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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사업 차질 생기니 그건 약국 탓?최근 몇년 새 정부 의약정책은 의료기관과 의료서비스에 집중된 양상을 띠고 있다. 사업이 이렇게 추진되다보니 갈등도 의-정 간에서 첨예하게 나타난다. 이러는 동안 과거 골목 건강지킴이로 역할을 톡톡히 했던 약국은 항상 뒷전이었다. 정책사업의 주요 타깃도 아니었지만 정부가 약국(약사)을 고려하면 의사들이 싫어할까 우려해 아예 젖혀 놓는 경우도 적지 않아 보인다. 가령 토요일 외래 전일가산 논의가 한창이었던 2013년 당시 복지부는 의원급 의료기관에만 가산을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결과는 약국도 포함된 개념으로 정리됐지만 약사회의 고군분투는 눈물겨웠다. 지난해 9월 '달빛 어린이병원'을 지정할 때도 약국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지정된 병의원에는 인건비 등의 보전차원에서 지자체와 매칭해 평균 1억8000만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약국은 지정도, 지원도 없었다. '달빛 어린이병원' 인근 약국과 약사회가 반발하자 정부는 뒤늦게 '달빛 어린이약국'을 지정하고, 연 12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런 일들은 왜 발생했을까? 의약분업 이후 약국이 의료기관에 종속 또는 기속되는 경향성 때문이다. 제도와 상관성이 깊고 약사사회의 자성도 필요해보이는데, 그런 '고차원적(?)' 논란은 일단 차치하자. 정부도, 전문가도 모두 이렇게 생각한다. "약국은 병의원이 문을 열면 당연히 열지 않느냐." 병의원이 심야시간까지, 또 토요일 오전에 처방전을 발급하면 약국은 알아서 영업할 것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이런 구조에서 약국을 별도 지정하거나 지원(가산제, 지원금 등)할 이유가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으로 고착된 양상이다. 지난달 25일 시작된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에서도 이런 일은 반복돼서 나타났다.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뿐 아니라 간호사도 이번 사업에 참여하지만, 약사는 상담자 취급도 받지 못했다. 사업에 참여한 금연 희망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약값만 건강보험공단에서 대신 받아주고 수고비(건당 2000원)를 받는 '매개자' 쯤으로 여겼다. 또 금연치료 사업에 참여할 의료기관은 사전 등록을 받았는데, 약국은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데일리팜과 전화통화에서 "약사회 측 설명으로는 건당 2000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약국이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약사회 측은 이 말을 듣고 발끈했다. 마치 '토요일이든, 심야시간이든 병의원이 처방전을 발급하면 약국은 알아서 영업한다'는 인식과 동일하게 '의료기관이 금연치료 처방 등을 내면 모든 약국이 2000원을 받기 위해 움직일 것 아니냐'는 식의 판단이 내재해 있다. 하지만 건보공단 관계자 등의 이런 현실인식은 한참 잘못됐다. 약사 혼자 근무하는 상당수 동네약국은 금연치료제인 바레니클린(챔픽스)같은 약은 거의 들여놓지 않는다. 니코틴대체제도 많이 취급하는 약국 외에는 패치제 정도만 구비해놓지 껌이나 사탕 등 다양한 '옵션'이 없다. 다시 말해 의료기관이 금연치료 처방 등을 발급해도 해당 기관의 문전약국 외에는 접근성이 매우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의료기관 사전 등록과 맞물려 약국도 사전 등록을 받는 게 적절한 조치였다. 등록약국은 금연치료 의약품이나 니코틴대체제를 잘 알고 있고, 옵션별로 충분히 들여다 놓을 의사가 있는 곳이다. 이런 여건이 구비됐을 때 금연치료 지원사업은 원활히 운영될 수 있다. 그런데도 건보공단 관계자는 금연치료 처방을 의료기관이 내도 사업에 참여하는 금연 희망자들이 어느 약국에 가야할지 몰라 불편하다며, 마치 약국의 참여저조가 이번 사업의 큰 걸림돌인 양 지적했다고 한다.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이 담당 공무원이나 건보공단 직원들, 적극적인 금연 희망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처에서 문제가 생기는 건 전적으로 담뱃값 인상 여파로 부글부글 끓고 있는 국민여론을 의식해 정책을 졸속으로 밀어붙힌 정부에 있다. 금연상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약국 배제정책을 써온 정부 당국자들이 이런 일로 책임을 떠넘기다니, '견강부회'도 이쯤되면 도를 넘어서는 것이다.2015-03-09 06:14:49최은택 -
졸속 행정의 '끝' 보여주는 금연사업"환자 금연 돕다 제가 되레 안 피우던 담배를 시작하게 생겼네요." 한 개국약사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씁쓸한 표정으로 던진 말이다. 약사의 한마디엔 최근 진행 중인 금연지원 사업에 따른 약국가 불만과 피로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정부 주도 금연치료 건강보험지원 사업이 시행된지 열흘 가까이 된다. 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치료환자 수는 1만2039명으로 집계됐다. 시행 일주일도 안돼 참여 환자가 1만명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공단이 발표한 외견상 수치만 보면 사업은 일단 순항하는 듯하다. 하지만 현장은 사업 시작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시스템 오류는 서막. 뚜껑을 열고 보니 주무부처의 준비는 미흡했고, 사업 주체인 병의원 혼란도 극심했다. 약국은 이번 사업의 주체가 아니지만 사업 시행과 동시에 상담, 처방전 발행, 조제 등 건당 2000원을 받고 감내해야 할 부담은 상당하다. 약값 책정, 단가 계산도 문제지만 시스템이 제대로 잡혀 있지 않아 늘어지는 상담, 투약 시간에 따른 환자 불만까지 약국이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관련 처방전 한건을 처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일반 처방전 처리시간의 몇배가 소요된다고 한다. 환자들로부터 불만의 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대로가면 그에 따른 부담과 피로는 날로 더 할 듯 하다. 시스템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사업이 활성화 되어도 걱정이다. 약국별로 의약품 판매 단가를 책정하는 시스템이어서 참여 환자가 늘면 약 가격 차이에 따른 민원도 우려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사업을 기획, 시행한 복지부, 공단은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먼저 저지르고 보잔 식의 졸속 행정이 현장의 불편,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고 그 여파가 병원, 약국을 넘어 국민에까지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사업 시작 일주일도 안된 시점에서 터져나오는 약국의 원성이 지나치다고도 하고, 또 일부는 자신의 일이 아니란 생각이 불러온 의지 부족에 결과라고도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현실을 보면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한 정책이 더 문제로 파악된다. 하루라도 빨리 관계 기관들은 안정적 행정기반과 제대로 된 시스템 마련을 위한 고민과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2015-03-05 06:14:50김지은 -
연수교육비에 대한 감사단의 고민연수교육 운영비 사용처를 놓고 논란이 커지면서 5일 열리는 대한약사회 감사단 추가감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약사회 대의원은 물론 연수교육을 약사회에 위탁한 복지부도 감사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정기총회로 돌아가 보자. 문재빈 감사는 총회에서 "연수교육 운영비가 가장 큰 문제인데 세월호 사건으로 회원도 고생했지만 직원도 고생했다. 운영비 속에는 직원을 위한 특별 수고비, 격려비가 나간 게 있다"며 "연수교육비에서 나가다 보니 집행부가 곤욕스러운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문 감사는 연수교육비에 대해서는 집행부가 답변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집행부에게 기회도 줬다. 감사들도 연수교육비 사용처 문제에 대해 사전에 감지하고 있었다. 감사들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연수교육비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었는데 정기총회에 회계내역이 그대로 상정됐기 때문이다. 만약 대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연수교육비는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감사들도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연수교육비 문제를 공론화했다가 외부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모 감사는 기자와 통화에서 "연수교육비 문제에 대해 외부에 공개를 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 있었다"며 "이는 집행부 편들기와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고 말했다. 결국 감사단은 집행부에게 답변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그러나 집행부는 연수교육비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고 조찬휘 회장은 과거 집행부 관행이었다고 답했다. 연수교육비 논란은 추가감사에 이어 임시총회로 넘어가게 생겼다. 감사의 역할이 특히 중요해졌다. 감사는 선출직이다. 감사는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대의원들이 뽑는다. 감사의 권한은 대의원으로부터 나온다는 이야기다. 확장하면 회원들로부터 나온다. 감사단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해결할 주체는 외부의 힘밖에 없다. 감사들은 대의원과 회원약사들이 궁금점을 명확하게 해소해야 할 막중할 책임을 지게 됐다. 감사들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2015-03-03 12:24:52강신국 -
"두눈 부릅뜨고 日 오츠카제약서 본건"2014년 8월, 조금 더 가치 있는 대학생활을 만들어보고자 참여했던 Pharm Young Leader Academy(이하 PYLA). 처음 보는 사람들과 정신없는 일정을 소화해 내며 서로의 열정을 모은 결과, 오츠카 제약과 함께 하는 일본해외연수에 참여하는 뜻밖의 행운을 얻게 되었다. 다시 학업으로 돌아가 예정된 시간이 다가오길 목이 빠져라 기다렸고, 2015년 겨울 한국 오츠카제약에서 제공하는 오리엔테이션과 함께 설레는 연수길에 오르게 되었다. 도쿠시마 현은 일본 시코쿠 동부에 위치하여 태평양을 면하고 있는 아담한 해안도시다. 도쿠시마까지는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3시간 정도를 더 이동해야했지만 공항에서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귀한 손님으로 대접해 주신 현지 오츠카제약 직원분들과 가이드 덕분에 연수 내내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오츠카제약이 수액을 생산하면서 처음으로 자리를 잡은 도시, 도쿠시마로 들어서며 우리에게도 익숙한 공장들이 즐비한 풍경과, 산중에 자리 잡은 오츠카미술관이 도쿠시마의 랜드 마크로서 상반된 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눈에 보이는 그들의 상생 이외에도 도쿠시마에 거주자 1/3 이상이 오츠카제약사에 종사하고 있는 등 도쿠시마현과 오츠카제약을 따로 떼어 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도쿠시마에는 세계적 명소인 나루토 해협, 전통춤인 아와오도리를 보고 배울 수 있는 공연장이 마련되어있다. 나루토 해협의 경우 우리나라 영화 '명량'에 자주 등장하던 바다회오리를 실제로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데, 나루토교에 설치되어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찔하게 높은 나루토 해협 전망대에 올라 생생한 바다회오리를 보며 마음껏 감탄할 수 있게 돼 있었다. 아와오도리 공연장에서는 직접 체험과 함께 가졌던 관람객들의 간단한 공연에서 우리의 끼와, 열정을 다시 보여줌으로써 부상도 거머쥐는 영광을 누렸다. 마치 하나와 같았던 도쿠시마와 오츠카제약의 모습을 첫인상으로 품고 오츠카제약으로 들어섰다. 오츠카제약 내 어느 곳이든지 모두 일본과 한국의 국기가 게양되어 있었고, 손님을 맞이하는 오츠카식(式) 배려를 여기서 처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오츠카 제약은 다른 나라의 손님이 오면 그 나라 국기를 항상 게양해 주신다고 하셨는데 이러한 부분에서 그들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고 한국 약대생 대표로서 방문한다는 자긍심이 느껴졌다. 사회적 비즈니스 기업 도쿠시마에서의 처음만난 오츠카는 이타노 제약공장이었다. 이타노공장은 오츠카제약의 대표제품인 무코스타, 소이조이를 비롯한 각종 수액제품 등을 만드는 공장으로 학문에 집중했던 나에게 마치 새로운 분야의 지식을 접하는 듯한 느낌을 준 곳 이었다. 공장은 매우 청결하고 정돈이 잘 된 느낌이었다. 생산을 위한 공간만이 아닌 교육을 고려한 견학시스템이 매우 잘 갖춰져, 강의실에서 배운 내용과 함께 다양하고 가장 최신화된 생산 공정을 직접 관찰하며 효과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곳이었다. 실제로 공정을 중단하지 않고 공정관리를 하는 'in-process control' 최신 공정과정이 적용되어 운영되고 있었다. 또한 공장단지 내에 보존된 최초의 오츠카제약 연구실에서는 오츠카 제약 설립 당시의 몇 명의 연구원들이 최초로 수액을 만드는 현장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오츠카의 과거와 제약 산업의 흐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바로 소이조이 생산 공장이었다. 이곳에 방문하기 전 제약회사에서 약품이 아닌 식품을 개발한다는 것에 대해 조금은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소이솔루션을 접하면서 그 생각을 조금 바꾸게 되었다. 단백질을 얻기 위하여 육류를 섭취할 때 보다 대두를 섭취함으로써 얻어지는 환경과 에너지 측면에서의 이득을 강조하는 그들의 슬로건은 단순한 수익창출을 넘어서 인류의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생각한다는 부분에서 약품과 식품을 다루는 오츠카의 자세가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 공장 주변은 잘 관리된 공원과 같았다. 특히 촉각으로 전해지는 감동을 선물해 준 오츠카 미술관은 오츠카제약회사의 수준 높은 기업 가치를 느낄 수 있었던 곳이었는데, 세계의 작품들을 도자기 기술로써 복원한 오츠카 미술관은 다른 미술관과는 달리 사진촬영이 가능한 것은 물론, 자유롭게 만져보는 것도 가능한 곳이었다. 이렇게 잘 관리되고 많은 금액이 소요된 오츠카제약의 장소들을 지역 주민, 관광객들에게 개방하고, 각종 문화, 체육행사를 개최하면서 지역사회와 상생은 물론 다양한 곳에서 인류의 건강에 대한 기본적인 가치까지 구현한 모습들에서 진정한 ‘사회적 비즈니스 기업’의 모델 중 하나가 오츠카제약임을 느꼈다. 지속가능을 위한 혁신 환경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오츠카제약의 공장에서는 실제로 자연 속에 있는 공장주변을 bio-top이라 칭하고 식물과 생물이 자연그대로 생식할 수 있는 환경을 보존하면서 운영되고 있었으며, 친환경 공정으로 폐기물을 배출하지 않는 제로이미션(zero-emission)을 지향하고 있었다. 오츠카는 생산 공정의 혁신과 변화를 통해 제로이미션 99.98%를 달성하고 있었는데, 흔히 다른 기업에서 하는 환경 기금 기부, 환경 보호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는 단편적인 행위와는 달리 오츠카는 기업의 설립 취지와 목표에 부합하도록 직접 환경적 가치를 접목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소이조이를 흔들 때의 소리, 수액의 패킹시스템, 음료의 안전뚜껑 등 제품 하나하나에 작지만 환자와 소비자를 생각하는 혁신적인 기술들이 숨겨져 있었다. 이러한 혁신들은 바로 기업의 기저에서 지향하는 하나의 생각들에 의해 파생되어 나온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오츠카의 뿌리는 인력개발원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떻게? 가 아니라 왜? 라는 질문,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된 ‘발상의 전환’들이 바로 그 힘이었다. 인력개발원에는 발상의 전환을 나타내는 다양한 결과물들이 있었다. 거꾸로 그려진 지도, 휘어진 삼나무, 물의 바위 정원, 베가홀 등을 보면서 일상생활에서 생각했던 다양한 고정관념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땅이 아닌 천장에서 키우는 토마토를 보면서 사소한 발상의 전환이 인류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오츠카제약은 발상의 전환을 통한 혁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리고 혁신자로서 인류의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하고 있었다. 많은 인연, 그리고 헤어짐 이번 연수기간 동안 많은 경험을 하였고 많은 인연을 만들었다. 오츠카제약의 도쿠시마 연구소에서는 나를 포함한 3명의 대표학생들이 미래 비전에 대한 발표를 하였고, 후에 ‘젊은 연구원과의 논의’라는 테마로 젊은 오츠카 제약의 연구원들과 함께 우리들의 생활, 연구 분야, 비전에 대한 생각들을 공유했다. 도쿠시마대학 병원 약제부 견학은 현재 병원에서 실습생으로 있는 나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이 많았지만 모든 약물이 바코드로 관리된다는 점, 테크니션이 없고 모두 약사라는 점 등은 내가 실습하던 병원과 다른 점이었다. 그리고 도쿠시마대학 약학부와의 교류 또한 매우 뜻 깊었다. 나를 포함한 한국 측 대표학생 3명의 꿈에 대한 발표를 마치고 일본 약학부 학생 3명의 비전에 관하여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일본의 경우 한국 학생들과는 다르게 연구 분야로의 진출 정도가 매우 높았으며 커리큘럼과 학사제도에서 많은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교류회가 끝나고 우리는 도쿠시마 시내로 나가 일본 약학부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번 연수를 통해 학교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들을 하였고, 소중한 인연들을 선물 받았다. 오츠카제약은 인류의 건강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상생해 가는 지속가능한 가치들을 발전시키고 있었다. 도쿠시마에서 본 제약산업의 힘은 그 어떤 분야보다도 강했다. 다시 한 번 이번 연수에 도움을 주신 대한약사회, 오츠카제약, 도쿠시마대학 관계자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2015-03-02 13:09:39데일리팜 -
[사설] 죄없는 자 돌로치라? 슬픈 제약산업의 강수대한민국이 일제 치하에서 벗어나 광복 70주년을 맞는 올해, 역시 창립 70주년이 되는 한국제약협회도 '불법 리베이트로부터 광복의 날'을 맞기 위해 '자기발등찍기식이라는 비판'을 감수한 채 강수를 마련하는 등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국내 제약산업이 불법 리베이트로부터 완전히 독립하지 못했으며, 어떻게든 이 컴컴하고 눅눅한 터널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결심을 안팎에 천명하려는 비장한 의지로 읽힌다. 때마침 헌법재판소가 '리베이트 쌍법제를 합헌'으로 결정한 것도 의약품 거래와 관련해 불법 리베이트가 만연해서는 안된다는 사회적 여망을 담아낸 것으로 풀이되는 시점이라 제약협회의 고육책은 다행스럽다 싶으면서도 씁쓸한 산업계의 자화상으로 다가온다. 분기마다 제약협회 이사사 50곳이 무기명으로 리베이트 의심 기업을 적어내, 이중 가장 많이 거론된 제약사를 협회장이 경고하는 방식의 리베이트 사전관리 시스템을 운용하기로 한 제약협회의 결단은 고육지책이라하더라도 외견상 썩좋아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일부 이사사나, 이사사가 아닌 중소 제약사들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외부에 우리 잘못을 공연히 드러내 알리는 패착이다' '이사사들은 얼마나 깨끗한가' 같은 비판적 발언을 내고 있다. 실제 이같은 지적들에 공감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경향적으로 과거에 비해 리베이트 행태가 약화됐다고는 하나 '리베이트 기업을 돌로 치라' 했을 때 돌을 집어들 수 있는 기업이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제약협회가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이유는 제약산업이 발전과 퇴행을 가르는 '골든타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는 때문이다. 25일 제약협회 정기 총회 축사에서 김용익 의원(새정치)은 "제약산업은 우리나라 경제에 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더 커져야 한다"며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 가야할 산업"이라고 말했다. 손명세 심평원장도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심평원이 보유 역량을 갖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상근 병원협회장도 "우리국민의 아픔은 우리 약으로 고쳐야 한다"며 협회가 역할을 하겠다고 거들었다. 실제 최근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던 대기업 주도 산업이 중국 기업으로부터 위협 받으면서 국가적으로 제약산업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제약산업에겐 모처럼 찾아온 기회다. 제약산업의 가능성을 현실화시키려면 반드시 뛰어넘어야할 계곡은 불법 리베이트로 대변되는 의약품 유통시장의 불투명성이다. 이를 극복해야만 제약산업은 정부와 사회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 25일 총회에서 제약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배병준 보건산업정책국장도 "국내기업들이 불모지에서 R&D에 투자하고 혁신을 거듭하며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일부 기업들이 비정상적인 영업관행을 이어가는 건 유감"이라고 콕 찝었다. 배 국장이 지적한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산업 내부와 정부, 국회가 더 산업을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김용익 의원의 말도 힘을 받을 수 없다. 이게 지금 제약산업계에 놓여진 환경이자 숙명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제약협회가 비판을 받으면서도 결단을 내린 '내부고발을 통한 사전 관리'는 수긍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반드시 지켜야할 전제 조건은 있어야 한다. 그것은 이사사 50곳이 자신들의 잘못엔 관대하면서도, 그 밖의 중소 제약회사는 표적으로 삼는 인상이나 의도를 가져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공연히 제약산업 안에 분란만 키우는 등 부작용을 일으킬 공산이 커진다. 제약협회 이사사 50곳이 투표하는 방식은 아무리 공평을 강조한다해도 구조적으로 불형평성을 내재하고 있는 만큼 보완책도 필요하다. 그러니 이사사 50곳 외 나머지 제약사들도 이사사를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둬야 할 것이다. 고해성사하는 마음으로 컴컴한 터널에서 함께 손잡고 빠져 나오겠다는 제약협회의 접근이 필요하다.2015-03-02 12:2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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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작인데 왜, 다국적사는 관심없지?매해 1월 초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4일간 열리는 제이피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는 지난 해를 마무리하면서 한 해의 전세계 제약바이오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행사이다. 흔히들 JPM이라고 줄여서 부르는데, 행사 자체는 제이피 모건이라는 투자은행이 자신들의 고객들(기관투자가들)을 위해 투자고려 대상이 될만한 상장 제약회사와 바이오텍 회사들을 초대해서 30분 정도 아이알(IR)을 하게 하는 행사이다. 함브렉트 & 퀴스트(Hambrecht & Quist)라는 기술주 중심의 소형 투자은행에서 바이오 전문 IR행사로 에이치&큐 헬스케어 컨퍼런스(H&Q Healthcare Conference)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다가 이런저런 인수합병 과정을 거쳐 제이피 모건 체이스JP Morgan Chase로 주최가 바뀌면서 현재의 행사이름이 되었다. 국내 제약회사들과 바이오텍 회사들도 과거와는 달리 매우 활발하게 참여하여 다양한 개별미팅들을 하기도 하고, 올해는 한미약품, 녹십자, 씨젠, 그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초대되어 발표했으니정말 뿌듯하고 힘이 난다. 우리가 비교하기 좋아하는 일본의 경우 초대받은 바이오벤처가 없는데 우리는 당당히 있으니…. 그런데, 최근 사업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임원분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사연들도 많이 듣게 된다. 연구 결과물들(가끔은 임상 1상이나 2상 단계) 을 가지고 나가는데, 관심을 보이는 다국적제약회사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 가장 큰 하소연이다. 대부분 본격적인 연구개발 자금이 들어가는 임상 단계나 혹은 조금 더 일찍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을 위한 자료를 만들어서 다국적제약사나 바이오텍들을 접촉하게 되는데, 이 때 사업개발 담당자들이 관여가 시작된다. 고객이 될 다국적제약사나 대형바이오벤처들의 니즈와는 맞지 않거나 관심사가 아니게 될 경우 정말 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연구개발에 회사의 사활을 걸고 수십억 혹은 수백억을 투자했는데…. 막상 기술이전을 시도하는 시점에서 관심을 보이는 곳이 별로 없다니…. 사실 필자에게 이런 상황을 호소하는 제약회사들이 다수가 있다. 사연을 들어보면,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 가정했던 전세계 동향이 그 사이 많이 바뀌어 있더라는 것이다. 흔히들 말하는 동일계열최고(best-in-class)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는데, 이미 그 계열의 약물들(class)이 한물 가고 있거나, 새로운 작용기전의 약물(new class)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실정들이 다수가 있다. 어떤 경우는 잠재적 고객인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동일계열최고"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임상3상이나 어느정도 규모의 임상2상 자료를 제시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참 난감한 경우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업개발의 역할이 단순히 "만들어진 연구개발 결과물"을 팔기 위한 활동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좀더 연구부서와 협력해서 연구개발 초기부터 관련분야의 해외 동향과 경쟁 상황에 대한 파악의 첨병 역할을 해야한다. 왜냐면 사업개발 담당자들이 잠재적 고객들과의 일차 접점이 되기 때문이다. 첫째, 사업개발 네트워크를 기업의 주요 자산으로 인식하고 구축 및 유지에 투자하여야 한다. 모든 영업에서 네트워크가 자산이 되듯 지적재산을 사고파는 "기술이전" 영업에서도 네트워크는 생명과도 같다. 어디나 마찬가지 이듯이 이 네트워크 구축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개발을 위한 네트워크 구성원들(다국적 제약회사/대형바이오텍회사 사업개발 담당자들, 각종 컨설턴트들 그리고 각종 여론형성집단들)과의 지속적인 접촉과 교류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BIO나 BioEurope 한두번 다녀오고나서 성과없다고 다그칠 일이 아닌 것이다. 해외 사업개발활동에서는 행사기간 동안 다국적제약사들이 별도의 환영리셉션을 마련해서 현재의 협력회사들, 논의를 진행중인 회사들, 관심가지고 지켜보는 회사들 매우 다양한 회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자리들을 마련하는데 경쟁적이다. 이런 모임들을 통해서 혁신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려는 그들의 노력을 볼 수 있다. 국내 바이오코리아에서도 국내제약사들이 서로 리셉션에 벤처나 해외 사업개발 담당자들을 초대하면서 네트워크 강화에 노력을 했으면 한다. 둘째, 기업 최고경영진 수준에서 사업개발의 최일선에 나서야 한다. JPM등 주요 사업개발 행사에서 보면 다국적제약사이나 바이오텍들의 연구담당 부사장들 혹은 사업개발 임원들은 JPM 기간 동안 아침 7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30분간격으로 하루 종일 개별회의들을 했다고 한다. 필자가 아는 분은 이런 일정을 월요일부터 목요일 오후까지 하고, 저녁비행기타고 자정 즈음에 뉴욕에 있는 집에 도착한다고 한다.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새로운 회사들의 과학과 개발후보들에 대한 자료들과 평가들을 "가공된 보고서"를 통해서 접하는 것이 아니고 "현장에서 직접" 접하고 바뀌는 외부환경을 직접 느낀다. 필자가 아는 많은 고위 임원들이(대부분 50대의 이학박사 혹은 의학박사 소지자들로 경력이 20~30년된 분들) 비슷한 살인 일정으로 JPM에 참석한다. 이런 전문인력들이 중간 관리자들의 가공된 보고에 의한 정보 수집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현장에서 수집하는 정보와 자료들은 거대한 조직에서 큰 규모의 결정을 신속하게 하는 큰 밑거름이 된다. 셋째, 연구초기 단계부터 지나친 보안 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연구과제의 초기단계부터 핵심기밀이 아닌 사항을 제외하고는 적절히 정보를 제공하면서 잠재적인 고객들의 피드백을 주의깊게 점검해 보아야 한다. 그런데, 국내 회사들은 아직은 보안주의가 때로는 심한 편이다. 나의 내용을 적절히 공개함으로써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고 대응할 수 있으니, 좀더 공개하면서 더 큰 정보와 지혜들을 얻어야 한다. 이렇게 사업개발 네트워크를 통해 얻어지는 피드백들을 연구부서와 협의한다면 과제들의 기술이전 가능성 (licenseability)가 제고될 것이다. 제약회사들의 연구개발 결과물들에 대한 활발한 해외 접촉 소식을 많이 듣게 되면서 참 희망적이다. 이제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들도 연구개발 규모가 커진 만큼, 사업개발의 질적 성장도 필요한 때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사업개발의 전략적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연구개발과 사업개발이 상호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세계를 놀래킬 만한 멋진 계약 소식들을 많이 들을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왠지 올해에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새로운 이정표로 남을 만한 큼직한 제휴들이 나올 것 같다.2015-03-02 06:14:52데일리팜 -
한국식 공동개발로 무색해진 1st제네릭테바같은 제네릭사들이 글로벌 의약품 시장을 독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만은 예외다. 한국에서 제네릭 약물이 성공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앞서 예를 든 테바도 국내 진출한지 2년이 지났지만 존재감을 찾을 수 없다. 의료진들의 오리지널 선호현상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경쟁이 치열한 것이 제네릭으로 성공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다. 최근 유유제약이 자사제품 생동시험을 분석했던 CRO에 소송을 제기하면서까지 시장독점을 유지하려 했던 것도 국내 시장 상황과 무관치 않다. 기술우위를 바탕으로 일찍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곧바로 수많은 제네릭 약물이 쏟아지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유유제약과 영진약품이 내달 출시하는 오마코 제네릭은 어려운 생동성시험 분석 때문에 시장진입 제품이 제한적으로 평가됐다. 그런데 분석법이 오픈되자마자 상반기 내 5개사 이상이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생동시험 진행은 2건에 불과하지만, 생동건수마다 다수제약사가 참여하면서 경쟁업체가 배수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먼저 허가받은 제약사와 위탁계약을 맺어 생동시험을 면제받은 제약사까지 등장하면 시장은 그야말로 포화상태가 된다. 이렇게 쉽게 허가를 받고 시장에 진입하는 제네릭들이 쏟아지면서 연구개발을 통한 퍼스트제네릭 전략이 무색해지고 있다. 지난 4일 식약처장-제약회사 CEO 간담회에서 제약업계가 제네릭을 어렵게 허가해 달라며 공동·위탁 생동기준 정비를 건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규제개혁 차원에서 지난 2011년 제한이 철폐된 공동·위탁 생동 제도가 이젠 정당한 경쟁을 침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26일 상임위를 통과한 우선판매품목허가 제도 역시 공동개발 제약사가 많아 똑똑한 퍼스트제네릭에게 혜택을 주자는 취지가 제대로 지켜질 지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개발력이 없는 제약사도 소송비용만 대면 독점권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동·위탁 생동이 개발비 부담을 줄이고 효율적인 약품생산을 위한 제도지만, 이쯤되면 수정 논의도 필요해보인다. 최소한 경쟁에서 이긴 업체가 열매를 가져가야 연구개발 의욕도 생기지 않을까? 국내 제약사들의 공정한 경쟁을 이끌 새로운 룰이 절실하다.2015-02-27 06:14:50이탁순 -
[칼럼] 난, 오늘부터 흡연환자…한데 약국도 걱정나는 오늘부터 환자다. 20년 이상 '흡연이라는 질병'을 앓아왔지만, 환자로 진단 받은 적은 없었다. 그런데 오늘 국가로부터 환자로 분류됐다. 정부가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을 시작하는 탓이다. 엄밀히 말해 어제까지 멀쩡했던 나는 물론, 수많은 '흡연 동지들'이 한꺼번에 환자가 되었다.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될 것으로 알려진 작년 말 새해 금연결심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다만, 값이 오르기 전에 사놓은 두어 갑에 발목이 잡혀 여전히 편의점을 들락거리는 신세다. 그래도 가끔 금연을 꿈꾼다. 또 가끔은 엉뚱한 상상을 한다. 만약 담배갑에 흡연 폐해를 여실히 보여주는 그림이 인쇄된다면, 이를 가릴 케이스를 만들어 보자는 따위의 생각이다. 나는 과연 정부 프로그램 안으로 들어가게 될까? 어떻게 결심에 이르게 될지 모르겠지만, 종합검진을 받는 것으로부터 출발해 보자. "콜레스테롤 총량이 높네요. 문제는 LDL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거죠. 왼쪽 경동맥에 혈전이 조금 쌓여 있는데 치료에 앞서 무엇보다 금연하셔야 겠어요." 내게 선택의 여지, 더는 없다. "금연치료 프로그램에 가입하는 수밖에 없는 거잖아." 그렇게 정부 사업에 참여하는 의원을 찾았다. "20년 이상 흡연질환을 앓으셨는데, 약간의 고지혈증도 있으니 자, 치료에 들어갑시다." 의사가 권고했다. 상담은 총 12주 6회까지 하기로 했다. 최초 상담료 1만5000원 중 본인부담금 4500원을 냈다. 앞으로 5번은 금연유지 상담료 본인부담금 2700원을 내야한다. "상담료 총액은 1만8000원 이군." 처방전을 들고 인근 약국에 갔다. 의사가 지정해 준 약을 '건네'받고 600원과 국고지원금 외 약값을 냈다. 600원은 약국이 받는 2000원 중 본인부담금이다. 약국이 받는 2000원은 건보공단과 환자 사이를 이어주고, 약을 보관하다, 건네준 대가로 받는 것이다. 정부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으로 일개 흡연자인 내가 번민하는 것 이상 지금까지 보건의료체계 안에서 한축을 담당해 왔다고 자부하던 약사 혹은 약국의 기능과 역할은 한층 더 휘청거리게 됐다. 소비자 문턱이 제일 낮고, 그만큼 접촉면이 넓어 '1차 의료역할'을 담당했다던 약국의 과거 영화는 의약분업으로 한차례, 금연치료사업으로 또한차례 위협받게 됐다. 문턱으로 치자면 의료기관이 이번 정부 정책으로 더 낮아지게 됐다. 의약분업 이후 누군가 아침에 일어나 콧물에 미열과 기침이 난다면 자연스레 이비인후과를 찾는다. 분업이 만들어 낸 '의원 먼저 가는 행태'는 의료 소비의 새 문화가 됐다. 누군가 비장하게도 건강 때문에 금연을 결심한다면, 또 우연히 찾은 의료기관이 정부 금연치료 사업에 등록한 곳이고, 그곳의 의사가 권고할 경우 프로그램에 참여할 가능성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내가 금연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상의 내용이 이 가능성을 말하고 있다. 약국의 고민은 앞으로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서울시가 진행하고 있는 세이프약국의 약국 금연사업 성과가 좋다는 보고도 있었지만, 정부는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 프로그램에 약국의 자리를 만들지 않았다. 23일 기준으로 이 사업에 등록한 병원, 일반의원, 치과의원, 한의원, 보건기관은 6만4천여곳 중 1만4688곳이었다. 그렇다면 약국은? 2만여 약국이 있다지만, 이번 프로그램에는 등록할 필요가 없는 기관이다. 약국은 금연치료 프로그램에서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도록 하는 단순 역할의 윤활유일 뿐이다. 달리 말하면, 국민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공무원들의 머릿속에 약국의 자리가 없었다는 것을 뜻한다. 고령사회나 건보재정 등으로 정부가 국민 건강관리 개념을 치료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옮기는 모든 정책에서 약국이 배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한약사회도 정부 금연치료 지원사업이 틀을 갖춘 2월 초 복지부에 "금연치료에 약국이 참여하고 금연관리료를 신설하라"는 자료를 전달했었다.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 안에서 약국의 역할이 '처방에 따른 조제로 한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약사회는 더 민감하게 알아차려야 하지 않을까? 보건의료체계에서 약국의 장점과 역할이 소실될까 걱정하는 탓이다.2015-02-25 12:24:53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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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사 김용익 의원과 '허특법'갑작스런 일이었다. 국회 보좌진들은 인상을 찌푸렸다. 허가특허연계 약사법개정안이 통과된 직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실에는 난데없이 계획에 없던 법률안 하나가 새치기 하듯 들어왔다. 정부법률안을 설명하기 위해 식약처 공무원들이 앉았던 의자는 그 사이 복지부 강도태 건강보험정책국장과 이선영 보험약제과장이 채웠다. 발의자는 김용익 의원이었다. 그는 허가특허연계제도에 따른 제네릭 시판방지 기간동안 약가인하를 모면한 오리지널사가 특허소송에서 패소한 경우 이 추가이익을 환수하기 위한 부당이득 징수법(건강보험법개정안)을 위원회안으로 처리하자고 했다. 일부 의원들은 절차상 적절하지 않다며 신중 검토의견을 제시했다. 국회 수석전문위원도 동조했다. 여야 보좌진들도 어이없다고 했다. 이 입법안은 복지부 정부입법안으로 준비돼 최근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했을 뿐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당연히 상임위 상정이나 법안소위 회부절차 뿐 아니라 검토보고서도 없었다. 국회의원, 보좌관 할 것 없이 복지부를 질책했다. 허가특허연계 약사법개정안과 건보법을 함께 처리하고 싶었다면 사전에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어야 했는데, 복지부의 움직임은 느렸다. 급조한 냄새가 났다. 실상 복지부 공무원들도 '이게 과연 통과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는 모양새였다. 무모한 도전이었고, 사실상 전례가 없었다. 그런데 김 의원의 제안은 수용됐고, 위원회안으로 이 개정안은 법안소위를 통과해 오늘(25일) 복지위 전체회의에 상정돼 처리될 예정이다. 절차도, 방식도 말이 안됐지만 명분은 분명히 있었다. 이날 법안소위를 통과한 약사법개정안이 시행되면 다음달 15일부터는 한미 FTA에 따른 제네릭 시판제한 제도가 도입된다. 개정안대로라면 특허도전으로 등재특허를 무력화시키지 않는 한 제네릭은 적어도 허가신청 뒤 9개월 동안은 판매할 수 없다. 제네릭 시판이 지연되면 오리지널은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뿐 아니라 보험약값 인하(30%)도 피할 수 있다. 만약 등재특허가 부실하다면 시판제한 기간동안 약가가 인하되지 않아서 오리지널사가 챙긴 이익은 부당이익이 분명하다. 그만큼 건강보험공단과 환자는 손해를 입는다. 김 의원과 복지부는 이 손실분(부당이득)을 환수하는 근거조항도 시판제한 조치 시행에 맞춰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절차나 방식이 문제가 있다고해도 분명 건보재정이나 환자에 도움이 되면 됐지 손해볼 일은 아니다. 김 의원은 앞서 허가특허연계 약사법 대체입법안을 발의해 우선판매품목허가제도에 반대하는 진영과 식약처, 제약업계 주류 입장을 조정하는 조율자로 나섰다. 그리고 우선판매품목허가제도를 도입하되, 독점판매기간을 정부안인 12개월이 아닌 9개월로 단축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오리지널에 유리한 허가특허연계제도에서 국내 제네릭을 보호하고 특허도전을 자극하는 차원에서 독점판매권을 부여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해당 성분 제네릭 시장을 선발업체가 독식하게 만드는 구조는 타당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가령 1년간 독점권을 부여하면 연단위로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모든 병원에 랜딩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다. 병원이 한번 코드화된 제품을 잘 바꾸지 않는 현실을 감안하면 지나친 특혜가 될 수 있다. 김 의원은 이 때문에 후발 제네릭사를 위해 적어도 3개월의 여지는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9개월의 독점판매권을 제안했고, 식약처도 결국 수용했다. 김 의원은 여기다 건보법개정안을 '깜짝' 제안하면서 오리지널사의 소송 남용을 방지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약사법 대체입법안을 발의해 기왕에 논란을 일으킨만큼 이 참에 제대로 조율사가 되기로 작정한 모습이었다.2015-02-25 06:14:48최은택 -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문형표 장관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23일 JW중외그룹 당진공장을 방문해 수액제 수출 프로젝트 진행 사항을 점검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한 것은 국내 제약산업에 대한 '주무 부처의 관심 이동'으로 확대 해석할 만하다. 특히 연초 신년사에서 제약산업의 미래와 지원 등에 대해 한줄 언급이 없었다는 이유로 제약업계가 매우 섭섭해 했었다는 점을 되돌아보면, 지난 십수년 건보재정 일변도 정책을 펴온 복지부가 '제약산업계를 따사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려는 것 아닌가'하는 기대감 마저 들게한다. 문 장관의 이번 당진공장 방문 목적은, 작년 6월 자신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JW홀딩스와 사우디아라비아 SPC사가 체결한 수액제 공장 건설 MOU 진척 사항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이 MOU는 국내사가 외국에 수액제 플랜트를 수출한다는 측면에서 큰 관심을 받았었다. 문 장관은 이종호 JW중외그룹 회장, 이경하 부회장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수액제 플랜트 수출은 국내 제약산업 글로벌화의 모범적 롤모델로 생각한다"며 "복지부도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장관은 이날 "수액제 3만셀을 더 만들려면 어느 정도 금액이 소요되는지 등"을 섬세하게 묻고 "(공장시설을 둘러보며)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특히 모든 생산시설이 자동화 돼 있는 것이 놀랍습니다. CGMP 인증을 받은 우리 국내 제약사가 있다는 것에 새삼 자긍심을 느낍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표적 규제산업인 제약산업의 주무 장관 발언이라 잔뜩 기대를 부풀게 만드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실제 국내 제약산업계 안에는 과감한 투자로 기반을 닦아 미래를 꿈꾸고 있는 JW중외그룹처럼 많은 기업들이 자체 신약개발은 물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약개발, 세계 시장 현지화 노력 등 글로벌로 진출하려고 아등바등 악을 쓰고 있다. 그런 만큼, 문 장관은 국내 제약산업에 덧씌워진 부정적 이미지 그 안쪽에서 태동하는 산업의 역동성을 바로 바라볼 수 있도록 더 많은 이야기를 현장에서 듣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제약산업을 대한민국의 유망한 성장산업으로 키워 세계 1000조원 시장에서 왕성하게 먹이활동을 할 수 있도록 주무장관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희망한다.2015-02-24 12:2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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