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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품절약 정의가 필요한 이유[데일리팜=이혜경 기자] 3년 만에 정부가 인정하는 품절의약품의 정의가 마련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10일 품절의약품 수급대응 민·관협의체 구성을 위한 킥오프회의를 열었고, 2주만인 지난 23일 실무협의체 1차 회의를 진행했다. 품절약 정의 마련을 위한 시계추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사실 대한약사회는 약국에서 특정의약품에 대한 공급이슈가 벌어질 때 마다 정부에 품절약 수급 정상화를 위한 대책을 요구해왔다. 처방행태든 지역별 편차든 약국들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약을 품절약이라 불렀고, 정부는 공급중단 의약품이라 했다. 정부가 가지고 있는 생산·유통 데이터를 확인하면 누군가는 품절약이라 불리는 그 약을 공급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2019년 약정협의체를 통해 마련된 품절약 협의체의 이름도 '공급중단(장기품절) 의약품 관련 대책 수립을 위한 협의회'로 불렸다. 이 회의 장기적으로 품절약에 대한 정의를 구체화 하자고 했고, 우선적으로 환자 불편 방지와 원활한 조제·투약 서비스 지원을 위해 생산·수입·공급중단 의약품 정보를 DUR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마련된다. 하지만 2020년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감염병의 확산으로 바빠진 복지부 뿐 아니라 대면회의 등의 중단으로 공급중단 의약품 관련 대책 수립을 위한 협의회는 그대로 사라지면서 품절약을 부르는 정부와 약국 간 괴리감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상태다. 지난해 감기약 대란으로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의약품 공급 안정화. 감기약은 수요보다 생산량이 적은 상황에서 발생한 품절 사태였다. 정부가 말하는 품절약의 정의에 부합한 상황이었고, 식약처는 즉각 공급 안정화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 가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약국에서 '마그밀', '둘코락스' 등을 공급 받을 수 없다면서 품절약 대책방안을 요구했지만 감기약 같은 시스템은 가동되지 않았다. 정부가 품절약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품절약에 대한 정의를 복지부 측에서 명확히 정해준다면 감기약 대란 사태를 해결했던 방법으로 공급 안정화를 위한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품절약 대책협의체를 통해 현장에서 원하는 제대로 된 품절약 정의가 마련되길 기대해본다.2023-03-30 17:34:24이혜경 -
[기자의 눈] 극소수 환자만 쓰는 표적항암제의 수용[데일리팜=어윤호 기자] 같은 '암'인데 다르다. 해당 암 안에서도 극소수의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신약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우리가 부르는 간암, 위암, 폐암 등 암종들은 단순한 대분류일 뿐, 사실은 세부적으로 분류된다. 동일한 장기에서 비롯된 종양이라 하더라도, 이 세부 분류에 따라 치료의 난이도가 다르며 환자 수 역시 다르다. 이미 정밀의학의 발전은 '유전자'로 약물의 처방기준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그야말로 맞춤형 의료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현실로 다가왔지만 아직은 낯설다. 암종에 상관없이 유전자 변이만 확인되면 효능을 발휘하는 이들 첨단 표적항암제들에 대해 우리나라는 아직 수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에 등재된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들 역시 급여 확대 과정에서 적잖은 고비를 겪고 있다. 약 자체가 비싸기도 하지만 하나의 약이 쓰임새가 늘어나면서 다시 가치 평가를 진행하고 사용량을 예측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를 지탱하고 있는 큰 틀이기도 하다. 다만 최근 개발된 신약들의 특징 중 하나는 해당 환자 수, 즉 특정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는 숫자 자체가 상당히 적다. 즉 신약을 처방할 수 있는 대상 자체가 많지 않다. 우리나라 전체 고형암에서 이런 희귀 유형의 환자는 1% 미만이고, 진단해 내는 효율을 보자면 200명이 못 미친다. 더욱이 이 같은 유형의 환자들은 전형적인 표준치료(기존 약제)가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업계에선 이제 희귀질환의 정의를 재정립 해야 한다는 목소리고 적잖다. 질환 자체의 환자 수가 아닌 치료 옵션에 해당하는 환자 수를 반영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이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쓰임새는 늘고 타깃은 축소되는 지금의 표적항암제들을 어떻게 보험급여 내에 들일 지 고민할 때가 왔다. 우리의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현 제도를 통해 논의가 어려워지는 항암제가 증가하는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에 대한 고민 말이다.2023-03-30 06:00:25어윤호 -
[기자의 눈] 일성신약 사옥이전과 제2의 도약[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일성신약이 과천 시대를 개막한다. 이달 31일 과천지식정보타운으로 본사를 이전한다. 일성신약을 시작으로 경동제약, JW중외그룹, 안국약품, 광동제약 등이 차례로 과천에 입성한다. 경기 판교, 인천 송도, 충북 오송에 이은 새로운 제약바이오 클러스터다. 일성신약은 과천 본사 이전을 위해 510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영업이익(13억원)의 약 4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과감한 투자는 미래를 내다본 움직임이다. 회사는 클러스터 조성으로 4차 산업혁명 핵심인 보건의료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새 성장 동력을 책임지는 인재들이 창의적으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과천은 강남에 인접해 인재 확보에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성신약은 과천 시대에 맞춰 지속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본사 이전과 함께 그간의 보수적 이미지 변화를 던지고 새로운 일성신약을 만들고 있다. 윤석근 일성신약 회장은 지난해 5월 회장으로 취임했다. 2015년 부회장으로 선임된 지 7년 만이다. 윤 회장은 '새로운 일성신약'을 선언했다. 대대적 시스템 변화로 5년 후 1500억원대 중견제약사 도약을 약속했다. 약속은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보수적인 경영 방식을 벗어 던지고 다양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국내외 제약사와 제휴도 늘며 제품 라인업도 풍부해지고 있다. 경영 극대화를 위해 M&A 등도 고려하고 있다. 김규항 사장(전 전 Air Product 전무), 김병조 전무(약학박사, 전 신풍제약 개발본부장) 등 인재 영입도 이뤄졌다. 실천은 실적으로 연결됐다. 회사는 지난해 순이익만 105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주식 투자 관련 이익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은 3년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전년 400억원 초반대에서 단숨에 6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했다. 통 큰 주주친화 정책도 내놓았다. 일성신약이 297억원 규모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주당 2만원이다. 회사는 5대1 주식분할도 결정했다. 얼마 전에는 15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계약도 맺었다. 잇단 주주친화 정책이다. 최대주주의 자사주 취득으로 지배력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윤석근 회장 지분율은 15.59%까지 올라갔다. 황금낙하산 조항을 신설하며 적대적 인수합병 방어 수단도 마련했다. 향후 사업 지속성을 위한 조치들이다. 일성신약은 1년 간 일련의 변화를 통해 과천 시대 개막을 위한 사전 예열을 마쳤다. 사옥 이전을 통한 비전 수립도 설정된 상태다. 윤석근 회장의 중견제약사 도약 포부가 과천에서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질지 주목된다. 변화를 위한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2023-03-29 06:00:08이석준 -
[기자의눈] '글로벌신약 개발 목표' 속도전 주의해야[데일리팜=황진중 기자] 정부가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에서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하는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누적으로 3개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중점과제로 전략적 연구개발(R&D) 투자를 선정했다. 신약 개발에 있어 민관 R&D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고 계획했다. 세부 지원책을 보면 정부는 글로벌 신약 개발 10개 목표로 5년 간 민·관 합동 총 25조원 R&D 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누적 정부 R&D 4조원, 민간 R&D 21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의 성과를 이어받은 국가신약개발사업에 기반을 두고 민·관 합동 2조2000억원을 투입해 블록버스터 신약을 1건, 2035년까지 3건을 개발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정부의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는 긍정적이지만 신약 개발은 속도전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정부가 인식한 블록버스터 신약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0개다. 정부는 오는 2027년을 기준으로 2개를 확보할 것으로 봤다. 현 상황에서 2027년까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개발하고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품은 약물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와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 정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렉라자는 전임상 개발이 진행되던 지난 2015년 7월 제노스코·오스코텍으로부터 유한양행으로 기술이전 됐다. 이후 2018년 11월 유한양행으로부터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존슨(J&J)의 자회사인 얀센으로 한 차례 더 기술이전 됐다. 유한양행은 2021년 국내에서 비소세포폐암 2차 돌연변이에 대한 치료제로 렉라자를 조건부 허가 받았다. 전임상에서 조건부허가까지 5년 6개월 여가 소요된 셈이다. 렉라자가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두각을 보일 때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 얀센은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적응증으로 렉라자의 단독 투여와 '리브레반트(아미반타맙)' 병용 3상을 진행 중이다. 세노바메이트는 지난 2001년부터 기초 연구를 시작으로 임상과 인허가 과정을 거쳐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첫 연구부터 규모가 큰 미국 의약품 시장 진출까지 18여년이 소요됐다. 지난해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은 16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지만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매출 184억 달러(약 24조원)를 기록한 모더나의 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도 1년여만에 개발에 성공했다고 칭송받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모더나의 코로나19 mRNA 백신은 인공 리보핵산(RNA) 연구 30여년, mRNA를 보호하는 지질나노입자(LNP) 개발 20여년, 모더나 자체 연구개발 10여년이 더해진 산물이다. 정부는 제약바이오 산업을 '저성장 시기 미래 먹거리', '일자리 확보 핵심 분야', '감염병 등 질병 극복과 국민 건강보장을 위한 국가 필수 전략산업'으로 인식했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글로벌 임상시험비 지원 등 R&D 지원책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화학, 생명공학 등 기초연구 분야 지원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2023-03-28 06:18:02황진중 -
[기자의 눈] 약정원 논란에 선긋는 약사회[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학정보원은 약사회와 분명 별도 법인입니다. 약정원 논란에 대한 해명을 약사회가 나서서 하기에는 무리가 있죠.” 지난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제기된 약정원 관련 논란에 대한 약사회 입장을 묻는 질의에 약사회 한 임원이 내놓은 답변이다. 약정원은 분리된 법인인 만큼 약사회가 나서서 운영상의 문제나 논란에 대해 답하기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대의원총회 현장에서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이 약정원 관련 질의들에 직접 나서 답변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제기된 논란들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의문과 지적은 여전하다. 약정원에 대한 현 집행부의 선 긋기는 이번만이 아니다. 언론에서 올해 초 진행된 약사회 감사단의 약정원 결산 감사 관련 자료를 요청했을 때도 돌아온 답변은 “약정원은 별도 법인인 만큼 약사회 차원에서 공개할 내용은 없다”였다. 감사단이 언론 등 외부에 공개할 것을 약속하며 굳이 수위를 낮춰(?) 작성한 결산 감사 자료조차 약사회는 또 다시 별도 법인을 이유로 언론 공개를 거부했다. 약정원 역시 결산 감사 결과 자료에 대한 기자의 정식 요청에 대해 어떤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별도 법인을 이유로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선을 긋는 약사회, 과연 가능한 일일까. 답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최광훈 회장은 약정원의 이사장으로서 조직의 전반을 최종적으로 관할할 책임을 갖고 있다. 지난해 약정원 내부에 크고 작은 문제가 있을 때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도 결국 최광훈 회장이었다. 더욱이 이번 대의원총회에서 불거진 약정원 관련 논란의 대부분은 약사회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이날 논란의 중심에 있던 약사회와 약정원 ‘전산업무 협력 협정’은 약정원이 아닌 약사회 주도로 약사회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2년 넘게 별다른 변경이 없던 협정이 지난해에만 두 차례 변경됐고 그 내용이 결국 약사회 권한은 축소하고 약사회 사업에 대한 약정원의 우선권은 강화하는 내용이라는 지적인데, 이 부분에 대한 답변을 약정원이 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날 제기된 또 다른 문제인 약사회 홈페이지, 연수교육 사이트 개발 사업 역시 약정원이 아닌 약사회가 주도하는 사업이다. 각각 4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이번 사업은 약사회와 약정원이 계약을 맺고 약정원은 다시 외부 업체에 용역을 맡긴 구조로 진행되고 있다. 대의원들이 이번 사업 진행 절차나 예산 등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데 대한 답변 역시 약사회는 약정원이 별도 법인인 만큼 답할 수 없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대의원총회에서 제기된 일련의 논란에 대해 약정원 측은 내일(28일) 기자간담회를 자처하고 설명, 해명한다는 입장이다. 약사회가 선을 그으며 답을 꺼린 논란들이 약정원의 입을 통해 얼마나 해소될지 지켜볼 일이다.2023-03-26 19:26:43김지은 -
[기자의 눈] 타그리소 1차 급여, 이제는 속도전이다[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가 1차치료 급여 첫 발을 뗐다. 5번의 도전 끝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를 통과했다. 타그리소는 지난 2018년 12월 1차 치료 적응증을 추가한 뒤 적극적으로 급여 확대에 나섰지만 번번이 암질심에서 거절 당했다. 3상 하위분석 데이터를 보니 아시아인에서의 전체 생존기간 개선 효과를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아이러니하게도 타그리소 효능 논란은 일본이 일으켜 일본이 종식했다. 타그리소 3상 FLAURA 임상에서 일본은 아시아인 OS값을 대조군과 별 차이 없게 만드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약제 스위칭이 자유로운 의료 환경이 미친 여파다. 정작 피해는 한국 환자들이 봤다. 일본에서는 하위분석 결과와 관계없이 1차 급여가 적용되는데, 한국은 이 데이터 때문에 4년을 넘게 비급여로 치료를 받아야 했으니 말이다. 아시아에서의 OS 의구심을 잠재운 것도 일본이다. 지난해 일본 대규모 리얼월드 데이터가 나오면서다. 리얼월드 데이터는 통제된 환경의 임상이 아니어서 임상에서 나온 데이터보다 효과가 다소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타그리소는 일본 리얼월드에서 3상 때보다 더 긴 무진행 생존기간과 3년 이상의 전체 생존기간을 보여줬다. 더 이상 3상 하위 데이터를 두고 논쟁을 벌일 필요가 없어졌다. 이미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글로벌 트렌드는 1차 타그리소 요법이 완전히 자리잡았다. 작년 인터뷰로 만났던 독일 혈액종양학 교수는 "1·2세대를 먼저 쓰고 3세대를 쓰는 순차치료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다소 난색을 표했다. 타그리소 이후 단 한 번도 순차치료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의 대답은 "독일에서도 일부 소수의 병원에서 순차치료를 택하는 경우가 있다고는 들었다. 하지만 이미 타그리소가 명백한 1차 표준치료제가 됐기 때문에 솔직히 말해 순차치료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답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였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 타그리소가 1차 표준요법으로 자리잡으려면 조금 더 기다림이 필요하다. 암질심은 항암제 급여의 첫 단추일 뿐 앞으로도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모두 통과해야 한다. 이제는 속도전이다. 약평위에 얼마나 오래 머무르냐에 따라 타그리소 급여확대는 해를 넘길 수도, 연내가 될 수도 있다. 일단 아스트라제네카는 정부에 최대한 협조해 신속히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높은 상태다. 심평원은 얼마나 큰 의지를 지니고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심평원도 급여 적정성을 심사해야 할 많은 신약들이 있다. 하지만 자그마치 4년이다. 타그리소 1차 급여 청원이 5만명을 넘겼다는 건 그만큼 절실함이 최대에 달했다는 얘기다. 이들의 기다림이 5년을 넘기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2023-03-24 12:10:48정새임 -
[기자의눈] 비대면 진료 3661만건, 이용자들 생각은?[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비대면진료 법제화가 가시밭길이다. 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재진환자, 일차의료기관 중심의 비대면진료 원칙에 합의하면서 일사천리인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21일 국회 보건복지위 제1법안소위원회에서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마저 명시적 반대 입장을 개진하면서 다시 안갯속이다. 이날 비대면진료 법안 심사 과정에서 다수 의원들은 국내 보건의료체계에 가져올 문제점을 제시하며 신중론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비대면진료 이후 순차적으로 뒤따르게 될 의약품 배송 제도화를 향한 문제점도 다수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의약단체는 물론 한시적 비대면진료를 틈 타 우후죽순 생겨난 플랫폼, 관련 업계까지 비대면진료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다. 시대적인 흐름이 비대면으로 변화하고 있고 한국과 같이 IT가 발달한 나라에서 비대면진료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게 비대면진료 찬성론자들의 입장이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한시적 비대면진료 현황 실적표에 따르면, 2020년 2월 24일부터 2023년 1월 31일까지 2만5797개 의료기관에서 1379만명을 대상으로 3661만건의 비대면진료가 실시됐다. 복지부는 고령층과 만성·경증질환 중심으로 높은 이용률을 보였으며 질환을 기준으로는 고혈압 15.8%과 급성기관지염 7.5%, 비합병증 당뇨 4.9%의 순서로 비중이 컸으며 효과성과 안전성, 만족도 등 성과가 확인됐으며 특히 만성질환자의 처방지속성(치료과정에서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는 정도)이 비대면진료 허용 이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보건산업진흥원의 2022년 설문조사를 토대로 '비대면진료에 만족한다'는 의견이 62.3%였고, '향후 비대면진료 활용 의향이 있다'는 의견은 87.9%였다며 "비대면진료 과정에서 환자의 의료 선택권과 접근성, 의료인의 전문성이 존중되고 환자와 의료인이 모두 안심하고 안전하게 비대면진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완장치를 마련하며 제도화를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환자의 의료 선택과 접근성은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을까. 약국 선택권을 단편적으로 들여다 보면, 여전히 환자가 직접 약을 픽업하러 가는 경우를 제외하고 택배나 퀵으로 의약품을 받기 위해서는 'A약국', '제휴약국' 등으로 표기되는 약국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올라케어가 환자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약국선택 기능을 도입했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도 제휴 약국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올라케어를 운영하는 블루앤트는 "보건복지부 권고에 따라 애플리케이션 내 약국 선택 기능을 적용했다"며 "이는 보건복지부 공고 제2022-576호 '한시적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가이드라인' 내 '환자가 약국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준수사항을 지키기 위한 행보"라고 표현했다. 복지부 공고가 이뤄진 시점이 지난 8월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올라케어 역시 늑장 행보였고 심지어 다른 플랫폼들은 여전히 관련 사항조차 준수하지 않고 있다. 또한 남성이 사후피임약을 처방받은 건수 역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총 4298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사후피임약은 전문의약품으로 호르몬 폭탄이라고 불리며 아주 신중하게 복용해야 하는 약이다. 특히 미성년자에게는 사후피임약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부작용 위험이 더 크다. 대리처방, 비대면진료 허점 등 정부의 대책 마련과 개선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환자의 의료 선택권과 접근성, 의료인의 전문성이 존중되고 환자와 의료인이 모두 안심하고 안전하게 비대면진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하겠지만 편법이 난무하는 현재의 플랫폼을 비대면진료로 안고 가기에는 우려를 잠재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더욱이 비대면진료는 국내 보건의료체계 전반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자칫 의료영리화 초석을 놓을 수 있다는 부분 역시 염두에 둬야 한다. 비대면진료는 무려 3661만건이나 이뤄졌다. 비대면진료 방향을 정하는 데 있어 의약단체 보다 중요한 이용자들의 인식은 어땠을까.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 보자면, 지속적으로 복용하거나 사용했던 약이 아니라면 몸져눕는 상황이 아닌 한 의원을 방문할 것 같다. 언제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이다 보니 여기에 대한 심도 깊은 의견 청취나 공론의 장이 필요해 보인다.2023-03-22 17:21:12강혜경 -
[기자의 눈] 병원지원금 근절에 의약사 처벌 감수해야[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을 개설하기 위해 병원에 인테리어, 홍보비 명목으로 제공하는 불법 지원금은 이미 만연해 있다. 수년 전부터 문제로 떠올랐고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됐지만 애석하게도 자정 작용은 없었다. 그동안 수많은 불법 지원금이 오갔지만 단 한 건의 처벌 사례도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병원지원금은 조제료의 일정 비율로 매달 지원금을 제공하거나, 임대료를 대납하는 등의 기형적 형태로 자리 잡았다. 심지어 병원이 양도양수를 하면서 이미 운영하고 있던 1층 약국에 지원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병원이 잘되면 약국도 좋은 게 아니냐는 요구 앞에서 약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지원금을 건네고 있다. 또 불법 브로커는 억 단위로 올라가는 병원 지원금을 연결,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면서 부당 이익을 취한다. 브로커의 부당 이익 역시 약사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다. 물론 불법 지원금이 약사의 억울함으로만 끝나진 않는다. 그랬다면 이미 어디에선가 곪아 터져나왔을 수 있다. 병원 지원금에 들어간 비용은 약국 권리금에 더해지고, 돈을 건네는 약사의 마음 한 켠엔 권리금으로 회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일부 약사들이 불법 지원금을 곧 ‘투자’라고 인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약국 권리금엔 불합리한 거품이 생기고, 개설 부담은 꾸준히 상승해 결국 폭탄돌리기가 되는 악순환이다. 다행히 국회에서 지원금을 요구한 병원, 돈을 건넨 약사, 이를 연결해 준 브로커까지 처벌하는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들에게 3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해 처방전 담합을 막겠다는 취지다. 지난 2019년 대한약사회는 악성브로커 신고센터를 운영했었지만 별다른 성과는 남기지 못했다. 병원과 약국의 담합을 깨기 위한 편법약국 법적대응도 줄곧 이어졌지만 불법의 고리는 더 단단해지고 있다. 안타깝지만 이미 내부 자정으로는 손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불법브로커와 의약사에 대한 강한 처벌이 필요한 상태가 됐다. 21일 오후 병원지원금을 금지하는 약사법 개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자진신고자에 대한 처벌 감경 조항도 포함됐다. 개정안은 오는 23일 전체회의를 거쳐 법사위 심사를 받게 된다. 개정안이 최종 통과되길 바라며, 관행이 돼버린 병원지원금을 뿌리 뽑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2023-03-21 17:43:29정흥준 -
[기자의 눈] 원대했던 '백신 자급률 80%' 계획[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 보건복지부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국내 백신 산업을 육성해 2020년까지 국가필수백신의 자급률을 80%로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이다. 당시 국가필수백신 28종 가운데 자급 가능한 백신은 8종에 그쳤는데, 이를 7년 안에 22종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었다. 불과 2년 뒤 백신 자급률 80% 달성 계획이 일부 수정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바이오의약품 글로벌성장 정책포럼에서 목표 달성 시점을 기존 2020년에서 2022년으로 슬그머니 미뤘다. 다시 4년 뒤엔 이 계획이 한 차례 더 바뀌었다. 식약처는 목표 달성 시점을 2023년으로 1년 더 미뤘다. 동시에 자급률 목표를 80%에서 75%로 하향 조정했다. 그렇다면 현 상황은 어떨까.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필수예방백신 자급률은 2021년 기준 50%에 그친다. 여전히 28종 가운데 14종만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엄밀한 의미에서의 자급률로 따지면 이보다도 더욱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백신 원액 중 상당수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사가 원액부터 완제품까지 제조·공급 가능한 백신은 B형간염, 인플루엔자, 수두, 파상풍/디프테리아 등 6종 내외에 그친다. 자급률로는 30%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백신 자급률은 너무도 해묵은 문제다. 그러나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전은 더디기만 하다. 백신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은 매년 국정감사 즈음에만 공허한 외침으로 반복될 뿐이다. 정부는 백신 연구개발 지원만 입버릇처럼 되뇐다. 지난 3년 간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는 동안 우리는 백신주권의 확보가 얼마나 절실한지 깨달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 백신을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하면서 개발 역량도 확인했다. 이제 남은 것은 민간기업의 필수백신 개발과 생산을 이끌어낼 동기부여 뿐이다. 필수백신에 대한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라는 해결 방안은 이미 오래 전에 제시됐다. 그러나 백신주권 확보라는 구호는 아주 잠깐 타올랐다가 이내 꺼진다. 그렇게 10년이 넘게 흐르는 동안 필수백신 자급률 80% 달성 계획은 여전히 원대한 목표로만 남은 상황이다. 코로나 사태가 엔데믹으로 전환하고 있다. 백신주권 확보라는 원대했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더없이 좋은 모멘텀이 지나가고 있는 셈이다. 지금 나서야 한다. 민간기업의 순수한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백신 R&D 지원이나 인허가 규제 개선 같은 간접적인 수단으로는 민간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합리적인 보상'이라는 빠르고도 확실한 해결 방안이 있다. 이 해결 방안이 도입되지 않는 한, 올해가 가기 전에 원대한 목표는 다시 한 번 수정될 것이 뻔하다.2023-03-21 06:16:04김진구 -
[기자의 눈] 초진 비대면진료 요구와 플랫폼 자충수[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당장 오늘(20일)부터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대형마트 내 약국에서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진다. 지난 3년 전세계가 힘을 모아 인고해 온 코로나19란 길고 캄캄한 터널의 끝이 이제야 두 눈에 보이는 기분이다. 더 나아가 오는 4~5월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 이하로 하향조정 되면 국내 감염병 대응 조직과 시스템이 크게 변화하는 동시에 2020년 2월부터 허용 중인 한시적 비대면 진료도 공식적으로 종료된다. 전 국민이 코로나 위기 단계 하향 조정과 일상으로의 회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것과 달리 초조한 표정을 짓는 이들이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이다. 사실상 코로나19 종식과 맞먹는 위기 단계 하향을 앞두고 정부가 의료계 합의를 거쳐 '재진 환자 중심' 비대면 진료 제도화 입법 의지를 드러내자 업계 1위 닥터나우 등 플랫폼 업체들은 복지부 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플랫폼 업체들로 구성된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는 초진 환자부터 허용하라는 성명서를 배포하는 동시에 대통령실에 손 편지를 보내고 용산을 직접 찾는 등 초진 비대면 진료 시스템 정립을 위한 전격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커진 몸집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은 플랫폼 업체들이 초진 비대면 진료 요구와 최근의 행보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의사와 약사로 구성된 우리나라 보건의료시스템을 기반으로 비대면 진료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기본을 잊은 주장이다. 국내 보건의료 시스템을 고려하지 않은 이 같은 원산협 요구는 의료계와 약사사회, 복지부의 반감을 키우는 악수로 작용하게 됐다. 초진 비대면 진료 제도화는 국내 의료전달 시스템과 지역 약국 생태계를 붕괴시킬 수 있는 위험한 요구라는 게 의사와 약사 견해다. 특히 국민의 '보편적 의료권 보호'를 초진 비대면 진료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의사, 약사 분노를 키우는데 한층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차라리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 보호와 이윤 창출을 이유로 앞세웠다면 솔직하기라도 했다는 게 의·약계의 냉소 띤 반응이다. 의료계와 약사사회 일각에서는 "비대면 플랫폼 업체가 의·약사 머리 위에 서려 한다. 초진 비대면 진료 요구는 플랫폼이 병원·약국을 패싱하고 국내 의료 흐름을 좌우하는 수문장이 되려는 시도"란 비판마저 나온다. 비대면 진료는 의료기관과 약국 참여 없이는 시행이 불가능하다. 이론 여지가 없는 명제다. 플랫폼 업체들은 비대면 진료에 없어서는 안 될 의사와 약사를 주적으로 돌릴 생각인 걸까. 일상으로 회귀한 이후 비대면 진료가 정식 제도화 되더라도 플랫폼은 비대면 진료 주체인 의·약사와 호흡을 같이 할 수 밖에 없는 객체다. 초진 허용을 향한 최근의 플랫폼 업체들의 앞뒤 재지 않은 전격전이 아쉬운 이유다. 플랫폼(platfrom)의 사전적 의미는 '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리는 곳'이다. 기차가 승객에게 제공하는 교통서비스는 병·의원·약국 내 의·약사가 환자를 만나 시행하는 진료·처방·조제·투약 등 보건의료행위에 빗댈 수 있다. 플랫폼은 기차와 승객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연결해주는 매개체다. 기차 없는 기차역은 없다. 매개체로서 존재 이유와 가치가 단숨에 사라진다. 닥터나우 등 플랫폼 업체들이 스스로 '비대면 진료 매개체'로서 위치와 역할을 바로 인식해야 할 때다.2023-03-19 14:51:22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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