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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 도매업계

  • 데일리팜
  • 2010-11-11 06:30:09

이한우 한국의약품도매협회장이 9일 “종합병원 유통일원화 일몰기간 3년 연장을 이끌어 내지 못한데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회장단 회의를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2월 총회까지만 회장직을 수행하겠다”고 말해 도매업계가 내홍의 국면에 빠져들었다.

이 회장은 유통일원화 일몰 유예라는 선거 공약을 이행하지 못해 사퇴한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도매업계 안에 형성된 '퇴진 압박기류'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직선제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정치역학 관계가 이 회장의 사퇴의사 표명을 강제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미 2008년 1월15일 일몰기한이 올해 말까지로 한정됨으로써 사실상 폐기된 유통일원화제도의 수명을 3년 연장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특히 그것이 선거 공약이라는 이유로 이 회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업계 일각의 행태는 도매업계 미래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 회장 사퇴로 폐기된 제도가 살아 돌아오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도매업계가 당면한 현안이 저절로 풀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

'유통일원화 일몰 유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복지부의 판단처럼, 도매업계에 3년이 더 주어진다고 해서 별로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업계 인사들이 이 회장을 사퇴로 몰고 가는 것은 정치적 행위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어느 선진국도 의약품 유통을 법으로 강제하는 나라는 없다. 도매업계 스스로 역량을 키움으로써 제약회사들이 그들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도록 진화한 결과물로 유통일원화가 자연 형성됐을 따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 특수성 때문에 17년간이나 유통일원화를 법으로 강제했지만 이 기간 도매업계는 제약회사의 물류를 끌어당기는 자생력을 갖추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도매업계가 탄탄한 생존의 기반을 닦으려고 할 때 최우선 순위는 업계에 안정적 리더십을 형성, 도매업계 고유의 상류기능과 물류기능의 완성도를 높여 제약회사라는 고객의 호감을 받는 일이다.

판촉 능력이 극대화된 상류기능과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 물류기능을 서둘러 강화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도매업계가 머리까지 깎으며 고군분투한 회장 한명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 모습은 볼썽사나울 뿐 아니라 현명하지도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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