 개발할 때 생기는 결정체들이 바닥에 가라앉지 않아 더 균질하고 순도 높은 약물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글로벌 블록버스터인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도 우주에서 연구돼 상용화된 대표적인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보령은 지난해 미국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와 조인트벤처 설립 계약을 맺은 뒤 올해 1월 합작법인 설립 절차를 완료, 브랙스 스페이스(BRAX SPACE)를 공식 출범시켰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2030년 국제우주정거장을 대체할 민간 우주정거장 액시엄 스테이션을 개발 중인 미국의 대표적인 우주기업이다. 브랙스는 우주정거장 내 연구·실험 플랫폼 서비스, 한국인 유인 우주 개발 프로젝트, 우주정거장 모듈 공동 개발 등을 추진한다. 우주정거장 내 실험은 지상에서의 모의실험과 프로토콜 최적화, 우주인들의 사전 훈련 등 특수한 준비 과정을 거친다. 액시엄 스페이스가 추진할 우주호텔은 객실동·연구 및 제작시설·노드 등 3개의 대형 모듈과 지구관측창으로 구성된 액시엄 세그먼트로 구성되는데, 이것들을 우주로 쏘아 올려 ISS 2번 노드 앞쪽 포트와 연결할 예정이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2024년 ISS의 수명이 만료되면 액시엄 세그먼트를 ISS에서 분리해 NASA와 함께 차세대 우주정거장으로 활용하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우주호텔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보령은 2022년 1000만 달러(약 134억)를 투자해 액시엄스페이스 지분 0.4%를 취득, 2023년 액시엄스페이스와 조인트벤처(JV) 설립 계약을 체결, 12월에는 5000만 달러(약 673억)를 추가 투자, 지분율을 2.7%로 높였다. 지난 1월에는 액시엄스페이스와 합작법인 브렉스 스페이스를 출범하면서 우주사업 진출 신호탄을 쏘았다. 합작법인은 보령과 액시엄이 각각 51대 49 비율로 출자했다. 보령은 지구 저궤도에서 액시엄의 기술과 우주정거장 인프라를 활용한 모든 사업의 국내 독점권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사업 우선권을 갖는다. 질량 420톤, 길이 108m, 폭 92m의 월드컵 축구경기장 크기의 국제우주정거장 제작에 참여한 국가는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일본·이탈리아·독일·네덜란드·벨기에·스위스·스페인·스웨덴·덴마크·노르웨이·캐나다·브라질 등이다. 하지만 이곳에 사람과 물자를 보낸 국가기관은 NASA·러시아 연방 우주국·유럽우주기구·일본 우주항공 연구개발기구 등 4곳 뿐이다. 만약 보령의 야심만만한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대한민국 우주항공 역사의 획을 긋는 순간이다. 김정균 대표의 기업가적 담력은 창업주 김승호 명예회장의 DNA를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67년 전, 군대를 갓 제대한 청년 김승호는 돈암동 신혼집을 처분한 돈 300환으로 당시 3평 규모의 보령약국을 창업, 1963년 동영제약을 인수함으로써 지금의 글로벌 보령의 기틀을 완성했다. 만약 당시 김 회장이 친형이 운영하던 대창약방에 안주했다면 기업인으로서 오늘의 영광은 기대하기 힘들었을지 모른다. 넘어지지 않는 자전거의 비밀은 간단하다. 중심을 잡고 패달을 계속 굴리는 것이다. R&D와 우주산업도 마찬가지다.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오너의 지속적인 투자가 성패를 좌우한다. 제네릭·개량신약 개발, 주식·벤처투자 등의 구태로는 곧 불어 닥칠 저출산·고령화라는 절멸의 파고를 넘기 어렵다. 대한민국 최초로 진행될 우주공간에서의 혁신신약 개발 도전장은 '기필코 함께 이뤄 동반성장 하겠다'는 보령의 창업정신과 일맥상통한다. 누구도 꿈꿔 보지못한 스페이스 헬스케어, 이제 보령이 가면 길이 됨을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이미 미래의 이정표가 되는 희망의 밀알은 쏘아 올려졌다.2024-04-02 06:00:40노병철 -
[데스크 시선] 약 배송과 간호사법 그리고 여당[데일리팜=강신국 기자] 4.10 총선을 앞두고 여당의 보건의료정책이 중심을 못잡고 있다. 의대정원 증원에 따른 전공의와 교수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대란 영향에 지지율 열세 등이 겹치면서 집권 여당이 흔들리고 있다. 먼저 비대면 진료에 따른 약 배송 정책을 보자. 당초 국민의힘은 4.10 총선 공약집에 약 배송 허용을 포함시켰다. 그러자 전국 약사단체의 반발이 들불처럼 번지자, 결국 약 배송 허용에서 한발 물러섰다. 의약품 안전성과 오남용을 생각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국민의힘이 약사회에 보낸 입장문을 보면 "향후 비대면진료 제도화 시 사업 결과를 토대로 나타난 문제점과 개선사항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라며 "약 배송을 전면 허용하자는 것은 아니다. 공약 내용 중 약 배송은 시범사업의 예외적 허용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또 "약 배송과 관련해서는 대면 복약지도가 필요하고, 약 전달 과정에서 오배송 문제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는 약사회 입장에 충분히 공감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충분한 논의와 의견수렴 없이 공약을 만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이유다. 다음은 간호법이다. 야당 강행처리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다. 지난해 5월 16일 윤 대통령은 "간호법안은 유관 직역 간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이러한 사회적 갈등과 불안감이 직역 간 충분한 협의와 국회의 충분한 숙의 과정에서 해소되지 못한 점이 많이 아쉽다"고 말하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간호법 제정이 숙원이었던 간호사들은 눈물을 훔쳤고, 간호법 저지에 사활을 걸던 의사단체는 한숨을 돌렸다. 당시 야당 국회의원의 발언은 지금도 회자된다. 간호법 거부권이 행사되자 강훈식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아산시을)은 "본인 공약을 거부한 헌정사 최초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거부권 행사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발 간호법안이 지난 28일 또 국회에 제출됐다. 의대정원 증원과 의료대란에 따른 후속 조치라고는 하지만 이는 자가당착이다. 대통령이 반대한 법안을 여당이 다시 발의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집권당이라면 총선이 끝난 이후 새롭게 구성될 국회에서 법안을 추진하고 논의하는 게 맞다. 지금은 아무리 생각해도 간호사들의 표를 의식한 정치용을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직까지 다수당은 민주당인데 여당발 간호사법안을 21대 국회에서 심의해줄지도 미지수다. 야당에서도 대통령과 복지부, 여당이 지난해 간호법 제정을 반대하며 거부권까지 행사해 놓고 더 큰 갈등 조항을 담은 간호사법을 발의한 것은 자기모순의 끝이라며 민주당 간호법에는 아예 담기지 않은 조항들까지 과도히 담은 법안을 선거 직전에 발의한 의도가 의심된다고 강조했다. 여당의 보건의료정책 방향이 이렇게 흔들려서야 국민과 의약사, 간호사들이 무엇을 믿고 지지를 한단 말인가. 총선을 앞두고 한표가 급하더라도 보건의료정책은 서둘러서도 또 급조해서도 안된다. 집권당의 중심잡기가 시급하다.2024-03-31 18:34:50강신국 -
[데스크 시선] 경영권 분쟁 비전경쟁과 성장통[데일리팜=천승현 기자] 한미그룹과 OCI그룹간 통합 법인 출범을 두고 한미그룹 오너 일가 구성원들이 첨예한 대립각을 펼치고 있다. 통합 발표 직후 한미그룹 창업주의 장·차남 임종윤·종훈 사장이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섰고 주주총회에 새로운 이사 후보 5명을 추천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권 분쟁 소용돌이로 빠져들었다. 변화를 기피하는 보수적인 색채가 짙은 국내 제약업계에서 경영권 분쟁은 보기 드문 현상이다. 녹십자는 한때 일동제약의 경영권을 위협하며 대형 M&A 탄생의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녹십자는 지난 2014년 일동제약 지분율을 29.36%로 끌어올리며 일동제약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32.54%)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녹십자는 2014년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을 저지시킨데 이어 2015년 일동제약의 정기주주총회에서 감사와 사외이사를 추천하며 경영권분쟁을 촉발했다. 하지만 일동제약 측이 사전에 의결권이 있는 주식 중 과반이 넘는 55%를 확보하면서 표결조차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일동제약의 경영권 분쟁은 적잖은 진통을 겪었지만 결론 도출 이후 빠른 속도로 봉합이 이뤄지면서 후유증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한미그룹의 가족간 분쟁은 주주총회가 다가올수록 갈등이 더욱 고조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한미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송영숙 회장 측과 임종윤 사장 측의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아 주주들의 표심 향방이 경영권 분쟁의 열쇠를 쥐고 있다. 양 측은 모두 장밋빛 비전을 제시하며 주주들의 표심잡기 행보를 치열하게 전개 중이다. 예를 들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측은 '글로벌 빅파마 도약'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사회가 제안한 6인의 후보가 이사회에 입성해야 OCI홀딩스와의 합병에 속도를 낼 수 있고, 이는 글로벌 빅파마 도약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임종윤 사장 측은 단기적으로는 5년 안에 순이익 1조원 달성과 1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 시가총액을 50조원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측은 신약 연구개발, 전문의약품·일반의약품 사업, 위탁개발생산(CDMO) 비즈니스, 헬스케어 신사업 등 4개 축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임종윤 사장 측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육성을 제시했다. 한미약품의 제조역량을 기반으로 100개 이상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양 측의 비전대로라면 누가 이기더라도 한미그룹은 미래 성장동력 청사진 밑그림이 충분하다는 얘기가 된다. 아쉬운 점은 기존에는 한미그룹 오너 일가가 좀처럼 주주나 언론 앞에서 경영 비전을 제시하는 경우가 없었는데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고 나서야 앞다퉈 기자회견 등을 통해 경영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 측의 비전을 두고 설전도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임주현 사장은 지난 24일 배포한 입장문에서 ‘오빠’라는 호칭을 반복하며 “오빠와 동생은 ‘시총 200조’라는 지금으로서는 비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곧 1조원의 투자를 유치하겠다’면서 구체적인 계획은 전혀 제시하지 않은 채 주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라고 공격했다. 임종윤 사장 측은 "한미그룹의 시가총액 200조원 육성 비전에 대해 고(故) 임성기 회장님께서 품고 계셨던 글로벌 빅파마의 꿈을 수치화 한 것”이라고 반응했다. 임주현 사장은 "OCI와의 통합이 마무리되면 OCI홀딩스에 요구해 향후 3년 간 한미사이언스의 주요 대주주 주식을 처분 없이 예탁하겠다"면서 "오빠와 동생도 3년 간 지분 보호예수를 약속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자 임종윤 사장 측은 “임주현 사장은 OCI에 주식을 매도해 지주사 경영권을 통째로 넘기고 본인 것도 아닌 주식을 보호예수 할테니 임종윤·종훈 두 형제 지분도 3년 간 지분보호를 약속해 달라고 공식입장문을 밝혔는데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입장문에 대해 저의가 무엇인지 밝혀 달라”고 반박했다. 한미그룹의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의지를 두고 엇갈린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송영숙 회장은 ”임 회장은 ‘모든 것을 맡긴다’며 떠나가셨다. 우리 둘 만의 약속이 있었고, 임 회장이 부탁하고 가신 일을 내가 이행하는 것이다. 그게 이번 통합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고 했다. 임종윤 사장 측은 ”고 임성기 선대회장님은 사업적인 면에서는 매우 냉철하고 객관적이셨으며 생전 50년 경영과정에서는 현 송 회장님에게는 실질적인 회사 내 직책을 드리지 않았던 점이 이런 잘못된 이해에 대한 해답이라 생각한다“며 즉각 반발했다. 이미 양 측은 2건의 법적 대응이 가시화 했다.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의 통합 발표 이후 임종윤 사장 측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임주현 사장은 ”지금까지 무담보로 오빠에게 빌려준 채 돌려받지 못했던 266억원의 대여금을 즉시 상환할 것을 촉구하며 대여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며 또 다른 소송전을 시사했다. 현재로선 임종윤 사장 측이 근소 우세를 잡은 상황이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최근 임종윤 사장 측 지지를 공표했다. 주주총회에서 어느 한쪽의 승리로 결론나더라도 법적 공방과 갈등이 곧바로 사라지진 않을 전망이다. 만약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측이 승리하더라도 임종윤 사장 측이 청구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 결과가 OCI그룹과의 통합법인 출범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임종윤 사장 측이 주총 표대결에서 이기면 이사회를 5대 4로 장악하면서 OCI통합의 백지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여전히 현 이사회 측 이사 4명이 남아있어 불편한 동거는 불가피하다. 이번 분쟁의 기폭제로 작용한 상속세 문제도 수면 위로 드러날 공산도 있다. 임주현 사장은 “상속세 문제와 관련해 오빠와 동생은 상속세 잔여분 납부에 관한 실질적, 구체적인 대안과 자금의 출처를 밝혀 주기 바란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주주총회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양 측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비전 제시나 지지 세력 공개 등의 주제로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언론전을 펼치고 있다. 상대방 입장마다 반박 자료를 내면서 노골적으로 적대감마저 드러내는 분위기다. 급기야 한미그룹은 지난 5일 경영권 분쟁 당사자인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을 해임했다. 주총 결과가 어떻게 결론나더라도 양 측의 동행이 종지부 찍는 것은 아니다. 만약 송영숙 회장 측이 승리하고 OCI 통합이 진행되더라도 임종윤·종훈 사장이 20% 이상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에서 배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임종윤 사장 측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OCI 통합을 불발시키더라도 송영숙 회장 측이 보유한 20% 이상의 지분은 여전히 위력을 갖는다. 주총 결과를 떠나 양 측의 화합이 수반돼야 한미그룹의 경영 정상화가 가능하다. 주주들의 표심 확보 경쟁을 위해 극단의 감정 싸움은 추후 봉합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기업 경영 과정에서 경영권 분쟁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변수다. 주주들을 향한 비전 경쟁도 바람직하다. 하지만 분쟁 과정에서 제시한 장밋빛 비전은 주주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져야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주총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이번 분쟁이 새로운 비전을 도출하기 위한 성장통으로 남길 기대한다.2024-03-26 06:15:32천승현 -
[데스크시선] 리베이트로 쌓아 올린 금자탑[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유독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정부의 강도 높은 리베이트 수사 원인은 뭘까. 원론적으로 따지면 유통 투명화에 기인한다. 그렇지만 가장 근원적 이유는 전문의약품의 국민건강보험 약가 등재에 따른 공적자금 투입, 즉 '의약품=공공재'에 있다. 더 쉽게 말하면 100원 짜리 약에 대해 국가가 80원 상당의 돈을 대신 내주고, 그 돈은 국민 혈세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나라 의료보험 시스템이 사보험의 영역이었다면 공정거래에 대한 관리·감독의 대상일 뿐 전국민적 지탄의 대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한때 오리지널 약물 하나에 제네릭 100개가 딸린 구조적 문제의 방치도 지금의 폐단 조장에 한 몫했다.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 단속은 1989년 전국민의료보험제도의 시작과 함께 진행돼 왔겠지만 효시는 2009년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수사단 발족으로 평가된다. 현재 서울서부지검의 지휘를 받는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미국 FDA의 범죄수사부(OCI)와 같이 준사법권을 가진 수사전담팀이다. 의약품 등의 위조 및 불법 유통의 범죄 행위에 대해 단순 감시를 넘어 수사차원으로 강력 단속하고 있다. 리베이트 관례가 지금이야 상당 부분 개선된 모습이지만 20여년 전만 해도 '100 대 100' '100 대 30'이 횡횡하던 시절, 공정거래위원회·경찰·검찰·국세청 등 너도나도 칼을 들이대었고, 분명한 성과도 올렸다. 속칭 치면 치는 대로 수사결과를 올릴 만큼 유통부조리가 만연했다. 수사망을 피하기 위한 불법 리베이트 자금 마련은 정글에서의 생존의 법칙과도 같았다. 영업사원 인센티브 역전환과 일명 카드·상품권깡은 기본, 노트북을 비롯한 고가의 사무용품 구입 후 중고거래 매매, 하지도 않은 공장 담벼락과 주차장 공사 가짜 영수증 등등. 실제로 20여년 전, A제약사는 전체 임원회의 를 통해 처방 대비 30% 리베이트를 15%까지 줄인 적인 있었는데, 당월 매출액이 정확히 리베이트를 줄인만큼 감소해 즉각 원상복귀하는 헤프닝도 있었다. '받은 만큼 처방한다'는 일부 의사들의 '칼 같은 비즈니스 마인드'가 실감나는 대목이다. 의사 처방=매출과 직결되는 구조다 보니 제약사에 대한 생사여탈권 칼자루는 의사가 쥐고 있다. GMP 위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시행처럼 리베이트 수령 및 요구 의사에 대한 동일 법적 시스템 마련도 지금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김영란법, 리베이트 쌍벌제 등의 법적 기반 마련과 관련 기관·부처들의 촘촘한 수사 네트워크 그리고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자정노력으로 지금 K-바이오는 리베이트 청정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일부 제약기업들의 도넘은 유통 부조리는 여전해 보인다. 금감원이 세력이 결탁한 주식을 파악할 때, 제보도 중요하지만 매집 시그널과 폭탄 매도 패턴 파악이 무엇보다 핵심이다. 의약품 리베이트 역시 마찬가지다. 어쩌면 그 구조 파악은 식은 죽 먹기다. 경쟁 제품 대비 꾸준한 매출 유지와 실적 급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동안 세상에 없던 혁신 신약, 획기적인 제형변경 또는 반감기 연장, 투약 편의성 개선 의약품을 제외하고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때로는 기존 치료제 대비 이 같은 특성을 가진 약물도 철옹성 같은 라포 형성에 시장에서 빛을 못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최근 비공식 폭로된 B제약사의 리베이트 자금 마련 방식은 심각해 보인다. 한때 이 제약기업은 일비가 7~9만원 상당이 책정, 이중 절반은 다시 회사로 반납해 그 돈을 불법 전용, 여전히 변칙적 자금 확보가 횡행하고 있다. 지금은 일비가 아닌 출장비 명목으로 한 달 평균 140만원이 영업사원 통장에 입금되면 다시 회사로 절반이 넘는 금액을 돌려 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연말이면 월 급여의 100%를 특별상여 명목으로 처리하고 이를 다시 환급받는 구조도 해당 영업사원들을 울분 짓게 한다. 오리지널리티의 표상으로 알려진 다국적제약사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극히 일부 외자사에 국한된 사례다. C외자사는 의약품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대형종합병원 처방의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기업은 지난 10여년 전에도 공정위 및 경찰 조사를 받고 식약처로부터 관련 제품에 대한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업체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후발 경쟁제품이 출시된 상태지만 최근 3년 동안 20%의 실적 향상을 보이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C사의 불법 영업 형태는 처방 의사에 대한 골프 접대 및 기업카드 유용이 대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보에 따르면 이 기업은 대표이사의 구두지시에 의해 암묵적 리베이트 영업이 횡행하고 있고, 최고급 음식점에서 식료품 구입 및 일명 카드깡도 용인되고 있다. 의약품 유통 부조리 카테고리는 크게 ▲현금 및 물품 제공 ▲병원 행사 경비 등 지원 ▲식사·향응 제공 ▲골프 접대 ▲(국내외)학회·심포지엄 개최 및 참가자 과잉지원 ▲임상·관찰연구비 초과지원 등이다. CP 규정 상 제품설명회 개최에 따른 의사 1인당 접대비는 10만원, 동일인에 대해 한 달에 4회 이상 접대는 불가하다. 제품설명회·심포지엄 후 제공되는 판촉·기념물은 5만원, 식사는 10만원 이하까지 제공할 수 있다. 영업·마케팅 관계자가 병의원·약국 방문 시 의약사에게 지급할 수 있는 판촉물은 소비자가 1만원 이하로 책정돼 있다. 전문의약품이 공보험 영역에 포함돼 있는 한, 국민 혈세가 불법을 저지른 제약사와 의사의 호주머니에 들어가게 방관하는 것 자체가 위법이다.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와 같이 초강경 원킬 리베이트 쌍벌제가 필요한 이유다.2024-03-18 06:00:20노병철 -
[데스크시선] 병의원 비급여 보고의무 성공조건은[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올해부터 비급여 보고의무가 모든 의료기관으로 확대된다. 의료법 제45조의2('20.12.29 개정, '21.6.30 시행)에 근거해 2023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대상으로 실시한 비급여 보고제도를 올해부터 의원급 이상 모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국민 알 권리 증대를 위한 비급여 보고제도 시행 2년차를 맞아 전격 단행된 이번 조치는 정보의 투명성 차원에서 환영할 만하다. 비급여 보고제도는 의료법 제45조의2 및 동법 시행규칙 제42조의3, 비급여 진료 비용 등의 보고 및 공개에 관한 기준에 따라 의료기관이 비급여 진료비용과 제증명수수료의 항목, 기준, 금액 및 진료내역 등에 대해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제도를 말한다. 2024년 보고대상이 되는 비급여 항목은 총 1068개로, 기존 2023년 보고 항목 594개 외 이용빈도·진료비 규모 등을 고려하여 선별된 비급여 항목(행위·치료재료, 약제, 영양주사, 예방접종, 교정술, 첩약 등)이 포함됐다. 의료기관의 장은 각 비급여 보고항목별 단가, 빈도, 상병명, 주수술명 등을 보고해야 하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연 2회(3, 9월분 진료내역), 의원급 의료기관은 연 1회(3월분 진료내역) 보고하면 된다. 2023년에는 9월분 진료내역에 대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 처음으로 보고했으며, 올해 3월분 진료내역에 대해 처음으로 의원급 이상 모든 의료기관이, 9월분 진료내역에 대해서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 보고해야 한다. 이에 따라 각 의료기관의 장은 보고내역을 4월 15일부터 6월 14일 기간 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 요양기관 정보마당을 통해 비급여보고 시스템에 접속해 제출해야 한다. 비급여 보고제도는 비급여의 현황을 파악하여 국민이 합리적으로 의료이용 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며, 보고제도를 통해 수집된 자료를 다각적으로 분석하여 특정 질환치료 또는 수술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이나 진료의 안전성·효과성 등 실제로 국민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로 대상기관의 97.6%가 보고자료를 제출한 점은 고무적이다. 앞으로도 이해관계자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제도보완을 통해 안정적으로 보고제도 운영이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 바로 의약품 가격 책정의 담합이다. 보험등재 정제형 감기약의 5일 간 약제비가 2~3만원 내외인 반면 비급여 주사제는 7~10만원까지 폭등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보건당국과 제약사 간 상호 용인 가능한 대체약제가중평균가가 받아들여졌다면 이 같은 비대칭현상은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결국 피해는 국민 몫이다. 특허 보호 기간 내 그간 투입된 연구개발비와 미래가치까지 한몫 단단히 챙기겠다는 상업지상주의식 약제비 책정도 문제다. A 비급여 의약품의 경우 개당 원가는 7전~10원 내외인데, 1정당 가격은 수만원을 호가해 혀를 내두를 정도의 '천배~만배' 폭리를 취하고 있다. 혁신신약으로서 그동안 투자된 R&D 예산·제조·유통원가 등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친 감이 많다. 사실 사회주의 국가가 아닌 이상 비급여 의약품 가격 책정에 보건당국이 칼을 들이대기는 쉽지 않다. 영업 비밀에 속하는 원가 영역 침범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업의 윤리성에 의존한 수수방관적 약가 관리·감독도 업무 해태다. 생명과 직결되지 않은 비급여 약제가 상식선의 대체약제가중평균가 대비 턱없이 높을 경우 약가인하를 권고할 수 있거나 차후 약가협상에서의 패널티 등을 부여할 수 있는 강도 높은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단순히 비급여 보고의무화 만으로는 99.99% 합목적성을 달성하기 어렵다.2024-03-13 06:00:17노병철 -
[데스크시선] 위험분담제 약제 확대, 좋기만 할까[데일리팜=이탁순 기자] 환자 접근성과 불확실성 감소를 위해 위험분담제 약제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신약의 혁신가치 반영 및 보건안보를 위한 약가 제도 개선방안'에서는 위험분담제 적용대상 약제 대상에 '비가역적 만성중증질환' 약제도 추가하기로 했다 현재는 대체제가 없는 항암제·희귀질환치료제로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의 약제 등의 한해서만 위험분담제를 적용했는데, 앞으로는 대체가능 약제가 없고, 비가역적으로 삶의 질의 현저한 악화를 초래하는 만성 중증질환 약제도 위험분담제가 적용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전신농포 건선, 간질성 폐질환, 유전성 혈관부종, 중증 천식 치료제들이 그 대상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약가제도 개선방안에서는 국내개발 신약도 수출 지원을 위해 위험분담제를 통한 이중약가를 적용할 계획이다. 국내 임상시험 수행 등으로 약가를 우대한 신약 중 기술 수출, 외국시판 계획 등이 확인되는 경우 환급형 가격 방식으로 등재하겠다는 것이다. 위험분담제가 국내 도입된 건 벌써 10년 전 이야기다. 2013년 12월부터 대체제가 없는 항암제나 희귀질환치료제에 위험분담제가 도입됐다. 이후 개정과 개정을 거쳐 위험분담제 대상은 계속 확대해왔다. 2020년에는 결핵 치료제, 항생제, 응급 해독제까지 그 범위를 넓혔으며, 치료적 위치가 동등하면서 비용효과적인 후발약제도 위험분담제 적용이 가능토록 했다. 위험분담제도의 장점은 분명하다. 약효 불확실성과 건강보험 재정 위험부담을 제약사와 보험당국이 분담함으로써 신속 급여 등재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신속 등재로 환자는 신약의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제약사는 표시가와 실제가를 달리함으로써 타 국가 약가협상에서 정보공개의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이중 약가제로 가격 투명성이 저하돼 환자들이 오히려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위험분담제 적용 약제의 약값을 전액 부담하거나 선별급여를 받은 환자는 제약사로부터 약값의 일정 부분을 환급받을 수 있으나, 신청한 경우에 한한다. 이를 제대로 듣지 못한 환자들은 환급액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재계약 협상이 불발될 경우 비급여로 전환돼 기존 투여 환자의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이러한 가격 투명성 이슈는 해외에서도 문제 제기되고 있다. 급기야 최근 스페인에서는 한 시민단체가 위험분담제 약제의 실제 가격을 공개하라고 소송을 제기해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기도 했다. 행정부담도 문제다. 환자 환급액의 경우 건보공단이 직접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위험분담제가 적용되는 100만원 짜리 항암제를 본인부담율 5%가 적용돼 5만원을 지불한 환자가 있다. 이때 계약에 의해 환급율 30%가 적용돼 공단이 제약사로부터 30만원을 환급받았다면 환자의 최종 부담액은 5만원이 아니라 70만원의 5%인 3만5000원이 된다. 이에 공단은 차액 1만5000원을 환급해야 하는데, 문제는 국가가 이런 행정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공단 약제실에 지방 이전 따른 약사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위험분담제 적용 약제 증가로 업무강도만 세지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아예 위험분담제 약제비 환급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는 최초 도입 시 환자 환급까지 설계해 여태껏 행정부담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전담 인력을 통해 행정부담을 최소화할 수도 있으나 역시 비용이 드는 건 매한가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정비용 부담과 가격 투명성 문제가 상존하는 만큼 위험분담제 대상약제를 증가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정부 정책은 신약 접근성 향상 목표에만 매몰된 채 행정부담 고려 없이 위험분담제 약제를 늘리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정부는 꼭 필요한 약제에 위험분담 약제가 적용되도록 심사절차를 강화하고, 한편으로는 행정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지속가능한 정책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2024-03-12 06:13:21이탁순 -
[데스크 시선] 대통령과 싸우는 의사들[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긍정평가)'는 응답은 39%, '잘못하고 있다(부정평가)'는 53%였다. 긍정은 전주 대비 5%포인트 상승했지만, 부정은 5%포인트 떨어졌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에 근접한 건 지난해 7월 첫 주(38%)에 이후 8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 이유로는 '의대 정원 확대'가 2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외교(12%), 결단력·추진력·뚝심'(8%),전반적으로 잘한다(7%), 경제·민생(6%), 국방·안보, 열심히 한다·최선을 다한다(이상 3%) 순이었다. 정부가 의대정원 정책에 법과 원칙을 내세우며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 중 하나다. 가장 중요한 국민의 마음을 잡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의사단체가 불리한 이유다. 국민의 지지와 동의를 얻어도 정부와의 싸움이 힘겨운데 국민, 즉 환자들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투쟁을 더 길게 끌고 갈 동력이 줄어든다. 소아청소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라는 프레임에 의사를 더 늘려야 한다는 여론에 의대증원 찬성론에 힘을 실었다. 의정이 강대 강으로 대치하는 또 다른 이유를 들여다보자. 바로 간호법 제정 거부권이다.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해 의사단체는 사력을 다했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은 간호법 제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의사단체의 손을 들어줬다. 즉 이 과정에서 의료계에 최대한의 배려를 했다는 게 정부 판단으로 분석된다. 이후 지역·필수의료 살리기를 보건의료정책 핵심으로 삼은 정부는 의사 증원이 무엇보다 필요했다. 의대 증원에 동의하면 수가, 의료사고 특례법, 대형병원 분원 개설 금지 의료계가 주장하는 의제를 상당 부분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전공의 집단사직과 의대생 휴학, 의협 비대위의 반발이었다. 정부도 의사단체가 야속했을 것이다. 결국 강대강 대치는 타협안을 찾기 힘든 상황이 됐다. 2000명이 아닌 1000명 대로 증원 규모를 줄이자는 중재안이 의학계 내에서 나오기는 했지만, 지지율에 탄력을 받은 정부는 더 물러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의사단체도 이미 의협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압수수색이 시작됐고, 출국금지 명령을 받았다. 이주부터 전공의에 대한 처분도 시작될 것으로 보여 더 이상 물러나기 힘들어졌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의정 모두에게 부담이다. 정부도 강경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의사들과 대화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의료계도 앞으로 "환자들의 불편함이 커질 것 같다"는 메시지가 아닌 국민과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의대정원 증원으로 국민 의료비가 상승하고 국민이 결국 피해를 본다는 구호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부와 의료계의 양보가 필요한 시점이다.2024-03-03 20:10:59강신국 -
[데스크 시선] 제약사의 실적 흥행과 체질개선[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해 대형 전통제약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종근당은 작년 영업이익 246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전통제약사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연이은 초대형 신약 기술수출로 올린 영업이익을 8년 만에 경신했다. 대웅제약, 보령, JW중외제약 등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규모를 작성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제약사들은 뚜렷한 체질개선으로 새로운 캐시카우를 장착했다는 점이 의미있는 행보로 보인다. 종근당은 작년 말 체결한 신약 기술수출 효과로 실적이 껑충 뛰었다. 종근당은 지난해 11월 노바티스와 신약 후보물질 CKD-510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 8000만달러를 받았다. 한미약품은 자체개발 복합신약이 성장세를 주도했다. 고지혈증 복합신약 로수젯은 지난해 처방 금액이 1788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판매 의약품 중 전체 처방액 2위에 올랐다. 대웅제약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가 새로운 캐시카우로 가세했고 보툴리눔독소제제 나보타는 해외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했다. 보령은 자체개발 신약 카나브패밀리의 견고한 성장과 새로운 캐시카우 항암제의 가파른 상승세가 돋보였다. JW중외제약은 복합신약 리바로젯이 발매 2년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며 돌풍을 일으켰다. 물론 작년 영업이익 1조원을 넘은 삼성바이오로직스나 높은 이익률을 지속 중인 셀트리온과 견주면 전통제약사의 실적 개선은 크게 주목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부가 규제 일변도로 의약품 시장 환경을 옥죄는 것을 감안하면 새로운 캐시카우의 발굴은 매우 희망적인 현상이다. 약가제도 개편으로 시장 진입이 크게 억제됐다. 2020년 7월부터 시행된 개편 약가제도는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최고가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이다. 이때 급여등재 시기가 늦을 수록 상한가가 낮아지는 계단형 약가제도도 시행됐다. 새 약가제도를 기등재 의약품에 적용하는 제네릭 약가재평가를 시행하면서 지난해 9월 총 7355개 품목의 약가가 최대 28.6% 인하됐다. 제약사들은 적잖은 손실을 감수한 상황이다. 허가 규제 장벽도 높아지면서 시장 진입 동력이 크게 꺾였다. 2021년 7월부터 개정 약사법 시행으로 하나의 임상시험으로 허가받을 수 있는 개량신약과 제네릭 개수가 제한됐다. 이른바 '1+3' 규제로 불리는 새 규정은 하나의 임상시험으로 허가 받을 수 있는 개량신약과 제네릭 개수가 4개로 제한됐다. 규제 강화로 최근 전문의약품의 신규 진입 시도가 크게 축소됐다. 지난해 전문약 허가 건수는 1046건으로 전년대비 6.4% 줄었다. 2021년 1600건과 비교하면 2년 새 34.6% 감소했다. 2019년 4195개에서 4년 만에 전문약 허가 규모는 75.1% 축소됐다. 4년 전에 비해 전문약 허가 건수가 3149개 줄었다. 건강보험 급여 의약품도 크게 줄었다. 지난 1월 기준 건강보험 급여목록 등재 의약품은 총 2만2889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2만3643개에서 1년 만에 754개 감소했다. 건강보험 급여 의약품은 지난 2019년 9월 2만2912개를 기록한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소 규모다. 급여등재 의약품은 지난 2020년 10월 2만6527개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3년 3개월만에 3638개 감소했다. 지난 3년여 간 건강보험 급여 신규 진입보다 시장 철수나 퇴출이 3638개 많았다는 의미다. 정부의 허가와 약가 규제가 제네릭 난립을 겨냥했기 때문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대형제약사들이 시장에서 더욱 우위를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약사들은 정부 규제 강화에도 처방약 시장에서 주력 사업을 더욱 육성하고 새로운 캐시카우를 발굴하면서 실력 체력이 더욱 단단해진 모습이다. 꾸준한 R&D 투자가 시장에서 상업적 성과를 내면서 위기에도 실적 개선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는 긍정적인 현상이다. 대형 바이오기업에 비해 큰 한방은 없었지만 제약사들의 동반 실적 개선이 반가운 이유다.2024-02-24 06:15:34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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