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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조제 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기자님, 말도 안되는 이야기 좀 들어보세요." 취재차 방문한 부산의 한 약국. 약사는 기자를 조제실로 데리고 들어가 약장을 가득 채운 아목시실린 계열 제네릭을 보여줬다. 동일성분의 항생제가 모두 26종이나 됐다. 지난 4월부터 제네릭이 쏟아지면서 주변 의원마다 모두 다른 약을 처방하다보니 생긴 일이다. "대체조제 하시면 되잖아요?" 기자의 질문에 약사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환자에게 설명해야 하는 부담감도 문제였다. 의사와의 관계, 환자의 짜증 앞에서 약사의 '용기'는 좀처럼 쉽게 생길 것 같지 않았다. 대전의 한 연수교육 현장. 2년전부터 대체조제 활성화의 성공 모델이 공개됐다. 대한약사회 임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역의 약사단체와 의사협회간 협력이 주효했다는 내용이었다. 지역약사회가 의사회를 찾아가 대체조제 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사후통보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환자에게는 충분한 설명을 진행하고 혹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지역약사회가 나서서 해결했다. 약사 개인의 용기와 적극성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단위에서 나선 성과로 평가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3년 대체조제 상위 100개 약국 리스트가 공개됐다. 흥미로운 점은 동네약국이 문전약국보다 대체조제에 더 열심히라는 것이다. 처방약 구색을 제대로 못갖춘 열악한 동네약국 환경이 대체조제 자발성을 불러왔다는 말인데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약사의 소극성을 탓하고 시스템 문제로만 치부해왔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증거다. 대체조제는 환자의 약물 선택권 확대와 경제적 비용 감소, 건강보험 재정 절감, 동네약국과 문전약국 양극화 해소 등 팔방미인의 요소를 갖췄다. 실패해서는 안되는 제도다. 약사 개인을 탓하기 전에 약사회의 적극적인 실천과 의사회와 협력할 진정한 용기가 있었는지부터 되묻고 싶다.2014-09-22 06:14:52정웅종 -
교품 약사감시 예고, 식약처의 '바담 풍'"나는 바담 풍(風) 해도 너는 바람 풍(風)해라." 발음이 온전치 못한 아버지는 이런 의미로 말한다. 하지만 아들의 귀에는 '나는 바담 풍해도 너는 바담 풍해라'로 들린다. 아버지의 뜻을 알리없는 아들은 속절없이 '바담풍'이라고만 한다. 아버지는 속이 탄다. 그런데 아버지가 '바람풍'이라고 했는 데도, 달팽이관이 뒤틀렸는 지 자꾸 '바담풍'이라고 하는 아들이 있다. 약국 교품 약사감시를 예고한 식약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남윤인순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교품사이트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의약품이 유통되고 있는 데,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오·변질 의약품 유통 등이 우려되는만큼 실태를 파악해 보라." 이에 대해 의원실 관계자는 "의약품 교품현황을 파악하고, 만약 문제점이 있다면 개선책을 마련하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국정감사 직후 교품몰을 운영하고 있는 약사신협이나 이용 약국 등에 협조공문을 보내 약사법령에서 정한 허용범위를 벗어난 의약품거래행위를 중단해 달라고 주문했다. 약사회와 정책간담회, 개선대책 등을 협의하기도 했다. 이렇게 '뭔가 해법을 찾으려는가' 했더니 결론은 처벌을 전제로 한 '약사감시' 예고였다. 그러면서 해당 법령은 복지부 소관인 데 제도 정비나 개선책을 내놓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규정대로 약사감시에 나설 수 밖에 없다며 복지부에 '공'을 넘겼다. 복지부와 협의해 교품현황을 파악하고 문제점이 있으면 개선방안을 모색하라고 했더니 실태파악은 뒷전이고 '처벌'만 하겠다는 것이다. '바람풍'을 '바담풍'으로 엉뚱하게 발음하는 아들같다. 사실 교품문제 해법은 국민신문고를 두드린 민초약사의 민원을 통해 다 들춰졌다. 약국의 개봉약 재고와 이에 따른 교품문제는 지역처방목록 제출이 이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의사들이 처방을 자주 변경해 발생하는 의약분업의 '사생아'다. 이 민초약사는 처방목록제출 강제화와 성분명처방, 소포장공급 의무 확대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는 데, 이런 제도들이 시행된다면 교품는 더 이상 문제될 게 없다. 그런데 하나같이 다 요원하다. 소포장 의무화는 제도화돼 있지만 제약사는 수요가 적다고 하고 약국은 공급이 안된다고 해 그 자체가 골칫거리다. 그런데 복지부는 국민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과 건강보호를 위해 교품은 현재처럼 제한적으로만 허용돼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만 고수하고, 식약처는 '칼을 들겠다'고 하니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개봉 재고약은 제약사가 반품을 받아주지 않으면 고스란히 약국이 부담을 져야 할 상황인 데, 약사들이 이런 불합리를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 국회 관계자는 "약사감시에 앞서 실태파악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다음 문제점 개선에 나서야 지 금지와 처벌이 능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복지부와 식약처는 현행 법령 내에서 가능한 해법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는 않고 손 놓고 팔짱만 끼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회의 이런 비판의 목소리가 세종시와 오송까지 전해졌는 지 복지부와 식약처가 19일 뒤늦게 업무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국회 관계자는 소포장제도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교품시장이 소포장 수요를 일정부분 대체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처방목록제출이나 성분명처방 등 근본적인 대책을 추진하기 어렵다면, 소포장제도와 대체조제 활성화(간소화) 방안 등과 연계시켜 교품문제를 풀어갈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더 이상 '바담 풍' 하지 않고 '바람 풍'하기를 바라는 건 국회나 약사사회의 요구를 넘어 상식의 영역에 속한다. 복지부와 식약처가 진정성 있게 화답해야 할 차례다.2014-09-18 06:14:52최은택 -
법은 면대행위에 협조 하지 않는다그리스 신화를 보면 지상과 저승의 경계를 이루는 강이 하나 나온다. 바로 스틱스강이다. 망자는 스틱스강을 건너지 않으면 저승으로 갈 수 없다. 역으로 스틱스강을 건너면 다시 지상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인천지역의 A약사는 법원에 제출한 장문의 반성문을 들고 기자를 찾았다. 면대약국을 고발하고 자수를 했다며 지금도 면대약국에 가담을 하고 있거나 또 면대약국 유혹을 받고 있는 후배약사들에게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이었다. 이 약사는 자수를 했고 또 반성문을 통해 잘못을 인정, 시인하며 사법당국에 선처를 호소했다. 실제 주인은 따로 있는데 개설약사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채무를 변제해야 한다는 점도 부당하다는 주장도 폈다. 그러나 사법당국의 해석은 명확했다. '법은 불법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면대약국 개설과정에서 업주에게 월 650만원의 월급을 받기로 하고 면허증을 빌려주기로 한 업주와 약사의 약정 자체가 불법이라는 것이다. 면대행위에 반성하고 자수를 했지만 불법에 동조하고 공모한 약사라는 점을 법원은 잊지 않았다. 이같은 사법당국의 판단은 면대약국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약사들을 더 움츠려들게 할 수 있다. 결국 자본을 틀어쥐고 있는 면대업주는 처벌을 받은 뒤 사업을 영위할 수 있지만 면대약사는 수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약사법 전문 변호사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해도 면대약사를 위한 정책적 배려를 하기는 어렵다"며 "업주 처벌을 더 강화하는 쪽으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법은 잘못한 사람을 처벌하는 기능과 잘못을 못하게 경고하는 기능이 있다"면서 "어느 약사도 면대로 처벌 받지 않을 때 까지 법은 존재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 사건을 통해보면 면허대여를 하지 않는 게 최선책이다. 국가가 준 면허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행위에 대해 용서는 없었다. 면대행위는 바로 스틱스강을 건넌 것과 같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이야기다. 또 면대약국이 호황을 누리고 면대약사에게 지급되는 월급이 인상된다면 자수하고 용서를 구할 약사가 몇 명이나 될까? 과연 자수할 약사는 있기나 한 것일까?하는 의문도 남는다.2014-09-15 06:14:51강신국 -
다국적사 한국인 CEO의 빛과 그림자좋은 일이다. 당연히 다국적제약사의 한국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사람은 외국인보다 한국인인 편이 낫다. 현재 제약업계 한국인 CEO 점유율은 불과 5년만에 40% 가량 증가, 70%에 육박하고 있다. CEO 선전의 가장 큰 요인은 신규 진출 회사들이다. 최근 3년간 국내 진출한 다케다, 레오파마, 메나리니, 신파, 한독테바 등 5개 제약사들이 모두 한국인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여기에 최근 법인을 등록한 샤이어 역시 내국인 CEO를 채용했으며 국내 진출을 확정한 암젠도 국내 인사들을 대상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다국적사들의 이익단체인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의 수장도 2011년 이동수(현 화이자 사장)회장이 선임된 후 현재 김진호(현 GSK 회장) 회장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이 맡고 있다. 이는 한국 지사에 토종 대표를 선임함에 따른 이점이 높다는 다국적사들의 판단이 늘고 있다는 증거다. 본사의 전략적 판단이라 할 지라도 점유율의 상승은 곧 힘의 상승이다. 영화 스파이더맨의 명대사처럼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 이제 다국적사 한국인 CEO들은 단순 매출증대를 넘어 국내 제약업계 발전을 위한 고민을 시작할 때다. 국내 인재들의 글로벌 법인 진출을 돕고 제품판매와 직결된 후기임상이 아닌, 기초임상을 국내 병원들이 유치할 수 있도록 힘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신만의 출세욕에 눈이 멀어 본사 배당금 높이기에 무리수를 두는 일이나 지위를 앞세워 판매제휴사에 과도한 횡포를 부리는 일 등은 이제 내국인 CEO가 앞장서 뿌리뽑길 고대한다. 오랜기간 묵혀온 의약품 도매상들과 유통비 문제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아직까지 업계 한켠에서는 '바지사장', '수입판매상'이라는 수근거림이 남아 있다. 앞으로 내국인 CEO들의 개념있는 활약이 이같은 논란을 뿌리채 불식시키길 진심으로 바란다.2014-09-11 06:14:50어윤호 -
약국 평균 고객수 감소는 심각하다"몇년 전부터 약국 평균 객수가 눈에 띄게 줄었어요. 신종플루 때부터였나. 국민들의 위생 관념이 너무 철저해 진거지." 최근 몇몇 약사들과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한 약사가 농담과 진담을 섞어 던진 말이다. 놀라운 것은 같이 있던 다른 약사들의 반응이다. 웃고 넘기겠거니 했던 예상과 달리 다른 약사들도 그 약사의 말에 격하게 동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약사들은 최근 몇년 사이 전반적인 약국 평균 객수와 객단가가 급격하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 의식이 향상되면서 잦은 질병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준 것도 원인이지만 전반적으로 약의 소비가 줄었다는 것. 무엇보다 의약품 이외 제품들의 구매가 약국 밖에서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약'이 아닌 이유로 약국을 찾는 고객이 감소하고 있다고 했다. 이 말을 단순 약사들의 푸념으로 듣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어찌보면 약국을 찾는 객수가 줄고 있다는 것은 법인약국 도입보다 더 무섭고 위험한 징조일 수도 있다. 무언가 변화가 시급하다"는 약사의 한마디는 분명 시사점을 던졌기 때문이다. 연이은 악재에 변화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면서도 선뜻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이 지금의 약사사회이다. 여전히 문전약국은 조제에 허덕이고 있고 고령 약사들이 운영하는 동네약국은 운영 중인지 조차 의심될 정도로 낡아있다. 고객이 자꾸 약국에서 충족해 왔던 니즈를 약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고, 만족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약사사회에는 그 어느 것보다도 위험한 신호이다. 고객이 꼭 처방약 조제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사고자 하는 약의 구입을 위해서가 아니여도 약국을 찾고 약사를 만나고자 하는 약국만의 그 '무언가'가 시급한 시점이다.2014-09-10 06:14:50김지은 -
응답하라, 외국계 제약회사의약품유통협회가 주최한 도매마진 토론회에 다국적제약사가 빠져 아쉬움이 남는다. 속시원한 해결책이 안 나오는 것은 둘째치고, 그동안 다국적제약사의 공식 입장을 들을 수 없었기에 내심 참여를 기대했었던 터다. 물론 도매마진 논란이 당사자끼리 문제라며 불참의 배경이 된 공론화 우려의 속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궁금해하는 여론의 욕구를 외면하는 것은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토론회를 지켜본 전문언론 독자가 당사자인 도매업계와 제약업계 관계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예 유통마진 문제를 모르는 독자들도 수두룩하다. 객관적 위치에서 이번 문제를 바라보는 독자에게 다국적제약업계는 스스로 반론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에 도출해 낸 적정마진과 관련해서도 제약업계가 함구하면서 제대로 된 검증절차 기회도 잃어버렸다. 도매마진 구성항목에 대금결제 할인비용이 손익계산서 상 판매비및관리비에 포함되지 않고 계산된 부분이 오류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제약업계가 입을 닫아 버려 검증 자체가 불필요해졌다. 다국적제약사의 '묵비권 행사'는 데일리팜 같은 전문언론에는 이미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졌다. 한번 질문을 던지면 답변을 받기까지 함흥차사다. 답변내용도 본사를 핑계로 '모른다' '관계없다'가 대부분이다. 이를 경험한 전문언론 기자라면 그 답답함과 허무함을 알 것이다. 일부 그렇지 않은 외자제약사도 있지만, 규모가 크고, 유명한 제약사일수록 묵비권 행사는 더 심해진다. 소통은 신뢰의 핵심이다. 대답없는 대상에 신뢰를 주기는 어렵다. 이런 태도라면 다국적제약업계와 유통업계가 갈등을 접고 협력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또 전문언론 독자들이 자신들의 파트너 또는 고객들이라는 점도 알았으면 좋겠다. 이들에게 믿음을 주려면 이제는 응답할 때도 됐다.2014-08-21 06:14:50이탁순 -
공룡 제약회사 화이자의 먹잇감 찾기GSK, 아스트라제네카. 영국을 대표하는 다국적제약사의 나열이 아니다. 최근 화이자의 인수합병과 관련, 거론된 회사의 이름들이다. 물론 화이자의 아스트라제네카 인수 추진은 최종 무산됐으며 GSK의 경우 어디까지나 외신을 통해 보도된 '설'일 뿐이다. 사실이라 하더라도 아스트라제네카 때 이상으로 영국 정부의 반대 역시 심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거론된 두 제약사의 규모와 화이자의 행보다. 화이자는 어찌됐든 최근 세계 6위 제약사의 매입을 시도했으며 지금까지 기가막힌 타이밍의 인수합병으로 세계 정상급에 오른 제약사다. M&A 공룡이 먹잇감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이 회사는 항생제 '페니실린'의 대량생산으로 입지를 다진 이후 현재까지 인수합병을 통해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출시해 왔다. 2000년 워너-램버트 인수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약인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를 가져왔으며 2003년에는 파마시아를 통해 관절염치료제 '쎄레브렉스'를 내놓았다. 국내에서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 포함 이전까지 1000억원 가량 매출을 기록한 영유아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 역시 2009년 와이어스 합병을 통해 확보한 백신이다. 2014년 현재 리피토, 노바스크, 비아그라 등 화이자를 이끌어 온 약물들의 특허는 만료됐으며 쎄레브렉스의 특허권도 막바지에 와 있다. 그리고 화이자는 세계 6위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를 인수하려 했다. 다년간 미국계 제약 본사에서 근무한 한 업계 관계자는 "화이자가 M&A를 마음 먹으면 반드시 수행한다는 것이 미국 업계의 바닥정서다. 어떤 회사가 될지 모르지만 화이자가 이대로 인수합병에 대한 욕심을 버리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적절한 '타깃'만 설정된다면 제약업계 사상 초유의 빅딜이 진짜 이뤄질 지도 모르겠다. 화이자와 제품 파이프라인이 겹치지 않는 제약사들과 함께 향후 판세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듯 하다.2014-08-20 06:14:52어윤호 -
약국 손해, 봉사 차원서 희생하라고?"약국은 지역 봉사 차원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미 시행이 결정된 사업인 만큼 인근 병원과 약국이 협의해 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병의원 인근 약국의 보상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복지부 담당자의 답변이다. 정부는 최근 소아환자가 응급실이 아닌 외래에서 밤 11~12시까지 안심하고 전문의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야간·휴일 진료기관 지정운영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전국 6개 시도에서 8개 의료기관이 참여한다. 대구, 경기 지정 병원은 이미 운영을 시작했고 부산, 전북, 경북, 경남 지역은 각각 9월, 11월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정부 지원으로 응급실이 아닌 외래 병원이 자정까지 문을 열어 소아·어린이환자의 의료이용 불편을 해소한다는 이번 시범사업 취지 자체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번 사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운영 시스템에 대한 충분한 고려와 의료 현장에 대한 정부의 이해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이번 사업은 외래진료 개념으로 지정 병원에서 처방전을 발행하면 인근 약국에서 조제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약국은 자율이기는 하지만 연장된 병원 진료 시간에 맞춰 개문을 하고 야간 환자 조제를 전담해야 하는 구조다. 하지만 정작 정부 주도 시범사업 계획과 병원 지정 논의과정에서 약사는 배제됐다. 복지부 담당자 말에 따르면 시범사업 기간 조제를 담당할 약국에 대한 부분은 지정 병원에 맡겨졌다. 야간, 휴일 외래 진료를 지원하는 사업 논의과정에서 의약분업의 한 파트너인 약국은 배제된 채 인근 병원 지시에 맡겼다는 공무원의 말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탁상행정 결과는 이미 드러나고 있다. 정작 지정 병원 인근 약국 중 시범사업 시행 사실 조차 모르는 약국이 있는가 하면 지정 병원 가장 인근에 있는 약국조차 '울며 겨자먹기식' 야간, 휴일 조제를 진행해야 할 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돌고 있다. 이미 1년이 넘게 해당 사업이 진행 중인 대구 지역 병원 인근 약국은 계속 되는 손해를 감당하기 어려워 지자체에 대안을 요구했지만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했다. 그도 그럴것이 지정 병원은 복지부, 각 지자체가 반씩 재원을 마련해 평균 1억8000만원의 보조금이 지원되지만 인근 약국은 개문을 해도 별다른 보조금이 지원되지 않는다. 추가 시간에 소요되는 관리비와 인건비 등은 고스란히 약국의 몫인 것이다. 물론 약국은 자율에 맡겨진 만큼 손해를 고려하면 참여하지 않으면 되지 않겠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야간, 토·일 야간에도 처방전이 외래로 나오는 상황에서 병원 인근 약국이 문을 닫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쉬운 일은 아니다. 손해가 두려워 약국 문을 닫는다면 환자의 불편은 물론 약국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달빛어린이병원' 시범사업 기간에 대해서도 정부는 정해져 있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당장 몇 달이 될지, 몇 년이 될 지 모르는 기간 동안 인근 약국들은 '공공성'이라는 이름으로 손 놓고 당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인 것이다. 선의와 봉사를 가장한 강요된 희생은 당사자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폭력일 수 있다. 공공성이라는 이름으로 희생만을 강요하기엔 시대가 너무 많이 변했다.2014-08-19 12:24:53김지은 -
20~30대 근무약사들을 응원한다기자는 최근 갓 서른이 된 6년차 근무약사를 인터뷰했다. 인터뷰 내내 약사는 6년간 근무약사로 일하며 겪고 느꼈던 점을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았다. 30대 초반 젊은 근무약사가 바라보는 약사사회는 예상 밖으로 팍팍했고 미래는 불투명하고 불안했다. 의약계 전문언론 기자로 일하며 이 바닥 관계자들을 적지 않게 만나고 담당 출입처 특성상 약사들을 가장 가까이서 취재해 왔다. 약사 사회에서 취재하고 부딪히면서 기자에게 약사는 한편으로 사랑하지만 한편으론 미워할 수 밖에 없는 애증(?)의 대상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민으로 돌아와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 밑바닥에는 약사는 '어찌됐든 월급쟁이보단 나은' 전문직이고, 대다수 직장인의 인식 역시 그러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인터뷰 기사를 작성하며 걱정도 있었다. 그녀의 고민과 생각이 일부에게는 '배부른 소리'가, 기성 약사들에게는 불편한 소리가 될 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에. 하지만 인터뷰 기사가 나간 후 돌아온 반응은 예상을 빗나갔다. 몇몇의 선배 약사들은 기자에게 연락을 해 와 그에게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글을 전달하고싶다는가 하면, 직접 만나면 소주를 한잔 사주고 싶다고도 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녀와 같은 세대 20~30대 젊은 약사들의 반응이었다. 그가 겪은 현실에, 지금의 고민들에 십분 공감한다는 반응이 다수를 이뤘기 때문이다. 일부는 기자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와 그녀와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하고, 누구는 약사가 이수 중인 CS교육을 받고 싶다며 길을 알려줄 수 있냐고 물어오기도 했다. 독자들의 반응을 보며 '배부를' 것만 같던 젊은 약사들이 짊어지고 있는 고민의 무게 역시 적지 않음을 실감했다. 그도 그럴것이 약사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과 더불어 상비약, 법인약국 등 약사사회를 옥죄어 오는 현실, 천정부지로 오른 개국비용, 일부 선배 약사들의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모습들은 오늘은 사는 20~30대 근무약사들에게는 위기의식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피해도 됐을 인터뷰에 왜 나서줬냐"는 질문에 여약사가 던진 한마디는 또 한번 기자에게 생각거리를 던졌다. "누군가 나서야 변화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모든 건 빛과 그림자라는 말을 공감합니다. 나부터 실천해서 그림자가 부끄러운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오늘을 사는 20~30대 젊은 근무약사들을 응원한다.2014-08-16 06:14:50김지은 -
10개월 의협 집행부, 방향성 확실히 정해야"의협의 참여없이 정부가 나홀로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강행하겠다고 한다면, 의협에서 뭔가 대꾸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무기력하게 쥐구멍 속에서 입을 닫고 있을 것인가." 지난 4월 불신임으로 야인이 된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그가 불신임 이후 의협과 관련돼 입을 뗀 건 오랜만이다. 그만큼 현 의협은 '답이 없다'는 표현이 맞을 지도 모른다. 지난 6월 보궐선거를 통해 취임한 회장은 국회, 지방으로, 바삐 뛰어다니고 있다. 처음부터 소위 '척'을 졌던 노환규 전 회장과 달리 현 회장은 일찍이 대의원회, 시도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손을 잡았다. 내부 화합을 외치며 대통합혁신특별위원회 구성까지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의료계는 내부 화합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당장이라도 막을 준비가 필요한 '현안'이 있다. 바로 의사, 환자 간 원격의료다. 노환규 전 집행부는 원격의료를 시작으로, 정부가 기나긴 투쟁을 했지만, 결국 쫓겨났고 현 집행부는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따라서 지금 눈 앞에 들이닥친 원격의료라는 현안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묘책이 나와야 하는 시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의협은 어떤가. 집행부는 투쟁에서 한 발 물러났다. 모든 책임을 비대위에 맡겼다. 물론 비대위가 대의원회로부터 투쟁의 권한을 위임받았지만, '행동력 없는' 비대위만 쳐다보고 있는 의협도 할 말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출범 3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투쟁로드맵, 전국적인 투쟁체도 구성하지 못한 비대위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비대위가 실시한 원격의료 설문조사만 해도 그렇다. 투표참여 인원이 6000명에 그쳤다. 심평원 등록 기준 의사 수가 9만명이 넘는 상황에서, 6000명은 이미 의사들 또한 투쟁 의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의협 집행부는 언제까지 비대위만 쳐다보고 있을 예정인가. 투쟁동력을 잃은 비대위는 해체하고, 집행부 스스로 눈 앞에 닥친 원격의료부터 어떻게 막을 지 고민을 할 시점이 왔다. 아니, 이미 늦었을 지도 모른다.2014-08-15 14:22:52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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