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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벵이의 부활을 꿈꾸며

  • 데일리팜
  • 2014-03-17 06:14:05
  • 이승용(해남 농부약사)

모기를 잡았습니다. 분명히 모기였지요. 아파트에 살 때야 모기랑 사계절을 동고동락 했지만, 시골 개인 주택에서 3월에 모기를 잡기는 처음입니다. 하기야 땅끝 해남은 한 겨울 밭에도 배추와 무가 그냥 심겨져 있으니까.

2주전에는 감자도 심었습니다. 마을 비닐하우스에는 고추 모종이 자라고, 자란 모종을 밭에 옮겨 심은 것도 보았으니….

해남 지역 신문을 보면 2013~2014년 겨울 배추 값이 좋지 않아 수확을 포기한 농가가 있다고 합니다. 해남 겨울 배추 값이 좋아야 강원도 배추 장사들이 해남에 내려와서 배추 작업을 하고, 그런 작업이 동네 아짐들의 일자리가 됩니다. 동네 아짐들이 일을 해야 마을에 돈이 돕니다. 요즘은 중국인들과 동남아, 중아아시아 사람들도 배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도시 농부 학교 2기 출신인 제가 농사 선생님께 고백할 것이 생겼습니다. 아직 농사지을 땅을 구하지 못해서 다니는 교회 목사님이 빌린 땅에서 머슴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데, 아 거시기 뭐다냐, 작년 고구마 농사를 굼벵이 놈들이 한 것입니다.

작년 가을 사과 박스로 200박스 정도 고구마 수확을 했습니다. 하지만 굼벵이가 서식한 것이 얼추 100박스가 정도가 된 것이지요. 땅의 주인도 아니고 머슴으로 농사를 짓는 저로서는 목사님께서 굼벵이의 부활을 막기 위해 약을 치시겠다는 것을 말릴 수 없었습니다. 그저 굼벵이가 좋은 흙으로 부활하기를 기도 할 수밖에요.

감자를 심기 전 목사님께서 굼벵이 약을 땅에 살포 하셨는데 그 냄새가 고약 했어요. 굼벵이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되는 나의 혀와 내장이 순간 마비되는 것 같았습니다. 속이 울렁거렸죠.

이때 생각 난 것이 있었습니다. 해남으로 내려오기 전 부안에서 잠시 약국을 했었는데, 인계해 주신 약사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시골에서는 가끔 농약 땜시 약을 찾는 분이 계시는데, 내 경우에는 생강사심탕으로 효과를 보았네. 잘 활용해 보시게나."

생강사심탕은 없었으나 아쉬운 대로 반하사심탕을 먹고 울렁거리는 속이 가라앉았습니다.

참, 더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대한약사회에서 상근약사로 활동할 때 일입니다. 한의사협회에서 회의가 있어서 참석을 했고, 마침 한의협 회장님이 계신다고 하기에 인사를 했습니다. 그 당시 한의협 회장이 하신 말씀입니다.

"요즘 저는 감두탕에 흥미가 있습니다. 감두탕이 농약 중독에 탁월한 효과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기억에는 이런 말을 들은 것 같습니다.

"한약의 대가 선생님께서 농약 중독에도 쓸 수 있는 한약제제가 무엇이 있는지 알려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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