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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

경쟁자와 비교를 두려워 말아야

  • 데일리팜
  • 2012-03-05 06:35:00
  • 정명진(한국보건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

비교의 사전적 의미는 둘 이상의 사물을 견주어 서로간의 유사점, 차이점, 일반법칙 따위를 고찰하는 일이다. 한편 우리는 끊임없이 남과 비교를 하며 살아간다. 즉 직장에서는 동료와 연봉, 승진, 재테크 등 자산을 비교하면서 스트레스 혹은 안도감을 가지며 산다. 마음속 생각으로 비교는 할 수 있지만 비교 받는 대상에게 비교 받고 있음을 표현하지 말아야 할 것 들이 있다.

예를 들면 아내 혹은 여자 친구가 남편 혹은 남자친구의 연봉을 다른 남자와 비교하는 경우, 남성이 상대 여성의 외모를 다른 여성과 비교하는 경우다. 이렇게 비교 상대방에 비교 내용을 표현하는 경우 당사자는 매우 기분이 상하게 되어 비교자가 원하던 긍정적인 목적(?)은 사라지고 부정적인 결과만 남는다. 극히 일부분이지만 비교 받는 대상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은 비교대상자가 연봉증가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든지 혹은 미를 위해 조금 더 노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교는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욱 큰 것이 현실이다.

경영자, 특히 제약회사의 경영자가 싫어하는 비교가 있다. 그것은 다른 제약사와의 순위비교이다. 제약사의 경영자는 다른 제약사와 매출액 혹은 이익 순위를 비교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고 한다. 물론 그 순위가 높은 경우에는 오히려 좋아할 수 도 있지만 순위라는 것이 위보다는 아래가 많은 것이 법칙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제약사의 경영자들은 그러한 비교를 몹시 싫어한다. 하물며 경영자가 싫어하는 순위가 낮거나 하락한 경우 이런 결과 자료를 보고해야 하는 중간관리자는 매우 어려움에 처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필자는 전 직장에 있을 때 이런 난처한 비교를 제약사의 경영자 앞에서 저지른 적이 있었다. 그 당시 내 업무는 제약기업의 가치를 비교 분석하는 애널리스트였는데, 모 제약회사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제약산업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설명회를 해 줄 것을 부탁해왔다. 그래서 그 기업에 도움이 되도록 10년간의 제약사의 매출순위를 비교한 자료를 보여 줌으로써 제약산업의 최근 상황을 설명하고 그에 대한 기업의 전략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마침 그 회사는 의약분업 후 전문약 중심의 경영환경에 대한 대비 부족으로 인해 제약업계 순위가 하락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하락한 순위자료를 보여 줌으로써 종업원들이 경각심으로 가지고 변화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여 해당기업의 매출 구조를 시대 상황에 맞게 전문약 중심으로 개편되기를 바라는 생각에서였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던 것 같은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참석자들은 대표이사를 제외한 직원들만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회사 오너가 갑자기 참석하였던 것이었다. 필자도 순간 당황하였다. 설명회 자료에는 해당 기업의 제약업계 매출 순위가 하락한 자료가 맨 처음에 들어 있는 데 그것을 설명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물론 필자가 작성한 자료가 사실이고 그 기업의 경영전략에 매우 필요한 자료였지만 오너 경영자 앞에서 그 자료를 설명하는 것이 조금은 민망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경영자도 해당기업의 제한된 여건 하에서 최선을 다해 경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해당 내용을 설명하였고 얼마 후 그 오너 경영자는 그 자리를 뜨고 말았다. 지금도 이 부분은 미안한 생각이 든다. 나의 설명회 때문만은 아니었겠지만 그 회사는 그 때 이후 영업실적이 다소 개선되었고 신약개발도 매우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최근 제약회사의 경영환경은 긍정적이지는 않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제약회사가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내의 다른 제약사와 비교, 더 나아 가서는 세계 거대 제약사와 비교를 통해 시사점을 도출하고 보다 나은 경영전략을 구사하여야 한다. 전략 없는 발전은 이루어지 않는다. 그런데 전략의 기본은 비교다. 이러한 비교경영의 대표적인 것은 매출액, 이익순위 및 성장률, 매출액대비 연구개발비, 종업원 1인당 매출액, 종업원 1인당 인건비등이 있다. 또한 단순한 비교 뿐만 아니라 그 속에 숨겨져 있는 과정에 대한 분석도 더욱 중요하다. 그래야 그것을 해당기업에 맞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개발이나 제품개발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추진하고 있지만 제품, 연구개발, 마케팅 등 전략의 연구는 다소 소홀한 실정이다. 또한 최근에는 국내외 관련 산업뿐만 아니라 타 산업의 전략도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비용과 전문인력 구인에 대한 어려움 때문에 제약산업을 위한 기업경영연구소가 거의 없는 것이 제약업계의 현실이다. 하지만 큰 그림(청사진) 없이 세부에 치중하다 보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지금 잘 나간다고 혹은 지금 어렵다고 미래도 그런 것은 아니다. 끊임없는 비교를 통해 해당 기업의 강약점을 파악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만이 요즘 같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성장 지속 기업으로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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