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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부족해 보이는 약가인하

  • 데일리팜
  • 2012-03-19 06:35:31
  • 최성철 사무국장(암시민연대)

최근 복지부의 보험의약품 약가 인하와 이에 대한 제약사의 소송 등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논의돼 왔던 참조가격제까지 거론되는 것을 보면 뭔가 변화가 시작되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

아픈 사람에게 약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고, 중한 질환일수록 약이 곧 생명줄이 되기도 합니다. 너무 높은 약가로 치료를 포기하거나 생명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은 현실에서 조금이나마 환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뭔가 부족하고 아쉬운 것들이 보입니다.

먼저 보건의료의 한 축인 약가의 통제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국민 건강과 의약품 접근권의 향상을 위한 수단이어야 합니다. 제대로 된 보건의료 정책이라면 약가 인하 뿐 아니라,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약물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이 함께 고려돼어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경제정책의 일환으로 최근의 가파른 물가상승률을 상쇄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물론 한꺼번에 많은 것을 바꾸는 것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듭니다. 최근 발효된 한미 FTA로 인해 다국적 제약사들 품목의 가격통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과연 정부는 어떤 대비책이 있을까요? 다국적 제약사들에 비해 신약이 거의 없는 국내 제약사에 대한 역차별 문제도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가격 통제 정책만으로 필수의약품 등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지 못한다는 연구의 결과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더 많은 고민과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당장 약가가 낮아졌다는 핑계로 처방이 더 많아질 경우에도 대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일괄적인 약가 인하로 인한 부작용도 걱정됩니다. 제약사와 도매상, 약국 등이 각자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제약시장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부분만 있는 것이 아니라서 다른 부분을 통한 손해나 손실의 보충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일반의약품을 지금보다 더 많이 판매하면 간단한 일입니다. 지금까지 R&D 비용보다 훨씬 많은 광고비를 써온 제약사들이 당장 올해 얼마나 많은 광고비를 지출하는지 두고 보면 알 일입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약가에만 국한되는 이번 조치에 아쉬움과 부족함을 느낍니다.물론 약가 인하를 시발점으로 여러 가지 후속조치가 있을 예정이라면 모르겠지만 최근까지 추진돼온 보건의료 정책들을 보면 걱정이 앞섭니다.

언제나 표면에는 국민의 건강, 환자의 건강을 앞세우지만 실제로 국민과 환자들은 정부와 의료기관, 각 직능간의 대립 사이에서 위태롭게 방치돼 왔기 때문입니다. 부디 이번만큼은 이런 걱정들이 쓸데 없는 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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