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 30분' 벗어날 때 비로소 약사다
- 데일리팜
- 2011-04-25 06: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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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일간신문이 약사 복약지도를 정면으로 문제삼고 나서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식후 30분에 드세요'라는 말 한마디로 720원의 복약지도료를 챙기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이 보도이후 여파는 현장으로 이어져 약국을 찾는 환자들이 '복약지도료가 뭐냐'며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일부 사례를 극단의 모형으로 일반화했다는 것이 약사들의 항변이지만 해당 기사의 독자들, 다시 말해 일반 국민들은 속시원해 하는 모습이다.
환자들은 약국에서 조제를 받은 후 계산할 때 자신들이 지불하는 돈은 모두 약값이려니 하지 굳이 그 안에 복약지도료나 의약품 관리료가 포함돼 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랬기 때문에 지금까지 '식후 30분에 드세요'라는 약사의 한마디 말도 감사하게 받아들인 것이 사실이다. 이제 약국에 지불하는 돈에는 약값 말고도 다른 내역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 만큼 환자들의 시선은 복약지도를 하는 약사들의 입을 향할 것이다. 이미 전문신문들은 의약분업이 시행된 2000년 8월이후 충실한 복약지도의 중요성에 대해서 줄 곧 지적해왔다.
대한약사회 역시 약사의 정체성 강화를 전국 약국가에 전도하다시피하면서 복약지도를 누누히 강조해 왔다. 정체성의 핵심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배타적 전문성이며, 이 전문성은 충실한 복약지도로서만 공고해 진다는 것이 큰 줄기였다. 대한약사회도 환자들이 스마트해 질수록 더 많은 권리를 주장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약사 행위료의 핵심인 복약지도료가 도전받을 수 있다고 갈파했던 것이다. 그래서 추진, 시행까지 이른 것이 의사응대의무화법이다.
복약지도는 사람, 특히 우울하거나 화가난 환자를 상대로 하는 것인만큼 매우 까다롭다. 만성환자는 이미 약 복용하는데 도사라고 생각하고, 성질급한 사람들은 빨리 약이나 달라한다. 호기심이 강한 사람은 약사가 설명한 내용을 처방의사에게 가서 따져묻는다. 귀찮아진 이 의사는 처방대로 조제하라며 노골적으로 싫은 내색을 보인다. 아마도 약사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복약지도가 어려운 이유를 '100가지'도 더 이야기할 수 있을지 모른다. 또 이를 들으면 약국과 약사의 어려움에 충분히 솔깃해 질 것이다.
그럼에도 복약지도는 약사만이 가진 배타적 전문성임을 약사들은 자각해야 한다. 처방과 조제로 전문성이 구분된 시대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복약지도는 '720원의 문제'가 아니라 '약사 존립의 문제'와 직결된다. 복약지도가 성심성의껏 진행될 때 이 사회는 약사를 약사라 부르게 되고, 약사들이 목청을 높이는 슈퍼판매 불가론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나도 약국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면 약국과 약사의 미래는 불투명할 수 밖에 없다. 약사의 권리와 의무를 총체적으로 규정한 약사법이 언제나 약사를 지켜줄 수는 없는 시대다. 그래서 약사들은 주변을 보지 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약지도를 성실하게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국민과 약사 자신에게 다 도움이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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