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0 07:03:12 기준
  • #데일리팜
  • 제약
  • #제품
  • 공장
  • 의약품
  • 신약
  • GC
  • #침
  • 국회
  • 진단
네이처위드

'보이지 않는 손'

  • 데일리팜
  • 2012-03-22 10:38:31
  • 이승용(해남농부약사)

교회에서 개 두 마리를 팔았습니다. 개를 팔아서 생긴 돈으로 교회 뒷산에다 유산양을 키우기 위한 우리를 만들기로 했고, 오늘(21일) 필요한 재료를 사서 기둥을 세우고 왔습니다. 기둥을 세우기 위해 우선 땅을 고르고, 기둥으로 쓸 나무를 구했습니다.

지붕을 어떻게 해야 비와 눈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지 계산하고, 기둥 두 개를 낮게 했습니다. 이곳은 바닷가라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해 문을 북쪽으로 조그맣게 내기로 했습니다. 이게 오후에 약국 밖에서 한 일입니다.

오전에는 약국에 있는 컴퓨터 앞에서 기사 검색을 수시로 했습니다. 검색어는 ‘전혜숙’

지난 50여 일간 광진구에서 자원 봉사를 했었습니다. 물론 약사법 개정을 막기 위해서라도 서울에 있어야 했기에, 지역 사무실은 저로서는 평소에 존경하는 전의원님을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약사법 관련 국회 정보를 빨리 알아서 대처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 였습니다.

결과는 이미 여러분이 아시고 계십니다. 전혜숙 의원 공천 박탈, 김한길 전 장관 전략 공천.

여기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내부의 적'의 음해성 조작 폭로로 시작해서, 유종일씨의 "당이 처음 의사를 타진한 곳은 광진갑이였는데, 전혜숙 의원을 사퇴시킨 것에 동의할 수 없었다"라는 증언과, 공천을 기다렸다는 듯이 "새벽 민주당 지도부의 전화를 받고 아내와 함께 고민했"으나, "대선승리를 위해서도 김한길이 필요하다는 말에 출마를 결심했다"라는 김한길 전 장관의 트윗은 정치권에도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것을 의심케 합니다.

(의문: 전혜숙 의원의 공천 취소는 새벽 2시 정도에 결정이 되고, 김한길 전 장관의 트윗은 새벽 4시 전에 올라 옵니다. 그럼 유종일씨에게는 당에서 의사를 언제 ‘타진’ 했을까요?)

민통당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것은 박영선 최고의원의 사퇴선언에 나와 있습니다. 박의원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재벌 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실현해 골목상권과 중소기업을 살리고, 검찰개혁을 통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약사법 개정을 통해 실제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는 곳은 두 곳입니다. 그 하나는 의약품 광고 시장 확대로 생기는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곳이고, 또 다른 하나는 늘어나는 의약품의 유통시장을 장악하는 곳입니다. 이 두 개를 다 누릴 수 있는 곳은 ‘삼성’이라고 저는 단호히 말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는 여러분이 상상해 보시고 답을 내 보세요. 10초를 드립니다.

약사법과 전혜숙의원과의 관계를 단순히 전혜숙의원이 약사출신이다라는 것에서 답을 찾으면 안 됩니다. '나꼼수'와 '뉴스타파'를 통해서 전혜숙의원이 어떻게 MB정권의 심장에 칼을 겨누었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이미 노무현 대통령님이 "권력이 시장에 넘어 갔다"라고 말했습니다. MB는 노골적으로 재벌을 위해서 일하고 있음을 저는 뼈 속까지 느끼고 있고요. 재벌 중에서 ‘삼성’은 지금도 제주에서 ‘구럼비’를 폭파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전혜숙의원과 유종일씨의 민통당 공천 탈락은 '삼성'이라는 거대한 손의 장난일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합니다. 왜냐 하면 '삼성‘의 눈으로 보면, 향후 약사법 개정을 반대할 사람과 재벌 개혁을 외칠 사람을 김한길 전 장관의 공천으로 한방에 해결했기 때문입니다.

너무 가슴이 아파서 직접 전화를 못하겠고 해서 전의원님 비서관에게 전화를 해서 의원님 어떠냐고 물으니, 아직 잘 모르겠다고 답을 해 주었습니다. 얼마 후 비서관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의원님에게 전화라도 편하게, 힘내시라고 해주세요."

문자를 받자마자 전화를 했습니다. - 어, 지금 어디야? - 예. 지금은 해남입니다. 의원님 힘 내세요. - 그래, 난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해. 우선 광진에서 계속 우리 식구들이랑 살거야. 그리고 대선에서 이겨야지. 난 아직도 할 일이 많다. - 예, 잘 알겠습니다.

이런 내용의 전화를 했습니다.

저도 삼성에 맞서서 할 수 있는 일을 해 볼 랍니다. 우선 광고하는 일반의약품부터 '트친'들에게 복약지도를 하루에 한 꼭지 정도를 하려 합니다. 삼성이 돈으로 의약품 유통시장을 장악하더라도 약사들의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아니 적어도 저의 가슴속에 있는 작은 진실을 그들에게 빼앗기기 싫기 때문입니다. 아, 내일도 유산양 집 지으러 가야겠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