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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교과서가 일으키는 교육혁명

  • 데일리팜
  • 2012-03-08 06:35:05
  • 나도선 교수(울산의대)

금년 1월 19일 미국의 애플사는 아이패드에서 구현되는 디지털교과서 플랫폼인 '아이북스2'를 공개하고, 교육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애플은 피어슨, 맥그로힐, 휴튼미플린하코트 등, 미국 교과서 시장의 90%를 점유하는 출판사들과 제휴해 고등학교 교과서를 기존 교과서의 80% 가격인 권당 14.99 달러에 내 놓았다. 애플은 2020년까지 미국 고등학교의 50%가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2월 27일 삼성 갤럭시탭에서 구현되는 '러닝 허브(Learning Hub)'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국내외 30여 교육 업체와 제휴해 6000여개의 유·무료 교육 콘텐츠를 확보한 상태라고 한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의 교실에서 종이로 된 교과서·참고서를 갤럭시탭으로 바꿔놓겠다는 전략이다. 애플의 목표도 삼성전자와 다르지 않다. 아이패드를 팔고 디지털교과서도 팔겠다는 것이다.

애플은 거대한 미국 공교육 출판시장을 선점했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반면 우리나라 공교육 출판시장은 정부가 독점하고 있어, 삼성은 공교육시장 보다 더 큰 사교육 시장을 선점했다. 양사는 세계시장을 놓고 정면 승부를 펼칠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2015년 초중고에 디지털교과서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만일 정부가 경쟁력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면 공교육 정상화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디지털교과서의 장점과 가능성은 거의 무한대다. 첫째, 종이교과서와는 달리 텍스트, 사진, 그래픽, 동영상 등, 학습에 필요한 내용을 무한대로 담을 수 있다. 참고서나 문제집도 따로 필요 없다. 각 단원을 끝내면 시험을 치러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점검하고, 오답을 낸 문제는 자동으로 저장되어 반복적인 복습을 할 수 있다.

둘째, 전국 어디서나 최고로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녹화한 강의를 들을 수 있어 학생들의 학습권이 증진된다. 셋째, 학생들은 주입식 교육을 받는 피교육자가 아니라 스스로 학습을 주도하면서 배우는 주체이다. 학생들은 디지털교과서의 다양한 기능을 사용해 자율적으로 학습하면서 스스로 학습하는 습관도 들이게 된다.

넷째, 디지털교과서는 이미 수년이 지난 죽은 지식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새로운 지식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전체 학생들의 학습내용 데이터를 분석하면 교과서의 취약점을 알 수 있고, 이는 교과서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자료로 활용된다. 다섯째, 디지털교과서를 학원의 콘텐츠보다 우수하게 만들면 사교육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디지털교과서 학습관리시스템의 잠재력 또한 무한하다. 이는 현재 사용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과 전혀 다른 개념이다. 학습관리시스템은 학생의 학습활동이 자동적으로 실시간 저장되는 시스템이다. 학생의 활동이 실시간으로 저장되므로, 교사와 부모들은 학생이 언제 무엇을 얼마나 공부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학생이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등, 이상 징후가 있으면 학습관리시스템이 자동으로 부모에게 전화를 걸게 할 수도 있다. 이런 시스템은 학생 문제를 바로 발견해 내는 데 큰 도움이 되어, 부모들이 까맣게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는 왕따와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학습기록을 축적하면 개인별 평생학습기록을 만들 수 있고, 이 기록은 학생의 성실도, 잠재력, 그리고 적성을 보여주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 정부가 만드는 시스템이 애플의 '아이북스2'나 삼성의 '러닝 허브'에 비해 손색없는 기능, 그리고 훌륭한 학습관리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디지털교과서의 가능성이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구현해 내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교육당국은 2015년 도입되는 디지털교과서를 제대로 구현해, 지나친 사교육 문제와 공교육의 위기를 극복하는 전기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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