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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받은 공보의, 처방 4~5배 더 발행"

  • 정웅종
  • 2010-12-13 06:49:04
  • 요약
  • 지방보건소 리베이트 무풍지대…"공보의 죄책감 없었다"

[뉴스분석]=지방소도시 거제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나

경찰의 수사 속도가 붙으면서 거제발 리베이트 실상이 양파 껍질 벗겨지듯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지방의 소도시에서 벌어진 제약회사 영업사원과 공중보건의의 검은 거래는 그 행태와 방식면에서 대도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의료전달체계의 모세혈관인 지방의 보건지소마저 리베이트에 쉽게 노출됐고 젊은 의사들마저 이를 관행처럼 여겨 왔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농어촌지역 공중보건의 처방·조제 '맘대로'

이번 리베이트 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거제경찰서 서영천 지능팀장은 "영업사원에게 술 얻어 먹고 그 대가로 처방을 늘려 준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 놀랐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그 만큼 오랫동안 리베이트가 하나의 관행처럼 여겨져 왔고 보건소마저 이를 묵인했다는 얘기다.

공중보건의 리베이트 사건이 벌어진 거제시 한 보건지소.
서 팀장은 "처방과 조제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의약분업 예외지역이라는 특징 때문에 시골 공중보건의마저 로비 대상이 됐다"고 분석했다.

보건지소에서 쓰이는 약물이 주로 노인층 만성질환 의약품인 고혈압, 당뇨약 등인데 약을 늘리거나 제약회사를 바꾸기가 그 만큼 손 쉬웠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이 확보한 리베이트 증거는 뭔가

현재 입건된 공중보건의와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은 리베이트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향응과 접대, 돈 거래가 있었던 시점을 전후로 관련 증거를 확보한 상태다.

예를 들면, 이 같은 리베이트가 제공된 시점 직후 해당 제약회사 약 처방이 4~5배 늘어났다는 점이다. 경찰은 구체적으로 "10만원 처방이 갑자기 100만원까지 늘어났다"고 언급했다.

현재 계좌에서 확인된 리베이트 금액은 2000만원. 경찰은 계좌 이외에 현금이나 다른 형태의 리베이트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거제 지역 일반 병의원의 리베이트 혐의도 함께 조사 중이다. 제약회사가 주로 강연료라는 형태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측은 "10분 강연료로 40~50만원이 지급된 증거를 확보했다"며 "병의원 집기나 용품을 대신 구매해 준 사례도 확인된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 "장부 더 볼 게 있다"-제약사 "변호사 입회" 방어

경찰서에서 리베이트 조사를 받고 있는 한 공중보건의.
이번 사건이 언론에 부각되면서 리베이트 제공 혐의를 받고 있는 제약회사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B사, C사, D사 등 이른바 매출 상위 10위권 안에 드는 회사들은 참고인 진술마저 변호사를 입회시키는 등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쌍벌제 시행된 이후 첫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됐다는 부담감과 함께 고혈압과 당뇨약 등 자사 매출에 영향이 큰 제품이 혹시 약가인하라도 당하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거제 지역 뿐만 아니라 인근 고성, 통영, 사천시까지 리베이트 수사를 확대했다. 당초 계획했던 연말까지의 수사 종결이 힘들어지면서 내년까지 수사가 연장될 가능성이 커졌다.

경찰측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장부에서 더 살펴볼 게 있다"며 "입건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 영장청구 시점이 아니라는 경찰의 말도 수사 연장 의지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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