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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바이오 추정 순이익 '껑충'...비교군 한미약품 '최다'[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올해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공모가 산정에 있어 과거보다 훨씬 공격적인 접근법을 택했다. 기업들은 공모가 산정의 핵심 근거가 되는 미래 실적 추정치를 전년보다 대폭 상향했다. 또 대형 제약 기업을 비교 대상으로 삼는 구조 역시 흐름도 이어졌다.17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술특례로 상장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총 15개사가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제시한 상장 후 2~4년 후 순이익 추정치는 평균 335억원으로 집계됐다. 스팩(SPAC) 합병과 이전상장을 제외하고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바이오 기업의 증권신고서를 분석한 결과다.기술특례는 수익성은 부족하지만 기술성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의 상장 문턱을 낮춘 제도다. 뚜렷한 수익원 없이 연구개발(R&D)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바이오 기업의 주된 기업공개(IPO) 창구로 꼽힌다.통상 기술특례로 상장하는 기업은 공모가를 책정할 때 상대가치평가법을 주로 사용한다. 대부분 유의미한 실적이 없기 때문에 회사가 향후 몇 년 뒤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제시한 추정 실적에 동종 업종 상장 기업과 실적, 재무구조 등을 종합 비교해 가치를 매긴다.올해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신규 입성한 바이오 기업은 모두 상대가치법 중 주가수익비율(PER) 계산 방법을 활용했다. PER은 주가를 한 주당 얻을 수 있는 이익(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 영업활동의 수익성과 위험성, 시장 평가 등을 종합 반영한 지표다.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순이익, 발행주식총수, 기준주가 등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산출했다.올해 상장 기업의 순이익 추정치는 지난해보다 뚜렷하게 상향됐다. 지난해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18개사는 2~4년 후 평균 159억원의 순이익을 낼 수 있다고 추정했다. 1년 만에 평균 순이익 추정치가 두 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올해 가장 큰 순이익을 공모가 산정 근거로 제시한 곳은 오름테라퓨틱이다. 2016년 설립한 오름테라퓨틱은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표적단백질 분해(TPD) 기술을 융합해 차세대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로 지난 2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오름테라퓨틱은 조사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공모가 산정 시 미래 추정치가 아닌 실제 실적을 반영한 사례다. 회사는 2023년 4분기부터 2024년 3분기까지 실적을 묶은 2024년 3분기말 LTM(Last Twelve Months) 기준 순이익을 이용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오름테라퓨틱이 반영한 순이익 지표는 993억원이다.오름테라퓨틱은 글로벌 빅파마와 체결한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의 기술료가 반영된 데 따라 추정치가 아닌 실제 벌어들인 금액을 근거로 공모가를 책정했다. 이 회사는 2023년 11월 글로벌 빅파마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에 급성골수성백혈병 신약 후보물질 'ORM-6151'에 대한 전체 권리를 양도한 데 이어 지난해 7월 미국 버텍스파마슈티컬스에 자체개발 TPD 플랫폼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이어 에임드바이오가 2029년 871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 두 번째로 큰 순이익 추정치를 내놨다. 에임드바이오는 AMB302, AMB303, QDS025 등 기존에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에서 발생 가능한 수익을 산정 과정에 반영했다. 구체적으로 계약 조건에 기반해 수취하는 선급금과 특정 임상 단계 달성 시 수령하는 마일스톤 등을 고려해 순이익을 추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오는 24일 상장 예정인 리브스메드는 상장 2년 후인 2027년 710억원의 순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는 다관절·다자유도 성능을 갖춘 복강경 수술기구를 기반으로 수술용 로봇을 개발 중으로 수술용 로봇 매출이 본격화하는 시점과 해외 매출 비중이 확대되는 구간을 기준으로 순이익을 추정했다.알지노믹스의 경우 2027년 353억원, 2028년 29억원, 2029년 672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했다. 지투지바이오는 2029년 400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이외 이뮨온시아는 2028년 517억원, 뉴로핏은 2027년과 2028년 각각 91억원과 289억원, 인투셀은 2027년 24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할 수 있다는 추정치를 공모가 산정 근거로 제시했다.작년과 비교하면 올해 기술특례 상장 기업이 제시한 추정 순이익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순이익 추정치를 전망한 곳은 디앤디파마텍으로 이 회사는 상장 2년 뒤인 2026년 순이익으로 333억원을 제시했다. 오름테라퓨틱스(993억원), 에임드바이오(871억원), 리브스메드(710억원), 알지노믹스(672억원) 등 올해 상장 기업이 제시한 추정치 규모는 작년 최고치의 두 배 이상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실적 추정치가 전반적으로 상향된 가운데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대형 제약사를 유사기업으로 선정하는 흐름 역시 올해에도 이어졌다. 대부분 신규 상장 업체들이 지난해 적자 상태였지만 유사기업으로는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의 이익을 내는 대형 업체를 선정했다.올해 조사 대상 기업 15개사가 선정한 피어그룹을 보면 한미약품이 가장 많았다. 오름테라퓨틱, 에임드바이오, 알지노믹스, 이뮨온시아, 지투지바이오, 인투셀 등이 공모가 책정 과정에서 한미약품을 비교군으로 선정했다. 한미약품은 올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업체 중 하나다. 한미약품 주가는 올초 21만원대에서 출발해 연말 44만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지난달에는 52주 최고가인 49만40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HK이노엔도 올해 기술특례 상장 업체의 유사기업으로 많이 포함했다. 오름테라퓨틱, 에임드바이오, 이뮨온시아, 인투셀,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등이 공모가 산출 시 HK이노엔을 비교 대상으로 선정했다. HK이노엔은 지난해 기술특례 상장사의 비교기업으로 가장 많이 활용된 곳으로 작년에는 디앤디파마텍, 이엔셀, 셀비온, 온코닉테라퓨틱스 등이 유사기업에 HK이노엔을 포함했다.대웅제약도 올해 기술특례 상장사의 유사기업으로 반복 포함됐다. 지투지바이오와 에임드바이오, 인투셀, 쿼드메디슨 등이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대웅제약을 비교 대상으로 선정했다. 또 SK바이오팜과 종근당, 삼진제약, 동국제약, 대원제약 등 국내 상장 제약사도 기술특례 상장사의 비교기업으로 다수 활용되며 기업들의 공모가 산정 잣대로 작용했다.해외 업체를 비교기업으로 제시한 곳도 적지 않다. 녹십자그룹 유전체 분석 계열사 지씨지놈은 국내 바디텍메드를 포함해 레비티, 홀로직, 디아소린 등 4곳을 유사기업으로 선정했다. 지씨지놈의 피어그룹은 코스닥에 상장한 바디텍메드를 제외하고 나머지 3개사 모두 해외 상장사로 연 매출이 조(兆) 단위에 이르는 글로벌 진단 기업이다.프로티나 역시 피어그룹에 다나허, 레비티를 포함시켰고 그래피는 얼라인테크놀로지, 슈트라우만 홀딩, 모던덴탈그룹 등 전부 해외 기업을 비교기업으로 뽑았다. 큐리오시스와 리브스메드도 수조원대 순이익을 내는 대형 글로벌 기업을 비교군에 대거 포함했다. 큐리오시스는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 레비티, 메틀러-톨레도 인터내셔널, 얼라인드제네틱스 등을 비교 대상으로 지목했고 리브스메드는 메드트로닉, 스트라이커, 인튜이티브서지컬 등을 유사 업체로 선정했다.상장에 나선 기업이 몸집이 큰 기업을 비교군에 다수 포함하면서 주당 평가가액 산출 과정에서 PER도 높아졌다. 피어그룹의 시장가치를 기반으로 리브스메드가 산출한 PER은 45.5배로 조사 대상 기업 15개사 중 적용 PER 배수가 가장 높았다. 이어 알지노믹스(29.6배), 그래피(29.0배), 지투지바이오(28.1배), 쿼드메디슨(27.5배) 등이 뒤를 이었다.2025-12-17 06:00:59차지현 기자 -
[2025 결산] 급여재평가 희비...건보재정 적자터널 진입[데일리팜=정흥준 기자]올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제 주요 이슈는 어김없이 급여재평가였다. 8개 성분 중 시장 퇴출 위기까지 갔던 5개 성분이 가까스로 급여삭제 위기를 모면했다.건강보험공단은 특사경 도입이라는 숙원 과제가 새 정부 의지로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의료개혁 후폭풍이 이어지며 올해 건보재정 적자 전환이라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또 13년 만에 정부가 약가제도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뒷수습을 해야하는 실무기관인 심평원과 공단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시장 퇴출 우려했던 8개 성분 급여재평가 최종 결론올해 급여재평가를 진행했던 8개 성분에 대한 성적표가 나왔다. 성분에 따라 연 평균 청구금액은 64억원에서 1215억원 규모로, 8개 성분 합산 규모는 3500억에 달한다.지난 8월 약평위 1차 결과에서 애엽 추출물과 구형흡착탄, 설글리코타이드, 케노데속시콜산-우르소데속시콜산삼수화물마그네숨염, L-아스파르트산-L-오르니틴 성분(일부 효능효과) 등 5개 성분은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지 못했다.시장 퇴출 위기에 놓인 성분 중에서도 다빈도 처방되는 애엽 추출물에 관심이 집중됐다. 급여 삭제 시 반사이익을 보는 약제를 비롯해 산업계 관심이 높았다.심평원은 이의신청과 보완서류를 받아 평가를 이어갔고, 결국 애엽 추출물과 구형흡착탄은 약가인하로 일단락됐다.나머지 3개 성분은 임상재평가 진행을 이유로 당장의 급여 삭제 위기는 모면했다. 공단은 결론이 유예된 3개 성분 제품에 대해 임상재평가 실패 시 환급 계약서를 작성했다.급여재평가가 마무리됨에 따라 내년 1월 관련 품목들은 약가인하된다. 또 내년도 급여 적정성재평가 품목도 내달 발표 예정이다.의료개혁 청구서 받은 공단, 건보재정 적자 터널 진입 공단이 관리하는 건강보험재정이 올해 적자 전환 위기를 맞았다. 무리한 의료개혁 청구서가 재정 적자로 이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의료개혁과 비상진료체계에 돈을 쏟아 부으며 재정 고갈을 앞당기고, 예상보다 적자 폭을 키웠다는 비판이다.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비상진료체계에 따른 건보재정 악화 문제를 지적받았다.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조원 넘는 재정 투입이 이뤄졌다. 중증·응급환자 수술·시술 보상을 강화하고, PA 간호사 지원, 중환자 입원료와 회송료로 지급되는 수가가 인상되는 등 재정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올해 공단 국정감사에서도 건보재정 악화에 대한 책임 공방이 이어졌다. 구멍 난 곳간이 빠르게 비어갈수록 약품비 절감을 위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어 산업계도 우려하고 있다. 공단 특사경 급물살...대통령까지 나서 권한 지정 주문건보공단의 특사경 도입은 오랜 숙원 과제이지만 의료계 반발로 법제화는 번번이 실패했다.22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도 계류 중이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특사경 도입을 직접 지시하면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공단은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 등의 수사를 경찰에 맡기면서 수사기간이 길어지는 점, 채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점 등을 한계로 특사경 도입을 주장해왔다.새 정부의 국정과제에 들어간 것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직접 비서실에 특사경 지정을 주문하면서 제도화에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약가제도 실행방안 마련에 심평원-공단 진땀복지부가 약가제도 개편의 큰 얼개를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실무기관인 심평원과 공단이 바빠졌다.정부는 2월 건정심 의결을 목표로 약가제도 개편안을 검토중이다. 당장 내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인 시행을 예고해 세부 운영 방안 마련까지 여유시간이 많지 않다.심평원과 공단은 약가인하 적용 범위를 구체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달라지는 사후관리 운영 지침, 3~5년 주기적 평가 기전 마련 등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정부가 제도 시행까지 긴 시간을 남겨두지 않고 있고, 업계 의견 수렴을 요식행위로 넘어갈 수는 없기 때문에 심평원-공단 실무자들은 연말·연초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2025-12-17 06:00:56정흥준 기자 -
명문제약, 빚 줄이고 판 바꾼다…경영 쇄신 본궤도[데일리팜=최다은 기자] 명문제약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던 이른바 ‘한계기업’ 구간에서 벗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 52억원, 이자비용 38억원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을 넘어섰다.특히 적자가 이어진 비핵심 자산 정리와 오너·임원진의 자사주 매입 등 책임 경영 행보가 맞물리며, 회사 전반의 체질 개선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다.명문제약 실적은 회복세다. 2020년 CSO(영업대행조직) 체제 전환으로 인건비 부담을 해소해 2022년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외형도 확대되고 있다. 명문제약의 매출액은 2022년 1521억원, 2023년 1696억원, 지난해 1864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44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24% 늘어났다. 연말까지 매출 증가세가 유지될 경우 올해도 최대 실적이 전망된다. 외형 성장과 반대로 지난 2년간 내실은 악화됐다. CSO 체제 전환 후 2023년부터 지급수수료가 다시 증가하면서 판관비가 치솟은 탓이다. 2022년 명문제약의 판관비는 717억원에서 이듬해 944억, 지난해 1030억원으로 커졌다. 영업이익은 2022년 64억원에서 2023년 10억원, 지난해 19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2022년 37억원에서 이듬해 51억원, 지난해 54억원으로 불어나며 영업이익을 상회했다. 수익 구조상 이자 부담이 실적을 압박하는 국면이 이어지면서 ‘한계기업’ 위기감도 동반됐다.올해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3분기까지 명문제약의 누적 영업이익은 52억원, 이자비용 38억원이다. 이자보상배율 회복으로 연말 기준 한계기업 리스크는 자체 영업활동만으로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여기에 명문제약은 비핵심 자산(더반골프클럽) 매각을 추진해 수백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단기차입금 상환에 따른 부채 및 이자비용 감소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명문제약의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차입금 포함)은 543억원으로 전체 차입금(953억원)에서 56.98%를 차지한다. 명문제약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더반골프클럽 운영 주체인 명문투자개발 자산가치는 789억원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더반골프클럽 매각가는 약 500~600억원 수준이다.골프장 매각 후 차입금 상환이 이뤄지면 이자 비용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안정적인 현금흐름에 따른 재무 구조 개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명문제약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더반골프클럽이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본사 재무 건전성 및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골프장 매각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임원진 역시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으로 책임 경영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명문제약 임직원들은 더반골프클럽 매각 계획과 함께 대대적인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우석민 회장은 지난 11월 13일부터 18일까지 총 11만6303주를 장내에서 취득했으며, 배철한 대표이사(영업총괄)는 11월 18일부터 20일까지 장내매수로 5만7208주를 새로 취득했다. 이영미 전무(생산총괄)는 11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1만주를 사들였고, 정준일 상무(영업관리)는 10월 30일부터 11월 13일까지 14만주를 매입했다. 권용진 이사(마케팅)와 양환태 이사(영업), 임기섭 이사(영업) 등도 이달 들어 각 5000주·1만2000주·1만3569주를 장내매수했다.명문제약 측은 "올해 외형과 내실에서 최대 실적을 앞두고 있어 그만큼 경영 쇄신에 더욱 고삐를 당길 것"이라며 "더반골프클럽이 순조롭게 매각됐을 시 제약 본업인 연구개발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2025-12-15 12:15:56최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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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제약, 계열사 활용…R&D 리스크 낮춘 투자 전략[데일리팜=최다은 기자] 유유제약이 신사업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동물용 바이오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새로운 수익 모델로 삼은 가운데 계열사 중심의 투자 동력을 키우고 있다. 계열사별로 역할을 분리해 전담 신사업을 운영하는 구조를 구축하면서, 유유제약(전문의약품 제조, 공급) 정체성 희석을 예방했다. 동시에 각 조직의 독립적 의사결정으로 시장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앞서 유유제약은 2022년 안구건조증 신약 'YP-P10' 개발 실패 후 투입된 비용이 손실로 반영되며 재무부담이 커졌다. 연구개발(R&D) 전략에 제동이 걸리면서 성장동력 확보하기 위해 최소 비용으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신사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이후 동물용 바이오의약품과 건기식 사업을 신사업 아이템으로 조준한 가운데 계열사를 적극 활용해 사업별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계열사 5곳 중 4곳이 신사업 담당유유제약의 계열사는 총 5개(유유헬스케어, 유유메디컬스, 유유벤처스, 유유바이오, 머빈스펫케어)다. 이중 4개의 계열사가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유유헬스케어, 유유벤처스, 유유바이오, 머빈스펫케어가 해당된다. 계열사들에서 매출 기업은 유유헬스케어와 유유메디컬스 2곳으로 압축된다. 각각 건강기능식품 OEM/ODM 제조, 의료기기판매 판매 및 도매 사업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유유벤처스는 투자 자회사로 산하에 동물용 신약 기업 유유바이오, 동물용 건기식을 판매하는 머빈즈 펫케어를 두고 있다. 모두 미국 소재 기업이다. 세계 최대 반려동물 시장인 미국 수요를 겨냥했다. 건기식 사업의 전초기지는 유유헬스케어가 맡고 있다. 유유제약 연결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력 강화를 위한 설비 투자가 단행되고 있다. 유유헬스케어에 따르면 최근 총 175억원을 투자해 강원 횡성에 제2공장 착공에 나섰다. 2020년 연간 500억 규모 생산이 가능한 1공장을 준공한 지 5년 만의 추가 공장 건설이다.제2공장은 연질캡슐 및 액상 제형의 건기식 생산라인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가동이 본격화될 경우 연간 200억원 규모의 생산력을 갖춘 정제 등 고형제 생산라인의 1공장과 함께 도합 연 700억원 규모의 건기식 생산이 가능해진다.유유제약의 전체 매출액에서 유유헬스케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만 해도 13.4% 수준이었다. 그러나 2020년 18.04%, 2022년 19.8%, 지난해 26.4%, 올해 3분기까지는 약 30%에 달하며 핵심 자회사로 성장했다.매출액도 2022년 275억원, 2023년 302억원으로 2024년 352억원 늘어난 가운데 꾸준한 흑자로 이익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헬스케어 '국내' 반려동물 '미국' 겨냥동물 헬스케어 포트폴리오는 유유벤처스를 통해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7월 유유제약은 450만달러(66억원)를 출자해 지주회사인 유유벤처스를 미국에 설립했다.유유벤처스는 반려동물용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진행하는 ‘유유바이오’와 반려동물용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진행하는 ‘머빈스펫케어’ 등 2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이중 유유바이오는 반려동물용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초점을 두고 있다. 현재 작용 지속 시간이 길고 순응도가 개선된 재조합 단백질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반려동물 중에서도 고양이에 초점을 맞춰 고양이 건선 치료제에 집중해 임상 후보물질 도출도 진행하고 있다.머빈스펫케어는 고양이용 건기식(관절·피부·장·종합비타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고양이용 치아 건기식과 스틱형 영양제를 내년 상반기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유유벤처스 자체적으로는 동물 헬스케어 분야 유망 기업 투자 활동을 늘리고 있다. 최근 꿀벌과 새우를 대상으로 하는 백신을 개발해 글로벌 식량 시스템에 기여하는 달란 애니멀 헬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유유제약 관계자는 "동물 건강 분야는 반려동물 케어에 대한 수요 증가를 기반으로 성장 엔진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내외 건기식 시장이 발전하면서 유유헬스케어의 생산 경쟁력을 강화해 건기식 제조 수요를 높이는 것도 주요 목표"리고 말했다. 유유제약은 신약 개발에 따른 연구 비용 증가로 2022년 적자 전환했다. 파이프라인 간소화를 통해 연구개발비를 대폭 줄이는 등 판관비를 개선해 2023년 흑자전환(3억원)에 성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16억원으로 전년 대비 3150% 수익성이 강화됐다. 현재 남아있는 파이프라인은 전립선 비대증 개량신약 'YY-DUT'와 'YY-DUT-Tam'가 유일하다. 모두 본임상 단계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로, 기초 연구만 진행됐다. 인체 전문의약품 R&D 투자 여력을 건기식과 동물 헬스케어 사업으로 이전한 셈이다.업계 관계자는 "유유제약은 신약 개발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성장성이 높은 건기식과 동물 헬스케어 영역을 계열사 중심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전문약 중심이던 기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되, 계열사별 정체성 혼란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말했다.2025-12-13 06:00:50최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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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제약, 회생 절차 지속…브랜드리팩터링 항고 기각[데일리팜=최다은 기자] 동성제약은 서울고등법원이 주주인 브랜드리팩터링 및 이양구 전 대표 측이 제기한 회생절차개시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기각했다.이번 결정으로 동성제약은 기존 나원균·김인수 공동관리인 체제를 유지한 채 회생계획안 마련과 인가 전 M&A 추진 등 정상화를 위한 후속 절차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6월 동성제약에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브랜드리팩터링 측은 “자산이 부채를 초과해 회생 사유가 성립하지 않으며, 현 경영진이 경영권 방어 목적을 위해 회생을 남용했다”고 주장하며 즉시항고를 제기했다.그러나 항고심 재판부는 동성제약의 재무 악화가 구조적이고 심각하다고 판단했다.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동성제약은 2019년 이후 만성적 영업적자와 현금흐름 악화를 겪고 있으며, 2025년 반기 기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약 294억 원 초과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는 등 파탄의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전 대표이사 이양구가 실질 지배하는 회사들에 201억 원 상당을 과도하게 지원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쟁점이 된 ‘회생절차 남용 여부’에 대해서도 법원은 선을 그었다.재판부는 “신·구 경영진 간 분쟁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현재의 재무적 위기 상황을 고려하면 법원의 감독 아래 회생을 모색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이번 결정으로 동성제약은 관리인 체제 아래 회생계획안 마련 작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1부(재판장 김호춘)는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기존 15일에서 내년 1월 19일까지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동성제약은 현재 인가 전 M&A를 추진 중이며, 유암코(연합자산관리)를 예비인수자로 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동성제약은 지난 5일 인수의향서를 접수했다. 입찰 서류는 오는 19일 마감된다. M&A 이후 확정된 매각 대금을 기반으로 채무 변제 방안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동성제약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경영권 분쟁과 별개로 회사의 재무 위기가 객관적으로 입증된 만큼, 채권자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회생절차가 우선돼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회생 절차를 이행하고 인가 전 M&A와 회생계획안 제출을 통해 기업 재건과 이해관계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2025-12-11 13:53:30최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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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피했더니 매출 86%↓...SLS바이오 계속되는 수난시대[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의약품 품질검사 기업 에스엘에스바이오가 좀처럼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행정처분에 따른 상장 폐기 위기를 모면했지만 처분 여파로 실적이 곤두박질 쳤다. 사옥 건설을 위한 자산 양수 결정 철회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됐고, 분기 매출이 3억원에도 못 미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됐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지난 5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벌점 3점을 부과받았다.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에 따라 최근 1년간 누계 벌점이 15점 이상이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는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공시 번복으로 불성실공시법인 벌점이 부과됐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용인시 소재 토지와 건물을 68억원에 매입하는 유형자산 양수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지난달 자산 양수 결정을 철회했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의약품 품질관리, 신약개발지원 및 체외진단기기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의약품 생산 후 식약처 허가 기준 적합 여부를 검증하는 품질관리 적합 여부를 검증하는 의약품 품질관리가 주력 사업이다. 제약사로부터 의뢰받아 의약품동등성시험, 원료·완제의약품시험, 분석시험 등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지난 2007년 1월 스페셜티랩솔루션으로 설립됐고 2008년 에스엘에스, 2017년 에스엘에스바이오로 각각 사명을 변경했다. 지난 2016년 6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고 2023년 10월 코스닥 시장에 이전 상장했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지난해 매출 108억원과 영업이익 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2.5%다. 시가총액은 302억원이다. 에스엘바이오는 최근 상장 폐지 위기에서 모면했지만 악재가 지속되는 형국이다.당초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지난 6월 9일 의약품 품질시험 영업정지 내용을 공시했다. 허가 관청의 평가 결과 연구원의 역량 평가 10개 시험 항목 중 1개 항목에 대한 평가 기준 미달해 의약외품을 제외한 의약품 품질시험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졌다는 내용이다. 영업정지금액은 59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70.7%에 해당한다.당시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식약처 요구수준으로 연구원 역량평가 부분을 보완해 빠른 시일내 역량재평가를 요청해 해당 평가기준을 달성해 의약품 품질시험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라면서 재평가 일정에 따른 영업정지 기간은 최대 2~3주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사유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6월 10일부터 주식 매매 거래가 정지됐다.에스엘바이오는 지난 9월 4일 ”식약처로부터 당사의 의약품 품질검사기관 재지정 신청이 불허됐음을 통보받았다“라고 공시했다. 품질검사기관 재인증 불발의 구체적인 사유로는 품질검사 분석 기법이 식약처의 매뉴얼과 차이가 노출됐을 뿐 위법·불법적인 행위가 적발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9월 8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에스엘에스바이오의 상장 폐지를 의결했다. 상장 폐지 사유는 식약처의 영업정지 처분이다.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의약품 품질기관 인증 취소가 ‘주된 영업이 정지된 경우’에 해당한다는 판단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고 3개월 만에 상장 폐지가 의결됐다. 향후 매출 유지와 관련한 계속 기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이 상장 폐지 사유로 지목됐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9월 29일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서를 접수했다. 거래소의 이의신청 심의 기간에 품질기관 재인증을 받으면서 추가 개선기간이 부여됐고 상장폐지가 보류됐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0월 31일 에스엘에스바이오 주권의 상장폐지 여부의 건을 심의한 결과 개선기간 10개월을 부여하기로 심의·의결했다. 에스엘에스바이오 관계자는 “164개라는 많은 수의 시험 항목을 평가 받는 과정에서 식약처로부터 오래전 판매허가를 받은 일부 제품 가운데 식약처에서 승인 받은 기시법과 검사 의뢰 회사에서 제공한 표준운영절차(SOP)가 상이한 경우가 있어 재승인에 시간이 걸렸다”라고 설명했다. 에스엘에스바이오가 상장폐지 사유로 제시된 ‘의약품 품질검사 기관 인증 실패’ 위험요소가 소멸되면서 상장폐지 결정이 보류됐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지난달 24일 식약처로부터 의약품 등 시험검사기관으로 재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승인 유효 기간은 2029년 10월 23일까지다. 분기별 에스엘에스바이오 실적(단위: 백만원, 자료: 금융감독원)에스엘에스바이오는 행정 처분 여파로 실적이 급감하면서 또 다시 상장 폐지 위험에 노출됐다.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달 14일 에스엘에스바이오에 대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됐다고 안내했다. 최근 분기 매출액 3억원에 못 미쳤다는 이유에서다.에스엘에스바이오는 지난 3분기 매출이 2억9574만원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 21억원에서 1년 만에 86.0% 쪼그라들었다. 2분기 매출 16억원에서 1분기 만에 80% 이상이 증발했다. 핵심 사업영역 품질검사기관 재인증 불발로 실적이 직격탄을 맞았다. 품질검사기관 재인증으로 상장 폐지 위기를 모면했지만 처분 여파로 인한 실적 악화로 또 다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됐다. 에스엘에스바이오의 수익성도 크게 악화했다. 지난 3분기 영업손실 18억원으로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작년 4분기 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2억원, 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3분기에는 적자 규모가 더욱 커졌다. 에스엘에스바이오 품질검사기관 재승인을 계기로 고객사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신뢰성을 회복하고 고객 서비스를 개선할 계획이다. 시장 규모 확대가 예상되는 항체, 백신, 혈액제제 등 바이오 의약품 품질검사 분야에 선제적 투자를 집중해 고난도 분석 기술 역량을 강화할 계획도 제시했다. 내년에는 추진 중의 식품검사 시장 진출과 더불어 진단키트 출시, 신약개발 지원사업을 본격화해 매출 다변화와 안정적 성장 기반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영업 지속성, 재무 건전성, 경영 투명성 등을 높이기 위한 계획을 담은 개선계획서를 거래소에 제출했다. 이영태 에스엘에스바이오 대표는 “이번 재승인을 계기로 의약품 품질검사 사업 정상화와 신규 사업 부문 활성화를 통해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더불어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적 경영정책을 강화해 신뢰받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2025-12-11 12:05:56천승현 기자 -
삼성제약-젬백스, 내부 기술이전…유증 무산 뒤 자금순환 논란[데일리팜=최다은 기자] 삼성제약이 최대주주 젬백스앤카일(젬백스)로부터 신약후보물질 GV1001의 아시아권 판권을 확보했다. 외형적으로는 삼성제약이 PSP(진행성핵상마비) 적응증 개발을 추진하는 구조지만, 젬백스의 자금 공백을 계열사가 보완한 ‘내부 자금 순환’ 거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젬백스는 지난 11월 추진했던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철회했다. 업계는 유증 무산의 핵심 배경으로 GV1001 알츠하이머병 2상 실패를 꼽는다. GV1001은 미국·유럽 등 7개국에서 진행된 글로벌 2상에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고, 결과 공개 직후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유증 참여 수요도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유증 실패 직후 계열사와 판권 계약…“자금 메우기” 비판 확산유증 철회 직후 삼성제약은 12월 5일 "젬백스로부터 한국·일본·인보·인도네시아의 PSP 치료제 'GV1001'에 대한 라이선스 지식재산권을 독점적·배타적으로 사용·수익할 수 있는 권한을 취득했다"고 공시했다.계약에 따라 젬백스는 삼성제약으로부터 선급금 115억원과 품목허가 시 단계별 기술료 2085억원을 받는다. 매출에 따른 기술사용료는 별도로 책정된다. PSP는 비정형 파킨슨증후군의 일종이다. 뇌 속 신경핵에 이상이 생기면서 안구 운동에 장애를 일으키는 핵상마비가 주요 증상이다. 젬백스는 삼성제약의 최대주주로, 삼성제약의 지분 10.46%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제약 역시 젬백스 지분 5.53%를 취득해 상호 지분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외부 기술 검증 없이 계열사 내부에서만 이뤄진 구조”라며 사실상 유증 무산에 따른 단기 자금 확보 목적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문제는 GV1001는 과거 임상시험에서 유효성을 확보하는데 실패한 약물이라는 점이다. 앞서 젬백스는 미국·유럽 등 7개국에서 수행한 GV1001의 글로벌 알츠이머병 2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유효성 확보 실패한 약후보물질의 가치는 하락한다. 연구개발과 임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다른 적응증으로 추가적인 판권 계약을 단행한 배경에 의문이 남는다. 이번 계약이 사업성 검증보다 계열사간 재무 수혈에 방점이 찍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젬백스는 “GV1001의 신경세포 보호 기전을 고려하면 PSP에서의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젬백스는 법차손 리스크가 지속되며 올해 관리종목 지정 기로에 서 있다. 연말까지 법차손 비율을 50% 이하로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최근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까지 철회되자, 계열사 자금을 끌어쓰는 카드를 선택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코스닥 상장사는 최근 3개 사업연도 가운데 2회 이상 법차손 비율이 50%를 상회할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연결기준 젬백스의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실 비율은 2023년 약 25.27%에서 2024년 302.76%로 1년새 277.49%포인트 급증했다. 삼성제약 현금 1/3 소진…운영자금 압박 가중삼성제약도 부실한 재무 흐름이 고착화된 상태다. 빈곤한 재정 형편 속 최대주주인 젬백스에게 보유 현금의 3분의 1이 넘는 현금을 선급금으로 제공하게 됐다.삼성제약은 영업이익은 2013년 이후 12년째 적자다. 자체 영업활동으로 수익이 나지 않자, 유상증자(400억원대)와 전환사채(CB) 발행(269억원) 등 외부조달에 의존해왔다. 이번 젬백스와 GV1001 라이선스 계약 이후 삼성제약은 또다시 현금 고갈을 겪게 돼, 외부 자금을 끌어다 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삼성제약의 올 3분기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약 306억원으로 집계된다. 젬백스에게 계약 선급금(115억원)을 지급하게 되면 보유 현금은 100억원대로 쪼그라든다. 삼성제약이 연구비, 인건비,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하는 판매관리비는 연간 300억원(지난해 346억원)을 상회한다.이번 계약으로 최대주주인 젬백스의 단기적인 재무 리스크는 해소되나, 자회사인 삼성제약은 1년치 경영 자금도 남아있지 않게 됐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GV1001은 10년 가까이 대규모 연구비가 투입됐지만 가시화된 상업화 결과물은 없을뿐더러 내부 거래(삼성제약)로만 기술이전이 진행됐다”며 “단순히 적응증만 바꿔 임상만 늘린다고 약물의 상업화 가능성이 제고된다 볼 수 없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도 “현재와 같은 내부 기술이전이 반복된다면 계열사 간 자금 순환 구조로 비칠 수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임상 데이터 개선과 외부 투자 유치가 이뤄져야 GV1001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2025-12-10 12:03:56최다은 기자 -
도수·온열치료 관리급여 지정...정형·재활의학과 직격탄[데일리팜=강신국 기자] 과잉진료의 주범으로 지목받아온 도수치료와 방사선온열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등 비급여 의료행위가 관리급여로 지정됐다. 관리급여로 지정되면 건강보험 재정이 지원되며 의료기관은 정부가 고시하는 기준 가격에 따라 진료비를 받아야 한다. 이에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9일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 4차 회의를 열고 이렇게 결정했다. 협의체는 지난달 14일 열린 제3차 회의에서 비급여 진료비·진료량 추이, 참여 위원 추천 등을 바탕으로 도수치료, 체외충격파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온열치료, 언어치료를 관리급여 항목으로 우선 검토하기로 한 바 있다. 관리급여로 지정되면 비용의 5~10%가량을 건보가 부담하고 환자가 90~95%를 내게 된다. 건보 재정이 일부 지출되지만, 보건당국이 비급여 가격 체계와 진료 기준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적합성평가위원회 등의 평가를 거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급여 기준과 가격을 최종 확정한다.이번 4차 회의에서는 지난번 회의에서 추려진 5개 항목에 대한 관리 필요성, 사회적 편익, 소요 재정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전문가 자문의견 등을 바탕으로, 치열한 논의를 거쳐 최종 3항목을 관리급여로 선정했다. 관리급여 대상 항목은 적정 관리 필요에 대해 공감대가 비교적 높은 항 목인 도수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온열치료가 포함됐다. 아울러, 체외충격파치료, 언어치료는 추후 재논의하기로 했다.권병기 필수의료지원관은 "관리급여 제도는 일부 비급여 항목의 과잉 진료, 지나친 가격 차이 등의 문제를 해소하고, 나아가 비급여 적용이 용이한 비필수 의료영역으로의 인력 유출을 완화하고자 도입 추진되고 있는 제도"라며 "첫 적용 항목이 선정된 만큼 앞으로 추가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 급여기준을 설정하는 한편, 그 효과를 모니터링해가면서 제도를 발전시켜 가겠다"고 밝혔다.3개 치료에 대한 관리급여가 지정되자 의사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는 같은날 성명을 내어 "관리급여는 본인부담률을 95%로 설정한 채 명칭만 ‘급여’로 분류하는 제도로, 실질적으로는 비급여를 통제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며 "이는 현행 국민건강보험법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급여 유형을 시행령으로 신설하는 것으로, 법률유보 원칙을 근본적으로 위반한 조치"라고 지적했다.의협은 "실제 의료현장은 고령화, 퇴행성 질환 증가, 만성질환 관리 수요 확대 등 구조적 요인으로 비급여 이용이 증가하고 있고 이는 의사의 과잉진료 때문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낮게 책정된 급여 수가 △신의료기술의 급여 편입 지연 △필수의료 분야의 만성적 적자 구조 △환자 수요 증가 등 복합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그럼에도 비급여 증가를 단순히 의료계 책임으로 돌리고 행정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정책 실패를 의료현장에 전가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의협은 "비급여 통제를 위한 관리급여 정책을 강행한다면 환자와 사회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것은 명백하다"며 "협회는 이러한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헌법소원 제기 등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가용한 대응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밝혔다.2025-12-10 09:34:51강신국 기자 -
최대주주 바뀐 제약사들, 정상화와 혼란의 갈림길[데일리팜=최다은기자] 국내 제약업계에서 최대주주 교체가 잇따르고 있다. 단순한 지분 이동이나 세대교체를 넘어 경영권 분쟁과 자금 경색, 회생절차 등이 맞물린 끝에 새로운 주인이 등장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흐름을 보면 최대주주 변경이 곧바로 경영 정상화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고, 오히려 교체 이후 혼란이 장기화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새 최대주주가 들어선 기업들은 전문경영진 교체, 조직 슬림화, 비핵심 자산 정리 등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서는 한편, 내부 갈등이 정리되지 못한 기업은 의사결정 공백, 자금 조달 불확실성, 시장 신뢰 하락이라는 삼중 부담에 놓이고 있다. 소유 구조는 바뀌었지만 경영 시스템은 여전히 과도기인 ‘불안정한 전환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분쟁은 끝났지만 정상화는 아직씨티씨바이오는 최근 김신규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하면서 조창선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1년 넘게 이어진 경영권 분쟁 국면을 외형상 정리하고 새로운 경영 체제로 넘어가는 수순이다.씨티씨바이오는 2023년 파마리서치가 경영권 참여를 위한 지분 확보에 나서며 본격적인 분쟁 국면에 들어섰다. 당시 기존 경영진과 파마리서치 간 지분 매수 경쟁이 벌어졌고, 이후 파마리서치는 바이오노트와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손잡으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후 김신규 전 파마리서치 대표가 씨티씨바이오 대표로 선임되며 경영에 본격 참여했다.그러나 올해 9월 파마리서치는 돌연 보유 지분의 절반가량을 바이오노트에 매각하고 특수관계에서도 손을 뗐다. 남은 지분 역시 정리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김 대표마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지배구조와 경영 체계는 다시 한 번 재편 국면에 들어갔다. 조창선 대표 체제 출범은 분쟁의 완전한 종결이라기보다 또 다른 구조조정의 시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조 대표 취임을 전후해 조직 슬림화와 구조조정도 동시에 진행됐다. 감사실과 국내영업관리 조직, 일부 CSO 영업조직이 폐쇄·통합됐고, 연구개발 조직 역시 통합 재편됐다. 20여 명 규모의 보임·전보 인사가 단행되며 내부 조직은 다시 한 번 큰 폭의 변화를 겪었다.실적은 일단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씨티씨바이오는 2024년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4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업계는 “지분 이동과 경영진 교체가 반복된 만큼, 실적 반등이 구조적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최대주주 바뀌어도 이어진 경영 공백동성제약은 최대주주 변경 이후에도 경영 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장기간 누적된 재무 악화와 더불어, 이양구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지배구조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이 전 회장은 외조카인 나원균 전 대표에게 경영을 넘기며 3세 경영 체제로 전환했지만, 이후 경영 실패 책임을 이유로 보유 지분 14.12%를 브랜드리팩터링에 매각했다. 올해 4월 브랜드리팩터링이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직후 나 전 대표는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이후 현 경영진(브랜드리팩터링 측)과 전 경영진(공동 법정관리인) 간 갈등이 본격화됐다. 인가 전 M&A 추진 여부를 둘러싸고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며 회생 전략 자체가 충돌하는 양상이다. 여기에 불성실공시 벌점이 누적되며 상장적격성 심사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동성제약의 주식 거래는 5월부터 정지된 상태다.한국거래소가 제시한 상장적격성 심사 시한인 2026년 5월 이전에 회생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상장폐지 위험이 현실화될 수 있다. 업계는 “최대주주가 변경됐지만 실질적인 의사결정 주체가 단일화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새 주인 등장했지만 더 악화된 재무한국유니온제약은 지난 6월 최대주주가 멜빈에프앤비로 변경됐다. 백병하 전 회장과 부인이 담보로 제공한 주식에 설정된 질권이 실행되면서다.한국유니온제약은 그 이전부터 ▲경영권 매각 무산 ▲전환사채·유상증자 실패 ▲전 경영진의 배임·횡령 혐의 ▲주식 거래 정지 ▲상장폐지 심의 등 연쇄 악재에 시달려왔다. 최대주주 변경 역시 이러한 경영 불안의 연장선에서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새 최대주주인 멜빈에프앤비는 설립 4개월도 채 되지 않은 경영자문 컨설팅 업체다. 자산과 매출 규모가 매우 제한적인 신생 법인이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경영 정상화 능력을 두고 시장에서는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최대주주 교체 이후에도 경영 실적은 더 악화됐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8% 감소한 71억원, 영업손실은 99억원으로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자회사 한국유니온생명과학은 폐업 수순에 들어갔고, 그룹 차원의 바이오·신약 개발 사업 역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여기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까지 겹치며 대외 신뢰도 역시 크게 훼손됐다.현재 회사는 회생절차를 통해 채권 조정과 재무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지만, 최대주주 교체만으로 경영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최대주주 교체 이후 남은 숙제업계는 최근 제약사들의 최대주주 교체 흐름을 두고 “소유 구조 변화만으로는 경영 정상화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지분 구조가 바뀌더라도 경영권 갈등, 자금 조달 불확실성, 공시 신뢰도 훼손, 조직 불안이 동시에 존재할 경우 오히려 정상화는 더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특히 회생 절차나 거래 정지 국면에 접어든 기업의 경우, 최대주주 변경이 단기적인 ‘지배 구조 정리’에 그칠 경우 실질적인 사업 정상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업계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 교체는 구조조정의 결과가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며 “조직 안정, 사업 전략 재정립, 자금 조달 능력, 공시 신뢰 회복이 동시에 맞물리지 않으면 정상화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결국 새로운 주인이 얼마나 빠르게 지배구조와 사업 구조를 동시에 정리할 수 있느냐가 향후 실적과 기업 생존을 가를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다.[기획] K-제약 리더십 재편(2)2025-12-10 06:00:59최다은 기자 -
진단업체 현금 곳간 3년새 70% 급감…코로나 특수 여력 고갈[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창궐 당시 진단키트 호황을 누리던 국내 주요 진단 업체의 현금 곳간이 3년 만에 70% 급감했다. 코로나 특수 종료로 실적이 현저하게 둔화한 데다 수익성이 약화된 상황에서도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재무 부담이 빠르게 커진 탓이다. 특히 기업별 현금성 자산 감소와 실적 개선 여부가 극명하게 엇갈리며 업계 내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15곳 중 13곳 현금 급감…코로나 특수 완전 소멸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국내 주요 상장 진단 업체 15곳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총 1조295억원이다. 이는 진단키트 호황기였던 2022년 9월 말 총 3조3698억 대비 약 70% 감소한 수준이다.이번 집계에 포함된 업체는 ▲녹십자엠에스 ▲랩지노믹스 ▲마크로젠 ▲바디텍메드 ▲바이오노트 ▲바이오니아 ▲수젠텍 ▲씨젠 ▲에스디바이오센서 ▲엑세스바이오 ▲오상헬스케어 ▲지노믹트리 ▲진매트릭스 ▲피씨엘 ▲휴마시스 등이다.개별 기업별로 보면 3년 전 대비 올해 현금성자산이 증가한 곳은 단 두 곳뿐이다. 씨젠과 바이오니아가 그 주인공이다. 씨젠의 현금성자산은 2022년 9월 말 1889억원에서 올 9월 말 2204억원으로 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바이오니아 현금성자산은 265억원에서 463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두 곳을 제외한 나머지 13개사는 모두 현금성자산이 감소했다. 가장 감소폭이 큰 곳은 피씨엘로 이 회사의 현금성자산은 2022년 9월 말 286억원에서 올해 9월 말 16억원으로 94% 이상 급감했다. 녹십자엠에스 역시 같은 기간 75억원에서 6억원으로 현금 곳간이 쪼그라들었다. 이들 기업은 사실상 코로나19 특수 시기에 확보했던 현금을 거의 소진한 셈이다.수젠텍과 바이오노트도 현금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수젠텍 현금성자산은 2022년 9월 말 933억원에서 올 9월 말 141억원으로 85% 감소했다. 바이오노트의 경우 2022년 9월 말 5286억원에서 올 9월 말 536억원으로 현금성자산이 90% 축소됐다. 절대 금액 기준으로 바이오노트 현금성자산은 4750억원이 줄었다.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몸집을 급속도로 불린 에스디바이오센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회사 현금성자산은 2022년 9월 말 1조5460억원에서 올 9월 말 2368억원으로 1조3092억원으로 85% 감소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현금 감소액은 조사 업체 중 가장 큰 규모다.휴마시스와 랩지노믹스, 지노믹트리 역시 코로나19 특수 소멸 이후 현금성자산이 각각 80% 안팎으로 줄며 재무 여력이 크게 약화했다. 엑세스바이오도 현금성자산이 6506억원에서 3278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었고 바디텍메드 역시 270억원에서 166억원으로 현금성자산이 39% 감소했다. 또 마크로젠(29%↓), 진매트릭스(28%↓), 오상헬스케어(14%↓) 등도 일제히 현금성자산이 하락세를 보였다.진단업계 수익성 회복 난항…현금 부자와 생존 위기 기업간 양극화 심화진단 업체 현금성자산의 급격한 감소는 코로나19 특수 종료 이후 실적이 뚜렷하게 둔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진단키트 수요가 빠르게 줄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고 팬데믹 기간 확대했던 설비·조직 규모가 유지되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미래를 대비한 투자 집행이 겹치면서 현금 유출 속도가 더 가팔라졌다는 분석이다.실제 올 3분기 실적 분석 결과 진단 업체 15곳 중 8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절반 이상이 여전히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올 3분기 엑세스바이오(-135억원), 에스디바이오센서(-140억원), 오상헬스케어(-49억원), 수젠텍(-48억원), 지노믹트리(-34억원), 휴마시스(-25억원), 랩지노믹스(-21억원), 진매트릭스(-1억원) 등이 영업적자를 냈다.이 가운데 엑세스바이오는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되며 실적 부진이 심화됐다. 엑세스바이오는 작년 3분기 영업손실 90억원을 기록했는데 올 3분기 영업손실은 135억원으로 증가했다.에스디바이오센서도 전년 대비 영업적자가 확대되며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이 회사는 작년 3분기 영업손실이 105억원이었으나 올 3분기에는 140억원으로 늘어 적자 폭이 35억원가량 커졌다.특히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특수 종료 이후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을 단행하면서 현금이 빠르게 소진됐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21년 브라질 체외진단기업 에코 디아노스티카를 약 470억원에 인수했고 2022년 미국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를 약 2조원을 들여 인수했다.오상헬스케어·랩지노믹스·지노믹트리 등은 적자 규모를 일부 축소했으나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오상헬스케어는 작년 3분기 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올 3분기 영업손실은 49억원으로 약 22억원 적자가 축소됐다. 랩지노믹스 역시 영업손실이 작년 3분기 38억원에서 올 3분기 21억원으로 줄었다. 지노믹트리는 작년 3분기 영업손실 39억원에서 올 3분기 영업손실 34억원으로 손실 폭을 5억원 축소했다.흑자전환에 성공한 곳은 바이오니아·마크로젠·지노믹트리 등 3곳에 그쳤다. 바이오니아는 올 3분기 영업이익 2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영업손실 82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마크로젠도 작년 3분기 영업손실 6억원에서 올 3분기 영업이익 11억원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피씨엘은 전년 영업손실 23억원에서 올 3분기 1억원 흑자를 기록하면서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다만 이는 규모가 작아 본격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흑자를 지속한 기업은 씨젠·바디텍메드·바이오노트·녹십자엠에스 등 4곳이었다. 씨젠은 올 3분기 영업이익 96억원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하며 견조한 이익 체력을 입증했다. 바이오노트는 영업이익이 35억원에서 48억 원으로 늘어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녹십자엠에스는 올 3분기 9억원 흑자를 유지하며 전년 수준의 수익성을 방어했다. 반면 바디텍메드는 영업이익이 88억원에서 66억원으로 25% 줄며 역성장을 보였다.결과적으로 진단 업계 내 '현금 부자'와 '적자 지속' 그룹 간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팬데믹 시기에 확보한 현금을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와 수익성 회복에 성공한 기업들은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재진입한 반면, 현금이 급속히 소진되고 적자가 반복되는 기업들은 고정비 부담과 투자 여력 부족에 내몰리며 생존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특수 이후 3년간 기업별 대응 전략 차이가 재무 체력 격차로 이어지면서 양극화는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면서 "특히 팬데믹 시기 급격히 늘어난 설비와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고정비 부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현금 여력이 부족한 기업들은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2025-12-04 12:55:19차지현 기자 -
바이오기업, 파생상품 평가손실 속출...주가 급등의 역설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순손실이 불어나는 기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주가가 상승하면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채권에 붙은 전환권의 가치도 그만큼 높아지고 기업은 현행 회계 규정에 따라 이 증가분을 파생상품 손실로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백신 전문 바이오 기업 큐라티스는 제4회차 사모 CB와 관련 누적 84억9416만원의 평가손실을 인식했다. 이는 9월 말 기준 이 회사 자기자본 304억6481만원의 27.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앞서 큐라티스는 지난해 10월 150억원 규모 제4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 발행을 결정한 바 있다. CB는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모두 지닌 주식연계채권이다. 채권자가 회사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다가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주가가 오르면 CB에 붙은 전환권의 가치도 동반 상승한다. 투자자는 미리 정해진 가격인 전환가액으로 주식을 바꿀 수 있는데 시장 가격인 주가가 오를수록 싼값에 주식을 확보해 얻을 수 있는 시세 차익의 폭이 커지기 때문이다.문제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상 기업은 이 전환권 가치의 상승분을 당기 비용, 즉 손실로 처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회계 관점에서 전환권은 회사가 갚아야 할 잠재적 빚(파생상품금융부채)으로 분류한다. 이에 따라 주가가 오를수록 회사가 부담해야 할 부채의 크기가 커진 것으로 간주, 기업이 늘어난 부채만큼을 파생상품 평가손실이라는 회계상 비용으로 털어내도록 규정한다.큐라티스 주가는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5월 들어 상승 폭이 가팔라지며 5월 8일에는 종가 기준 1911원까지 치솟았다. 500원대를 맴돌던 연초와 비교하면 주가가 3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이는 제4회차 CB의 전환가액인 641원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주가와 전환가액 사이의 괴리가 급격히 벌어지면서 큐라티스는 늘어난 차액만큼을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인식한 것이다.이처럼 '회계상 적자' 딜레마에 빠진 건 큐라티스뿐만이 아니다. 올해 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채권 관련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공시한 바이오·헬스케어 업체는 10곳을 넘어선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주가 반등에 성공한 기업의 평가손실 인식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가축 면역항체 기업 애드바이오텍은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24억원을 인식했다. 절대 금액은 크지 않으나 자기자본 대비 비중이 52.2%에 육박한다. 자본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 회계상 손실로 잡힌 셈이다. 작년 말 1000원 후반대에 머물던 애드바이오텍 주가는 하반기 들어 급상승세를 타며 현재 300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주가가 단기간 두 배 가까이 뛰자 전환권의 내재가치가 커졌고 이 증가분이 고스란히 파생상품평가손실로 반영됐다.세포분석 공정 자동화 기업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는 124억원 규모 파생상품평가손실을 공시했다. 자기자본 대비 손실 비중은 45.7%에 이른다.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기업 코오롱티슈진 역시 자기자본의 43.1%에 달하는 500억원의 평가손실을 인식했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와 코오롱티슈진 모두 작년 말 대비 현재 주가가 5배가량 급등했다.파생상품 평가손실은 회사의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실제 현금 유출을 동반하지 않는다. 다만 기업의 실질 가치와 무관한 대규모 평가손실 탓에 정상적으로 영업 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이 재무구조가 취약한 부실 기업으로 오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실제 인체조직 이식재 기업 엘앤씨바이오는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24억6116만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순손실 662억5706만원을 냈다. 본업에서 흑자를 내고 있음에도 주가 상승에 따른 파생상품 비용이 이익을 모두 갉아먹으면서 회계상으로는 막대한 적자 기업으로 보이는 착시가 발생했다는 얘기다.일각에서는 미국 등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국내 회계기준을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잦은 주가 변동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과도하게 출렁이는 현 구조가 기업 실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미국 회계기준(US-GAAP)에서는 CB 전환권을 별도의 파생상품부채로 분리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자본으로 인식한다. 주가가 급등하더라도 전환권 가치 변동을 평가손실로 반영하지 않아 기업의 순이익이 주가 변동에 좌우되지 않는다.2025-12-02 06:00:55차지현 기자 -
‘적자’ 조아제약 동전주 전락…25년 무배당, 주주들 한숨[이석준 기자] 조아제약이 동전주로 전락했다. 주가는 1000원 아래로 내려갔고 시가총액은 300억원 붕괴 위기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7년 연속 적자, 자본잠식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기업가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주주 불만도 커지고 있다. 주가는 바닥인데 실적 개선에 대한 뚜렷한 신호는 보이지 않아서다. 2001년 이후 무배당이 이어지면서 주주환원 기대감도 사라졌다. ‘버티는 주주’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투자 심리는 얼어붙었다.조아제약 5년 주가 추이.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아제약은 28일 주당 997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309억원이다. 지난해 12월 10일에는 주가 840원, 시가총액 260억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불과 5년 전인 2020년 12월 22일에는 주가 5550원, 시가총액 1719억원을 기록했다. 5년 만에 기업가치가 약 6분의 1 토막 이상 난 셈이다. 현재 시가총액(309억원) 역시 당시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주가 추락의 배경에는 실적 부진이 있다. 조아제약 매출은 사실상 정체 상태다. 2024년 매출은 627억원으로 2018년(631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2021년 576억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2022년 689억원으로 반등했지만 흐름은 1년 만에 꺾였다.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은 435억원에 그쳐 연간 600억원대 유지도 쉽지 않아 보인다.영업이익은 2019년부터 적자다. 2019년 4억원 손실을 시작으로 2021년 70억원, 2023년 68억원, 2024년에는 96억원까지 손실이 확대됐다. 2025년 3분기 누적 손실도 51억원을 넘겼다. 4분기 반전이 없다면 7년 연속 영업적자가 확정된다. 순이익 역시 2022년 5억원 흑자를 제외하면 계속 마이너스다.장기 적자는 재무구조를 흔들고 있다. 결손금은 2023년 382억원에서 2024년 478억원, 2025년 3분기 516억원으로 늘었다. 자본총계는 같은 기간 388억원에서 286억원, 다시 244억원으로 줄었다. 자본금은 155억원이다. 아직 자본잠식 상태는 아니지만 손실 추세를 감안하면 안전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시장에서는 자금조달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이 거론된다. 자본잠식을 피하고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자금 수혈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다만 현재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기존 주주의 희석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실적 부담은 조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아제약은 최근 전 직원의 약 10% 수준의 구조조정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정비 절감을 위한 조치지만, 영업력과 연구개발(R&D) 역량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경영 체제를 둘러싼 시선도 녹록지 않다. 조아제약은 창업주 조원기 회장의 장남 조성환 부회장과 차남 조성배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과거에는 해외사업과 R&D는 조성환 부회장, 국내 영업은 조성배 사장이 담당하는 분업 구조였지만 최근에는 조성환 부회장이 마케팅 등 전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약국체인 법인도 최근 처분한 것으로 전해진다. 형제 경영 체제 하에서 실적이 뚜렷하게 후퇴하면서 지배구조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무엇보다 투자자 신뢰가 훼손됐다. 조아제약은 2001년 이후 25년 가까이 무배당 기조를 유지해왔다. 올해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제로배당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조아제약 실적 부진은 단기 비용 절감이나 자금조달만으로는 악순환을 끊기 어렵다. 수익 구조를 바꿀 근본적인 사업 전략이 나오지 않으면 적자 탈출과 기업가치 회복 모두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2025-12-01 06:04:41이석준 기자 -
롯데바이오, 3Q 순손실 239억…오너 3세 구원투수 투입롯데그룹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계열사 롯데바이오로직스가 3분기 600억원대 매출을 유지하며 외형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송도 공장 증설 등 투자 확대로 적자 폭은 전 분기 대비 100억원가량 늘어났다. 뚜렷한 사업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오너 3세 경영 참여가 분위기 반전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 3분기 순손실 23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적자 폭이 약 100억원 확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664억원으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롯데바이오로직스는 롯데그룹의 바이오의약품 CMDO 자회사다. 롯데지주는 지난 2022년 5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공장을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하며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BMS 공장은 바이오의약품 전용 생산시설로 생산규모는 연간 3만5000리터 수준이다.롯데는 BMS와 2억2000만 달러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도 체결했다. 2022년 6월 롯데지주는 자본금 130억원을 투자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 바이오의약품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9월 말 기준 롯데지주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지분 80%를 보유 중이다.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3년 1월 BMS 공장 인수를 마치면서 본격적인 매출이 잡히기 시작했다. 출범 당시 롯데바이오로직스 매출은 0원, 순손실이 177억원이었으나, 2023년 1분기 207억원 매출이 발생했고 32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BMS로부터 기존 운영 인력과 수주 물량 일체를 인수하면서 안정적인 초기 운영 기반을 확보한 것이다.여기에 올해 들어 신규 수주가 잇따라 체결하면서 특정 고객사 의존도를 낮추고 매출 안정성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아시아 소재 바이오 기업과 CDMO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6월에 영국 바이오 기업 오티모와 CDMO 계약을 맺었다. 또 9월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바이오 기업과 임상 3상·상업화 생산을 포함한 CMO 계약을 성사시켰고 10월에는 SK팜테코와 글로벌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협력 의향서를 체결하며 파트너십 외연을 넓혔다.다만 수익성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3월 인천 송도에 바이오 캠퍼스 내 1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송도 공장 증설에 따른 대규모 투자와 인력·설비 비용 증가로 고정비 부담이 커진 데다 아직 매출의 상당 부분이 기존 BMS 물량에 집중돼 있어 단기간 내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구조다.실적 개선이 더딘 상황에서 롯데가(家) 오너 3세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이 롯데바이오로직스 수장으로 올라서면서 그룹 차원의 공격적인 투자와 미래 사업 육성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26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신부사장을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로 내정했다.1986년생 신 부사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롯데케미칼과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일본 롯데홀딩스 등 주요 계열사를 거치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2022년 말부터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하며 바이오 사업에 깊숙이 관여해 온 인물로 이번 대표직 선임을 통해 그룹의 핵심 미래 먹거리를 직접 챙기며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기존 박제임스 대표와 신 부사장이 함께 이끄는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박 대표가 글로벌 수주 영업과 공장 운영, 기술 안정화 등 실무를 총괄하고 신 부사장은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을 겸직하며 그룹 차원의 자금 조달과 중장기 투자 전략,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는 투톱 구조다.업계에서는 신 부사장의 대표 선임을 두고 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을 미래 주력 사업 축으로 확실히 못 박았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당장의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더라도 송도 캠퍼스 완공과 추가 인수합병(M&A) 등 공격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오너 3세가 직접 경영 전면에 나선 만큼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그룹 차원의 자금·인력·네트워크 지원이 한층 더 강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실제 롯데그룹이 롯데바이오로직스 출범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투입한 자금은 총 7832억원에 달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21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주주를 대상으로 신주 323만1000주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발행되는 신주는 증자전 발행주식 총수 901만7500주의 35.8%에 해당한다. 신주 발행가액은 1주당 6만5000원이다. 해당 유상증자 참여로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가 각각 1680억원과 420억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계산된다.이에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12월 2106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2023년 3월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2125억을 조달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6월에도 1501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롯데그룹은 유상증자뿐만 아니라 채무보증을 통해서도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지원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11월 롯데바이오로직스 대출금 9000억원에 대해 자금보충약정 제공을 결정했다. 롯데지주가 대출 원금 9000억원을 포함해 이자, 수수료 전액에 대한 자금보충을 약정했다.2025-11-29 06:35:08차지현 기자 -
유노비아, 모기업에 94억 신약 매각...R&D 홀로서기 시동[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일동제약 연구개발(R&D) 자회사 유노비아가 모회사에 상업적 가치가 상승한 신약을 94억원에 매각했다. 독립법인 출범 이후 2년 간 올린 매출보다 3배 이상 많은 자금을 신약 자산 매각으로 확보했다. 유노비아는 신약 공동 개발과 유무형 자산 매각으로 재무 건전성 개선에 분주한 행보를 나타냈다. 자산 매각으로 유입된 자금은 비만치료제 등 주력 신약 개발 재원으로 활용된다.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지난 25일 유노비아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 후보물질 ‘파도프라잔’의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유노비아가 보유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파도프라잔에 대한 자산과 권리 일체를 일동제약이 인수하는 내용이다. 양수도 금액은 94억원이다.유노비아는 일동제약이 지난 2023년 11월 단순 물적 분할 방식으로 R&D 부문을 분사해 출범한 법인이다. 일동제약이 유노비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유노비아는 기존에 일동제약이 보유했던 주요 연구개발 자산과 신약 파이프라인 등을 토대로 사업 활동을 전개한다.이번 거래는 유노비아가 출범하면서 모기업으로부터 넘겨받은 신약 후보물질을 다시 매각하는 내용이다. 당초 일동제약이 파도프라잔의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유노비아가 분사하면서 임상 1상시험 막바지 단계의 파도프라잔 권리를 이어받았다.유노비아가 일동제약에 양도한 파도프라잔 권리는 지난해 대원제약에 넘긴 권리를 제외한 자산이다.유노비아는 지난해 5월 대원제약과 임상 2상시험이 진행 중이던 파도프라잔의 공동 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대원제약이 파도프라잔의 임상 개발을 수행하고 해당 물질에 대한 허가 추진과 제조·판매 등을 포함한 국내 사업화 권리 일체를 넘겨받는 내용이다.대원제약은 지난달 파도프라잔의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임상3상시험 승인받고 막바지 개발 단계에 진입했다. 대원제약은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임상3상시험도 지난달 승인받았다. 파도프라잔이 성공적으로 임상3상시험을 마치고 상업화 단계에 도달하면 대원제약이 국내 판매 권리를 확보한다. 파도프라잔과 P-CAB 계열 신약은 케이캡, 펙수클루, 자큐보 등 동일한 계열 제품이 이미 국내 시장에서 상업적 가치를 입증한 바 있다.유노비아는 대원제약과 계약에서 파도프라잔 허가 취득에 필요한 정보 등을 제공 받아 동일 성분의 이종 상표 의약품을 제조·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일동제약은 대원제약이 파도프라잔의 국내 허가를 받을 때 다른 상표명으로 승인받고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 셈이다.일동제약은 유노비아가 보유했던 파도프라잔의 해외 판매 권리도 확보했다. 일동제약이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파도프라잔의 기술 이전을 타진할 수 있다. 일동제약이 계약 체결일로부터 1년 내에 제3자와 해외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거나 제3자에게 파도프라잔에 대한 권리를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유노비아에 계약에 따른 초과 수익분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유노비아 입장에서는 출범 이후 상업적 가치가 높아진 신약 자산을 매각하면서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유노비아는 출범 이후 지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26억원이다. 연구 전문 계열사로부터 연구용역 수수료와 장비 사용료 등을 지급 받으면서 발생한 매출이다. 신약 후보물질의 매각으로 2년 누적 매출의 3배 이상을 확보한 셈이다.유노비아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손실 66억원을 기록했다. 뚜렷한 매출원이 없어 적자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작년 3분기 누적 순손실 324억원에 비해 적자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유노비아는 출범 이후 기존 일동제약 중앙연구소를 본사 건물로 사용했는데 지난해 말 사옥을 매각했다. 유노비아는 상반기 말 기준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 115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는데 3분기 말에는 137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유노비아는 신약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또 다른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에 투입할 수 있다. 유노비아는 당뇨·비만치료제 'ID110521156'에 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ID110521156은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로,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를 유도해 혈당수치를 조절하는 GLP-1 호르몬의 유사체로 작용한다. GLP-1 호르몬은 췌장의 베타 세포에서 생성되며 체내 인슐린 합성 및 분비, 혈당 수치 감소, 위장관 운동 조절, 식욕 억제 등에 관여하는 GLP-1 호르몬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기존의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들이 펩타이드와 같은 생물학적 제제를 기반으로 한 주사 제형이 주류를 이루지만 ID110521156은 화합물을 기반으로 한 합성의약품 후보물질이다. 일동제약은 펩타이드 제제에 비해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특성을 이용해 제조 효율 및 생산성이 뛰어나고, 환자 입장에서 사용이 편리한 경구용 치료제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지난 9월 공개된 ID110521156 임상 1상 톱라인(topline)에서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는 건강한 성인 36명을 대상으로 임상기관에 입원한 상태에서 시행했고 투약 용량에 따라 ▲50mg ▲100mg ▲200mg 3개 그룹으로 나누고 코호트당 피험자를 12명씩 배정해 ID110521156을 1일 1회, 4주(28일)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연구 결과 50mg과 100mg 투여군에서 4주 평균 각각 5.5%와 6.9%의 체중 감소 효능이 나타났다. 200mg 투여군의 경우 평균 9.9%, 최대 13.8%의 우수한 체중 감량을 보였다. 4주 투여 후 5% 이상 체중 감소를 보인 피험자 비율은 위약군에서 0%를 보였지만 50mg 투여군과 100mg 투여군이 각각 55.6%와 66.7%, 나머지 200mg 투여군이 87.5%로 나타나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유노비아 측은 “ID110521156은 먹는 제형임에도 불구하고 체내 흡수와 혈중 농도 유지가 잘 되면서 약물 축적성이 없는 물질 특성을 갖고 있다”라면서 “합성 등 제조 공정에 있어 효율성이 탁월하고 생산 단가가 월등히 낮아 상업화에 매우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2025-11-26 12:00:55천승현 -
실속 없는 실적...제네릭 약가인하, 일자리 감소로[데일리팜=김진구·차지현 기자] 정부가 대대적인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에 나선다. 현행 53.55%인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40% 이하로 낮추는 것이 골자다. 동시에 R&D에 적극 투자하는 기업에는 약가우대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제약업계에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012년 단행된 일괄약가인하를 넘어서는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정부의 지속적인 약가 압박과 부쩍 높아진 원가 부담으로 업계 전반의 사업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시행될 경우 급여 의약품 중심 전통제약사 상당수가 실질적인 ‘생존 리스크’와 대면하게 될 것이란 우려다.일각에서는 파장이 단순한 실적 악화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비판도 존재한다. 수익성 저하로 R&D 투자 여력이 빠르게 고갈되고, 고용시장 위축과 영업조직 축소 등 산업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제네릭 약가 산정률 ‘53.55%→40%’ 추진…“일괄약가인하 넘어서는 충격 불가피”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제네릭 약가 산정률 조정을 포함해 건강보험 제도 전반의 대대적인 개편에 나선다. 대강의 시간표도 나왔다. 오는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개편 방향을 보고한다. 이후 논의를 거쳐 내년 2월 의결, 내년 7월 시행이 유력하게 점쳐진다.이 가운데 업계의 최대 관심은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이다. 정부는 53.55%인 현행 제네릭 약가 산정률이 과도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에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40%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시나리오대로면 기존에 1000원에 판매하던 제네릭을 앞으로는 747원 이하로 판매해야 한다. 제네릭 수익성이 즉시 25% 이상 줄어드는 셈이다.일각에선 '40% 미만'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향후 3년간 매년 6~7%씩 낮춰, 결국 35% 수준이 되는 시나리오다. 이땐 제네릭 수익성이 3년에 걸쳐 약 35% 감소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부는 채찍과 함께 당근도 준비했다. 제약사의 ‘혁신성’에 기반해 약가를 우대한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혁신형 제약사 중 R&D 투자 성과가 우수한 업체(상위 20%) ▲나머지 혁신형 제약사 ▲비혁신형 제약사 중 R&D 투자가 많은 업체 ▲국가필수약·퇴장방지약 등 안정공급 기여 제약사 등에 약가우대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우대 기준을 충족하면 제네릭 약가 산정률 인하 이전, 즉 ‘현행 수준’의 약가를 일정 기간 유지하는 식의 보전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적용 기간은 3년으로 제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3년이 지나면 우대 여부와 관계 없이 40% 안팎의 산정률이 일괄 적용되는 셈이다.새 약가제도가 기존 등재 제네릭에 소급 적용될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제네릭 약가 산정률이 40% 수준으로 확정될 경우, 인하폭은 2012년 일괄약가인하 당시의 14.45%포인트(68%→53.55%)를 넘어선다. 일괄약가인하를 뛰어넘는 파장이 예상되는 대목이다.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의도는 선명하다. 제네릭 위주 제약사엔 채찍을, 혁신에 투자하는 제약사엔 당근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다만 채찍은 과도하고 당근은 부족하다. 특히 약가우대 기간이 3년으로 제한되는 등 ‘시한부 우대’에 대한 우려가 크다. 3년이 지나면 신약 R&D와 의약품 안정공급 투자 의지가 꺾이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비급여 중심 제약사 영업익 311% 증가…전통 제약은 33% 증가 그쳐업계에선 급여 의약품 중심 제약사를 중심으로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실제 제네릭 의약품에 크게 의존하는 중견·중소 제약사는 최근 5년 새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여기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제네릭 약가가 추가로 인하될 경우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의 2020년과 2025년 3분기 누적 실적을 비교한 결과 비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은 압도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반면 급여 의약품 중심 제약사는 수익성이 크게 후퇴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번 조사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실적 상위 상장사 5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비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군은 보툴리눔톡신·필러·의료기기·위탁개발생산(CDMO) 등 건강보험 급여와 무관한 시장에서 매출 대부분을 올리는 10개사로 구성했다. 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군은 전문의약품·제네릭·처방 기반 급여 매출 비중이 높은 40개 전통 제약사로 분류해 비교·분석했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전체 50개사의 평균 매출은 5441억원으로 5년 전보다 7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평균 영업이익은 306억원에서 804억원으로 162.7%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9.7%에서 14.8%로 5.0%포인트 상승했다.전반적으로 실적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기업군별로 나눠보면 양상은 크게 달라진다.급여 의약품 중심 전통 제약사는 40개사 매출은 3071억원에서 4314억원으로 40.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4억원에서 272억원으로 33.9% 늘었다. 수치상으로는 증가했지만, 전체 평균 증가율을 고려하면 크게 뒤처진 수준으로 사실상 성장 정체 구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일양약품은 2020년 3분기 누적 매출이 2563억원에서 올 3분기 1935억원으로 24.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8억원에서 44억원으로 -82.9%나 급감했다. 일양약품은 항궤양제 '놀텍'과 백혈병 치료제 '라도티닙'(슈펙트) 등 급여 의약품 중심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전통 제약사다. 매출 구성을 보면 3분기 매출의 약 40%가 급여 의약품에서 발생했다.제일약품도 2020년 3분기 누적 매출 5184억원에서 올 3분기 4354억원으로 외형이 크게 뒷걸음질쳤다. 제일약품은 위식도역류 치료제 '자큐보',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플러스', 고혈압·순환기·소화기 계열 전문의약품 등을 보유 중이다. 이 회사는 매출 기반이 급여 전문약에 지나치게 집중돼 급여 의약품 비중이 80%를 넘는다. 비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을 세 배 이상 키우며 성장을 이어간 것과 비교하면 급여 중심사의 부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휴젤·파마리서치·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비급여 중심 기업 10개사의 평균 매출은 2020년 3분기 누적 3438억원에서 올 3분기 누적 9947억원으로 189.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16억원에서 2930억원으로 309.2% 급증했다.휴젤은 보툴리눔톡신·필러 중심 고마진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한 대표 기업이다. 보툴리눔 톡신제 '보툴렉스'와 히알루론산(HA) 필러 '더채움'이 대표 제품이다. 올 3분기 이 회사 매출은 3060억원으로 5년 전 대비 113.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02억원에서 1430억원으로 184% 급증했다.재생의학 기반 연어·복어 DNA(PN·PDRN) 주사제와 에스테틱 의료기기를 주력으로 하는 파마리서치도 최근 5년간 비급여 기업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업체 중 하나다. 매출은 2020년 3분기 775억원에서 올 3분기 3929억원으로 40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21억원에서 1625억원으로 7배 이상 증가했다. PN·PDRN 피부재생 시술 확산과 의료기기·화장품 부문의 급격한 성장, 해외 매출 증가가 맞물리며 실적 증가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위탁개발생산(CDMO) 업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비급여 기업 중 외형 측면에서 사실상 시장을 압도하는 존재일 뿐만 아니라 급여 의약품 중심 제약사와는 비교 자체가 어려울 만큼 외형과 성장 속도에서 격차를 벌린 기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은 2020년 3분기 7895억원에서 올 3분기 4조2484억원으로 438.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02억원에서 1조6911억원으로 745% 급증했다. 결국 소수 비급여 대형 기업의 급격한 외형 확장이 전체 실적 평균을 끌어올리면서 산업 전반이 성장한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영업이익률을 놓고 보면 비급여 의약품 중심 업체와 급여 의약품 중심 업체 간 온도차가 더욱 극명하다. 비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20년 20.8%에서 2025년 29.5%로 증가, 고마진 사업 구조가 더 공고해졌다. 반면 급여 의존도가 높은 전통 제약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6.6%에서 6.3%로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되레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비급여 의약품 대표 기업인 휴젤의 경우 올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률이 46.7%에 달한다. 이는 매출 절반 가까이를 이익으로 남기는 구조라는 얘기다. 이 같은 초고수익 구조는 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매출 1위인 유한양행만 보더라도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이 1조6406억원에 달하지만 영업이익률은 4%대에 머무른다.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큰 외형을 갖고 있는 데다 국내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항암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를 보유했음에도 한 자릿수 초반의 수익성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수익성 악화에 영업직 내보내고 CSO 전환…"약가 인하 시 생존 위태급여 의약품 중심 제약사 내부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급여 의약품 중심 제약사 가운데 상위 20개사의 평균 매출은 2020년 3분기 3495억원에서 2025년 3분기 5074억원으로 45.2% 증가했지만 하위 20개사는 2647억원에서 3554억원으로 34.3%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수익성 측면에서는 격차가 한층 뚜렷해진다. 상위 20개사는 영업이익이 2020년 3분기 254억원에서 올 3분기 477억원으로 88.1%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하위 20개사는 153억원에서 68억원으로 55.5% 감소했다.급여 의약품 중심 제약사 가운데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기록한 기업은 2020년 14곳에서 올해 9곳으로 줄어들며 고수익 구조를 유지하는 기업이 크게 감소했다. 전체 40개 급여 중심 제약사 중 절반이 넘는 21곳(52.5%)은 5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 가운데 3곳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위권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 역시 5.8%에서 1.9%로 추락해 수익 기반이 거의 무너진 상태다. 특히 급여 의약품 중심 제약사 중 하위권 업체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1%대에 그치거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 수두룩했다. 동화약품·광동제약·경보제약·알리코제약·삼천당제약 등 기업이 1%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의 경우 100원을 팔아도 1원조차 남기기 어려운 구조라는 얘기다.HLB제약(0.2%)과 동아에스티(0.6%)는 영업이익률이 1% 아래로 떨어졌다. 수익성이 한 자릿수 초반까지 무너진 업체가 늘어나는 가운데 한독·대원제약·삼일제약 등 적자 기업까지 증가하면서 급여 의약품 중심 제약사의 수익성 둔화 속도가 업계가 우려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수익성 급락에 직면한 중견·중소 제약사들은 비용 구조를 재편하며 생존을 모색 중이다. 이들 기업은 고정비 부담이 큰 정규직 영업사원(MR) 조직 유지가 어려워진 데 따라 조직 규모 감축에 나섰고 그 빈자리를 판매 실적 기반으로 수수료를 지급하는 CSO로 빠르게 전환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CSO는 제약사가 직접 MR을 고용하지 않고 영업을 외부 조직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급여·4대보험·차량·교육·관리비 등 고정 인건비를 통째로 덜어낼 수 있는 구조다. 다만 외부 인력에 의존하는 만큼 영업 품질 저하나 컴플라이언스 리스크가 뒤따를 수 있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CSO 활용을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제네릭 약가 추가 인하와 기준요건 강화, 급여 적정성 재평가 확대 등을 다시 추진하면서 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정부는 제네릭 약가를 일괄적으로 낮추고 급여 적정성 재평가 범위를 확대하는 약가 개편안을 추진 중이다. 제네릭 약가를 추가로 인하하고 급여 기준을 촘촘하게 재정비해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업계에서는 산업 전반의 수익성이 이미 급격히 떨어진 상황에서 약가가 한 번 더 떨어지면 매출 원천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가 내세우는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라는 명분에 비해 실제 현장에서 제조 기반 약화와 고용 축소 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정규직 생산·영업 인력을 줄이고 외부 인력으로 대체하는 흐름이 가속화하면서 약가 인하가 결국 제약산업의 일자리 감소로 직결될 것이라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실제 현장에서는 약가·원가 압박이 고용 축소로 직결되는 흐름이 명확하게 관찰된다. 주요 중소 제약사의 인력 변동을 분석한 결과 서울제약은 2020년 3분기 201명에서 올해 3분기 87명으로 56.7% 감소하며 절반 이하 수준으로 축소됐다. 서울제약은 자체 영업조직을 대폭 줄이고 CSO 단독 영업 체제로 전환한 대표적 사례다.명문제약도 같은 기간 522명에서 305명으로 약 41.6% 줄었고 일성신약 역시 226명에서 182명으로 19.5% 감소하며 축소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약품 역시 직원 수가 2020년 상반기 435명에서 올해 상반기 260명으로 40% 가까이 감소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현재 CSO와 자체 영업조직을 병행하는 구조로, 고정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MR 축소와 CSO 활용 비중 확대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무엇보다 이번 약가 인하는 중소 제약사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들 기업은 고정비 비중이 높은 제네릭 사업에 집중돼 있어 제품 단가가 조금만 떨어져도 영업이익이 즉각 훼손되는 구조다. 동일 성분 제네릭이 수십 종씩 경쟁하는 과당 경쟁 시장에서는 약가가 소폭만 내려가도 거래처 확보, 유통 마진, 약국 공급, GMP 규제 등 각종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제네릭 중심 제약사들은 치솟는 원가 구조와 약가인하로 수익성이 사실상 붕괴된 수준이다"라면서 "이런 구조적 취약성 속에서 추가로 약가가 떨어지면 중소 기업은 더 이상 대응 여력이 없다"라고 토로했다.약가제도 개편과 위기의 제약업계(1)2025-11-25 06:20:22차지현 -
비보존제약, 매출 33% 증발…신약, 단기 성과 '불투명'[데일리팜=최다은 기자] 비보존제약이 주력 제품 매출 급감에 따른 실적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신약 허가를 받은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를 앞세워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시장 안착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실적 부진은 재무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회사는 재무 개선 등을 위해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상태다. 다만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조달액 축소 가능성도 커졌다. 비보존제약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은 431억원으로 전년 동기(644억원) 대비 33% 줄었다. 영업손실은 15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23억원)과 비교해 적자전환됐다.순손실은 2022년 407억원에서 2023년 34억원으로 줄였지만 지난해 100억원에 이어 올해 3분기까지 196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대표 품목 콜린세레이트정 매출 90% ↓올해 실적 부진은 주력 품목 ‘콜린세레이트정’ 매출 붕괴 때문이다.비보존제약의 '콜린세레이트정' 매출은 지난해 192억원에서 올해 3분기 누적 18억원으로 90% 이상 감소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효능 재평가와 환수 논란 이후 의료기관 처방이 급격히 위축된 탓이다.재무 건전성도 흔들리고 있다. 비보존제약은 2022년부터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자산총계는 1704억원, 부채총계 827억원, 자본총계 877억원으로 자본금(1253억원)에 미달해 자본잠식률은 30%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잠식률 15%)과 비교해 두배 커졌다.자본잠식은 기업의 자본총계(순자산)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다. 코스닥 규정상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2년 연속 지속될 경우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회사는 신약 어나프라주를 턴어라운드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비보존 제약은 지난해 12월 식약처로부터 세계 최초 미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 신약 허가를 획득하며 국내외 시장 공급을 통한 매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어나프라주는 성인의 수술 후 중등도~중증 급성통증에 단회 투여하는 비마약성 진통제로,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 미(非)마약성 신물질 진통제로 허가받았다. 비보존제약은 한국다이이찌산쿄와 공동 판매 체제를 꾸리고, 지난달부터 대형 병원 공급을 시작했다.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어나프라주 국내 승인을 앞두고 영업 마케팅을 위해 2023년 7월부터 발매 준비를 해왔다"며 "올해 4분기 매출 발생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하지만 초기 시장 진입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비보존제약의 판매관리비는 지난해 426억원으로 전년(287억원)보다 40% 가까이 늘었고, 올해 3분기 누계(307억원→330억원)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허가 준비 단계부터 마케팅·인력 비용이 확대되면서다. 신약 시장에서 의료진의 처방 패턴을 바꾸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단기간 실적 반등을 제약하는 요인이다.500억 유증…주가 하락에 조달액 감소 예고최근 발표한 500억 원 규모 주주 배정 유상증자에도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차입금 상환에 23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주주 희석을 감수해 부채를 해결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내년 1월 만기가 도래하는 계열사 비보존 대상 CB(전환사채) 상환을 위한 조치다. 자본 잠식 타개책으로도 보인다.발행가액은 4710원으로 산정됐지만, 주가가 이를 밑돌면서 실제 발행가는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조달액도 줄어들게 된다. 비보존제약의 주가는 현재 4000원대 초반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주주 배정 유상증자는 신주인수권을 기존 주주에게 먼저 주고, 주식을 추가 발행해 주당 가치가 희석되기 마련이다. 규모가 클수록 발행 주식 수가 늘어 주가 하락 폭이 커져 주가에 단기적으로 악재로 작용하게 된다.업계 관계자는 “주력 제품 매출 붕괴로 실적 기반이 약해진 상황에서 재무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 또 유증으로 주가 하락도 하락하고 있다. 신약 매출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시장 불확실성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2025-11-24 12:02:55최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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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약품, 서스틴베스트 하반기 ESG 평가 ‘AA’ 획득[데일리팜=최다은 기자] 부광약품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Sustinvest)가 발표한 ‘2025년 하반기 ESG 평가’에서 ‘AA’ 등급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부광약품은 종합점수 98.02점을 기록하며 제약·생명공학·생명과학 분야 100개 기업 중 4위에 올랐다. 이는 올해 상반기 6위에서 두 계단 상승한 결과다.서스틴베스트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ESG 평가를 도입한 기관으로, 상장·비상장사 약 1300곳을 대상으로 연 2회 ESG 관리 수준을 평가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1299개 기업을 대상으로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부문별 경영 체계를 심사하고 AA부터 E까지 7개 등급으로 평가를 부여했다.부광약품은 환경 부문에서 혁신활동과 생산공정 관리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회 부문에서는 인적자원관리, 지배구조에서는 주주 권리 보호와 이사회 구성·운영 평가에서 우수한 점수를 기록했다.서스틴베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부광약품의 등급은 투자적격 수준에 해당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며 “지속적인 ESG 성과 관리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부광약품 관계자는 “서스틴베스트와 KCGS 평가 모두에서 ESG 경영 역량을 인정받았다”며 “앞으로도 책임 있는 ESG 경영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2025-11-24 10:29:10최다은 -
동성제약, 6개월 남긴 상폐 시한…내부 분쟁 혼란 가중[데일리팜=최다은 기자] 동성제약이 상장적격성 심사 시한을 6개월 앞두고 최대주주인 브랜드리팩터링과 회생절차 관리인(나원균 전 대표·김인수 공동관리인)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브랜드리팩터링은 외부 인수합병(M&A)이 아닌 자체 자금 조달을 통한 경영 정상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법정관리인 측은 기존 계획대로 인가 전 M&A를 통한 회생 절차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최대주주 회생절차 제동 현재 동성제약은 나원균·김인수 공동관리인 체제 아래 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인가 전 M&A 방식으로 재무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지난 20일 브랜드리팩터링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회생절차 중단과 회생폐지 추진 방침을 밝히며 법원의 진행 방향과 정면 충돌했다. 이어 브랜드리팩터링은 서울회생법원에 존속형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브랜드리팩터링이 제출한 새 계획안에는 방학동 본사 토지·건물(감정가 약 500억원)을 포함해 아산공장, 대전·부산 지점, 광진구 직원숙소 등 비영업용 부동산 매각을 통해 약 530억원의 재원을 마련하는 내용이 담겼다.브랜드리팩터링은 동성제약의 채무에 대한 자력 변제가 가능하다며 “회생절차를 통한 M&A는 기존 주주 권리 훼손 우려가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반면 관리인 측은 이같은 결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동관리인 측은 “신규 선임 이사진 4인이 일방적으로 소집한 이사회로, 회생법상 권한 없는 결의”라며 “관리인의 권한을 침해한 무효 행위”라고 반발했다.회생절차가 개시된 만큼 회사의 업무·재산 관리 권한은 관리인에게 전속되며, 이사회 결의가 회생절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관리인 측의 해석이다.동성제약 나원균 전 대표이사 이달 초 유암코와 조건부 투자계약 체결 동성제약은 지난 6월 23일 회생절차 개시 결정 이후 법원 허가를 거쳐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고, 이를 기반으로 인가 전 M&A 절차를 진행 중이다.이사회와 관리인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회생절차의 유지 또는 폐지 여부는 결국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동성제약의 경영권 분쟁은 장기간의 재무 악화와 이양구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격화됐다.이양구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대표직에서 물러나, 경영권을 나원균 대표에게 넘겼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이 올해 4월 보유 지분 14.12%를 브랜드리팩터링에 매각하면서 브랜드리팩터링이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이후 경영진과 최대주주 간 갈등이 본격화됐다.회사는 2018년부터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엔 유동자산 601억원 대비 유동부채는 896억원으로 부채가 자산을 초과했다. 부채비율은 264%로 전년 말 175% 대비 크게 늘었다.특히 동성제약이 지난 5월 약 1억원 규모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양측의 대립이 심화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동성제약의 거래는 5월부터 정지된 상태다. 한국거래소가 제시한 상장적격성 심사 시한은 2026년 5월로, 그 전에 회생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상장폐지 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최대주주와 법정관리인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시장에서는 동성제약의 회생과 경영 정상화는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와 관리인 사이의 해석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 회생 계획의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경영 정상화는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2025-11-22 06:11:12최다은 -
유유제약, 캐시카우 이어 '캣시카우'…새 성장축 확보[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유유제약이 캐시카우 전문의약품 부문의 안정적 수익 기반을 토대로 미국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지난해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된 데 이어 올해도 흑자를 이어가며 ‘전문화·글로벌’ 두 축의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는 모습이다.미국 공략, '고양이 전용 헬스케어'로 니치 시장 선점 유유제약은 지난 19일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해 미국 반려동물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직접 공략한다.중심이 되는 것은 유유제약이 450만 달러를 출자해 설립한 지주회사인 유유 벤처(Yuyu Venture)다. 유유벤처는 유유바이오(Yuyu Bio)와 머빈스펫케어(Mervyn's Petcare) 2개 자회사를 관리하고 있다. 현재 유유바이오는 반려동물용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진행하며 작용 지속 시간이 길고 순응도가 개선된 재조합 단백질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반려동물 만성질환 가운데 특히 고양이 건선 치료제에 집중하고 있으며, 현재 임상 후보물질 도출을 진행하고 있다.또 머빈스펫케어는 반려동물용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진행하며 관절, 피부, 장, 종합비타민 등 고양이 전용 건강기능식품에 집중하는 중이다.이 중 내년부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는 곳은 머빈스펫케어다. 회사는 고양이용 치아 건강기능식품과 스틱형 영양제를 2026년 상반기 미국 시장 출시를 목표로 유통채널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이미 펫 헬스케어 시장이 자리잡고 있는 미국 시장이지만 유유제약은 철저히 니치 마켓(Niche Market)인 고양이 전용 시장을 중심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유유제약 관계자는 "미국 펫 시장 조사를 통해 강아지용 제품은 넘쳐나는 반면, 고양이 전용 의약품과 건기식은 부족하다는 점을 파악했다"며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 속에서 고양이 특화 시장이라는 확실한 블루오션을 공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유유제약은 UCLA 내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매그니파이(Magnify)에 입주해 현지화 작업을 진행 중이며, 미국인 전문 인력을 채용해 현지 시장 침투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유원상 유유제약 대표는 "반려동물산업 진출을 준비하며 특히 고양이 관련 제품에 성장 가능성이 큰 점을 발견했다"며 "유유바이오와 머빈스펫케어는 고양이 바이오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전문의약품이 만든 캐시카우…시너지 투자 여력 확보미국 진출의 배경에는 전문의약품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며 확보한 안정적 재무 성과가 있다.유유제약 공시에 따르면 2025년 3분기까지 누적매출은 1065억원을 기록했다.▲2022년 1388억원 ▲2023년 1372억원 ▲2024년 1331억원으로 최근 3년 간 매년 외형이 줄었지만 올해 분기별 평균 약 350억원의 매출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최근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여기에 유유제약의 최근 매출은 내실을 다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유유제약은 2022년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23년 3억원 그리고 판관비 개선을 통해 2024년 116억원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뛰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익 역시 111억원으로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유제약이 단순 제네릭이 아닌 차별화된 전문의약품 개발이라는 전략을 연도별로 완료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성장이 기대된다.유유제약은 2022~2023년 피부과 중심의 1단계를 지나 지난 10월 알파칼시돌 기반의 알파키 연질캡슐을 출시하며 이어진 골대사·신장질환 치료제 개발을 중심으로 한 2단계 전략(2024~2025년)을 마무리 지었다.회사는 향후 2년(2026~2027년) 동안은 항진균제 전문기업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항진균 성분인 테르비나핀(terbinafine)을 기반으로, 복용 편의성을 높인 250mg 고함량 경구제를 개발 중이며 2026년 7월 출시가 목표다.현재 미국 자회사들의 실적 기여는 없지만, 회사는 내년 머빈스펫케어의 제품 출시 이후 본격적인 외형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2025-11-22 06:10:19황병우 -
매출 정체·수익성↑...'실적 기복' 종근당건강의 체질 개선[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종근당건강이 올해 들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적자에서 벗어나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과열 경쟁으로 매출은 정체를 보였지만 효율적인 비용 지출로 5년 만에 영업이익률이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종근당건강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18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4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종근당건강은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 6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78.4% 증가했고 2,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더욱 확대됐다. 종근당건강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31억원으로 전년동기 15억원보다 20배 이상 치솟았다.분기별 종근당건강 매출(왼쪽)과 영업이익(오른쪽)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금융감독원) 회사 측은 “최근 효율적인 비용 지출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채널 공략 등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면서 비용을 절감했고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종근당건강의 3분기 매출은 1157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0.2% 감소하며 매출 성장세는 주춤했다.종근당건강은 종근당그룹에서 유산균, 오메가3,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담당하는 법인이다. 종근당홀딩스가 최대주주로 지분 51.0%를 보유하고 있다.종근당건강은 2016년 유산균 제품 락토핏을 내놓은 이후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냈다.락토핏은 종근당건강이 자체 개발해 출시한 분말 스틱포 제형의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이다. 연령과 성별에 적합한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를 제공한다는 뜻에서 유산균을 뜻하는 '락토'(LACTO)와 '꼭 맞다'는 뜻의 '핏'(FIT)을 결합한 브랜드를 앞세워 유산균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락토핏은 홈쇼핑과 온라인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가성비 좋은 유산균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량이 빠른 속도로 늘었다.종근당건강은 2018년 3분기 매출 451억원을 기록했는데 2021년 1분기 1636억원으로 2년 만에 3배 이상 확대됐다. 이 기간에 영업이익은 73억원에서 165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종근당건강은 2021년부터 실적 부진을 겪었다. 종근당건강의 매출은 2021년 1분기 1636억원으로 신기록을 경신한 이후 하락세를 겪었다. 2023년 4분기 매출은 1083억원으로 약 3년 만에 33.8% 축소됐다. 건강기능식품 시장 경쟁 과열에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종근당건강은 지난해 1분기 매출 1316억원으로 반등했지만 이후 들쭉날쭉한 행보를 나타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3638억원으로 전년대비 3.6% 줄었지만 2년 전보다 4.0% 늘었다.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소비 패턴이 건강기능식품에서 패션, 뷰티, 여행 등으로 변경되면서 건강기능식품 시장 위축으로 이어진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제약사 뿐만 아니라 식품 업체들이 앞다퉈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뛰어들면서 출혈경쟁에 따른 실적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종근당건강은 수익성도 기복을 나타냈다. 지난 2021년 1분기과 3분기에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022년에는 4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2023년 영업이익 190억원으로 반등했지만 지난해 영업손실 2억원으로 1년 만에 다시 적자전환했다.하지만 올해 다시 반등하면서 3분기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16.1%에 달했다. 지난 2020년 1분기 18.8%를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종근당건강은 2021년 1분기 10.1%를 기록한 이후 올해 2분기까지 단 한번도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어서지 못했다.종근당건강은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내놓으며 실적 반등을 꾀하는 모습이다. 2023년 당케어, 인지력케어, 간케어 등 유산균 케어라인 사업을 시작했다. 종근당은 지난해 당뇨환자를 위한 영양조제식품 ‘닥터케어 당코치 제로’, 프로바이오틱스 요거트 ‘마시는 락토핏 유산균 오리지널’, 체지방 감소 기능성 다이어트 유산균 ‘지엘핏 다이어트’, 체중조절용 조제식품 ‘다이어트코치’, 프로바이오틱스 요거트 ‘락토핏 마시는 유산균 사과’ 등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았다.2025-11-21 12:00:45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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