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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IR 담당자, '신뢰'가 중요하다[데일리팜=이석준 기자] IR(investor relations).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정당한 평가를 얻기 위해 주식 및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홍보활동이다. 코로나19 이후 제약바이오 업종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IR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말 한마디에 기업 가치(시가총액)가 요동칠 수 있어서다. IR 담당자 발언은 순식간에 SNS, 카카오톡, 기사 등을 통해 번져나간다. 상황이 이렇자 대다수 IR 담당자는 투자자의 질문에 '조심 또 조심' 그 자체다. 특히 전화로 걸려오는 불특정 주주에게 회사 정보를 공개하기는 쉽지 않다. 이해가 된다. 행여나 주가에 불똥이 튈 경우 고스란히 책임이 전가될 수 있다. 때문에 투자자도 민감하거나 예민한 정보 공개를 요구했지만 만족스러운 대답을 듣지 못할 경우 그려려니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일부 일관성 없는,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전달하는 IR 담당자는 자질이 의심스럽다. 실제 있었던 일이다. IR 오프라인 행사에 방문해 주주와 기관투자자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자금 조달 계획을 물었다. 이 회사의 현금성자산을 고려했을 때 자금조달이 임박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땅한 수익이 없는 바이오벤처였다. IR 담당자는 적어도 올해는 자금조달 계획이 없다고 했다. 행사가 올초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렇게 자신있게 말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과감한 발언이었다. 다만 회사는 하반기 시작하자마자 자금조달에 나섰다. 주가는 자금조달 소식 후 곤두박질쳤다. IR 담당자의 이후 태도가 황당했다. 자금조달이 없다고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자신은 고위관계자가 아니라서 몰랐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IR은 사실상 회사를 대표하는 자리인데 무책임한 태도에 할 말을 잃었다. 또 다른 일화다. 이 회사 IR 담당자는 불필요한 정보도 전달하는 습관이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모르던 정보도 들을 수 있어서 좋지만 중요한 건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같은 질문을 해도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 저번에 이렇게 답하지 않았냐고 하면 내가 그랬냐하고 은근슬쩍 넘어간다. IR 담당자의 역할은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코로나19 이후 제약바이오업계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정보 하나, 말한마디로 주가로 연동되는 사례가 흔해졌기 때문이다. IR담당자의 고충도 안다. 정보를 어느선까지 공개야하는지 고심이 깊다. 다만 임시방편의,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향후 후폭풍으로 다가올 수 있다. 차라리 공개할 수 없다는 발언이 옳아보인다. 특히 정보 공개 범위와 팩트 전달은 일관성이 생명이다. 신뢰를 잃은 IR은 정작 주가를 부양해야할 호재성 이슈에도 힘을 잃기 마련이다.2023-11-29 06:00:25이석준 -
[기자의 눈] '뻥튀기 상장 논란' 남일 아니다[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뻥튀기 상장 논란이 국내 바이오업계에도 영향을 미칠지 우려스럽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뻥튀기 상장 논란이 제기된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팹리스)인 '파두'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IPO 심사를 대폭 강화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IPO 증권신고서 심사 시 제출 직전 월까지 매출액, 영업손익 등이 투자위험요소에 적절히 기재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누락 또는 거짓 기재가 적발되면 불공정거래 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올해 8월 기술특례로 상장한 파두는 당초 올해 추정 매출액을 1203억원으로 제시했으나 3~4분기 매출액이 약 3억원에 그쳤다. 뻥튀기 상장 논란이 불거지면서 공모가도 1만원 이상 떨어진 상황이다. 뻥튀기 상장이 이슈가 됨에 따라 기술특례 상장을 노리는 바이오 기업들도 덩달아 긴장하고 있다. 주요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기술특례 상장으로 우후죽순 코스닥에 입성했다. 올해 만해도 9개사가 기술특례 상장에 성공한 바 있다. 다만 그동안 신약 개발 성과를 낸 바이오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은 다양하고 새로운 기전을 통해 신규 치료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전임상 등 초기 임상단계에 그치고 있다. 이에 기술특례로 상장한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발생하고 있다. 또 일부 바이오 기업들은 시장성이 없어 보이는 신약후보물질에 대해 장밋빛 비전을 제시하기도 한다. 소위 IPO와 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후보물질 뻥튀기'를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이 선량하고 성실한 대다수 바이오 기업들에 피해가 돌아갈까 우려된다. 결국 이런 의심스러운 시선을 거두기 위해선 업계 내부의 자정 노력이 절실하다. 이에 상장 전후 신약후보물질들의 임상 결과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 임상에 실패하고 유효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와도 정확한 정보를 공개해야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유지될 것이다. 환자의 생명에 연관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는 윤리 의식 함양이 선행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바이오 업계에 대한 '뻥튀기' 의심은 계속 될 것이다. 발전된 우리나라 바이오의 위상에 맞게 투명한 정보공개가 필요한 시점이다.2023-11-28 06:18:10손형민 -
[기자의 눈] 복지부 아닌 다른 부처의 약사법 뽀개기[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안전상비약은 편의점에서도 판매하는데, 드론 배송이 뭐가 문제일까요. 대상 품목이 아닌 서비스를 통한 주민 편의 확산에 집중해주시길 바랍니다.” 지난 21일 충남 보령시 원산도에서 진행된 ‘주소기반 드론배송 시연회’에서 만난 행정안전부 소속 직원이 한 말이다. 이번 실증사업을 주관하는 행정안전부는 이번 자리에서 올해부터 배송 대상을 공공재인 의약품, 우편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실제 행안부는 지난 10월부터 12월까지 보령 원산도에서 시행 중인 드론배달 서비스에서 배달 물품 중 비상의약품을 포함하고 있다. 비상약이란 이름으로 안전상비약을 택배로 드론에 실어 배송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을 위해 관련 드론 배송 업체는 원산도 주민이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는 어플을 개발했고, 이 어플에서는 생필품 이외 상비약도 주문을 하면 드론으로 배송받을 수 있는 형편이다. 안전상비약이 별다른 제한 없이 드론으로 배송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골목상권 살리기’ 일환으로 사실상 안전상비약의 슈퍼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규제개혁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골목규제 뽀개기' 일환으로 안전상비약 판매자 등록 요건 완화 방안을 의제로 올린 중소벤처기업부는 24시간 운영 하지 않는 시골이나 약국이 먼 동네 슈퍼마켓에서는 안전상비약을 판매할 수 없어 주민이 불편을 겪고 있는 만큼 해당 규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들 사업은 분명 의약품을 다루고 있음에도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아닌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서 추진하고 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의약품 관리의 주무부처인 복지부와 사전 소통이나 의견 조회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관련 부처들은 안전상비약을 배송하고 판매 범위를 넓히려는 취지이자 명분으로 ‘주민 편의’, ‘골목상권 살리기’를 내세우고 있다. 주민이 더 편리하게 약을 복용하게 하고, 죽어있는 골목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안전상비약을 드론으로 배송하고, 슈퍼마켓에서도 판매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제도 추진 그 바탕에 의약품을 혹시 안전보다 ‘편의’가 우선인 생필품 개념으로 보는 인식이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국민 편의를 등에 업고 의약품을 약국 밖으로, 또 약사 손을 떠나 판매하고 배송하려는 시도가 지속되는 이 상황에서 의약품 정책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중심 잡기와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2023-11-26 15:51:09김지은 -
[기자의 눈] 품절약 사태 근본 대책 마련해야[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정부는 품절약 균등 분배와 약가인상과는 별개로 의약품 수급불안정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추진해야 한다. 민관협의체를 통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당장 급한 불을 끄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현장에 부족한 모든 약을 균등 분배할 수도, 약가인상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펜잘이알서방정 ▲마그밀정 ▲슈다페드정 ▲코슈정 ▲듀락칸이지시럽 ▲풀미칸/풀미코트 ▲맥시부펜시럽 ▲이모튼캡슐이 균등 분배하며 잠시 갈증은 해소했지만 이들 외에도 부족한 약의 수는 훨씬 더 많다. 일각에서는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경우 자발적인 의약품 증산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그래서 품절약 균등 분배나 약가인상을 멈추라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어려워서 미뤄두고 있는 장기적인 대책들도 함께 논의하자는 것이다. 최근 인슐린 품절 관련 보도 이후 환자와 약사로부터 각각 연락을 받았다. 환자는 특정 인슐린 주사제가 있는 약국을 알려 달라는 메일을, 약사는 약국에 없는 처방약이 나와 대학병원 앞으로 가보라고 안내했다며 어려움을 토로하는 문자였다. 이 같은 약국과 환자의 불편은 비단 특정 의약품에 해당하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또 지금은 공급되고 있는 품목이 언제, 어떻게 품귀가 될 지 알 수 없다. 지금 겪고 있는 잇단 품절약 사태의 터널이 언제 쯤 끝날 거라고 얘기해줄 수 있는 사람도 없다. 따라서 정부는 공급 부족 의약품에 대한 처방 중단, 대체조제 간소화, 의약품 원료의 국내 자급률을 올릴 수 있는 방안들을 종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일부 품목에 한정한 대체조제 간소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수급 불안정 민관협의체에서는 품절과 품귀의 정의를 합의해야 한다. 정부와 산업, 약국, 병원 등 이해관계자 중 누군가는 품절이라고 보고, 누군가는 여유있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선 대책의 강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또 품절의 정의가 구체화 되면 단계적인 대응이 가능해진다. 가령 일정 수준으로 유통량이 낮아지면 대체조제를 간소화 하고, 더욱 낮아지면 처방에 제한을 두는 방법도 있다. 심평원은 이달부터 의약품관리종합정보포털을 통해 수급불안정 의약품 신고와 정보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통 관리를 투명화 해 현장 대처를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급불안정 민관협의체와 연동해 대책 강구에도 활용한다는 목적이다. 정부도 품절약 해결을 위해 새로운 대책을 내놓고 있는 모습이다. 단기적인 대책들과 더불어 장기적으로 마련해야 할 품절약 대응 시스템을 조금씩 구축해야 언젠가는 현장과 행정의 피로도가 모두 줄어들 수 있다.2023-11-22 17:11:49정흥준 -
[기자의 눈] 비대면 진료 완화, 누굴 위한 정책인가[데일리팜=강혜경 기자] "팬데믹이 끝나 비대면 진료가 금지되면서 어린아이를 둔 부모님들은 '아이가 조금만 아파도 꼼짝 없이 연차를 내 병원에 데리고 가고, 길게 줄을 서야 하고, 휴일과 저녁에는 야간병원과 응급실을 전전해야 한다'고 답답함을 호소하셨다."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시작으로, 의대정원 확대 등에 후순위로 밀렸던 비대면 진료가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안을 확대하는 개편안만 검토 중인 것은 아니며,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 없이 보건의료계 의견을 듣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시범사업 범위가 대폭 늘어나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초진 환자에 대한 비대면 진료 결정 권한을 의사에게 주는 방안에서부터 재진 허용 기한을 현행 30일에서 60일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 동일 의료기관이라면 다른 질환으로도 비대면 진료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 등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안에 비대면 진료 업체는 물론 기대감에 원격의료주까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비대면 진료를 시행하고 약을 조제하는 의·약계에서는 반발 여론이 거세다. 대한내과의사회는 "지난 6월 시작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은 짧은 기간 동안에도 불충분한 진찰로 인한 의료사고 위험성, 진료 책임 소재 규정 미비, 수진자의 신분 확인 문제, 끊임없는 규제 약물 처방 사고와 약물 오남용, 약 배송 문제, 플랫폼 문제 등 부작용이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며 "모든 의료 관련 제도는 국민건강과 안전이 편의나 효율보다도 우선시 돼야 함을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하며, 특히 다른 질병이라도 비대면 진료를 가능케 하는 것은 초진 전면 허용과 진배 없다"고 우려했다. 미래를생각하는의사모임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종식과 더불어 마땅히 종료돼야 할 비대면 시범사업을 오히려 개악해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겠다는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적은 거리에 가장 적은 비용으로 동네의원 전문의에게 갈 수 있는 나라에서 환자에게 위험한 비대면 진료가 왜 필요하냐"고 반문했다. 대한약사회 역시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비대면 진료 정책과 추진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해피드럭 위주의 비대면 진료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예견된 일이었지만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도 이용자 감소로 인해 일부는 사업을 철수했으며, 병·의원 진료·접수, 소분 건강기능식품 구독 등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 따르면 9월 비대면 진료 건수는 일평균 3건 이내로, 5월 3290건 대비 1/1000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자가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비대면 진료가 캐시카우(확실히 돈벌이가 되는 상품이나 사업) 또는 슈퍼앱(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단일 플랫폼 내 통합된 인터페이스로 제공하는 앱)이 되리라는 기대를 버리고 제3의 사업으로 영리를 추구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비대면 진료가 반드시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보건의료에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언급했듯 '국민건강 증진'과 '의료접근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비대면으로 잡기는 쉽지 않다. 비대면 진료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정책인지, 비대면 진료가 허용되면 아이 부모는 연차를 내지 않고 아이를 케어할 수 있을지, 면밀하고 섬세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2023-11-22 15:47:32강혜경 -
[기자의 눈] 대체조제 입법 논의 막는 보이지 않는 손[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애초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소위 심사 안건에 포함됐던 대체조제 활성화 법안이 여야 간사단 협의 과정에서 돌연 삭제됐다. 야당의 안건 심사 요구에 여당이 반대한 게 최종 명단에서 제외된 배경이란 후문이다. 정당한 여야 협의 결과지만, 대체조제를 둘러싼 의사와 약사 간 견해 차가 첨예하다는 점을 들어 일각에서는 의료계 입김이 여야 법안심사 안건 협의에 까지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21대 국회 임기가 내년 5월로 종료되고 22대 총선으로 내년 초 국회 운영이 녹록치 않을 것이란 점을 살필 때 대체조제 활성화 법안이 추후 소위 심사대에 오를 기회는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다. 이는 반대로 자칫 추가 심사기회를 얻지 못하고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해당 법안은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약사법 일부개정안으로, 현행 대체조제 명칭을 '동일성분조제'로 변경해 국민 이해도를 향상하고 약사가 대체조제 사후통보 방식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도 통보할 수 있도록 확대하는 내용이다. 대체조제는 의사 처방약에 대해 약사가 정부로부터 생물학적 동등성을 인정받은 동일 성분·용량·제형의 의약품을 대신 처방할 수 있는 제도다. 정부는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해 똑같은 성분의 더 저렴한 약을 조제한 약사에게 약가 차액의 30%를 지급하는 속칭 '인센티브(장려금)' 제도를 운영하며 대체조제 타당성과 필요성을 행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처럼 건강보험재정 건전성 강화와 환자 복약편의성 제고를 목표로 정부가 장려하는 대체조제 활성화 법안이 별다른 이유 없이 국회에서 논의될 기회가 한 차례 사라졌다는 데 유감을 표한다. 대체조제에 대한 국민 인식을 바로잡고 인지도를 향상하는 동시에 약국 사후통보 간소화로 제도에 활기를 부여하는 입법은 국회에서 여러차례 심사해 제도 개선 발판이 차츰 커져야 한다. 단순히 의사 처방권과 약사 조제권을 중심으로 한 직능 파워게임으로 국민과 건보재정을 건강하게 만드는 대체조제 활성화 입법이 배제돼선 안 된다는 얘기다. 저가약 대체조제율은 2018년 0.26%에서 2020년 0.41% 지난해 0.84%로 채 1%를 넘기지 못하는 실정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 지급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체조제율은 1.25%로 사상 최초로 1%를 넘어섰다. 1%를 겨우 넘어선 것 만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아 기사화된다는 점은 대체조제가 정부 인센티브 지급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자리잡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의료계는 대체조제가 의사 처방약을 약사가 다른 약으로 조제한다는 점을 들어 의사 처방권을 침해하고 환자가 좋은 약을 복용할 권리를 빼앗아 건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지만, 지나치게 경색되고 옹졸한 주장이다.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제네릭 의약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 관리 속에 수 없이 개발·제조되고 있는 데다 의사가 반드시 오리지널 의약품만 처방하는 현실도 아니다. 또 특정 제네릭이 환자에게 각별히 약효를 발현한다는 임상적 근거도 찾을 수 없다. 아울러 환자 치료와 질환 호전에 꼭 필요한 경우 의사는 대체조제 불가 판정 도장을 찍은 처방전을 발행할 수 있는 현실이다. 의료계는 단적으로 의사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자칫 처방권에 상처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감만으로 대체조제를 입에 올려서조차 안 될 존재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대체조제는 의약분업 당시 의사와 약사, 정부, 국민이 합의한 사안이다. 정 제도 취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의사와 약사, 정부, 국민이 다시 한 자리에 모여 대체조제 제도를 선진화 하거나 개선할 필요성을 논의해야 한다. 직능 갈등이란 기계적 이유로 대체조제 활성화 입법안이 심사조차 되지 않는 사례는 반복돼선 안 된다. 보건복지부는 대체조제가 국민의 의약품 구매 편의 제고, 고가약 처방에 따른 약제비 부담 경감, 제약산업 육성 발전 측면에서 긍정적이란 평가를 하면서도 "절차, 방식은 이해당사자 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제도 개선 책임을 직능에 전가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회가 직접 입법으로 나섰는데 또 다시 직능 파워게임 영향으로 법안 논의가 무력화되는 것은 국민과 건보재정 건강에 하등 도움되지 않는다. 대체조제 활성화 법안이 21대 국회 임기 내 타당한 심사 기회를 얻어 법제화 필요성을 제대로 검토 받길 기대한다.2023-11-22 06:23:19이정환 -
[기자의 눈] 조 단위 기술수출 시대 냉정함 갖춰야[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조(兆)' 단위 숫자가 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어느덧 익숙해졌다.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는 제약바이오기업이 8곳에 달한다. 올해도 연말까지 8곳 이상 제약사가 조 단위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분기 업계 최초로 분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인 제약바이오기업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29곳에 달한다. 조 단위 수출 계약도 적지 않다. 종근당은 이달 초 총액 13억500만 달러(약 1조6200억원) 규모의 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엔 에이비엘바이오가 10억6000만 달러(약 1조36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돌아보면 조 단위의 숫자가 파격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사노피와 총액 39억 유로(당시 환율 약 4조8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조 단위 숫자를 업계에 알렸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한미약품뿐 아니라 제약바이오업계 전반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거워졌다. 그 즈음 연매출 1조원 넘는 제약사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어 심심찮게 조 단위 기술수출 계약 체결 소식이 전해졌다. 워낙 비현실적인 숫자 단위였기 때문에 그 자체로 호재로 작용했다. 조 단위 계약 체결 소식이 전해지면 어김없이 주가 급상승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거품 논란도 제기된다. 총액 1조원에 가까운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이 얼마인지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총 계약규모는 낙관적 전망이 가득 담겨 있다. 총 계약규모가 1조원이 넘는다고 해서 해당 후보물질의 가치가 1조원 이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후보물질이 개발이나 허가 등 세부 계약조건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수령하지 못한다. 그래서 제약업계에선 대체로 총 계약규모보다는 즉시 수령하는 계약금을 토대로 해당 후보물질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기업의 실적 전망도 마찬가지다. 한 의료AI 기업은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10년 후 매출 목표치를 10조원으로 제시했다. 작년 매출이 140억원 규모였으니, 10년 만에 기업 실적을 700배 이상 키우겠다는 게 이 회사의 목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10조원의 매출 목표를 달성할지에 대해선 모호한 답변만 이어졌을 뿐이다. 조 단위 숫자가 여전히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숫자에 현혹될 필요는 없다. 이미 제약업계는 총액 5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이 반환되는 경험을 했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으로 5000억원 이상(4억 유로)이 남았음에도, 해당 기업에겐 악재로 작용했다. 기대감이 높이 쌓일수록 무너졌을 때 느끼는 절망감은 크게 마련이다. 냉정함이 더욱 더 요구되는 시점이다.2023-11-21 06:17:05김진구 -
[기자의 눈] 저박사 이후 1년, 항생제 급여 고민[데일리팜=어윤호 기자] 항생제 신약 '저박사'가 보험급여 목록에 이름을 올린 지 이제 1년이 넘었다. 당시 저박사는 국가필수의약품 중 일부에 대한 경제성평가 특례제도가 적용되면서 등재됐다. 국제적으로 항생제 내성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유연한 대처가 빛났던 순간이었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아님에도 중차대한 의약품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 받은 셈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향후 1년 동안 급여 적용이 이뤄진 항생제 신약은 없었다. 저박사가 국내 허가 5년 만에 등재됐다지만 한번 포문을 연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가 지속됐다고 판단하기에, 1년의 공백은 적잖은 시간으로 보여진다. 정부는 그때 항생제를 경평면제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항생제의 범위를 저박사와 같은 항균제로 제한했다. 이 같은 원인으로 인해 경제성 평가 진행이 어려워 비급여 상태로 머물고 있는 항생제가 '크레셈바'이다. 그러나 의학적 개념의 항생제는 항균제(세균감염의 치료), 항진균제(진균감염의 치료), 항바이러스제(바이러스감염의 치료)를 포괄하는 '항미생물제제(Antimicrobial medicines)'를 의미한다. 이러한 항미생물제제 내성(AMR, Antimicrobial resistance)의 지속적인 증가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공중보건 의제로 꼽힌다. WHO에서는 AMR의 개념을 '박테리아, 기생충, 바이러스 및 진균에 의해 발생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감염의 효과적인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위협'으로 정의하고 있다. 카바페넴의 새 치료대안 확보 역시 세계보건기구가 공표한 세계적 보건이슈다. 다제내성 그람음성균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여 최근 의료관련 감염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으며 특히 세계보건기구는 카바페넴 내성 녹농균을 새로운 항생제 연구 개발이 필요한 최우선 순위 병원균 중 하나로 지정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항균제, 즉 경평면제 혜택 범위에 들어가는 항생제 '자비세프타'가 9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약은 다제내성 녹농균이나 카바페넴 내성 그람음성 병원균, ESBL 생성 장내세균처럼 약물내성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중증 감염증에 대한 새로운 항생제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약사와 정부의 노력으로 등재를 기대할 수 있게 된 현 상황이, 잔존하는 항생제 이슈도 되돌아 볼 적기다.2023-11-20 06:00:17어윤호 -
[기자의 눈] 의약품 'e-라벨' 소비자 목소리도 중요[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4월부터 전문의약품 의료기관 투여 주사제 27개 품목을 대상으로 의약품 전자적 정보 제공(e-라벨)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식약처는 올해를 시범사업 1차년도, 내년을 2차년도로 계획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전문의약품에 대한 e-라벨 적용을 추진한다. 올해 1월 발의된 약사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통과를 하지 못했지만, 적극행정심사를 거쳐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식약처는 연내 종이 첨부문서를 대체해 전자적 형태로도 의약품 안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약사법이 개정되면 의약품의 e-라벨 도입은 따를 수 밖에 없는 제도가 된다. 일본은 지난 2021년 전문의약품을 대상으로 종이 첨부문서를 면제하는 의약품 e-라벨을 제도화했으며, 유럽·싱가포르·대만 등은 우리나라와 같이 현재 의약품 e-라벨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e-라벨 도입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우려하는 목소리가 정해져 있다. 종이 첨부문서를 없애면 의약품 정보 접근에서 디지털약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전면 e-라벨 전환보단 첨부문서 이원화에 목소리가 더 실리고 있다. 식약처의 이번 1차년도 시범사업은 의료기관 투여 주사제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직접 e-라벨을 체감할 기회는 없었다. 아마 1차년도에는 실제 e-라벨 전환을 적용해야 하는 제약업체를 대상으로 하면서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역시 내년에는 소비자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식약처장의 동아ST 현장 점검 과정에서 나온 공장 관계자들의 애로사항을 모아보면 e-라벨 확대 적용 시 회사 차원에서 홍보를 진행하는데 있어 어렵다는 점과 전자문서의 텍스트 크기, 폰트 유형 등을 가이드라인 마련 등 정도였다. 디지털약자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왔지만, 1차년도 시범사업 결과로는 평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차년도 시범사업에서 실제 디지털약자에게 e-라벨이 어떤지, 그리고 전문가들인 의사와 약사들의 의견도 다양하게 청취해야 제대로 된 평가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2023-11-17 06:37:32이혜경 -
[기자의 눈] 희망퇴직 '금전 보상' 기준 절실[데일리팜=이석준 기자] 국내 제약업계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일동제약에 이어 녹십자도 인원감축을 단행한다. 우려가 많다.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자칫 업계 전반적으로 인원감축 유행이 일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진다. 일부는 실제 구조조정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물론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실적 부진에 따른 고육지책이다. 일동제약은 2020년 4분기 59억원 영업손실 이후 올해 3분기까지 12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기간 영업손실 합계는 1809억원이다. 적자 주요 원인은 R&D 투자 확대가 꼽힌다. 2019년 574억원, 2020년 786억원, 2021년 1082억, 2022년 1251억원이다. 4년 합계 3693억원이다. 명분(R&D)은 좋았지만 실리(실적)은 챙기지 못했다. 이에 인원감축 강수를 던졌다. 일동제약 직원수는 2분기 말 1424명에서 3분기 말 1195명으로 229명 감소했다. 최근에는 연구개발(R&D) 부문 물적분할(유노비아 신설)로 적자 주요 요인을 떼어냈다. 회사는 "재무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비전 달성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경영 쇄신안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녹십자도 최근 실적이 신통치 않다. 연결 기준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2217억원으로 전년동기(12조2998억원)대비 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1037억→428억원)은 58.7% 줄었다. 지난해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한 제약바이오기업 8곳 중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한 곳은 GC녹십자가 유일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녹십자도 10% 감축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GC녹십자는 "조직을 효율적으로 재편하기 위해 상시 퇴직 프로그램을 통해 인력을 재배분하고 있다. 인력 축소가 아닌 조직 규모 10%를 축소하는 것이다. 권고사직이 아니라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동제약과 녹십자의 구조조정. 경영 효율화 측면이라면 나쁠 것은 없다. 오히려 인원감축 후 조직이 효율적으로 돌아간다면 구조조정은 신의 한 수가 될 것이다. 다 끌고 갈 수 없다면 일부는 버려야 한다. 선택과 집중이다. 다만 일동제약과 녹십자의 구조조정이 업계 인원감축의 신호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준'이 필요하는 의견이 많다. 특히 희망퇴직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 부문이다. 일동제약은 희망퇴직 '월 급여의 9개월' 조건을 내걸었다. 녹십자는 20년 이상 '1년치 급여', 20년 미만 '6개월치 급여'를 제시했다. 해당 조건에 대한 업계 대부분 반응은 '약하다'다. 이 돈 받고 어떻게 나가냐는 푸념도 나온다.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근속연수*2)+8개월로 시작하는 다국적제약사와는 사뭇 다른 조건이다. MSD의 경우 기본 조건(2n+10) 외에 ▲근속년수 5년 미만 7000만원 ▲5년 이상 15년 미만 1억원 ▲15년 이상 1억2000만원이 추가로 지급된다. 조기신청자는 여기에 1000만원을 더 얹어준다. 기업 입장에서 구조조정 목표는 단연 임원 감축이다. 그렇다면 좋은 보상 조건을 제시해 인원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좋다. 이왕 시작했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에서는 당장의 목돈이 나가겠지만 인원 감축으로 인한 효과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 희생이 필요하다. 구조조정 신호탄은 쏘아졌다. 그렇다면 대형제약사는 업계 맏형 입장에서 구조조정 기준을 잡아줘야 한다. 특히 금전적인 보상이다. 아무래도 다음 구조조정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일동제약과 녹십자의 사례를 참고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형제약사의 금전적 보상이 낮게 자리잡을 경우 중소형제약사의 경우 더욱 낮게 자리잡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2023-11-16 06:00:00이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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