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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포스트 케이캡 찾아라'… HK이노엔, 신약연구소 수장 교체

  • 차지현 기자
  • 2026-05-06 12:03:00
  • 4월 박병철 신임 연구소장 선임…비임상개발·VC 경험 보유
  • 케이캡 FDA 허가 앞두고 후속 파이프라인 발굴 과제 부상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HK이노엔이 최근 신약연구소 수장을 교체했다. 자체개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이 국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후속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R&D) 조직 재정비에 나선 모습이다.

6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지난달 박병철 신약연구소장을 선임했다. 박 연구소장은 CJ제일제당 제약연구소 출신으로 콜마홀딩스 VC(Value Creation)팀장, HK이노엔 신약연구소 비임상개발센터장을 역임했다.

박 연구소장은 외부 기술과 초기 후보물질을 평가하는 데 강점을 지닌 인물로도 꼽힌다. 그는 지난 2023년부터 홍릉강소특구 창업학교(GRaND-K) 투자·평가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2024년 7월부터 K-바이오랩허브 투자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는 제주테크노파크 천연물소재개발 자문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기존 신약연구소장은 김봉태 상무대우였다. 김 전 소장은 서울대 수의병리학 박사 출신으로 유한양행 책임연구원을 거쳐 HK이노엔에서 K-CAB전략팀장, 임상개발실장 등을 지냈다. 케이캡 전략과 임상개발 경험을 갖춘 인물이다. 김 전 소장은 최근 HK이노엔에서 퇴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인사는 HK이노엔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 이후 성장동력을 본격적으로 고민하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기존 김 전 소장이 임상개발과 케이캡 전략 경험을 중심으로 한 인물이었다면 박 신임 소장은 비임상개발과 사업가치 평가 경험을 기반으로 초기 파이프라인 발굴과 외부 기술 검토에 강점을 지닌 인물이라는 점에서 HK이노엔의 신약 발굴 전략 변화를 보여주는 인사로 풀이된다.

HK이노엔은 최근 케이캡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케이캡은 지난 2018년 국내개발 신약 30호로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항궤양제다. 위벽 세포에서 산분비 최종 단계에 위치하는 양성자펌프와 칼륨이온을 경쟁적으로 결합시켜 위산 분비를 저해하는 작용기전을 나타낸다.

케이캡은 2019년 3월 출시 이후 HK이노엔의 실적 성장을 견인하는 효자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발매 후 지난해까지 국내 누적 처방액은 9233억원에 달한다. 해외 시장 침투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HK이노엔은 해외 55개국과 케이캡 관련 기술수출 또는 완제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이 중 대한민국 포함 22개국에서 허가를 받아 19개국에 출시했다.

HK이노엔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글로벌 진출 현황 (자료: HK이노엔)

미국 진출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HK이노엔의 미국 파트너사 세벨라 파마슈티컬스는 올해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케이캡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했다. 신청 적응증은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가슴쓰림 치료, 미란성 식도염 치유, 미란성 식도염 유지요법 등이다. 통상 심사 기간을 고려하면 이르면 내년 초 승인 여부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케이캡의 처방 확대와 해외 진출 성과가 맞물리며 HK이노엔의 현금창출 기반도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6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2023년 830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만에 두 배가량 확대한 셈이다.

회사는 이 자금을 R&D에 재투입하며 성장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HK이노엔은 지난해 R&D 비용으로 859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의 8%에 해당하는 규모로 전년 R&D 비용 814억원과 비교하면 5.5% 증가했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을 통해 축적한 재무적·기술적 자산을 기반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HK이노엔이 후속 성장동력으로 주력하는 분야는 비만·대사질환이다.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파이프라인은 중국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 '에크노글루타이드'(XW003)다. HK이노엔은 2024년 사이윈드와 계약을 맺고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했다. 현재 비만 적응증으로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으로 지난 1월 대상자 모집을 완료하고 투약 단계에 들어갔다. 원개발사 사이윈드는 올해 1월 중국에서 제2형 당뇨병 적응증으로 에크노글루타이드 품목허가를 받았고 비만 적응증 허가 심사도 진행 중이다.

비만 분야에서 신규 공동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HK이노엔은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설계 기업 아토매트릭스와 비만치료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업은 기존 GLP-1 수용체 작용제 등 인크레틴 계열 치료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비인크레틴 계열 저분자 후보물질 발굴이 목표다. HK이노엔은 후보물질 합성과 생물학적 평가를 맡고 아토매트릭스는 AI 신약 설계 플랫폼 '캔디'를 활용해 후보물질 설계와 선별을 담당한다.

이외 자가면역질환과 항암 영역에서도 후속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자가면역질환 분야에서는 JAK-1 억제제 계열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후보물질 'IN-115314'를 사람용 연고제와 반려동물용 경구제로 연구하고 있다. 또 노바셀테크놀로지로부터 FPR2 작용제 기전의 차세대 합성 펩타이드 후보물질을 도입해 안과, 피부, 호흡기 질환 등으로 개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항암 분야에서는 동아에스티와 손잡고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을 겨냥한 EGFR 분해제 개발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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