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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꼼수냐 괴담유포냐…의료영리화 놓고 '썰전'

  • 김정주
  • 2014-01-20 15:35:01
  • 토론회, 원격의료 논박서 감정적 비화…의정 협의논란까지 번져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의료서비스산업발전 대책이 과연 편의성을 높이고 의료서비스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중간은 없었다.

정부와 여당은 국민 건강과 고용창출, 의료서비스 발전을 위해 '가야할 길'로 규정하고 반대하는 측을 '허위 괴담 유포자'로 내몰았지만, 공급자와 학계 등 반대하는 측에서는 '사실을 숨기려는 정부의 꼼수'라며 맞섰다.

20일 오전 국회에서 새누리당 주최로 열린 '국민편의 증진과 의료서비스산업 발전 정책토론회'에서는 각계의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첨예한 대립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노환규 vs 이창준| 의료산업발전대책 의료계 사전협의 했다?!

원격의료와 병원 자법인·영리법인 허용 추진에 반발하는 보건의료5단체의 일관된 주장은 정부가 공급자와 사전협의 없이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부는 달랐다.

이번 토론회에 발제자이자 패널로 참석한 복지부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또 다시 공급자와 오랜기간에 걸친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는 주장을 펼쳤다가 객석에 앉아 참관하던 의사협회 노환규 회장과 맞붙었다.

이 과장은 "법인약국도 그랬지만 정책을 추진할 때 복지부가 사전협의를 안했다고 (공급자들이 주장)한다"며 "그 전에도 포괄수가제에서도 마찬가지고, (이 건도) 공급자들과 충분히 논의했는데 막상 발표하면 협의 없었다고 해 상황을 반전시킨다. 서로 합의한 부분은 존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객석 오른쪽 맨 앞줄에 앉아있던 노환규 회장이 갑자기 발언권을 요청해 "누구랑 협의했냐. 의협과 했냐"고 계속 따져물었다.

지난 민주당 주최 토론회에서 영리법인약국 허용안에 대해 그간 약사회와 꾸준히 논의와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가 약사회 조찬휘 회장의 격렬한 항의를 받았던 상황이 의협과 되풀이 된 것.

이 과장은 "원격의료는 시도회장단과 개원의협의회에서 설명한적 있다. 병원 자법인허용 등은 병원협회랑 협의할 문제"라며 노 회장의 발언을 일축했지만 노 회장은 마이크를 놓지 않고 반박에 나섰다.

그는 "병협은 병원장들, 경영자들의 단체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은 모두 의협 소속이지 병협 소속이 아니다"라며 "원격의료는 의견수렴이 반영된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 과장은 "여기서 답변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지만 노 회장의 반격은 가라앉지 않았다.

노 회장은 "지난 주 (이 과장이) 약사회와 협의 문제로 충돌한 적 있었는데, 그때 그 발언이 실수 인줄 알았더니 고의적 발언 아니냐"며 오해의 여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노환규 vs 박종훈| "의협이 되려 자회사 막나?"…감정대립으로 비화도

이번 토론회에서는 병원 자회사 설립과 원격의료 문제를 놓고 같은 의사 간에도 극명한 대립이 나타났다.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고대의대 박종훈 교수는 특히 병원 자회사 설립 허용과 관련해서는 "의사협회가 되려 허용해 달라고 요청하지 못할 망정 의료의 질이 왜곡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의사로서 불쾌하다"며 "의사협회장조차 의사가 환자를 착취한다고 말한다"며 괴담론을 주장했다.

환자를 중심에 놓고 봐야지 정략적 의도로 원격의료 반대를 주장하며 자해를 하는 등 투쟁만 외치며 의사를 대변하지 않는 행태를 하고 있어 사퇴를 하라는 주장도 펼쳤다.

이를 근거리에서 듣고 있던 노환규 회장은 즉시 일어나 격분을 토로했다. 그는 "2만명의 의사가 현안을 몰라서 여의도에 나왔겠나. 의사들을 바보로 폄하하지 말라"며 "벽오지 원격진료 허용 필요하다. 그러나 환자들이 거기서 처방 받더라도 약국이 없는데 어떻게 할 거냐"며 반박했다.

되려 박 교수가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려고 했다가 노 회장이 당선되는 바람에 개인적인 감정으로 토론회장에 나와서 '애를 쓰고 있다'는 비아냥도 곁들였다.

이에 박 교수는 마이크를 돌려받아 노 회장을 맹렬하게 비판했다. 의료영리화에 대한 괴담이 단체장과 교수 개인의 감정적 비화로 번진 꼴이 된 것이다.

그는 "역시 (노 회장은) 선동을 잘한다. 나는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도 아니지만 (노 회장은) 계란과 액젓을 뿌리면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던 사람 아니냐"며 "저 분(노 회장)은 또 잘하는 페이스북과 저분이 운영하는 닥터플라자에서 나를 매도할 것"이라며 사태를 왜곡하지 말 것을 강하게 경고했다.

|김윤 vs 정기택| 원격의료, 해외에서도 효과 인정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특히 원격의료에 대한 갑론을박이 길게 이어졌다.

IT산업 기반이 탄탄한 현 상황에서 원격의료는 받아들여야 할 순리로 인식하는 패널과, 투자기반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차상위계층에 어떻게 혜택을 받을 수 있냐는 반박이 팽팽하게 거듭됐다.

토론회에 나선 서울대 김윤 교수는 원격의료는 전세계적으로도 안전성과 효과성, 경제성에 대한 학술적 근거가 부족하고, 병원 자회사 설립 등 부대사업 활성화는 의료체계의 '정상화'가 아닌 '비정상의 고착화'로 귀결될 것이라는 우려를 드러냈다.

그러나 경희대 정기택 교수는 정반대의 의견을 내놨다.

원격의료의 효용성은 세계적인 전문 학술지 NEJM과 JAMA 등에서도 발표된 바 있다는 것이다.

또 자법인 설립 허용은 4가지 구체적인 안이 나와있는 데다가, 이들이 4대 중증질환 공약과 종합적으로 맞물리면 균형있게 나아갈 수 있는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정 교수는 "MB정부에서는 민영화 프레임에 갖혀서 공무원, 정치인 모두 여기에 연루되길 꺼려했다"며 "그런 면에서 장관까지도 늦게까지 이 자리에 남아 있는 것을 보면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본다"며 찬성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김 교수는 마지막 발언 기회를 요청해 정 교수의 원격의료 효용성 주장을 재반박했다.

김 교수는 "저 또한 유수의 학술지들을 모두 보고 있다. 일부 건들에 제한적으로 원격의료에 효과가 있다는 발표도 알고 있지만 20~30년 간의 연구를 모두 전체적으로 종합해 보면 안전성과 유효성에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원격의료나 병원개선 대책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는 뒤에 있고 원격으로만 전면으로 내세우는 이번 정책이 무엇을 위한 경영개선 대책인지 알 수 없어서 동의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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