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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비를 코로나 성금으로…가정의학회 '착한 아우성'

  • 안경진
  • 2020-03-06 12:15:33
  • 최환석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

최환석 가정의학회 이사장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일주일 전 대한가정의학회 임원진들은 긴급 회동을 가졌다. 창립 4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준비하던 춘계학술대회를 불과 한달여 앞두고 'COVID-19(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임원진들은 개최 예정지였던 경주를 포함해 대구, 경북 지역이 감염병으로 인한 대형 위기에 처한 터라 행사 취소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런데 홈페이지에 사전등록금 환불절차를 공지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학술대회 등록비를 환불받는 대신, 대구경북지역을 위한 성금으로 기부하겠다는 학회 회원들의 문의가 쇄도한 것이다.

가정의학회에 따르면 공지가 나간 직후부터 3일동안만 1470만원의 성금이 모였다. 학회는 급박한 상황을 고려해 대한의사협회에 해당 성금을 즉시 전달하고, 춘계학술대회 등록비를 '코로나19 관련 회원돕기 성금'으로 전환하는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학술대회 홈페이지의 사전등록 환불신청 페이지에서 전액환불 외에 전액기부 또는 부분기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하고, '대구경북지역에 보내는 응원메세지'를 취합해 성금과 함께 전달하는 형태다. 지난 4일동안 1500만원의 성금이 추가로 모이면서 오늘 오후 의협에 전달하기로 했다.

학회는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성금과 기부활동을 계속해서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관련 올바른 의료정보를 알리자는 취지에서 'COVID-19와 실내생활의 올바른 건강지키기' 캠페인을 시작하고, ▲영향불균형이 오지 않는 음식 만들기 ▲바이러스와 세균의 차이 ▲효과적인 실내 스트레칭 ▲집에서 하는 유산소 운동 ▲이럴 때 보는 명의의 건강포인트 ▲혼자 있을 때 담배 끊어버리기 등의 주제로 유튜브 방송을 통한 대국민 건강강좌를 준비하고 있다.

대한가정의학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춘계학술대회 등록비환불과 성금모금 안내 규정(자료: 대한가정의학회)
최환석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은 지난 5일 데일리팜과 통화에서 이 같은 사연을 전하고,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고자 하는 1만여 회원들의 아우성과 같은 건의를 받아들여 의협의 모금운동에 동참하게 됐다. 동료 의료진들을 향한 회원들의 마음에 감동받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간 드러나지 않았지만 가정의학회는 코로나19 발생 직후부터 지역사회 건강을 수호하기 위한 '일차의료' 지킴이 소임을 담당해 왔다. 지난달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는 조짐이 포착되자 재빨리 학회 내부에 비상대책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대구경북지회 회원의 의료활동 지원대책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마스크 부족사태에 대비해 급히 수급에 나섰지만 이미 어려워진 상황이어서 겨우 1000장을 마련해 전달했다.

최 이사장은 "대구경북지회 이근미 지회장님이 거점병원인 동산병원과 대구의료원에 250매씩 전달하고, 나머지 수량을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회원들의 병원에 전달했다. 대구경북에서 가장 가까운 부산가정의학회에서도 부산아시아드요양병원 코호트 격리로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소식에 여러 회원들이 자원봉사에 나서고, 부족한 손세정제를 마련해 대구경북지회에 전달했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계명대병원 김대현 교수(왼쪽)와 부산가정의학회에서 대구경북지회에 전달한 손세정제(자료: 대한가정의학회)
감염병의 최전선이나 다름없는 대구경북 지역의 사연은 더욱 눈물겹다. 현지 회원들은 진료 이후 저녁시간과 주말 일정을 할애해 선별진료활동에 참여 중이다. 지난주 학회 공문을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전국 각지의 회원들의 자원으로 대구동산병원과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 등으로 투입되는 인력이 늘어나자, 계명대병원 김대현 교수는 자진해서 타지 회원들의 숙소 지원에 나섰다.

최 이사장은 "가정의학회 회원들이 일차의료의 주역으로서 감염병으로부터 지역사회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각자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특히 대구 경북 지역의 동료 의료인들의 노고는 눈물겹다"라며 "이번 감염병을 하루 빨리 이겨내고 장기적으로는 주치의제도 도입 등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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