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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과 비정상, '건강한 사람과 환자'프랑스 철학자 미쉘푸코는 '광기의 역사'에서 광기는 이성중심의 서구 문화가 포용하지 않고 배척했던 인간적 특성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지배이데올로기에 의해 만들어지고 배제된 '비정상'이었고, '한울타리' 안에 공존할 수 없는 '타자'였다. 사람들은 무의식 중에 이런 이분법적 배제논리를 받아들였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저서 '오리엔탈리즘'을 통해 제국주의적 식민주의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이런 이분법적 서구중심주의가 어떻게 활용됐는 지 보여줬다. '동양'(오리엔트)은 '서양'(옥시던트)의 타자였고, '문명'(서양)이 일깨워줘야 할 '미개'(동양)였다. 푸코와 사이드 등이 주창한 이런 철학적, 문화사회적 문제 의식과 비판은 맑스주의와 더불어 인류의 사고체계를 전환시키는 데 기여한 중요한 인식론적 접근이었다. 또 여성, 인종차별, 동성애, 장애인 등 소수자운동의 중요한 이데올로기적 밑거름이 됐다. 우리도 변했다. 이제 '장애인'의 반의어로 '정상인'이 아닌 '비장애인'이라는 표현을 쓴다. 여성은 나약하고 종속돼야 할 남성의 타자로 여기지 않는다. 여기서 의약품 인·허가와 사후관리를 담당하는 대표적인 '국민건강지킴이' 정부 부처인 식약처가 최근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자. 성장호르몬제제의 올바른 사용법을 안내하면서 "성장호르몬제는 정상인을 위한 키 크는 약"이 아니라고 했다. 또 "정상인이 잘 못 사용하는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도 했다. 데일리팜은 '정상인' 대신 '성장호르몬에 이상이 없는 사람'이라고 바꿔 쓰고 식약처 측에 질문했다. '정상인'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한 것 아닌가? 식약처 측의 답변은 이랬다. '환자'의 반대말로 일반적으로 쓰이는 용례이고 국어사전에서도 그렇게 쓰고 있다고. 네이버 국어사전은 실제 '정상인'을 '상태가 특별한 변동이나 탈이 없이 제대로인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예문으로 "…수술경과가 매우 좋아 환자가 정상인과 다름없는 거동을 한다…"라고 썼다. 국어사전도, 식약처도, 평범한 사람들도 아무렇지 않게 환자를 정상인의 타자쯤으로 여기고 그렇게 무식화 해 온 결과다. 기자는 환자단체에 '비장애인'의 경우처럼 환자를 정상인의 타자로 불리지 않게 쓸 적절한 용어가 있느냐고 질문했다. 환자단체도 고민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기자는 이 날 이 문제를 머리 속에 품고 지냈다. 그리고 '건강인' 또는 '건강한 사람'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결론 내렸다. 다음 날 환자단체에서도 '건강인'이 적절해 보인다는 답을 줬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위로하는 건 진정성 있는 공감과 함께 세심한 용어선택, 어조로부터 시작된다. 그렇다면 적어도 국민의 건강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는 정부기관이라면 용어사용에 보다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데일리팜은 환자의 반의어를 '정상인' 대신 '건강인'이나 '건강한 사람'으로 사용하는 쪽으로 정리할 예정이다. 또 '건강인'보다 더 울림있고 공감할만한 용어를 복지부나 식약처가 나서 환자단체와 함께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지금이라도 '이성'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정당화했던 역사를 돌아보고 반면교사 삼기를.2014-06-02 06:14:50최은택 -
제약 CP도입, 보여주기식 그쳐선 안돼불법 리베이트 적발이 2회 이상이면 보험급여 목록에서 퇴출되는 '이른바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오는 7월 시행되면서 제약사들이 내부단속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 CP:Compliance Program)을 도입해 윤리경영을 천명하며 리베이트 관행과 안녕을 고하는 모습이다. 리베이트 투아웃제에 대한 법리적 논란은 제쳐두더라도 제약사들이 불법영업 근절에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CP 도입은 환영할만한다. CP는 합법적인 마케팅과 영업 규범을 정해 회사가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몇몇 제약사들은 CP 활동내역을 법무법인이 감수해 불법성 여부를 사전 필터링하고 있다. 최근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은 CP규정을 어긴 일부 직원들에 대해 인사제재 조치를 내릴 정도로 준수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대한민국 제약사들'의 이같은 활동조차 못 믿겠다는 반응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제약사들의 불법 리베이트가 오랫동안 관행적으로 이어져 왔기 때문에 윤리규정 도입만으로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목소리들은 리베이트없는 영업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현장에서 더 접할 수 있다. 불신을 없애려면 결국 믿음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CP 도입 이후 부끄럽지 않은 투명한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최근 대웅제약과 한미약품이 CP 도입 이후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CP 활동 내역을 공개한 것은 그런 점에서 긍정적이다. 제약협회 임원사 가운데 70% 이상이 CP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소 제약사 가운데서도 2000년대 후반부터 CP 도입을 진행한 제약사들이 꽤 많다. 그럼에도 최근 몇년새 리베이트 적발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은 CP 도입 효과를 무색케한다. 현장에서 믿지 못하겠다는 목소리가 괜히 나오는게 아니다. 내부의 불신을 해소할 수 있도록 경영진에서 명확한 메시지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CP 도입이 리베이트 적발 시 영업사원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회사의 꼼수라는 지적을 네거티브라고 폄하해서는 안 된다. 특히 최근 리베이트 적발 이후 회사가 영업사원들에게 보였던 행태들은 이러한 우려를 떨칠 수 없게 한다. 불법영업에 대한 경영진의 분명한 경고메시지가 필요하다. 말단 영업사원뿐만 아니라 임원급들도 불법영업에 책임을 지는 시스템을 구축해 '이 정도는 되겠지' 하는 안일함에 항시 경고를 줘야 한다. 리베이트 투아웃제 시대에 대한 제약사들의 위기의식은 남다르다. 부디 이런 위기의식이 내부 윤리경영 강화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CP도입이 보여주기식이 아니라는 점을 제약사 스스로 증명해나가기를 고대한다.2014-05-28 06:14:52이탁순 -
폭풍 전야의 고요에 놓인 의사협회"의료계 내부의 일을 법원 처분에 맡긴 것은 스스로 자율성을 해치는 일이다." 제38대 대한의사협회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유태욱 후보의 말이다. 의협 대의원회는 지난달 19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노환규 전 회장의 불신임을 의결했다. 의협 역사 106년 만에 사상초유 회장 불신임이 통과됐다. 불신임 의결 즉시 노 전 회장은 이촌동 의협회관을 떠나 칩거 중이다. 의협은 순서대로 보궐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언제 갈등을 겪었냐는 듯이 의협은 조용해졌다. 하지만 폭풍 전야의 고요라는 말이 있다. 의협은 태풍의 눈 속에 들어와 있다. 노 전 회장은 조용히 법원에 '불신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그리고 20일 1차 심문이 열렸다. 30분 간의 심문을 끝내고 나온 노 전 회장은 "반드시 복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잠시 고요함이 머물던 의협에 또 다시 태풍이 몰아칠 준비를 하고 있다. 1차 심문 자리에는 양재수 경기도대의원회 의장도 참관했다. 노 전 회장의 불신임을 강력하게 밀어부친 인물이다. 양 의장은 심문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 전 회장은 다시는 의협에 돌아올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신임이 의결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노 전 회장과 대의원의 갈등은 팽팽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법원의 판단은 의협의 자율성을 해치는 일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중립적 판단을 내릴 곳은 법원이 최선이다. 지금은 노 전 회장도, 불신임을 의결한 대의원들도, 어느 누구의 선택이 옳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양 측 모두 노 전 회장의 불신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를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의 혼란과 혼돈을 잠재우는 마지막 수단이고, 태풍의 눈에서 벗어났을 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다.2014-05-26 06:14:00이혜경 -
무법천지 병원약국 마냥 방치할건가"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복약지도 의무화 시행에 따른 병원 복약지도 관리 기준을 묻는 한 병원 약사의 질문에 대한 보건복지부 고형우 약무정책과장의 답변이다. 21일 '2014 병원 약제서 관리자 연수교육'에서 강연자로 나선 고 과장은 질의응답 시간 중 시종일관 "고려하지 못했다"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지난 3월 약무정책과로 자리를 옮긴 후 3개월 여가 채 안됐다 해도 복약지도 의무화는 당장 열흘 후인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될 정책 아닌가. 고 과장의 답변에 따르면 사실상 당장 열흘 후부터 시행될 정책에 병원 약국의 특수성은 고려되지 않은 것이나 다름 없다. 이날 참석한 약제부장들은 적게는 수십명 약사가 수백명 원내 환자, 수천여명 원외 환자 조제를 담당하는 상황에서 현행 복약지도 의무화 정책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병원은 특히 기본 조제뿐만 아니라 주사제, 항암제 등 다양한 조제가 진행, 조제가 개국 약국에 비해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시스템이 잘 마련된 상급종합병원 이외 약사 수가 한정되고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중소병원, 요양병원 등은 상황이 더 심각할 수 밖에 없다. 서면 복약지도문을 제공하면 되지 않겠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약사가 부족한 병원에서 일반 직원, 혹은 간호사가 건네주는 복약지도문만으로 정부가 원하는 '합법적'인 선에서의 제대로 된 복약지도라고 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현행대로라면 약사 인력 한계로 검수와 복약지도를 약사가 아닌 다른 직종이 대신하고 있는 병원과 약사들은 행정처분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 속 병원 약제부장 중 일부는 병원의 특수성을 고려한 복약지도 기준 마련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기본적인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병원 약사의 인력 현실화가 그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장 매년 제기되고 있지만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병원약사 인력 기준부터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 약사들의 주장이다. 고 과장은 인력기준 개선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한 약제부장의 질문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복지부는 더이상 병원 약사들을 범법자로 내몰고 '무법천지' 병원 약국을 조장하는 현실을 바라만 보고 있어선 안될 일이다. 고민만 하고 있기에는 환자 안전은 이미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2014-05-23 12:24:53김지은 -
요양기관 수가협상, 총성은 울렸다내년 병의원·약국 등 요양기관 보험수가를 가름할 보험자-공급자 간 협상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5월 협상으로 앞당겨진 두번째 해로, 계약 시한까지 불과 보름가량 남겨둔 시점에 협상을 시작하는 관례도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보험자 측인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과 의약 6단체 수장들은 상견례를 갖고 연신 차분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이 자리에선 그간 상견례 면전에서부터 협상장에서 나올법한 평균인상률(일명 '벤딩') 사전공개 요구나 대폭적인 인상 당위성을 역설하는 예민한 분위기가 아닌, 거버넌스 논의의 장을 마련해 상생을 모색하자는 제안과 화답이 연신 이어졌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올해야말로 사상최대의 건강보험 재정흑자에 힘입어 추가로 소요될 재정에 기대를 걸고 있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지난해 협상에서 두둑한 곳간의 영향으로 다섯개 단체 평균 2.6%의 수가인상분을 챙겼던 경험을 이미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4대 중증질환과 3대 비급여 문제 해결 등 보장성 확장의 기로에 놓인 보험자가 여전히 상반된 시각으로 재정 상황을 보고 있는 점은 협상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짐작을 가능케 한다. 더욱이 협상의 속살을 미리 예측해보더라도 논의의 질적 과제는 산적하다. 지난해 재정운영위원회를 비롯해 가입자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목했던 부대합의조건 불이행 책임(페널티)이 또 다시 도마 위에 놓여 있다. 의사협회를 제외한 나머지 단체들이 부대합의를 이행하는 조건으로 수가인상분을 보전받았지만, 체결한 단체 대부분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부분이행, 심지어는 거부하기까지 했다. 여기에 협상단 교체로 인한 난항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약사회와 치과협회를 제외하고 보험자-공급자 모두 협상단이 상당수 교체돼 불필요한 공회전이 예상되면서 이를 콘트롤 할 '꾀'가 양 자 모두에게 부가적으로 필요하다. 원격진료와 법인약국 등 의약계를 관통하는 의료영리화 쟁점처럼, 정부와 의약단체 간 겪고 있는 수많은 정책 갈등이 협상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변질돼 결국 제로섬 게임으로 치닫는 부분도 이제는 개선돼야 한다. 수가협상의 본질이 보건의료 질을 담보하기 위해 요양기관 수가 규모를 지급 가능한 수준에서 합의하는 것이라면, 이와 관련된 논의의 질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정방향일 것이다. 앞서 건보공단과 의약단체 수장들은 상견례에서 상생을 위해 거버넌스 의사결정구조에 대한 논의를 하자는 데 동의했다. 이 제안은 앞서 연초에 있었던 신년교례회에 이어 거듭 제안된 것이지만, 당시에는 체면치레처럼 말만 오갔을 뿐이었다. 다시 말해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별도의 부대조건 등으로 얼마든지 밑그림을 그리거나 구체화시킬 수 있다는 얘기로도 들린다. 협상의 총성은 울렸고 더 나은 방향으로 진일보 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2014-05-19 06:14:00김정주 -
실무실습 '무임승차' 바라는 약대무임승차. 지난 주 약대 학장들과 약사회가 한 자리에 모인 간담회를 지켜보고 있자니 이 말이 떠올랐다. 그동안 약교협 일부 임원과 대한약사회 집행부 중심으로 교육과정, 실무실습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자리는 분명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현장에서 실제 실무실습 교육을 제공하는 '공급자'인 약사와 '수요자'인 약대 실무진이 한 테이블에서 머리를 맞댔기 때문이다. 하지만 2시간 가량 양 측이 입장을 주고 받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기자는 답답함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6년제 약대 전환 4년여가 지난 지금 뚜렷한 대안없이 '평행선'만을 걷는 상황도 한심했지만 무엇보다 '무임승차'를 바라는 학장들의 모습이 여간 불편했던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일부 약대 학장들은 이 자리에서 별도 실습비를 지불하기에는 대학 재정이 넉넉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또 학생들에게 등록금 이외 실습비를 따로 부과하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라고도 했다. 한발 더 나아가 학장들은 약사들이 선배로서 인정을 베풀어야 하지 않겠냐고 되묻기도 했다. 사회적 지위와 경제 능력을 갖춘 약사들이 봉사 차원에서라도 후배인 약대생들에게 무상 교육을 제공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 하지만 약대 학장들의 이 같은 논리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듯 하다. 재정이 부족하다는 말 그 뒤로 문득 한학기 500~600만원을 호가하는 약대 등록금은 과연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대학 당국은, 그리고 약학대학들은 약대 6년제 본래 취지를 무엇으로 보고 있는지도 궁금해졌다. 6년제 전환 주요 취지 중 하나는 실무실습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약학 지식과 스킬을 두루 갖춘 임상약사를 배출한다는 것 아니였나. 주요 취지인 실습 교육에 대한 대비 없이 약학대학들은 어떤 기준으로 예산을 편성해 왔는지도 의문이다. "약대도 역지사지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겠나. 인정상 후배라는 이유로 무상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일시적으론 가능할 지 몰라도 영원할 수는 없다." 약대 학장들의 말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약사회 임원진과 시도지부장들 그 뒤로 자신의 의견을 소신있게 전달한 병원약사회 이광섭 회장의 말이 떠오른다. 약학대학은 손 안대고 코풀려다가 6년제 약학교육의 미래가 망가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일이다. 실무실습을 대하는 교육당국(약학대학)의 안일한 태도는 시정돼야 마땅할 것이다.2014-05-13 06:14:51김지은 -
외자사 사업부 사고팔기, 눈여겨 보자글로벌 빅파마들의 카멜레온 본능이 폭발하고 있다. 제약산업의 발자취에 늘상 존재해 왔던 일임에도 또 놀랍다. BMS, GSK, MSD, 노바티스, 바이엘, 아스트라제네카. 거론되는 기업들은 내로라하는 기업들이다. 생존과 번성을 위한 이들의 행동에 도도함은 찾아볼 수 없다. 특징 적인 것은 최근 이들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법인 단위가 아닌 사업부(BU, Business Unit)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 받는다. 백신, 항암제, 컨슈머헬스케어(일반의약품 포함), 당뇨병사업부 등 상대적인 필요성을 따져 선택과 집중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제약산업이 어렵다. 정체기를 맞았다. 일괄 약가인하를 맞이한 국내 환경만 그런 게 아니다. 블록버스터의 특허만료와 신약 파이프라인 고갈로 인해 약을 개발해 판매하는 업종 자체가 위기를 맞았다. 쌀로 밥 짓는 얘기라 할 지라도,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 14위였던 화이자가 두 번의 주요 M&A(워너램버트, 파마시아)를 거쳐 1위에 올랐고 와이어스의 추가 인수로 자리매김했다. 연평균 400건 이상의 크고작은 인수합병이 성사되고 있는 상황이며 이중 약 60%가 상위 10대 제약사의 주도하에 이뤄졌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움직임은 여전히 협애하다. 국내 상위사의 시장 장악력 역시 약하다. 태평양제약, 드림파마 등 올 상반기를 달군 M&A 이슈가 있지만 충분치 않다. 제품 포트폴리오가 비슷해 합병 시너지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에 수긍이 가지만 핑계라는 이미지 역시 잔존한다. 강한 오너십의 존재가 아른거린다. 사업부 단위 인수합병. 같은 분야의 포트폴리오를 합쳐 더 큰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국내 제약업계는 이같은 세계의 흐름을 무시해선 안 된다. 안 맞는 옷이라고 구석에 던져 둘 일이 아니다. 우리의 몸에 맞게 수선하는 작업이 필요할 뿐이다. 세계 시장에서 맹위를 떨칠 1개 제약사의 탄생이 절실하다.2014-05-08 06:14:54어윤호 -
'저질원료 성명서'에 발목잡힌 약사회자가당착(自家撞着). 자기의 말과 행동에 앞뒤가 서로 맞지않을 때 쓰는 말이다. 대한약사회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고려은단 비타민C 마트 유통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으면서 '값싸고 저질의 원료를 사용한다'는 표현이 화근이 됐다. 고려은단도 약사회의 입장에 대해 발끈하고 나섰다. 회사는 "현재 비타민C 1000mg 제품 중 고려은단을 제외한 타사의 제품들은 모두 중국산 원료를 쓰고 있다"며 "그런데도 중국산 원료를 '저질 원료'라고 지적한 것은 약국에서 판매되는 타사 비타민C 제품이 저질 원료로 만든 제품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를 놓고 업체는 약사회에 자가당착이라는 표현을 썼다. 결국 경솔한 대한약사회의 대응이 업체에 발목이 잡힌 꼴이 됐다. 원료 문제로 접근을 한 게 잘못이었다. 비타민C 제품의 성분은 중국산과 영국산이 있다. 영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곳은 고려은단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중국산이 저질이고 또 영국산이 더 좋다는 명확한 입증자료가 없다는 데 있다. 그냥 중국산이라는 선입견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당초 약사회 내부에서도 이번 문제가 자칫 약국에서 취급 중인 비타민C 제품에 타격을 줘서는 안된다며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었다. 그러나 약사회가 갑자기 발표한 성명서에서 '조심스러운 접근'은 온데 간데 없었다. A지부장은 "대한약사회가 고려은단 문제를 지부에 일임을 했다고 하는데 결국 4월14일 성명서를 통해 공식 개입을 한 게 돼 버렸다"며 "지부장들과 상의도 없이 발표한 성명으로 인해 업체에 망신만 당한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서울지역의 B분회장은 "요즘 대한약사회가 발표하는 성명서를 보면 당혹스러을때가 많다"며 "자극적인 문구와 표현 방법 등을 보면 과연 중앙회가 발표하는 성명서가 맞는지 의심이 들 때도 있다"고 주장했다. 약사회의 경솔한 대응으로 이마트 비타민C 논란이 제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약사들의 자존심도 살리고 약국 비타민C 시장도 유지해야 하는 묘수가 필요한 때다. 약사회의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2014-04-30 06:14:54강신국 -
제약산업엔 섬세한 여성 MR이 필요해의약품 영업 현장에서도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여성 비율이 많은 외국계 제약사는 물론이고 국내 제약사들도 여성 인력이 늘어나는 추세인 것만은 분명하다. 관계 중심에서 근거 중심의 학술 마케팅 확대가 불가피한 시점에서 섬세하면서 부드러운 여성의 존재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영업은 여성에게는 변방의 지역이다. 데일리팜이 지난 2008년 매출액 기준 상위 50위권 제약사를 대상으로 영업사원 성비를 조사했을 때 국내 제약사는 100명 당 5명이, 다국적 제약사는 100명 당 25명이 여성이었다. 국내 제약사 MR 중 여성은 10% 미만이다. 채용인원도 적지만, 여성들의 지원율도 떨어진다. 여성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직업군이지만, 일반적으로 의약품 영업이 거칠고 힘들다는 인식이 사회 초년생인 여성들의 진출을 막고 있다. 27일자 데일리팜 기사 '제약회사의 요직 MR '여성들에게 최고 직업이죠''에 출연한 여성 MR들은 하나같이 의약품 영업이 여성들에게 힘들다는 인상은 편견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들은 오히려 의약품 영업이야말로 여성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주장한다. 육아나 팀워크, 체력적인 부분도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의견이다. 실제 영업 현장에서도 여성MR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이다. 디테일이나 자료수집 등에서 여성MR은 월등한 실력을 뽐낸다. 거래처의 호평은 실적으로 이어져 조직 내부에서도 여성MR을 보는 분위기가 전과는 달라졌다는 게 현장의 이야기다. 전반적으로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의약품 영업에도 여풍이 불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다만 여전히 영업 조직에 잔존하고 있는 남성 중심의 군대 문화,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이 능력있는 여성들의 제약업 진출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여성 스스로 지원율도 떨어지지만, 여성을 원하다면서 속으로는 남성 출입만 허용하고 영역표시를 해온 조직의 자가당착이 현재의 분위기를 이끈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때다. 거칠고 힘들다는 이미지로 굳어진 의약품 영업직종을 전문적이고 진취적인 직종으로 인식을 전환하려면 조직 내부에 남아있는 남성 우월주의 사고부터 고쳐야 마땅하다. 일선 영업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수록 더 많은 인재들이 몰려오고, 그것이 최고의 지식산업이라는 제약산업의 발전으로 연결될 것은 자명하다.2014-04-29 06:14:52이탁순 -
벌써부터 걸릴게 걱정되나요?처분기준 논란과 상관없이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 도입취지에는 동의한다. 7월 시행 예정인 이른바 리베이트 투아웃제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우려보다 '리베이트를 뿌리째 제거할 수 있다'는 기대가 든다.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응원하는 입장이지만, '리베이트' 불가피론 주장에 대해서는 그래도 동의할 수 없다. 리베이트로 회사는 당장 살을 찌울진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증가로 산업 전반적으로는 건전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23일 제약협회에서 열린 '약제 급여 정지·삭제법 시행과 제약산업 환경변화' 설명회는 그런 시각에서 사실 불편한 자리였다.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과도한 규제라는 주장은 일리있어 보인다. 리베이트 적발에 따른 약가인하 연동제가 작동하고 있는 시점에 아예 급여를 정지하고 삭제하는 방안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더 강력한 제도로 규제할 수 밖에 없는 정부의 입장도 이해한다. 쌍벌제나 리베이트 연동 약가인하제가 시행돼 경향성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리베이트는 여전하니까 말이다. 제약업계 오피니언 리더라는 사람들도 '리베이트는 근절돼야 한다'는 대전제에 동의하는만큼 과도한 규제라도 근절할 수만 있다면 도입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토론회 자리가 불편했던건 제도 시행 이후 리베이트가 적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두고 주장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위헌 가능성이 있으니 처분 받은 제약사가 행정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다는 내용도 전달됐다. '강력한 제도가 나왔으니 이제부터라도 리베이트는 그만두세요'라는 내용은 이경호 제약협회장의 인사말 외엔 들리지 않았다. 마치 리베이트는 계속 될거라고 예고하는 것처럼. 이날 참석한 제약계 관계자들도 리베이트 적발 이후 나타날 문제를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위법사항이라면 안하는게 정상 아닌가? 이 정도로는 괜찮겠지하는 후진적 태도로는 새 질서를 형성되지 않는다.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 의견을 개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리베이트가 불가피하다는 듯한 태도나 전제는 접었으면 좋겠다. 이날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경호 제약협회장의 인사말을 다시 새겨들었으면 한다. "의사의 무리한 요구를, 회사의 불합리한 영업지시를 탓하고 핑계대기 전에 제약인의 직업윤리와 책임감과 본분을 상기해야 할 때입니다."2014-04-24 06:14:53이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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