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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리베이트 척결의 희망을 쏘다요즈음, 시행 100일을 넘어선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15.3.27.제정, 16.9.28.시행)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이 법은 특히 힘없고 돈없고 백(back)없는 절대 다수의 선량한 국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약 85%가 이 법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연합뉴스TV 조성혜기자 17.1.5. 21:54) 그러나 대조적으로, 이법은 권한을 쥐고 흔드는 공적(公的) 권력자들(이하 '갑')에겐 공포(恐怖)의 대상이며, 그자들에게 청탁하거나 금품 등을 바치고 있는 자들(이하 '을')에게는 경계(警戒)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동안 그렇게도 설쳐대던 그 '갑'이, 김영란법 이후 얼마나 몸을 바짝 움츠렸으면, 불과 3개월 남짓한 짧은 기간에 서민경제의 공급자들인 식당과 꽃집 및 정육점 그리고 선물가게 등이 매출이 뚝 덜어져 못살겠다고 하소연 할까? 덩달아 고급 사교장(社交場)인 골프장까지도 아우성이다. 그렇다면, 왜 그자들이 그토록 이 법에 겁먹고 있는 걸까? 위법으로 걸리면 패가(敗家)까지는 아니더라도, 처벌과 함께 사회적인 큰 망신(亡身)을 꼼짝없이 당하게 돼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좋은 공적 일터까지도 자칫하면 잃을 수 있기 때문이리라. 이 법의 직접적인 제정 동기가 된 2011년의 '벤쯔 검사사건'에서처럼, 청탁이나 금품 등을 수수(授受)한 물증이 버젓이 있는데도, 범법자가 오히려 적반하장 격으로 '청탁 관련성과 금품 수수 대가성을 입증해봐?'라고 조롱하듯 반문하면서 그 우수한 머리와 남부러운 전문인의 법률지식 등을 가지고 미꾸라지처럼 법망을 요리조리 빠져 나가는 일이 다시는 발생되지 않도록,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 유무(有無)에 상관없이' 또는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더라도' 처벌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엮어놨으니 말이다. 이러하니, 명망(名望)을 중시여기는 상류층인 공직자와 교직자 및 언론인 등과 같은 '갑'이 왜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김영란법이 의약업계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익히 아시는 것처럼 국공립병원 의사, 지방의료원 및 보건소 의사와 공중보건의사를 비롯해, 학교법인 소속 병원의 교수 및 봉직의사 등이 이 법의 적용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를 얼핏 보면, 이 법의 영향력이 의약업계에는 별거 아니라는 생각도 들 수 있을 것 같다. 의약품소비시장에서 절대적인 76%(약국62.9%,병원7,7%,의원6.0%, 2015완제의약품유통정보통계집,심평원)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약국과 병의원의 약사 및 의사 분들은, 김영란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니까. 하지만 그렇지 않다. 김영란법 적용 대상자인 그 의사 분들이 누구신가. 그분들 대부분이 몸담고 있는 종합병원의 의약품 소비시장 비중은 비록 20% 내외지만, 그분들은 의약품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최상위의 막강한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분들 아니신가. 의약품시장 중 약국시장이 제일 크다고는 하지만, 이 시장의 약 60%이상은 김영란법 적용대상 의사 분들의 외래처방에 의한 것이고, 또한 이분들이 내는 처방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 아닌 다른 의사 분들에게 좋은 활용 본보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緣由)로, 의약품 공급자들(제약업체 및 도매유통업체)은 의약업계의 진정한 '갑'인 그분들에게 소비 마케팅의 대부분을 집중적으로 의탁(依託)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의 악성 부산물로 뇌물성(賂物性) '불법리베이트' 수수(授受)라는 사회부조리가 만연돼 왔기 때문에, 뒤늦게 이를 잡자고 국가 당국(행정부와 국회)이 각종 제도를 시리즈(series)로 계속 쏟아내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리베이트 쌍벌제(10.11.28.)를 시작으로 투아웃제(14.7.2.), 처벌규정 강화(16.12.2.) 그리고 경제적 이익제공내역 보고제도(16.12.02.공포, 18.1.1.시행) 등이 그것들이다. 이렇게, 의약업계의 고질병인 '불법리베이트'를 잡기 위한 제도적인 그물이 갈수록 더더욱 촘촘하게 조여지고 있는 판국에,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갑'들도 벌벌 떠는 신생 강펀치(& 24375;punch)의 김영란법까지 가세된 것이다. 따라서 이제, 제아무리 불사조(phoenix) 같은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불법리베이트'라 할지라도, 삶을 부지(扶持)하기가 아주 힘들게 됐다. 그런데 지금 그 징조(徵兆)의 현상들이 하나 둘 셋씩 나타나고 있다. 예사롭지 않다. 김영란법 이후, 불법리베이트 수수(授受)의 주된 당사자들인 제약업계와 의료계가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전과는 달리 이젠 정말 '걸리면 끝장이다'라는 인식이 업계에 팽배해지고 있는 것 같다. 16년11월, 의료계가 그전에 동료들에게 '영업사원 출입을 금지해 달라' 했던 해묵은 당부를 또다시 들고 나왔다. 괜히 오해 받지 말라는 충고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같은 내용이더라도 종전의 것은 왠지 당국의 리베이트 정책에 대한 증오와 반발의 우회적인 표출로 생각되어지는 반면, 작년 11월의 것은 김영란법이 진짜 우려돼서 나온 충정의 산물로 여겨지니 어인 일일까. 요사이 몰라보게 변화되고 있는 의료계의 신풍속도에 관한 편린(片鱗)들(Doc'News O기자 17.01.03.)을 모아보니 그 까닭이 어렴풋하게나마 잡혀진다. - 연례적인 의과대학 졸업생들의 교수들에 대한 사은회가 대폭 축소되거나 폐지되고 있다. - 환자나 보호자의 의료진에 대한 감사의 음료수나 과일 선물 등도 사라지고 있다. - 종합병원의 입원병동에, 의료진에게 사소한 선물이나 다과 등이라도 건네지 말 것을 당부 하는 게시물이 붙어 있다. - 환자와 보호자 등의 성화에 못 이겨 불가피하게 받은 작고 적은 선물이라도 원내 총무부 에 신고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 제반 학회 등의 대관 업무가 큰 차질을 빚고 있다. - 전문병원들이 역사성이 있는 정기간행물인 사보의 폐간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지금 의료계가 이렇게까지 신경을 곤두세워가며 달라지고 있다. 하물며 불법리베이트에 있어서랴. 제약업계도, 이러한 새로운 마케팅 환경에 기민하게 발맞추고 있다. - 연례적인 달력 공급까지 대폭 줄이거나 중단하고 있다. - 눈치 보이는 명절 선물도 없애가고 있다. - CP(Compliance Program, 윤리경영) 도입이나 강화에 열중하고 있다. - 영업활동을 CSO(Contracts Sales Organization,판매대행사)에 다시 맡기고 있다. 아예 CSO를 설립하거나 이에 투자하는 제약사도 생겨나고 있다. - 인적영업(방문영업 또는 대면영업)의 대체 수단으로, 온라인(On-line)을 통한 화상 디 테일(Detail) 및 심포지움(symposium) 등을 활성화하거나 그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 다. 이러한 것들을 보면, 김영란법의 서슬이 참 시퍼렇고 영향력이 막강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제약업계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불법리베이트를 잡기 위한 보건복지 당국의 갖은 제도적 조치(리베이트 쌍벌제 등)와 노력(조사 및 처벌 등)에도 불구하고 두려워하거나 반성하기는커녕 '우리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느냐?'라고 격하게 반발하고 저항을 해왔던 의료계가, 김영란법 앞에서는 그저 순종(順從)하고 있으니 말이다. 따라서 지금이 리베이트를 근절시킬 수 있는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라 할 수 있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이 좋은 기회를 절대 놓쳐선 안 된다. 이참에 아주 불법리베이트가 더 이상 날뛰지 못하도록 끝장을 봐야한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한다 했다. 의료계와 제약업계 등에서 일고 있는 상기와 같은 변화들이 아주 확대 정착되도록, 김영란법의 입법 취지가 앞으로 추호라도 변질되어서는 안 되겠다. 끊임없이 발전적으로 보완해나가야 한다. 다만, 요즘의 통상적인 돈의 가치나 씀씀이로 봐, 서민경제까지 위협할 정도로 아주 타이트(tight)한 이법의 3(음식)5(선물)10(축의,조의)원칙을 개선할 필요가 혹시 발생되더라도 입법취지만큼은 절대 털끝만큼도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 또한, 리베이트 관련 의료법령과 약사법령 그리고 국민건강보험법령 등의 지속적인 강화와 이들 법령들의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벌칙을 더욱 강화시켜야 한다. 예컨대, '리베이트 원아웃제'나 '경제적 이익제공 명세 정기 공개제도'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어설픈 온정주의나, A급이니 AA급이니 폼 잡고 홍보하면서 등급에 따른 인센티브 잿밥에 더 신경 쓰는 윤리경영(CP) 등을 가지고 불법리베이트가 잡힐 거라는 생각과 기대를 갖고 있다면 그건 큰 오산(誤算)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경쟁의 산물인 불법리베이트가 얼마나 목숨이 질기고, 변신과 숨바꼭질 등에 능한 교활한 놈인가를 생각해 본다면 그렇다. 그리고, 권력 구조로 따져 볼 때, 불법리베이트는 '갑'이라는 우월자가 있음으로 해서 발생되는 요물(妖物)이다. '갑'이 없다면, 그것을 바치면서까지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열위자(劣位者)인 '을'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불법리베이트가 끝내 숨고 머물 종점은 '갑'의 품속이다. 그러니 불법리베이트의 주인은 결국 '갑'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그 불법리베이트를 살리고 죽일 수 있는 자도 바로 그 주인인 '갑'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을'은 비록 불법리베이트의 제공자지만 그 생사 문제에 관한한 국외자(局外者, outsider)다. '갑'이 무작정 리베이트를 요구하면 '을'은 살아남는 일이 최우선이므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바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법리베이트의 근절여부는, 이것의 생사여탈권(生死與奪權)을 쥐고 있는 그 주인의 손에 달려있음을, '갑'은 깊이 유념했으면 한다.2017-02-13 06:14:47데일리팜 -
[기자의 눈] 허가공개 오류, 무너진 신뢰체계식품의약품안전처는 판매승인된 의약품을 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물론 소비자들도 이 정보를 믿고 허가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라본디캡슐도 식약처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월 8일자로 품목허가된 사실이 전해졌다. 라본디캡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골다공증치료제 성분(라록시펜)의 비타민D를 결합한 세계 첫 복합제제라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더구나 스타기업인 한미약품이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홈페이지에 공개된 내용이 사실이 아니었다는 게 10일 오전 식약처 해명자료를 통해 나타났다. 기업도, 언론도, 국민도 속았다. 식약처는 한미약품 '라본디캡슐'의 허가사실이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은 업무착오로 모든 허가심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것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착오는 해당부서가 허가자료 검토를 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허가절차가 진행돼 발생했다면서 앞으로 허가절차를 면밀히 점검해 이와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식약처 해명에 앞서 데일리팜 등 언론은 9일 오후 라본디캡슐의 허가사실을 보도했다. 해당 제약회사의 검증을 거친 보도였지만, 결과적으로 오보였다. 언론뿐만 아니라 기업도 정부기관이 공개한 허가사실이 거짓이라고는 의심하지 않았던 게 패착이었다. 데일리팜은 뒤늦게 사실을 확인하고 이날 저녁 기사를 수정했다. 식약처는 이번 문제의 심각성을 엄격하게 인지하고 재발 방지에 힘써야 한다. 식약처 허가심사 홈페이지는 언론과 기업만 보는 게 아니다. 모든 국민에게 열려 있고, 누구나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실수에도 치명적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지난해 한미약품 기술수출 해지 공시가 늦어 많은 투자자들이 손해를 본 여파가 아직도 남아있다. 그만큼 대국민 공개는 신중해야 하고, 재검절차도 확실히 밟아야 한다. 의약품 허가심사는 최소 6개월 동안 심사숙고해 판단한다. 의약품이 국민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또 제약사에게 품목 시판승인은 사업존폐가 걸려있는 중대한 문제다. 그럼에도 허가사실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대국민 홈페이지에 게재됐다면 식약처 업무처리 시스템에 심각한 구멍이 있는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거짓정보 생산의 책임은 언론과 제약사도 있겠지만, 식약처가 안일한 태도로 이번 일을 어물쩍 넘긴다면 더 큰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되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2017-02-10 12:14:50이탁순 -
[기자의 눈] 카데바를 집단 모욕한 의료윤리해부실습용 시신을 일컫는 '카데바'. 그 앞에서 팔짱을 끼고 입가에 미소를 짓고 일명 '인증샷'을 찍고 있는 의사, 해부현장 사진을 올린 간호대생이 도마위에 올랐다.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 찍힌 사람, 그리고 자신의 SNS에 '카데바' 해시태그를 걸어 사진을 공개한 사람까지, 대한의사협회는 사건의 중심에 선 이들을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카데바는 주로 사람의 시체를 의미한다. 의료계에서는 해부실습용 시신으로 통한다. 대부분 의학교육을 위해 의대 또는 대학병원에 기증된다. 카데바를 기증 받은 대부분의 의대 또는 대학병원들은 '감은제'를 실시하거나 '감은탑'을 설치해 고인들의 뜻을 기리고 있지만, 기증자를 찾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그동안의 카데바 실습은 더욱 더 엄격했다. 이번 사건으로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시신 기증을 동의한 유족, 그리고 앞으로 시신 기증을 하고자 했던 이들은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냐'고 탄식했다. 여론은 들끓었다. 비난의 목소리는 의료계 내부에서도 흘러나왔다. 김주현 의협 대변인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했고, 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들을 대신해 사과했다. 카데바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보건계열 대학생들이 카데바로 장난을 치는 사진을 SNS에 공개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대학생들은 사과문을 띄웠고, 해당 대학교는 윤리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아이러니 한 점은 당시 의협과 전국의과대학·의학대학원학생연합의 반응이다. 이들 단체는 카데바 사건을 접한 국민들이 사건의 주인공을 의대생으로 오인할 수 있다며, 보건계열 대학생으로 정정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 상황은 더 나빠졌다. 이미 의대 내에서 윤리교육을 받고, 의료현장에서 환자를 돌보는 개원의사가 카데바 인증샷을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이상 의료계도 두둔할 수 없게 됐다. 남은건 사과와 해당 사건 의사에 대한 처벌 뿐이다. 의료계 단체는 이번 카데바 사건의 진상조사를 마치고, 사과와 처벌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엔 사과와 솜방방이 처벌로로 끝내서는 안된다. 더 이상 이 같은 비윤리적인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의료인들의 윤리교육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2017-02-09 06:14:49이혜경 -
"수가 받는 일본 단골약국…고령화시대 약국 모델"세간에는 일본에 대해 의약분업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고, 주로 미국, 유럽의 제도를 가져와 변형하여 채택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보건의료 정책과 관련하여 과히 참고할 만한 국가가 아니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일본을 잘 모르고, 언어 장벽으로 잘 알기도 어렵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이다. 설사 전반적으로 그러한 측면이 없지 않다하더라도 일본의 인구 고령화 대책과 그 연장선상에 있는 약사 정책만큼은 백안시해서는 안 된다. 인구 구조의 변화는 부지불식간에 진행되어 왔고 그 파급 효과 역시 우리 삶의 양식 전반을 바꿀 만큼 매머드급이기 때문이다. 꽤 오래 전부터 일본의 중소도시에 가보면 거리에 사람은 많지 않아도 클리닉에 노인환자들이 가득 들어차 대기하고 있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일본의 의약분업률은 2002년 월드컵 당시 50% 대를 밑돌았지만, 2016년 기준 68.7%로 크게 향상되었으며, 연간 총 처방건수는 8.1억건에 달한다. 총의료비는 약 40조엔이며, 그 중 약제비는 5.4조엔으로 13.5%를 차지하고 있다. 약국수는 약 5만 7000여개로 한국의 2배 이상이며, 약국 1개소 당 처방전 매수는 연평균 약 1만4000건이다. 일본은 수가 구조를 비롯한 약사(藥事) 관련 법제도의 골격도 한국과 가장 유사하다. 그 때문에 처방 조제료 중심의 수가 체계가 가져온 왜곡된 약국 구조마저 꼭 닮아 있다. 전체 약국의 약 72.7%가 가까운 특정 병의원 처방 조제를 담당하고 있으며, 의료기관과의 부동산 임대차 관계의 문전 약국도 상당수다. 서비스나 가격 경쟁이 아니라 입지 하나가 약국의 흥망성쇠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러한 초 유사성에 더해 일본은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이며 7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단연 세계 1위 국가이다. 이로 인해 의료비 적정화, 약제비 증가에 따른 대책은 일본 보건의료 정책의 주요 이슈가 되어 왔으며, 정부가 주축이 되어 보건의료 구조 개혁을 견인하고 있다. 우리보다 인구 고령화로 인한 위기에 먼저 봉착해 있는 일본이 오랜 고민 끝에 도달한 해결책으로서 변화의 핵심은 환자 중심의 의약분업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환자 중심”인가? 국내 보건의료계 전반에도 환자 만족을 최상에 둔 서비스에 대한 공감대는 꽤 오래전부터 형성되었다. 그러나 환자 만족에서 편의와 안전이라는 요소의 조화를 어떻게 이끌어 낼지, 환자 만족의 대상은 환자 개인일지 환자 그룹, 나아가 국민 전체가 되어야 할 것인지, 환자 중심 서비스의 범위와 관련하여 보건의료 자원이나 법제도 환경적 틀을 깨는 논의가 필요할 지 등 각론의 방법론 측면에서는 입장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다르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환자로부터 가까운 곳에 있는 보건의료시스템이 제휴하여 지역 포괄 관리 시스템 형태로 작동하여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바람직한 환자 중심의 의약분업의 상으로 보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그 중 약국 부문에서는 처방전에 의존한 약국 구조에서 효과적이고 안전한 의약품 투약·폐의약품(남은 약) 관리와 의사 등과의 제휴에 의한 지역 포괄 관리 시스템 속에서 다 직종과 연계하고 단골 약사가 역할을 발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방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구체적인 그림이다. 이를 위해 조제 중심에서 복약 관리·지도, 재택 의료 등에의 공헌 등을 위주로 차등 수가 지급을 통해 단골 약국을 중심으로 한 약국 전체의 구조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단골 약국 서비스가 가능한 약사는 일정 기간 이상의 약국 근무 경험이 있어야 하며, 약사 연수 인증을 취득한 약사여야 한다. 또한 해당 약국에 일정 기간 이상 재직한 약사로서 주당 일정 시간 이상 근무하면서 의료 관련 지역 활동에 참여하는 약사여야 한다. 단골 약사가 부득이하게 역할을 하지 못할 때에는 해당 약국의 다른 약사도 단골 약사 서비스가 가능하다. 일본의 약국 서비스 수가는 크게 조제기본료, 약학관리료, 약제료, 특정보험의료재료료 네가지 항목으로 구분되며, 단골 약사는 이 중 약학관리료의 단골 약사 지도료, 단골 약사 포괄관리료 및 재택환자 방문 약제 서비스 관련 수가 등의 대상이 된다. 단골 약사는 비 단골 약사와 달리 주치의와 연계하여 개국 시간 이외에도 24시간 대응 체제의 일원적이며 연속성 있는 서비스를 환자에게 제공하고,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 비용을 보상받는 구조이다. 그 외에도 단골 약국에는 문전 약국 등에 적용하는 차등 수가의 조제기본료 삭감, 약국 개문 시간 외 서비스에 대한 기준조제가산 등에서 혜택을 부여한다. 일본 정부가 앞장서서 약사 서비스 수가를 통해 경제적으로 약사와 약국의 역할 변화, 약국의 구조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로 소비자는 거주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주치의와 연계한 단골 약사·단골 약국을 갖게 된다. 여러 병원에서, 여러 시기에 걸쳐 처방받은 약에 대해서도 부작용이나 복용 오류, 복용 시기 등에 관해 수시로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남은 약에 대한 관리도 받을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한 재택 환자의 경우 약사의 방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재택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에는 야간, 휴일에도 조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단골 약국이 단독적으로 이러한 역할을 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인근의 약국이나 지역 약사회 등과 제휴하여 조제 서비스를 지원한다. 벽지 등에서는 약국 외의 지역 포괄 지원 센터 등과의 연계도 모색한다. 단골 약국을 포함하여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인구 고령화 시대 보건의료 서비스 체계는 의료기관을 거점으로 환자들이 모여들고 빠져나가는 시스템이 아니라, 환자를 거점으로 의료서비스 체계가 따로 또 같이 연계하여 작동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가히 코페르니쿠스적 발상 전환이라 할 만한 파격적인 개혁이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 중에 하나이다. 여기에 더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의료비로 인해 의료 이용률이 그 어느 나라 보다 높고, 의료비 중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일본의 2배이기 때문에 인구 고령화가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일본에 비해 훨씬 클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인구 고령화 대책은 저출산 정책과 같은 뒷북 정책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이권 단체 눈치보기식이나 기존의 고령 질환 관련 세부 사업 예산 지원 정책 정도의 언발에 오줌누기식 미봉책으로는 어림도 없다. 이 글을 통해 해외 사례를 소개하는 목적은 인구 고령화 대비 약사 정책은 일본의 사례와 같이 수가 개선을 바탕으로 한 전반적인 구조개혁, 체질 개선 수준의 대책이 아니면 어렵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또 하나, 언제 적 단골 약국 재소환인가 하는 고루한 시선이 아니라 환자 중심의 의약분업, 인구 고령화 시대 새로운 약국 모델에 대한 대안의 하나로서 단골 약국을 재조명하기 위해서이다. 그 연속선상에서 본 편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대체 조제, 문전 약국 차등 수가제, 처방 리필제, 건강 서포트 약국 인증 등 환자중심의 단골 약국 기반을 확대하고 공고히 하기 위한 크고 작은 이슈를 대하는 일본 정부의 접근 방식에 대해서는 후속 편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 : 사회약학 박사)2017-02-08 12:15:00데일리팜 -
[칼럼] 원희목 전 의원은 제약협회장 적임자일까원희목 전 대한약사회장이 '마음의 고향인 약사회관'을 떠나 300미터 쯤 떨어진 한국제약협회로 출근할 것같다. 제약업계 이익단체인 제약협회가 그를 차기회장으로 낙점했다. 이사회 등 절차는 남아있다. 서른 여덟 나이에 서울 강남구약사회장에 올라 약사 사회에 데뷔한 이래 20년도 훨씬 넘게 그의 정신 세계와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키워드는 약사(藥師)와 약사(藥事)였다. 행적과 경력이 말해 주고 있다. 한약조제권 분쟁을 겪었고, 의약분업 도입 과정의 한 중간에 있었다. 첫 직선제 회장으로 연임했고 늘 약사의 전문성 강화에 기반한 미래상을 제시하려 노력했다. 해서 보건의약계에 비친 그의 이미지 역시 뼛속까지 약사다. 그래서일까. 차기 제약협회장에 그가 호명되었을 때 산업계 일부 인사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국회의원 경력은 강점인데, 약사회라는 타 직능의 이익단체장이었고, 제약산업 정책을 수립하는 사람들과 즉시 선이 닿는 고위 관료출신이 아닌 탓이었다. 산업을 잘 이해하겠느냐, 물음표도 찍혔다. 그는 적임자일까? 일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참 집요하다. "일을 하겠다, 하고 있다고 떠벌이는 건 의미가 없다. 일이 되게 끔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어떤 일이 잘 되어 99%의 성공 확률이 눈 앞에 보일 때도 1% 변수를 염두에 두고 살펴야 한다. 일이 뜻대로 잘 되지 않아 그 확률이 1% 밖에 보이지 않을 때도 포기하지 않는다. 1%의 가능성을 스스로 버릴 수는 없다. 그건 여전히 기회기 때문이다." 의약분업 논의가 한창일 때, 약학교육 6년제 시행을 위해 매달릴 때 그가 늘 입에 달고 다닌 말들이다. 그는 이상만 되뇌이지 않는 현실주의자이자, 목표로 삼은 일엔 무섭게 집중하는 캐릭터다. 사소하지만 여운을 남기는 일례가 있다. 어느 해 데일리팜 신년 특별기고를 요청했을 때 전화통화만 열차례 가까이 했다. 원고의 조사 하나를 두고 이해관계자들이 달리 느낄 수 있다며 고치기를 여러차례 반복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면서 말이다. 그가 추진하는 일엔 명분이 따른다. 내게 좋아보인다고 다짜고짜 밀어붙이지 않는 스타일이다. 목표를 향해 포위망을 좁혀가는 식이다. 세를 믿고 우격다짐하다 처절하게 당했던 1993년 약사회의 한약조제권 분쟁은 그의 반면교사였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정부의 안을 두고, 나는 강경 투쟁 쪽으로 기울었다. 약국 폐문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런 투쟁 방식은 여론의 역풍을 몰고 왔고, 전체 약사들이 아주 어려운 처지로 떨어지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나는 매일 새로 태어난다, 2011년, 원희목 지음)". 그는 자전적 에세이집에서 통렬히 반성했다. "국민들의 견해와 약사들의 견해가 충돌하는 부분에서는 끊없이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이다. 실제 그는 의약품 오남용 예방과 처방·조제의 투명화를 통한 소비자 알권리를 앞세워 의약분업 제도 도입과정에서 유리한 국면을 이끌었고, 결국 완전 의약분업을 만들어 내는데 기여했다. '화두를 붙잡고 끊임없이 생각하기를 즐기고 맡겨진 일에 몰빵하'는 그에게 제약업계를 위해 일할 새 기회는 일단 마련됐다.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3년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을 만들었던 만큼 국내 제약산업의 비전과 과제를 그는 잘 알고 있다. 실제 이 법률은 최근 혁신형 제약회사 정부 지원의 근간이 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17년 그가 견지해야 할 비전과 과제는 크게 두 줄기다. 한 줄기는 윤리경영의 확립이다. 모처럼 가능성 높은 창의산업으로 떠오른 제약산업의 위상을 지속적으로 지켜내는 일이다. 회원사들의 윤리경영 실천을 이끌어내며, 정부와 사회속에서 제약산업의 가능성을 설득하고 뿌리 깊이 심는 일이 필요하다. 같은 맥락에서 혁신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 그리고 제약산업의 국가적 기여 가치를 대내외적으로 설파함으로써 범 정부 지원의 토대를 굳건하게 하는 것이다. 제약협회장이란 타이틀은 제약산업계를 대표하는 분명한 리더지만 오너가 있는 기업의 전문 CEO와 비슷한 측면이 없다고 할 수 없다. 해서 그 역할에 제한적인 점도 있다. 그러나 산업발전에 관해 오너 격인 현직 이사사들의 산업발전에 관한 열망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은 희망적 요소다. 그렇다고 해도 내부로부터 신뢰와 협력, 지지를 끌어내는 설득의 영역은 언제나 필요하다. 제약협회라는 한지붕 아래엔 대기업군이 있고, 중소기업군이 함께 존재한다. 때때로 추구하는 비전과 가치가 다를 수 있는 것인데, 이를 조화롭게 조정하는 것도 출근하면 당장 과제로 다가올 것이다. 협회가 어느 어느 제약회사 영향력 아래 있다는 식의 편견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경계도 해야 한다. 밖으로는 보건산업의 중추인 의사와 약사 등 보건의약계 구성원들이 제약산업을 지지해 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새 제약협회장에게 부여된 역할일 것이다. 제약산업계의 선택이 흥미롭다.2017-02-08 06:14:56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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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미래부 해체설과 바이오 컨트롤타워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얘기도 있다. 2017년도 복지부 R&D 정책방향 자료에 따르면 보건의료 R&D 투자액이 연평균 9.9% 증가세다. 2015년 보건의료 R&D 비용은 1.5조원으로 늘어났다. 복지부(28.1%), 미래부(37.7%), 산업부(16.2%) 3개 부처가 전체 R&D 투자액의 약 80%를 사용한다. 미래부는 2017년 바이오분야 원천기술개발사업 예산으로 2016년 대비 31.4% 증가한 3157억원을 책정하기도 했다. 이렇게 보니 국내 바이오·제약 육성에 어느 정도 속도가 붙는 것 같다. 그런데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미래부와 산업통상부, 복지부에 정책이 흩어져 있어 통일된 바이오 육성이 안 된다는 목소리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올해 대선을 앞두고 미래부와 산업통상부 등 바이오 R&D를 담당하는 정부부처에 대한 해체 및 분리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안 그래도 집중이 필요한 시기에 혼란이 예상된다. 미래부는 2013년 과학기술정책을 총괄하던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폐지하고 그 위에 만들었다. 그런데 신설 4년 만에 해체될 것 같다. 미래부가 해체되는 게 끝일까. 그러다가도 5년 뒤에는 다시 미래부 같은 정부부처가 만들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복지부나 산업통상부 등 제약·바이오 R&D 정책에 관련된 부서들도 마찬가지다. 올해 대선을 지나고 나면 바이오 R&D 육성 방향은 바뀔 수 있다. 그동안 바이오 업계가 줄기차게 외쳐 온 '컨트롤타워'를 만들 적기가 올해다. 정치권에서 과학기술부 신설이나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부활 등 여러 개편안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 업계가 원하는 것은 최소한 10년 이상 전문적으로 바이오 육성을 담당할 '기구'의 신설, 지속적이면서 체계적인 조직을 갖춘 통합 '컨트롤타워'다. 그래야만이 '바이오 산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R&D비용만 증대 시킨다고 신약이 뚝딱하고 나오는 것은 아니다.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은 지난달 21일 협회 신년 하례회에서 "앞으로 5년이 10년을 결정할 것이다"며 차기 정부의 바이오 컨트롤타워 신설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람이 바뀌면 조직과 계획도 바뀐다. 최근 국내 현대사를 배경으로 개봉한 '더킹'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슈로 이슈를 덮는다"나 "사건도 김치처럼 맛있게 묵혔다가 제대로 익었을 때 꺼내 먹어야 되는 거야" 등 영화 속 주인공들의 대사가 인기다. 미래부 해체와 바이오의 주력 산업 육성. 새로운 이슈에 변함없이 국내 바이오 산업을 숙성 시킬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절실해 보인다.2017-02-07 06:14:50김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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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재고돼야정부가 입원환자의 안전 강화와 효율성 증대 및 전공의 수련환경 변화에 따른 인력 공백 해소 등을 위한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예견된 것이었고, 앞으로도 활성화가 어려울 것 같다. 입원전담전문의라는 새로운 변화는 우리 의료환경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입원전담전문의는 미국의 hospitalist를 번역한 것으로, 입원환자의 진료를 입원부터 퇴원까지 직접적으로 책임지고 시행하는 전문의라고 제시하고 있다. hospitalist는 attending physician이 개방병원(open hospital)에 참여하는 미국 의료환경에서 출현한 의사 구분이다. 병원 외부의 일차진료의사가 환자를 병원에 입원시켜 진료하는 환경에서 일차진료의사가 입원환자를 돌보는 것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환자들의 불만이 늘어나고, 의료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한 대안이었다. 미국 입원전담전문의의 '입원전담'은 일차진료의사와 차별화를 의미하며, '전문의'는 입원환자를 그것도 급성의 입원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할 능력을 갖춘 의사를 의미한다. 그러나 시범사업 중인 입원전담전문의는 이러한 차별성과 거리가 멀다. hospitalist는 1996.8.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서 최초로 언급되었다. 1990년대 중반 미국에서는 민간보험 환자의 managed care와 Medicare의 DRG 적용으로 병원들이 의료의 질이나 환자에 대한 서비스 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보다 효율적으로 진료를 관리하도록 강요당하는 분위기이었다. hospitalist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하였고, 몇 년 안에 hospitalist를 활용하면 비용절감, 재원기간 단축, 진료 및 환자 만족도의 유지 또는 향상 등으로 치료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음이 입증되었다. 20년이 지난 현재는 75%의 미국 병원에서 5만 명의 hospitalist를 활동하고 있다. 미국에서 hospitalist의 활용이 조기에 확산되고 정착된 배경은 병원과 의사들의 자발적인 참여이었다. 자발적인 참여 배경은 지불제도로 대변되는 경제적 유인과 공급체계로 대변되는 의사인력 공급이었다. 1990년대 중반 managed care와 DRG의 적용으로 급성이 아닌 선택입원(elective medical admission)은 없어지고, 응급입원(emergency admission)이 증가하였다. 응급입원환자는 수시로 다양하고 복잡한 진료가 필요하나 attending physician이 이에 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추가 보상도 제공되지 않았다. 반면 병원 입장에서는 환자의 불만은 늘어나고, 의료의 질은 떨어지며, 재원기간 단축 한계로 비용은 절감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attending physician이 돌보던 입원환자진료를 전담하는 별도의 인력으로서 hospitalist가 등장할 수밖에 없었다. 병원에서 hospitalist의 활용이 비용절감 방안이라는 것이 입증되면서 hospitalist는 급속도로 증가하였다. 이런 과정에서 hospitalist는 자연스럽게 수련의들의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인력 공백도 해소하는 역할도 담당하게 되었다. 미국의 hospitalist 촉진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역할에 걸맞는 일반내과전문의 인력이 충분하였다는 것이다. 일반내과전문의 대부분은 입원환자 중심의 수련을 받았으나, 일차진료의사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입원환자의 구성이 변하고 hospitalist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일차진료를 담당하는 일반내과전문의의 수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들이 자연스럽게 hospitalist로 유입되었고, hospitalist의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이 명목상 입원환자 안전, 인력 공백 및 효율성이라는 화두를 내걸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인력 공백 해소를 위한 지원책이다. 미국 hospitalist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기에는 환경적 요건이 너무 상이하다. '입원전담전문의'라는 용어 자체가 걸맞지 않다. 따라서 전공의 근무환경 개선에 따른 인력 공백 해소를 위한 지원의 필요성을 계기로 근본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단기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 우선 제도개선에 따른 수련병원의 인력 공백 크기를 파악하고, 공백을 채우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공백을 채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거나, 공백을 채울 인력에 대한 유인력이 미흡할 경우 실현성이 없기 때문이다. 현 상황은 두 가지 모두가 문제인 것 같다. 공백을 채울 추가 인력을 확보하기에 의사인력의 절대 수가 충분한지? 절대 수가 충분할 경우 대부분이 대학병원인 병원에서 경제적 보상과 더불어 신분의 정체성과 안정성의 확보는 가능한지? 임시방편으로 시범사업과 같은 지원 방법을 활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필요한 의사를 채용할 능력이 있는 병원을 대상으로 지원할 경우 양극화 현상의 심화는 뻔하다. 수도권의 명성있는 대형병원은 의사를 구할 수 있으나, 지방병원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지역 간 의료이용의 형평성을 저해한다.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좋은 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기회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형상은 통합간호간병서비스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단기적인 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 같다. 장기적으로 필요한 의료서비스 공급에 필요한 의사인력을 확보하고, 병원들이 입원서비스를 자발적으로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지불제도를 마련하고, 이러한 서비스에 대하여 충분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의료기관이 아닌 요양기관이 적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최소 인력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기준으로 일정 수준의 차별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경우 보상방법은 '수가'라는 방법 외에 지역이나 기관의 특성을 감안한 정액 등 별도의 보상방법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미 시작한 시범사업은 확대하여 입원전담전문의의 활성화를 모색하는 것 보다는 환자의 안전과 의료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포괄적 대안 마련 방안으로 활용함이 어떨지...2017-02-06 06:14:49데일리팜 -
[기자의 눈] 제약산업 한쪽면만 바라보는 시선확실히 전보다 제약산업에 관심이 많아지긴 했다. 제약주에 몰리는 주식투자와 쏟아지는 언론기사들이 그 증거다. 그런데 관심이 너무 한쪽에만 쏠려 있다. 주로 언급되는 키워드는 신약, 글로벌시장, 바이오시밀러다. 이는 한미약품,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이른바 스타 제약사들의 영향력이기도 하다. 반면 제네릭, 내수시장, OTC(일반의약품)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고, 정부지원 순위에서도 홀대당하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내수시장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하며 100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어도 크게 이슈가 되지 않는다. 대중언론과 투자자, 심지어 정부조차도 내수시장 성과에는 주목하지 않는 느낌이다. 국내 제약산업은 내수시장에서는 완성형에 가깝고, 해외시장에서는 생초보나 다름없다. 몇몇 기업이 해외에서 성과를 얻었다고 해도 그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여전히 대다수의 제약사들이 내수시장에서 돈을 벌어 직원들 월급주면서 성장하고 있다. 한쪽에 쏠린 시선은 리스크에도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작년 한미약품의 글로벌 기술수출 해지 소식이 좋은 예다. 한번의 기회가 줄어든 것 뿐인데 주식시장은 기업이 도산한양 출렁거렸다. 이로인해 일반 투자자들이 많은 피해를 봤다. 작년 한미약품은 전해 글로벌 기술수출 계약금 반영으로 인한 기저효과로 매출액이 약간 감소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내수시장 영업력을 바탕으로 제약업계 3~5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삼성전자같은 글로벌 스타기업이 나와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다. 하지만 모든 제약회사가 그럴 수 없고, 필요도 없다. 내수시장에서 제네릭약물, OTC로 사업하는 기업도 필요하다. 이는 국내 환자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지금 신약, 바이오시밀러와 대비되는 제네릭, OTC는 찬밥신세나 다름없다. 제네릭은 약가만 인하됐지, 오리지널과 가격으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출시후 1년 뒤에는 오리지널약물과 가격이 똑같아지기 때문이다. 경쟁력을 위한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도 뒷전이다. OTC 시장도 정부는 기업에 맡긴 채 시장 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약, 글로벌시장, 바이오시밀러에 쏠린 시선은 정부의 산업육성 정책 방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내수시장을 홀대하고 해외시장 개척에만 매진하는 것은 올바른 육성정책은 아닌 것 같다. 정부부터 다양한 시선으로 제약산업을 봐야, 대중언론도, 주식시장도 올바른 인식을 지니지 않을까. 해외에서 돈 못벌어도 청년 일자리 만들고, 싸게 의약품 공급하는 국내 제약사들이 지금 시대가 원하는 기업이 아닌가.2017-02-02 06:14:50이탁순 -
[사설] 조찬휘 회장부터 동일성분조제 나선다면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 지급 대상 약제'가 2017년 1월 현재 9905 품목으로 확대됐다. 이는 작년 12월에 비해 69개 품목이 늘어난 것인데, 이런 경향성이라면 1만 품목 돌파도 머잖은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지널 품목이 특허만료되는데 따라 제네릭 의약품 숫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관상 동일성분조제 기반은 조성된 셈이다. 그러나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 지급제도, 다시말해 동일성분조제(대체조제)는 약국만이 할 수 있는 건강보험 약품비 절감 대책이기도 한데, 현장에서 전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약국이 이 제도에 맞춰 동일성분조제를 하면 장려금까지 받지만 약국들은 환자 사전동의와 처방권자인 병의원에 사후통보하는 불편함 때문에 거의 시도조차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런 가운데 최근 지역약사회에서 동일성분조제의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인천 남동구 약사회가 동일성분조제 활성화를 위해 실적이 우수한 약사들에게 시상하기로 하자 몇몇 약사들이 과제에 도전해 훌륭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최우수 상을 받은 약사의 경우 11개월 동안 2384건의 동일성분조제를 했고, 나머지 약사들도 1000건에서 2000건에 달하는 실적을 낸 것이다. 물론 정부가 제도를 마련한 이상 불합리한 현장의 문제를 두고, 개별 약사들의 고군분투만 멀찌감치서 응원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한 일이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틈없는 성벽같은 사회적 현실, 다시 말해 동일성분 조제에 대해 처방권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현장 역시 현장의 약사들이 도전해 바꿀 수 있다는 여지도 찾았다.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을 비롯해 전국의 모든 약국들이 일제히 약국 현장에서 동일성분 조제를 실천으로 옮기면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마저 들게 한다. 결국 현장 약사의 고군분투가 필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약국가의 동일성분조제는 정부와 심사평가원, 학계, 국회 등 각계가 약품비 절감에 실효성이 높다고 인정하고 있고, 문제가 있는 사후통보 문제 역시 DUR시스템 연동 등 기술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됐지만 좀처럼 문은 열리지 않고 있다. 이는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다. 대한약사회는 지금까지 정책 건의를 할 때 성분명처방제도를 1, 2번 항목에 배치하지만, 이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단골 래퍼토리일 뿐 한치도 앞으로 나가기 힘든 난제임을 약사 사회는 사실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또다른 핵심 이해관계자인 시민들을 설득해 동일성분조제부터 시작해 현장의 분위기를 바꿔 나가는 것도 효과적인 방편일 것이다. 제도를 통한 현장의 개선은 모두에게 달콤하지만 오매불망한다고 쉬 오지 않기 때문이다.2017-02-01 12:1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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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간염약 장기치료와 국가 보건경제급성 감염성 질환은 높은 전염성으로 인해 단기간에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지만, 사실 우리나라와 같은 개발된 국가에서는 사회적 질병부담의 대부분이 만성질환으로부터 비롯된다. 하지만 많은 만성 질환들은 느리게 진행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성인의 약 4%가 만성 B형간염에 걸려 있으며 세계적으로 그 유병률이 높은 지역이다. B형간염 일차 예방법인 백신이 1980년대 중반에 개발되었고, 1990년 중반부터 국가 예방접종 사업이 성공적으로 시행되었지만, 그 이전에 B형간염에 감염된 환자들은 여전히 간경화증과 간암 발생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B형간염 합병증으로 간경화증이나 간암과 같은 중증질환이 발생하면, 이는 개인과 그 가족의 불행이기도 하지만, 그로 인한 직, 간접적 비용으로 인해서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 된다. 특히 간암은 40-50대 생산활동연령층 남자에게서 많이 발생하고, 일단 발생하면 예후가 불량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매우 높다. 실제로 간암은 연간 사회경제적 부담액이 약 3조 7천억 원으로 지난 20여년동안 항상 암경제적부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간경화증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합하면 연간 약 10조 원이 만성 간질환으로 인해 손실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행히 현재 많은 B형간염 환자들이 최근에 개발된 매우 효과적인 간염약(항바이러스제)들을 복용하고 있다. 문제는, 간염약을 복용하더라도 완치률은 연간 약 0.3%로 매우 낮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이 장기간, 거의 평생 약 복용을 지속해야 하는 점이다. 많은 환자들이 장기간 약 복용이 안전할지 걱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전국민 주민등록번호 제도와 단일 건강보험 체계 및 100%에 가까운 가입률, 그리고 간염약 평생 복용에 대한 급여 인정 등 선진화된 건강보험 정책 덕분에 보건의료 관련 빅데이터 분석을 시행하기에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이에 최근 건강보험공단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공동연구팀은 전국단위의 빅데이터를 이용한 대규모 안전성 분석을 시행하였는데, 그 결과가 매우 고무적이다. 이 연구에서는 2005년부터 2014년 사이에 만성 B형간염약 복용을 시작한 모든 국민들에서 약물 복용을 철저히 한 경우와 그렇지 않았던 경우로 나누어 사망, 간이식, 간암 등 중증 합병증 발생률을 비교 분석하였다. 그 결과,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을 50% 미만으로 복용한 경우에 비해서 90% 이상으로 철저히 복용한 환자들의 사망 혹은 간이식 위험은 41%로 현저히 감소하였고, 간암 위험도 20% 감소하였다. 반면에 약에 의한 부작용으로 의심될만한 심각한 문제는 유의하게 관찰되지 않았다. 즉, 만성 B형간염 약은 부작용 발생의 걱정 없이 장기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으며, 매일 철저히 복용하는 경우 간이식을 피할 수 있고 간경화증 진행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을 상당히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은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개개인에 가장 적합한 약을 선택하여 안심하고 장기간 잘 복용함으로서 건강을 유지하고 신체 활동 및 경제 활동을 정상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현재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만성 B형간염 완치제 신약의 혜택을 가까운 장래에 누릴 수 있을 것이다.2017-01-31 06:14:5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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