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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진흥원 해외지사 운영의 빛과 그림자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008년부터 미국, 영국, 중국, UAE, 싱가포르·아세안, 카자흐스탄 등 6개 지역에 해외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큰 틀에서의 설립 목적은 의약품·의료기기·화장품 등 국내 헬스케어산업 글로벌 진출 교두보 확보와 중장기 정책·전략 수립이다. 각론적 활동은 각국 보건산업 주요 이슈 파악, 정책기획연구, 현지 정부·다국적제약사와 국내 업체 간 협업시스템 구축, FTA 대응방안 등을 들 수 있다. 글로벌 섹터별 가시적 성과도 많았다. 영국 지사는 해외환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국제컨퍼런스 기획·참가, EU 인허가 및 유통정보 컨설팅 시스템 등을 확립했다. 여기에 더해 코트라·중소기업진흥공단·한인과학자협회 등과 협력을 강화해 EU지역 보건의료산업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UAE 지사는 현지 정부와 환자송출협약, 공공병원 위탁운영 등의 사업을 발굴함은 물론 컨설팅기관·대학 등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최신 정보 등을 수집해 국내기업들에게 제공했다. 카자흐스탄 지사의 CIS지역 해외환자유치 프로젝트와 맞춤형 패키지 의료서비스개발 및 유망 기술수출 사업도 우리 제약기업들에게 큰 도움을 줬다. 미국·중국·싱가포르 지사도 이에 상응하는 결과물을 낳았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진흥원 내부에서도 지금의 해외지사 운영시스템이 백년지대계가 아닌 '3년짜리 토막 퍼즐 맞추기'로 전락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해외지사 사업이 영속성을 띠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짧은 임기에 있다. 지사장 임기가 3년이다 보니 '이제 일 좀 할만하다 싶으면 본국으로 컴백홈'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을 동반한 해외파견이다 보니 3년간의 외국생활에 적응해 아예 이직 후 눌러 앉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귀국 후 기업으로 스카우트 되거나 업무 스킬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유관 컨설팅업체를 설립하는 사례도 있다. 말 그대로 순환보직이다 보니 3년에 걸쳐 쌓아 올린 현지 인적 네트워크가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만다. 우리는 여기서 해외 지사장을 파일럿에 비유한 진흥원 고위관계자의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투기 조종사 1명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최소 6년의 기간이 필요하고, 약 2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투자금도 투자금이지만 양성기간이 워낙 길다보니 공군에서는 700억원을 호가하는 전투기보다 조종사 1명을 더 귀하게 여긴다. 작전 중 적진에 추락한 조종사 구출 작전을 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해외 지사장도 마찬가지다. 섹터별 지사에 지급되는 수억원의 체제유지비도 중요하지만 역량있는 지사장 양성을 위해 그동안 소요된 매몰기간이 곧 정보력과 네트워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해외 지사의 통상적인 통계 DB와 월·분기별 리포트 작성은 지금의 단기 순환보직 형태로도 충분히 꾸려 나갈 수 있다. 하지만 투자유치를 실질적으로 끌어 내고, 다자간 협상을 도출하고, 연구개발 전략과 라이센스 인·아웃은 장기간의 시간투자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인적 네트워킹이 형성돼 있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지난 9년 동안의 해외 지사 운영이 시행착오와 기본기를 다지는 기간이었다면 다가올 10년의 해외지사 운용 전략은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 그 변혁의 핵심은 임기에 제한이 없는 '붙박이식' 지사장제 도입이다. 능력있는 지사장들을 더 이상 잃어서는 안된다. 이는 개인이나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2017-07-27 06:14:54노병철 -
[기자의 눈] 김밥 집과 MR 처방실적 상관 관계최근 제약사 영업사원들과 얘기를 나눌 일이 있었다. 예전 담당했던 거래 병원에서 20만원 가량의 김밥집 식사를 요구했는데 결제를 거부해 제품이 빠졌단 얘기를 들었다. 회사 CP규정에 따르면 김밥집에서 20만원 이상의 식사 결제를 법인카드로 할 수 없다. 거래처가 요구한 사항을 들어주지 못 하자 그 다음달부터 매출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김밥집에서 20만원 가량 식사 결제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일 것으로 영업사원은 확신했다. 불법 리베이트가 제약사나 영업사원만의 문제일까? 최근 '한국판 선샤인 액트'라고 불리는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에서 의사번호와 의사명 삭제가 결정됐다. 처음에는 필요하다고 넣었던 항목인데 제약업계의 요구로 없어진 것이다. 명분은 시스템 개발 비용의 증가와 영업 현장의 부담이었다. 의사번호와 서명을 기입하는 것은 제약사나 의료계 모두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쌍벌제와 리베이트 투아웃제 등을 통해 제약업계 청렴화를 위한 노력들이 계속됐다. 특히 지난해 시행된 청탁금지법은 그야말로 제약영업의 어려움을 한층 가중 시키며 영업사원들의 한숨 또한 늘게 했다. 그러나 불법 리베이트라는 행위 자체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있어야만 완성될 수 있다. 불법 리베이트를 주겠다는 제약사도 있겠지만 달라는 의료인이 있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처벌하겠다던 리베이트 쌍벌제. 이를 비롯해 기존에 시행되던 제도들이 불법 리베이트 근절에 효과적일까. 매년 사정당국에 적발돼 뉴스화 되는 사건만 봐도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일각에서는 의료인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기 때문이라고도 보고 있다. 불법 리베이트 적발 시 의사 면허정지는 단 수개월에 그쳐 자리를 비울 동안은 대리로 근무할 의사(페이닥터)를 구해 병원은 계속 진료를 볼 수 있다. 면허정지 서너번 받아도 해외 여행이나 연수 후 복귀하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된다는 것이다. 제약사들은 지속적으로 CP를 강화하고 있다. 의료계도 CP에 대해서도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김밥집에서 식사를 결제해주지 않는다고 처방을 줄여버린 의사는 해당 제약사는 물론 영업사원이 겪고 있는 CP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었을까. 김밥집 20만원의 당사자인 영업사원이 불법적으로 처방을 유지하고 싶었다면 자신의 돈으로 결제해주었으면 될 일이다. 그러나 규정을 사유로 거부했고 결과는 매출 감소였다.2017-07-24 06:14:52김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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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무릎 꿇었던 회장님'의 당당한 표변후회막심.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은 18일 열린 임시 대의원총회 서두에 인사말을 대신해 30년 회무 생활을 마무리하는 순간을 생각하며 소회를 밝히겠다고 했다. 조 회장의 목소리에는 참회와 회한이 담겨있는 듯 했다. 그는 일련의 상황을 한마디로 '후회막심'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말끝 대의원들에 사죄의 뜻을 담아 무릎꿇어 큰절을 올렸다. 좌중은 당황했고, 숙연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발언 중간중간 눈물을 훔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정도의 처진 어조를 일관하다 단상에서 무릎을 꿇은 모습은 남달랐을 수 밖에 없었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거나 회원들에 사과하지 않던 모습과 분명 달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의원들의 결정을 묵묵히 받아들이겠다는 발언에 일부 대의원들은 안도하기도 했다.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상황이 바뀌기까지 오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조 회장의 불신임안 등을 포함한 이번 임시총회 세가지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가 발표된 후 입장을 밝히기 위해 마이크를 잡은 조 회장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표변이었다. 조 회장은 일부 대의원들의 표현을 지적하며 "정관 하나 안지킨 것으로 죄인 취급하지말라. 검찰조사에서 무죄로 나오면 어떻게 하려 그러냐"고 공세를 취했다. 총회에서 가결된 사퇴권고안과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을 두고는 이 안건들이 총회에서 결정할 사안이 맞는지 여부를 법적으로 따져보겠다고 했다. 분명 3~4시간 전 "대의원들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태도와 180도 달랐다. 발언 중간 이 부분을 지적하는 한 대의원에 대해선 "발언 중이지 않냐. 회장에 예의를 지키라"며 되레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큰 절을 올리고 (내) 가슴을 쥐어박고 싶다던 그는 온데 간데 없었다. 집행부들 역시 다르지 않았다. 총회 서두 일부 대의원이 "대의원이 아닌 대한약사회 집행부들은 퇴장해달라"는 요구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던 임원진은 투표 결과 발표 후 총회가 한창 진행 중이던 상황에선 대다수가 자리를 비웠다. 이번 총회가 조 회장의 불신임안 부결이란 '면죄부'를 받기 위한 수순이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하는 순간이었다. 이번 임시총회 결과로 조찬휘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안도했을 지 모른다. 정관 하나 지키지 않은 것 쯤은 회장을 탄핵하고 사퇴를 권고할 만한 사안은 아니였단 기존 생각을 재확인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회장이 돌변했듯 민초 약사들도 조 회장의 태도에 비례해 달라졌다. 조 회장의 사퇴거부 다음날부터 쏟아지는 약사 단체, 지부, 분회 단위 성명과 논평, 대한약사회 회무 참여 거부 선언과 긴급 연석회의 결정까지, 약사사회는 그야말로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FIP, 회비 납부 거부까지 운운하기 시작했다. 총회 초반 참회의 목소리로 "여론이 이렇게 무서운 줄 몰랐다"던 조 회장의 고백은 여전히 생생하다. 약사들은, 그리고 여론은 조 회장의 진심어린 사과와 그에 따른 일말의 책임이라도 지길 바랐다. 별다른 책임과 변화의 의지 없이 지금의 상황을 고수하다간 여론은, 약사사회 민심은 싸늘하다 못해 사나워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조찬휘 회장은 임시총회에서 승리한 인물이 아니다. 지금처럼 승자처럼 행동하다간 그에겐 총회 의결도 받지 않고, 짓지도 않은 약사회관 운영권을 1억원에 판매한 회장, 연수교육비 의혹을 받은 회장이란 주홍글씨가 따라 붙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2017-07-20 06:14:54김지은 -
[기자의 눈] 화이자와 '입랜스' 논란 되돌아보기사실 욕 먹기 딱 좋은 상황이긴 했다. 약은 좋은데 비싸고 환자들은 죽어간다. 여기에 약을 만든 회사는 역시나 외국계 제약사. 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2(HER2, 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음성 유방암치료제 '입랜스(팔보시클립)'를 개발한 미국계 빅파마 화이자는 최근 몇달 간 환자단체, 다수 언론 등으로부터 말그대로 뭇매를 맞았다. 입랜스는 굳이 전체생존기간(OS, Overall survival), 무진행생존기간(PFS, Progression-free survival)을 논하지 않더라도 최초의 HER2 음성 환자를 타깃으로 하는 약제라는 점 자체가 고무적이다. 즉, 좋은 약이다. 하지만 비급여, 한알 가격이 21만원, 한달 약값이 600~700만원 가량이다. '존재하지만 먹을 수 없는 약'을 바라보던 환자와 그 가족들의 분노는 결국 폭발했다. 당사자가 아니면 감히 가늠할 수 없는 절박함에서 비롯되는 행동력은 대단했다. 특히 환우단체인 HPBCF(Hormone Positive Breast Cancer Forum, Korea)가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입장을 전달하는 추진력은 기자 입장에서도 놀라울 정도였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이다. 다만 입랜스가 심평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한 지금, 이번 사태를 되돌아볼 필요는 있다. 등재기간·지원프로그램, 일련의 쟁점들 선별등재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 시스템에서 입랜스 사례만을 놓고 봤을때 화이자가 소위 말하는 외국계 회사의 '못된 짓'을 했다고 단정하기는 사실 어렵다. 한국의 항암제 평균 급여 등재율은 62%, 허가 후 등재까지는 평균 600일 가량이 소요된다. 유방암치료제를 보더라도 로슈의 '퍼제타'가 4년, '캐싸일라'는 3년(약평위 통과)이 걸렸다. 이를 감안했을때 지난해 8월 승인 후 7월 약평위를 통과한 입랜스의 속도는 느린 편은 아니다. HPBCF와 언론의 압박이 유효했던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다국적제약사들이 그리 착한(?) 업체들은 아니다. 한국의 시장성이 떨어진다 판단해 여론의 비판이 쇄도해도 아예 약의 도입을 무효화하는 회사, 반대로 환자단체를 종용해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을 형성하는 회사, 정부의 보장성 방안에 포함될 것을 염두해 고의로 약가협상을 지연시키는 회사, 모두 실존한다. 또 외자사들에게 있어 약가는 정부와의 협상보다 어려운 장벽이 글로벌 본사의 승인이다. 수조원을 투자해 개발에 성공한 신약을 한국에서 난리가 났다는 이유만으로 가격을 낮추지는 않는다. 즉 적어도 화이자 한국법인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본사를 설득했고 본사도 이를 받아들여, 6월 약평위 이후 한달 여만에 약가를 낮춰 급여적정성 평가를 받아내는 노력은 했다는 얘기다. 물론 빠르게 주판알을 튕겨 맞춘 가격이겠지만 말이다. 30%라는 지원 비율이 문제가 되고 있는 환자지원프로그램의 경우 법리적인 해석이 복잡하다. 한국에서 의약품 무상공급은 환자 유인이나 판촉행위가 될 수 있어 공정거래법과 약사법에서 특정 예외 사례를 제외하고는 금지하고 있다. 백혈병약 '글리벡'이 제네릭 출시와 함께 무상공급이 중단된 것도 같은 이유다. 고가약 시대가 낳은 근본적인 문제 입랜스가 비싼것은 맞지만 혼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최근 외자사 신약들이 항암제, 희귀난치성질환치료제에 쏠려 있고 열에 여덟은 고가 약제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사건은 고가약 시대에 신약의 급여 등재 이전까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환자들의 고통이 야기시킨 것이지, 1개 제약사의 비도덕성과 무책임함의 문제를 원인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혁신신약이자, 고가약의 등재가 지연될때마다 '입랜스 논란'이 반복되면 되레 한국의 신약접근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는 환자단체 대중들에게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제도적 한계성 등 다양한 시점 보다는 '화이자 까기'에 집중했던 우리네 언론들도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화이자가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 좀 더 빨랐어야 했다. 사전에 PAG(Patient advocacy group)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문제에 대한 해명과 해결방안을 공유하지 않았던 것은 엄연한 제약사의 과실이다. 다만 욕먹기 시작하면서 보여 준 근 두달 사이 이 회사의 행보에 대해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없는 비판일색은 생산적으로 보이지 않는다.2017-07-17 06:14:52어윤호 -
[기자의 눈] 현지조사반, 또다른 '극한 직업의 현장'최근 경부고속도로서 끔찍한 사고가 벌어졌다. 버스 운전사의 졸음운전으로 50대 부부가 숨지고 16명이 부상을 당했다. 버스 운전사가 전 날 16시간이 넘는 운전을 했다고 진술하면서, 버스 안전운행기준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도는 노선버스 운전자 안전운행시간 기준을 만들었다. 소잃고 외양간을 고친 격이지만, 어쨌든 가이드라인의 마련으로 버스 운전사들의 안전이 조금이라도 보장 받게 됐다. 이번 경부고속도로 사고를 바라보면서 최근 만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현지조사반 팀장들을 떠올렸다. 10년이 넘도록 현지조사를 했다던 박모 팀장은 현지조사반이 가까운 거리로 출장을 떠나는 날에도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유로,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이야기 했다. 2박 3일 꼬박 현지조사를 끝내고 마지막으로 요양기관 대표에게 사실확인서를 받고 나면 긴장의 끈이 풀린단다. 그 상태로 자가용을 몰게 되면 졸음운전으로 이어진다며, 오히려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장지를 오가면서 청하는 쪽잠이 더 달콤하다는 말에 괜스레 짠해졌다. 사회 초년생 시절, 출장은 빡빡한 일상 속의 일탈과 같은 느낌이었다. 2008년,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부산을 가고 싶다고 선배를 졸라 부산시의사회 취재를 대신 갔었다. 다음 날 연차를 붙여 난생 처음 해운대 구경을 했다. 딱, 그 때까지만 출장이 즐거웠다. 기자 생활 10년 차인 지금은 출장이라는 이야기만 나와도 '헉' 소리부터 낸다. 얼마나 걸리는지 시간부터 계산하게 된다. 그래서 일까, 현지조사반 팀장들을 만나기 전부터 매달 2주간 나가야 하는 현지조사가 얼마나 고단할지 공감부터 했다. 3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들의 처우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을 알게됐다. 현지조사반들의 출장지는 '전쟁터'와 같다고 한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환영 받지 못한다 쳐도, 무단침입으로 경찰서에 끌려 간 적도, 허름한 모텔에서 조직폭력배를 만나 경찰을 불렀지만 별 다른 조치를 받지 못한 적도, 이야기 하면 밤을 꼬박 새야 한다고 했다. 조사운영부 한 차장은 인터뷰 중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한 때는 '노예' 같다고, 매일 사고의 위험에 노출 돼 보호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현지조사반 팀장들이 바라는 것은 하나라고 했다. 빡빡한 출장비 지급으로 팀장들의 사비를 털어야 하는 날도 많지만, 진정 원하는 건 예산 보다 인정이었다. 가끔 출장을 나가는 현지조사반 소속 직원들에게 '좋은 곳 여행 다니는 기분 아니냐'는 말이라도 하지 않았으면… 현장에서 의사, 약사 등 보건의료인들과 소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누구 하나라도 알아주길 바라는 게 그들의 속내였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라는 말 한 마디가 그들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2017-07-13 06:14:52이혜경 -
[기자의 눈] 제약 특허제도, 공정한가요?공정거래위원회가 제약·바이오 분야의 특허 라이선스 관행 실태점검을 벌이고 있다. 2010년부터 허가받은 전문약 중 특허출원, 계약, 분쟁 현황 등을 조사해 이 과정에서 불공정행위가 없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5월부터 다국적사 39개, 국내사 32개를 대상으로 서면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2010년에도 48개 제약사 대상으로 지식재산권 관련 실태조사를 실시해 GSK와 동아ST 간의 역지불합의 위법사례를 찾아낸 바 있다. 역지불합의는 특허권자와 퍼스트제네릭사가 이면 계약 하에 제네릭 진입을 포기시키는 행위. 제네릭약물의 시장진입이 늦어지면 국민 의료비 부담이 가중된다며 역지불합의가 경쟁 제한 요소가 있다고 공정위는 보고 있다. 7년만에 진행되는 이번 조사도 역지불합의 등 특허권과 관련된 경쟁제한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사를 진행하는 지식산업감시과가 작년말 신설된데다 새 정권 출범으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새로 임명됐다는 점에서 성과창출을 위한 강도높은 점검이 예상된다. 더구나 한미 FTA에 따라 지난 2012년 3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허가특허연계제도로 인해 역지불합의같은 불공정행위가 더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점도 이번 조사에 제약계가 불안감을 갖는 요소다. 하지만 오히려 국내 허가특허연계제도 하에서 오리지널사와 제네릭사간 역지불합의는 더 어려워졌다는 게 제약계 특허업무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역지불합의가 이뤄지려면 특허를 깨려는 제네릭사가 1개 업체로 특정돼야 하는데, 우선품목판매허가(우판권) 제도로 복수의 업체가 특허도전에 나서면서 1:1의 이면계약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다. 국내 도입된 허가특허 제도는 불공정행위를 유인할 수 있는 이익 자체가 적다. 앞서 언급한대로 제네릭사에 시장독점권이 부여되는 업체는 일정 조건만 갖추면 되므로 복수가 가능하다. 예컨대 최초 특허심판 제기 이후 14일 이내 심판을 제기한 업체도 우판권 획득이 가능하다. 더군다나 공동·위탁생동으로 퍼스트제네릭 개발 업체가 여러 제약사에 위탁 생산하다보니 우판권 획득 제약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그렇다보니 우판권 획득 자체에 대한 제약계의 기대심리가 그렇게 높지 않다. 오히려 우판권 획득을 하지 못해 다른 업체와 시장경쟁을 하지 못할지가 더 걱정이다. 공정위가 우려할만한 불공정 요소 자체를 만들 수 없는 환경인 것이다. 그러면 현 우판권 제도가 공정한걸까? 지금의 제도는 승자독식을 인정하지 않는 구조다. 첫 특허도전 업체, 첫 퍼스트제네릭 허가신청 업체에 대해 분별도 어렵고, 혜택도 없다. 첫 특허도전 업체의 심판청구 사실이 알려지면 14일 이내 다른 제네릭사들이 심판청구에 몰려들어 첫번째 의미는 금세 사라진다. 허가신청 역시 PMS(신약재심사) 종료에 맞춰 한꺼번에 허가신청이 몰리는 탓에 우판권의 조건으로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특허도전 업체가 갖는 실질적인 혜택은 없고 특허소송 비용만 남발하는 이런 제도라면 차라리 없는게 나아보인다. 그게 아니라면 공정성을 위해 신설된 것으로 보이는 최초 심판청구일로부터 14일 이내 심판청구 업체에 대한 우판권 부여 조건은 삭제하되, 다른 조건들을 더 강화하는 게 옳다는 입장이다. 아무리봐도 무임승차가 가능한 지금의 허가특허제도가 그렇게 공정해보이진 않는다.2017-07-10 06:14:52이탁순 -
[기자의 눈] 사탕 사달라 조르는 아이, 난감한 엄마약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이들을 겨냥한 상품이다. 가지각색, 아기자기한 색깔의 사탕들과 캐릭터 얼굴과 장난감을 달아둔 비타민. 딱 아이들 눈 높이에 진열된 이 제품들을 두고 실랑이하는 엄마와 아이를 본 일이 있다. 아이는 캐릭터 비타민사탕을 하나 쥐고 사달라 떼를 쓰고, 엄마는 사주지 않겠다며 아이를 혼내고 있었는데 문득 '내가 저 엄마라면 비타민을 진열한 약국이 밉지 않을까' 싶었다. 비타민사탕은 약국이 다루기에 모호한 대표적인 제품이다. 비타민이라 이름 붙였지만 비타민 함량은 얼마 되지 않고 당분이 많이 들어있어 아이들 건강에 이롭지 않은 제품도 많다. 좋은 성분을 넣기 보다 인기캐릭터나 모양, 색깔로 아이들 눈을 사로잡으니 엄마들 입장에서 안심하고 사먹이기 어렵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런 제품들을 아예 취급하지 않는 약국도 늘어나고 있다. 약사의 양심 상 건강에 좋지 않은 제품을 약국에 아예 갖다놓지 않겠다는 것인데, 또 다른 한편에서는 소비자 선택이지 굳이 약국이 정색하며 물리칠 필요가 있냐는 목소리도 있다. 약국 경영을 생각하면 무시할 수 없는 의견이다. 한 지역약사회는 '우리 지역 약국은 비타민사탕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곳도 있지만, 그렇다고 약사회에서 개별 회원 약국에 '이건 팔고, 이건 팔지 말라'고 하기도 어렵다. 결국 선택은 개별 약국 몫이다. 한 때는 약국에서 담배도 팔던 시절이 있을 정도로 약국이 국민 건강을 위한 장소라는 인식이 부족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담배 파는 약국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달라지지 않았나. 저렴한 비타민 사탕이 아닌 당분을 줄인 사탕, 아이 건강에 좋은 과자, 유기농 주스를 구비하는 약국도 있다. 건강을 판매하겠다는 약사의 긍정적인 욕심의 결과다. 약국에서 담배가 사라졌듯, 약국이 판매하는 상품들도 조금씩 변화해가지 않을까.2017-07-06 08:52:26정혜진 -
[기자의 눈] 박카스 국토대장정 정신과 동아제약세상만사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이 있다. 할 수 있다는 신념과 이념 그리고 사상이 담기면 맨주먹으로 강철도 끊을 수 있고, 못한다고 생각하면 개미가 쌓아올린 둔덕도 무너뜨릴 수 없다. 이를 두고 고대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유 의지와 순수 열정', 신라시대 원효는 '일체유심조'라 표현했다. 젊은이의 도전과 패기를 상징하는 박카스 대학생 국토대장정이 오늘(3일)부터 20박 21일 간 일정으로 행진을 시작한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국토대장정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자신을 이기는 강인한 정신력을 기르고 남에 대한 배려와 동료애를 몸소 체험하도록 하자는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명예회장의 의지로 시작됐다. 국토대장정은 남녀 72명씩, 총 144명의 대학생이 21일 동안 천리행군을 하며 자신과 싸움에서 이겨, 할 수 있다는 의지를 키우기 위한 행사다. 이번 대장정은 '언제까지나, 함께, 건강하게'라는 슬로건으로 경주에서 출정식을 시작으로 영천, 군위, 상주, 단양, 제천, 원주, 이천을 거쳐 완주식이 진행되는 서울까지 총 578.7km를 걷게 된다. 폭염과 폭우와 싸워 가며, 얼굴과 몸은 까맣게 타고, 때론 발엔 물집이 차올라 그대로 주저앉고 싶은 순간 속에서 진정한 나를 만나고 마음속 인내의 키가 자라는 과정은 그 어느 곳에서도 하기 힘든 경험이다. 이렇게 값진 체험을 하고자 지원하는 대학생은 매년 1만명이 넘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 144명이 선발된다. 지난 19년간 누적 코스는 1만 879km에 달하고, 참가 대원은 2713명이다. 이렇듯 국토대장정은 출발과 도착지, 즉 완주코스가 있지만 기업은 설립과 동시에 피니시라인 없는 무한대장정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지 않고 멈추는 순간, 경쟁사의 도전을 받게 마련이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은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고 했을 정도로 과정상 많은 고난도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최근 동아제약은 내외부적인 고충을 많이 받고 있다. 올해 구순을 넘긴 강신호 명예회장의 숙환과 영업부서에 불거져 나온 문제가 그것이다. 다행히 강 명예회장은 건강을 회복했고, 회사 내부문제도 봉합단계로 진입해 무난히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대장정의 길에선 학질모기에 물려 열병 시달릴 수 있고, 비를 맞으며 노숙할 경우도 발생한다. 86년이라는 동아제약 창업기간은 기업이 걷는 국토대장정의 코스로 환산하면 출발선상에 있고, 여전히 발길을 재촉해야 하는 단계일지 모른다. 대학생 국토대장정과 기업대장정은 '패기와 열정으로 어떠한 고난과 역경도 모두 이겨내 완주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박카스 정신'은 지금 동아제약을 비롯한 우리 제약기업 모두에 가장 절실한 이념이자 후대에 남길 위대한 유산은 아닐까.2017-07-03 06:14:51노병철 -
[기자의 눈] 피해구제 활성화 추가부담 폐지부터의약품 피해구제 분담금은 제약사 입장에서는 '기여금'이다. 넓게는 '사회공헌'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해당 제약사에 고의든, 과실이든 일단 책임이 없는 '무과실보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추가부담금'이라니? 의약품 피해보상제도가 약사법에 규정될 때부터 제약계는 '추가부담금'에 이견을 제기해왔다. 제약바이오협회 갈원일 부회장은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 주최로 열린 부작용 피해구제제도 활성화 토론에서 "추가부담금 기전은 그 자체가 무과실 보상이 아닌, 손해배상으로 왜곡될 가능성이 있어서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실제 제도를 운영해보니 말이 안된다. 한양대약대 이주연 교수도 같은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교적 저렴한 약제에서 과민반응이 많이 발생하고, 인과관계가 있었던 약제는 평가 시 높은 점수가 부과되므로 동일한 약이 여러번 원인 약물로 지정될 가능성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다제약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약만 원인이라고 특정하기 어렵다. 추가부담을 지우는 건 잘못된 판단이다." 제약계 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불합리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피해구제 제도를 운영하는 식약처에도 전해졌다. 식약처는 최근 간담회에서 제기된 제약사들의 추가부담금 폐지의견에 수긍했다. 피해구제 재원의 원천이 제약사로부터 나오고, 그동안 나타난 부작용 사례를 보면 특정 제품 때문이라고 단정짓기 어려운 사례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김상희 의원과 식약처는 피해구제 제도 활성화를 위해 법령을 개정하거나 아예 별도 법률을 제정하는 안을 놓고 긴밀히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왕 제도를 활성화하려면 이런 불합리를 없애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순리다. '무과실보상'이 이중부담이나 배상금으로 인식되지 않고 제약사들의 '사회공헌'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이 제도를 활성화하는 밑거름이라는 건 자명한 일일 것이다.2017-06-29 06:14:52김정주 -
[기자의 눈] 알만한 사람은 알 법한 '0.1%의 차이'질환을 공부할 때 가장 먼저 다뤄지는 내용 중 하나가 발생빈도다. 대학시절 병태생리학을 담당하셨던 모 교수님은 강의 중 발생빈도를 언급할 때마다 '숫자'에 매이지 말기를 당부하셨다. 실례를 들어본다면 뼈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의미하는 골육종은 전체 암의 약 0.2%를 차지하는 희귀암이다. 우리나라에선 연간 100명가량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하지만 환자 본인과 그 가족들 입장에선 '발병률 100%'로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의미였다. 막연했던 그 가르침을 졸업한지 10년이 되어가는 최근에야 절실하게 체감하고 있다. 지난 주말 인천에서 열린 리버위크(The Liver Week 2017)는 어느 때보다 취재열기가 뜨거웠다. B형간염과 C형간염 신약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시장경쟁이 치열한 데다, 내성이 없는 유일한 항바이러스제라고 알려졌던 ' 비리어드'의 내성발현 사례가 처음 발표된 덕분이다. 주연구자인 이정훈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에 내원한 B형간염 환자들 가운데 비리어드 내성이 확정된 이들은 2명이었다. 열흘 전 내성이 의심되는 환자가 나타나 추가 분석하는 중으로, 차후 보고건수가 늘어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더욱이 복약순응도가 떨어지거나 중증도가 높은 특이 조건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외래진료를 받으며 약물치료를 받아온 극히 일반적인 환자였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었다. 물론 이번 발표가 8년동안이나 뛰어난 바이러스 억제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아온 비리어드의 문제점을 꼬집으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비록 0%의 신화는 깨졌지만 '테노포비어가 현존하는 B형간염 항바이러스제 가운데 내성 위험이 가장 낮은 성분'이란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내성발현율을 구태여 수치화 한다면 서울대병원에 내원한 모집단수를 3000~4000명이라 가정할 때 2건 내지는 3건이기에 0.1%의 확률로 계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비리어드를 규칙적으로 복용했을 때 내성이 나타날 가능성은 극히 드물다는 얘기다. 아직 밝혀지지 않았을 뿐 보고된 환자들 중에는 내성을 발현시킬만한 특정 요인이 숨겨져있을 가능성도 고려돼야 한다. 다만 이번 사례를 겪으면서 10년 전 들었던 강의 내용을 곱씹어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대다수에겐 0.1% 혹은 그 이하일지 모르나 내성이 생겨 뾰족한 대안이 없는 2명의 환자에겐 100%의 확률이다. 이정훈 교수 역시 "비리어드의 내성보고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내성이 없는 항바이러스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처음부터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 약물을 처방하되 신중한 환자 모닝터링이 요구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8년 전 B형간염 치료분야에 혁신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던 비리어드. 끊임없이 진화하는 바이러스의 도전 앞에 내성발현 0%의 신화는 깨지고 말았다. 섣불리 내성없음을 자신해선 안된다는 겸허한 마음과 함께 하루 빨리 B형간염을 완치할 수 있는 신약의 출시를 기다려볼 뿐이다. 제약사들에게도 '0.1%의 환자들'에 대한 배려의 필요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2017-06-26 06:14:55안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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