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약사가 '왜 겁 주냐'는 환자와 소통하려면
- 데일리팜
- 2019-01-21 20: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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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연화 약사(경기 성남시 모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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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당뇨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렇잖아도 우울함 가득인데, 약을 건네주는 약사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당뇨는 평생 다독거려야 하는 관리 질병입니다. 매일 약을 먹고 잘 관리 하지 않으면, 당뇨에 의한 합병증이 올 수 있습니다" 라고요.
그래서 합병증이 무어냐 물으니, 작은 혈관들이 있는 시신경이 안 좋아져 실명의 위험이 있을 수 있고, 발 상처가 났을 때 발 관리를 제대로 안하면 외과적인 수술을 할 수도 있고, 큰 혈관들도 순환이 잘 안 되니 막히거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니 혈압과 고지혈증 관리도 잘 하라고 합니다.
에잇! 정말 왜들 이렇게 말하는 걸까요? 나는 지금 현재 아무 느낌이 없는데, 내일 당장 나에게 큰 일이 일어날 것처럼, 왜 이렇게 약사는 위협을 하는 건지. 아주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약사의 커뮤니케이션은 기본적으로 지각된 위험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 됩니다. 왜 그럴까요? 이론적 배경의 기반은 '건강신념모델'입니다. '건강신념모델(Health belief model)'은 1974년 MH Becker에 의해 주도적으로 연구된 헬스커뮤니케이션의 기반이 되는 모델입니다.
이 모델에 따르면 개인의 건강 행동은 어떤 이슈에 대한 지각된 위험(지각된 위험은 지각된 심각성과 지각된 취약성: 발생가능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프로세스를 상상해 보면 됩니다.
"네가 혈압약을 꾸준히 먹지 않으면, 이렇게 심각해질 수 있다"고 위협을 하면, 개인은 "내가 혈압약을 먹지 않으면, 위험해 지겠구나"라고 생각하며 그 질병에 대한 위험을 지각합니다. 나에게 어떤 위험이 생길지를 지각해야, 개인은 예방적 건강행동을 한다는 것이 바로 '건강신념모델'의 기본 원리입니다.
이 논문이 발간된 이후 지각된 취약성(발생 가능성)과 지각된 심각성, 건강행동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후 헬스 커뮤니케이션 연구는 타니엘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전망이론(Prospect theory)'에 의해 더 풍성해 집니다. 전망이론의 핵심은 '손실과 이득 프레임'입니다.
예를 들어, 당뇨약을 꾸준히 먹으면 합병증을 예방하고 기대 수명이 10년 늘어 날 수 있다고 캠페인을 하면(예시) 이것은 '이득 프레임'입니다. 반면 당뇨약을 꾸준히 먹지 않으면 하지 말단을 자를 수 있는데, 당뇨 환자는 일반 환자보다 하지 절단 위험이 최고 30배까지 높다고 하면(예시) '손실 프레임'입니다. 어떤 것이 효과가 더 좋을까요?
일반적으로 질병치료 관점, 약을 꾸준히 먹어 치료하는 관점에서는 손실프레임이 더 효과가 좋다는 연구가 많습니다. 인간은 아무래도 손실에 민감하니까요.
그런데, 어떤가요? 너무 무섭고 듣기도 싫고, 속상하기만 합니다. 이쯤에서 겁을 주어서 건강행동으로 이끄는 것 말고, 이득을 강조해서 건강행동으로 이끌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는 주장도 나올 수 있겠죠. 그래서 연구자들은 또 연구를 합니다. 연구 결과 건강 검진의 경우에는 이득 프레임이 좀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건강검진을 하면 어떤 병을 빨리 발견해서 치료 확률이 높아진다는 캠페인을 종종 보게 됩니다.
약사의 말, 그리고 공공 캠페인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은, 그저 환자를 위협하고 우울하게 만들기 위해 고안되지 않습니다. 이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듣는 이의 건강 행동과 연결되어 있고, 약사는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 공부를 해야 합니다.
1970년대와 지금의 환자군은 다릅니다. 흐름에 따라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습득하고, 자신의 커뮤니케이션이 고객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지 검토해 보는 것은, 고객 중심으로 의료가 개편되는 이 상황에서 아주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약사의 말은 고객을 건강행동으로 이끌어야 한다.' '약국은 고객의 건강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이 명제는 지역약국(community pharmacy) 고객 접점에서 약사와 고객의 소통을 통해 증명돼야 합니다. 이론은 인간이 생존, 적응, 진화를 위해 활용한 일종의 도구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수많은 이론은 소통 대상인 고객의 행동을 바꾸는 근간이 됩니다.
약사가 배운 것을 제대로 활용하고, 고객의 건강에 이바지 할 수 있는 도구인 이러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이론 교육이 제대로 시작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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