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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무너지는 동네빵집, 다음은 약국?전형적인 소상공인의 영역이던 동네 빵집이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의해 '멸종'되는 데에는 10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모두가 '골목에 있던 그 옛날 빵집'을 그리워하면서도 깨끗한 인테리어, 통신사 포인트로 받는 할인, 내 이름 앞에 쌓이는 포인트 앞에 무릎을 꿇고 획일적인 빵 맛에 길들어갔다. 대기업의 힘과 할인 혜택은 이토록 무서운 것이었다. 황무지에서도 새싹은 돋듯 이같은 환경을 극복하고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해 지금은 또 하나의 트렌드 빵집이 된 것이 개인 빵집이다. 대체로 이들은 아주 작은 매장에서 바로바로 빵을 구워낸다. 집집마다 다르지만 유기농 재료만을 고집하거나 독특한 콘셉트로 빵을 만든다. 아울러 이들은 공통적으로 프랜차이즈 빵집은 감히 흉내도 못내는 획기적인 빵맛으로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이젠 외국 유학 갔다왔다는 간판 없이는 동네 빵집도 하기 어려운 세상이구만." 이 처럼 맛집으로 불리는 개인 빵집을 보면 프랑스 어디어디, 일본 어떤 제과 전문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다는 수식어가 보였다. 그래서 한 말이었다. 동네 빵집으로 살아남으려면 선진국 어디까지 가서 빵을 배워와야 하는 시대구나. 홍대의, 가로수길의, 경리단길의 '동네 빵집'들을 소개하는 기사에는 빵집 사장의 그런 배경이 빠지지 않았다. 이제 소비자들은 예전의 동네 빵집을 그리워하기 보다, 둘 중 하나만 택하면 된다. 어디에나 있는 접근성 좋은 빵집의 평범하고 검증된 빵을 먹을지, 좀 더 찾아가서라도 그 집만의 독특한, 다소 비싸고 할인 혜택도 없지만 맛이 좋은 빵을 먹을 지 말이다. 약국 시장에 대자본들이 스며들고 있다. 아직 약국가에 표면적인 변화는 없다. 하지만 모두가 느끼고 있듯, 뭔가 크게 변화할 시점이 머지 않았다. 아직까지 약사법은 바뀌지 않았지만 대기업들은 어디에서 어떤 정보를 입수했는지 골목에 매장을 내고 약국 관련 업체를 만난다. 법인약국의 나라 영국의 대표 드럭스토어가 한국에 선보일 날도 머지 않았다. 빠른 시일 안에 한국의 소비자들도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가까운 곳에 있는 획일화된 매장에서 표준화된 복약지도를 받을 지, 멀리 있고 다소 비싸더라도 굳이 찾아가 그 약사에게 내 건강을 상담할 지 말이다. 비교할 수 없는 빵맛처럼, 그 곳에 가야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약국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분명한 건 약국 시장은 동네 빵집보다 빨리 변할 것이라는 점이다.2016-07-21 06:14:50정혜진 -
[기자의 눈] 버거병약, '식약처·개발사' 이것 만큼은식품의약품안전처가 버거씨병 줄기세포약 바스코스템의 희귀약 지정 토론회를 열었다. 식약처와 개발사 알바이오, 임상전문가, 언론까지 토론자로 참석해 치료제 희귀약 지정 타당성을 논했다. 희귀약 지정은 3상임상 조건부 허가, 즉 치료제 시중 유통과 즉각적인 환자 투약을 의미한다. 특정 치료제의 시판허가를 주제로 정부 주관 공개 토론회가 열린 건 이례적인 일이다. 규제기관과 개발사가 발표한 바스코스템 약효·안전성은 평행선을 그렸다. 식약처 공세가 먼저였다. 버거병 치료약이 이미 존재하고, 9명 임상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바스코스템 약효·안전성은 판단조차 불가하다고 했다. 치료지표인 환자 정상보행거리 증가와 통증감소 역시 인정하기엔 미흡한 수준이라고 못 박았다. 알바이오는 반론에 나섰다. 버거병 치료제는 해외에서도 존재하지 않는데도 식약처만 대체약이 있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9명이 아닌 14명 임상환자 대상 1·2상연구에서 충분한 약효·안전성을 입증했는데도 식약처가 과다 규제로 바스코스템 허가를 막아 버거병 환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도 했다. 식약처는 사과 겉 껍질 색깔로 본질인 과육을 외면하고 있다는 게 이 회사의 일관된 주장이다. 그야말로 갑론을박의 장이었다. 식약처, 개발사 모두 한치 양보도 없었다. 식약처가 지적하면 곧장 알바이오가 반박에 나섰다. 협의점이나 공감대가 마련될 틈은 없었다. 공개 발표가 끝난 뒤 비공개 토론이 이어졌다. 공정성을 위해 식약처와 알바이오 실무진은 모두 배제됐다. 오직 바스코스템 약효·안전성과 관계되거나 실제 의료현장 전문가들만이 포함돼 치료제 임상 데이터를 놓고 시판허가 타당성을 논의했다는 전언이다. 더 들리는 말에는 각자 다른 자신만의 임상 데이터 논쟁이 지속돼 끝내 속 시원한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버거씨병은 혈관이 막혀 손, 발 등 사지말단이 썩는 병이다. 식약처와 개발사 간 엇갈린 주장 속에 버거병 환자들은 묵묵히 토론장 한켠에 자리잡은 채 공방을 응시했다. 식약처가 약효·안전성이 미확인 된 치료제를 신속 시판허가 낼 수는 없다. 바스코스템 투약 환자의 연구 데이터를 더 보고 싶은 게 식약처다. 더 나가서는 알바이오에 임상2상을 새로 디자인해서 수행하라고 명령하고 싶을 지 모른다. 국내 1·2상임상을 모두 끝마쳤다고 주장하는 알바이오 입장에서는 식약처의 추가 자료제출 보완처분 등 규제가 고울리 없다. 임상을 다했는데 이제와서 자료를 더 내라니 희귀병 환자 모집에 애를 먹은 개발사는 억울함을 토로하고 싶을 것이다. 본질로 돌아가자. 버거병 치료제는 세계적으로 확실하게 치료효과를 보인 의약품이 존재하지는 않는 게 현실이다. 버거병 환자들은 궤양으로 고통받고 있다. 결국 유효성과 안전성이 담보된 의약품이 탄생돼야 버거병 환자들이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약효·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약을 규제기관인 식약처가 섣불리 시판허가할 수는 없다. 줄기세포약은 세계적으로도 사용력이 낮은 '영유아기 치료제'다. 답은 하나다. 신약 개발사인 알바이오와 국민 의약품 안전을 책임지는 식약처가 버거병 환자의 질환을 호전시킬 수 있는 의약품 탄생을 위해 임상기준 등 의견 합치점을 모색해야 한다. 바스코스템의 국내 1·2상 임상은 2007년 승인됐다. 개발에 돌입한지 10년이 됐다는 의미다. 10년동안 식약처와 알바이오는 버거병 대체약 존재 여부에서부터 임상시험실시기준, 약효·안전성 데이터 통계분석법을 놓고 정반대 입장을 견지해 온 셈이다. 식약처는 12일 개최한 공개토론과 비공개 전문가 토론을 기반으로 바스코스템의 시판허가 여부를 조만간 결정한다. 정식 희귀약 지정에 따른 시판허가가 확정된다면, 식약처와 알바이오가 의견 합일점에 도달했다고 봐야한다. 문제는 미지정과 허가 불가 판정이 났을 때다. 이때부터는 다시 식약처와 알바이오가 바스코스템 10년 논쟁의 역사를 연장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 대체약 산정 기준이 서로 다르다면 일정부분 기준 조화로 의견합치에 한 발 가까워져야 한다. 임상시험 타당성 기준과 약효·안전성 데이터 통계분석법이 다르다면, 이 역시 양측이 머리를 맞대 환자에게 가장 안전하고 효과있는 치료제가 투약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지난 토론회장 내 식약처과 개발사 간 설전을 떠올리면 합치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양측 모두 잊지말아야 할 한가지는 명확하다. 희귀난치질환자에게 부작용 없고 약효 높은 의약품 투약 기회를 줘야한다는 점이다.2016-07-14 06:14:53이정환 -
[기자의 눈] 정부 회의만 열리면 겁난다는 약사들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다양한 '설득의 기술들'이 존재한다. 그 중에 도어 인더 페이스 테크닉(Door in the face technique)이란 게 있다. '얼굴부터 들이밀기 전략'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핵심은 처음에 어려운 부탁을 한 뒤 나중에 쉬운 부탁을 다시하면 상대방이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면 나의 진짜 목표는 100만원을 빌리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방에게 500만원을 빌려달라고 제안을 하면 상대방은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 거절을 하고 난뒤 100만원을 빌려달라고 제안하면 처음부터 100만원을 빌려 달라고 할때 보다 돈을 빌릴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이론이다. 최근 정부 당국이 약국과 관련한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꼭 이 방법을 사용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10개의 주요 현안이 있다고 제안을 한뒤 9개는 하지 않을테니 화상투약기 만이라도 추진을 하자고 나오는 식이다. 10개 현안에는 법인약국, 조제약 택배, 온라인약국 등이 포함돼 있었다. 10개 현안을 접한 약사회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의제들이 상당수다. 결국 정부는 약사가 상담하고 약국에만 설치할 수 있다며 그나마 여파가 적을 것으로 판단한 화상투약기 추진안을 발표했다. 안전상비약 품목확대도 마찬가지다. 기획재정부 용역을 받은 KDI는 의료 서비스분야 발전전략으로 법인약국, 선택분업 확대, 1약사 복수약국 허용 등을 결과물로 내놓았다. 약사회로서는 모두 수용하기 힘든 대형 아젠다였다. 결국 정부는 법인약국, 선택분업 확대, 1약사 복수약국 허용 등 커다란 안건을 제안해 놓고 파괴력이 그나마 덜한 상비약 품목 확대를 챙기는 모양새가 됐다. 약사회 관계자는 "법인약국은 막은 거 같은데 안전상비약이 문제"라며 상비약 품목 확대를 막는 게 여의치 않다는 것을 은연중 내비친 바 있다. 어려운 제안부터 하고 그나마 가장 쉬운 것을 챙겨간 형국이 됐다. 약사들도 답답한 노릇이다. 화상투약기, 안전상비약 확대, 제조관리자 약사 독점영역 붕괴를 보면서 법인약국과 조제약 택배를 막았다는 것에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단 두 달동안 3차례 범 정부부처 회의에서 약국관련 규제 완화 이슈가 빠진 적이 없다. 규제개혁장관회의, 경제장관회의,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모든 게 결정났다. 정부 회의만 하면 약사직능과 역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안건이 하나 둘씩 들어가는 것 같다. 이젠 또 뭐가 나올지 겁난다는 민초약사의 생각을 대한약사회는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것은 아닌지, 정부 대관라인에 문제는 없는지, 8명의 상근임원이 적재적소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되짚어 볼 시점이다.2016-07-11 06:14:50강신국 -
[기자의 눈] 너도나도 바이오…약사는 어디 있나최근 동국대가 자연계열 내 바이오제약학과를 신설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학내 약학대학뿐만 아니라 전체 약학계가 들썩이고 있다. 약교협은 서둘러 타 대학의 '제약학과' 등 약학계열 열과 유사 학과명칭 사용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는 성명서를 제출했고, 동국대에도 관련 내용에 대해 항의할 방침이다. 약대 교수들은 약학대학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제약학과’란 명칭을 다른 계열에서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교수들의 움직임을 두고 또 다시 '제 밥그릇 챙기기냐'는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그간 여러 문제에 있어 약대 교수들이 현실과는 다른 대학, 그리고 기득권 교수들의 이권을 위한 주장을 펴고 있다는 비판과 같은 맥락이란 것이다. 하지만 이번 문제는 분명 다르다. 문제의 핵심은 타 계열에서 제약학과 그리고 바이오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 그것에 있다. 최근 바이오산업이 신개념 먹거리로 주목받으면서 산업계는 물론 정부가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연일 바이오산업과 관련해 규제 완화와 각종 지원 정책이 쏠리고 있고, 약학계도 약대 6년제와 맞물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산업 육성 그 중심에 약사, 그리고 약학계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배제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근 식약처가 의약품 공장의 제조관리자로 약사를 의무 채용하도록 한 규제를 바이오의약품 공장에는 완화해주기로 결정한 것이 그 단적인 예이다. 약대 6년제의 주요 취지 중 하나는 미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한 제약인재 개발에 있다. 정부가 지원하는 바이오산업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인재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약, 바이오산업은 특히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산업으로, 장기적인 전략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그 속에 6년제 약대생들은 분명 필수 인재로 성장할 가능성이 그 누구보다 높다. 이번 일부 대학의 제약, 바이오제약 관련 유사학과 신설은 6년제 약대를 통해 세계적 연구역량을 갖춘 약과학자를 육성하겠다고 밝힌 약사사회, 나아가 정부의 정책 방향과 분명 상충된다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 이번 사태를 통해 산업계를 넘어 정부 차원에서 차세대 주요 산업으로 꼽고 있는 바이오산업 속 정작 약사, 그리고 약학대학은 어떤 위치에 와 있는지 약대 교수들을 넘어 전체 약사사회가 다시 한번 되돌아볼 일이다.2016-07-07 06:14:50김지은 -
[기자의 눈] 우판권 제네릭, 정책지원 확대해야작년 3월 허가특허연계제도(허특제) 시행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도입 당시 우려됐던 제네릭 출시 지연 부작용은 미미하다. 반대로 기대를 모았던 특허도전 제네릭의 독점권 효과도 미약하기는 매한가지다. 바뀐거라고는 늘어난 특허소송 뿐이다. 제네릭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많은 제약사들이 똑같은 특허소송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늘어난 특허소송 비용은 중소업체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해 최근 식약처가 특허지원 사업을 벌이는 배경이 됐다. 이러다간 허특제가 특허권자나 특허도전자 모두에게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수 있다. 이왕 시행된 허특제가 보다 실효성을 거두려면 애초 취지대로 특허권 보호를 강화하면서도 특허도전 성공자에게는 확실한 프리미엄을 줘야 한다. 지금까지 9개월간 시장독점권을 얻은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 제네릭들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데는 해당 업체의 노력부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제약업계는 통상 종합병원 진입기간 1년을 고려할 때 9개월로는 독점효과가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더불어 우판권 확보 제약사가 다수라는 점도 기대실적을 못 내는 이유로 지목된다. 이런 점에서 우판권 기간연장과 요건강화 필요성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특허권자의 권리도 강화해야 한다. 특허권 침해한 제약사에게는 강한 패널티를 주고, 특허권자가 그동안 피해액을 보전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 제도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처음부터 완벽할 순 없다. 외국에서 도입한 제도인만큼 이제라도 우리 체질에 맞게 보완해 나가야 한다.2016-07-04 06:14:50이탁순 -
[기자의 눈] 의료정책연 이진석 실장의 씁쓸한 퇴장대한의사협회의 '이방인' 꼬리표가 따라다니던 이진석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이 사임했다. 딱 1년 하고 2개월이 지났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그는 좌편향 인사라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의사의 권익과 국민의 이익이 일치하는 제도를 의협 안에서 만들어보겠다는 그의 포부는 씁쓸한 퇴장과 함께 멈춰섰다. 사임 이유는 개인적인 가정사. 의협은 일부에서 제기하는 대의원회 특별감사의 압박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신뢰할 수 없는 해명이다. 이진석 전 연구조정실장은 임명 전부터 의사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의료정책연구소가 '좌편향적인 인사를 영입하고 한방과 원격의료 등과 같은 중요한 사안에 올바른 방향을 잡아주는 연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대의원들의 지적은 꾸준히 지속됐다. 아마 이진석 전 연구조정실장은 의협에 몸을 담으면서 모든 행동을 조심했을 것이다. 지난해 5월 1일 첫 출근을 앞두고 찾았던 의협회관에서 그는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때, 그러니깐 과거에 했던 발언이나 글, 행보가 다분히 급진적인 부분도 있었던 건 사실"이라는 해명을 해야 했다. 그는 그렇게 의사들에게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해, 의협에 몸을 담기 위해 노력했지만, 끝내 결실을 맺지 못하고 떠나게 됐다. 이진석 전 연구조정실장의 씁쓸한 퇴장으로 의협과 의사들은 반성해야 한다. 그가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에서 일을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가장 놀랐던 곳은 시민단체다. 의료정책의 싱크탱크가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게 됐다는 말까지 나왔었다. 그동안 이진석 전 연구조정실장의 행보가 의협과 다르다는 비판도 나왔지만, 사실 의료정책연구소는 의사들의 권익 뿐 아니라 국민들의 이익까지 함께 생각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 곳이다. 이진석 전 연구조정실장은 의사들과 국민, 그리고 정부와 정책을 연결하기에 더 없이 좋았던 브레인이다. 그런 그가 이제 의협을 떠난다. 후임으로 김형수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내정됐다. 앞으로 또 다시 이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 의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의사단체이지만, 의료정책연구소는 의사 뿐 아니라 국민들의 권익까지 고려한 정책을 개발해야 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2016-06-30 06:14:50이혜경 -
[기자의 눈] 일련번호 의무화 성패 제약에 달렸다제약사의 일련번호 '출하시보고(일명 즉시보고)' 전면 시행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2009년 의약품 일련번호 부착이 검토된 이래 정부는 단계적으로 제도를 추진했고, 업계는 수익을 예측할 수 없는 출혈(투자)을 감수하고 이를 점진적으로 수용해왔으니 무려 9년에 걸친 긴 장정이었다. 현재 대다수 제약사들은 시설을 완비하고 내외부 시스템의 정합성을 맞춰가며 실제 적용에 들어갔지만, 소규모 (혹은 전문약을 소량 취급하는) 업체 중에서는 내부적으로 제도에 대한 정보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당황하는 모습도 일부 보인다. 제약사와 의약품 종류가 많고 생산과 수입, 유통별로 상황과 사례가 천차만별인만큼 이번 제약 일련번호 출하시보고 의무화는 제약·유통을 통틀어 초미의 관심사다. 일단 업체별 설비와 프로그램, 장비는 곧 ERP와 공급내역보고, 실적 분석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즉시보고 프로그램과 연계되는 내외부 프로그램과 충돌을 없애야 한다. 여기에 업무 숙련도를 쌓아가는 것도 필요하다. 정보센터가 그 과정을 대략 반년으로 잡고 행정처분을 내년으로 미뤄둔 이유이기도 하다. 더불어 중요한 문제는 제약 출하시보고의 안착이 곧 의약품 도매업계에도 직결된다는 점이다. (도)도매업체들이 입고된 제품의 바코드나 RFID 태그를 입력한 뒤 도매 또는 요양기관에 정확하게 출고하기 위해서는 제약사 출고 데이터와 연계하는 첫 단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도매업체는 정보센터 집계 기준 총 2000여 곳에 달한다. 이 수많은 업체들이 거래 제약사, 정보센터 등과 각각 시스템을 연동해 안정화시키려면 제약 출하시보고 체계의 빠른 안착이 전제돼야 한다. 실제로 정보센터도 지난 27일 제약 실무자 최종 설명회에서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이제 본격화되는 출하시보고로 제약사는 제조·유통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관리하고, 도매는 1년 남은 유예기간 동안 준비를 서두를 것이며 정부는 선진화 된 정책과 정교한 데이터를 분석,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성패가 제약사들의 손에 달렸다는 전망은 주지의 사실인 셈이다.2016-06-28 12:14:52김정주 -
[기자의 눈] 항암제에 '홈그라운드 효과' 있을 수 없다플레이어 입장에서 볼 때 홈경기가 갖는 매력은 분명하다. 대한민국 4강진출 신화를 이뤄냈던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예로 들지 않더라도 '홈그라운드 효과'란 스포츠계에서 공공연하게 통용되고 있다. 물론 편파판정 논란에 휩싸이지 않으려면 그만큼 주의도 필요한데, 실제 김연아 선수가 국제대회 당시 불리한 판정을 받으면서 '홈 텃세' 의혹을 받았던 사례도 종종 있었다. 갑자기 축구나 피겨 경기를 언급하는 이유는 요근래 제약업계에서 보여지는 행태가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사망률이 높기로 유명한 폐암 분야에는 최근 2가지 항암 신약이 도입됐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표적항암제 '올리타(올무티닙)'와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오시머티닙)'가 주인공이다. 두 약은 이레사(게피티닙)나 타세바(엘로티닙) 같은 1세대 EGFR-TKI로 치료 받은 뒤 T790M 내성변이가 발생한 환자라는 공통 적응증을 갖는다. 식약처 허가시기도 몇일 차이나지 않는 데다 6월 1일자로 동시 출시되어 닮은 점이 많다. 올리타의 경우 '국내 최초로 개발된 글로벌 혁신신약'이란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게 차이인데,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정부가 자국산업 육성 차원에서 대놓고 한 가지 약을 밀어준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3세대 EGFR-TKI로서 미국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 일본후생성의 신속승인을 받았던 타그리소의 국내 허가가 늦어진 데는 올리타를 우선하는 정책 탓이 아니었겠냐는 주장도 있다. 3상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려면 한참 남았음에도 둘 중 어떤 약의 효과가 좋을지, 보험가격을 어떻게 책정받을지 벌써부터 시끌시끌한 상황이다. 두 약이 경쟁적으로 데이터를 쏟아내는 시점이다보니 개인적인 궁금증이 생겼다. 과연 한국 의사들은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항암제에 가산점을 줄까? 현장에서 만난 폐암 전문의들의 반응은 'NO'였다. 확증적 임상시험(3상) 결과를 기다려봐야 겠지만 국산약에 메리트를 부여할 이유는 없다는 얘기다. 'confirmed ORR'로 표현되는 종양감소 효과나 이상반응, 뇌전이 환자에 대한 근거 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선 타그리소가 우월하다는 평가들도 상당했다.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항암제인 만큼 단 1%라도 반응률이 좋게 나온 약을 쓰고 싶다는 의견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쯤에서 분명히 하고 싶은 점은 경쟁약 중 어느 하나를 편 들기 위한 의도는 전혀 없다는 점이다. 당연히 올리타 같은 국산 신약의 활약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기대하는 바다. 3상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두 약을 비교하기 이른 것도 맞다. 다만 '홈그라운드 효과' 탓에 마땅히 인정받아야 할 올리타의 효능마저 가려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임상현장 뿐 아니라 제약기업들과 보건 당국 전반에서 객관적인 잣대와 성숙한 평가 분위기가 조성돼야지 않을까. 이제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들이 같은 기전의 신약을 가지고 경쟁할 기회는 점점 많아질 것이다. 국내사들에 필요한 것은 편애가 아닌 기다림이다.2016-06-23 06:14:50안경진 -
[기자의 눈] 다행이다, 보건복지위원장 양승조처음 서면답변 자료를 봤을 땐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보건복지위원장으로 의례 할 수 있는 그런 말들이었다. 실력 좋은 보좌관이 작성한 답변서라, 깔끔했다. 이미지도 그랬다. 사실 직간접적으로 17대 때부터 10년을 뵀던 분이었다. 한 해는 바르고 고운 말을 쓰는 의원으로 상을 받기도 했다. '샌님', '양반’' 등으로 불렸고, 어르신 잘 챙기기로 유명했다. 그러니 지역구는 얼마나 잘 관리했을까. 그런데 인터뷰를 막 시작하고 채 5분도 되지 않아 그동안의 관념이 깨졌다. 아니, 그렇고 그런 정치인쯤으로 여겼던 내 편견이 파편이 됐다.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에 대한 이야기다. 한마디로 진솔하고 격이 없었다. 소회를 물었더니, '너무 기쁘고 좋다'고 했다. '사원으로 들어가 그 회사의 사장이 된 기분'이라며 해맑게 웃었다. 명함에는 핸드폰 번호가 적혀있지 않다며, 기자들에게 또박또박 번호를 불러줬다. OECD 국가 중 출산율 꼴찌, 자살률 1위, 노인빈곤률 1위, 심각한 사회양극화. 하나 같이 보건복지위원회와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이런 산적한 현안을 풀지 않고 보건복지위를 떠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양 위원장은 의정활동 12년 중 10년을 보건복지위에서 활동하고, 위원장이 되기를 학수고대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대 현안이자 20대 국회 내 자신의 소명을 저출산·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입법활동과 정부 감시·견제활동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저출산·고령사회 대응은 우리사회의 미래 존망이 걸린 문제라고 했고, 이 것이 자신과 보건복지위가 정부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여러모로 양 위원장은 준비된 상임위원장이었다. 그는 모범을 창출하는 상임위, 법안처리율을 포함한 의정활동 전반에 걸쳐 최고의 상임위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20대 국회 그 어떤 상임위보다 먼저 보건복지위를 가동시켰고, 현장 행보에 한걸음 먼저 나섰다. 혹자는 우유부단하다고 하고, 혹자는 너무 여리다고 했다. 하지만 양 위원장의 우유부단은 귀를 여는 데서부터 나왔고, 여림은 대결과 갈등이 아닌 조화와 협치의 산물이라고 누군가는 해석했다. 양 위원장은 보건의료계에 "한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자하는 조급함, 그리고 '승리 아니면 패배'라는 식의 흑백논리적 접근을 버리고 열린 자세로 해법을 찾자"고 주문했다. 우리사회는 저출산·고령화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서 정치적 수사와 포퓰리즘이 난무한 게 현실이다. 그러나 진정 이런 문제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볼 혜안과 고민이 집적되지 않는다면 머지 않아 재앙이 올지 모른다. 양 위원장은 "66조원을 쏟아부었는데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저출산 대책이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입법적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청년고용, 안정적 일자리, 최저임금, 주거지원 등 보건복지위 소관 법률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입법정책 활동을 하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문득,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 건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었을 것이다. 가야 할 길을 알면서도 가지 못하고 있는 길, 그 길을 이번 20대 국회에서 찾아가는 디딤돌을 놓지 않을까. 양 위원장의 소탈함과 고집에 거는 기대다.2016-06-20 06:14:50최은택 -
[기자의 눈] 진흙탕 싸움 번질 PDRN 논란…해법은?'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주사제 제네릭 허가로 촉발된 원개발사와 제네릭사간 갈등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PDRN®은 연어 정액으로부터 추출한 DNA로, 생체 내 존재하는 재생활성물질로 알려져 있다. 원료수급과 기술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희소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국내시장에서는 유일하게 중견기업 파마리서치프로덕트가 2009년 상용화에 성공했다. 그리고 PDRN®시장독점체제는 올 초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 2월 한국비엠아이가 첫 제네릭을 허가받으면서 양측 논란은 확산된다. 원개발사 파마리서치는 비엠아이가 개발한 제네릭 조품(최종 원료의약품 전단계)이 원료 성분 약효·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제네릭으로 허가받은 비엠아이의 ‘원료 조품’을 공급받은 중국공장에 대한 명확한 품질검증이 이뤄지지 않아 국민건강을 위해 제네릭 허가를 취소해야한다는 것이 파마리서치 주장이다. 제네릭사인 비엠아이는 오히려 파마리서치가 근거 없는 허위·비방 광고를 하고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식약처 행청저분 의뢰와 함께 공정위에 영업사원 허위비방 광고로 제소를 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양측의 주장이 너무 상이한데다가 시간이 갈수록 갈등의 골은 깊어질 것으로 보여, 자칫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PDRN® 시장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파마리서치와 비엠아이 주장이 명확하고, 식약처도 조품에 대한 실사 진행이 의무화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규정대로 허가 절차를 진행한것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이 문제는 현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뒷짐을 져서는 안된다. 특히 허가를 진행한 식약처는 확실한 키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명확한 입장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고 있어 오리지널-제네릭 동등성 문제를 논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식약처 입장은 오히려 갈등과 불신을 더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양측 주장이 너무 상이하기 때문에 식약처 제네릭 허가여부를 떠나 제 3기관에서 검증을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속성장이 예상되는 PDRN® 시장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품질 관리 시스템 구축과 세밀한 허가 체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혜로운 결정과 지혜로운 대화가 나오기를 기대해본다.2016-06-15 06:14:50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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