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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 개선의 딜레마

  • 신현창 논설고문
  • 2009-01-22 06:45:27

약사회가 직능단체 중에서 부러움을 사는 현상의 하나가 단결력이다. 실제 내용이 어떻든 외부에선 그렇게 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회장 직선제도에서 확인하기도 한다.

약사회의 직선제는 성공사례로 자타가 인정한다. 역사가 짧고 직선제를 운영하는 직능단체가 많지 않아 돋보일 것까지야 없겠지만, 먼저 시작한 의사단체에서는 간선제로의 환원이 거론되는 실정이므로 직선제=조직력의 등식이 성립되는 관점에서는 약사회가 벤치마킹 대상이 될 만도 했다.

그러나 약사회에도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일 개최된 대한약사회의 선거관리제도 공청회에서 지적된 현실적 문제점을 보면 △선거관리 중립성 △선거비용 부담 △선거규정 위반 제재 △선거행정 사무의 효율성 △보궐선거 세부 규정 등이 꼽히고 있다.

어떤 제도든 완벽이란 있을 수 없다. 약사회 직선제도 세 차례 치르는 동안 후보자나 회원 모두 피곤을 느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과열경쟁으로 빠지는 필연적 상황, 그리고 잘못된 것을 즉각 바로 잡는 제어 장치의 미흡에 있다. 즉 과열경쟁과 처벌 불능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과열경쟁은 회원들을 자칫 식상하게 만든다. 또한 위반 사항 제재 문제는 회원들의 신뢰도와 관심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핵심사항 모두 후보자와 투표권자의 양식에 걸린 문제이다. 인위적 장치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딜레마는 그것뿐이 아니다. 흔한 말로 선거는 축제분위기여야 한다지만 그렇게 하려면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고 홍보활동이 최대한 확대되어야 한다. 직선제의 목적은 회원 모두의 관심과 직접참여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해서 규제를 남발하다보면 축제는커녕 회원이 외면을 하게 되고 직선제의 의미가 사라진다. 선거제도 개선 논의 자체에 이의가 있을 수 없지만 자꾸 움츠리고 조여가는 논의방향은 바람직하지 않다. 직선제를 택한 이상 그 값어치를 치를 준비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민주주의의 대가는 비싸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공청회의 발제문에서도 홍보물 발송비용이 가장 큰 비중이라고 지적했듯이 비용측면의 문제는 홍보물발송과 약국방문에서 개선점을 찾는 것이 현실적이다. 시대의 흐름을 거론치 않더라도 인터넷 활용 확대라는 훌륭한 대안이 있기 때문이다.

선거 관리 공정성과 위반사항 제재의 측면에서 국가 선관위에 위탁하는 방안이 나온 것은 색다르고 진보된 의견이다. 그러나 약사회 정도의 수준이라면 자율적인 관리를 하는 것이 정답이다. 약간의 허점이 있더라도 스스로 해결하는 경험을 축적하고 관록을 쌓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이다.

약사회의 직선제가 성숙한 민주주의실천의 상징으로 남기를 바란다면 ‘축제’의 참뜻을 음미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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