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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숨고른 K-바이오, 글로벌 R&D성과 예고[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예년에 비해 연구개발(R&D) 성과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바이오기업 레고켐바이오가 지난 4월 영국 제약사 익수다테라퓨틱스에 항체-약물 복합제(ADC) 원천기술 이전계약을 체결했지만 대형 기술수출은 등장하지 않았다.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제약바이오기업의 R&D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외 기업간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임상시험이 지연되는 사례도 많았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R&D 역량을 쏟으면서 기업간 기술 교류가 뜸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반기에는 국내 기업의 활발한 R&D성과가 기대된다. SK바이오팜이 미국 시장에 내놓은 2개의 신약이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타진한다. 한미약품의 바이오신약 ‘롤론티스’의 미국 허가가 예고됐다. 유한양행, 녹십자, 동아에스티 등의 기술수출 신약도 상업화를 위한 시험대에 오른다.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수노시 미국 상업적 성과 시험대 SK바이오팜이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받은 2개 신약이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다. 지난해 11월 FDA 허가를 받은 ‘엑스코프리’가 지난달부터 미국 판매를 시작했다. ‘세노바메이트’ 성분의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까지 직접 수행한 최초의 국내 개발 신약이다.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는 현지에서 영업사원 110여명을 고용하며 엑스코프리의 직접 판매 채비를 마쳤다. 영업사원 대부분 뇌전증치료제 등 중추신경계 약물을 경험한 경력자들로 구성됐다. SK바이오팜은 3년 전부터 존슨앤드존슨(J&J) 출신의 영업마케팅 전문가를 채용하고 보험사 계약을 절반가량 완료하는 등 발매준비에 주력한 결과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SK바이오팜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엑스코프리의 미국 시장안착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내달 코스피 시장 상장 예정인 SK바이오팜은 최근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 결과 총 공모 금액은 9593억원으로 결정됐다. SK바이오팜이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예상 운영자금 4237억원의 절반가량(47.3%)을 세노바메이트 상업화 용도로 책정했다. 올 하반기 623억원, 내년 1386억원 등을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판매조직 구축 ▲판매촉진활동 비용 ▲원료의약품·완제의약품 생산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신약 ‘수노시’도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수노시는 SK바이오팜이 지난 2011년 미국 소재 바이오벤처 에어리얼바이오파마에 기술수출한 신약이다. 재즈재즈파마슈티컬즈가 2014년 에어리얼바이오파마로부터 수노시의 미국, 유럽 등의 권리를 넘겨받고 지난해 FDA 허가를 받았다. 수노시는 지난해 7월 미국 판매를 시작한 이후 5개월 동안 371만달러(약 4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1분기에는 192만달러(약 24억원)의 매출로 다소 주춤한 양상을 보였다. 수노시는 유럽시장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지난 1월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받고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 주요 국가에 발매를 시도하고 있다. ◆한미약품, 롤론티스 FDA 허가 예고...에페글레나타이드 회생 여부 관건 한미약품의 바이오 기술이 적용된 첫 신약이 FDA 데뷔를 앞두고 있다.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가 하반기 FDA 허가가 예상된다. 지난 2012년 스펙트럼파마슈티컬즈에 기술이전된 롤론티스는 기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의 약효 지속 시간을 늘린 바이오신약이다. 스펙트럼은 2017년 말 롤론티스의 FDA 허가를 신청했지만 데이터보완 지적을 받고 지난해 3월 BLA를 자진취하했다. 이후 보완절차를 거쳐 작년 10월 허가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 FDA는 신약 허가 신청서를 받으면 본심사 착수 전 60일간 사전검토를 통해 심사의 적절성 여부를 따지는데 지난해 말 롤론티스의 BLA 검토를 수락하고 본격적인 심사절차에 착수했다. BLA 검토 기한은 오는 10월24일까지다. 스펙트럼은 지난 2월 롤론티스의 FDA허가를 10월 획득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시장 발매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천명했다.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미국에서만 4조원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현재 암젠의 뉴라스타가 이 시장을 오랜기간 독점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2011년 미국 아테넥스에 기술이전한 항암신약 ‘오락솔’의 FDA 허가신청도 예상된다. 오락솔은 한미약품의 오라스커버리 플랫폼기술을 접목해 주사용 파클리탁셀을 경구용으로 전환하고 경구흡수증진제 엔세키다(Encequidar)를 결합해 흡수율을 높인 약물이다. 아테넥스는 지난 4월 FDA와 오락솔의 신약 허가신청 사전미팅 절차를 완료했으며 빠른 시일내 허가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아테넥스는 오락솔을 전이성 유방암을 시작으로 혈관육종, 위식도암, 방광암, 비소세포폐암 등의 적응증을 추가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지난달 사노피가 권리반환을 통보한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거취도 관건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난 2015년 11월 한미약품이 사노피에 기술이전한 GLP-1 계열의 당뇨치료제로, 매일 맞던 주사를 주 1회에서 최장 월 1회까지 연장한 바이오신약이다. 한미약품은 2015년 11월 사노피와 총 39억 유로 규모의 퀀텀프로젝트(에페글레나타이드·지속형인슐린·에페글레나타이드+지속형인슐린)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뒤 2차례에 걸쳐 계약을 수정했지만 여전히 국내사가 보유한 기술수출 계약 중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기술이전으로 받은 계약금은 2억유로(약 2643억원)에 달한다. 사노피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3상 5건을 진행중이었지만 지난달 권리 반환 의향을 한미약품에 알렸다. 사노피는 지난해 9월 신임 최고경영자(CEO) 부임 이후 R&D 파이프라인을 대폭 개편했고 작년 12월에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개발을 완료하고 새로운 판매사를 물색하겠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돌연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한미약품은 사노피의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 완료를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계약조건에 따라 120일간 협의를 거쳐 최종 권리 반환 여부를 협의할 예정이다. ◆유한양행, 레이저티닙 개발 속도...조건부허가 신청 가능성 최근 가장 많은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킨 유한양행의 신약 개발 성과도 관전포인트다. 유한양행은 2017년 퇴행성디스크질환치료제(스파인바이오파마)와 항암제 레이저티닙(얀센)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에는 NASH치료제 2종을 각각 길리어드와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했다. 이중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임상 성과에 관심이 높다. 레이저티닙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 또는 EGFR T790M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차 치료 목적으로 개발 중인 표적치료제다. 레이저티닙은 기술수출 이후 활발한 임상시험이 전개 중이다. 얀센은 기술수출 7개월 여만인 지난해 6월 FDA로부터 레이저티닙 단독요법의 글로벌 1상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데 이어 작년 9월에는 자체 개발 중인 이중항암항체 'JNJ-61186372' 글로벌 1상임상 계획을 변경하면서 레이저티닙과 JNJ-61186372 병용투여군을 추가하고 피험자모집 규모를 대폭 늘렸다. 일본에서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으로 레이저티닙과 JNJ-61186372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1상임상에 새롭게 착수했다. 얀센은 최근 임상1상시험 2건을 추가로 등록하면서 레이저티닙의 개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얀센의 레이저티닙 개발과는 별도로 유한양행은 지난 1월 레이저티닙의 폐암치료제 단독요법 가능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3상임상시험계획을 신규 등록했다. 이르면 하반기에 레이저티닙의 국내 조건부허가 신청 가능성도 점쳐진다. NASH치료제도 본격적인 개발단계 진입 가능성이 기대된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월 길리어드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를 위한 2가지 약물표적에 작용하는 신약후보물질의 라이선스·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7억8500만달러다. 계약금은 1500만달러, 나머지 7억7700만 달러는 개발, 허가 및 매출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이다. 유한양행은 후보물질 탐색 단계에서 기술을 넘겼고 이르면 올해 후보물질 발굴이 점쳐진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7월에는 베링거인겔하임에 NASH를 치료하기 위한 융합단백질의 기술을 넘기면서 반환의무없는 계약금 4000만달러를 받기로 했다. 이때 계약금 4000만달러 중 1000만달러는 비임상 독성실험 이후 수령하기로 합의했는데 기술수출 계약 이후 9개월만인 지난 4월 비임상 독성실험이 마무리되면서 나머지 계약금을 수령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본격적인 임상시험 진입이 예상된다. 유한양행이 2017년 7월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퇴행성디스크질환치료제 'YH14618'은 개발이 중단된 상황에서 기술이전이 성사됐는데, 임상재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녹십자·동아에스티 등도 주력 파이프라인 글로벌 도전 녹십자의 간판 혈액제제의 미국 시장 도전도 올해 주목할만한 R&D 행보다. 녹십자는 올해 말 혈액제제 ‘아이글로불린-에스엔(IVIG-SN) 10%’의 FDA 허가를 신청하겠다는 구상을 지난해 공표했다. IVIG-SN은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녹십자의 간판 혈액분획제제 중 하나다. 농도에 따라 5%와 10%로 구성된다. 이미 녹십자는 IVIG-SN 5%의 미국 시장 진출에 고배를 든 경험이 있다. 녹십자는 지난 2015년말 FDA에 IVIG-SN 5%의 허가를 신청했다. 이르면 2016년 말 FDA 허가가 예상됐지만 2016년 11월 FDA로부터 제조공정 관련 자료의 보완을 지적받았다. 녹십자는 2017년 9월 또 다시 제조공정 자료가 추가 보완을 지적받으면서 IVIG-SN 5%의 허가가 지연됐다. 녹십자는 IVIG-SN 5% 제품을 먼저 미국 시장에 진입한 이후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10% 제품을 추후 진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5% 제품의 허가가 지연되자 시장성이 더 큰 10% 제품을 먼저 미국 시장에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IVIG-SN 10%는 현재 미국 임상3상시험이 마무리 단계가 진행 중이다. 동아에스티가 기술이전한 신약 과제의 임상 진입도 기대되는 성과다. 동아에스티가 2016년 12월 애브비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MerTK 저해제 DA-4501은 본격적인 임상시험 진입을 앞두고 있다. MerTK 저해제는 MerTK(MerTyrosine Kinase) 단백질의 활성을 저해함으로써 면역시스템의 활성을 돕는 새로운 기전의 면역항암제다. 동아에스티는 후보물질 탐색 단계였음에도 DA-4501 판권을 넘기면서 4000만달러의 계약금을 받았다. 전임상까지 양사가 공동개발하고, 임상개발, 허가, 판매 등 이후 단계는 애브비가 전담하는 조건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4월 미국암학회(AACR 2019)에서 DA-4501저해제의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실험결과 MerTK 신호가 항암면역반응 조절에 관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MerTK 저해제가 TAM 밀도가 높은 종양미세환경에서 항암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2020-06-24 06:20:53천승현 -
사전점검→사후관리…의·약사 위한 DUR 수가 필요[데일리팜=이혜경 기자] DUR 전국 확대, 그리고 의무화 법 시행 이후에도 매년 제기되는 문제가 있다. 요양기관의 참여율이다. 올해는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요양기관의 DUR 참여율이 99.2%를 넘어섰지만, 코로나19 유행 전 참여율은 54.1% 수준에 그쳤다. 단편적인 예로, DUR 도입 초기 몇 년간 국회 국정감사 지적 사항에 빠짐 없이 나오는 DUR 예외사유 'ㅋㅋㅋ'를 보면 요양기관의 DUR 참여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DUR 운영지침에 따르면 요양기관은 부득이한 중복처방·조제 시 뜨는 DUR 팝업창에 예외사유를 적어야 한다. 하지만 5살 어린아이에게 우울증약을 처방하고 예외사유에 'ㅋㅋㅋ'라는 무의미한 사유를 기재하는 의료기관이 등장하면서 부적절한 이유에도 경고 팝업이 뜰 수 있도록 시스템을 수정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DUR 의무화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실효성이 없다는게 문제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요양기관의 미참여는 처방·조제 이외 약물 점검이라는 추가행위를 하는데도 보상 받을 수 있는 수가체계가 없다는게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사전→사후모니터링 강화, 의·약사 역할 중요=현재 DUR 제도는 의약품의 처방·조제에 대한 사전 점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환자 안전에 대한 의·약사 역할이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진행한 '의약품 오남용 및 DUR 금기 의약품 등의 후향적 적정사용평가 연구' 결과를 봐도 대체약이 있음에도 처방 변경 없이 그대로 조제가 이뤄지는 성분도 다수 발견됐다. 이 때문에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게 DUR을 사후 모니터링에 활용하는 방안이다. 사후 모니터링은 DUR 이후에 부작용 발생 우려가 높은 의약품에 대한 모니터링과 보고를 통해 의약품 안전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이때, 의·약사 역할 정립과 수가 보상 기전이 마련돼야 한다는 조건이 따르게 된다. 수가는 처방검토료와 부작용 모니터링 명목의 인센티브 형태로 검토될 가능성이 높다. 심평원은 그동안 유관기관과 여러차례 회의를 갖고 DUR 시스템을 사용하는 요양기관의 비용 보상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었다. ◆심평원 고도화 시범사업 효과 평가=DUR 수가 체계 마련을 위해 심평원은 지난해 20개 요양기관(상급종합병원 2곳, 종합병원 2곳, 병원 1곳, 의원 4곳, 약국 11곳)을 대상으로 고도화 시범사업을 벌였다. 이에 대한 평가를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 신주영 교수가 연구책임자를 맡아 진행한다. 심평원은 시범사업에 대한 효과 평가 및 수집된 정보의 활용가능성 분석을 통해 DUR의 사후 관리 영역 확대 타당성을 검증하고, 실효적인 DUR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위탁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번 위탁연구는 ▲약물 안전사용 환경 조성을 위한 후향적 DUR 강화 ▲임상현장의 사용자 및 보건의료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 수렴 ▲유인체계 부족에 따른 DUR 실효성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 등의 방향으로 추진된다. 최종 보고서에는 국가별 약물사용 사후관리 제도 운영 현황, DUR 고도화 시범사업 효과 분석, 수집된 이상사례 및 부작용 정보의 전향적 DUR 활용방안 분석, 약물 사용 사후관리 및 후향적 DUR 관리체계 확립을 위한 제언, DUR 정보제공의 실효적 적용을 위한 서비스 개선 방안 제시 등이 담기게 된다. 김미정 DUR관리실장은 "지난해 5개월 동안 20개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고도화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 연구를 시작했다"며 "의·약사 추가 행위에 대한 수가 보상체계 이야기도 있었고, 시범사업 결과를 보고 중·장기적 계획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DUR 법제화 등 법안 마련=DUR을 활용한 사후 모니터링 확대, 의·약사 수가 체계 마련이 진행되기 위해선 모든 요양기관의 DUR 참여가 전제 조건이 될 수 밖에 없다. DUR 점검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온·오프' 기능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모든 요양기관에서 DUR 점검을 진행하고도, 매년 국회에서 DUR 법제화 관련 법안이 상정되고 있으나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좌초되고 있다. DUR 전도사로 불리는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DUR 시스템을 복약 후 모니터링과 빅데이터 활용에 쓰일 수 있도록 법안으로 제도를 보완할 계획"이라며 차기 국회 1호 법안으로 DUR법제화를 꼽기도했었다. 전 의원은 "마스크 대란 해소와 안정 공급에 DUR이 유용히 작동했지만 걸음마 단계"라며 "DUR 처방 경고 알림이 뜨더라도 처방을 강행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사후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이를 보완할 방법을 찾겠다"고 덧붙였다.2020-06-17 06:49:17이혜경 -
DUR 사후관리 시범사업…약국 한달 기본 수가 100만원[데일리팜=이혜경 기자] 'DUR 보고. 2019년 8월 1일 시작' 서울아산병원 인근에서 1번약국을 운영 중인 황해평 약사가 꺼내든 파란색 다이어리 표지에 적힌 글자다. 황 약사는 지난해 8월 1일부터 5개월 동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DUR 고도화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심평원은 의료법과 약사법에 따라 등록된 의료기관과 약국 중 사전 지정된 20개 요양기관(상급종합병원 2곳, 종합병원 2곳, 병원 1곳, 의원 4곳, 약국 11곳)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시범사업은 '2018년 DUR 고도화를 위한 발전방안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약물사용 전후 포괄관리 기반 마련과 함께 향후 수가 등 보상체계 마련을 위해 추진됐다. 황 약사가 참여한 시스템은 ▲약물사용 사후관리 ▲알레르기·이상반응 모니터링 등 2개 유형이다. 약물사용 사후 모니터링은 금기(병용·연령·임부) 및 노인주의 의약품을 처방·조제 받은 환자가 약국을 약국을 재방문 했을 때, 대면으로 약물 부작용 발현 여부 확인 후 이상반응 표준서식에 따라 부작용 발생여부를 추적 관찰하면서 진행했다. 알레르기·이상반응 모니터링 보고 시스템은 처방·조제된 모든 의약품을 대상약제로 하며, 환자가 약국 방문시 환자의 알레르기·이상반응 발생한 경우 시범사업 대상 약국의 약사가 정보수집 후 인과성평가를 거쳐 이상반응 표준서식에 따라 심평원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약물 부작용 홍보, 수가 보상 확대 노력 필요=황 약사는 고도화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하루 평균 5명 가량의 환자에게 약물사용 사후관리 및 부작용 모니터링을 진행했다고 한다. 지난 5개월 동안 100여명의 환자가 황 약사로부터 약물 복용 사후관리를 받은 것이다. 어르신 환자의 처방전을 'Pharm2000'에 입력했는데 노인주의 의약품이 뜨면, 조제 이후 약물 상호 작용이나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까지 5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황 약사는 환자로부터 개인정보활용 동의서를 받은 이후, 파란색 다이어리에 이름과 나이, 복용 의약품과 부작용 등을 적는다. DUR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입력하기엔 환자 대기 시간이 있어 부득이하게 개인 다이어리에 적은 이후 환자가 없는 시간에 프로그램으로 일일히 옮겨 적어야 한다. 조제·투약 설명과 프로그램에 정리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한 사람의 모니터링에 15~20분 가량의 시간과 노력이 투입된다. 이렇게 하는데 추가 보상이 이뤄지는 수가는 한 달에 100만원이었다. 심평원 시범사업 수가로 한 달 기본 수가 100만원과 사후관리 모니터링 1건 당 3000원을 지급했다. 황 약사는 "기본 조제·투약보다 시간과 노력이 5~10배 이상 들어간다"며 "금전적이고 경제적인 부분을 따진다면 약사들의 DUR 사후관리 참여 동기 부여가 될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DUR 사후관리는 꼭 필요한 제도라고 했다. 보건당국이 발 벗고 나서서 홍보해야 하는 제도라고 했다. 이유는 환자 때문이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약물 부작용 보고 또한 세심하게 했던 황 약사는 "환자 스스로 약물 부작용을 인식할 수 있도록 의사와 약사가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고도화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잇몸이 자꾸 부워 치과를 가던 환자가 있었다. 이 환자의 처방전을 보니 고혈압약을 장기 복용하고 있었는데, 해당 약물의 부작용으로 잇몸이 붓는다는게 있었다. 황 약사는 "병원에서든 약국에서든 고혈압약의 부작용을 설명해 주지 않아 환자가 계속 치과를 방문하고 있었다"며 "병원 의사에게 고혈압약 처방 변경을 부탁 해보라고 설명했는데, 약을 바꾼 후 잇몸이 붓지 않아 치과를 가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환자는 고혈약을 복용하면서 종종 어지러움증과 기침이 동반됐다고 하는데, 이 역시 약물 부작용이었단 걸 황 약사의 설명을 통해 알 수 있었다고 한다. 황 약사는 "내가 먹는 약 때문에, 내 몸의 증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걸 환자 스스로 알아야 한다"며 "DUR 고도화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의사와 약사들은 처방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결국 환자도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고도화 시범사업 과정에서 기대했던 의사, 약사 간 소통 활성화는 미진했다고 했다. 심평원이 의약사 소통시스템을 만들었지만, 실시간 채팅 시스템 등이 없다 보니 Q&A 형태로 질문을 써두고 한참 지나서야 병원으로부터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다. 약사가 의사 처방에 문의사항이 있으면 PC에서 DUR 점검 프로그램의 '처방점검 문의 메시지' 메뉴를 클릭에 입력차에 문의내용을 입력하면 DUR 서버로 전송된다. 의사는 내용을 확인 후 답변 메시지를 입력해 DUR 서버로 전송되는 방식인데, 의료기관이 이 서버를 열지 않으면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황 약사는 "시범사업이다 보니 시스템 상으로 해결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며 "향후 본사업 궤도에 오르면 소통 활성화 방안도 만들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2020-06-16 06:48:32이혜경 -
처방·조제 실시간 점검 10년…부적절 약물사용 예방[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감염병 확산으로 마스크 공급대란이 발생했을 당시,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rug Utilization Review)는 몰라도 DUR은 안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정부는 지난 2월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2만3000여개 약국에서 공적마스크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약국을 공적마스크 판매처로 활용할 수 있었던 이유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가지고 있는 시스템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병·의원, 약국 등 요양기관이 청구 및 심사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요양기관업무포털 내 중복구매 확인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처음엔 실시간 처방전 점검이 가능한 DUR을 활용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전 국민이 '마스크 대란'을 겪고 있었던 만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입 밖으로 뱉은 'DUR'이라는 단어는 모든 사람들의 뇌리 속에 꽂힐 수 밖에 없었던 분위기였다. ◆DUR이 뭐길래=경제부총리가 언급한 DUR을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 시스템에 적용할 수 없었던 이유는 DUR 도입 초기 목적을 보면 알 수 있다. DUR은 의약품 처방·조제 시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처방전내, 처방전간 의약품 처방내역을 점검해 부적절한 약물 사용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병·의원에서 처방 시 또는 약국에서 조제 시 인터넷 웹서버를 통해 심평원과 실시간으로 송·수신해 점검하고 병용금기, 중복성분 등이 발생하면 심평원에서 약품명, 중복일자를 병·의원, 약국 등의 PC모니터 상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마스크 판매이력제를 위해선 약국에서 하나하나 탑재를 해야 할 뿐더러 처방전을 바탕으로 고유코드를 부여받은 의약품에 한해 점검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의약외품에 적용하기엔 어려웠다. DUR은 2004년 1월 병용금기 및 연령금기 의약품이 최초로 보건복지부에 고시된 이후, 1단계(2008년, 동일 요양기관 동일 처방전내 점검)·2단계(2009년, 고양 및 제주 지역서 다른 요양기관 간 점검) 시범사업을 거쳐 2010년 12월 1일부터 처방전간 DUR 점검이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본격적으로 제도가 시행된 지 올해로 10년 째를 맞이하게 된다. ◆약물 부작용 안전장치로 작용=초창기 DUR 도입 필요성에 대한 주장은 약업계에서 시작했다. 지난 2001년 약국청구 프로그램 SW 업체가 약물사용검토 자동검색시스템과 복약지도시스템 등을 탑재한 약국관리 프로그램을 내놨고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은 2004년 의·약사를 대상으로 약물관리 프로그램 무료사용권을 제공하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국내 DUR 도입의 필요성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금기 의약품 급여 심사 시스템 구축(2004.8), 동일 처방전 내 의약품 DUR 사전 점검(2008.4), 다른 처방전 간 DUR 교차 점검 시범사업(2009)을 거치면서 의·약계 반발도 있었지만 부적절한 약물 사용이 감소한다는 유의미한 평가 결과도 나왔다. 심평원이 지난 2014년 시행한 'DUR 효과측정 및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DUR 사업 시행 전인 2010년과 2011년을 비교했을 때 처방전간 병용금기 처방률이 0.97%에서 0.79%로, 연령금기 처방전수가 51만7066건에서 32만1576건으로 감소했다. 처방행태 개선을 위해 전산시스템에 정보를 탑재하면서 '경고' 안내 문구가 뜬데 따른 효과로 보인다는게 심평원 연구 결과였다. DUR 점검을 통한 건강결과 향상에 대한 평가는 불확실하지만, 잠재적으로 약물 부작용의 발생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지난 2010년 제주도 약국 판매약 포함 DUR 2단계 시범사업 평가 연구를 진행한 결과에서는 팝업창으로 인한 의사, 약사의 주의환기와 처방 및 조제변경은 부작용 발생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당시 시범사업 기간 동안 의원에서 처방전 당 평균 의약품 수가 근소하나마 감소한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코로나19, ITS로 초기 전파자 차단=벌써 도입된 지 10년이 된 제도이지만, DUR의 경우 점검 미이행 시 법적 처벌 조항이 없어 요양기관 이용률이 항상 논쟁의 대상이었다. 2010년 전국 확대 실시 이후 2016년 법 개정에 따라 DUR 의무화가 적용되면서 요양기관의 DUR 탑재율은 99.7%를 넘어섰다. 하지만, 'ON-OFF' 버튼을 이용해 DUR을 꺼놔도 불이익은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2015년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도입된 DUR-ITS(International Traveler information System, 해외여행이력확인시스템)를 통한 요양기관의 감염병 발생지역 체류·방문자 정보 이용률이 코로나19 유행 전 54.1%에서 한달 새 98.4%까지 향상됐다. 대부분의 병·의원, 약국이 DUR을 켜놓고 해외 입국자를 확인하고 있었다고 보면 된다. 이 시스템을 활용해 요양기관에서 모든 입국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 받으면서,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감염병에 한해 DUR-ITS 의무화 법안이 지난 20대 국회 막바지에 발의되기도 했다. 김선민 심평원장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DUR-ITS 시스템이 요양기관의 DUR 참여율을 높이는데 기여를 했다"며 "DUR 이용률이 99.2% 이상까지 올라갔다. 거의 모든 요양기관이 DUR을 열어두고 있다는걸 의미한다"고 했다. 김 원장은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요양기관이 DUR을 켜둘지는 의문"이라며 "이번 상황은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많은 국회의원들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법적 기반이 마련되고, DUR 의무화가 이뤄지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2020-06-15 06:47:17이혜경 -
"만날 이유 있나요"…제약, '언택트' 넘어 '온택트' 시대[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변종 바이러스가 전 세계 산업의 물줄기를 바꿨다. 핵심은 ‘언택트(Un-tact)’다. 팬데믹 상황이 고비를 넘겼다고 평가받는 현재, 언택트는 ‘온택트(On-tact)’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온택트란, 온라인(Online)과 콘택트(Contact)의 합성어다. 언택트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선택해야 했던 수동적인 개념이라면, 온택트는 코로나 종식 후에도 대면접촉 없는 상황을 이어가겠다는 능동적인 의미가 더해진 개념이다. 제약바이오업계도 마찬가지다. 연구·생산·마케팅·영업 등 모든 영역에서 온택트 사회를 맞이할 채비에 한창이다. 각 분야에선 새로운 사업모델이 태동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영업·마케팅 분야에서 온라인콘텐츠 개발을 위한 아웃소싱이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일반 사무환경에선 재택근무·원격업무의 확대로 인터넷보안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생산라인에선 무인공정 구축과 원료의약품 자급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측된다. 제약업계 전반에선 R&D의 방향이 크게 선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힘을 얻는 비대면진료(원격진료) 허용 가능성에 웨어러블 진단기기 등 신산업이 기대를 모은다. ◆대세로 떠오른 ‘비대면 영업·마케팅’…아웃소싱 본격화 온택트 사회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영업·마케팅이다. 코로나 사태 초기 회의론을 뒤로하고 온라인 영업·마케팅은 다양한 시도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제 제약업계에서 웹심포지엄, 웹세미나(웨비나), 원격디테일링은 흔한 풍경 중 하나가 됐다. 일례로, 보령제약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 ‘듀카로’를 출시하는 강수를 뒀다. 대대적인 오프라인 발매행사 대신 웹심포지엄을 열었다.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웹심포지엄엔 의료진 2500여명이 동시접속했다. 처방실적도 흥행에 성공했다. 출시 두 달 만에 고혈압·고지혈증 3제복합제 시장에서 점유율 1위(20.4%)를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웹심포지엄 기획·제작에 참여한 보령제약 관계자는 “그전에도 소규모 웨비나는 진행했지만, 제품발매를 웹심포지엄으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준비 과정에서 흥행에 성공할지 반신반의했다.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흥행에 회사차원에서도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보령제약 입장에선 대규모 웹심포지엄을 위해 가장 필요했던 것은 안정적인 서버였다. 기존업체에선 수용 가능한 동시접속 인원에 제한이 있었다. 대규모 인원이 들어와도 안정적으로 운영될 서버를 보유한 업체를 급하게 섭외했다. 또 다른 문제는 참여자 모집이었다. 대규모 발매행사로 진행되는 웹심포지엄은 업계 최초의 시도였다. 얼마나 많은 인원이 모일지 가늠할 수 없었다. 더구나 영업사원들은 재택기간 중이었다. 직접 만나 참여를 호소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전사적으로 참여자 모집에 나섰다. 담당 거래처에 전화를 돌리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며 참여를 유도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발매 전부터 듀카로는 일선 의사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적극적인 참여유도가 더해져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첫 성공에 힘입어 보령제약은 두 차례 더 대규모 웹심포지엄을 진행했다. 이어진 두 번의 심포지엄도 성공했다. 현재까지 총 세 차례 개최된 웹심포지엄의 누적 참여자는 약 5000명에 이른다. 보령제약은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이후로도 멀티채널 마케팅에 힘을 준다는 방침이다. 다른 제약사도 보령제약의 성공을 엿보며 대규모 웹심포지엄에 도전했다. 동아에스티·한미약품·대웅제약·삼진제약·대원제약 등이 웨비나를 적극 시도했다. 화이자·일라이릴리·MSD 등 다국적제약사도 기존 온라인마케팅을 더욱 강화했다. ◆“100% 자체개발 불가능…외부업체 어디 없나” 다만 대규모 웹심포지엄이나 원격디테일링용 콘텐츠 제작을 각 제약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수행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는 전언이다. 보령제약만 해도 방송장비와 서버운영은 외부업체에 맡겼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대규모 웹심포지엄을 정기적으로 진행할지가 아직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방송장비·서버운영 등을 회사에서 전부 진행하기엔 현실적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다른 제약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인력·비용·기술·전문성 등 제약사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100% 자체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이유에서 온라인 영업·마케팅 관련 ‘아웃소싱’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전진용 한국아이큐비아 부장은 최근 ‘제약사 미래성과의 핵심, 원격디테일링’이란 주제의 웹세미나에서 “원격디테일링의 장점을 경험한 의료진이 늘어나면서 영업환경도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부장은 “원격 디테일링 플랫폼을 구축하고 그에 맞는 전문인력을 육성하며, 아웃소싱 협력사를 발굴하는 등으로 대응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 국내제약사 관계자는 “거의 모든 제약사가 온라인 영업마케팅에 동시에 뛰어든 상황이다. 천편일률적인 콘텐츠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라며 “더 전문적으로 담당할 아웃소싱 협력업체가 있다면 적극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상회의 플랫폼 ‘줌’의 번영과 몰락이 주는 교훈 내근직을 비롯한 일반 사무환경에선 재택근무(혹은 유연근무)와 화상회의로 대표되는 원격업무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 연장선상에서 각 제약사는 더 높은 수준의 '인터넷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주요 원격업무 플랫폼으로는 줌(Zoom), 슬랙(slack), 시스코 웹엑스(WebEx), 마이크로소프트 팀스(MS Teams), 구글 G스위트(G-suite) 등이 있다. 사태초기 가장 각광을 받은 플랫폼은 줌이었다. 전 세계 일일사용자 수가 4월 기준 3억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국내에서도 상당수 제약사가 줌을 이용했다. 그러나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다. 원격회의를 진행하는 동안 신원을 알 수 없는 사용자가 들어와 욕설을 퍼붓거나 음란물을 올리는 사건이 해외에서 잇달아 발생했다. 개인정보의 불법공유 문제도 불거졌다. 줌의 사용을 중단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국내에서도 일부 제약사가 부랴부랴 다른 서비스로 갈아탔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한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해외에서 줌의 보안상 문제가 발견된 이후 갑자기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이런 인터넷보안 문제는 줌에 국한되지 않는다. 다른 플랫폼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비밀번호로 보호된 화상회의에 접근할 수 있는 버그가 공공연히 나도는가하면, 일부 플랫폼에서는 악성코드가 설치되는 등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우려로 향후 온택트 사회에선 온라인보안 관련 업무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란 예상이다. 제약사의 핵심 마케팅 전략이나 임상시험 진행현황 등이 외부에 유출될 우려 때문이다. 실제 데일리팜이 진행한 CEO 대상 설문조사에선,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가장 필요로 하는 인력으로 ‘온라인보안·IT 전문가’를 꼽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응답대상 48명 중 41.7%인 20명이 이 분야에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생산라인서 자동화공정 가속도…원료자급화 움직임도 생산라인에서도 포스트코로나 대비에 한창이다. 특히 공장 자동화와 원료 자급화는 더욱 속도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자동화공정 도입의 목적은 생산성 향상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와 같은 외부환경에 의한 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화공정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한미약품, 대웅제약, 제일약품, 안국약품, 동구바이오제약 등이 자동화 시스템을 장착한 스마트공장을 건립했거나 건립 중이다. 동구바이오제약 관계자는 “제약산업은 타 제조업에 비하여 AI나 무인공정 등의 도입이 더딘 편”이라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선 근로자에겐 더 나은 근무환경을, 소비자에겐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한 양질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술이 진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이미 스마트공장 구축이 추진되던 상황”이라며 “이번 사태는 로봇을 이용한 공정, 나아가선 무인공정의 도입에 속도를 더하는 계기가 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원료의약품 자급화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원료수급 대란은 발생하진 않았지만, 원료약의 높은 대외의존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실제 데일리팜의 CEO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CEO 48명 중 14명이 이번 사태로 겪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해외 원료의약품 수급 차질’을 꼽았다(중복응답). 이는 대면 영업·마케팅 차질에 이어 공동 2위에 해당하는 응답이었다(다른 2위는 조직 업무능률 저하). 이미 다른 제조업 분야에선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대적인 ‘리쇼어링(Reshoring)’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쇼어링이란 부품을 국산화하고, 해외공장을 국내로 유턴시키는 의미다. 황지만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상무는 “국내 제약업계는 원료약의 중국·인도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이번 사태에서 두 국가의 공급망 관리에 큰 도전을 받았다”고 말했다. 향후 원료약 수급 다변화와 함께 그 일환으로 국산자급화 움직임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R&D 방향전환…“백신·예방 뜨고 제네릭 의존도 줄어들 것” 코로나19 사태는 R&D에도 영향을 끼쳤다.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R&D 활동에 타격을 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지난달 149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80%가 연구개발(R&D) 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4월 매출감소에 이은 R&D 투자 위축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임상시험을 위한 환자모집에 차질이 빚어지고, 의료인의 현장투입으로 임상시험이 지연·중단되는 상황이 속출한다는 지적이다. 장기적으로는 포트폴리오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항암제나 만성질환치료제에 포트폴리오가 집중된 경향이었다. 그러나 전 세계가 감염병 위기에 시달린 이후로는 백신과 감염병 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모습이다. 정윤택 제약전략연구원 대표는 “거시적으로는 치료에서 예방으로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 대표는 “제네릭에 의존하는 제약산업에서 벗어나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트렌드를 읽고 R&D 파이프라인을 리모델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런 트렌드를 바탕으로 우리 제약기업이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대응해야 한다”며 “현재 시장가치만 보고 주먹구구식으로 했다간 패러다임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밖에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비대면진료는 새로운 산업의 토양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웨어러블 진단기기, 원격모니터링 장치, 환자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등의 산업이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국에 앞서 원격의료를 도입한 국가에선 관련 시장규모가 급성장하는 중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원격의료 시장규모는 2025년 1305억 달러(약 15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의사협회와 시민단체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이긴 하지만, 온택트 사회로 진입하는 거대한 흐름을 막기엔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정윤택 대표는 “반대 목소리가 있지만, 결국엔 원격의료로 갈 수밖에 없다. 시간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2020-06-05 06:20:04김진구 -
"코로나 이후 산업 구조조정 본격화...위기 아닌 기회"[데일리팜=천승현 안경진 기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제약산업이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중요한 산업이라는 사실이 부각됐다. 제약기업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 (정윤택 제약전략연구원 대표)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제약바이오기업의 R&D 포트폴리오의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새로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지 못하는 기업은 달라진 환경에 도태될 수 밖에 없다. " (황지만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상무) "예상치 못했던 전염병의 충격으로 제약바이오산업 영업마케팅환경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의료진과 제약업계가 전통적인 대면 영업활동 방법에 대해 재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전진용 한국아이큐비아 부장) 전문가들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제약산업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전 세계적으로 제약산업이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연구개발(R&D) 포트폴리오에 따라 지각변동도 일어날 수 있고, 비대면 업무 확산으로 조직내 구조조정도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윤택 대표 "제약산업, 핵심산업 자리매김...좋은 기회로 작용" 정윤택 제약전략연구원 대표는 코로나 사태가 제약산업이 촉망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대표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자본이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깨닫게 됐는데, 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인의 삶에서 질병을 극복하는 힘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는 전 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됐고, 신종 감염병을 극복하는 능력이 국력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제약산업은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신종 사업영역에서 벗어나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중요한 산업이라는 교훈이 전 세계인에 각인됐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과거에는 제약산업이 10대 미래 산업에 거론되는 수준이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제약산업은 핵심 주축산업으로 부상했다. 제약산업은 단순히 경제적 부를 창출하기 위한 산업이 아닌 안보와 직결된 핵심사업으로 떠올랐다"라고 했다. 코로나 사태가 국내제약업계에 사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체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정 대표는 진단했다. 제네릭을 중심으로 내수 시장에 의존도하는 사업 방향에서 벗어나 다른 기업이 두드리지 않는 미충족수요 영역에 집중하면 단숨에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길리어드사이언스의 경우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반복한 경험이 있는데, 에볼라치료제 ‘렘데시비르’의 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이번에 코로나19 치료제로 다시 개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정 대표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입장에선 중장기 계획을 바탕으로 회사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누구도 정복하지 못한 미충족수요 영역을 얼마나 빨리 해결하느냐가 회사의 미래 가치를 좌우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정 대표는 "과거의 경영방식이나 R&D 패턴을 벗어나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기업만이 성공을 이끌고 퀀텀점프를 할 수 있다. 현재 시장가치만 보고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하면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코로나는 좋은 동기로 작용할 것"라고 강조했다. 기업내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한 흐름이다. 정 대표는 "과거 리베이트 쌍벌제 이후 영업관행 변화가 진행 중인데, 향후 산업 투명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어 기존 영업관행 형태는 경쟁력에 한계가 있다"라면서 "향후 비대면 사업이 각광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내다봤다. ◆황지만 상무 "R&D 포트폴리오 전환 전망...산업구조 재편 불가피" 황지만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상무는 코로나19가 중장기적으로 제약산업에 위기보다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황 상무는 "코로나19 사태 직후 단기적으로 제약기업들은 타격을 입을 수 있겠지만 빠른 속도로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 제약사 CEO들을 인터뷰한 결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빠르게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제약산업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황 상무는 내다봤다. 황 상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치료보다는 예방 백신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다. 향후 예방 영역이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기업에게도 R&D 포트폴리오가 백신과 같은 예방의학 분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는 제약기업들에게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포스트코로나 시대 급변하는 환경에 제약사들이 대응 능력을 선제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면 업무 기피로 비대면 영업 활성화 될 수 밖에 없는데, 제약사마다 환경 변화를 대비해 사업 전략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미다. 비대면 영업 활성화는 제네릭 영업의 위축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황 상무는 "제약사업은 네트워크 마케팅이 가장 발달한 산업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네트워크 마케팅에서 온라인과 디지털 마케팅으로의 전환이 가속화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제네릭 의약품은 의료진과 영업사원간 친밀도를 바탕으로 처방 여부가 결정되는 경향이 많은데, 대면영업이 위축되면 종전 방식의 제네릭 영업은 더 이상 위력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란 견해다. 황 상무는 “제약사들이 똑같은 제네릭 시장을 두고 동시다발로 영업경쟁을 펼치며 수익을 거두는 비즈니스 모델은 조명받기 힘들다. 바이오시밀러와 같이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춰야만 생존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비대면 영업 활성화는 인력 구조조정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영업사원의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황 상무는 "제약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과 비대면 업무 활성화로 영업 업무에 대한 비중이 축소될 수 밖에 없다"라면서 "과거에는 의료진에게 학술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영업사원이 담당했지만, 향후에는 제약사 주도로 과학적 근거를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약기업의 R&D 포트폴리오와 사업 영역의 구조조정은 종전에도 진행되고 있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뿐이다. 과거 제네릭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새로운 모델로 바꾸지 못하는 제약사는 도태될 수 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전진용 부장 "원격디테일링은 시대적 흐름...체질개선 선행돼야" 전진용 한국아이큐비아 테크솔루션세일즈팀 부장은 제약기업들을 향해 "영업·마케팅 분야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화두를 던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크게 증가한 '원격 디테일링'(remote detailing)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전 부장에 따르면 진료현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하게 영업·마케팅 방식 변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아이큐비아의 글로벌 채널다이나믹스(ChannelDynamics) 조사 결과 유럽에서는 2011년 이후 대면 디테일링에 소요되는 시간이 26% 줄었다.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외부 충격이 비대면 영업·마케팅활동 도입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전 부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화되면서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커뮤니케이션하는 빈도가 크게 줄어들었다"라며 "제약산업을 살펴봐도 중국, 한국, 이탈리아, 미국 등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국가 중심으로 대면 프로모션 활동이 유의하게 줄어든 반면 각종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프로모션이 유의하게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전 부장은 이러한 현상이 단기 변화에 불과하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 선을 그었다. 개인 선호도는 다를 수 있으나, 비대면 프로모션 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이 축적되면서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잡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이같은 변화에 대비해 수년 전부터 디지털 채널 투자와 원격 디테일링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기업들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전 부장은 비대면 프로모션 증가에 걸맞는 조직정비를 제안했다. 원격채널을 통해 통찰력 있는 질병, 제품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영업인력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병원 규모, 진료과별 채널선호도를 고려한 영업인력 재배치도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전 부장은 "원격 디테일링에 적합한 의료진들의 특성을 사전에 확인하고 동의를 받는 과정이 필요하다. 원격 디테일링에 최적화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관련 콘텐츠와 IT 플랫폼을 갖춰야만 효율화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2020-06-05 06:19:00천승현 안경진 -
포스트코로나 성큼...'뉴노멀' 시험대 오른 제약업계[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제약바이오업계가 예고 없이 ‘뉴노멀(New Normal)’ 시험대에 올랐다. 짧게 일주일에서 길게 석 달까지 재택근무를 경험한 제약사들이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기준'을 뜻하는 뉴노멀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뉴노멀 시대의 핵심은 ‘근무형태의 변화’다. 이미 트위터·페이스북 등 미국 IT업계는 코로나 종식 이후로도 재택근무를 지속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 사태가 재택근무의 도입을 10년 이상 앞당겼다”고 평가했다. 국내 제약업계도 뉴노멀과 관련한 실험에 한창이다. 전면 재택근무까진 아니더라도 유연근무(격일출근)·간주근무(자율출근)·재량근무(대체휴가 활용) 등 다양한 근무형태에 대한 실험이 내근직뿐 아니라 영업·생산·연구개발 파트 등에서 시도 중이다. ◆다국적사 직원 A씨가 체험한 ‘뉴노멀’의 일상 한 다국적제약사의 홍보담당자 A씨는 사태 초기인 2월부터 재택근무를 했다. 현재는 국내 코로나 사태가 고비는 넘겼다는 판단에 따라 격일로 출근하는 유연근무제로 완화된 상태다. 그의 재택근무 일상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오전 9시 노트북을 열면 회사 메신저로 자동 접속된다. 메신저로 접속하면 ‘출근’으로 간주된다. 복장은 회사로 출근할 때보다 캐주얼하다. 그렇다고 마냥 편하게 입을 수도 없다. 하루에도 두세 차례 화상회의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오전 10시, 기자들에게 배포할 보도자료를 확인한다. 얼마 전 외부협력업체 맡겼던 보도자료 초안이 메일함에 들어왔다. 마케팅·의학부 담당자와 검토한 뒤, 보완사항을 다시 협력업체에 보낸다. 평소처럼 회사 내외부와 소통은 전화 혹은 메신저를 이용한다. 점심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평소엔 정해진 점심시간에 기자미팅을 진행했다. 기자미팅이 없는 날이면 동료직원과 삼삼오오 식사를 하러 나갔다. 재택근무 땐 다르다. 노트북 앞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한다. 점심식사 후 휴식은 없다. 오후회의 준비 등 업무가 이어진다. 오후 1시 30분, 화상회의가 열린다. 내년도 준비를 위한 회의가 소집됐다. 담당PM과 허가담당자, 마케팅부서, 의학부 등에서 7명이 참여했다. 평소라면 회사 회의실에 모두 모여 진행했겠지만, 재택근무자가 많은 관계로 회의는 화상회의로 진행된다. 오후 3시 30분, 화상회의가 한 건 더 잡혔다. 아태지역 담당자와의 글로벌회의다. 평소에도 화상회의로 진행했던 회의다. 한국의 코로나 상황을 공유하고, 국내정책을 업데이트하며 화상회의는 마무리됐다. 이밖에 기자의 제품문의에 답변하고, 외부협력업체와 계약서를 검토한 뒤 하루 업무가 끝났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한 시간여의 퇴근길은 따로 없다. 노트북을 닫으면 퇴근이다. 늦은 저녁, 평소라면 하지 않을 업무가 하나 더 잡혔다. 글로벌 화상워크숍이다. 관련 담당자들이 해외 모처에 모여서 진행했을 워크숍이다. 그러나 전 세계로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올해는 화상워크숍으로 바뀌었다. 수십 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틀에 걸쳐 3시간씩 진행된다. 준비한 자료를 화상회의 화면 한쪽에 띄워 발표했다. 자정이 다 돼서야 회의가 마무리됐다. A씨는 재택근무에 상당한 만족감을 보였다. 출퇴근 시간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또, 쓸데없는 업무와 회의가 줄어들어 효율이 높아진 점도 장점 중 하나로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직접 대면보고가 줄어들면서 조금 더 수평적인 기업문화가 정착됐다고 덧붙였다. A씨는 “동료들과 얘기해보면 이대로도(재택근무를 지속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평소에도 회사메신저나 화상회의를 이용했기 때문에 크게 어색하거나 불편한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A씨는 “얼굴을 보고 직접 대화하는 것이 더 나은 상황도 물론 있다”며 “까다로운 업무요청이나 보고는 대면으로 하는 것이 아직까진 낫다”고 덧붙였다. ◆재택근무 시각차…제약업계는 뉴노멀 실험 중 제약업계에선 재택근무(혹은 유연근무)와 화상회의로 대표되는 ‘뉴노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새로운 근로형태에 대해선 긍정적인 의견이 우세하다. 데일리팜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4.1%(725명 중 320명)가 재택근무로 인해 업무효율이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답변은 25.4%(104명)였다. 국내 제약업계 종사가 10명 중 7명이 뉴노멀 시대의 근무형태 변화가 현재와 비슷하거나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이와 별개로 뉴노멀 정착 가능성을 물었다. 여기에선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혹은 유연근무)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의견이 50.9%, 아닐 것이라는 의견이 49.1%였다. 사실상 반반으로 봐도 무방한 결과다. 흥미로운 점은 다국적제약사와 국내제약사간 온도차다. 다국적사의 경우 61.4%(162명)가 코로나 이후 뉴노멀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국내사는 부정적 의견이 우세했다. 55.1%(254명)가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적지 않은 제약사가 변화된 근무형태를 코로나 종식 이후로도 지속할지 여부로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체로 다국적사일수록 고민이 많은 경향이다. 몇몇 국내사도 뉴노멀 시대 준비에 한창이다. 종근당이 대표적이다. 국내사 가운데 이번 사태 때 가장 적극적으로 재택근무를 진행했던 종근당의 경우 다양한 형태로 근무형태 변화를 실험 중이다. 우선 ▲내근직의 경우 ‘유연근무제(상황에 따라 재택근무 허용)’와 ‘시차출퇴근제(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8시간 근무한 뒤 퇴근하는 방식)’를 ▲영업직의 경우 ‘간주근로제(해당 영업지점장에게 완전 자율로 맡기는 방식)’를 ▲연구직의 경우 ‘재량근로제(일주일 52시간 근무 총량만 지키면서 대체휴가를 활용하는 방식)’를 시도하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주 52시간제 적용 이후 유연근무제·시차출퇴근제·간주근로제·재량근무제 등을 차례로 도입했고, 이번 사태에서 본격 시도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회사 차원에서 코로나 종식 이후로도 변화된 근무형태를 지속할지를 두고 직원들에게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업계는 뉴노멀 시대에 얼마나 준비 됐나 물론 변화된 근로형태가 완전히 뿌리내리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가장 큰 과제는 ‘시간’이다. 제약업계는 긴급하고 불가피하게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대부분 준비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많은 직원이 혼란에 빠졌다. 국내사에서 내근직으로 일하는 B씨는 “경험이 없다보니, 집에서 일을 하는 것인지 쉬는 것인지 집중하기가 힘들었다”며 “가족도 재택근무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서 있지 않아서인지, 집안일을 시키거나 육아를 요구하는 등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B씨는 “화상회의 역시 초기에 혼선이 많았다. 이후로 차차 나아졌다곤 하나, 여전히 크고 작은 문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관건은 ‘준비’다. 재택근무를 위한 준비가 얼마나 잘돼있는지에 따라 뉴노멀에 대한 시각도 다르다. 다국적사와 국내사간 온도차도 여기서 설명된다. 뉴노멀에 대한 전망이 다국적사에서 더 긍정적으로 나타난 이유는 준비가 잘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국적제약사의 경우 평소 메일·메신저·화상회의를 적극 활용하는 과정에서 재택근무를 위한 제반여건이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였다. 여기에 몇몇 다국적제약사가 본인의 자리가 없는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하면서 제반여건은 더욱 강화됐다. 직장상사의 불신과 감시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국내사에서 영업을 담당하는 C씨는 “집에서 일하는 것을 놀거나 쉬는 것으로 생각하는 관리자들로 인해 오히려 재택근무 때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런가하면 재택근무 자체에 대한 거부감도 적지 않다. 다국적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D씨는 “동료직원과 커피한잔 하며 업무 외적인 대화를 나누다가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런 소통이 줄어들면서 조직문화가 더 경직된 것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필수 대면업무는 어떻게?…“전면 재택근무는 불가능” 직접대면이 필수인 업무도 여전히 많다. 일례로, 영업사원의 경우 거래처와의 교감을 위해선 스킨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월말마다 거래처를 방문해서 수금 또는 통계를 작성해야 하는 일도 있다. 실제 데일리팜 설문조사에선 대면영업 축소와 관련해 ‘종전대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54.5%로 가장 많게 나타난 바 있다.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은 38.8%였고, 오히려 늘려야 한다는 의견은 6.3%였다. 국내사 관계자 D씨는 “이러쿵저러쿵해도 결국 회사에 돈을 벌어다주는 것은 영업사원”이라며 “이들의 대면업무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다만 유연근무나 재량근무 등의 형태로 바뀔 가능성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내사 관계자 E씨는 “결국 고용주의 생각에 달려 있다. 고용주가 근로형태의 변화를 얼마나 긍정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이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데일리팜이 진행한 설문조사는 의미가 있다. CEO 48명 중 33.3%인 16명 만이 재택근무·유연근무 등 근로형태의 변화가 ‘업무효율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대한 실무진의 답변이 44.1%였던 점과 비교하면 10.8%p 차이가 있다.2020-06-04 06:20:35김진구 -
내 책상 사라질까...코로나가 던진 화두 '일자리 축소'[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제약산업에 던진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일자리 구조조정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업무 확대로 업무별 일자리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전통적으로 대면 업무 의존도가 높은 영업직의 일자리 감소 가능성이 제기된다. 데일리팜이 제약사 실무진 7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포스트코로나 위기대응 전략’ 설문조사에서 일자리 축소에 대한 불안감’이 181명(25%)으로 ‘대면업무 축소에 따른 실적 저조’(228명)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업무별 응답자에 따라 일자리 걱정이 온도차를 보였는데 영업 담당자들이 다른 업무보다 일자리 축소에 대한 고민이 컸다. 이번 설문조사에 응답한 제약사 실무진 725명 중 영업직은 311명으로 집계됐다. 영업직 311명 중 37.6%에 달하는 117명이 ‘일자리 축소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대면업무 축소에 따른 실적 저조’(43.7%)보다는 다소 못 미쳤지만 다른 직능에 비해 일자리 고민 비중이 가장 컸다. 영업직을 제외한 나머지 414명 중 일자리 고민을 호소하는 실무진은 64명으로 15.5%에 그쳤다. 다른 직군에 비해 영업업무 임직원들이 일자리 축소를 고민하는 비중이 2배 이상 크다는 의미다. 세부 직능별로 보면 연구·생산 업무 담당자들 중 24.1%가 일자리 축소가 고민된다고 답했다, 인사 관리 등 내근(14.4%), 개발(12.5%), 마케팅(7.8%) 등은 상대적으로 일자리 고민이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서는 영업사원들의 일자리 고민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택근무가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월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제약사들은 영업사원들의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지난 2월19일 31번 확진자의 등장 이후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면서 대다수 제약사들의 영업사원들은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영업사원의 재택근무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하루에 수십곳의 요양기관을 드나드는 업무 특성상 영업사원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강력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제약사 영업사원 중 확진자가 나올 경우 소속 기업은 바이러스 확산을 조장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영업활동은 더욱 위축된 상태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지난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에 영업사원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한 제약사 영업사원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자 경쟁업체들은 해당 영업사원이 방문한 의료기관 리스트를 공유할 정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불가능했음에도 지난 1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상장 제약사 중 매출 상위 30곳의 지난 1분기 총 매출액은 4조1916억원으로 전년동기 3조7784억원대비 10.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121억원에서 4407억원으로 41.2%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8.3%에서 10.5%로 2.2%포인트 상승했다. 30개 업체 중 19곳의 1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18곳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늘었다. 주요 제약사 3곳 중 2곳이 매출이 지난해보다 늘었거나, 수익성이 향상했다는 의미다. 지난 1분기에는 전체 외래 처방규모도 큰 변화를 찾을 수 없었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체 원외 처방금액은 3조7030억원으로 전년동기 3조6043억원보다 2.7% 증가했다. 예년보다 성장세는 다소 둔화했지만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처방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빗나갔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제약사들의 영업활동이 크게 위축됐는데도 처방약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노인인구와 만성질환자의 증가로 의약품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감염병과 같은 단기간의 이슈로 산업 전체가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란 진단을 내놓는다. 코로나 사태 이후 극심한 위기에 빠진 관광·문화산업과는 달리 의약품 산업은 외부 환경보다는 환자들의 수요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침체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다만 만성질환자들을 중심으로 의료기관 방문을 꺼려하는 환자들이 필요한 의약품을 사전에 대량으로 처방받으면서 1분기 처방 공백이 크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4월 외래 처방금액은 1조1911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8.7% 감소했다. 2018년 4월과 2019년 4월 처방금액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8.3%, 13.1% 증가했지만 올해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악재 속 실적 향상은 영업사원들의 입지 축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영업사원의 주 업무가 거래처를 방문해 약물 사용량 증가를 유도하는 것인데, 재택근무는 사실상 정상적인 업무의 중단을 의미한다”라면서도 “정상적인 업무를 하지 않았는데도 실적이 어느 정도 나오자 영업사원들간에도 다소 당황스러운 분위기가 확산되기도 했다”라고 토로했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업무 확산으로 종전 규모의 영업사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지적도 고개를 들고 있다. 데일리팜이 제약사 실무진 7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향후 영업·마케팅 전략 변화에 대해 응답자의 40.3%(292명)는 ‘온라인 업무 확대 등 전통적 영업방식 탈피’를 전망했다. 제약사 종사자 5명 중 2명은 향후 비대면 영업 확대가 불가피한 시대의 흐름이라고 내다본 셈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제약산업 일자리 감소 필요성이 있는 업무를 묻는 질문에 실무진 725명 중 절반이 넘는 413명(57%)는 영업직을 꼽았다. 인사관리 등 내근(28.7%), 생산(5.2%) 등을 압도했다. 제약사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인력 감축 1순위가 영업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얘기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대표는 “최근 들어 제약산업 일자리는 영업직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품질관리와 연구개발 업무는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다”라면서 “포스트코로나 시대 영업직 감소는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진단했다. 황지만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상무는 "제약산업은 네트워크 마케팅이 가장 앞선 분야 중 하나인데, 코로나 이후 온라인이나 디지털 마케팅 확대에 따른 비즈니스 모델 변화로 일자리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라고 전망했다. 다만 포스트코로나 시대 제약사들의 극단적인 일자리 감축 움직임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많다. 국내제약사들의 경우 차별화된 제품이 많지 않고 유사한 제네릭 영역을 두드리는 특성상 영업력이 실적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요인이라는 이유에서다. 데일리팜이 제약사 CEO 48명을 대상으로 인력 감축 필요성이 있는 업무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절반(24명)이 인력 축소 필요성이 없다고 답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영업활동이 소극적인 제약사들의 처방을 뺏기 위한 물밑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라면서 "한정된 시장 규모에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단기간에 영업력을 축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라고 내다봤다. 이번 설문조사는 데일리팜이 제약사 소속 임직원 725명을 대상으로 네이버 폼- 오피스 프로그램을 활용한 온라인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업무별로 영업 311명, 연구·생산 79명, 인사 관리 등 내근 160명, 허가·약가 등 개발 72명, 마케팅 51명, 기타 52명 등이 응답했다.2020-06-04 06:19:28천승현 -
제약영업 11년차도 진땀..."영상제작, 만만치않네요"[데일리팜=안경진 기자] 4월 9일 오후 2시. 서울시 중구 한국릴리 사무실 내에 위치한 '릴리 스튜디오(Lilly Studio)'에서는 영상촬영이 한창이다. 이날 촬영의 주인공은 연예인도, 인기 유투버도 아닌 한국릴리 영업사원들이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한국릴리 담당자 박성진 입니다. 국내 코로나19... 아, 죄송합니다. 다시 할께요. " 만남을 약속한 당뇨사업부 서부팀 박성진 차장의 모습도 보인다. 박 차장은 2009년 국내 모 제약사를 시작으로 11년간 당뇨병 치료제 영업만 전담해온 베테랑이다. 한국릴리에는 2012년 합류해 '휴마로그', '트루리시티'와 같은 주사제 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연신 NG를 내며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 평소같지 않다. 이날 촬영의 발단은 2주 전 한국릴리 마케팅 회의 현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상치 못한 전염병의 습격에 영업·마케팅부서 임원과 실무진들은 고민에 빠졌다. 비단 릴리만의 사정은 아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영업사원들의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대부분의 다국적 제약사 한국법인들은 일찌감치 영업부서를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미국계 회사인 릴리는 본사 차원에서 가장 먼저 재택근무 지침이 내려진 터라, 벌써 3개월 가까이 의료진과 만날 기회가 차단된 상황이다. 1분기가 끝나가는데, 연초 계획했던 제품설명회나 심포지엄들은 기약없이 연기됐고, 제품 디테일링은 커녕 환자반응을 파악하기조차 힘들다. 오전 내내 여러 팀원들이 머리를 맞댄 끝에 사내 스튜디오를 활용해 보자는 안건이 나왔다. 다양한 의약품을 담당하는 영업사원의 영상을 촬영하고,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의료진에게 전달하자는 아이디어다. '참신하긴 한데...우리나라에선 아직 생소하지 않나?' 다들 주저하고 있을 때 김대열 MCE팀장이 나섰다. 김 팀장은 "코로나19 사태를 디지털 마케팅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아보자"며 "전통적인 대면 영업방식과 비대면 영업& 8729;마케팅 활동이 어우러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될 수 있다"라고 설득했다. 김 팀장의 제안이 통과되고 MCE팀과 브랜드 팀의 협력으로 영상제작이 성사된 것이다. 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다. 이메일로 응원의 메시지를 받은 의료진들이 "신선하다" "예상치 못한 기분좋은 메일이었다"라는 회신을 보내왔다는 후문이다. 박성진 차장은 "촬영 당시 낯설고 어색했지만 그런 모습들조차 신선하게 느껴졌다는 피드백이 많았다"라며 "브로셔가 아닌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이메일 디테일링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며 호평을 해주신 덕분에 힘이 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릴리는 디지털 영업& 8729;마케팅 활동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 중 하나다.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영업& 8729;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부서인 MCE(Multi Channel Engagement)팀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MCE팀과 브랜드팀의 협력을 통해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MCE팀의 전신은 9년 전 출범한 온라인영업(e-rep)팀이다. 9년간 여러 차례 개선을 거치면서 오늘과 같은 조직을 갖추게 됐다. 3명의 스페셜리스트들이 각 사업부를 담당하면서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 제품 전략을 지원하는 일이 주업무다. 고객에게 가장 효과적인 채널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작년 기준 한국릴리의 온라인 세미나에 참석한 누적인원은 1만명을 돌파했다. MCE팀을 이끌고 있는 김대열 팀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8729;마케팅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체계화된 조직구조를 지목한다. 전 세계 다른 나라의 팀과 온라인으로 연결해 매달 경험과 정보를 공유해온 덕분에 예기치 못한 사태에도 시간과 비용,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는 판단이다. 한국법인 역시 수년 전부터 쌓아온 온라인 세미나와 디지털 콘텐츠사용 경험을 아시아 주변 나라들과 공유하고 있다. 김 팀장이 꼽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영업& 8729;마케팅 성공전략은 끊임없는 변화다. 이번 영상도 긍정적 반응을 얻었지만, 지속할 경우 새로움을 느끼기 힘들다는 이유로 한시적으로만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더 좋은 접근법과 다양한 아이디어로 고객들과 만날 생각이다. 이달 말에는 류마티스관절염 관련 의료진 심포지엄을 온& 8729;오프라인으로 동시 개최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스포츠 경기와 같은 현장감을 연출하기 위해 청중의 모습을 다양한 카메라 앵글로 촬영해 실시간 송출하고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겠다는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김 팀장은 "그간 MCE팀의 활동이 여러 가지 채널을 만들어 양적으로 성장하는 데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질을 높여가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라며 "고객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고 필요한 정보를 제작하기 위해 해외 주요 연자들의 강의자료와 질환에 대한 데이터들을 국내 선생님들에게 소개하는 동시에 영상플랫폼 등 시각적으로도 흥미를 더할 수 있는 자료들을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2020-06-03 12:15:41안경진 -
"대체조제 쉽게, 재고약 없게"…약사들의 20년된 외침[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분업 초기에는 처방전 분산, 동네약국 활성화를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생각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지요. 처방전 분산은 힘들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환자들은 의원과 가장 가까운 약국에 갑니다." "분업 20년인데 제도상의 가장 큰 맹점은 강남에서 받은 처방전을 종로로 가져가면 조제가 쉽지 않다는 것 아닐까요?. 약을 다 구비할 수 없잖아요. 단골환자를 위해 약을 들여놓으면 재고약이 되니까요. " 개국약사 2명이 말한 분업의 단상에 제도 개선과 분업의 핵심 문제점이 함축돼 있다. 데일리팜이 지난달 개국약사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의약분업 관련 설문조사 결과,약사들은 재고약 문제와 대체조제 문제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8개의 의제 중 3개의 복수응답을 허용했는데 약사 24.5%는 '재고약 반품 법제화'를 24.3%는 '대체조제 사후통보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91일 이상 장기처방과 다제처방 수가인상'이 13.8%, '편법약국 개설 근절' 10.8%, '국제일반명(INN)도입' 10.3% 순이었다. 재고약 반품 법제화 = 이 주장의 핵심은 제약사 등이 재고약 반품을 의무화하자는 것인데 복지부는 재고약 반품은 시장에 맡겨야 할 문제인데 제도화 통한 시장 개입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재고약 발생의 근본 원인이 제약사의 과당경쟁에 따른 의료기관의 처방약 변경인 만큼 제약사에도 책임이 있다는 게 법제화 주장의 배경이다.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이 취임 초기 강조했던 '전문약은 공공재'라는 프레임도 정부와 제약사의 사회적 책임 분담을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수십 종의 제네릭 의약품 난립으로 약국에서는 동일성분 제품을 여러 개 중복 보유하고 있다"며 "소포장 의약품 공급 부족, 불법 리베이트 경쟁에 따른 잦은 처방 변경이 약국 불용재고약으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약사들이 일반약 반품 의무화를 주장하는 게 아니다. 전문약은 약사가 수급을 통제하기 힘들기 때문에 제약사나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약사회도 반품 법제화가 아닌 사회적 책임 분담으로 정책 방향을 잡았다. 즉 공공재로서 전문약 특성을 고려해 불용재고약에 대한 사회적 비용 분담 기전 마련하자는 것인데 바로 불용재고약 반품 가이드라인 마련 등 반품 시스템화다. 대체조제 사후통보 개선 = 약사들은 대체조제라는 약사법상 용어보다 동일성분조제라고 부르기를 좋아한다. 대체라는 말에 뉘앙스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대체조제 제도 개선은 분업 도입 20년이 된 지금까지 약사들의 희망사항 1순위였다. 국회에서도 대체조제 활성화에 대한 주문이 이어졌지만, 약사법은 아직도 철옹성이다. 그만큼 제도 개선이 힘들다는 이야기인데 원인은 의사 때문이다. 의사들이 대체조제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리베이트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즉 특정 품목을 처방했는데 약국에서 다른 생동 품목으로 대체를 하겠다는 데 좋아할 의사가 있냐는 것이다. 경기 수원의 P약사는 "성분명 처방은 바라지도 않는다. 대체조제만이라도 편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다"며 "환자들도 대체조제에 대한 편견은 많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약사들이 가장 현실적으로 접하는 문제가 바로 대체조제 사후통보다. 이 조항 탓에 약사는 생동성 입증 품목임에도 대체조제를 할 때마다 매번 의사에게 전화나 팩스 등으로 통보를 해야 한다. 결국 정책 대안은 생동성 인정품목 , 위탁생동 품목에 대한 의사 사후통보를 폐지하는 방안과 심평원 DUR을 통한 사후통보다. 그러나 모두 약사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제도 개선이 쉽지는 않다. 여기에 대체조제를 통한 처방약 변경에 대한 환자들의 이해와 설득도 필요하다. 91일 이상 장기처방+다제처방 수가 인상 = 현행 조제수가 체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약사들은 1품목을 조제하나 10품목을 조제하나 수가가 같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처방약 중 가장 높은 투약일수로 조제료가 산정되기 때문이다. 20품목을 조제하나 3품목을 조제하나 수가가 같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수가 구조에 투약일수만 반영돼 있고 조제 품목 수는 변수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 장의 처방전에 두 가지 질환에 대한 조제약이 처방돼도 약국의 조제수가는 동일하게 책정된다. 노동강도 난이도 투입 시간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91일 이상 장기처방부터 조제료가 동일하다는 점도 개선 사안이다. 심평원 진료통계에 따르면 약국에서 조제되는 91일 이상 처방 건은 2016년 615만건, 2017년 706만건, 2018년 806만건으로 점차 증가했다. 2010년 기준 4개 처방일수 구간의 비중을 보면 91~120일(64.4%), 151~180일(22%), 121~150일(9.5%), 181일 이상(4%)의 순서를 보였다. 이에 약사회는 처방일수에 따라 91~120일, 121~150일, 151~180일, 180일 이상의 4개 군으로 세분화한 수가신설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불법-편법약국 개설 근절 ▲국제일반명(INN) 도입 ▲장기처방전 재사용제 ▲제네릭 난립 방지 ▲자가주사제 외래처방 의무화 등도 분업 보완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들이다. 분업 20년과 포스트 코로나 = 약사들은 앞으로 시행될 가능성이 있는 정부 정책 중 무엇을 가장 두려워할까? 데일리팜이 개국약사 8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개국약사 55.4%는 '원격의료와 조제약 택배'를 꼽았다. 이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한 정부의 비대면 진료 등이 포함된 한국판 뉴딜 추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어 법인약국 도입 22%,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9.5%, 원격화상투약기 도입 6.8%, 조제실 투명화 6% 순이었다. 이같은 약사들의 생각은 향후 약사회 정책 방향 설정에도 참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약사회는 정부의 원격의료 도입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국가 기본 의료시스템을 붕괴시키는 근시안적 발상"이라고 했다.2020-06-03 08:55:59강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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