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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회장님, 약사회장님" 약사들의 한숨“똑똑히 지적하고 냉정히 비판하고 싶어도 최대한 참고 있어요. 결국 제 살 깎아먹기잖아요.” 최근 조찬휘 회장의 약사회관 운영권 1억 수수 논란과 관련 그 어느 때보다 약사사회 관심이 뜨겁다.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될 일이었다”는 한 분회장의 말처럼, 이번 사건은 그 어떤 사건보다 개입된 임원들에 대한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재건축이 확정되지도 않은 회관의 운영권을 두고 거액을 거래한 현직 임원, 그 과정에서 해명을 위해 채용 직원에게 영화에서나 볼법한 충성서약서를 받았다고 밝힌 임원. 모든 과정이 법적 문제를 넘어 상식 선에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게 화난 다수 약사들의 반응이다. 특히 이번 건이 약사사회의 차가운 반응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이 사안이 벌어진 전 과정 어디에도 회원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건은 분명 그 과정에서 회원 약사들의 권리나 생각이 반영되지도, 그 결과가 회원 약사들의 이익을 위한 것도 아니었다. 밀실 계약과 거래 과정에서 단체에 소속된 약사들의 민심은 철저히 무시됐다. 이 과정을 지켜보는 약사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사안이 사안인지라 자유롭게 비판도 못한다는 게 현실이다. 일부는 SNS에 관련 기사를 링크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담아 부당함을 알리고 비판하고 싶어도 일부러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혹시 일부 임원들의 부정함이 일반 시민들에는 약사사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타 직능 단체에는 표적이 될까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일부의 일탈에 따른 부끄러움과 수치는 결국 전체 회원 약사들의 몫이 된 셈이다. 직능단체의 수장, 임원은 그 어떤 조건 이전에 회원 권익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한다. 그 누가 조금의 개인적 욕심 없이 자리에 앉았겠냐마는 항상 자신이 적게는 수백 많게는 수만명 회원을 대표하고 있다는 생각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거듭되는 해명 등에 이미 지칠대로 지쳐버린 민심이다. 이번 스캔들에 대한 명명백백한 책임 추궁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더불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수많은 임원들도 자신이 과연 회원들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고 있는지, 그 명함을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사용한 적은 없는지 돌아봤으면 한다.2017-06-22 06:14:53김지은 -
[기자의 눈] 약평위 급여 평가 결과 공개 반색"약평위의 신속한 심의결과 발표를 환영한다. 평가내용도 모두 공개하는 그날까지." 지난 9일 오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제6차 신약 급여적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신약 약평위 평가결과 조속 공개 방안'의 자료가 언론사로 배포됐고, 기사화 되자 데일리팜에 이 같은 댓글이 달렸다. 심사평가원이 앞으로 약평위 평가결과를 곧바로 공개한다는 데일리팜 보도이후,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이었다. 그리고 계획대로 지난 8일 진행한 회의 결과를 다음 날 오전 배포했다. 이번 평가결과 공개에 대한 관심은 컸다. 신약 급여를 기다리는 환자 뿐 아니라 제약회사들 또한 약평위의 이 같은 결정을 환영했다. 최근 면역항암제가 약평위 문턱을 넘어서면서, 환자 단체를 비롯해 국민들 또한 고가 신약 급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결국 신약 급여결정 과정의 첫 단계인 약평위 평가 결과에 이목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약평위는 10년 전 약가결정구조 이원화 이후 철저하게 회의 결과를 '비공개'에 부쳤고, 결국 평가 및 평가결과 공개 시점 차이로 불만이 쌓이면서 주최 부서인 심평원 약제관리실은 평가결과 공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심사평가원 또한 억울한 측면이 있었다. 이병일 심평원 약제관리실장은 지난 1일 제약회사를 대상을 진행한 토론회에서 "약평위는 심평원장의 자문기구다. 최종평가 역시 심평원장의 몫이다. 약평위 회의 결과를 심평원장에게 구두 또는 서면 보고 이후 결재를 받아 조속한 시일 내 결과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일부에서 약평위를 신약 급여 심의, 평가, 결정을 하는 최종 기관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따른 해명이었다. 이 실장이 '구두'와 '서면' 보고를 언급한 이유는 관심이 많은 신약의 경우 당일 결과 보고까지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평원 역시 9일 홍보실을 통한 언론 알림을 통해 '약평위 심의 결과를 원장에게 약식 보고한 이후 심의 당일 또는 익일 공개하겠다'고 못박았다. 그렇게 심평원은 10년 만에 약평위 심의 결과 비공개 원칙을 깨고, 투명성 제고를 통한 변화의 '첫 걸음'을 뗐다. 이번 약평위 평가 결과 공개를 첫 걸음으로 본 이유는 아직 가야할 길이 많기 때문이다. 심평원은 약평위가 결정한 제품명, 제약사명, 급여여부를 공개하면서 세부 급여범위는 미공개했다. 하지만 약평위 회의 전체 결과 공개의 가능성도 남아 있는 상태다. 이 실장은 회의록 공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약평위가 공정하게 급여여부를 평가하고 있는지 철저하게 검증 받아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파악된다. 건강보험공단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건보공단 보험급여실 관계자는 "약평위 평가 결과 공개는 긍정적이다. 국민들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서라도 해야 할 일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세부 급여범위 및 가격 공개까지는 우려를 표명했다. 경제성평가소위원회를 거쳐 약평위가 급여여부를 판단하고 나면 건보공단에서 협상을 거쳐 건강정책심의위원회의 최종 결정 이후 급여 등재되는데, 모든 내용이 상세히 공개된 뒤 약가협상을 통과하지 못하면 건보공단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약가협상을 맡는 협상 대상자인 건보공단 입장에서는 심사평가원이 어느 선까지 심의결과를 공개할지에 대해서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따라서 시작은 심평원이 했지만, 신약 급여결정부터 약가협상의 모든 '키'를 쥐고 있는 보건복지부의 신약 급여등재 절차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2017-06-12 06:14:52이혜경 -
[기자의 눈] '전통제약' 타이틀 싫다면 벗어 던져라수십년 역사의 국내 제약회사를 '전통 제약'이라고 표시하는게 적절한지 모르겠다. 전통적으로 이들이 제약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다른 업계에서 '전통 식품', '전통 주류'라고 부르진 않기 때문이다. '전통의 순대국집' 등으로 불리는 음식점처럼 오랫동안 한가지 메뉴만 고집한 것도 아니다. 물론 수십년된 베스트셀러 의약품을 한 두개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 제품들이 꼭 주력제품인 것만은 아니다. 해마다 신제품을 내놓고 있고, 매출이 높은 제품도 세월이 지나면서 계속 바뀌고 있다. 그런데 국내 바이오시밀러 회사와 비교할 때, 예컨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2000년대 후반 등장한 제약사들과 구분지어야 할 때 '전통 제약'말고는 생각나는 단어가 없다. '케미컬(합성의약품) 기반' 제약회사? 이것도 아닌 것 같다. 바이오의약품이 있거나 개발하고 있는 제약사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 '제네릭 기반' 제약회사? 어찌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한데, 국내 다수 제약업체 특징을 가장 살렸으니까. 하지만 바이오시밀러도 오리지널의약품의 복제약 아닌가? 형평성 차원에서 부적절하게 느껴진다. 역시 '전통 제약'만큼 어울리는 게 없는 것 같다. 얼마전 개최한 전세계 항암제 홍보의 장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국내 바이오시밀러사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주목을 끌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전통 제약사들은 이들만큼 화제성을 불러일으키진 못하는 것 같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각각 TNF-α억제제 계열의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와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를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 내놓으며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선진시장에 이렇다할 의약품 등록을 하지 못한 '전통 제약'과 비교할 때 '성공신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00년대 후반 전세계 출시를 목표로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다고 했을때 '성공 가능성'을 저울질하며 우리도 나서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전통 제약계에서도 논쟁이 됐던 적이 있다. 이후 일부 대형 제약사들이 일본이나 이머징 마켓을 대상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서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셀트리온의 도전이 '무모하다'는 인식이었다. 사실 셀트리온처럼 적자를 감수하며 몇천억원씩 투자를 강행할 회사도 없었다. 더욱이 내수시장에서도 충분히 이익이 나오고 있기에 굳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할 동기가 부족했다. 지금 보면 참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제약업 경험이 없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셀트리온보다 한참 늦게 시작했지만, 브렌시스의 허가로 글로벌 무대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의약품이라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수십년을 앞선 전통 제약사들은 그때 왜 투자를 하지 않았을까? 한 포럼 현장에서 제약업체 CEO는 당시 셀트리온은 제약업을 잘 몰랐던 탔에 배수진을 치고 무리한 투자를 했던게 성공을 가져왔다고 말했었다. 그러면서 당시 국내 제약업체들은 그렇게 투자를 결정할 제약사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전통제약은 위기다. 내수시장과 제네릭약물은 시대적 변화와 정부정책으로 이제 '믿을맨'이 아니다. 결국 반대 개념의 글로벌신약과 신약만이 살 길인데, 그리 만만치가 않다. 특히 직접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신약을 만들려면 2000년대 후반 바이오시밀러를 시작한 셀트리온보다 더 많은 투자금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역시 전통제약은 용기있는 투자를 감행할 회사가 있을까? 바이오시밀러는 이제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쟁 무대가 됐다. 전통 제약사들이 나서기엔 너무 늦었다. 그때 제약 초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외면하지 않았다면? 적어도 쟤지 않고 이들과 손이라도 잡았다면 '전통 제약' 타이틀에 머물러 있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제약협회도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바뀌진 않았을 것 같다. 전통 제약사들은 이제 신생업체 성과에 기대는 처지가 됐다. 이 씁쓸함과 부끄러움을 기억해 교훈이라도 얻었으면 좋겠다.2017-06-08 06:14:52이탁순 -
[기자의 눈] 문재인정부 공약, 약계 관행도 바꿀까새 정부가 들어섰다. 지난해 겨울에 촉발된 국정농단 논란과 촛불집회 결과로 들어선 정부이기에 국민의 기대도 높다. 문재인 대통령의 시선은 그간 우리사회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방관해온 비정규직 문제와 부정부패·비리가 척결에 우선적으로 머물렀다. 문 대통령은 인천공항을 찾아 비정규직들의 애환을 경청했고 각종 인맥과 학연으로 짬짜미를 맺어온 관료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주고 있다. 이 정부의 철학이 약업계에도 영향을 미쳐 '관행'들이 개선될 수 있을까. 최근 만난 한 다국적사 관계자는 사내 비정규직은 물론 하도급 직원들의 노동 환경을 언급하며 '상식적이지 않은 처우와 평가 시스템이 만연해있다'고 지적했다. 수차례 개선을 요구해도 달라지는 게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 빅5에 드는 대형병원이 의약품 구매 입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신규 업체는 진입하기 어렵도록 높은 문턱을 쌓아 구설수에 올랐다. 투찰 자격은 물론 제출 서류, 투찰하려는 그룹수까지 제한을 만들어 사실상 신규 업체들은 공정한 입찰을 할 수 없는 구조였다. 기존 거래 업체들에게 특혜를 준 거나 다름없는 상황.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불합리한 문제가 표면화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 회사의 비정규직 노동자든, 입찰에 참가하지 못한 신규 업체든,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낙인이 찍혀 조직 안에 정상적으로 발 붙일 수 없게 된다. 말할 수 없으므로 조용히 참을 수 밖에 없고 문제는 개선되지 않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이길 바란다. 또한 보편적이길 바란다. '보건의료 업계는 특수해서'라는 핑계가 나올 수 없도록 정부의 개선안이 보건의료를 포함한 모든 산업계에 적용되길 바란다. 그래서 5년 후에는 적어도 '이런 비상식이 상식처럼 통용된다'는 하소연이 잦아들길 바란다.2017-06-05 12:14:52정혜진 -
[기자의 눈] 소모적인 수가협상 이젠 끝내야내년도 요양기관 환산지수(수가) 협상이 2년 연속 전 유형 타결이라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유형별 협상전환 꼭 10년을 맞은 올해 수가협상은 최악의 협상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 보험자와 의료공급자는 협상시한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3시부터 막판 기싸움을 시작했다. 이 열전은 날을 바꿔 다음날 새벽 5시까지 무려 14시간이나 지속됐다. 협상은 각자 자기의 '패'를 들고 주고 받기하는 게 원칙이다. 일방적인 승자도, 일방적인 패자도 없다. 다만 누구에게 더 이익이 돌아가느냐, 아니면 함께 상생하느냐로 결론난다. 하지만 어찌된게 유형별 협상 10년은 '벤딩(추가소요재정)'이라는 패를 쥔 보험자가 판을 가지고 노는 형국이다. 공급자단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열전 가운데서 '벤딩'을 조금 높이는 수준이다. 공급자단체는 올해도 재정운영소위원회가 최종 확정해 줄 '벤딩' 폭도 모른채 막판 협상에 임했다. 그러면서 의원, 약국, 한방 등은 순위 싸움에 매몰됐다. 수가자율계약제도가 시행된 지 17년이 지나도록 제대로된 원칙이나 매뉴얼도 마련해 놓지 않고 관성적으로 '수' 싸움에만 힘을 쏟았다. 협상시한인 자정도 매년 넘겼다. 지난해에는 새벽 3시 무렵 협상을 마무리했고, 올해는 더 늦은 5시가 돼서야 끝마쳤다. 공급자단체 관계자들은 이런 협상구조에 신물이 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도 관행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 보험자도 마찬가지다. 이런 소모전을 언제까지 지속해야 할까. 아니면 자율계약제도 자체를 바꿔야 할까. 유형별 협상은 건강보험 재정안정화와 지속적인 건강보험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징검다리로 도입됐다. 수가협상은 보험자와 공급자간 협력을 강화하고, 가입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새로운 제도를 모색하는 중요한 윤활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단 한걸음도 나아진게 없다. 새 정부는 의료체계와 건강보험체계에 대한 대혁신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고령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수가협상도 이런 소모전을 중단하고 이제 새로운 전기를 맞을 때다. 자율성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으면 타율적 접근도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2017-06-02 06:14:50김정주 -
[기자의 눈] "면허대여가 이래서 무서운겁니다"최근 몇 년 사이 사무장병원, 면대약국 척결을 위한 정부 차원 감시가 강화되면서 적발 사례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면대약국에 대한 인식과 적발 필요성에 대한 생각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면허대여 병원, 약국 적발 건을 들여다보면 그에 따른 처벌에 관심이 가기 마련인데, 사무장병원이나 면대약국이나 법은 고용한 사무장, 업주보다는 무자격자에 고용된 전문가인 의·약사에 몇배는 더 가혹해 보인다. 최근 20대 후반의 한 젊은 약사가 국가를 상대로 선처를 호소했다. 쉽지 않았겠지만 그는 공개된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을 면허대여로 적발된 약사라며 “지금의 상태로는 삶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고도 했다. 약대를 갓 졸업한 후 업주에 감언이설에 넘어가 잘못된 선택했다는 약사. 그는 1년 반동안의 면허 대여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면대가 적발되면서 60억에 달하는 환수 처분 조치를 당한 약사는 평생을 갚아도 못갚을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패배자란 인식과 더불어 파산신청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막막하다고 했다. 물론 본인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비해 가혹한 처벌은 자신이 현실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했다. 더불어 자신에 비해 비교적 가벼운 면대 업주의 처벌과 상황에 대해선 형평성이 떨어진다고도 호소했다. 이 젊은 약사의 사연을 본 약사사회 반응은 엇갈려 보인다. 물론 사회 악인 면허대여를 저지른 만큼 그에 따른 처분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대부분이지만, 그에 따라 약사에 내려진 처분은 가혹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면허대여를 주도한 업주에는 비교적 가벼운 처벌이 내려지는 반면 의약사에는 평생을 안고가야 할 처분이 내려지는 데 대해선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다는데는 뜻을 같이하는 듯 하다. 실제 면허대여가 적발될 경우 건강보험공단은 의약사에는 행정제재 수단인 환수처분이 내려지고, 사무장이나 면대 업주에는 민법상 손해배상이 청구된다. 의약사는 건강보험법을 근거로 부당이득을 전액 환수할 수 있지만, 사무장에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경우 대부분의 면대업주는 재산을 미리 은닉한 상태에서 적발되는 경우가 많아 공단이 청구한 손해배상 청구액은 대부분 완납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의약사는 상황이 다르다. 기존 재산의 환수는 물론 면허정지 처분기간 이후 취업을 해도 월급의 절반 이상을 매달 차압당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파산신청도 불가능한 형편이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문가에 가혹한 측면이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고용 의사나 약사에 실제 부당 소득 이외 의약품 구입 비용까지 포함된 막대한 급여비용을 전액 환수조치하는 건 가혹한 측면이 있다는 것. 이 부분에 대해선 정부 차원에서도 제도적 보완 마련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모든 전문가들은 단서를 제시한다. 면허대여는 생각도, 시도도 하지말아야 할 불법 행위라는 점. 흔히 면대를 한 약사를 두고 공부만 하느라 세상물정을 몰라 불법의 늪에 빠졌다고도 저지른 사람이나,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말하곤 하지만 적발되면 그런 인식은 모두 불필요해진다는 것이다. 의사, 또는 약사로서의 윤리의식을 갖고 있다면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다. 법은 무자격자에게 고용된 의약사에게 결코 관대하거나 인정을 베풀지 않는다는 점을.2017-05-29 06:14:50김지은 -
[기자의 눈] 무늬만 면제? 기약없는 3세대 항암제"폐암 표적치료제 올리타와 타그리소의 급여등재를 신청합니다." 지난 2월 환자단체연합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 게시글의 제목이다. 수년 전 폐암 4기로 진단받았다는 글쓴이의 어머니는 현재 한미약품의 '올리타(올무티닙)'를 복용하고 있다. 하지만 약값에 대한 부담 탓에 씩씩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좌절하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안타깝고 두렵다는 사연이 담겼다. 지난해 임상연구 도중 사망자 발생 이슈로 올리타 급여평가가 지연됐고, 같은 3세대 TKI(티로신키나제억제제) 계열인 '타그리소(오시머티닙)' 역시 경제성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급여등재 시기가 요원해진 탓이다. 지난해 5월 나란히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판허가를 받으며 폐암 환자들에게 생존연장의 희망을 선사했던 두 약은 1년 새 급여 기약이 없는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다행히 올리타는 지난 4월 고의적으로 임상시험의 부작용을 은폐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식약처 감사 결과가 나오면서 다시금 3상 임상시험에 시동을 거는 단계다. 하지만 3상임상 결과가 나오고 급여 관문을 두드리기까지는 여정이 멀다. 본래 지난달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상정이 예상됐던 '타그리소'는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경제성평가 소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원칙적으론 올리타와 타그리소 2종 모두 경제성평가가 면제되는 특례대상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지난해 1차 급여평가 당시 환자군 규모나 재정지출이 큰 만큼 경제성평가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4월 '타그리소'의 약평위 상정과 9월 급여 등재를 기대했던 폐암 환자들은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내성 발현으로 당장 3세대 표적항암제가 투여되는 환자들에게 항암제지원펀드(CDF)를 우선 적용하고, AURA 3상 임상연구의 전체 생존율(OS) 데이터가 확보된 다음 경제성평가를 진행하겠다는 기조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가 NICE의 결정을 참고한다면 내년 중순을 넘기게 될 공산이 크다. 운좋게 경평소위를 통과한 뒤 6월 약평위 상정되더라도 급여등재는 빨라야 9월경. 하지만 경평자료를 제출한 아스트라제네카조차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OS 분석값이 확보되지 않은 단계에서 경평만을 위해 만들어진 자료이기에 미성숙한 부분이 많다는 것.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레사(게피티닙)'나 '타세바(엘로티닙)' 같은 1세대 표적항암제 치료 후 내성이 생겨 3세대 표적항암제를 필요로 하는 환자수가 1000명에 이른다. 적게는 600명, 많게는 1200명까지로 예상된다. 최근 급여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면역항암제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올리타와 타그리소 3상임상을 통해 시험약을 공급받는 환자들은 그나마 다행인데, 연구 참여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이들에겐 효과가 자명한 신약이 나왔음에도 쓰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무전유죄(無錢有罪)'가 아니라 '무전유병(無錢有病)'이란 말을 실감케 하는 현실이다. 기자와 만난 폐암 전문의는 "요즘 폐암 환자들은 신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 대학병원 교수들만큼이나 임상정보를 꿰고 있다"며 "임상연구가 진행되는 병원을 찾아다닐 정도로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단순하지만 생존을 향한 환자들의 절규가 느껴지는 말이었다. 환자들을 위해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현재 대안이 없는 3세대 TKI 두 약 모두 급여 등재되는 것이다. 올리타와 타그리소의 급여등재로 절망에 빠진 폐암 환자들의 상황을 타개해달라는 호소문을 향해 하루빨리 긍정적인 응답이 도착하길 기대해본다.2017-05-25 05:34:50안경진 -
[기자의 눈] 약사가 센트룸 베스트 파트너라면일반약 센트룸의 건기식 전환 결정으로 유통경로가 다양해진다. 지금껏 불법이던 센트룸 해외직구가 합법화되고, 일부러 약국을 찾지 않아도 대형마트에서 소비자 선택이 가능해진다. 대다수 개국약사들은 화이자의 센트룸 국내허가 취하와 건기식 전환 소식을 언론보도를 통해 접했다. 약국 내 소비되는 센트룸의 미래에 대해 약사들은 미리 알 수 없었다. 소비자들의 지명구매도와 인지도가 높은 센트룸의 약국 외 판매가 확정되자 약사들 사이에선 "차라리 잘 됐다"는 견해와 "약국 조제·판매 품목이 줄어 아쉽다"는 목소리가 교차했다. 고가격 저마진 품목인데다 쪽지처방이 아닌 의사처방으로 어떨 수 없이 판매했던 측면이 강했다는 볼멘 소리도 나왔다. 그럼에도 OTC인 센트룸을 취급하며 소비자 설명에 열심히던 약사들이다. 화이자는 약사들만 취급할 수 있는 전용 품목을 수입한다는 방침이다. "약사는 국민의 헬스케어 어드바이저이자 센트룸의 베스트 파트너"라고 했다. 유통경로가 다변화돼도 약국 내 판매영향이 최소화되도록 힘쓰겠다는 의지다. 약사들 반응은 시큰둥하다. 건기식 전환계획을 제때 밝히지 않고 이슈화되고 나서야 약사 챙기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약사는 "센트룸은 세계적으로 일반약보다 영양보충제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국내 허가변경 타당성엔 일정부분 동의한다. 다만 회사가 약사에게 적극적으로 전환 계획을 밝히고 약사를 배려한 제품정책을 펼쳤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한다"고 귀띔한다. 경제적 논리와 건기식 시장 확대에 따른 허가변경은 이해가 되지만, 주요 판매자인 약사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는 견해다. 약사는 국민의 건강 파트너다. 전문약과 일반약, 한약제제와 건기식 등 자칫 오남용 사례가 발생할 확률을 최소화하는데 힘쓰는 전문가 집단이다. 약사가 센트룸의 베스트 파트너라면, 소비자에게 더 올바른 정보를 줄 수 있도록 신속하고 품격높은 회사차원의 파트너십을 발휘해야 할 때다.2017-05-22 06:14:49이정환 -
[기자의 눈] 영업사원 탓하기 바쁜 제약업계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제약 영업사원들은 괴롭다. 정부의 리베이트 수사가 진행될수록 거래처에서 문전박대를 당하고 있는데, 회사의 실적 압박은 여전하다. 그런데 여기에 거래약정서도, 처방 통계도 여전히 받아 내야 한다.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 많아지니, 의사들의 행위적 갑질은 되레 더 해 간다. 잘나가는 '영업왕'들이야 시기와 상관없이 승승장구한다지만 대다수의 영업사원들의 업무 스트레스는 지난 몇년 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문제는 회사들이 어려운 시기만 되면 '영업사원'을 걸고 넘어진다는 점이다. 쌍벌제, 시장형 실거래가제, 일괄 약가인하, 리베이트 조사 등 대형 이슈가 터질때면 이들을 탓하기 일쑤다. 구조조정의 1순위 타깃이 되고 일비 등 지원정책에 변화를 주고 약국 직거래를 시작한다. 예산은 줄이면서 매출은 올리라고 관리자들은 말한다. 특히 다국적제약사처럼 ERP가 존재하지 않는 국내사의 감원은 잔인하며 제품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국내사 영업사원들의 실적관리는 더 힘들다. 일부 제약사들은 실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둔 일부 영업사원에게 퇴직금을 제대로 지급하지도 않는다. 또 몇몇 회사들은 느닷업이 실적이 좋지 못한 개원가 영업사원을 병원으로, 병원 영업사원을 약국으로 보낸다. 얼마 못가 강제 이동을 당한 영업사원들은 회사를 그만두기 시작한다. 각자에 맞는 변화를 견디지 못하는 나약함 때문에 그런 것일까? 어려운 영업환경이 발품을 팔며 현장을 뛰어온 영업사원들 때문에 생긴 것은 아니다. 애초에 다가올 시대를 보고 자체 제품력을 갖추지 못한 제약사들로 인해 발생한 산물들이다. 상황이 어렵다는 것은 영업사원들도 충분히 알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감원은 어쩔수 없는 선택인 것도 맞다. 하지만 고민과 보상이 있어야 한다. 조금 능력이 떨어진다고 사지로 내몰지는 말아야 한다.2017-05-15 04:00:44어윤호 -
[기자의 눈] "알부민 공급대란, 급한불은 껐다지만"적십자 혈장분획센터가 알부민 등 혈액제제의 원료인 혈장 공급을 재개하면서 일단 공급대란 위기의 급한불은 껐다. 지난 12월 중순부터 혈장을 임가공한 형태인 알부민 최종원액이 적십자 혈장분획센터 시설개선 등의 이유로 녹십자·SK플라즈마에 공급하지 않아 7월 수술대란 위기가 불거졌다. 하지만 보도 직후 원료공급이 재개됐고, 8월부터는 완제품 생산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기존 재고량을 조절하면 어찌어찌 7월까지 버틸 수 있어 알부민 부족에 따른 수술 차질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알부민은 대형수술, 출혈·쇼크, 신장기능 이상 등 응급환자에 반드시 사용돼야 하는 약품이다. 알부민이 있어야 수술 후 환자가 정상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 2008년 알부민 부족 사태가 일어났을 때도 일선 병원들이 환자의 수술날짜를 다시 잡는 등 큰 혼란을 겪은 바 있다. 이처럼 환자에게는 필수 약제인데도 원활한 수급을 책임져야 할 보건당국은 손을 놓고 있는 모습이다. 알부민 원료를 독점하고 있는 적십자에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다면 당장 환자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교훈을 이번 사태는 주고 있다. 수입 혈장의 국내유통까지 적십자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복지부는 혈장이 원활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관리·감독해야 할 책무가 있다. 하지만 취재결과 제약사들이 알부민 공급 중단 예정 통보를 식약처에 했음에도 복지부 관할부서에서는 현황파악조차 못 하고 있었다. 오로지 이 문제가 보험약가 이슈로만 파악하고, 적십자-제약사가 해결해야 할 일이라는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원료공급 재개로 급한불은 껐다지만, 여전히 불씨는 살아있다. 혈액제제 생산이 원료는 1곳, 완제품은 2곳으로 제한한 데는 국가가 통제해 수급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일터. 하지만 당사자들이 문제를 일으키면 상황이 더 어려워질수 있다는 점을 이번 사태는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알부민 등 필수약제가 수급불안에 시달리지 않도록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국가가 모든 생산을 관장하든지, 호주처럼 국가가 민간과 계약을 맺어 가격인상 걱정없이 지속 공급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알부민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꼭 필요한 필수약제들이 공급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차기 정부에서는 진지한 논의를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2017-05-01 06:14:50이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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