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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부모님 건물도 '면대약국' 될 수 있다[데일리팜=이혜경 기자] 불법개설기관은 '몰랐어요' 하는 순간 끝이다. 알아야 한다. 모르는게 독이고, 알아야 살아 남을 수 있다. 순식간에 범죄자로 낙인 찍혀 평생 월급의 절반을 요양급여비용 환수금으로 건강보험공단에 원천징수 당하며 살아가야 하는 수가 있다. 건강보험공단 의료기관지원실이 분석한 결과 일명 사무장병원, 면대약국 등 불법개설 기관 설립에 공모하는 의·약사의 12%가 30대 미만이다. 갓 의·약대를 졸업한 사회 초년생들이 '뭘 모를 때' 개원, 개국을 준비하면서 사무장에게 속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말 모르면서 속을까 싶었다. 최근 건보공단 의료기관지원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정말 궁금한 몇 가지 질문을 했었다. 우선 '정말, 몰라서 속는 친구들이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진짜란다. 면대약국 사회초년생 사례로 몇 번 언급된 적 있던 한 약사는 아직도 가압류 속에 어디선가 봉직약사를 하고 있단다. 최근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사례로 공개된 '건물주 가족 면대약국' 모형에 대한 질문도 했다. 예를 들어 비의료인인 아버지가 건물주인 건물에 약사인 아들이 약국을 운영했을 때, 임대차 거래 계약서 등의 서류가 없다면 '면대약국'으로 의심 받을 확률이 높게 된다. 만약 몰랐다면, 억울한 측면이 있을 수도 있다. 악용하면 안되지만 요양기관 운영에 있어선 부모와 자식 사이더라도 계약서는 필히 작성해둬야 한다. 그렇다고 건보공단이 계약서만 보고 건물주 가족 면대약국 의심을 거두진 않는다. 사전 분석시 의료인이 약국이나 의료기관을 차릴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취재를 하면서 '정말 몰라서 당하는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비 의사나 약사들이 의대나 약대에서 배울 수 없다면 정부가 나서서 포털이나 SNS 홍보 등을 통해 사무장병원 및 면대약국의 구체적인 사례 및 폐해 등을 'MZ세대'들의 머릿속에 들어올 수 있도록 만들어냈으면 싶다.2021-09-27 16:11:07이혜경 -
[기자의 눈] '위드 코로나'를 바라는 우리 모두에게[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추석연휴가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마음이 영 편치만은 않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1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943명에 이른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의 파고가 더욱 거세다. 이날 서울 지역 신규 확진자수는 719명이다. 전날 808명보다 줄었다고는 하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 송파구 소재 시장과 실내체육시설 관련자 등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간 접촉과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비중이 늘어나는 형국이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것도 최근 확산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수도권 지역 확진자가 국내 지역 발생 확진자의 80%에 육박하면서 방역당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동과 만남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추석 연휴기간이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감염이 다시 확산되는 계기가 되진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송은철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통제관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증가하고 있다. 최대한 접촉을 줄이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모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라며 "불가피한 모임은 가급적 야외 등 환기나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최소한의 인원으로 짧은 시간 머물러 주시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추석명절을 맞아 2주간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한다. 오늘(17일)부터 일주일동안은 전국적으로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최대 8명까지 가정 내 가족모임이 가능하다. 요양병원·요양시설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관계없이 방문면회가 허용된다. 환자와 면회객 모두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면 접촉면회도 가능하다. 백신 접종 완료자 입장에선 작년 추석연휴 기간에 비해 한결 허용치가 넓어진 셈이다. 이 같은 조치가 긴장감을 푸는 요인으로 작용하진 않을까 조심스럽다. 2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7월 중순까지 수도권 비율이 80% 이상을 차지하던 코로나19 확진자는 여름휴가철을 지나면서 전국 단위로 확산됐다. 이번 추석연휴를 계기로 똑같은 사태가 재현되지 않으리라 장담하기 힘들다. 16일 더불어민주당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위드 코로나' 전환을 바라는 여론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최근 공개한 '코로나19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7명은 '위드 코로나'에 찬성했다. 실제 '위드 코로나' 전환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확산세가 어느 정도 안정되고, 백신접종률이 높아져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추석연휴가 '위드 코로나'의 시험대로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가 잊어선 안된다.2021-09-17 06:15:38안경진 -
[기자의 눈] 병원지원금 법안을 위한 필요충분조건[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의·약계 오랜 관행인 '불법 병원지원금' 처벌 법안이 최근 국회 제출되면서 의사와 약사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불법 병원지원금 실태조사를 토대로 폐단 근절에 앞장서겠다는 보건복지부의 지원사격과 함께 대동소이한 골격의 약사법 개정안을 야당과 여당이 사이좋게 각각 발의했지만, 의·약계 현장에서는 실효성을 놓고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의사와 약사, 부동산 중개업자가 처방전 알선을 담보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기로 상호합의했을 때 과연 이 법안이 불법을 캐내거나 끊어낼 수 있는지 여부가 실효성을 향한 의문의 핵심에 섰다. 여야가 내놓은 법안은 결국 처방전 알선·담합이 결부된 병원지원금 수수 행위에 가담한 자의 처벌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다. 병원·약국 부동산 중개 과정에서 불법 병원지원금 수수에 관여한 의사·약사와 브로커 등 부동산업자를 처벌하고 자진신고 시 처벌을 감경·면제하는 조항이 담겼다. 특히 여당안에는 처방전 담합·병원지원금 수수 시 개설약국의 허가취소와 업무정지 처분까지 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규제 수위를 높였다. 겉보기엔 내부고발자의 자진신고 규정으로 불법을 색출하고 처방전 알선·담합 행위를 감시하는 외부고발자들의 신고를 독려하는 법적장치를 겹겹이 쌓은 것 같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은 자진신고·외부고발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병원과 약국 간 처방전 알선·담합은 의·약사 쌍벌죄가 적용되는데다 약사법 위반이란 불법 사실을 알면서도 상호 이익을 위해 음성적으로 병원지원금을 주고 받는 사례가 대다수인 현실이다. 결국 환자 진료 후 처방전을 발행하는 의사와 병원 처방전 조제로 약국 수익을 창출하는 약사는 '경제공동체'로 묶인 현실에서 병원지원금 불법을 핀셋규제하려면 의약분업 원칙을 지키는 노력을 강화해야한다는 원론적 결론에 도달한다. 의사 처방에 대해 약사가 충분히 처방전 감사 후 조제할 수 있도록 하고 대체조제와 지역 처방약 목록 제도를 활성화해 약국이 병·의원에 매몰·종속되는 문제를 해소하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의사와 약사가 처방권, 조제권을 놓고 파워게임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같은 원론적인 해법은 현실성이 낮다. 의·약계와 정부가 불법 병원지원금 문제 해소를 목표로 처방전 알선·담합을 근절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과감히 단행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오는 이유다. 법과 제도는 합리적이고 공평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도구다. 여야가 발의한 병원지원금 근절 법안이 최종 입법에 성공하게 되면, 불법을 규제할 수 있는 지금보다 더 좋은 도구를 갖게 되는 셈이다. 이 좋은 도구를 제대로 쓰려면 불법 병원지원금 수수 주체인 의사와 약사, 규제당국인 복지부가 처방전을 대가로 경제적 이익을 요구하는 병·의원과 이에 휘둘릴 수 밖에 없는 약국 현장을 개선하는 후속 조치 마련에 머리를 모아야 한다. 의사와 약사의 문제인식·개선노력과 복지부 정책지원이 불법 병원지원금 근절 법안 실효성을 높일 '필요충분조건'인 셈이다. 병원지원금 법안 발의는 처방전 알선·담합으로 의약분업 원칙 훼손 문제를 해소할 첫 걸음이다. 법안이 규정한 조항들은 전국 곳곳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처방전 알선과 불법 병원지원금 수수 행위에 긴장감을 조성하는 동시에 상호감시·내부고발 환경을 마련하는 효과·의미를 갖는다. 수억원 규모 병원지원금을 아무렇지 않게 주고 받는 행위는 의사와 약사가 국민 건강을 좌우하는 처방전을 사고 파는 행위라는 점에서 뿌리 뽑아야 할 폐단이다. 법안 발의를 시작으로 불법 병원지원금을 향한 의·약계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타성젖은 인습을 스스로 타파하는 미래를 기대해 본다.2021-09-15 17:15:02이정환 -
[기자의눈] 의약품 소비자 회수, 시스템 정교화 필요[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이번 불순물 초과 함류 고혈압치료제 사르탄류 회수는 알려지지 않은 불순물로 인한 의약품 회수의 새로운 매뉴얼을 정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에는 위험성이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전품목을 대상으로 판매금지와 회수를 벌여 제조(수입)·판매사나 요양기관이 회수로 인한 추가작업으로 큰 곤욕을 치뤄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험검사에서 문제가 된 제조번호 품목만 회수하고, 정상 품목은 그대로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제약사 손실은 최소화하고, 약국 등 요양기관의 회수로 인한 피로감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이번 조치가 모두 완벽했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식약처는 불순물 함유 의약품의 위해성이 낮다면서도 건강 우려가 있는 환자들에게는 정상제품으로 교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소비자 대상 회수도 열어놓은 것이다. 소비자가 정상 제품으로 교환하기를 원하면 약국은 약포지를 뜯어 위해 우려약을 정상약으로 교환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로 발생하는 조제료와 추가 업무로 인한 비용 처리를 누가 지불해야 하냐는 문제는 기존에 합의된 적이 없다. 전품목이 회수된 발사르탄, 라니티딘처럼 재처방·재조제에 따라 건보료가 선지급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 것도 아닌데다 지급주체도 논의된 적이 없다. 일단 정부는 건보료 지급에 난색을 표하며 제약사가 지불하기를 원한다. 약국도 무료로 봉사활동에 나설 의향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식약처는 회수를 앞두고 부랴부랴 제약사와 약사회 간 정산문제를 협의하도록 중재했다. 협의는 나름 만족스런 결과를 얻었다. 제약사 2곳이 약사회와 기존 조제료의 110% 선에서 지급하기로 합의했고, 이는 다른 제약사들에게 하나의 가이드라인이 됐다. 하지만 사전 지침없이 회수를 앞두고 합의를 하는 바람에 회수절차가 늦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일부 제약사들은 소비자 회수에 대한 내용을 모른 채 스스로 자진회수 절차를 밟았지만, 추후 이를 알곤 다시 회수조치를 거둬들이는 모습도 있었다. 회수가 일주일 이상 딜레이되는 상황에서도 별도의 판매중단 조치는 없다보니 소비자들이 회수해야 할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뒤늦게 정산 문제를 놓고 합의한 건 좋았지만, 그 대응이 너무 늦었다고 볼 수 있다. 또 하나 문제라면 소비자 회수를 공표했지만, 소비자가 이를 인지하고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회수는 앞서 언급했듯 문제의 제조번호 제품만 해당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제품명과 제조번호를 알아야 교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약포지에 낱알로 포장된 약을 가져오는 대부분의 환자(소비자)들이 제조번호는 커녕 제품명도 알 수 없는 게 다반사다. 인터넷을 통해 자기가 처방받은 약을 조회할 수 있다지만, 고혈압약을 처방받는 다수의 어르신들이 이를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언론에라도 회수 사실이 제대로 공표되지 않으면 그냥 모르고 지나치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이번 사르탄류 회수는 받아쓰는 메이저 언론이 적어 소비자들이 이런 일이 있었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따라서 자동차 리콜처럼 국토교통부와 판매사에서 우편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리콜 사실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어렵다치더라도 최소한의 정보가 특정 개인에게 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자율 회수를 계기로 정부는 소비자가 피해보지 않도록 실질적으로 회수가 가능하도록 매뉴얼을 만들고,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2021-09-13 15:51:40이탁순 -
[기자의 눈] 불법-합법 경계 '1원 낙찰' 사라져야[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칭찬도 몇번을 들으면 지겨운데 10년 넘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면 얼마나 지긋지긋할까. 국공립병원 초저가 낙찰이 마치 그런 느낌이다. '아직도 케케묵은 얘기를 하네'라는 기저가 모두에게 깔려있다. 10년이 지나도 바뀐 건 하나도 없는데 이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영 딴판이다. 오랜 기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 중 하나다. 아무도 바꿀 의지가 별로 없거나 온갖 정책을 써봐도 해답이 안보이거나. 초저가 낙찰 문제는 전자에 해당한다. 아니 오히려 정부는 '재정 절감'을 이유로 도리어 유도책을 쓰지 않았던가. 이 문제에서 굳이 힘 겨루기를 해보자면 정책적 통제력을 갖고있는 정부, 구매력이 있는 병원, 그 다음이 약을 제공하는 제약사, 마지막으로 입찰에 뛰어드는 의약품유통업체 순이다. 그런데 가장 파워가 막강한 정부가 제일 의지가 없다. 오히려 약을 싸게 잘 샀다며 병원에 '인센티브(현 장려금)'를 준다. 병원은 싸게 살 수록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으니 면밀하게 최저 구매가를 살피며 가능한 낮은 수준의 예정가격을 산정한다. 혹은 경쟁이 클 경합 품목들을 잘 묶어 더 치열한 경쟁을 유도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험난한 링에 의약품유통업체가 기꺼이 뛰어든다. 죽기 직전에 이르러도 게임에 이기면 먹고 살 수 있으니 혈투를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코치 격인 제약사는 선수인 유통업체를 북돋는다. 덤핑은 공정거래법 상 위반에 해당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국공립병원에서 이뤄지는 의약품 덤핑을 정부가 모른 채 하는 건 의아하다. 되려 과거 1원 낙찰에 의약품을 공급하지 말자고 했던 제약협회에 공정위는 입찰 시장을 방해했다며 5억원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1원 낙찰은 의약품 유통질서 확립과 장기적 제약산업 발전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는 거래관행"이라고 명시하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적격심사제를 일부 도입하긴 했지만 의무사항도 아니었고, 2017년에는 국공립 병원 구매가는 실거래가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초저가 낙찰을 더욱 횡행하게 했다. 손해 보는 자가 거의 없고, 자유 경쟁 시장에서 지나친 간섭은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는 과정에 불법적 소지가 있더라도 결과적으로 피해보는 사람이 없으면 문제가 없다는 말로 들린다. 약가 19억원짜리 물품들을 덤핑해 1원에 파는 행위는 엄연한 불공정 거래행위다. 10년간 문제가 변하지 않는 동안 가장 힘이 약한 일부 유통업체들은 손실이 쌓이면서 버티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는 케케묵은 사안에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실거래가 조사 대상에 국공립병원을 예외없이 포함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2021-09-10 06:10:00정새임 -
[기자의 눈] 의약품 해외직구, 명확한 기준 마련을[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이 국내 이커머스의 대표 격인 11번가와 손잡고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글로벌 직구 시장에 공 룡격인 아마존이 국내에 진출한 데 대해 약업계 내에서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했다. 정부 근절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년 시장이 확대되고 불법 의약품 해외직구가 이번 기회로 날개를 다는 것 아니냐는 예측에서다. 이를 의식하듯 11번가 측은 사이트 내 아마존 스토어에 ‘의약품·건강기능식품 해외 직구 유의사항’ 등을 따로 안내하는가 하면 의약품과 국내에서 허가되지 않은 성분의 건강기능식품의 거래는 차단했다. 약사들은 일단 안심이라는 반응이지만, 전자상거래 발달 속 해외직구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 가는 시점에서 의약품 온라인 거래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기준과 대안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약사법상 온라인상에 의약품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관세법상 의약품의 해외 거래를 제한된 범위 안에서 합법으로 인정해주면서 일차적으로 두 법의 충돌이 발생한다. 나아가 관세법에 정해진 의약품 해외 거래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는 특정 품목, 성분을 제외하고 자가사용을 전제로 일반약의 경우 3개월 치 또는 6병까지 국내 반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기준 자체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된단 것이다. 실제 의약품의 경우 한 병에 100정이 들어있기도 하고, 1000정이 포함될 수도 있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측은 이 같은 기준에 대해 "극단적으로 소비자는 6000정까지도 통관을 통해 구매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불확실하고 무의미한 통관 규정"이라고 지적했다. 아마존의 국내 진출 이전에도 국내 유명 이커머스의 오픈마켓을 통한 의약품의 불법 해외직구는 공공연하게 진행돼 왔다. 여기에는 무허가 의약품은 물론 개인 간 거래가 불가능한 전문약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늘어나는 의약품 해외직구에 수년 전부터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됐지만 관계 기관에서는 약사법, 관세법 양쪽의 개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부처 간 협의가 쉽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결정을 미뤄왔다.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온라인 상거래가 오프라인 시장을 앞서고 해외직구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 속에서 불법 의약품 해외직구 건수는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수법은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더 이상 부처 간 시각을 따지며 관련 법 개정에 팔짱만 끼고 바라볼 수 없는 시기가 됐다.2021-09-07 15:15:41김지은 -
[기자의 눈] CSO 신고제, 은밀한 관행 끊어낼까[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논란의 의약품 영업대행업체(CSO, Contract Sales Organization)가 양지로 나올 수 있을까. CSO에 공식적으로 이름표를 붙이는 내용의 법 개정이 추진된다. 지난 7월 지출보고서 의무작성 대상에 CSO로 포함하는 내용의 개정 약사법이 공포된 데 이어, CSO를 겨냥한 두 번째 개정안이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약사법 개정안의 요지는 CSO의 정부 신고를 의무화하는 것이다. 동시에 미신고 CSO는 제약사로부터 업무위탁을 받을 수 없게 명시하고 있다. 음지의 CSO를 양지로 드러내 정부가 직접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당장 정부는 국내 CSO의 정확한 개수와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CSO에 판촉·영업을 위탁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 이제는 국내 제약사 중 절반가량이 품목·지역에 따라 제각각 CSO를 활용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기존의 'CSO 지출보고서 의무작성법'와 함께 작동하면서 음지에서 공공연히 이뤄지던 리베이트 관행에 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정부와 국회는 기대하고 있다. 제약업계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동시에 내고 있다. 당장 주요 리베이트 전달 통로 중 하나를 막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는 반면, 제약업계의 오랜 관행이 더 은밀한 곳으로 숨어들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간 리베이트 규제의 역사는 정부가 압박하면 제약업계가 회피하는 식으로 흘러왔다. 쌍벌제 시행, 리베이트 투아웃제, 선샤인액트법 등이 시행될 때마다 그랬다. 제약업계는 매번 신종 리베이트 수단을 만들어내 더 은밀한 곳에서 현금다발을 의료진에게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CSO는 큰 역할을 했다. 제약사 대신 손을 더럽혔고, 제약사는 알면서도 모른 척 시치미를 뗐다. 많은 제약사와 CSO가 불법 리베이트를 두고 공생의 관계를 10년 가까이 이어왔다. 실제 지난해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는 이러한 제약업계의 모순적인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응답자의 10명 중 7명이 ‘최근 제약영업계의 윤리경영 문화가 개선됐다(74%)’고 답하는 동시에 ‘리베이트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다(65%)’고 답한 것이다. 특히 응답자의 84%는 ‘CSO 난립이 리베이트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표면적으로는 리베이트가 크게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전히 많은 리베이트가 CSO를 통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법안이 통과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러나 법 개정에 대한 정부 의지가 강하다. 리베이트에 대한 국민적 정서를 고려했을 때 반대 명분도 마땅치 않다. 정부와 여당은 개정안을 강력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이 최종적으로 국회 문턱을 넘는다면 지난 10여년간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CSO와 이들을 통한 리베이트 관행이 양지로 드러나게 된다. 과연 불법 리베이트를 둘러싼 제약사와 CSO간 공생의 고리가 끊어질지, 아니면 다른 법들과 마찬가지로 또 다른 리베이트 수법을 낳을지 개정안의 향방에 제약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2021-09-06 06:15:37김진구 -
[기자의 눈] 통합 6년제 약대입시와 일자리 안정[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올해부터 37개 약학대학이 통합 6년제 학생들을 선발하게 된다. 무려 14년 만의 신입생 선발이다. 정원은 1959명(정원내 1743명, 정원외 216명)으로 2000여명의 학생들이 약학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학원가에서도 부활하는 약대 입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교육 전문가들은 입학 성적 최상위권에 속하는 약대가 학부 선발에 가세하면서 자연계 입시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 등이 겹치면서 n수생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지난 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마지막 모의평가에서 재수생을 비롯한 졸업생 응시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날 시험을 치른 학생은 모두 51만8677명이었는데, 이 중 재수생 등 기타 수험생이 21%(10만9615명)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40% 가량 증가한 수치며, 평가원이 9월 모의평가 응시자 규모를 공개한 2012년 이래 가장 많은 수다. 학원가에서는 졸업생 및 재수생 응시자가 급증한 주된 요인으로 6년제 학부제 부활과 문·이과 통합수능 도입 등을 꼽고 있다. '탄탄하고 안정적인 전문직'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다시 한번 수능을 보기 위해 재수 혹은 n수를 하는 학생들이 늘어났다는 것인데, 기성 약사들, 그 중에서도 최근 2년 사이 졸업을 한 약사들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국시가 끝나고 나면 고시장 앞에 나와 브로셔를 나눠주던 병원약제부, 숙식제공에 플러스 알파를 얹어 주겠다던 지역 약국들은 몇년 새 먼 나라 얘기가 됐다. 오히려 개국 자금을 마련해 주겠다는 관련 업계 관계자들만이 약사신용대출에 대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연스럽게 신규 약사들의 근무 유형도 변화하고 있다. 종전에는 한 약국에서 근무하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여러 약국에서 일을 하는 방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근무 시간이 단축된 대신 여러 약국에서 파트로 근무하는 방식이 흔해지는 것이다. 기성세대 약사들은 약사들의 인력 수급에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도 최근 복지부에 의대 입학정원 감축 의견을 전달했다. 의협은 저출산으로 인한 절대 인구 수 감소, 이로 인한 영향을 고려하면 향후 수 년 내에 의사 공급과잉과 초공급 과잉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며, 적정 인력수급을 위한 의대 정원 감축, 정부 주도의 의사 인력수급 논의를 위한 전담기구 운영을 제안했다. 데일리팜은 이번에 제1회 약대생 컨텐츠 공모전을 열었다. 아마추어의 실력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법한 퀄리티의 영상, 카드뉴스, 웹툰 등이 출품됐다. 약사라는 직업에 대한 긍지와 훌륭한 약사가 돼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신약을 개발하고, 허가를 내주는 일을 해내겠다는 약대생들의 당당한 꿈과 비전이 취업난에 막혀 좌절되지 않도록 약사 인력에 대한 수요예측과 수급이 이뤄지길 바란다.2021-09-02 14:27:20강혜경 -
[기자의 눈] 기재부는 왜 공공심야약국 반대할까[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내년도 공공심야약국 시범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예산 24억원이 기재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는 공공심야약국 시범사업 예산을 다시 기재부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주관 부처인 복지부, 국민권익위와 국회, 국민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공공심야약국 운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왔기 때문에 시범사업을 위한 24억 예산안 무산은 예상치 못한 결과다. 작년 의약품정책연구소가 제주도민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공심야약국 이용자 인지도 및 만족도 조사’에서는 도민 93.5%, 관광객 97.9%가 만족도를 보였다. 필요성에 대해서도 비슷한 응답을 보였다. 2017년 리서치앤리서치가 조사한 ‘안전상비의약품 편의점 판매에 대한 인식 및 구입 조사’에서도 88%의 응답자가 공공심야약국이 필요하다고 답했었다. 서울과 인천 등은 지역 주민들의 요구로 자치구별 공공심야약국 운영수를 점차적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공공심야약국 운영은 약사 인건비 대비 수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지역 약사회에서는 사실상 회원 약국들을 설득하며 지원자를 찾는 것이 대부분이다. 약국의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에 동의해 참여했던 약사들 중에서도 일부는 운영 어려움으로 심야약국을 중단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때문에 최근에는 심야시간 지역 의원과 약국이 함께 문을 여는 모델이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심야시간 의약품에 대한 수요와 필요성은 확인됐기 때문에 운영상의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을 논의해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마스크 면세와 예방접종센터 약사 인력 예산 등에 이어 공공심야약국 시범사업에 대한 예산까지 무산되자 약사들은 정부가 오로지 규제 완화와 산업에만 관심이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보건의료의 공공성 강화보다는 비대면 진료와 신산업 육성 등 경제적인 논리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다는 지적이다. 안전상비약의 확대, 화상투약기 도입 등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심야시간 보건의료 서비스의 공백을 채우는 일은 아마도 계속해서 논의될 사안이라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그중 공공심야약국이 어느정도 실효성이 있을지 확인하는데 24억원의 예산은 해볼만한 시도가 아닐까. 기재부를 포함한 정부의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2021-08-31 20:27:47정흥준 -
[기자의 눈] 자궁경부암백신 접종사업과 실효가치[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이런걸 '조삼모사'라고 한다. 실제로 결과는 변함이 없는데 마치 이전과 크게 변화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접종자 확대' 답변 얘기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지원 확대를 요구한 국민청원의 답변으로 무료 접종 대상자를 만 12세 여아 이하에서 만 17세 여성 청소년 이하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는 청와대 국민청원 도입 4주년을 기념해 특별히 마련된 자리로 20만명 이상 동의를 얻지는 못했지만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을 꼽아 대통령이 직접 답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지원 청원은 난임 치료 비용 지원, 보건소 간호사 처우 개선, 필수업무 종사자 처우 개선과 함께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으로 꼽혔다. 총 접종 비용이 60만원에 달해 국민 부담이 큰 자궁경부암 백신을 더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정부의 의지는 반가운 일이다. 자궁경부암은 여성이 걸리는 5번째로 흔한 암이지만 유일하게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으로 99% 이상 예방이 가능한 암이다. 2년마다 국가 검진 정례화,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 지정 등 정부의 지원으로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확실하게 예방이 가능한 암 백신의 접종 필요성은 여아에서 남녀 모두로, 아동·청소년에서 성인으로 확대하고 있다. 반가운 마음도 잠시, 문 대통령이 확대하겠다고 밝힌 대상자를 따져보니 실효성이 의문이다. 확대된 만 13~17세 여성청소년은 이미 지난 2016~2020년 무료 접종 대상자였기 때문이다. 결국 실제 대상자는 과거 미접종자에 불과한 셈이다. 2018년 대상자인 2005년생의 경우 87.2%가 이미 백신을 맞았으므로 미접종자수도 매우 적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대상자였던 연령을 또 대상으로 하면서 마치 지원을 확대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수많은 국민청원 중 발탁된 사안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 치고는 너무나 빈약한 대책이 아닌가. 접종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고자 했다면 접종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남아 혹은 과거 접종 대상자가 아니었던 18세 이상 성인에 대한 지원책을 제시했어야 한다. 특히 남아 접종은 예방의 중요한 키다. HPV는 성 접촉으로 남녀 누구나 감염될 수 있고 남성에서도 음경암 등 여러 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와 국제인유두종바이러스협회(IPVS)는 만 11~12세 여아뿐 아니라 남아에게도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선진국을 포함해 OECD 36개국 중 절반이 넘는 18개국이 접종 대상을 남아까지 확대했다. 국가 재정 차원에서도 2번 접종으로 예방 효과를 낼 수 있는 만 9~13세 남아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조삼모사 정책으로 국민을 현혹하는 건 아주 잠시 뿐,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진정으로 접종 확대에 의지가 있다면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길 바란다.2021-08-30 06:10:00정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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