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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약 "정부 약 배송 전면 확대 반대…검증 먼저"

  • 김지은 기자
  • 2026-08-22 18:16:03
  • 요약
  • "의료취약계층 의약품 전달 필요성에는 공감"
  • "접근성 넓히되 안전의 문턱 낮춰서는 안 돼"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정부가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의약품 배송 확대 논의에 착수한 데 대해 서울 송파구약사회가 법률에 따른 제한적 약국 외 인도조차 시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면 확대를 별도 입법 과제로 공식화하는 것은 정책의 순서를 거꾸로 세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파구약사회(회장 최명수)는 22일 성명을 통해 의료취약계층의 의약품 접근권을 위한 제한적인 전달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보편적 배송으로 확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전면 확대에 앞서 안전·책임체계 구축도 요구했다. 공적 전자처방전달시스템을 제도 시행과 동시에 가동하고 진료자·수령자·복용자를 확인할 수 있는 인증체계와 처방·조제·복약지도·운송·수령 전 과정의 추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송 제외 의약품과 보관·운송 기준, 오배송 시 회수·폐기·재조제, 사고 보고와 손해배상 체계 등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약사회는 "필요한 환자의 의약품 접근권을 보장하는 일에는 적극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접근성을 넓힌다는 이유로 안전의 문턱을 낮추는 정책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처방의약품 전달은 물류의 속도가 아니라 치료의 연속성과 책임의 완결성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제한 시행과 독립 평가, 결과 공개를 거치지 않은 처방의약품 전면 배송 확대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서 전문]

법정 제한 인도도 시행 전이다

처방의약품 전면 배송의 결론부터 정하지 말라!

접근성은 넓히되, 안전의 문턱은 낮추지 말라

제한 시행 → 독립 평가 → 결과 공개 → 국회 판단
이 순서를 거꾸로 세우지 말라

송파구약사회는 정부가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의약품의 약국 외 인도, 이른바 약 배송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에 착수한 데 깊은 우려를 표한다. 정부가 아직 전면 허용을 결정한 것은 아니며, 별도의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분명하다. 그러나 법률이 정한 제한적 제도를 시행하고 평가하기도 전에 전면 확대를 별도의 입법 과제로 공식화한 것은 정책의 순서를 거꾸로 세운 것이다.

2026년 12월 24일 시행 예정인 개정 의료법은 약국 외 인도 대상을 섬·벽지 거주자, 장기요양급여 수급자, 등록장애인, 제1급·제2급 감염병 환자, 희귀질환자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현행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의 재택수령 대상도 이와 유사한 범위로 제한돼 있다. 이는 의약품 접근이 어려운 환자를 돕되, 오남용과 안전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한 사회적 안전장치다.

접근성과 안전은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선택지가 아니다. 거동이 어렵거나 의료 접근성이 낮은 환자에게 의약품 전달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치료 접근권의 문제일 수 있다. 송파구약사회는 이러한 환자에게 필요한 전달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예외적 전달과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배송은 규모도, 위험도, 책임 구조도 전혀 다른 정책이다.

정부는 조제약의 품질관리, 환자의 실제 수령 여부, 복약지도 방법 등 세부 안전기준을 앞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면 확대에 필요한 핵심 기준과 책임체계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전기준을 나중에 만들면서 대상부터 확대해서는 안 된다. 제한적으로 시행하고,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결과를 공개한 뒤, 국회가 확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처방의약품은 일반 소비재가 아니다. 약사가 처방을 검토하고, 환자의 복용 이력과 알레르기, 중복 투약과 약물 상호작용을 확인하며, 복용법과 주의사항을 설명하는 과정까지가 조제다. 약이 문 앞에 도착했다고 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올바른 환자가 정확히 수령하고, 복약지도를 이해하고, 실제로 안전하게 복용할 때 비로소 치료 과정이 완성된다.

보편적 배송이 도입되면 위험의 지점은 약국 밖으로 길어진다. 보관 온도·습도·차광 조건의 이탈, 배송 지연과 파손, 오배송·분실·문전 방치, 부적절한 대리수령, 개인정보 노출이 발생할 수 있다. 배송 실패나 오배송이 발생했을 때 누가 회수하고, 해당 의약품의 재사용을 어떻게 금지하며, 폐기·재조제 비용과 환자 피해를 누가 부담할지도 명확하지 않다.

특히 비대면진료와 제3자 배송이 결합하면 ‘진료를 받은 사람’, ‘의약품을 수령한 사람’, ‘실제로 복용하는 사람’이 서로 달라질 수 있다. 현행 지침의 본인확인 의무와 개정 의료법의 명의도용 금지 규정만으로 이 세 단계의 동일성 또는 적법한 대리관계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처방·조제·복약지도·운송·수령의 전 과정을 추적하고 기록할 수 있는 실효적 인증체계가 먼저 구축돼야 한다.

공적 전자처방전달시스템도 선택사항으로 남겨서는 안 된다. 개정 의료법은 보건복지부장관이 비대면진료지원시스템과 전자처방전전달시스템을 구축·운영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정부가 책임지고 운영하거나 공공기관에 위탁하는 시스템을 제도 시행과 동시에 가동하고, 처방전의 위·변조와 재사용을 차단하며, 민간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도 환자가 약국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에 미칠 영향 역시 추정이 아니라 자료로 검증해야 한다. 국회에 제출된 보건복지부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023년 6월부터 2025년 5월까지 비대면진료·조제 시범사업 관리료 청구액은 174억 2,861만 원에 달했다. 이 금액은 배송비나 재정 누수액이 아니며, 비대면진료에 수반되는 추가 업무에 지급된 관리료다. 따라서 이 숫자만으로 배송 확대가 재정을 악화시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확대 전에 대면진료 대비 총진료비·약제비, 반복·중복 진료율, 처방일수, 비급여 처방 비중, 관리비용과 부정수급 위험을 독립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근거로 삼아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신분증 대여·도용에 따른 부정수급 적발 인원은 3,217명, 결정금액은 약 40억 6,600만 원이었다. 이는 비대면진료에서 발생한 통계가 아니며, 비대면진료나 배송의 부정수급 규모를 의미하지도 않는다. 다만 대면 환경에서도 본인확인을 우회한 부정수급이 지속돼 왔다는 점에서, 비대면진료와 배송이 결합할 경우 별도의 위험평가와 더 강한 인증체계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이에 송파구약사회는 정부와 국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제한적 약국 외 인도제도의 안전성과 재정 영향이 검증될 때까지, 전면 확대를 전제로 한 입법 추진과 결론 선행형 협의를 중단하라. 다만 제한적 제도의 평가와 안전기준 마련을 위한 검증 협의는 즉시 시작하라.

둘째,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의 연령·지역·질환·처방품목별 이용 실태, 반복·중복 처방, 비급여 의약품 처방, 이상반응, 불법 배송, 복약지도 이행, 의료비·약제비 영향을 독립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와 원자료의 범위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라.

셋째, 보건복지부가 책임지는 공적 전자처방전달시스템을 제도 시행과 동시에 가동하도록 의무화하라. 처방전의 위·변조와 재사용을 차단하고, 민간 플랫폼을 거치지 않는 환자의 약국 선택권을 보장하라.

넷째, 진료자·수령자·복용자의 동일성 또는 적법한 대리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다단계 인증체계를 구축하고, 처방·조제·복약지도·운송·수령 전 과정의 이력을 추적·보존하도록 하라.

다섯째, 배송 제외 의약품, 약사에 의한 쌍방향 복약지도와 이해도 확인, 품목별 보관·운송·포장 기준, 인계·수령 확인, 배송 실패와 오배송 시 회수·재사용 금지·폐기·재조제, 사고 보고와 손해배상 체계를 명확히 하라. 책임 원칙과 배상체계는 법률에, 기술 기준과 세부 절차는 시행령·시행규칙 및 고시에 규정하라.

여섯째, 결론을 미리 정한 형식적 협의가 아니라 현장 약사와 환자단체, 보건의료·법률·재정 전문가가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이해관계자의 자료 제출과 검증이 보장되는 ‘검증 중심 협의체’를 구성하라.

송파구약사회는 필요한 환자의 의약품 접근권을 보장하는 일에 적극 협력할 것이다. 그러나 접근성을 넓힌다는 이유로 안전의 문턱을 낮추는 정책에는 동의할 수 없다. 처방의약품 전달은 물류의 속도로 평가할 일이 아니라, 치료의 연속성과 책임의 완결성으로 평가해야 한다.

약이 문 앞에 놓였다고 의료가 끝난 것은 아니다.

처방부터 복용까지 책임이 이어질 때만, 배송은 의료가 될 수 있다.

송파구약사회는 국민의 건강권과 올바른 의약품 사용을 지키기 위해, 제한 시행·독립 평가·결과 공개라는 원칙을 건너뛴 처방의약품 전면 배송 확대에 단호히 반대한다. 정부가 정책의 순서를 바로 세우고 책임 있는 검증 절차로 전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6년 8월 22일

송파구약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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