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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증진도 산업화?…단추 잘못 끼운 정부 헛발질"국민행복의 가장 필수적인 요소는 건강입니다. 만성질환의 예방과 관리, 보편적 의료보장 등의 주제는 건강을 통해 인류의 행복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적인 각론입니다."#진영 복지부장관은 지난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66차 세계보건총회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건강과 관련한 정책은 전통적인 방식보다 더 포괄적이어야 하고 다분야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새 정부의 보건복지 대외협력 키워드로 '웰빙외교'를 천명하면서 나온 이야기들이다.진 장관의 기조연설과 무관하게 이번 총회에서 2020년까지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한 전 세계적 모니터링 체계와 실행계획 등이 현안의제로 다뤄졌다는 점에서 만성질환 예방관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확인할 수 있다.그렇다면 국내 상황은 어떨까? 일단 지난 정부에서 야심차게 추진했던 #건강관리서비스제도 도입이 사실상 좌초돼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민간기관에게 길을 열어주려다가 의료산업화라는 '표식'이 붙었고, 이제는 말을 꺼내기도 힘든 실정이다.더구나 새 정부는 4대 중증질환과 3대 비급여 '프레임'에 갇혀 당분간 다른 보건의료와 건강정책분야 이슈들은 뒷전으로 밀어놓은 분위기다. 한 보건행정학자는 "대통령 공약이행에 매몰돼 본말이 전도된 정책에 올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국내 건강정책은 30년 전인 70~80년대 만해도 '무의촌' 해소에 집중돼 있었다. 이후 민간공급체계가 급성장하고 전국민건강보험제도가 도입되면서 치료와 지역건강서비스가 이원화됐고, 2000년대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건강정책이 수립됐다.무엇보다 국민건강증진법의 제정과 국민건강증진기금 설치, '헬쓰플랜'(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등으로 한국 건강정책은 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주요정책 모형은 만성질환을 타깃으로 개발됐다.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 고혈압·당뇨 등록관리 시범사업, 건강관리서비스 시범사업, 유-헬쓰 시범사업, 지역별 건강사업 등이 그것이다.복지부 측은 그러나 "이런 정책들은 불충분한 상담 등 서비스 질 미흡과 수요자적 관점이 부족하고, 지역사회 협조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비만이거나 혈압, 당뇨 수치가 정상보다 높은 경우 등 건강위험요인을 가진 사람이 만성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사전예방적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건강관리서비스 제도화가 그것이다.이 제도는 일정기준의 인력과 시설만 갖추면 서비스 제공기관을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하는 데, 질환군, 건강주의군, 건강군으로 분류해 대상자별로 건강생활서비스를 제공하고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병의원과 연계시킨다.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하지 않고 민간기관을 새로 끼워넣어 풀어가는 방식이다.한 예방의학 전문가는 건강상태 점검이나 생활습관 개선 등을 위한 상담, 교육 등 유의미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민간보험사 등과의 연계 가능성 등이 설계단계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한계를 갖고 있었다고 평가했다.18대 국회에서 의원입법으로 이재선 의원에 이어 손숙미 의원이 수정입법까지 제출했어도 야당을 설득하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더욱이 복지부는 서비스인력으로 의사, 한의사, 간호사, 영양사 등을 포함한 국가 공인인력을 포함시키기로 했지만, 선진국에서 건강증진 상담사로 역할이 커지고 있는 약사는 배제시켰다.정부 측 관계자는 "야당과 시민사회의 반발이 너무 크다. 여당도 야당이 반대하는 정책에 대해 시큰둥한 분위기"라면서 "현재는 정부 정책과제에도 빠져 있는 상태"라고 귀띔했다.이와 관련 고대의대 윤석준 교수는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할 주체가 다양해질 가능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원칙적으로 필요한 제도"라고 말했다.윤 교수는 그러나 "일본의 사례처럼 보험자가 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설계하고 지역사회와 민간자원 등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면 논란이나 오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서비스 제공은 민간이 맡아 운영하더라도 재정과 관리는 공적영역에서 수행하는 쪽으로 손질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도 "만성질환 예방 등 건강정책의 중요성에 대해 전 사회적으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대의에 공감한다"면서도 "건강영역을 일자리창출을 앞세워 영리추구의 장으로 내몰려고 하는 산업화주의자들을 경계할 뿐'이라고 말했다.정부가 건강증진이라는 기본원칙보다는 '젯밥'에 치중해 엉뚱한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했고, 결과적으로 논란과 갈등을 부추기는 자충수를 뒀다는 주장이다.*기획취재팀=최은택·어윤호·김지은2013-05-29 06:35:00기획취재팀 -
만성질환 관리시기 놓치면 돈 더 쓰고도 고통 받아70대인 A씨는 일상생활에 큰 불편없이 살아간다. 산책 삼아 매일 아침 운동을 나가고 식사도 잘 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건강하다고 말 할 형편은 못된다. 약물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A씨는 적어도 3~4곳 이상의 병의원을 정기적으로 이용한다. 매일 복용하는 약의 종류도 10가지가 넘는다. 그는 젊을 적 소문난 '주당'이었다. 담배도 많이 피웠다. 다 힘든 직장일을 달래기 위한 유흥이자 기호였다.그러나 A씨의 몸은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 60세가 넘으면서 전립선암, 뇌경색 등이 차례로 찾아왔다.#만성질환은 세계경제의 '블랙스완'으로 지목되고 있다. 2030년까지 5대 만성질환의 경제적 비용이 47조 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세계 GDP의 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세계경제포럼도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19개 요인 중 중대하고 가능성이 높은 위협요인으로 만성질환을 꼽았다.한국사회도 다르지 않다. 2000년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인구 중 7%를 넘어섰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속도다.2017년 고령사회(14%), 2026년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 진입, 2050년 노인인구비율이 38.2%인 세계최고 수준의 초고령사회. 불과 50년만에 인구구조의 판이 바뀐다는 전망이다.국내 노인실태조사 연구에서는 노인의 88.5%가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고, 2개 이상도 68.3%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다른 보고서는 2020년 이후 치매환자 100만명, 만성질환자 2000만명 시대가 도래한다고 예견하고 있다. 서른 살이 넘은 인구 중 절반이 만성질환에 노출될 것이라는 이야기다.사회적 비용을 보자. 복지부가 만성질환자인 P씨의 사례를 토대로 의료비를 추계한 결과, 심부전으로 사망할 때까지 장기요양을 포함해 1억4000만원을 썼다. 부대비용을 뺀 액수다.반면 P씨가 40대부터 적절히 치료를 받았다면 68세까지 1500만원을 의료비로 지출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만성질환 관리를 제때 시작하지 않아 의료비를 10배 이상 쓰고도 질병에 고통받고 살았던 셈이다.P씨 사례는 아프기 전이나 위험군에 들었을 때 초기 예방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의약품정책연구소 박혜경 실장은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만성질환 관리에 초점을 둔 정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아픈 20'이 아닌 '건강한 80'이 건강정책의 키워드"라고 말했다.실제 미국은 '헬쓰 피이플', 영국은 '아우어 헬씨어 네이션', 호주는 '베터 헬쓰 커미션', 일본은 '건강일본 21' 등을 국가 건강증진사업으로 채택하고 있다. 국가 건강증진 목표를 설정하고 범국민적 건강생활실천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특히 눈에 띠는 것은 약국의 역할이다. 의약품정책연구소의 '건강관리약국 도입을 위한 기초연구'에 따르면 영국은 약국에서 건강증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 연간 약 90% 이상의 국민들이 약국에서 서비스를 받는다.약국은 의약품 관련 상담 외에도 금연, 만성질환 등의 예방/위험인자 모니터링, 생활습관 정보제공과 상담, 응급호르몬피임법, 성적건강 상담, 체중감소프로그램, 자가치료 보좌, 자살 등에 대한 정보제공과 상담, 알콜 상담 및 조정 등을 제공하면서 지역사회 전문상담역으로 진화했다.PGEU(유럽연합약제단체) 소속 국가의 건강증진 활동(의약품정책연구소)미국 또한 약사에 의한 건강증진이나 질병관리 영역에서 각 단체나 기타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금연, 예방접종관리, 천식, 당뇨, 심혈관질환 관리 등이 꼽힌다.노르웨이, 덴마크, 벨기에 등 유럽의 많은 국가들에서도 약국은 지역사회 건강증진 기관으로서 금연, 비만, 만성질환 관리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정부 산하기관 한 연구자는 "선진국에서는 지역사회의 예방관리 서비스 수행기관으로서 접근성이 높은 약국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충분히 구현 가능한 모델"이라고 말했다.*기획취재팀=최은택·어윤호·김지은2013-05-28 06:35:00기획취재팀 -
"수가 협상, 다른 정책 연계 땐 왜곡 심화"수가협상이 정책과 연계된 것은 2007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단일계약은 유형별로 요양급여비를 지급받는 규모의 편차가 극심한 상황과 간극이 심해, 협상이 만료되면 타결여부와 무관하게 큰 잡음이 뒤따를 수 밖에 없었다.이에 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 단체들은 2008년도 협상부터 유형별로 구분해 개별 협상으로 진행하는 내용을 #부대조건으로 합의했고, 현재의 협상 모습을 갖추게 된다.수용여부와 관계없이 협상 부대조건이 정책과 연계시킬 최적의 매개체로 활용돼 온 것에 대해 보험자-공급자 간 이견은 없는 것이다.양 측은 재정영향 예측을 통해 전체 규모를 정해 합의하는 것을 수가협상의 기본 틀로 잡고 있다.비급여 문제뿐만 아니라 인구변화, 만성질환자 증가 등 행위 외적 요소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원가를 기반으로 수가를 산출하는 것에 양 측 모두 사실상 백기를 든 셈이다.이 과정에서 건보공단은 유형별로 부대합의 조건을 내걸어 협조 여부에 따라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을 채택, 정책 추진에 징검다리로 활용해 왔다.유형별 수가협상 합의와 약품비 절감 부대조건의 실효성을 경험한 재정운영위원회와 가입자단체들은 정책과 연계된 강력하고 정교한 부대조건을 내걸지 못하는 보험자 측에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가입자 단체의 한 관계자는 "6년 간 정책과 연계된 부대조건으로 제시된 여러 안 중에서 제대로 구현된 것은 유형별 수가협상과 약품비 절감이 고작"이라며 "그나마 정교하게 짜여진 약품비 절감 조건은 건정심에서 합의된 것었다"고 지적했다.수가가 건강보험 재정의 핵심이기 때문에 부대조건을 활용해 정책과 맞물려 협상하는 방향은 옳지만, 보험자 협상이 미진해 실효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연세대 정형선 교수도 "환산지수 인상과 실제 수가 인상의 경험을 살려, 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책과 맞물려 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동안 이를 제대로 반영해 실질적인 인상-인하율을 결정지은 사례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때문에 가입자 단체들은 부대조건을 더욱 정교하게 설계하고, 달성 시키기 위해 패널티와 연계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한다. 부대조건을 단서로 인상치에 '+α'를 더한 만큼 미이행에 따른 대가도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지난 2010년 수가협상 이후 의사협회는 공단의 협상 진행 태도에 불만을 표출하며 공단을 방문에 격렬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공단의 부대조건 등 협상기법에 불만을 드러낸 극단적인 사례였다.그런데 건보공단은 올해 수가협상만큼은 핵심 기전으로 활용해 왔던 부대조건을 '수동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선의 합의를 위해 그간 열을 올렸던 부대합의 추진에 일정 부분 거리를 두겠다는 것이 이유다.문제는 협상기간 동안 부대조건 없이 정책과 얽히게 되면 자칫 모든 협상이 정치적 협상으로 귀결돼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결렬이 될 경우도 마찬가지다. 복지부 주관의 건정심에서 수가가 결정되면 시기적으로 협상 왜곡이 더욱 심화될 것은 충분히 예측가능하다는 우려다.재정운영위의 한 관계자는 "정책과 협상, 부대조건이 어떻게 결합될 지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며 "부대조건 없이 정치적으로만 타결되거나, 결렬건에 대해 결국 정부가 부대조건까지 직접 조정하면서 본질이 흐려질 것"이라고 비판했다.수가협상이 정책과 맞물릴 때 부대조건이 허술하거나 무력화 될 경우, 정치적 협상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조기에 시행되는 일정으로 인한 자료부족, 수동적인 부대조건으로 수많은 정책이 정치적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는 협상 난제에 해법은 과연 없는 걸까.이에 대해 연세대 정형선 교수는 연 1회로 규정된 협상을 2년 1회로 개정해 호흡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자료 확보에 여유를 두고 당면한 재정 건전화 문제와 수가를 실질적으로 연동할 수 있는 데다가, 소모성 논쟁이 줄어 그만큼 협상 변질이나 왜곡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부대조건이 정교화될 수 없다면 물가 등 객관적인 거시경제지표를 자동 연동시키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서울대 김진현 교수는 "계약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선언에 불과했던 수가협상에 패널티가 추가되지 않는 한 '퍼주기 수단'이라는 가입자 비판만 계속될 것"이라며 "차라리 부대조건 없는 순수 계약이 더 낫다"고 밝혔다.부대조건 없는 협상이 자칫 정치적 왜곡으로 엇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객관적으로 거시적 경제지표에 따른 협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그는 "국민은 부담능력을, 공급자는 경영수지를, 공단은 적정성을 고려해 가장 객관적인 협상을 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2013-05-09 06:34:58김정주 -
"불확실성 많은 협상"…의약, 토요가산은 복병올해 벌어질 수가협상은 시기적 문제뿐만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중장기 로드맵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될 개연성이 커 불확실 요소가 두드러진다.먼저 협상 근거자료로 사용될 청구·지급분 기초 자료가 부족해 환산지수 책정 기준이 더욱 모호해졌다.종전 10월 17일을 만료로 협상을 진행할 때는 최소한 상반기 실적 정도는 도출이 가능해 기초 자료 비교분석이 어느정도 가능했다. 그러나 현재는 1분기 도출만 겨우 가능한 데다 이 조차도 특이 동향을 반영하는 데는 제약이 더 커졌다.이에 따라 복지부와 건보공단, 공급자는 3년치 누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해 가격과 행위 증가율 등을 추산하는 방안부터 올해 1분기 데이터만 활용하는 방안까지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최적의 방법론을 찾는 중이다.특히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로드맵은 시기적으로 수가협상과 유의미하게 맞닿아 있다. 가장 민감하게 연동될 정책 사안은 단연 토요일 수가가산제(토요가산제) 확대다.이 사안은 1차의료 활성화 핵심 논의대상으로 지난 3월 말 건강정책심의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6월 결정으로 넘겨진 탓에 연관된 의원, 병원, 약국은 각각 해당 유형 적용여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자료사진)요양기관 유형을 대표하는 각 단체들은 토요가산 적용 여부와 수가 인상률을 놓고 협상 테이블에서 주판알 튕기기로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일 전망이다.의료기관의 경우 여기에 더해 취약지와 필수의료 분야 지원책도 준비돼 있다.복지부는 지난 3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초빙료 180% 인상 결정에 이어, 오는 11월 '수가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수가 가산체계를 개편할 계획이다.또 6월 의료체계와 정책 추진 계획안이 구체적으로 발표되면 하반기엔 만성질환관리제 강화 등 1차의료 활성화 사업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관련 약제와 검사비용 급여범위 확대와 3대 비급여 개선 정책은 병원계 수익에 파급이 미칠 전망이어서 간접적인 협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 때문에 의료계 사이에서도 협상 전망은 벌써부터 갈리고 있다.의원급 협상 대표인 의사협회는 새 정부 정책에 1차의료 활성화와 공급체계 개편이 협상과 함께 진행된다면 논의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있다.국고지원과 재정이 6월에 논의되는 만큼 예상 수익과 실제 수익 간 격차를 좁힐 수 있어서 충분히 협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논리다.의협 관계자는 "(우리에게) 불리하지만은 않다. 보험료율을 크게 올리지 않으면서 보장성확대 정책과 수가협상을 연계시킨다면, 결국은 국고지원 확대를 명확히 논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해볼만 하다"고 내다봤다.반면 병원협회는 신중한 입장이다. 전체 요양급여비용의 절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병원의 수가가 정책과 맞물리면 병원은 이로울 게 없다는 전망에서다.병협 관계자는 "보장성 강화와 선택진료비, 간병비가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되면 결국 고통분담 얘기로 이어진다"며 "파이는 한정돼 있는데, 배분 논의를 이런 방식으로 하면 매우 불리하다"고 우려했다.약사회는 이 같은 불안정한 상황이 약국 수가결정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히든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약국은 처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수익구조이고, 조기협상으로 지난해 부대조건 이행을 논하기도 어려워, 협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정책 방향성에 한 발 더 빠르게 접근해 역할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때문에 보험자가 꾸준히 제안해 온 총액계약제도 논의 대상으로 염두하고 있는 상황이다.지난해 공단과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건정심행을 택한 치과는 부대조건 없는 수가계약을 기대하고 있다.자칫 정책과 맞물릴 경우 타 유형 정책이 치과 수가에 곧바로 파급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를 경계하고 있는 것.그러나 계속사업 중의 하나인 노인틀니 급여화와 추후 확대될 새 정부 추진 정책인 임플란트 보장이 직간접적으로 협상에 드러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한방의 경우 첩약과 천연물신약 등 정책이 한의계 전반의 문제로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제도 수용여부와 수가가 밀접하게 연관될 공산이 크다. 첩약 문제는 한약조제약사도 급여화에 포함돼 약국과도 연계된 사안이다.의약단체들의 집행부 또는 협상단 임원 교체가 치협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개편된 상황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추진해야 할 수많은 정책에 쓰일 재원을 마련하려면 또 다른 제도 개편이 필요한 실정이고, 이것이 연계되면 결국 협상력과 정치력, 정보력 등이 총체적으로 활용돼야 하기 때문이다.그간 '제로섬 게임'을 반복적으로 거치면서 협상력을 키워온 건보공단에 맞서는 노하우도 협상의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진영 장관은 지난 3월 취임과 동시에 의약단체장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았다. 대립각을 풀고 산적한 정부 추진 사업에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다.복지부도 이 같은 산적한 현안을 의식한 탓에 진영 장관 취임일성부터 의약계 협의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진 장관은 취임 일주일만에 의약단체들을 한꺼번에 불러내 정책 협조를 당부했고, 의약계발전협의체를 장관이 직업 참여하는 조직으로 '리메이킹' 했다.정책 협조를 장관이 직접 구해 난제를 헤쳐갈 모양새인데, 수가협상과 시기적인 연관성을 미뤄, 정책 협조에 활용돼 왔던 부대조건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2013-05-07 06:35:00김정주 -
5월 첫 협상 "4대 중증질환 공약과 연계 불가피"내년도 보험 #수가협상이 앞당겨졌다.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정책과 시기적으로 맞물리면서 예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분위기가 역력하다.올해 협상의 큰 특징은 5월 말을 시한으로 한 첫 조기협상과 새 정부 보건의료 정책공약 이행계획 수립이 시기적으로 맞물려 간다는 점이다.조기협상 요구는 매년 수가협상 종료시점에 공급자 단체들에 의해 제기돼왔다.정부 예상안 편성 논의는 6월 중 진행되는 데 수가협상과 보험료율 등은 10월 이후에 결정돼 건강보험 재정 예상수입을 전제로 한 국고지원액이 매년 법정기준에 미달됐기 때문이다.조기협상은 지난해 이맘 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복지부 제안에 의해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그간의 불만이 쌓였던 공급자 측은 마다할 이유가 없었는데, 다만 건강보험법 개정 이후 시행하자는 일부 반대 의견도 있어서 일괄 적용을 위해 올해로 시점을 연기했다.이 안은 지난달 국회 전체회의를 거쳐 현재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데, 보험자-공급자-가입자 모두 동의한 사항인 만큼 당사자들은 대략 5월31일을 협상만료일로 기정사실화 하고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지난 3월 건정심 통과 직전, 일부 공급자 단체들은 내부사정 등을 이유로 조기협상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결국 지난해 합의를 그대로 존중해 이번 조기협상이 최종 통과됐다.조기협상과 맞물려 정부의 보건의료 핵심 정책 추진 과제인 4대 중증질환 단계적 전액 국가지원 사업이 함께 추진된다.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파장이 컸던 보건의료분야 정책공약은 단연 4대 중증질환 전액 국가지원 문제였다. 박근혜 정부는 3대 비급여를 포함한 100% 국가 보장 공약을 당선 직후 3대 비급여 제외로 발표하면서 '거짓공약'으로 받아들이는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복지부는 서둘러 4대 중증질환 단계적 보장성 강화와 3대 비급여 문제 해결을 '투트랙'으로 연동하되,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공급 불균형 등 그간 지적돼 온 의료보장체계를 총체적으로 개편할 전략을 구상 중이다.세부안 발표는 이제 불과 한 달 남짓 남았으니, 건강보험 재정의 중요한 지출 사안인 수가협상과 시기적으로 얽혀있는 것이다.문제는 정책에 소요될 재원 마련이 그리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보건사회연구원 최병호 원장은 대선 직후인 1월에 열렸던 '신정부 복지정책 추진방향 정책토론회'에서 4대 중증질환 등 보장성 공약에 소요될 4년 간 추가재원을 약 105조5000억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에 복지부는 '필요적 비급여'만 포함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에는 4~5조원 수준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복지부가 지난 3월 발표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와 관련된 정책 홍브로셔.소요비용 추계 논란을 차치하고서라도, 4대 중증질환 공약은 수가협상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적게는 수조원대가 추가재원으로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보험료율 인상 가능성은 적을 것이란 점도 공급자 입장에선 악재다.게다가 인구고령화로 인한 노인인구 진료비 증가와 만성질환자 증가 현상은 보건의료체계 개편을 압박하고 있다.일단 정부의 고민은 건강보험 지출 효율화를 높이는 방향으로 밑그림이 그려졌다.들어올 돈이 적으니, 나갈 돈이라도 꼼꼼히 관리해 재원 마련에 도움을 받겠다는 취지다.재정 지출의 큰 축이 보험수가와 약값이고, 지난해 약가 일괄인하 파고가 몰아쳤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수가협상이 이와 공식· 비공식적으로 연계될 개연성은 충분한 셈이다.2013-05-06 06:35:00김정주 -
직원은 돈 계산, 약사는 복약지도에만 전념했더니서울 잠실 A약국은 매출 변화를 위해 인테리어 변경, 제품 전진배치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A약국이 지금까지 하드웨어를 변경했다면 이제부터 소프트웨어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A약국은 직원 관리와 수입-지출관리 세분화에 주력했다. 업무 효율화와 수입과 지출관리를 통한 매출 증대를 꾀한 것이다.먼저 A약국에는 약국장, 근무약사 1인, 직원 2인이 근무하고 있다.B직원은 처방전 접수와 고객응대를 담당하고 있고, C직원 조제실 관리와 약품 재고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복약지도는 근무약사와 약국장이 번갈아가며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납 업무를 약사들이 직접 수행하는 점이 발견됐다.약사가 직접 수납하는 경우 복약지도 중에 가격에 대한 문의가 이뤄지거나 잔돈을 거스르는 동안 고객들이 대기하는 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결국 B직원에게 수납 업무를 전담하도록 변경했다. B직원은 접수된 처방전을 조제실로 전달한 후에 투약이 이뤄지기 직전 고객에게 사전 수납의사를 물어보게 된다.환자가 사전수납에 동의할 경우 수납작업을 먼저 수행하도록 지침을 정했다. 만약 고객이 다른 의약품이나 제품을 구매하기 원하면 약사 상담 이후 제품결정을 한후 합산결제를 하는 것으로 했다.고객이 사전수납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약사가 복약지도를 마치고, B직원에게 수납을 부탁하는 방식도 도입됐다.약국장과 근무약사 업무방식을 보니 고객과의 상담 및 복약지도 업무는 잘 이뤄지고 있는 반면 상담 내역이 제대로 기록되지 않는 문제점이 노출됐다.약국에 이미 도입이 되어 있는 Uni-TAS 시스템의 메모기능을 재교육을 통해 메모하는 습관을 갖도록 했다. 고객과 주고받았던 대부분의 내용을 컴퓨터 시스템에 메모를 함으로써, 2차 방문시 과거의 상담내역을 근무자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여보자는 취지.A약국의 업무 대부분은 처방조제에 할애하고 있었다. 이에 김현익 약사는 컨설팅을 통해 OTC와 건기식에 대한 약사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데일리팜 팜아카데미의 '이재관의 과학적 약국상담'을 수강하게 해 약국 업무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객들은 약사의 적극적인 노력 없이는 약국에서 단순히 처방전을 제시하고 조제된 약을 투약 받고 해당 약품에 대한 간단한 설명만 듣는 입장이 된다.하지만 약사가 적극적인 관심과 관여를 해준다면 고객들은 자신의 건강 상황을 약사에게 보다 자세하게 알려줘 적절한 대처를 같이 찾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김현익 약사는 "통상 약사들이 강의를 수강하게 되면 초기에는 열띤 의지를 갖고 현실에서 반영해보지만 3개월 정도 지나면 또 다시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부분을 잘 극복하는 것이 지속적인 자기 계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김 약사는 "가능한 혼자 공부하려는 것보다 스터디그룹을 꾸리거나 같은 뜻을 가진 약사들끼리 지속적인 정보교환이 좋은 방안"이라고 추천했다.지출 부분 개선작업도 알아보자. 약국장은 약국의 기존 지출내역을 정리해봤다.약국장이 정리한 내용을 보면 ▲세무사 기장료 ▲임대료 ▲전기 ▲전화-인터넷 ▲보안 ▲스캐너 ▲전자처방전 ▲식대 ▲회식비 ▲소모품(약봉투, 약포지, 투약병) ▲카드수수료(2.7%) ▲잡비(문구류, 쓰레기봉투) ▲인건비 ▲4대보험 ▲퇴직금 ▲종합소득세 ▲부가세 ▲세무사조정료 ▲근무약사 소득세 추정 등이었다.컨설팅을 담당한 김현익 약사이에 누락된 부분을 챙겨보기 위해 정은약국 최정림 약사의 도움을 받아 정은약국에서 사용하는 지출내역을 추가해 정리했다.기존 내용에 추가된 부분을 보면 ▲티슈-화장지 ▲포장롤지 ▲스틱포지 ▲연고곽 ▲신상신고비 ▲부가세 ▲면허세 ▲택배비용 ▲떡값 ▲투약병 비용 등이 추가됐다.약국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많은 지출항목이 있으며 이 부분을 간과한다면 가랑비에 옷 젖듯 지출 조절이 안 될 가능성이 있다.김현익 약사는 "약국에서 지출되는 비용 항목을 발생할 때마다 정리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한두 달 지나보면 약국의 정확한 지출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 약사는 "부가세, 소득세 같은 부분을 단순히 세무사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기보다 약국장들이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약국의 경제 상황을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2013-05-02 12:25:00강신국 -
제약산업에 지금 필요한 건 '아사다 마오의 도전'|칼럼-일본 다이이찌산쿄를 돌아보고|여자 피겨스케이팅계에서 일본의 '아사다 마오'가 '김연아'를 넘어서려면 최고난도의 트리플 악셀을 성공적으로 연기해야 한다. 물론 트리플플립, 트리플살코 트리플룹 트리플러츠 등 여러 요소들을 안정적으로 연기한다는 전제 조건 아래서 말이다. 김연아 선수는 국내 제약산업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정부 등에 의해 곧잘 예시 되곤한다. 국내 제약산업군 중에서 얼마든 글로벌 스타가 나올 수 있음을 강조하려는 것이지만, 냉정하게 보아 아직은 막연한 기대감이 불러낸 수사에 불과하다. 우리 산업군에선 김연아처럼 모든 강점을 고루 갖춘 곳은 거의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아사다 마오 같은 도전이 필요하다.그러나 일본엔 이미 김연아 같은 제약기업의 글로벌 스타가 꽤 있다. 다케다, 아스텔라스, 다이이찌산쿄, 에자이 등은 혁신 신약개발 능력은 물론 글로벌 시장 경쟁 능력을 이미 확보했다. 해외에서 의약품을 도입해 판매하며, 간간히 국내 신약을 개발하던 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혁신신약을 만들어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고, 이제는 핵심 플레이어로 활약하며 계속 질주하고 있다. 이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점은 '혁신신약을 개발해야 지속 경영도 가능하고, 그게 바로 제약회사'라는 신념이 확고하다는 것이다.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은 정부의 역할 절실다이이찌산쿄를 방문했을 때 복수의 중견 간부급 직원들에게 두가지 질문을 했다. 첫번째 질문은 '정부 정책을 신뢰하며 그것은 예측 가능한가'였다. 이들은 망설임 없이 "정부 정책을 신뢰하고 정책은 예측가능하기 때문에 회사 정책을 수립하는데는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정부와 제약업계는 제약산업의 발전적 미래를 놓고 늘 진지하게 의견을 나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년 단위로 이뤄지는 약가인하에서 혁신신약을 제외해야 한다는 업계의 의견을 정부가 잘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업계 의견을 귀담아 들으며 정책의 속도를 잘 조절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제약산업계 관계자들이 "정책이 또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른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과 달랐다.두 번째 질문은 다이이찌가 개발한 크라비트나 산쿄가 개발한 메바로친 같은 신약이 나왔을 때 의료계의 반응은 어땠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서도 "의료계는 자국 제약회사가 글로벌급 신약을 개발했다는 사실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적극적으로 처방하는 것으로 신뢰를 보였다"고 말했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정부 지원금이 들어갔다는 신약이 나와도 시장에서 외면받고, 정부 가격 정책역시 호의적이지 못한 국내 현실과 역시 달랐다. 일본 기업은 사회적 지지를 받고 있었다.오너들의 열정과 꿈의 크기에 걸린 미래국내 제약산업이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사회적 합의는 핵심적 요소다. 기업들의 비전과 열망, 열정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우리나라 제약회사의 경우 비전과 열망, 열정은 모두 이른바 오너의 주머니속에 들어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너가 혁신신약과 글로벌 진출에 대해 마음만 먹으면 왕성한 추진력도 생기지만, 그 반대로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생각하면 출력도 현격하게 떨어지는 구조다. 혁신신약 개발과 글로벌 경영을 회사 제1의 가치로 내건 일본기업들과 풍토가 다르다. 다이이찌산쿄는 연구개발 프로젝트는 물론 회사 기능과 관련된 사안을 결정하는 의사결정협의체 GEMRAD를 두고, 이곳에서 결정한 내용을 실행에 옮긴다. 한국기업과 유사한 1인 기업인 다케다는 창업자의 정신이 회사 전체 문화로 확산돼 다국적제약사로 발전한 곳이다.국내 중견제약회사에서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다가 임기 만료로 물러난 A씨는 "모든 게 다 오너 마음"이라고 말했다. 회사 경영진이 이것 저것 아이디어를 모으고 시장 조사를 해 프로젝트를 추진하려해도 오너의 재가가 없으면 모든 게 허사라고 말했다. A씨는 "그렇다보니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아예 오너가 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게 된다"면서 "국내 제약산업계의 하루는 이같은 일의 반복일 것"이라고 씁쓸해했다. A씨는 "자칫 책임만 따르는 도전은 누구도 하고 싶어하지 않으며 현상을 잘 관리하는데 주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같은 처지의 B씨도 "국내 제약산업은 풍토상 국내 기업간 M&A는 어렵다"면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같은 분이 있으면 국내 제약회사도 삼성이 될 것"이라며 오너 마인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씨와 B씨는 공통적으로 "오너의 비전이 뚜렷하면 한방향으로 힘을 받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오너 층의 교체에 따른 새로운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자수성가 회사를 키웠던 오너 1세대 혹은 2세대가 '국내 시장에서 업의 존속과 유지'를 도모했다면 그들이 MBA 자격증 등으로 무장시켜 키워낸 자녀 세대들의 기업 경영관은 훨씬 유연하기 때문이다. 오너 1, 2세대가 '내 자원만'을 가지고 안정을 희구했다면 자녀 세대들은 '다른 곳의 자원까지 모아' 더 큰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기업간 M&A 환경도 그래서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혁신신약을 개발해 보겠다는 열망도 크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한 신약개발 관련 사업단의 C교수는 "최근 중소 규모 제약회사의 젊은 오너들이 협력 타진을 많이 해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이들은 세계 제약산업의 트렌드를 읽고 있으며 기업가 정신도 오너 1, 2세대 못지 않게 충만했다"고 설명했다.국내 제약산업,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국내 제약회사들은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정책 등으로 환경이 어려워진 가운데서도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 파이프라인을 축적시켜가고 있다. 몇몇 제약회사들은 FDA 문 밖에서 노크를 하고 있으며, 또 몇몇 제약회사들은 일본 기업들이 세계 시장으로 나가기 위해 했던 방식 그대로 다국적 제약회사와 손을 잡고 글로벌 시장 진입을 꿈꾸고 있다. 한 건의 성공 사례만 나오면 제약산업계의 방향은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적지 않다.실제 일본 다이이찌산쿄 경영관련 고위 관계자는 "한국의 임상시험 능력이 부럽다"고 했으며 연구개발 고위 인물은 한국 암센터 방문 경험을 떠올리며 "연구 능력은 물론 영어에도 능통한 연구진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들의 평가가 얼마나 큰 무게감을 주는지는 모르겠으나 1987년 물질특허제도 도입 이후 국산 신약이 나오고, 개량신약이 나오는 등 신약개발에 대한 연구 역량이 커진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얼마전 다국적 제약사 회장이 전용기로 날라와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과 만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결국 국내 제약산업계에서 가장 절실한 부분은 정부가 어떤 정책을 예측 가능하게 펼쳐 제약산업을 춤추게 할 수 있는가다. 고령사회, 보장성 확대를 통한 복지 확충 등 건보재정 안정화가 더 중요해지는 미래에 정부가 산업과 재정간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것은 필수적인데 지금까지 경험으로 보면 불안한 구석이 적지 않다. 기업이 새로운 선택을 결정하도록 소폭으로, 지속적으로 약가인하를 정책을 펴 글로벌 진출을 촉진시키고, 자국 기업의 혁신신약 능력이 커진 후에는 역량을 재충전하도록 혁신신약에 한해 약가인하에서 제외하는 일본 정부처럼 산업을 배려해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편다면 한국 제약산업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다. 이걸 정부가 해내야 한다.2013-05-02 06:35:00조광연 -
"임원 도덕성 무너지면 약사회 이끌 동력도 없다"일부 분회장들이 약국 특매사업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개인계좌로 입금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돈을 쓰더라도 깨끗하고 투명하게 회원약사를 위해 쓰자는 것이다.이번 사태를 지켜본 강경파 약사들은 대한약사회 차원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대약 감사단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대한약사회에서 감사로 활동한 A약사는 "명확하게 사태를 파악하고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약 집행부부터 투명하게 깨끗하게 회계처리를 하면 지부, 분회도 깨끗해진다"고 말했다.A 전 감사는 "지부, 분회장들은 잠재적인 대약 임원이나 차기 대약회장 후보들 아니냐"며 "약국을 전면에 내세우고 사업을 했는데 수익금 일부를 사익을 위해 사용했다면 문제가 크다"고 주장했다.익명을 요구한 모 대한약사회 임원은 "회원약사들이 분회장을 따르는 이유는 도덕성과 헌신성에 기인한다"며 "도덕성이 무너지면 회를 이끌고 가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즉 대한약사회장을 필두로 지부장, 분회장에게 마땅한 공권력도 주어지지 않았지만 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원동력은 도덕성에 있다는 것이다.분회장협의회의 운영방안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민초약사들이 낸 회비는 감사단의 점검을 받게 된다. 최소한의 제어장치가 마련돼 있다.그러나 분회장협의회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업은 회비로 이뤄지기 보다는 업체와 특매 등이 주를 이룬다. 회비 없이 분회장들이 내는 회비로 운영되다 보니 업체와 사업 없이는 협의회를 꾸려가기가 쉽지 않다.회비가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감사의 영역도, 정기총회 심의사항도 아니다. 약국 특매사업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금이나 보조금 등을 회원약사들이 제어할 방법이 없다.A분회장은 "분회비를 인상해 분회장협의회 운영비로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되면 막중한 책임감이 부여되고 친목모임이 아닌 정책생산 모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모 지역 분회장협의회는 궁여지책으로 분회장들이 내는 연회비를 60만원에서 80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결국 약사회 차원에서 발전적인 대안 마련과 투명한 회무를 위한 처방이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2013-05-01 12:25:00강신국 -
그가 "한국서도 대규모 제약 육성될까" 물었지만|다이이찌산쿄를 가다|"매년 2개 제품을 시장에 론칭하고, 매년 4개 파이프라인에 대해 임상 3상 시험을 시작하며, 매년 9개 파이프라인에 대해 임상 1상 시험을 실시한다."다이이찌산쿄의 심장부인 도쿄 시나가와 소재 R&D 센터를 찾았을 때 코우이치 아카하네 박사( R&D부서 총책임자)는 1200여명의 연구자들을 대표해 회사 연구개발의 목표를 이같이 소개했다.아카하네 박사는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목표를 잡은 것이지만,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2020년 회사 성장은 어려워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다이이찌산쿄 소개 책자에 스스로 적어놓은 'Global Pharm Innovator(글로벌 제약 혁신기업)'라는 비전은 3만명이 일하는 각 부서에 명실상부하게 녹아들어 있었다. 다이이찌와 산쿄의 설립에 관여했던 대학교수들의 연구에 대한 열정이 100여년 역사를 거치면서 다이이찌산쿄의 최고수뇌부부터 말단까지 연구 DNA로 내재화 된 것처럼 말이다.아카하네 박사는 연구진들이 배석한 가운데 프레젠테이션을 해가며 자신들의 연구 현황을 설명했다.'성장은 혁신신약에서 나온다' 믿음 확고해▶회사 연구개발의 결과물은 뭔가."다이이찌는 크라비트 상품명의 레보플록사신을, 산쿄는 메바로친 상품명의 프라바스타틴을 개발해 다국적사를 통해 외국서 판매한 역사를 갖고 있다. 다이이찌산쿄로 두 회사가 통합한 이후 우리는 연구 개발부터 해외 직접 판매까지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그 첫 작품이 ARB계 고혈압치료제 올메살탄(상품명 올메텍)이다. 현재 81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올메살탄 론칭 당시 ARB계 약이 많이 나와 있었는데."같은 계열서 7번째로 론칭됐으나 매출 추이로 볼 때 지금은 2번째다. 베스트 인 클래스(Best-in-Class)에 도달했다."▶후속 작품은."항혈소판제제 프라수그렐과 항응고제 에독사반을 꼽고 싶다. 에독사반은 지금 임상 3상 단계에 있다. 2013년 말에서 2014년 께 전 세계에 동시 승인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다이이찌산쿄 R&D 조직의 핵심 목표는."당연히 혁신신약 연구개발이다. 세상에 첫 선을 보이는 약, 즉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약물의 개발이다."▶올메살탄의 성공이 보여주듯 베스트 인 클래스는 어떤가."전 세계적으로 제네릭 의약품이 부상하면서 베스트 인 클래스 상황이 썩 좋지는 않다. 궁극적으로 퍼스트 인 클래스로 가야한다고 본다. 퍼스트 인 클래스가 최선이지만 그렇게만 갈 수 없는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에 베스트 인 클래스를 간과할 수는 없다. 베스트 인 클래스가 성공적이려면 앞서 약물들과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 그게 존재의 조건이니까. "▶글로벌 R&D 조직의 수장은 누가 맡고 있나."Glenn Gormly라는 미국인이 맡고 있다. 글로벌 R&D 조직 산하 자회사나 연구소는 Glenn Gormly에게 보고한다."▶글로벌 단위에서 어떤 연구를 시작하거나, 중간에 탈락시키거나 하는 의사결정은 누가하나. 다이이찌산쿄 최고 경영자(CEO)인가."아니다. 의사결정회의체가 있다. GEMRAD(Global Executive Meeting of Research and Development)가 결정해 최고경영진에 보고하는 체제다. 한마디로 연구개발에 관한 의사결정은 GEMRAD가 다한다. 라이센스 및 회사 기능과 관련된 결정도 한다."GEMRAD는 다이이찌산쿄 글로벌 R&D 의사결정 회의체다. TR은 3상 임상시험까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담당한다. 각 부문 글로벌 헤드가 이 TR-GEMRAD 및 GEMRAD의 멤버다. GEMRAD의 의장이 R&D 글로벌 헤드인 Glenn Gormley다. GEMRAD는 연구개발뿐 아니라 라이센스, Business Development까지 아울러 여러 가지 회사의 기능과 관련된 결정을 담당한다. 각 개발 프로젝트 팀이 바로 직접 GEMRAD에 리포트한다. GEMRAD와 각 프로젝트 팀이 보통 벤처회사가 투자자 간의 관계도와 유사한 구조를 갖는 매우 실용적인 구도라 할 수 있다.▶다이이찌산쿄와서 제일 많이 들은 말이 'GEMRAD'다, 좀 더 설명해 달라."핵심 멤버는 10명을 조금 넘는 정도다. 회의는 매달 열린다. 화상회의를 하기도 하고 직접 모여 하기도 한다. 의장이 이 회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해 그룹의 대표인 나카야마 사장에게 보고하게 된다. 보통 일반회사 같으면 연구개발에서 의사결정을 한 뒤, 경영회의에 상정되어 다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중 구조로 이뤄진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는 아주 신속한 의사결정과 권한의 이양을 통해 GEMRAD에서 결정 된 사항은 바로 회사의 결정이 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모든 연구를 제약회사 한 곳서 다할 수 없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활발한가."그렇다. 2008년 인수한 독일의 U3 파마는 암치료 항체 약물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2011년 인수한 플렉시콘(Plexxikon)은 미국 버클리에 있는데 암과 관련된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한국의 건일제약과 함께 니모쯔맙(Nimotuzumab)관해 협력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아카하네 박사는 다이이찌산쿄의 연구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도중 한국 제약회사가 대규모로 육성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어떻게 보느냐고 물으며 관심을 나타냈다.▶오픈 이노베이션의 결과물은 뭔가."플렉시콘과 합작해 최초로 개발된 제품은 Vemurafenib (Zelboraf)으로 전이성 흑색종 치료제다. 현재 로슈와 협력해 공동 마케팅을 하고 있다."▶오픈 이노베이션의 독특한 방법이 있나."우리는 3가지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우선 TaNeDS라는 이름으로 외부 연구자의 연구를 공모한다. TaNe는 씨앗을 의미한다. 대학교수 등 신약개발 아이디어가 있는 연구자들이 응모하면 우리가 심사한다. 지금은 일본 안에서 공모하지만 앞으로는 세계를 대상으로 하려한다."▶TaNeDS는 고전적으로 보인다."최근 새로운 접근법도 시작해 결과를 얻었다. 정부, 다이이찌산쿄, 대학교수 3자가 참여하는 모델이다. 예를들어 근무력증은 희귀병이어서 개발이 더뎠지만 정부 지원을 통해 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졌다. 우리의 테크놀로지를 이용, 대학에서 개발됐다. 이 모델은 시작 단계지만 다른 희귀질환에 적용될 수 있는 모델이다."▶나머지 한 방법은 뭔가."사회공헌이다. GHIT Fund(Global Health Innovative Technology Fund)다. 개도국서 나타나는 질환의 치료제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일본정부, 일본 대기업, 빌게이츠 펀드가 하나가 돼 공동 펀드를 만들었다. 앞으로 열대병, 감염증을 극복하기 위해 이러한 연구개발을 계속 해나갈 생각이다."▶우문이다. 글로벌 혁신제약 기업 R&D가 가능하려면 테크놀로지, 사이언스, 인적자원이 균형을 이뤄야 할 것이다. 그래도 우선순위를 둔다면."인적 자원을 꼽고 싶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전문성을 높여가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이들이 모여 혁신신약 개발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외부 전문가와 공동 작업은 중요하다고 본다."▶글로벌 혁신제약 기업이 되기 위한 연구개발 문화는 어때야 하나."아시다시피 신약 연구개발은 리스크가 크다. 만약 실패하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이는 문화와 풍토가 필요하다. 겸허한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이다. 또 권한의 이양이다. 이게 잘 안되면 조직이 경직돼 혁신이 되지 못한다.▶연구자들은 연구비를 많이 쓰고 싶어한다. 경영진은 그 반대다."마찰은 종종 있다. 우리 부서도 비용절감을 항상 인식하며 임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매출의 20% 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산업은 제약 산업 외엔 없다. 전자산업이든 IT든 고작 10% 정도다."▶제약산업은 연구비를 왜 많이 써야되나. 하이 리스크 때문인가."그렇기도 하다. 그러나 환자에게 좋은 의약품이 빠르고 적정하게 제공되어야 한다는 미션이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의약품 연구개발에 대해 점점 더 인정되는 분위기라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이이찌산쿄의 파이프라인은 은행 통장에 예금을 적립하듯 해마다 축적되고 있다. 전임상 시험 파이프라인은 임상의 여러단계로 올라가고, 새로운 과제가 다시 진입하는 구도다.▶연구자들은 파이프라인의 끝을 보고 싶어한다. 어떻게 해야하나."우리는 1년에 한 번씩 파이프라인 우선도 평가 회의를 실시한다. 투자액과 인적자원 투입량을 기준해 프로젝트를 평가한다. 높은 가치가 있는 프로젝트는 우선순위로 올라간다. 제한된 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낮은 평가를 받은 프로젝트는 끝이다."▶블록버스터 의약품에 대한 전망은."과거처럼 나오기 어려울 것 같다. 다만 환자수는 적더라도 고 부가가치 신약을 개발을 하면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성공할 수 있다. 의료보험의 적용 여부가 중요하겠지만 말이다." ▶고비용, 환자들은 괴롭다. 사회가 용인할까?"이제 껏 치료하지 못했던 질병에 대해 뛰어난 효과의 치료제가 개발됐을 때 그 약제의 의료적, 사회적 가치는 엄청나다. 일본은 정기 약가 인하가 이뤄진다. 하지만 혁신 신약에 대해선 약가인하 적용 범위를 비교적 완화시키자는 제도가 도입이 되고 있다. 다이이찌산쿄의 쇼다 회장 같은 분들이 중심이 돼 정부와 끊임없이 조직적인 논의한 결과다.""혁신신약 약가인하 적용 범위 완화, 정부와 교감"▶어느 나라든 제약회사와 정부 사이에 간극은 있다."혁신신약 개발은 매우 어려운 과제다. 확률이 극히 저조하다. 암 같은 경우는 평균 2%, 50개 화합물을 만들면 1개가 승인까지 이루어지는 확률이다. 희박한 확률에도 혁신적이고 고부가가치의 신약들을 개발해 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맞춤형 의약품의 전제 조건은 진단분야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진단분야는 굉장히 주목 받을 것이다. 이미 3상 임상단계에 진입한 화합물에 대해선 all come up(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 진행) 하지 않는 추세다. 진단을 통해 적합한 환자를 추출해 그 사람들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프로토콜이 항암제분야서 주류다. 다이이찌산쿄가 진단과 관련된 비즈니스를 할 것이냐와는 다른 이야기다. 로슈는 진단사업 분야를 갖고 있다. 우리는 파트너십으로 이룰 것이다."아카하네 박사 "정부주도형 한국제약산업…" 질문 던져다이이찌산쿄 연구개발에 관해 설명하던 아카하네 박사가 거꾸로 질문을 던졌다. 역습이었다.그는 작년 한국 국립암센터를 방문했는데 젊은 선생님들이 전문적으로 연구를 하고 있었고, 영어실력도 능통해 놀랐다고 했다. 센터 안에 정부가 투자한 벤처회사도 있었고 그래서 정부 주도형 연구개발이 이뤄지는구나 라고 느꼈다고 했다.그는 그런데 제약회사 수준서 보면 그렇게 큰 회사가 한국에는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이런 식으로 국가와 벤처회사와 인프라를 보더라도 한국에서 앞으로 중간 정도 또는 대규모 제약회사가 육성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정부의 2020프로젝트, 콜럼버스 프로젝트, 혁신제약기업 선정, 글로벌 기업 육성 펀드, 끊임없는 약가인하, 불법 리베이트, 제네릭 중심, 제약회사들의 역량 등 여러가지 키워드들이 스쳐지나갔다. 그에게 희밋하나마 가능성을 담아 이러 저러한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머릿 속은 'Maybe or not'이라는 말만 오락가락했다.2013-05-01 06:35:00조광연 -
"약국사업 수익금 혜택은 약국에 돌아가야""분회가 약국 특매사업을 할 수 있어요. 쟁점은 업체서 준 돈이 분회장 개인 계좌에 입금된 것이지요. 사무국 통장으로 받아 회계처리를 하고 회장 판공비로 사용했다고 하면 감사들도 지적을 하지 않아요. 판공비로 사용했다면 명목상 회무를 위해 사용한 것이 되니까요."분회장들의 특매업체 수익금 개인계좌 입금 논란에 대한 모 분회장의 설명이다. 입금된 돈의 경중을 떠나 투명하게 처리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반론도 있다. 개인계좌로 입금을 받았다고 해도 회를 위해 돈을 사용한 분회장도 있다는 것이다."사무국이 없는 분회의 경우 회장 개인통장으로 회비가 관리되는 만큼 모든 분회장을 도매금으로 취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요. 특히 모 분회장은 사무국 통장으로 돈을 입금 받은 경우도 있으니까요."◆왜 분회장들이었나 = 논란이 된 A업체는 먼저 지역 분회장협의회를 주요 마케팅 대상으로 삼았다.여기서 분회장협의회의 특징을 알아보자. 협의회는 비공인 단체다. 과거엔 간친회로 불리기도 했다. 사실상 친목도모를 위한 단체였다.그러나 분회장들이 모이면 당연히 정책과제와 약사회 현안이 논의될 수밖에 없었다. 상급회를 견제하는 역할 모색도 이뤄졌다.이 과정에서 돈이 필요했다. 회비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분회장들은 매달 회비를 납부해 운영했다. 분회장 1명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연간 60만원 정도. 협의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이 부족한 금액이었다.결국 협의회는 업체와 사업을 체결하고 일정 부분의 수익금을 받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생겨났다.업체에 각 분회에 보낸 특매안내 공문A분회장협의도 총 3000만원의 수익금을 받아 1500만원은 협의회에 예치하고 1500만원을 각 분회장들의 개인계좌나 사무국 계좌로 입금됐다.B분회장협의도 분회장 개인에게 돈이 입금됐다는 제보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새로운 사업체결을 목표로 2000만원의 뭉칫돈을 협의회에 지원하겠다는 제안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제품이 혼합음료로 분류된 제품이라 리베이트 쌍벌제에서도 자유로웠다는 점도 사업이 지속된 배경이었다.◆논란이 된 A업체의 특매사업 = A업체는 2007년부터 불용재고약 반품 교환사업을 시작했다.이 사업은 A사가 유효기간이 경과한 약을 약국에서 회수해 가고 자사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예를 들어 약국에서 100만원어치 불용재고약을 회수해 가면 100만원 상당의 제품을 약국에 보상해주고 또 100만원 어치 상당의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조건이다.약국에 공급되는 제품은 숙취해소 드링크와 일부 일반약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이 과정에서 대한약사회 임원이나 시도지부장들도 분회장 역임할 당시 A업체 특매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그러나 일부 분회장들은 사업 자체에 실효성이 없고 약국에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며 불참한 사례도 있었다.약국 입장에서 보면 처치 곤란한 불용재고약을 회수해 가고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을 공급받고 손비처리도 가능하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약사들 생각 = 특매사업은 사업 시작 초기에는 약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일부 약국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다른 제품을 특매로 구매할 경우 또 다른 재고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특매 사업에 참여했던 P약사는 "구입해야 할 양이 너무 많다. 200%를 사야 하는 조건이었다"며 "웬만한 약국은 200만원 어치 숙취해소 드링크 판매를 소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약사들은 금액의 크기와 관계없이 분회장들이 사익을 취했다는 이야기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서울지역의 H약사는 "무보수로 봉사하는 분회장들의 노고는 인정하지만 투명하게 일처리를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반성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경기지역 S약사도 "몇 푼 안되는 돈으로 구설수에 오르다니 이해할 수 없다"며 "임원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2013-04-30 12:24:59강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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