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약사 면대다"…임대인은 왜 약국 면대업주를 자처했나
- 김지은 기자
- 2026-02-11 06: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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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인, 경찰에 임차 약사 면대약국 혐의로 고발
- 약사와의 민사소송 압박 수단…“사실상 자수 행위”
- 경찰,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변호인 “보복성 허위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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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임대인이 임차 약사와의 민사 소송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약사를 면허대여 혐의로 고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사실상 임대인이 본인을 면허대여 업주라 시인하면서까지 약사와의 소송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산을 사전에 차단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안양만안경찰서는 최근 약사가 아닌 자가 약국을 실질적으로 개설, 운영했다는 일명 면허대여 약국 혐의로 고발된 A약사 사건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사건의 발단은 사실상 약국 임대인이 약사를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고발인인 B씨는 전대인인 자신의 어머니 C씨가 약사 A씨의 명의를 빌려 약국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다며 A약사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고발의 핵심 근거는 ▲전대차 계약서상 권리금 5:5 분배 조항 ▲매출 연동형 월세 구조 ▲고발인인 자신(B씨)이 약국 개설 서류 제출을 1회 대행한 점 등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수사 결과 약국의 실질적 개설이나 운영 주체는 약사인 A씨라고 판단하며 약사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먼저 약국 운영의 모든 권한을 약사인 A씨가 행사했다는 점을 주효하게 봤다. A씨는 약국 계좌의 통장, OTP 카드, 공인인증서 등을 모두 직접 관리하며 자금을 운영했고, 약국 운영으로 발생한 수익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등 운영 성과가 A씨에게 귀속됐다. 반면 전대인 C씨는 계약에 따른 월세를 지급받았을 뿐 약국 운영 수익을 분배받은 사실이 없었다.
또 의약품 주문이나 조제·판매 등 핵심 업무를 A약사가 전담했다는 점도 주효하게 봤다. A약사는 의약품 도매나 제약사와 직접 거래하며 의약품 구매 관련 업무를 전적으로 결정하고 집행했으며 약사로서 약국에 상주하며 의약품 조제나 판매 업무를 직접 수행하기도 했다는 점이다.
전대인인 C씨나 그의 아들이자 고발인 B씨는 약국에 출근하거나 운영에 관여한 바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더불어 사건의 약국의 특이한 전대차 계약은 소송 리스크 때문이었던 것도 일정 부분 경찰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계약 당시 해당 약국은 1층 약국으로부터 약국영업금지 청구 소송이 제기된 상태로, 패소 시 약국을 즉시 폐업해야 하는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경찰은 매출 연동형 월세 역시 상가 임대차에서 사용되는 방식으로, 이를 사무장 약국의 근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B씨의 이번 고발은 A약사가 약국 폐업 후 전대인 C씨를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청구 소송을 취하시키기 위한 보복성 조치였던 정황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고발인 B씨는 민사소송 제기 이후 A약사에게 ‘사무장 약국으로 고발하겠다’는 취지의 협박성 문자를 보냈고, A씨가 이에 응하지 않자 실제 고발을 감행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법률 전문가는 경찰의 이번 결정에 대해 약국 개설이나 운영의 주체를 판단하는 명확한 기준을 재확인하고, 민사소송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악용된 형사 고발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A약사 측 법률 대리를 맡았던 박정일 변호사는 “이번 무혐의 결정은 당연한 결과”라며 “A약사는 약사로서 모든 법적·운영적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약국을 경영했고, 고발은 민사상 채무를 회피하기 위해 형사사법 절차를 악용한 명백한 허위 고발”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경찰의 이번 결정은 약국 개설 및 운영의 주체를 판단하는 명확한 기준을 재확인하고, 민사소송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악용된 형사 고발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억울한 고발로 정신적 고통을 겪은 약사의 명예가 회복돼 다행이다. 부당한 목적으로 형사 고발을 남용하는 행태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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