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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못버는 의약품도매, 결국 손들 수 밖에 없는 구조

  • 이탁순
  • 2014-05-13 12:25:00
  • 수입약 의존 유통 한계...M&A로 같이 살 길 모색해야

[분석] 잇따른 도매업체 폐업, 무엇이 문제인가?

송암약품의 자진정리를 어떻게 봐야 할까?

물론 무리한 투자확대와 그로 인한 금융권 부채가 이번 자진정리에 직격탄을 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약업계의 전반적인 수익 구조 불균형이 사업을 포기한 요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약품 유통 환경 자체가 '돈 못 버는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유통업에 종사해온 대형 도매업체 한 관계자는 12일 "최근 유통업계가 팔아서 남기기보다는 자산을 은행을 넣어 이자로 사는게 훨씬 더 이익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만큼 의약품 도매업이 남는 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2013년 124개 도매업체의 영업이익률을 보면 2.08%에 그쳤다. 100원 팔아 2원을 남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낮은 영업이익률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몸집을 키울 수 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부실이 발생되고 있다.

100원 팔아 2원 버는데, 외형 축소로 사업확대도 어려워

송암약품도 어떻게 보면 이런 악순환에 빠져 자진정리까지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규모를 키우기 위해 서울 전역에 지점을 설립하고, 김포에 대형 물류센터를 짓는 등 대형화를 모색하면서 부채는 늘어났다.

하지만 매출성장 견인 효과는 미미했다. 오히려 2012년 처방약 약가인하로 매출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처방약에서 나오는 마진을 토대로 이익을 모색하는 도매업체 입장에서 정부의 약가인하는 곧바로 도매 수익하락으로 이어졌다.

안정적인 대출과 부채상환이 이뤄지려면 외형성장이 동반돼야 한다. 마이너스 성장은 은행권의 대출축소와 이자증가, 조기상환으로 연결돼 도매업체의 현금흐름을 악화시킨다.

송암약품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의정부지점을 동원팜에 인수했지만, 이것은 또다시 외형축소로 이어져 부채가 많았던 송암약품을 더욱 압박했다.

국내 제약사 한 도매 담당자는 "송암약품은 살기 위해 내부 영업소를 팔아가면서 회생을 노렸지만, 오히려 이것이 은행권 여신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연결됐다"며 "현재 도매업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의약품 도매업체의 주요 수입원은 의약품 유통에 따른 마진이다. 이 가운데서도 전문의약품 비중이 높다. 의약분업을 거치면서 처??약 판매가 일반의약품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약품 가운데서도 오리지널의약품을 공급하는 외국계 제약사의 제품 의존도가 높다. 서울의 도매업체 한 대표는 "10년전 외국계 재약사의 제품비중이 25%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70%까지 올라왔다"며 "그러면서 유통마진이 축소됐고, 도매업체의 수익구조는 갈수록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의약분업 이전 매입단가의 15% 이상을 유통마진으로 벌었던 외국계 제약사 제품이 최근에 5~6% 수준으로 떨어졌다. 도매업체들은 배송비, 인건비, 약국 판매할인(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외국계 제약사 유통으로는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

때문에 이익의 대부분은 비중은 적지만 유통마진은 높은 편인 국내 제약사의 전문의약품에서 나온다. 일반의약품은 거래약국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서 염가판매를 하다보니 서비스 제품으로 전락했다.

기형적인 현 수익구조 상황에서는 도매업체가 제품유통으로 버는 돈은 고작 2%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사업구조 변화 게을리했던 도매업계 자업자득 결과

일각에서는 수익구조 변화에 나몰라라했던 도매업체의 자업자득 결과라는 비판론도 제기된다. 의약분업 이후 성과에 매몰돼 영업력과 자체 제품개발에는 소홀한 채 단순 의약품 배송에만 머물렸다는 지적이다.

대형 도매업체 한 오너 2세는 "최근 한국메나리니, 근화제약 등 외국계 제약사들이 자사 일반의약품을 도매업체에 판매를 맡기는 방식들을 예전부터 모색했어야 했다"며 "도매업체들이 이런 사업모델 개발에 게을리하면서 수입약 유통에 국내 제약사가 목을 메는 기이한 현상이 만들어졌다"고 비판했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부실한 현재의 유통업계 상황을 극복하려면 도매업체끼리 M&A를 통한 대형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오너의 유연한 시각이 필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조언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번 송암 폐업에서 보여지듯 홀로 대형화를 모색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오너끼리 유연한 사고로 힘을 합치는 형태의 진정한 합종연횡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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